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KYOBO 교보문고

금/토/일 주말특가
[이북]sam7.8 결합상품 판매!
[VORA]노희영 vs 염블리 유튜브 구독 이벤트
  • 교보인문학석강 민은기 교수
  • 2020 손글쓰기캠페인
  • 제61회 한국출판문학상
  • 교보인문학석강 민은기 교수 - 유튜브
  • 교보아트스페이스
도둑맞은 편지
142쪽 | B6
ISBN-10 : 8955615663
ISBN-13 : 9788955615661
도둑맞은 편지 중고
저자 에드거 앨런 포 | 역자 김상훈 | 출판사 바다출판사
정가
8,000원
판매가
3,000원 [63%↓, 5,000원 할인]
배송비
2,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30,000원 이상 결제 시 무료배송
제주도 추가배송비 : 3,000원
도서산간지역 추가배송비 : 6,000원
배송일정
지금 주문하면 2일 이내 출고 예정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단순변심으로 인한 구매취소 및 환불에 대한 배송비는 구매자 부담입니다. 제주 산간지역에는 추가배송비용이 부과됩니다.
2010년 12월 15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상급 외형 최상 내형 중급
이 상품 최저가
3,000원 다른가격더보기
  • 3,000원 넘버원헌책방 전문셀러 상태 상급 외형 상급 내형 상급
  • 7,200원 스테이 특급셀러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새 상품
7,200원 [10%↓, 8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시스템만을 제공하는 교보문고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단 제품상태와 하단 상품 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교보문고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 시 교보문고는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앞부분 밑줄 필기 있음

책 제본 상태 및 외관은 깨끗하고 좋습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단순변심으로 인한 구매취소 및 환불에 대한 배송비는 구매자 부담입니다. 제주 산간지역에는 추가배송비용이 부과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22 배송, 상태 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ash9*** 2020.08.29
21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fh*** 2020.08.25
20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ji*** 2020.06.17
19 좋은 책 무사히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1점 cr*** 2020.05.14
18 깨끗한 책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yojo*** 2020.01.29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대문호 보르헤스가 고른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 서구 지성계의 거목 보르헤스가 선보이는 세계문학전집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20세기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작가들의 작가라고 불렸던 보르헤스가 작가 29명을 선정하여 '환상'을 키워드로 인상적인 단편들을 골랐다. 각 작품집 앞에는 보르헤스가 직접 쓴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제가 실려 있다. 처음 소개되는 작가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잘 알려진 작가들도 보르헤스가 엄선한 단편들로 새롭게 만날 수 있다. 보르헤스에게 큰 영향을 끼쳤고 창작의 원천이 된 작품들이다. 제1권으로 소개되는 『도둑맞은 편지』에는 신비와 공포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들을 담았다.

저자소개

저자 : 에드거 앨런 포
1809년 보스턴에서 유랑 배우의 아들로 태어났다. 일찍 고아가 되어 앨런 부부에게 맡겨졌으며, 영국으로 가서 유럽식 교육을 받았다. 대학 중퇴 후 군에 입대했으나 그마저 접은 뒤에 시를 썼다. 1832년, 《필라델피아 새터데이 쿠리어》에 단편 5편을 실었다. 초기 단편들 가운데 최고 걸작인〈병 속에서 나온 수기〉는 상징적인 우편물을 심리적으로 깊이 있게 묘사하며 흥미로운 새 장을 열었다. 포는 이 단편으로 상을 타게 되면서 저널리즘 세계에 쉽게 입성했다. 그는 평생 수많은 잡지사와 일했으며 그중 몇몇 잡지의 창간에 기여했다. 1840년과 1845년 사이에 단편집 《괴기 환상 단편집》과 《단편집》을 발간했다. 공포 단편들과 함께 예민한 지적 유희를 통해 전개되는 풍자적이고 아이러니한 괴기 단편들을 썼다. 두 번째 단편집에는 〈붉은 죽음의 가면〉, 〈황금풍뎅이〉, 〈검은 고양이〉 같은 중요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다. 마술적이고 어두운 면이 공포, 악마적인 것으로까지 확대된 반면 괴기스러운 면은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 〈도둑맞은 편지〉, 〈마리 로제의 미스터리〉의 탐정 뒤팽을 통해 논리적인 양상을 취했다. 1845년, 포는 시집 《갈까마귀》로 명성을 얻었으며, 아내가 죽고 나자《애너벨 리》를 집필했다. 같은 해 10월 7일, 포는 뇌출혈로 사망했다.

목차

심연의 공포에서 길어 올린 환상_ 보르헤스

도둑맞은 편지
병 속에서 나온 수기
밸더머 사례의 진상
군중 속의 사람
함정과 진자

작가 소개 에드거 앨런 포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바벨의 도서관을 펴내며 성서는 인류의 모든 혼돈의 기원을 바벨이라 명명한다. ‘바벨의 도서관’은 ‘혼돈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은유이지만 또한 보르헤스에게 바벨의 도서관은 우주, 영원, 무한, 인류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암호를 상징한다. 보르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바벨의 도서관을 펴내며

성서는 인류의 모든 혼돈의 기원을 바벨이라 명명한다. ‘바벨의 도서관’은 ‘혼돈으로서의 세계’에 대한 은유이지만 또한 보르헤스에게 바벨의 도서관은 우주, 영원, 무한, 인류의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암호를 상징한다. 보르헤스는 ‘모든 책들의 암호임과 동시에 그것들에 대한 완전한 해석인’ 단 한 권의 ‘총체적인’ 책에 다가가고자 했고 설레는 마음으로 그런 책과의 조우를 기다렸다.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는 보르헤스가 그런 총체적인 책을 찾아 헤맨 흔적을 담은 여정이다. 장님 호메로스가 기억에만 의지해 <<일리아드>>를 후세에 남겼듯이 인생의 말년에 암흑의 미궁 속에 팽개쳐진 보르헤스 또한 놀라운 기억력으로 그의 환상의 도서관을 만들고 거기에 서문을 덧붙였다. 여기 보르헤스가 엄선한 스물아홉 권의 작품집은 혼돈(바벨)이 극에 달한 세상에서 인생과 우주의 의미를 찾아 떠나려는 모든 항해자들의 든든한 등대이자 믿을 만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바다출판사 편집부

바벨의 도서관 - 보르헤스 세계문학 컬렉션

<바벨의 도서관>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이자, 작가들의 작가라고 불렸던 보르헤스가 선집한 독특한 세계문학 전집이다. 보르헤스가 이탈리아의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와 손잡고 그를 행복하게 했던 작가 29명을 선정했고, 그들의 작품들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중단편들을 추려냈다. 각 작품집 앞에는 보르헤스가 직접 작가와 작품에 대한 해제를 실었다. 보르헤스 특유의 어법이 유감없이 구사되는 그의 해제들은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문학에 대한 독특한 감상법과 그의 창작의 배경도 은근히 내비치고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뿐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저명한 일러스트레이터로 새로운 장르의 회화를 창시했다는 찬사를 받는 툴리오 페리콜리가 그린 보르헤스를 비롯한 30명의 작가의 예술성 넘치는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이번 1차분 10권 출간을 시작으로 ‘바벨의 도서관’은 내년까지 총 29권의 작품집을 완간할 계획이다.

1. 새롭고 다채로운 세계문학전집

‘바벨의 도서관’은 매우 주관적인 세계문학전집이다. 공상과학소설이라는 장르의 태동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지만 우리 독자들에게는 낯선 C. H. 힌턴 같은 작가가 들어 있다는 것으로도 그런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도스토옙스키의 <악어> 같은 작품을 통해서는 카프카의 단편들이나 카뮈의 <<이방인>> 같은 부조리한 소설의 기원이 의외로 오래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처럼 널리 알려진 톨스토이의 걸작도 보르헤스의 안목으로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의미 속에 놓이게 된다.
‘바벨의 도서관’은 무엇보다도 발견의 즐거움을 준다. 루고네스, 힌턴, 벡퍼드, 로드 던세이니, 매켄, 파피니, 빌리에 드 릴아당, 레옹 블루아 등 처음으로 소개되는 작가들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익히 알려진 작가들도 ‘바벨의 도서관’에서는 보르헤스가 엄선한 단편들로 새롭게 독자들과 만난다. 보르헤스가 선정한 환상적인 단편들이라는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의 컨셉은 독자들에게 세계문학에 대한 천편일률적인 시각을 교정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세계문학이라는 거대한 대하를 큰 지류 몇 개만 대강 흩어보고서 판단해 왔던 것일 수 있다. 세계문학 출간 붐이라 할 수 있는 현재에도 우리는 여전히 큰 지류들 몇 개만 반복적으로 탐험할 수밖에 없었다.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대표작들 위주로 한 세계문학 전집의 구성은 필연적으로 중복을 불가피하게 만든다. 하지만 가짓수는 많은 것 같지만 똑같은 재료를 써서 만든 요리만 죽 차려져 있다면 그것을 즐기는 사람의 입장에서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제 ‘바벨의 도서관’은 세계문학이라는 대하를 이루는 작지만 흥미 있는 지류들을 탐색할 수 있게 해준다. 전인미답의 그 지류를 안내하는 사람이 바로 보르헤스라면 이 탐험은 분명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 ‘바벨의 도서관’은 개별 작품 자체의 의의를 넘어서 세계문학을 다시 한 번 조망할 수 있는 계기를 세계문학 독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2. 보르헤스 창작의 원천

20세기 중반 이후 문학뿐 아니라 현대철학 전반에 걸쳐 보르헤스보다 더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서구 지성계를 통틀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에 비견되는 사람조차 꼽기 힘들 정도로 보르헤스의 존재감은 우뚝하다. 이탈로 칼비노,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등 20세기의 대문호들이 보르헤스에게 아낌없이 찬사를 바쳤다. 또 시간과 무한과 거울과 미로와 도서관의 이미지로 대변되는 보르헤스의 단편들은 포스트모더니즘, 구조주의, 해체주의 등 모더니즘 이후 새로운 철학사조를 고민했던 사상가들을 자극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해외에 알려진 1960년대 이후 서구 지성계에서 근대성에 대한 고민이 비롯되었다는 사실은 보르헤스의 영향이 아주 직접적인 것이었다는 사실을 강력히 입증한다. 보르헤스는 1970년도에 문학계 저명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리서치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혔지만 정작 수상의 영광은 솔제니친에게 돌아갔다. 그 결정은 사람들로 하여금 노벨문학상의 안목에 의심을 갖게 만든 대표적인 사례(프루스트, 조이스 등과 더불어) 중 하나로 꼽힌다.
바벨의 도서관은 그런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직접적인 단서가 된다. 어린 보르헤스를 매혹시켰던 오스카 와일드(보르헤스는 열 살 때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발표했다)부터 보르헤스가 애정을 담아 ‘아마추어’ 작가라고 한 벡퍼드, 4차원의 문제에 대해 처음으로 고민했던 힌턴에 이르기까지 그가 인생의 말년에 행복한 추억에 젖어 회상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은 보르헤스가 어떤 독서 편력을 거쳐 그만의 독특한 글쓰기를 완성할 수 있었는지를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게 해준다.
각 작가들이 보르헤스한테 끼친 영향은 작품집 앞에 실린 애정이 듬뿍 담긴 보르헤스의 해제를 통해 알 수 있다. 이 해제들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대문호의 독서 편력을 엿보고자 하는 호사가들의 호기심도 충족시킨다.

3. 환상

<바벨의 도서관>을 선정하면서 보르헤스는 ‘환상’이라는 단어를 키워드로 작품 목록을 추렸다. 보르헤스의 작품 세계와 그가 여러 차례 환상문학 선집을 펴냈던 걸 감안하면 새로운 세계문학전집을 기획하면서 환상문학을 염두에 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보르헤스의 환상문학은 국내에서 통용되는 판타지 문학의 정의와는 궤를 달리한다. 멀리 <<요재지이>>나 <<천일야화>>부터(당연히 이 작품들도 ‘바벨의 도서관’ 안에 들어 있다. 게다가 <<천일야화>>는 버턴 판과 갈랑 판 두 개가 들어 있다) 각국에서 환상문학의 원조로 간주되는 카조트나 벡퍼드를 거쳐 현대의 카프카나 H. G. 웰스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뿐 아니라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오스카 와일드, 도스토옙스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잭 런던, 에드거 앨런 포 등의 작품들 중에서 환상적인 요소가 강한 작품들을 이 ‘바벨의 도서관’ 안에 포함시켰다. 환상이라는 키워드로 익히 알려진 작가들의 작품을 다시 보면서 독자들은 낯익은 새로움을 경험하게 된다. 그 환상에는 보르헤스 작품의 아우라와 보르헤스가 감상했던 환상이 중첩된다.

<바벨의 도서관> 탄생의 뒷이야기

그래픽과 예술과 계몽주의 문학과 보르헤스의 환상소설을 좋아했던 이탈리아의 젊은 출판인 프랑코 마리아 리치는 1973년 보르헤스를 만나러 아르헨티나로 갔다.

‘나는 보르헤스를 만나기로 결심했다. 그때까지 보르헤스는 내게 신화 같은 존재였고, 나는 그를 감히 내 작가들 가운데 한 명으로 삼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나는 보르헤스의 친구들을 통해 1973년 겨울 어느 날 보르헤스가 도서관장으로 일하던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도서관을 찾아갔다. 흰 와이셔츠를 입은 우아한 모습으로 그가 도서관의 돔 지붕 아래서 나를 기다렸다. 밀라노의 편집장이 방문했다는 얘기를 듣자 그는 단테의 ‘당신은 공작, 당신은 신사’(<<신곡>> 지옥편 2곡 140절)를 읊으며 나를 맞이했다. 그 순간 나는 그가 이탈리아 손님에게 단순히 아첨을 하는 것이라고 혹은 <<신곡>>의 그 구절만을 암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중에 그를 잘 알게 되고 우리가 친구가 됐을 때, 미노타우로스가 미궁 밖으로 자신을 데리고 나갈 사람을 기다렸듯이 그도 해방자, 안내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사실 그가 내게 그렇게 말했고, 그에게 외국인 편집장은 리베르타도르 즉 해방자였다.’

1973년의 아르헨티나는 페론이 망명에서 돌아와 재집권을 한 해이다. 보르헤스는 1940년대 중반에 페론 정권하에서 페론의 포퓰리즘 정책에 대항했다는 이유로 도서관에서 쫓겨나 시장의 가축들을 검사하는 검사관으로 ‘승진’하는 모욕을 당한 적이 있었다. 그 일은 보르헤스의 삶에서 가장 치욕적인 순간이었고 그는 죽을 때까지 그런 모욕을 자신에게 준 페론 정권을 용서하지 않았다. 페론이 물러나고 정권이 교체되면서 보르헤스는 다시 도서관으로 돌아갔지만 페론의 재집권으로 보르헤스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의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프랑코 마리아 리치가 찾아갔을 때 보르헤스는 악몽과도 같은 페론의 등장을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보르헤스는 아르헨티나를 사랑하는 이유들에 증오하는 이유들이 본능적으로 겹쳐져 뿌리 깊이 아르헨티나를 사랑하면서도 증오했다. 보르헤스는 용맹하고 강인한 가우초들이 지나다니던 아르헨티나의 팜파에 대해 얘기했고 밀롱가의 매력을 내게 느끼게 해주고자 애썼다. 그러면서 페론이 민간 시장 가금류 검사관으로 그를 임명하여 어떻게 그에게 굴욕을 안겨줬는지, 이후 페론 정권을 이어받은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국립도서관 관장으로 복귀시켰는지, 하지만 불안하기만 한 그의 악몽 속에서 페론이 다시 돌아오는 걸 보았고 또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를(결국 그렇게 됐다) 내게 얘기해주었다.’

삼심대 초반부터 시작되었던 보르헤스의 실명은 칠십대의 보르헤스를 완전한 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보르헤스는 지팡이와 비서의 부축 없이는 걸을 수도 없는 상태였다. 장님으로서의 무기력함과 악몽 같은 페론의 재집권 속에서 보르헤스는 자신을 미궁에 갇힌 미노타우루스라고 생각했다. 프랑코 마리아 리치는 그런 보르헤스를 유럽으로 초대했다.

‘우리 유럽인들이 보르헤스를 근접하기 힘든 신화 같은 존재로 바라보는 데 반해, 아르헨티나에서는 이해받지 못하는 외톨이 신세였던 그는 해방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이탈리아 출판인, 감히 신화에 도전장을 내민 첫 번째 유럽인일지 모를 나 역시 그의 손을 잡고 해방의 간절한 욕구를 충족시켜 줄 그의 비르길리우스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출판인인 내가 관여할 차례라는 걸 깨달았다. 보르헤스에게 가장 큰 기쁨, 유럽에 다시 돌아갈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밀라노로 오십시오. 당신을 손님으로 맞아 제네바를 비롯해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기쁜 마음으로 모시겠습니다.”
미노타우루스는 금방 화색이 돌았고, 편집장이 미궁 속의 그를 죽이고자 온 것이 아니라 그를 해방시키고자 운명이 보낸 선한 테세우스라는 사실을 알았다.’

보르헤스는 밀라노의 편집자가 감당해야 되는 비용을 듣고 당황했지만 그곳에서 출판 계획을 논의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듣고 밀라노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프랑코 마리아 리치의 제안으로 ‘그의’ 환상의 도서관을 만들고 그것을 여러 권의 책으로 구체화하게 되었다. 보르헤스는 시력을 잃었지만 놀라운 기억력으로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의 작품 목록을 작성했고 그 작가들에 대한 서문을 불러주었다. 그렇게 해서 1974년 여름 ‘바벨의 도서관’은 태어났다.

‘약 1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나는 바벨의 도서관이 단순한 출판 기획물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위대한 ‘고전’이다. 결국 나는 출판사와 문화사에 길이 남을 작품을 우정과 사랑으로 창조해냈다는 걸 알았다. 나 같은 애서가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은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를 아름다운 선집으로 다시 출간해 보르헤스 애독자와 수집가들을 기쁘게 하는 것이다.’

보르헤스는 그를 행복하게 했던 29권의 책을 엮고 거기에 ‘바벨의 도서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제목은 그의 걸작 <<픽션들>>에 수록된 단편의 제목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서 ‘바벨의 도서관’은 보르헤스가 ‘총체적인 한 권의 책’을 죽을 때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장소이며 그러한 책이 그 안 어딘가에 꽂혀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바벨의 도서관 작품 소개

01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앨런 포


추리물인 <도둑맞은 편지>는 파리 경찰국장 G가 사건을 들고 화자와 뒤팽에게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파렴치한 D장관이 신분 높은 한 여성의 거실에서 편지 한 통을 훔친 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공개되면 편지 주인의 명예를 실추시킬 이 한 통의 편지를 되찾기 위해 뒤팽은 너무나 간단하게 D장관의 허를 찌르고 사건을 해결해내는 방법 속에 추리소설의 고전이라 할 만한 재미가 담겨 있다. 이 작품은 ‘독창적이되 늘 환상적이어야 하고 진정한 상상력을 보여 주되 늘 분석적이어야 한다’는 포의 생각을 완변하게 표현해 낸 것 중 하나이다.
포의 초기 단편들 가운데 최고 걸작인 <병 속에서 나온 수기>는 상징적인 우편물을 심리적으로 깊이 있게 묘사하며 흥미로운 새 장을 열었다. 아름다운 범선을 탔다가 풍랑을 맞은 주인공의 환각적인 시각으로 그려진 극한의 공포는 불가항력의 바다처럼 기괴하면서도 거대하게 다가온다.
<밸더머 사례의 진상>에서는 죽음에 맞닥뜨린 밸더머 씨를 두고 ‘임종의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실험이 진행된다. 밸더머 씨를 통해 육체적 공포가 초자연적인 공포로 이어지는 상황을 생생하게 맛보게 된다.
<군중 속의 사람>의 중심 테마는 고독과 악이다. 군중 속에서 철저히 소외된 한 사내의 행보를 우연히 따라가던 나는 “도대체 얼마나 처절한 역사가 저 사내의 가슴속에 쓰여 있는 것일까!”라고 탄식하게 된다. 사내에게서 심원한 죄악의 원형이자 본질을 보고나서야 나의 관찰을 끝을 맺는다. 이 작품에서는 도시인의 소외를 훌륭하게 예견하고 있다.
<함정과 진자>에서는 그 어느 작품보다 고조된 공포를 맛볼 수 있다. 종교재판 고문실에서 무서운 고문 기계에 사로잡힌 한 남자가 필사적으로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이야기이다. 남자가 얼굴 없는 형리가 조종하는 고문 기계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 철저하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소름끼치는 상황에 맞닥뜨린 인간의 심리에 불가항력적으로 빠져들게 된다.

02 허버트 조지 웰스 - 마술 가게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자이자 공상과학소설의 한계를 애초부터 넘어섰다고 보르헤스가 평가한 허버트 조지 웰스의 단편집에는 총 5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표제작인 <마술 가게>는 사랑스러운 아들과 함께 들어간 마술 가게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사건을 다룬다. 놀라운 재주를 가진 마술사는 그의 재주로 아이를 즐겁게 해주지만 마술이 점점 압도적이 될수록 화자는 부모로서 근심에 젖는다. 마술이 아이에게 가져다줄 변화와 마술을 쫓는 아이의 마음을 경계하던 화자는 마술사가 마술로 아이를 없애는 지경에 이르자 완전한 혼란 속에 빠진다. 하지만 아이는 결국 무사히 돌아오고 그 마술 가게와 마술사만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이야기이다.
<벽 안의 문>은 4차원 세계를 다룬 선구적인 작품에 속한다. 자기만의 4차원 세계와 통하는 문을 드나드는 한 남자의 이야기는 주위 사람들의 무지와 몰이해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 남자에게 새로운 차원으로 통하는 문은 성인으로서의 삶을 살기 이전에 맛보았던 어린이로서의 순수한 행복의 상징이다.
<플래트너 이야기>도 자신의 의도와 상관 없이 4차원의 세계로 빠졌다가 일상으로 다시 돌아온 한 학교 교사의 이야기이다. 한 사람의 실종이 일으킨 혼란과 그가 다시 돌아와 일어난 더 큰 혼란을 묘사하면서 실종된 사람이 4차원의 세계에서 겪었던 사건들을 상세히 묘사하며 환상이 단순히 환상만이 아닐 수 있다는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수정 계란>은 골동품 가게에 있는 계란 모양의 수정 구슬이 다른 세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그것을 둘러싸고 벌이는 암투를 그리고 있다. 그 수정 구슬의 출처와 관련해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이 암시되는데 웰스의 공상과학소설이 4차원을 넘어 외계 행성의 존재까지 그의 새로운 장르소설에 끌어들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단편이다.

03 러시아 단편집 -도스토옙스키 외

위대한 러시아 문학의 산맥 중에 보르헤스가 뽑은 단 세 편의 위대한 봉우리는 도스토옙스키의 <악어>, 안드레예프의 <라자로>,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다.
<악어>는 카프카의 등장을 예시하는 소설이다. 전시장의 악어에게 먹힌 한 관리의 이야기를 통해 당대 러시아 사회의 계급 모순과 복지부동하는 관료주의 체제, 낙후된 러시아 사회에서 자본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토론이 카프카의 <<소송>>에서 요제프 K와 하급 법관들의 대화처럼 부조리의 극치를 달리며 펼쳐진다. 어이없는 상황 속에서 극도의 진지함을 가지고 달려드는 인간 군상들의 매혹적인 대조는 거부하기 힘든 매력으로 다가온다.
<라자로>는 성서 속에서 예수가 보였던 대표적인 이적의 주인공인 부활한 라자로를 소재로 한 단편이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이적을 행한 예수에게 이야기의 포커스를 맞추지만 안드레예프는 죽음에서 돌아온 라자로가 느꼈을 혼란과 라자로를 보고 주위 사람들이 느꼈을 당혹감을 펼쳐 보인다. 죽음의 그림자를 보고 온 사람에 대한 세상의 두려움과 불청객처럼 금기의 존재로 돌아온 라자로의 침묵이 죽음 앞에 놓인 나약한 세상의 허위와 기만을 폭로한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고급 관리였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계기로 그의 삶을 치밀하게 분석하여 재구성한 중편이다. 고통 속에서 인생의 종착지를 향해 달려가는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인생이 모두 허위에 기반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삶에 대한 의욕도 없고 그렇다고 죽음으로 당당하게 걸어가기도 두려운 이반 일리치는 신에게 인생이란 게 도대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묻는다. 계시처럼 신의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그 목소리는 대답이 아니라 질문자에게 던지는 반문. ‘너는 최선을 다해 착하게 살아왔는가?’ 인생에는 옹호할 만한 게 하나도 없다는 뼈아픈 자각과 그런 자각을 안은 채 죽을 수밖에 없는 이반 일리치의 불가해한 운명은 삶을 되돌아보려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운명임을 암시한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놓인 인생의 의미를 묻는 이 작품을 보르헤스는 모든 문학 작품 중에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04 소금 기둥 - 레오폴도 루고네스

루고네스는 보르헤스가 ‘아르헨티나 문학의 전과정을 단 한 사람으로 축소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분명 레오폴도 루고네스가 될 것이다’라고 했던 아르헨티나 문학의 대표자이다. 루고네스는 시인으로도 유명하며 공상과학소설의 선구적 작품들 몇 편으로도 후대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이 작품집에는 대표적인 단편 <이수르> 등 총 7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이수르>는 원숭이에게 언어를 가르치려는 한 학자의 이야기이다. 집념을 넘어서 광기에까지 이르는 한 학자의 원숭이 교육담은 근대과학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과학에 대한 과도한 기대 속에 화자는 원숭이와 더불어 점점 미쳐 버린다. 환각과 미망 속에 내려지는 결말은 현실과 환상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불비>는 어느 가상의 도시에 묵시록적인 종말이 닥치면서 그것을 바라보는 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소금 기둥>은 성서의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재로 종말에 사로잡힌 한 수도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두 작품 모두 종말론에 대한 작가의 강박관념을 엿볼 수 있다.
<프란체스카>는 중세에 이탈리아에서 일어났던 실화를 배경으로 삼각관계 속에서 파멸의 길을 걷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질투와 의심으로 망상에 빠진 권력자가 무고한 두 남녀를 살해하는 이야기는 보편적인 인간의 정념과 타고난 성격 속에 비극의 씨앗이 존재한다는 그리스 비극의 주요한 테마를 잘 이어받고 있다.

05 목소리 섬 -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영문학사에서 스토리텔러의 시대를 연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전 세계에 가장 널리 소개된 작가 중 한 명이며 고향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작품부터 남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모험소설과 자코뱅 혁명을 소재로 한 작품에 이르기까지 무수히 많은 작품을 발표했다. 이 작품집에는 남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단편 2편과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고딕소설과 심리 우화 한 편이 수록되어 있다.
남태평양을 무대로 한 <병 속의 악마>와 <목소리 섬>은 <<천일야화>>에서 취한 것으로 보이는 소재에 남태평양에서 전승되는 전설을 결합시켜 환상과 교훈을 결합한 흥미로운 얘기가 펼쳐진다. 해양을 배경으로 한 압도적인 스케일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바닷바람처럼 상쾌하다. <마크하임>은 살인자의 심리학이라고 불릴 만한 우화로 마치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처럼 실시간으로 사신과 살인자의 대화가 펼쳐진다.
보르헤스한테 스티븐슨은 어렸을 때부터 ‘행복의 한 형태’였다.

06 평면 세계 - 찰스 하워드 힌턴

베일에 싸여 있는 힌턴을 보르헤스는 그의 바벨의 도서관을 통해 소개함으로써 환상문학의 시조의 한 사람으로 힌턴을 복권시켰다. 사실 힌턴은 정식 문학사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의 4차원에 관한 추론들은 공상과학소설의 태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웰스의 <<타임머신>>을 보면 웰스가 힌턴의 4차원에 관한 글들을 알고 있었을 뿐 아니라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다는 사실이 암시된다. 힌턴은 기하학의 점, 선, 부피에 대한 추론을 통해 4차원으로 이어지는 길을 상상력으로 추론해냈다. 그의 가설은 따라가기 쉽지 않지만 자신이 새로 발견한 그 세계에 대해 추상적으로 정의 내리려는 노력을 계속했고 그 세계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작품집에 실린 <페르시아 왕>은 <<천일야화>>식의 환상소설이 펼쳐지다가 결국에는 우주의 우화가 되면서 불가피하게 수학과 연관된다. 힌턴의 소설은 내러티브보다는 추론을 우선시한다. 내러티브조차도 그가 새로 창조한 세계를 명확히 드러내기 위해 존재한다. 힌턴의 4차원에 관한 정의는 그의 후배들에게 공상과학 장르에서 고갈되지 않을 큰 영감을 불어넣었다.

07 큰바위 얼굴 - 너새니얼 호손

시대에 뒤처지고 마녀재판의 광기가 남아 있던 세일럼에서 호손은 태어났다. 그런 고향에 대해 호손은 ‘슬픈 사랑을 안고 그곳을 사랑했다’. 호손의 작품들이 특히나 몽상적인 것은 그의 문학적 공간 배경이 그에게 정신적인 칩거를 강요한 결과였다. 호손의 작품들은 칩거 속에서 꿈꾸었던 몽상의 우화들이다.
<대지의 번제>는 불확실한 시공간을 배경으로 대중의 광기가 문명의 모든 이기를 파괴하는 반달리즘의 형태로 나타나는 상황을 서술하는 우화이다. 문명의 이기들을 불태우며 대지를 정화하려는 광신적인 인간들의 행동은 모든 부조리와 악의 근원인 인간의 심장을 남겨 놓음으로써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할 거라고 호손은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히긴보텀 씨의 참사>는 잘못된 소문이 빚어내는 오해가 플롯을 이끌어 간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의 전파를 둘러싸고 사람들과 미디어가 개입하면서 하나의 소극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된다. 엎치락 뒤치락을 반복하면서 유쾌하게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끝나는 것 같던 이야기는 소설의 마지막에 가서야 ‘미래의 일’이 어떻게 ‘과거에 그림자를 드리우는지’를 수수께끼 같은 방식으로 드러낸다.

08 아폴로의 눈 -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아마도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만큼 보르헤스에게 행복한 시간을 많이 안겨 준 작가도 드물 것이다. 보르헤스는 본인에게 영향을 준 작가를 언급할 때나 그가 사랑했던 작가들의 이름을 물어볼 때면 거의 빼놓지 않고 체스터턴을 언급했다. 보르헤스의 추리소설적인 글쓰기들에는 체스터턴의 영향이 깊이 배어 있다. 보르헤스는 체스터턴이 논리적인 추리만큼이나 초자연적인 사실을 암시하는 체스터턴 작품들의 미스터리한 결말을 높이 평가했다.
이 작품집에는 보르헤스가 체스터턴의 가장 훌륭한 소설들로 간주한 작품들 다섯 편이 수록되어 있다.
<계시록의 세 기병>은 전쟁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 형식의 작품이다. 군대에서 사형 집행 명령을 전달하는 전령들이 각기 다른 명령 내용을 가지고 떠나고 사형 집행 명령을 내리기 위해 저격수를 보내 석방 명령서를 지닌 전령을 해치우지만 결국 사형 당할 운명의 시인은 사형 당하지 않고 풀려난다는 미스터리를 얘기하고 있다.
<이상한 발소리>는 미식 클럽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체스터턴이 창조한 유명한 탐정 브라운 신부가 해결한다는 이야기이다. 밀실 살인 사건이라는 소재를 체스터턴 특유의 장르소설적 기법으로 풀어낸 걸작 중 한 편이다.
<이스라엘 가우의 명예>와 <아폴로의 눈>과 <이르슈 박사의 결투>도 역시 브라운 신부가 등장하는 대표적인 단편 추리소설들이다. 귀족의 영지에서 벌어진 유산 목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이상한 진실의 실체, 신흥종교를 둘러싸고 벌어진 살인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살인자의 알리바이를 뒤집는 절묘한 추리, 1인 2역을 통해 정치적 음모를 꾸미는 한 학자의 실체를 밝히는 브라운 신부의 활약상이 치밀한 논리와 매력적인 개성과 함께 드러난다.

09 미다스의 노예들 - 잭 런던

무엇보다도 잭 런던은 탁월한 이야기꾼이었다. 헤밍웨이보다도 더 모험과 방랑을 사랑했던 작가 잭 런던은 빈민가에서 태어나 범죄자들의 소굴과 별로 다를 바 없는 고등학교를 다녔다. 황금을 캐러 알래스카로 갔고 불법으로 바다표범을 포획하기도 했다. 이런 일화들은 방랑하는 막노동자의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만 특유의 낙천주의를 잃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보르헤스는 잭 런던의 내면에는 삶의 투쟁에서는 강자가 살아남는다는 다윈의 이론과 인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사상이 충돌하고 있다고 보았다.
스티븐슨의 남태평양을 배경으로 한 소설들을 연상시키는 <마푸히의 집>은 한 가난한 가정에 대단한 진주가 들어오면서 생기는 희망과 좌절을 그리고 있다. 진주에 투사된 희망이 주위 사람들의 탐욕에 의해 좌절되고 신세 한탄밖에 남은 게 없는 상황에서 거대한 자연의 재난이 섬에 닥친다. 그리고 파멸 속에서 크고 작은 해프닝이 생기고 가난한 사람들의 품을 떠났던 거대한 진주는 돌고 돌아 결국은 다시 그들에게 돌아오게 된다는 유쾌하기 그지없는 이야기이다.
<삶의 법칙>은 극지방의 극한 자연에서 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시점에서 삶을 반추하는 이야기이다. 부족의 족장으로서 자랑스러운 삶을 살았지만 삶의 법칙에 의해 무대에서 퇴장해야만 하는 노인의 애수 어린 심정이 담담하게 서술된다. 상념은 잠깐이고 얼마 안 남은 땔감도 떨어지고 점점 더 포위망을 좁혀오는 늑대들의 무리를 쫓으려 애쓰지만 결국은 늑대밥이 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도 거대한 삶의 법칙 안에 들어 있는 거라고 자위한다.
<잃어버린 체면>은 적에게 포로로 잡혀 끔찍한 고문을 앞두고 있는 포로가 멋지게 기지를 발휘해 고통 없이 한 칼에 참수당하는 데 성공(?)하는 이야기이다. 탈출이 아니라 고통 없는 죽음을 위해 기지를 발휘해 성공한다는 이야기가 주는, 다소 어이없는 허망감이 사라지기도 전에 속아 넘어간 사람의 체면이 구겨진 뒷이야기로 서둘러 마무리하는데 독자들까지도 작가한테 속아 넘어간 묘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10 바테크 - 윌리엄 벡퍼드

《바테크》는 아바시데스 족의 아홉 번째 칼리프 바테크가 이단의 죄를 저질러 지옥으로 굴러 떨어지는 이야기이다. 이슬람 신앙을 버리고 어둠의 힘을 숭배하면 지하 불의 궁전 문을 열게 될 것이라는 한 상인의 말에 현혹된 바테크. 더불어 불의 궁전에서 별들이 약속했던 보물들과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부적, 아담 이전 술탄들의 왕관 등을 얻게 되리라는 유혹에 탐욕스러운 바테크는 오십 명의 소년을 제물로 바치기까지 한다. 바테크는 인간이 범할 수 있는 모든 죄악과 탐욕, 부정, 어리석음, 이단의 표상으로 그려진다.
피비린내 나는 몇 년이 흐르고 긴 여정 끝에 어둠의 영혼이 된 바테크는 마침내 황량한 산에 도착한다. 과연 지하 불의 궁전은 보물과 부적들로 넘쳐났지만 그곳은 끔찍한 형벌이 기다리고 있는 지옥이었다. 이처럼 바테크의 이야기에서 지옥은 형벌이자 유혹으로 나타난다.
《바테크》가 지닌 난삽한 줄거리와 자유분방한 구조, 엉뚱하고도 기이한 이야기의 흐름은 저자 벡퍼드만의 아마추어적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흠뻑 담아내고 있다.
보르헤스는 이 작품을 하나의 단순한 호기심거리이자 시간 때우기 이상은 아니라고 평가하면서도 비록 허술하게나마 토머스 드퀸시와 포, 샤를 보들레르, 위스망스가 창조해 낸 지옥의 화려함을 멋지게 예고해 냈으며, 그가 표현한 지하 불의 궁전이 문학에 나타난 가장 최초의 잔인한 지옥이라는 점에서 자신 있게 추천하고 있다.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도둑맞은 편지 | si**neil | 2012.08.1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에드가 앨런 포가 지은 '도둑맞은 편지', '병 속에서 나온 수기', '...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에드가 앨런 포가 지은 '도둑맞은 편지', '병 속에서 나온 수기', '밸더머 사례의 진상', '군중 속의 사람', '함정과 진자' 다섯 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도둑맞은 편지'는 이전에 읽어본 적이 있고, 나머지 네 편은 처음 읽는 것이다. '도둑맞은 편지'와 '밸더머 사례의 진상'이 좋았다.
     
    ---------------------------------------------
     
    * 도둑맞은 편지
     
      모르그 가의 살인, 마리 로제의 수수께끼와 함께 포가 쓴 단편추리소설. 탐정 오귀스트 뒤팽이 등장한다. 추리소설의 창시자라는 명칭이 포에게 뒤따라다니므로, 그 중 한 편을 선정해 여기 실은 듯 하다.
     
      예전에 읽은 적이 있는 단편이라, 편지가 어디서 발견되었는지에 관해서는 놀라지 않았다. 다만 포가 사용한 표현들에 대해서는 꽤 놀랐는데, 뒤팽의 입을 빌어 나온 장광설이나 비유가 퍽 정신을 혼란하게 한다. 뒤팽의 비뚤어진 성격은 그의 뒤를 잇는 많은 탐정들의 괴벽을 떠올리게 만든다.
     
     p.40.
     솔직히 지금까지 만난 수학자들 중에서, 둥근 계산보다 더 어려운 문제를 맡길 수 있는 인물이나 x2+px는 절대적으로 무조건적으로 q라는 식의 신앙을 갖지 않은 위인은 아직 못 만났네. 시험삼아 이런 친구들 중 하나를 골라서 x2+px가 반드시 q가 아닐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한다고 말해보게나. 상대방이 자네 말을 이해했다는 확신이 생기는 즉시, 최대한 빨리 그 친구 곁을 떠나야 해. 왜냐하면 그 죽시 자네를 때려눕히려고 할 게 뻔하거든.
     
      이런 식의 표현이 좋았다.
     
      세상에는 막힘없이 한번에 써내려간 것 같은 글이 있고 수없이 다듬고 파헤친 것 같은 글이 있는데, 포는 확실히 전자인 것 같다. 긴 문장도 무리없이 쓱쓱 읽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재미있었다. 이 소설이 주는 중요한 교훈은 '등잔 밑이 어둡다' 혹은 '업은 아이 삼년 찾는다'인 것 같다.
     
     
    * 병 속에서 나온 수기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폭풍에 휘말려 스웨덴인과 둘이 난파선에 남은 화자가,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괴상한 배를 만나 요행히 탑승한 후 벌어지는 관찰일기.
     
      p.61.
      머리 바로 위의 까마득하게 높은 곳, 물의 절벽 가장자리에 약 4톤쯤 되어보이는 거대한 배가 떠 있었다.
     
      이 배는 기묘하기 짝이 없다. 선원들은 모두 어처구니 없을 만큼 늙었고, 화자를 인식하지 못한다. 그리고 배는 거친 풍랑과 함께하는데, 그 이유를 화자는 어렴풋이 '조류를 타고 가는 것 같다'고 생각할 뿐이다. 읽으면서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선장> 전설이 좀 생각났다.
     
      관찰일기라고는 하지만 화자는 짤막하게 자신의 감상을 덧붙여놓을 뿐이다. 따라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어렴풋한 두려움과 궁금증만이 글에서 전해져 온다. 이 글의 마지막 문장은 "떨어진다!"이다. 이 문장을 보고 한참을 갸웃거렷는데, 달려있는 주석을 보니 극지방에 도착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을 표현한 듯 하다.
     
      잘 알 수 없는 단편이다.
     
     
    * 밸더머 사례의 진상
     
      p.76.
      지난 3년 동안 나는 최면술에 흥미를 갖고 연구를 계속했다. 그러던 중 9개월 쪽 전에 퍼뜩 깨달았다. 지금까지 시행된 일련의 최면술 실험에는 극히 중대하고 변명하기 심든 결락이 있다. '임종의 순간 articulo mortis'에 최면술이 시행된 전례가 없지 않은가.
     
      이런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화자는 어니스트 밸더머 씨의 동의를 받아, 그의 임종의 순간에 최면을 걸기로 한다. 이 시도는 성공했고, 밸더머 씨는 죽어갈 때 뿐 아니라 죽은 후에도 거의 7개월에 걸쳐서 최면 상태에 걸려 있었다.
     
      최면에 걸린 채 죽어있는 상태로 말을 하는 밸더머 씨의 모습은 추가적인 설명이나 사건이 없어도 충격적이고 기괴한 느낌을 주며, 그래서 공포스럽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거기 있는 것 만으로 공포를 주는' 존재가 있는 법이고, 죽은 채로 살아있는 밸더머 씨가 그런 존재다.
     
      이 글을 읽으면서 안락사 문제가 생각났다. 안락사에 관해 떠도는 몇 가지 이야기가 밸더머 씨의 사례와 겹치면서, 과연 어떤 게 옳은 것인지 생각이 복잡해졌다.
     
    p.88.
     적어도 지금까지 죽음(또는 통상적으로 죽음이라고 불리는 것)이 최면작용에 의해 중단되었음은 명백했다. 따라서 밸더머 씨를 각성시킨다면 그를 곧바로, 아니면 적어도 급속하게 사멸로 몰아넣으리라는 점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p.89.
      "밸더머 씨, 당신이 지금 어떻게 느끼고, 무엇을 원하는지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그러자마자 예의 소모열 홍조가 두 뺨에 돌아왔다. 혀가 떨리는, 아니, 입 안에서 몸부림치듯이 우믹이는 것이 보였고(턱과 입술은 예전처럼 경직된 상태였지만) 마침내 앞에서 이미 묘사했던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제발 부탁이야! ......빨리! ......빨리! ......나를 다시 잠재워 줘...... 아니면, 빨리! ...... 나를 깨워 줘! ......빨리! ...... 이봐, 나는 죽었어!"
     
     
    * 군중 속의 사람
     
      D호텔 카페테라스에 앉아 군중을 관찰하던 화자가, 일반 사람과 다른 표정을 가진 65-70세 가량의 노인을 미행하는 이야기. 노인은 군중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한다.
     
      이 소설의 대부분을 묘사가 차지하고 있는데, 묘사가 생생해서 마치 그 거리에 내가 있는 것처럼 상상해 볼 수 있다. 사람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노인은 불안해 보이고, 아무 생각 없어보이기도 하고, 뭔가를 하기 위해서인 것 깉기도 한데,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다. 그래서 왜 그런지 궁금하다. 노인이 군중을 찾는 이유는 끝까지 밝혀지지 않는데, 그래서 이 글은 꽤 기묘한 느낌을 풍긴다.
     
    p.108.
    "저 노인은," 마침내 나는 입을 열었다. "심원한 죄악의 전형이자 보닐이었어. 혼자 있기를 거부해. 그는 군중 속의 인간이니까 말이야. 더 이상 쫓아가봐도 소용없어. 그래보았자 그나 그의 행동에 관해서는 무엇 하나 알아낼 수 없을 테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사악한 마음은 <영혼의 동산> 이상으로 속악한 책이고, 이것을 '읽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아마 신의 가장 큰 은총 중 하나일지도 모르지."
     
      솔직히 말하자면 이 글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는데, 포가 살았던 시대나 지금이나 도시 풍경이 그다지 크게 바뀌진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실제로 비교하면 꽤 바뀌었겠지만 도시 특유의 분위기랄까, 사람들이랄까, 그런 것들은 비슷한 것 같다. 그 때문인지, 군중을 찾아 끊임없이 이동하는 노인도 내가 사는 도시에서 한둘 쯤 발견할 수 있을 것 깉기도 하다.
     
     
    * 함정과 진자
     
    p.111
      죄 없는 사람의 피에 굶주린 불경한 고문자들이
      여기서 끊임업는 증오와 분노를 조장했지만
      이 죽음의 굴이 파괴된 지금 조국은 안전해졌고
      잔혹한 죽음이 있던 곳에는 생명과 구원이 있노라.
     
    -파리의 자코뱅 클럽 회관이 있던 자리에 건립될 시장의 문을 위해 쓰인 사행시- 
     
      처음부터 이게 현실인지 환각인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된다. 화자의 말에 의해 그가 재판을 받았고 뭔가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암시가 있는데, 이는 스쳐지나가듯 나올 뿐이다. 선명하게 묘사되는 것은 그가 받는 형벌이다. 그 형벌은 꽤 기묘하다(랄까, 좀 납득할 수 없는 방법이다). 한번에 죽이는 게 아니라 말려 죽인다는 표현이 걸맞은 방법들이 등장한다.
     
      처음에 화자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감옥에서 그 안을 가늠해보려다가 함정에 빠질 뻔 한다. 그 함정은 아래로 뻥 뚫린 구멍이다. 그 함정을 피한 뒤 깨어나자, 사방에 불이 밝혀져 있고 몸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 위에는 진자를 그리며 내려오는 반원형 칼이 있다. 간신히 그 칼에서 벗어나자 방이 마름모꼴로 납작해지면서 불타는 벽이 점점 그를 향해 다가온다.
     
      이 형벌들은 높은 공포를 선사하는데, 치명적이면서도 어떻게 보면 피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형벌이라기보다는 그의 힘과 지혜를 시험해보는 모양새인데, 희망이 없어보이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결말이 희망적이다. 그러나 그 마지막 또한 갑작스러워서 과연 그가 구원을 받았는가 하는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
     
      모두 1인칭 화자. 모두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글에 적어놓은 형태. 화자의 말을 듣는다기보다는 화자가 적어놓은 글을 나중에 발견해 읽는다는 느낌이다. 포의 묘사력을 볼 수 있는 단편이 많아 신선했다.
     
     
    2012. 8. 10
  • 에드거 앨런 포우의 작품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뒤로 밀리며 내겐 기회를 주지 않는 안타까운 책들이다. 그런데 '바벨의 도서관'...
    에드거 앨런 포우의 작품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뒤로 밀리며 내겐 기회를 주지 않는 안타까운 책들이다. 그런데 '바벨의 도서관'에서 새로 나온 책들중에 에드거 앨런 포우의 엄선된 단편들만을 담아 놓은 책은 내 맘을 사로잡았다. 그의 단편들을 읽기전에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의 '심연의 공포에서 길어 올린 환상' 이라는 에드거 앨런 포우에 관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공포는 독일의 것이 아니라 영혼에 속하는 것이다. 공포는 그의 운명의 일부이기도 했다.' 라는 말이 왠지 '뭉크' 의 그림과 그의 삶을 보는 듯하여 그와 비교하게 되었다. 에드거 앨런 포우도 불우한 삶을 살았다. 유랑극단의 배우들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사업가인 앨런부부에게 맞겨져서 살아가게 되지만 결코 행복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 그의 불행한 지난날들이 그의 작품속에서 유난히 빛을 발하지 않았나싶다. 보르헤스의 글을 읽고 포우의 단편을 읽다보니 모든 작품들 밑바탕에는 '공포' 라는 것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 공포가 다 다른 작품들로 포도알처럼 알알이 달린 작품들은 한 편 한 편 각기 다른 특성에 재밌게 읽었다.

    도둑맞은 편지, '과도한 영리함만큼 현인들을 불쾌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라는 글 시작 전에 쓰인 말처럼 이 작품은 자신을 현명하다고 믿는 그 합리성에 빠져서 사건을 제대로 파헤치고 들어가지 못한 경찰에 대한 것을 지적한다. 경찰국장 G 씨는 나와 뒤팽을 찾아 온다. 그가 찾아와서 사건을 이야기 한다. D장관은 피해자가 보는 앞에서 뻔뻔하게 '편지' 를 보란듯이 바꿔치기를 해간다. 그리곤 그 편지를 감쪽같이 감춘다. 경찰국장은 그가 집에서 비는 시간을 이용하여 가구며 집안 구석구석을 송곳으로 찔러보면서까지 자세하게 찾아 보지만 편지는 찾을 수가 없었다. 집에 없다면 혹시 그가 몸에 숨긴것은 아닌가 하여 그를 불시에 밖에서 검문검색을 해 보았지만 역시나 그의 몸에서도 편지는 흔적조차 없었다. 그렇다면 '도둑맞은 편지' 의 행방은 어떻게 된 것일까. 경찰국장 G씨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단 뒤팽은 한달 뒤에 경찰국장이 다시 찾아와 무척 많은 현상금이 걸렸다면서 뒤팽에게 아직도 편지의 행방은 묘연하다고 말을 하는데 뒤팽은 군소리 없이 '현상금 수표'를 써달라고 하고는 '도둑맞은 편지' 를 내민다. 그렇다면 그는 경찰국장도 찾아내지 못한 편지를 어떻게 찾아 낸 것일까.

    '창의성을 자기 기준으로만 바라보지. 그래서 뭔가 숨겨진 것을 찾아야 할 때는 오직 자기들이 숨겼을 만한 곳에만 주의를 기울여. 그나마 아귀가 맞는 부분이 하나 있다면 그치들이 생각하는 창의성이라는 것이 일반 대중의 그것을 충실히 대표한다는 점이겠지....경찰국장이 오랜동안 이 직업에 종사함녀서 축적한 인간 창의성에 관한 일련의 고정관념에 입각한 한 가지 원칙 또는 일군의 수사 원칙을 확대 응용한 데에 불과해...... 실패의 간접적인 원인은 D장관이 시인으로 명성을 획득했다는 이유로 그를 멍청하다고 단정해 버린 데서 찾을 수 있겠군... 논리적 오류란, 모든 시인은 멍청하다고 지레짐작해 버렸다는 사실로 귀결되네.' 장관은 시인이면서 수학자였다. 하지만 경찰국장은 그가 시인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그를 멍청하다고 관주해 버리고는 그가 그동안 사건을 해결해 오던 자신의 고정관념적으로 수색을 한것이다. 자신의 오류에 빠진 것이다. 그렇지만 그보다 한 수 더 위에 있던 D장관은 너무도 쉬운 곳에 교묘하게 편지를 숨겨 놓았다. 송곳으로 찌르고 가구를 모두 파헤치듯 수색을 하지 않아도 될 너무도 쉬운 곳에 숨겨 놓았던 것이다. 뒤팽은 경찰국장의 오류와 장관의 오류를 파악하고는 그의 집에서 너무도 쉽게 '도둑맞은 편지' 를 찾아낸다. 이 단편은 '뒤팽' 이라는 인물이 등장을 하여 탐정식으로 일을 풀어나간다. 그의 단편중에는 '뒤팽시리즈' 이야기가 있는 듯 하다. 추리소설 작가들은 자신들이 자주 등장시키는 탐정이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여사는 마플여사나 포와로 형사를 등장시키듯이 '뒤팽시리즈' 는 더 찾아서 읽어봐야겠다. 이 이야기에는 모든 이들이 직업적이거나 자신들이 빠질 수 있는 오류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풀어 놓은 이야기인데 짧으면서도 재밌다. 

    '병 속에서 나온 수기' 는 어쩌면 지구가 둥글어서 바다를 항해하다 보면 육지가 나오고 이어진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지구를 네모나다고 생각하여 끝까지 항해를 하면 지구 밖으로,바다 그 깊은 속으로 떨어질것이라고 생각하던 시대의 이야기를 쓴 이야기인듯도 하다. '죽음이 임박한 자가 더 이상 무엇을 숨기겠는가' 라는 첫 글귀처럼 범선을 타고 항해를 하던 이들이 범선의 뜻하지 않던 사고로 인하여 두명만 남고 모두 죽게 된다. 겨우 살아 남았지만 앞날이 까마득한 그들은 그들보다 더 큰 배를 만나게 되고 어찌하여 그 배로 옮겨 타게 된 남자가 그 배에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을 죽음직전까지를 글로 남긴 것이다. 죽음 앞에서 느끼는 '공포' 보다는 '무지' 가 나은 사고라고 생각할 정도로 이야기는 사실감이 있게 잘 그려져 있다.

    밸더머 사례의 진상, 죽음이란 무엇이고 죽음직전 최면이란 무엇인가. 그 최면으로 죽음을 연장할 수 있을까. 죽음이 임박한 밸더머씨를 최면에 들게 하여 죽음과 최면에 대한 것을 실험하는 이야기인데 무척 소름이 돋는다. 그가 진짜 '죽은 것인지, 아님 최면인지' 헛갈리게 하는 밸더머의 말은 그야말로 '공포' 를 자아내게 한다. 자신이 죽음이 임박함을 느낀 밸더머는 최면술에 흥미를 갖고는 자신이 죽기 직전에 자신을 실험대상으로 쓸 것을 승낙한다. 하지만 그가 죽음직전에 최면에 든 것인지 의심이 가기도 하면서 죽음인지 최면인지 모를 공포 속에서 그는 소름돋는 말들을 쏟아 낸다. ''응. 여전히 자고 있어.. 죽으면서' '응.. 아니...나는 자고 있었어.. 하지만 지금은.... 지금은....죽어 있어' '제발 부탁이야! .... 빨리! ...빨리!... 나를 다시 잠재워 줘... 아니면, 빨리!.... 나를 깨워 줘!..... 이봐,나는 죽었어!' 그는 죽은 것일까 살아 있는 것일까. 죽음을 상대로 이런 실험은 자행되지 말아야겠다. 죽음도 삶의 일부분인데 그 죽음을 인간의 힘으로 연장을 하거나 죽음후의 의식에 대하여 인간이 좌지우지할 소지가 아니다. 마지막까지 살아 남았던 밸더머의 혀에서 '죽었어! 죽었어!' 라는 말 후에 최면을 풀자 그의 모든 것은 액체화되어 녹아 내리듯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혐오스런 부패물 덩어리로 변했다고 하니 이 얼마나 멍청한 실험이란 말인가. 죽음과 최면에 빠진 밸더머가 내 뱉는 말들은 그 자체로 '공포' 를 느끼게 한다. 

    '군중 속의 사람' 이란 작품은 철저하게 군중 속에 외톨이처럼 혼자가 된 사람에 대하여 잘 나타내고 있다. 이 작품을 읽으며 문득 로맹가리의 <그로칼랭>이 생각났다. 외로움을 떨치기 위하여 군중속에 있으려 하지만 그 군중과 섞이지 못하는 단 한사람, '저 노인은... 심원한 죄악의 전형이자 본질이었어. 혼자 있기를 거부해. 그는 군중 속의 인간이니까 말이야. 더 이상 쫓아가 봐도 소용없어. 그래 보았자 그나 그의 행동에 관해서는 무엇 하나 알아낼 수 없을 테니까.' 낮이건 밤이건 군종 속에 있으려 하지만 고독하고 외로운 존재인 현대인들의 허상을 잘 들어낸 작품이면서 '외로움이란 것이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큰 공포' 인지 말해주는 듯 하다.

    함정과 진자, 중교재판 고문실에서 고문 기계들 때문에 고도의 공포에 시달리는 사람, 스스로 만든 공포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위에서는 진자가 자신의 가슴을 향해 내려오고 그는 묶여 있다. 그리고 쥐떼들은 그를 몇 겹으로 둘러 싸고 그를 공격한다. 그런 쥐들이 그에게 살아날 한가닥 희망을 준다. 그가 묶여 있던 것들을 갏아 놓은 것이다. 갇힌 공간인 고문실에서 그가 살아나려고 발버둥치는 공포와의 싸움은 처절하다. 어쩌면 공포는 스스로 만드는 감옥과도 같다. 보이지 않는것에 대한 공포, 하지만 그곳에 빛이 있다면 그것은 공포가 아닌 하찮은 것으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갇힌 공간이고 그 자신 또한 묶여 있고 천장에서는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할 언월도 진자가 내려오고 바닥엔 쥐떼가 들끓는다면 그곳에서 희망이 어디에 있을까. 그가 바닥까지 부딫힌 공포는 그를 더욱 밝은 '삶' 으로 이끈다. 그가 자신의 영혼이 찢어지는 듯한 단말마의 절규를 내 뿜는 순간, 누군가의 구원의 손길이 그를 공포로 부터 구출해낸다. 인간이 죽음앞에서 느낄 수 있는 공포를 극에 달하게 한 작품으로 영화의 한 장면인 '인디애나 존스' 에 나오는 장면인듯 하다.이렇듯 포우는 자신의 작품 밑바탕에 '공포' 라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어서일까 그의 작품들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삶이 불운했던 그는 죽음 이후에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된 것 또한 아이러니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작품에서 보이는 천재성은 삶이 어느정도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싶기도 하다.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puregold
판매등급
우수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1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28%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