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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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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쪽 | 규격外
ISBN-10 : 1130814254
ISBN-13 : 9791130814254
마지막 수업 [양장] 중고
저자 박도 | 출판사 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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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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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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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인연으로 가득했던 수업을 마치며 지난 교사생활의 회고록인 담긴 박도 선생의 『마지막 수업』이 푸른사상사 <푸른사상 산문선 24>로 출간되었다. 이제는 선생이라는 공직의 길을 떠난 그는 그간 만났던 스승, 제자와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고사목’처럼 세상의 가교가 되기를 소망한다.

저자소개

저자 : 박도
1945년 경북 구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30여 년 교사생활을 마무리한 뒤 강원도 원주에서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다. 장편소설로 『사람은 누군가를 그리며 산다』 『약속』 『허형식 장군』 『용서』, 산문집으로 『비어 있는 자리』 『일본기행』 『안흥 산골에서 띄우는 편지』 『백범 김구 암살자와 추적자』, 역사유적 답사기로 『항일유적 답사기』 『누가 이 나라를 지켰을까』 『영웅 안중근』 등이 있다. 사진집으로 『지울 수 없는 이미지』(1∼3) 『나를 울린 한국전쟁 100 장면』 『사진으로 엮은 한국독립운동사』 『개화기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미군정 3년사』 등을 엮었다.

목차

첫째 마당 36년 만에 찾아오다
나는 그의 선생이다
흔들리며 피는 꽃
마지막 수업
교사의 말 한마디
뉴욕에서 만난 제자
정치는 최고의 예술이다
어느 행복한 날
36년 만에 찾아오다
이제 빚지고 살지 맙시다
하늘 보고 웃지요
카페 간세다리

둘째 마당 그의 편지에서 내 필체를 보다
비어 있는 자리
자네를 대할 면목이 없네
그의 편지에서 내 필체를 보다
그때 자장면 한 그릇 사줬더라면
조국을 위해 봉사해다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양보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막상 닥쳐봐야 안다
때를 기다려라
노총각의 웃는 모습
다시 만나면 더 반갑다

셋째 마당 한 번만 더
미운 오리 새끼
길 잃은 어린 양
다섯 번의 만남
성자가 된 제자
우정이 있는 그림
나의 소명
아내의 말 한마디
깨진 유리창
사제 동행 일본 기행
한 번만 더
Perhaps Love

넷째 마당 묵시록
묵시록
전갱이 선생님
하늘로 띄우는 편지
단벌 신사
캐나다의 하늘 아래
고고한 선비
너희들의 시대가 올 것이다
계란부침개
내 인생의 향도등
고사리마을 할머니
사람의 향기
겨레말의 스승

마무리글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책 속으로

그 몇 해 후 꼬리를 물던 교내 도난 사고의 주범이 잡혔습니다. 주범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학교 청소부였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무척 괴로웠습니다. 물론 저는 그때 그 학생들에게 문이 잠긴 남의 반 교실 창 넘은 것을 탓하며 두들겨 팼지만 그때 그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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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몇 해 후 꼬리를 물던 교내 도난 사고의 주범이 잡혔습니다. 주범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학교 청소부였습니다. 저는 그때부터 무척 괴로웠습니다. 물론 저는 그때 그 학생들에게 문이 잠긴 남의 반 교실 창 넘은 것을 탓하며 두들겨 팼지만 그때 그 학생들은 얼마나 억울하고 괴로웠겠습니까?
그때 저에게 매를 맞은 이 아무개는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는 말처럼 몇 해 전 어느 목욕탕에서 하필이면 피차 벌거벗은 채로 만났습니다. 그때 제가 지난 잘못을 정중히 사과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벌써 다 잊었는데요.”
그는 음료수 한 병을 사서 건네고는 온탕으로 들어가고 저는 목욕탕 밖으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 제자 배 아무개에게는 전화로만 사과했을 뿐, 여태 직접 만나 사과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그에게 깊이 사죄합니다. 혹 오늘 그가 참석치 못하였다면 여러분들이 꼭 전달해주시고, 누구든 그와 내가 별도로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마련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때때로 사진첩을 들추면서 여러분과의 추억을 떠올리면 언제나 그립고 즐겁습니다. 하지만 재직 시절 잘못한 기억이 떠오르면 무척 마음이 아프고 교단에 선 게 매우 부끄럽습니다.
(100쪽)

이튿날 아침, 집에서 창호지와 풀을 챙겨 가방에 넣고 평소보다 조금 더 일찍 출근했다. 교문에서 곧장 교실로 간 뒤 문을 열자 깨진 유리창은 이미 예쁜 종이로 말끔히 메워져 있었다. 누가 새벽같이 등교하여 이런 착한 일을 했을까? 교실을 둘러보니 대여섯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었다.
“애들아, 누가 창문을 이렇게 예쁘게 메웠니?”
“…….”
교실의 학생들은 서로 얼굴만 바라보며 웃을 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조회 시간에 창문을 바른 사람을 물어도 자기가 그랬다고 나서는 학생이 없었다. 나는 그날 하루 참 흐뭇하게 보냈다. 그날 종례 시간에 창문을 메운 익명의 학생을 한껏 칭찬하면서 착한 일은 하고도 드러내지 않는 게 더 값지다는 말과 함께, 하늘에 계신 분은 남모르게 하는 착한 일을 하는 사람을 더 좋아한다는 말을 했다.
“선생님 말씀 한마디가 아이들 앞날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날 이후 걔는 더욱 봉사하는 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이렇게 그날 일을 말씀드리는 것도 걔가 알면 엄마는 주책이라고 나무랄 것입니다.”
“아, 네. 저도 그날 참 기분이 좋았고, 지금도 지난해 학급 학생들을 무척 좋아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도 그가 어디에선가 남모르게 착한 일을 하며 살아가리라 믿고 있다.
(169~170쪽)

“학교 다닐 때는 남의 신세를 질 수도 있는 거야.”
선생님은 당신 집에서 같이 지내자고 말씀했지만, 나는 고마운 제의를 끝내 사양했다.
나는 또다시 선생님을 불편하게 해드렸다. 주로 등록금 때문이었다. 선생님은 다른 학생보다 나에게는 무척 관대했다. 소풍 때도, 수업이 늦게 끝난 날 청소 때도 선생님의 배려로 신문 배달에 지장이 없었다.
내가 모교 교사로 부임하자 선생님은 이미 퇴직하였다. 그 무렵에는 선생님의 고마움을 미처 절실히 못 깨달은 탓으로 나는 애써 선생님을 애써 찾지 않았다. 그 뒤 나의 교단 경력이 더해갈수록, 선생님이야말로 참으로 훌륭한 분이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그때마다 나의 배은망덕이 부끄럽기만 했다. 나도 교단에 선 이래 담임을 여러 번 했고, 때때로 가정 사정으로 중도에서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있었지만, 나는 지난날 선생님처럼 선뜻 그런 온정을 베풀지 못했다. 나는 때때로 고1 때 담임 이종우 선생님이 생각날 때마다 몹시 부끄러움을 느낀다. 사도를 제대로 걷지 못했다는. (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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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중학 시절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감명을 받았던 한 소년은 어느덧 자신의 교단을 떠나 그의 『마지막 수업』을 펼쳐낸다. 작가는 “흐르는 세월은 쏜 화살처럼 빠르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며 주변을 정리하던 중에 그간 교사생활의 이야기를 엮었다.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중학 시절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에 감명을 받았던 한 소년은 어느덧 자신의 교단을 떠나 그의 『마지막 수업』을 펼쳐낸다. 작가는 “흐르는 세월은 쏜 화살처럼 빠르다”는 말을 몸소 체험하며 주변을 정리하던 중에 그간 교사생활의 이야기를 엮었다.
첫째 마당 ‘36년 만에 찾아오다’ 묶음에서는 졸업 후 오랜만에 만난 제자들과의 인연을 그렸고, 둘째 마당 ‘그의 편지에서 내 필체를 보다’에서는 지나버린 시간만큼이나 쌓인 아픈 추억에 대한 회고를 통해 반성 및 참회의 이야기를 엮었다.
셋째 마당 ‘한 번만 더’에서 작가는 교단에서 만난, 가슴이 저미도록 그리운 제자들의 이모저모를 그렸다. 넷째 마당 ‘묵시록’에서는 어리고 무지몽매했던 시절에 만났던 여러 스승들이 주신 지혜와 깨우침으로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날 수 없는 선생님들을 향한 그리움을 달랜다.
소설과 산문, 사진집까지 마흔 권이 넘는 책을 펼치며 세상에 족적을 남긴 작가는 『마지막 수업』을 통해 선생으로서 자신의 생애를 반추한다. 이제는 ‘고사목’처럼 뭇 생명들의 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그는 비로소 아름다운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그려내는 것이 자신의 소명임을 느끼며 이 책을 펴낸다.

[‘마무리글’ 중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소중한 인연은 아마도 사제(師弟) 간일 것이다. 왜냐하면 인류의 역사와 문화는 이 사제 관계로 이어오고 발전했기 때문이다. 나는 학교에서 학생으로 16년 동안 고매한 스승의 가르침을 받았고, 이후 그 덕행과 인품을 우러르며 살아왔다. 또 나는 교사로 학교에서 33년 동안 싱그럽고 풋풋한 청소년들을 가르치며 살아왔다.
진정으로 나를 사랑해주고 앞날을 이끌어주셨던 그 은사님을 지금도 만날 수만 있다면 어디까지라도 달려가 안기고 싶다. 또한 교실에서 만난 순수한 어린 영혼들이 내 곁으로 다가온다면 그들을 껴안아주고 싶다. 그들의 초롱초롱한 눈매, 개울물 소리와 같은 청아한 글 읽는 소리,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노래들은 늘 내 머릿속에 남아 이 황혼길에도 외롭지 않다.
나는 이즈음도 깊은 밤이면 그들의 영혼과 교감하면서 자판을 두들긴다. 그 순간 나는 순수해지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해진다. 순수한 것은 아름답다. 영국 시인 존 키츠는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이라고 노래했다. 나는 그들이 있었기에 영원한 기쁨 속에 살고 있다.
이제 나는 남은 삶을 덤으로 생각하면서 건강하게 살아 있는 한 이제까지 경험하고 깨달은 모든 진리와 진실과 지혜들을 다음 세대에 진솔히 남기고자 한다. 몇 해 전 여행길에서 제 수명을 다한 고사목(枯死木)을 보았다. 그 고사목은 시내를 가로질러 쓰러진 뒤 뭇 생명들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제 나도 그런 고사목으로 내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싶다. 세대와 세대를 잇고, 지역과 지역을 이어주고, 나라와 나라를 이어주는 그런 다리로.
이 책에 실린 한 편 한 편의 글들이 누구에겐가 옛날 훈장의 ‘마지막 수업’과 같은 느꺼움과 함께 누구나 이 세상에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아름다운 사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아름다운 사람을 보는 기쁨은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기쁨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참 아름답다. 나는 그들이 있었기에 늘그막에도 기쁨 속에 살고 있다. 학교에서 순수하게 만났던 모든 분에게 감사하면서 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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