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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문학과지성 시인선 216)
| B6
ISBN-10 : 8932010080
ISBN-13 : 9788932010083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문학과지성 시인선 216) 중고
저자 황인숙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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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6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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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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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여류시인의 시집. 삶이 쓸쓸 하고 덧없다는 것을 알고나서 그래도 살아가야만 하는삶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묻고 대답하는 시집으로타락한 영혼과 순수한 현실의 대립을 그린 `영혼에 대하여` 외 `겨울 정류장` 등 55편의 시를 묶었다.

저자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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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는 삶이 쓸쓸하고 비루하고 덧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래도 살아가야만 하는 삶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묻고 대답하는 시집이다. 시 한편 한편의 이미지에는 회한과 비아냥이 서려 있지만, 전제적인 어조는 텅 빈 대낮의 눈물...

[출판사서평 더 보기]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는 삶이 쓸쓸하고 비루하고 덧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래도 살아가야만 하는 삶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묻고 대답하는 시집이다. 시 한편 한편의 이미지에는 회한과 비아냥이 서려 있지만, 전제적인 어조는 텅 빈 대낮의 눈물나게 하는 햇빛처럼 차라리 명랑하다. 절망과 어둠과 슬픔이 건드리고 덮쳐와도 스펀지처럼 충격을 흡수하며, 시들은 참 밝게 빛난다. 그래서 이 시집에서는 널브러진 삶에서 단정한 말들을 튕겨내는 강한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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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나는 어둠 속에서 춤출 수도 있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노래할 수도...

     

     

     

     

    나는 어둠 속에서

    춤출 수도 있고 이야기할 수도 있고

    노래할 수도, 무엇을 먹을 수도 있다.

    나는 어둠 속에서

    걸을 수도 있고 양치질을 할 수도 있고

    세수도, 얼굴 마사지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나는

    거울을 볼 수 없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두렵지만

    그보다 더 두려운 것은

    무엇을 보게 되는 것.

     

    어둠 속에서,

    가령 어둠보다 더 캄캄한 얼굴을.

    -어둠 속에서

     

     

    그녀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녀가 무엇을 좋아했을까?

    그녀에게 쥐어드려야 했던 것이 무엇이었을까?

    아, 나도 무엇 하나 가진 것이 없었다.

    마음조차도, 그녀에겐 마음이 있었는데,

     

    그녀가 빈손을 맥없이 뻗어

    죽음은 그녀의 손을 꼭 쥘 수 있었다.

    아무도 잡아주지 않은 텅 빈 손으로

    당신은 그 손을 꼬옥 쥐었다.

    -안녕히,

     

     

    급기야

    이제는 더 이상 팔 영혼도 없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 영혼이라는 게 그렇게 값나가는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을 때,

     

    내가 평생 이 빚을

    다 갚고 죽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는데

    -목고리

     

     

    "저것 봐, 저게 뭐야?

    자꾸 따라오네."

    엄마는 구름을 슬쩍 걸친

    달무리진 달을 가리키신다.

    "엄마는!

    달이잖아, 달, 달, 달도 몰라?"

    나는 화가 난다.

    달도 모르냐구!

     

    달이, 휑한 달이

    달무리에 갇힌 달이

    엄마를 쫓아간다.

     

    달, 달, 달이잖아.

    달도 모르냐구!

     

    달무리를 따라

    엄마는 타박타박

    겁먹은 얼굴로 걸어가신다.

    -너는, 달을 아니?

     

     

     

    제목에 끌려 황인숙 시집을 처음 읽어봤다. 뒤에 실린 해설을 보니 황인숙 시인을 자유로움, 발랄함, 가벼움 등의 이미지로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번 시집을 펼쳐보고는 의아스러워 할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제목에서 느낀 것과 같이 이 시집은 전체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느낌이었지만 우울함만 느껴지는 게 아니라 그 사이의 밝고 명랑한 힘이 느껴져서 좋았다. 다른 시집도 또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

     

     

     

       

     

  • [황인숙] 비 | yy**me53 | 2013.09.1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황인숙 시인의 「비」는 2009학년도에 개편된 교육과정에서 <지학사 (방민호 외)...
     
     
    황인숙 시인의 「비」는 2009학년도에 개편된 교육과정에서
    <지학사 (방민호 외)> 국어 1학기, <천재교육 (노미숙 외)> 생활국어 1학기 교과서에 실린 시입니다.
    이 글은 황인숙 시인의 시집인『수선화』에 대한 리뷰가 아니라,
    시인의 작품인「별」에 대한 생각을 담았습니다.

     
       
    황인숙 
     
    아, 저, 하얀, 무수한, 맨종아리들,
    찰박거리는 맨발들.
    찰박 찰박 찰박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맨발들.
    쉬지 않고 찰박 걷는
    티눈 하나 없는
    작은 발들
    맨발로 끼어들고 싶게 하는.
     

     
     * 목연 생각 : 서울 출신 황인숙 시인의 작품입니다. 
    시를 읽으면서 '찰박'이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했을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재잘거리며 빗속을 걷는 모습을
    이보다 더 실감나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시골 학교에서 근무할 때
    어느 봄날 토요일 오후에 갑자기 비가 쏟아진 적이 있습니다.
    이슬비도 아니고, 소낙비도 아니면서도
    쉬지 않고 떨어지는 빗방울이었지요.
     
    당시에는 숙직교사가 있던 시대인데,
    토요일 오후는 주번교사가 학교를 지키고,
    숙직 교사는 저녁을 들고 와서 교대를 하던 시절이었지요.
     
    나는 교무실에 혼자 앉아서 멍하니 밖을 내다 보고 있었고요.
    그런데 여학생 대여섯 명이 재잘거리면서
    현관에서 나와 교문으로 걸어갔지요.
    교실에 남아서 무엇인가를 하다가
    그제서야 집으로 가는가 봅니다.
    어디서 우산을 구했는지 찢어진 우산 1개에 세 명이 쓰고,
    두어 명은 그 옆에서 판대기 같은 것을 머리에 쓰고 있었지요.
     
    "얘들아 비오는데 어떻게 가냐?"
    "괜찮아요. 선생님."
    "안녕히 계세요."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면서 교문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농촌 아이들이라서
    비 맞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그 아이들 뒷 모습으로 보니
    맨발은 아니지만 교복 치마 밑으로 맨종아리.
    인도블록을 찰박거리며
    무엇이 즐거운지 재잘거리며 걷고 있었습니다.
     
    그래요.
    나는 듣고 보았습나다.
    찰박, 찰박, 찰박
    하얀 맨종아리들의 건강한 걸음거리를….
     
    시인과의 차이는 나는 그저 지나쳤고,
    시인은 이렇게 표현했다는 것이겠지요. 
      
    * 황인숙(1958~) : 시인. 서울에서 태어남.
    서울예술대 문예창작과 졸업.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함.
    시집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자명한 산책>,
    <리스본행 야간열차> 등이 있음.
     
    * 자료 출처 : 2010학년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지학사>국어, <천재교육> 생활국어 교과서에 실려 있으며, 
      감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밤길을 걷다보면 달이 따라왔다. 그래서 무섬기가 좀 가시곤 했다. 그러던 것이 고속도로 위에서도 차창을 비집고 따라...

    밤길을 걷다보면 달이 따라왔다.

    그래서 무섬기가 좀 가시곤 했다.

    그러던 것이

    고속도로 위에서도 차창을 비집고 따라왔다.

    KTX 까지 따라올 줄은 몰랐다.

    어느 날, 작심하고 달한테 물었다고 치자.

    왜 날 따라다녀?

    무슨 소리?

    맨날 나 따라다녔자녀.

    내가 왜? 난 널 처음 보는데?

    시인도 물었을까

    그것을 물었을 나이엔

    이미 엄마는 달이 되셨나.

     

     

     

     너는, 달을 아니?

     

    엄마는 달콤한 바람도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도 안 보시고

    자꾸 하늘을 보신다

    타박타박 걸으시며

    자꾸 하늘을 보신다.

     

    "저것 봐, 저게 뭐야?

    자꾸 따라오네."

    엄마는 구름을 슬쩍 걸친

    달무리진 달을 가리키신다.

    "엄마는!

    달이잖아. 달, 달, 달도 몰라?"

    나는 화가 난다.

    달도 모르냐구!

     

    달이, 휑한 달이

    달무리에 갇힌 달이

    엄마를 쫒아간다.

     

    달, 달, 달이잖아.

    달도 모르냐구!

     

    달무리를 따라

    엄마는 타박타박

    겁먹은 얼굴로 걸어가신다.

     

     

    간 곳은 어디?

    장엄한 곳.

    웅장하고

    위엄있고

    엄숙하고

    때론 화려하고

    때론 씩씩하고....

    살아있는 것들이 기를 쓰고 다가가니..

     

     

      장엄하다

     

    모든 죽음은 그 장소가 정해져 있어서

    모든 아직 산 자들이 그곳을 향해

    한 발 한 발 다가가는 것을 생각하면

     

    아저씨, 이 집은

    왜 이렇게 술이 잘 쏟아지는 거에요?

    자꾸 술병을 쓰러뜨리며

    곤드레가 된 한 사내가

    술집을 나와

    비틀비틀, 한 발, 한 발,

     

    아스팔트로, 골목으로, 구석방으로,

    식당으로, 극장으로, 잔칫집으로,

    공사장으로, 도서관으로, 산으로, 강으로,

    한 발, 한 발, 그 길,

    눈길, 빗길, 밤길, 햇빛 화창한 길로

     

    어떤 코믹한 죽음도, 실없는 죽음,

    개죽음도, 그가 결국 죽으러

    그곳으로 다가가는 걸음을 생각하면.

     

     

    그리던 이를 보면

    꿈인가 생시인가 한다

    그리던 이가 보이면

    꿈인가 알아채는 것은

    그리움이 사무친거다.

    그리하여 체념한거다.

    그러다보면 깨어나고도

    꿈인가 한다.

    그것이 그리운 것이다.

     

     

     

     

    가끔 네 꿈을 꾼다

    전에는 꿈이라도 꿈인 줄 모르겠더니

    이제는 너를 보면

    아, 꿈이로구나,

    알아챈다.

     

     

     

     꿈에 깨다

     

    그것은 마른 꽃잎처럼

    얇고 아주 가볍다

     

    쓰디쓴 수액으로

    아리고 통통하던

    때가 지나고

     

    이제 기억에도 없다.

     

    물결에 흘러가다

    찰나, 어른거렸는데

     

    모르겠다.

    언제였는지, 왜 그랬었는지,

    그러기는 그랬었는지,

    모르겠다.

    누구였는지, 나였는지

    대체 무슨 일이었는지.

     

    꿈을 꾸기는 꾼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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