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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 최후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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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쪽 | A5
ISBN-10 : 8993952078
ISBN-13 : 9788993952070
잉카 최후의 날 [양장] 중고
저자 킴 매쿼리 | 역자 최유나 | 출판사 옥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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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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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잉카 제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는가? 잉카 문명에 관한한 독보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저자, 킴 매쿼리가 잉카 멸망사를 승자의 눈이 아닌 잉카와 스페인 양측의 시각에서 동등하게 바라보며 새롭게 재조명한 책. 아마존 강 유역에서 잉카 제국을 기억하고 있는 요라(yora)라는 부족을 찾아내면서 새로운 사료를 접하게 된 저자가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비교, 분류해 가장 진실한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여기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웅들, 피사로나 알마그로, 아타우알파, 망코 잉카, 또 그들과 함께 역사를 만들어간 다양한 인물들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저자소개

저자 : 킴 매쿼리
킴 매쿼리는 작가, 인류학자,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자로 시베리아, 파푸아뉴기니, 페루 같은 색다른 지역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을 만들어 에미상을 네 번이나 수상했고, 덴버 영화제, 뉴욕 영화제, 잭슨 홀 야생 동·식물 영화제 등에서 많은 상을 받았다. 페루에서 5년간 살며 페루에 관한 책 《안데스 산맥과 아마존 강이 만나는 곳Where the Andes Meet the Amazon》 《아마존 강의 낙원Peru’s Amazonian Eden》 《안데스 산맥의 귀한 동물들Gold of the Andes》을 집필했고 《잉카 최후의 날》에 등장하는 지역들을 탐험했다. 당시 아마존 강 유역에 거주하던 요라Yora라는 부족과 함께 지내면서 원주민들을 가까이에서 촬영하게 된 저자는 요라족이 잉카 제국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는 이들과의 만남을 계기로 연구에 착수하고 《잉카 최후의 날》을 집필하게 되었다. 현재는 페루, 태국, 미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잉카 최후의 날》은 2008년 Kiriyama Prize에서 ‘주목할 만한 책’으로 선정되었다.

역자 : 최유나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에서 공부했으며, 현재는 ‘펍헙 번역그룹(www.pubhub.co.kr)’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폼페이의 마지막 시간: 사이언스 아이 시리즈》(전 36권 중 18권) 《미셸 오바마 스타일》 《다니엘》 《스키니 비치》 《위대한 작은 발걸음》 《브렌다 킨셀이 제안하는 패션 메이크오버》 《업 무비스토리북》 《업-러셀의 모험》 《그 많던 공룡은 다 어디로 갔을까?》 《남자는 왜 화를 잘 내고, 여자는 왜 따지기를 좋아할까?》 《포켓 차이나 아틀라스》 등이 있다.

목차

1. 발견
2. 무기를 든 기업가
3. 안데스 산맥의 초신성
4. 제국의 충돌
5. 황금이 가득한 방
6. 황제를 위한 진혼곡
7. 꼭두각시 황제
8. 반란의 전조
9. 위대한 반란
10. 안데스에서의 죽음
11. 외눈박이 정복자의 귀환
12. 안티스의 영역
13. 빌카밤바: 게릴라 도시
14. 피사로 형제들의 최후
15. 잉카의 마지막 저항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피사로의 잉카 정복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1,000만 인구를 거느린 잉카는 정말 168명의 피사로 군에 의해 멸망했는가?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잉카는 정말 저항조차 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부족이었는가? 승자의 기록 너머에 숨어있던 잉카...

[출판사서평 더 보기]

피사로의 잉카 정복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1,000만 인구를 거느린 잉카는 정말 168명의 피사로 군에 의해 멸망했는가?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잉카는 정말 저항조차 할 줄 모르는 어리석은 부족이었는가?
승자의 기록 너머에 숨어있던 잉카의 진실을 추적한다!

1532년 11월 16일,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이끄는 168명의 스페인 군대는 남아메리카의 카하마르카에서 8만 명의 잉카 군과 맞선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이 스페인 군은 7,000명이나 되는 원주민을 학살하고 잉카의 황제 아타우알파를 생포한다. 태어난 지 90년 밖에 안 된 제국의 싹을 싹둑 잘라버리게 되는 스페인과 잉카의 첫 충돌, 16세기 두 나라 사이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하이럼 빙엄 이후 잉카 문명에 관한한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잉카 최후의 날》의 저자 킴 매쿼리는 승자의 역사인식에서 벗어나 잉카의 역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균형 있게 조명해 내고 있다. 아마존 강 유역에서 잉카 제국을 기억하고 있는 요라yora라는 부족을 찾아내면서 새로운 사료를 접하게 된 저자는 잉카와 스페인 양측의 시각에서 쓰인 수많은 역사적 사실들을 비교하고 분류하고 차례로 정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첫 식민지 정책을 펼친 정복자들과 잉카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던 잉카원주민들의 치열한 삶을 똑같은 무게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남아메리카에서 초신성처럼 출현한 잉카와 그 광대한 땅을 보전, 확장하기 위해 노력했던 여러 잉카 황제들의 족적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페인의 침략으로 잉카가 허무하게 몰락하는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도 생생하게 목격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그동안 역사에서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잉카 문명에 대한 다양한 오해들을 지적하며 우리가 몰랐던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잉카의 어린 황제가 대규모 반란군을 이끌고 스페인 병사들과 맞서 싸웠다는 것, 그들을 거의 소탕할 뻔했었던 것, 아마존 밀림 속에 들어가 비밀의 도시 빌카밤바를 세운 뒤 그곳에서 스페인군을 물리치며 약 36년 동안 치열한 게릴라전을 계속해나갔다는 것 등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페인군과 잉카군의 전투까지 새롭고 신선한 시각으로 전하고 있다. 여기에 황금에 대한 인간의 욕망,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는 신세계를 차지하기 위해 피사로 형제들과 디에고 데 알마그로가 벌이는 싸움, 외부의 적보다 황위를 빼앗으려는 내부의 적을 더 두려워한 잉카의 황위 다툼 등 국가와 국가 간의 큰 전쟁 속에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팽팽한 갈등관계까지 상세하게 그려낸다. 저자는 시간의 족적을 따라 전개되는 연대기식 해설을 따르고 있지만 정보만 주고 사라지는 건조한 역사 서술을 부정하고, 역사 속 실제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묘사하면서 왜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신세계로 향할 수밖에 없었는지, 잉카는 왜 빌카밤바에서 부활을 도모하는데 실패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 주고 있다.

피사로의 잉카 정복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가?
1522년 피사로는 잉카에 한번 들어갔던 경험이 있는 탐험가로부터 잉카 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마침 그때 코르테스의 멕시코 정복 소식을 듣고 흥분해 있던 피사로는 즉시 잉카 제국의 정복을 결심한다. 1524년 그의 첫 번째 원정대가 파나마를 출발, 콜롬비아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갔지만 큰 성과 없이 실패로 끝났다. 1526년의 두 번째 원정에서는 금과 라마, 인디언 몇 사람을 데리고 귀환하는 데 그쳤다. 1528년에 스페인으로 돌아온 그는 여왕으로부터 페루 정복에 대한 권리를 허락받는다. 1531년 피사로는 세 번째 원정을 떠나는데 그때 그의 나이 56세였다. 마침내 피사로 군은 1532년 11월 15일 카하마르카에 도착했다. 다음날 피사로의 요구에 의하여 아타우알파 황제는 대군을 배후에 남겨둔 채 5000명만을 데리고 피사로와의 회견을 위해 찾아온다. 피사로는 이 기회를 노렸다. 아타우알파 황제와 그의 비무장 보위대에 대하여 피사로는 공격을 명령했다. 싸움이라고 하기보다는 대량 학살이 시작되었고 그것도 겨우 30분 만에 끝났다. 스페인 군은 한 명의 사망자도 없었다. 피사로의 전략은 적중했다. 잉카 제국은 중앙집권제여서 모든 권위는 반신으로 추앙되는 잉카 또는 황제로부터 나오고 있었다. 그 황제가 포로가 되어 버렸으니 원주민 부대는 침입해 오는 스페인 군에 반격을 가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아타우알파 황제는 몸값으로 방 한가득 황금을 채워주겠으니 자신을 풀어달라고 간청한다. 황금을 챙긴 뒤 피사로는 2~3개월 뒤에 황제를 처형하고 말았다. 1533년 11월 아타우알파를 생포한 지 1년 만에 피사로는 한 번의 대접전도 없이 잉카의 수도 쿠스코에 무혈입성 했다. 거기에서 피사로는 자신의 꼭두각시 황제로 망코 잉카를 추대한다. 1536년 망코 잉카 황제가 도주하여 스페인 군에 대한 반란군을 결성했다. 반란군은 한때 스페인 군을 리마와 쿠스코에서 포위하기도 하는 등 선전했으나 그 다음해에 바로 진압당했다. 잉카 반란군과 대치하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 도중에 피사로는 정복군 동지와의 갈등으로 내부분열까지 겪게 된다. 피사로의 잉카 정복에 참가하여 큰 공을 세운 협력자 알마그로가 결국은 피사로와의 불화로 반란을 일으켜 자기 몫의 전리품을 요구하다가 처형되었다. 그러나 그의 처형으로 반란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1541년 알마그로를 지지하는 일단의 사람들이 리마에 있던 피사로의 궁전에 잠입하여 66세의 노지도자를 살해했다. 피사로가 쿠스코 시에 입성한 지 8년만의 일이었다.

잉카가 몰락한 진짜 이유
장장 4,000킬로미터가 넘는 대륙에 1,0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거느리던 대제국 잉카가 완전히 몰락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1. 남미에는 불행하게도 소와 말같이 구대륙에는 흔한 동물이 없었다. 기껏해야 길들이기 힘든 야마와 고급 의류의 원료인 비쿠냐, 알파카 등이 전부였다. 오랫동안 가축들과 함께 생활해온 구대륙인들은 이들이 옮기는 병균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다. 구대륙 사람과 접촉하여 죽은 신대륙인의 절대 다수는 병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결국 길들일 짐승이 별로 없었던 것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운명을 결정한 것이다.

2. 잉카가 멸망한 또 다른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강철과 총의 부재였다. 은광과 금광은 많았지만 정작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철광은 드물었고 그 결과 무기는 석기시대 수준을 넘지 못했다. 아무리 숫자가 많다 하더라도 화력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3. 잉카인들에게는 문자가 없었다. 이들이 사용하던 키푸는 밧줄과 끈의 매듭을 이용하여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스페인 사람들보다 정보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고, 전투가 발생했을 시 의사소통을 주고받기도 어려웠다. 잉카인들은 국경선 너머 세상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스페인이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해 연안을 점령한 사실도 몰랐으며 유럽이나 나머지 세계의 역사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적을 알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잉카인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4. 스페인이 들어오기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잉카는 안데스 산맥 기슭에 살던 조그만 부족의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15세기 초 파차쿠티 대에 와서 주변 부족을 정복, 에콰도르에서 칠레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잉카에 무릎 꿇고 조공을 바쳐야 했던 수많은 부족들은 이들의 폭정에 반발, 스페인 군대가 오자 반 잉카의 선봉에 섰고 이것이 잉카 몰락을 앞당긴 것이다.

생생하게 살아나는 잉카 최후의 날, 그 치열했던 전투의 서막
잉카는 왜 그렇게 허무하게 멸망했는가? 스페인 정복자 군대가 그렇게 강했는가? 라는 의문이 들 때쯤 저자는 잉카전사들과 스페인 군대의 무기를 상세하게 비교 설명해 준다. 20만 잉카 전사들이 채 200명도 안 되는 스페인 군대에 허무하게 당할 수 있나? 라는 물음에도 사료를 제시하며 빌카밤바를 중심으로 펼쳤던 36년여의 게릴라전까지 수많은 전투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해준다.

첫 번째 충돌: 카하마르카 전투
1532년 11월 16일 토요일 아침, 카하마르카의 광장 안에는 무장한 스페인 병사 168명이 있었다. 그들은 건물 안에 숨어 잉카군이 광장 안으로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아타우알파 황제와 그가 이끄는 5,000~6,000명의 잉카군이 출입구가 두 개밖에 없는 광장 안에 들어서자 광장이 금세 복잡해졌다. 보병, 기마병, 포병으로 나뉘어 있던 스페인군은 공격신호가 울리자 한 명이라도 더 죽일 태세로 날카로운 단검과 장검, 창을 휘두르며 잉카인들을 사정없이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튀어나온 스페인 병사들이 잉카군을 한방에 쓰러뜨리자 극심한 공포에 휩싸인 잉카인들은 좁은 광장 입구로 몰려들었고 서로 밟고 밟히며 탈출하려고 아우성이었다. 잉카군은 당황한 나머지 이렇다 할 저항 한번 해보지 못하고 전멸했고, 아타우알파 황제도 프란시스코 피사로에게 생포되었다. 거대 제국 스페인과 잉카의 첫 충돌은 이렇듯 허무하게 끝이 났고 이때부터 잉카인은 스페인의 지배를 받게 되었다.
_4장 제국의 충돌

저항의 시작: 쿠스코 전투
스페인인에 의해 꼭두각시 황제 자리에 오른 망코 잉카. 그러나 그들이 끝없이 황금을 요구하는 것도 모자라 망코의 아내이자 잉카의 여왕인 쿠라 오크요까지 요구하자 드디어 스페인인들을 잉카 땅에서 몰아내기로 결심한다. 잉카군 20만 명을 모아 쿠스코를 포위한 망코 잉카는 1536년 5월 6일, 쿠스코를 지휘하던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동생들, 에르난도 피사로와 후안 피사로, 곤살로 피사로를 포함한 196명의 스페인군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돌과 창, 활을 퍼부으며 스페인군을 몰아붙이던 잉카군은 짚으로 만든 지붕에 불을 붙이며 적들을 더욱 큰 궁지로 몰아넣었다. 맹렬한 잉카군의 공격에 밀리던 스페인군은 순투르 우아시와 아툰 칸차라는 두 건물에 고립되고 만다. 지붕에 불이 붙어 싸우지 않으면 앉아서 죽을 수밖에 없던 스페인군은 죽기 살기로 잉카군과 맞서고 강철 투구와 갑옷으로 공격을 막고 날카로운 강철 칼로 공격해 “한번 공격할 때마다 원주민들이 150명에서 200명을 쓰러”뜨렸다. 잉카군의 수가 월등히 많았음에도 전쟁이 벌어지면 늘 잉카군에는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스페인 군대에는 사망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쿠스코 전투 후 원주민 사망자 수는 2,000명에서 4,000명까지 늘었으나 스페인군의 사망자는 대략 35명 정도에 그쳤다. 스페인군은 이런 전쟁무기의 우월성을 바탕으로 자신들 편에 붙은 원주민 동맹군들의 협조를 받으며 쿠스코를 지켜나갔다. 수십 만 명의 전사들을 모아 9개월간 쿠스코를 포위하며 공격했지만 결국 200명이 채 안 되는 스페인군을 무찌르지 못하고 결국 잉카군은 쿠스코에서 철수하고 만다.
_9장 위대한 반란

잉카의 승전: 키소 유판키 장군의 등장
1536년 5~6월 두 달 동안 스페인의 전운은 곤두박질쳤고, 잉카의 사기는 급격히 상승했다. 스페인군이 4년 전 페루에 도착한 이래 처음으로, 잉카의 한 장군이 네 개 부대를 섬멸했다. 그 잉카 장군의 이름은 키소 유판키였다. 유판키 장군은 스페인 군대의 우수한 기동력과 속도가 무기력해지는 험한 지형에서 공격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일단 스페인 병사들이 깊고 좁은 협곡으로 들어가도록 놔둔 다음 잉카의 대군으로 입구와 출구를 막았다. 그리고 언덕바지에서 커다란 돌들을 아래로 마구 던져 전멸시켰다. 망코 잉카는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유판키 장군에게 프란시스코 피사로가 있는 리마를 함락시키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해안 도시인 리마에서는 언덕을 이용할 수 없어 기마대에게 공격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닷새 동안 리마를 포위해 공격하던 유판키는 리마를 빨리 파괴하고 돌아가 망코 잉카를 도와야 한다는 생각에 자신이 직접 공격을 이끌고 마지막 결전을 벌인다. 하지만 평지로 들어온 잉카군은 스페인 기마대에 패하고 유판키 장군 또한 이곳에서 목숨을 잃고 만다. 잉카와 스페인 전술의 다른 점 중 하나는 잉카 중군과 그의 사령관들이 앞에서 공격을 이끈다는 것이었다. 사령관은 앞에서 전사들의 사기를 북돋웠는데 이는 공격을 지휘하는 사령관이 가장 공격받기 쉬운 곳에 선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스페인 사령관들은 보통 뒤에서 전투를 지휘했다. 결국 유판키 장군은 앞에 나서 전사들을 지휘하다 공격당해 사망했고, 사령관을 잃은 전사들은 사기를 잃고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말았다.
_10장 안데스에서의 죽음

게릴라 전투
망코 잉카는 스페인군을 피해 안데스 고원에서 내려와 지대가 낮은 열대우림 속 빌카밤바에 새 수도를 건설한다. 비록 후퇴하기는 했지만 그는 스페인 침략자들을 잉카 땅에서 내쫓기 위해 계속 노력하기로 결심한다. 망코 잉카는 자신을 따르는 잉카 사람들에게 파발을 보내 스페인군에게 저항하자고 촉구했다. 하지만 망코 잉카는 불과 몇 년 전과 상황이 너무 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에게는 더 이상 쿠스코를 함락하기 위해 소집했던 만큼의 대규모 군대가 없었다. 그의 군대는 훨씬 작아졌고, 그 규모 때문에 스페인 병사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은 피해야 했다. 따라서 망코의 전사들은 매복해 있다가 잉카의 주 도로를 지나는 스페인 사람들을 공격한 뒤 재빨리 사라지는 방법을 택했다. 따라서 잉카 원주민들은 리마나 그밖에 다른 지방에서 물건을 가지고 오는 스페인 상인들을 공격해 물건을 빼앗고 상인들을 그 자리에서 죽이거나 생포한 뒤 잔인한 방법으로 고문했다. 망코는 스페인군에게 암살당할 때까지 간헐적인 게릴라 전투를 벌이지만 반란의 기세는 점점 약해져만 갔다.
_13장 빌카밤바: 게릴라 도시

잉카 최후의 저항
망코 잉카가 암살당한 뒤 그의 아들 사이리 투팍이 황제의 자리에 오른다. 하지만 당시 사이리 투팍은 겨우 아홉 살이었기 때문에 그 뒤 십 수년간 섭정이 행해진다. 스무 살이 되어 섭정에서 벗어난 진정한 왕이 되었을 때 사이리 투팍은 스페인군에게 저항하기는커녕 그들의 회유에 넘어가 빌카밤바를 버리고 쿠스코로 떠나버린다. 그 뒤 황제가 된 망코 잉카의 또 다른 아들 티투 쿠시는 잉카의 부활을 꿈꾸며 다시 세력을 규합하지만 병에 걸려 갑자기 죽고 만다. 티투 쿠시의 뒤를 이어 황위에 오른 투팍 아마루는 스페인 사람이라면 그 누구도 빌카밤바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며 폐쇄적인 정책을 펼친다. 새롭게 페루의 부왕으로 부임한 프란시스코 데 톨레도는 어떻게든 잉카의 독립 왕국을 없애리라 결심하고 빌카밤바로 쳐들어가 도망치는 황제 부부를 사로잡는다. 그리고 결국 1572년 9월, 망코 잉카가 반란을 시작한 지 36년 만에 잉카의 마지막 황제 투팍 아마루가 세상을 뜨면서 잉카 반란의 싹이 뿌리 채 뽑히게 된다.
_15장 잉카의 마지막 저항

피사로가 잉카로 간 까닭은?
황금을 찾아서

잉카의 불운은 그들이 갖고 있던 황금과 은이 우연히도 16세기 유럽의 통화 단위와 똑같았다는 데 있었다. 당시 금의 가치가 대략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려면 1530년대 스페인 선원의 평균 임금을 살펴보면 된다. 당시 선원들은 목숨을 걸고 바다에 나가는 대가로 대략 1년에 평균 금 2분의 1파운드를 받았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금 4파운드로 작은 범선 한 척을 살 수 있었고, 바다에서 20년 동안 뼈 빠지게 고생하면 금 10파운드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런데 카하마르카 전투에 참여했던 기병이 각각 은 180파운드와 22.5캐럿의 금 90파운드를 하사받았으니 신세계 정복에 나가면 일반 선원의 180년 치 봉급은 너끈히 넘는 금을 벌 수 있었던 것이다. 즉 이들에게 ‘정복’이란 모험의 문제가 아니라 평생 일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각오가 된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사업’이었다. 사람을 살해하고, 재물을 약탈하고, 문명을 파괴하는 이들은 무기를 손에 든 기업가였다. 이들은 빼앗은 잉카 제국의 보물과 예술품들을 뜨거운 용광로 속에 던져 네모난 금괴로 바꾸어갔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잉카의 금은 제품들이 희귀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신분상승을 꿈꾸며
구두 수선공, 재단사, 선원, 대장장이, 목수, 상인 등 스페인에서 낮은 신분계층에 속했던 사람들은 잉카를 정복한 뒤 잉카 계급피라미드의 상위권에 오를 수 있었다. 따라서 스페인에 있어봤자 아무런 희망도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신세계로 떠나는 배 위에 올랐던 것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프란시스코 피사로다. 스페인에서도 가장 척박한 지역인 엑스트레마두라 출신이었던 피사로는 촉망받는 기마대 대위였던 아버지와 농부출신 하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와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피사로는 아버지 집에서 함께 살 수 없었고, 장남으로서 공식적인 교육도 받지 못했으며 아버지의 소유지도 물려받지 못했다. 법적 인정을 받지 못한 출생의 상처와 소년 시절 으리으리한 아버지 집에서 살고 싶었던 무의식적 욕망 때문에 피사로의 야망은 점점 더 커졌고, 그 야망 덕분에 피사로는 대륙과 신세계를 통틀어 가장 큰 제국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책에 보내는 찬사>
★★★★★ 그야말로 최고 수준의 역사 참고서! 역사 속 주인공들의 결정적인 순간을 그대로 담아낸 야망의 역작.
-북리스트

★★★★★ 독자를 빠져들게 하는 매혹적인 이야기. 《잉카 최후의 날》은 소설이다.
-세인트 피터스버그 타임즈

★★★★★ 작가의 직접적인 서사 방식이 5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어 현대에 되살려내고 있다. 잉카의 금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작품!
-히스토리 매거진

★★★★★ 세심한 조사와 호소력 짙은 스토리텔링이 돋보이는 수작
-내셔널 지오그래픽 트래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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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선애 님 2010.01.26

    정의란 오직 동등한 힘을 가진 나라 사이의 문제입니다. 강대국은 그에 상응하는 위세를 떨치고 약소국은 응당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 투키디데스... (P.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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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정욱 숭실대 문창과 교수는 자신의 독서법을 ‘적독(積讀)’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 저 책 마음에 드는 책들을 사서 쌓아두고 ...

    남정욱 숭실대 문창과 교수는 자신의 독서법을 ‘적독(積讀)’이라고 표현한다. 이 책 저 책 마음에 드는 책들을 사서 쌓아두고 있으면서 수시로 표지나 목차를 살펴보다가 어느날 ‘이 책이 왜 내 책장이 있지?’하면서 필(feel)에 꽂히면 그때 읽는다는 것이다.
    내 독서법도 마찬가지다. 수시로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나가 책들을 살펴보다가 눈길을 끄는 책이 있으면 인터넷교보문고나 알라딘의 내 계정 ‘보관함’에 올려놓는다. 도저히 견딜 수 없이 읽고 싶으면 바로 사지만, 대개는 그런 상태로 잊고 지내다가 요즘처럼 할인행사를 많이 할 때 책을 산다. 그리고 책장에 꽂아두었다가, 어떤 계기가 있으면 ‘아, 그 책이 내게 있었는데...’라면서 책을 찾아 읽는다.

    어제 읽은 <잉카 최후의 날>도 마찬가지다. 프란시스코 피사로의 잉카 정복과 잉카의 저항을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처음 서점에 나왔을 때부터 마음에 담아 두었던 책이다. 내 역사지식의 공백을 메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얼마 전 알라딘에서 50%할인으로 구입했는데, 마침 tvN에서 윤상, 이적, 유희열의 마추픽추 등 페루 여행을 다룬 ‘꽃보다 청춘’을 방송했다. 당연히 이 책을 떠올렸고, 어제 하루 종일 이 책을 읽었다. 610페이지에 달하는 책인데 8시간여 만에 다 읽었을 정도로 술술 읽혔다. 프란시스코 피사로와 그의 형제들, 그의 참모인 알마그로, 잉카의 황제인 아우타알파와 망코 잉카 등의 캐릭터가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피사로가 1532년 잉카제국에 침공했을 때, 그가 거느린 병력은 168명에 불과했다. 반면에 잉카제국은 병력 8만 명, 인구 1000만 명, 국토 길이는 4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대제국이었다. 지금의 에콰도르, 페루, 칠레에 이르는 땅이다.
    이런 대제국이 어떻게 불과 168명에 불과한 소수의 침략자들에게 멸망당했을까? 그 답은 제러미 다이아몬드의 <총,균,쇠>에 있다. 이 책은 잉카제국이 어떻게 총, 균, 쇠에 의해 유린당했는지를 TV다큐멘타리를 보는 듯이 그려낸다.잉카제국은 금세공, 건축, 천문 등에서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 석기 내지 청동기 문화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무기는 곤봉이나 구리 도끼, 원시적인 활 등을 갖고 있을 뿐이었다. 때문에 대포와 화승총으로 무장한 보병과, 그들이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말 위에 올라 칼을 휘둘러대는 기병을 당해낼 수 없었다. 잉카의 황제 아우타알파가 피사로의 포로가 되었을 때, 불과 1~2시간 만에 6000~7000명의 잉카 병사들이 도륙당한 반면 에스파냐군은 단 한 명도 죽지 않았다는 사실은 양측의 힘이 얼마나 차이가 났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여기에다 유럽에서 전해진 천연두, 장티푸스 등 각종 전염병은, 이러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전혀 없었던 아메리카대륙에 치명적인 재앙이 됐다. 특히 천연두는 잉카제국의 운명을 결정지었다. 아우타알파의 아버지인 우이아나 카팍 황제가 천연두로 사망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통치력을 발휘했던 우이아나 카팍이 천연두로 급서한 후, 그의 아들 아우타알파(서자)와 우아스카르(적자)는 3년여에 걸친 내전을 벌였고, 이는 외세의 침략에 대한 대응력을 떨어뜨렸다.


    총,균,쇠 외에도 잉카제국의 멸망을 촉진한 요인들이 있다. 하나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입각한 에스파냐의 식민지 개척정책이고, 둘째는 외부세계에 대한 무지, 셋째는 잉카제국의 내부분열이다.


    첫째, 피사로 등 초기 식민지 개척자들은 에스파냐의 철저한 신분제 질서 아래서 상승의 기회가 막힌 서출, 변방 출신자, 평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신대륙으로 건너온 이들은 에스파냐 국왕의 통제를 받는 관료나 군인이 아니었다. 이들은 일종의 합자회사인 ‘콤파니아’를 설립, 식민지를 정복하고 약탈해서 수익을 나누어가졌다. 자기 몸뚱이만 제공한 사람, 자비로 갑옷과 화승총을 장만해 들어 온 사람, 말을 가지고 기병으로 들어온 사람, 거기에 더해 상당한 금품까지 투자한 사람들이 자기들이 투자한 몫에 비례해서 수익을 배분받았다. 일찌감치 신대륙으로 건너와 입신한 피사로는 초기 식민지 개척자들이 카리브해와 중앙아메리카 등을 차지한 후 눈을 남으로 돌렸고, 거기서 ‘대박’을 터뜨렸다. 물론 피사로의 ‘대박’은 잉카인들에게는 대재앙이었지만, 하여튼 이 책은 초기 에스파냐 식민지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잘 설명해 준다.


    둘째, 잉카제국은 외부의 변화에 대해 철저하게 무지했다. 이미 에스파냐 세력이 카리브해 연안과 중앙아메리카에 뿌리 내리고 있었지만, 피사로의 침략군이 들이닥치기 전까지 그 존재 자체를 몰랐다. 외부세력에 대한 무지는 그들의 침략의도에 대한 오판과, 유화정책으로 이어졌고, 결국은 제국의 멸망을 가져왔다.

    잉카제국의 멸망을 가져온 세 번째 요인은 내부 분열이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피사로가 침략해 오기 직전, 잉카제국 내에서는 제위 계승을 둘러싼 피비린내 나는 내전이 있었다. 내전에서 승리한 아우타알파는 피사로의 포로가 된 상태에서, 내전에서 패한 후 압송되어 오던 우아스카르를 암살한다. 그에게는 피사로라는 외적보다는 제위 경쟁자인 우아스카르가 더 위협적이었던 것이다. 피사로는 아우타알파를 처형한 후 우아스카르의 동생인 망코 잉카를 허수아비 황제로 옹립하고, 아우타알파 계열의 장군들을 숙청한다. 이후에도 에스파냐의 꼭두각시 정권의 황제 자리를 놓고 내분이 계속된다.
    이는 장자상속제가 확립되지 않았던 것이 한 원인이었다. ‘실력’에 의해 제위를 계승하는 것은 잉카제국에서는 당연한 전통이었고, 때문에 내전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었다.
    황실 내부의 분열 못지않게 잉카제국을 구성하는 여러 종족간의 분열도 큰 문제였다. 잉카제국은 10만명에 불과한 잉카족이 나머지 990만명을 다스리는 체제였다. 게다가 잉카제국은 피사로의 침략 당시 발흥한 지 채 100년이 안 되는 신흥제국이었다. 때문에 공동체 내부에 일체감이 약했다. 잉카제국의 피라미드 통치체제 아래서 하층에 속했던 종족들은 기꺼이 에스파냐 침략자들이 앞잡이가 되었다.
    <맹자> (이루, 상)에 나오는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 공격한 뒤에 남이 공격한다(國必自伐 而後人伐之)’라는 말은 잉카제국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잉카제국의 멸망 과정은 한 국가나 민족이 전략적 판단을 잘못해서 한 번 자유를 잃으면 그 자유를 되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타우알파는 피사로의 포로가 된 후, 피사로의 뜻을 잘못 읽었다. 피사로가 자신이 정복한 땅에 영구정착해 지배자로 군림하려고 생각하기는커녕, 그에게 금은(金銀)을 잔뜩 안겨주면 물러갈 것이라고 오판한 것이다. 때문에 그는 피사로로부터 탈출하거나 반격하려는 시도를 일체 하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피사로는 후속 병력을 보강하면서 세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뒤늦게 이를 깨달은 아타우알파는 반격을 모색했지만, 그 결과는 죽음이었다.
    아타우알파의 뒤를 이어 괴뢰황제로 즉위한 망코 잉카도 마찬가지였다. 그도 온갖 수모를 감수하면서 금은보화는 물론 아내까지 내주지만, 에스파냐인들의 야욕을 충족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그는 즉위 3년 만에 수도 쿠스코를 탈출해 에스파냐에 저항하는 반란정권의 지도자로 변신한다. 그것은 위대한 각성이었지만, 너무 늦은 각성이기도 했다. 20만 명을 동원해서 싸움을 벌이고, 수천 수만 명의 목숨을 내놓아도, 에스파냐군 한 명을 죽이지 못하는 싸움이 이어진다. 나중에 가서 게릴라전으로 전투 양상을 바꾸면서 비로소 전과를 거두기 시작하지만, 이때는 이미 에스파냐인들은 수천 명으로, 다시 1만여 명으로 늘어난 다음이었다.


    아마 피사로가 아니었어도, 이미 카리브해 연안과 중앙아메리카에 자리를 잡은 에스파냐인들은 조만간에 잉카를 침략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즈텍이나 마야의 경우에서 보듯, 잉카의 운명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잉카멸망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국제정세에 대한 무지가 어떤 비극을 가져오는 지, 한 번 체제 내에 전복 세력이 자리를 똬리를 틀면 이를 제거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자신을 정복하고 말살하려는 자들을 금품으로 달래려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시도인지, 그리고 한번 자유를 잃으면 그 자유를 되찾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하는지, 아니 그 희생에도 불구하고 자유를 되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 잉카제국의 최후 | we**om | 2014.05.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제목 그대로 잉카 제국의 최후를 아주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남미 최대의 제국이 고작 168명의 피사로 무리들에 의해 멸망했...
    제목 그대로 잉카 제국의 최후를 아주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남미 최대의 제국이 고작 168명의 피사로 무리들에 의해 멸망했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정작 그 사건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이 책은 철저하게 파헤치고 있다. 그리고 그 멸망이 단순히 피사로에게 군사적으로 패한 이유뿐이 아니라 당시 잉카 제국의 내란 국면과 황제에 대한 백성들의 인식 등 다른 여러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빚어낸 결과임을 알려준다. 카하마르카에서의 파사로와 아타왈파의 역사적 대면!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으로 책을 보노라면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   2010년 9월 27일에 쓴 글   사실 나는 이 책의 리뷰를 쓸 자격이 없다. 611쪽의 ...
     
    2010년 9월 27일에 쓴 글
     
    사실 나는 이 책의 리뷰를 쓸 자격이 없다.
    611쪽의 두툼한 책을 완독할 여유가 없어서
    듬성듬성 건너 뛰며 읽었기 때문이다.
     
    168명의 스페인 군사들에 의해
    20만의 잉카제국의 전사들이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는
    비극이라기보다 우화같은 이야기가 너무도 허무해서 그 진실을 알고 싶었다.
    황제라는 아타우알파는 격렬한 저항 끝에 장렬하게 전사하기는커녕
    자신의 석방을 애걸하며 몸값으로 방안 가득히 황금을 채워주었다.
    그리고 끝내 처형된 모습에 비하면
    허망하게 나라를 내준 민망한 통치자로 보았던 고종황제가
    차라리 영웅으로 보였다.
    그는 그래도 헤이그에 밀사라도 파견하는 몸부림을 보이지 않았던가.
     
    그러나 잉카가 그렇게 쉽게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에 의해 꼭두각시 황제로 등극했던 망코잉카가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서
    반란의 선봉에 섰으며 36년간이 가열찬 저항을 전개했었다.
    무기력하게 일본에 투항했던 조선의 황족들에 비하면
    잉카의 황손은 용감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확인한 것은
    한글, 즉 문자의 중요함이었다.
    저자는 잉카 멸망의 원인으로 다음 네 가지를 들었다.
    내용이 길지만 그대로 인용한다.
     
    1. 남미에는 불행하게도 소와 말같이 구대륙에는 흔한 동물이 없었다.
    기껏해야 길들이기 힘든 야마와 고급 의류의 원료인 비쿠냐,
    알파카 등이 전부였다. 오랫동안 가축들과 함께 생활해온 구대륙인들은
    이들이 옮기는 병균에 대한 면역력이 생겼다.
    구대륙 사람과 접촉하여 죽은 신대륙인의 절대 다수는
    병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결국 길들일 짐승이 별로 없었던 것이 아메리카 원주민의 운명을 결정한 것이다.

    2. 잉카가 멸망한 또 다른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강철과 총의 부재였다.
    은광과 금광은 많았지만 정작 무기를 만드는 데 필요한 철광은 드물었고
    그 결과 무기는 석기시대 수준을 넘지 못했다.
    아무리 숫자가 많다 하더라도 화력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나면 아무 소용이 없다.

    3. 잉카인들에게는 문자가 없었다.
    이들이 사용하던 키푸는
    밧줄과 끈의 매듭을 이용하여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었다.
    그렇다보니 스페인 사람들보다 정보량이 적을 수밖에 없었고,
    전투가 발생했을 시 의사소통을 주고받기도 어려웠다.
    잉카인들은 국경선 너머 세상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스페인이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해 연안을 점령한 사실도 몰랐으며
    유럽이나 나머지 세계의 역사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했다.
    적을 알지 못하는 우물 안 개구리였던 잉카인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져 내릴 수밖에 없었다.

    4. 스페인이 들어오기 10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잉카는 안데스 산맥 기슭에 살던 조그만 부족의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15세기 초 파차쿠티 대에 와서 주변 부족을 정복,
    에콰도르에서 칠레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것이다.
    잉카에 무릎 꿇고 조공을 바쳐야 했던 수많은 부족들은 이들의 폭정에 반발,
    스페인 군대가 오자 반 잉카의 선봉에 섰고 이것이 잉카 몰락을 앞당긴 것이다.
     
    내가 주목한 것은 패전의 셋째 사유인 '문자'였다.
    그들은 문자가 없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나라를 잃고 세계각지를 떠돌았지만,
    그들은 히브리어로 된 성경을 읽으면서 나라를 되찾아 줄 메시아를 기다렸다.
    그리고 2천여 년 만에 이스라엘을 다시 세웠다.
     
    우리나라도 일제 35년 동안 나라를 잃고 성과 말까지 뺏겼었다.
    그러면서도 다시 독립할 수 있었던 것은
    한글이란 문자가 있어서 민족혼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선보다 더 크고 부유했던 잉카는
    그 문자가 없었기 때문에 나라를 되찾을 원동력을 상실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인상에 남는 것은 넷째 사유인 '반역자'들의 존재였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이완용, 송병준, 민병석을 비롯한 매국노들과
    혈서를 쓰면서까지 일제 군인이 되기를 간청하며 왜왕에게 충성을 맹세했던
    박정희 같은 친일 군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페인이 잉카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화력과 함께 스페인 편에 섰던 반역 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끝으로 잉카를 위해서 반가웠던 소식은
    잉카를 멸망시킨 피사로는 부귀영화를 누리지 못하고
    66세의 나이에 암살당했다는 것이다.
    조선병탄의 괴수 중에 한 명인 이토오 히루비미가
    독립군 의병장 안중근 장군의 총탄에 쓰러진 것처럼….
     
    그저 신화나 우화같이 생각하던 잉카 멸망의 진실을
    이 책을 통해 좀더 깊이 알 수 있었다.
    겨울방학이 되면 이 책을 다시 펼치고
    잉카인의 마음을 차근차근 되새기고 싶다.
  • 잉카 최후의 날 | ti**r13 | 2011.06.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아즈텍과 더불어 신대륙에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다가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스페인 침략군의 공격을 받고 멸망해 버린 ...
      아즈텍과 더불어 신대륙에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우다가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스페인 침략군의 공격을 받고 멸망해 버린 잉카 제국.
     
      아즈텍에 관련된 이야기는 비교적 잘 알려져 있으나, 잉카 제국의 멸망 과정은 그다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 책, <잉카 최후의 날>은 잉카 제국의 성립 과정과 피사로가 이끄는 스페인 군대의 침략, 그리고 압도적인 군사력을 가진 스페인 군대에 맞서 처절하게 항전하는 잉카인들과 그들의 몰락 과정을 생생하게 다루었습니다.
     
      스페인의 신대륙 정복사와 잉카 제국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 추천해 드립니다. 
  • 잊혀진 제국, 잉카 | qu**tz2 | 2010.08.2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수도 리마시(市)에서 북동쪽으로 26Km 떨어진 라 와이로나(La Huayrona) 후원자님의 후원자녀는 약 857,000명이...

    수도 리마시(市)에서 북동쪽으로 26Km 떨어진 라 와이로나(La Huayrona) 후원자님의 후원자녀는 약 857,000명이 거주하고 있는 라 와이로나의 해안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이곳의 주민들은 흙바닥에 시멘트벽과 함석지붕으로 지어진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옥수수와 콩, 닭고기와 생선, 빵, 질경이, 감자, 쌀, 스튜(양고기, 감기, 양파로 만든)를 주식으로 하는 이 곳 주민들은 종종 호흡기 질환과 영양실조 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성인 대부분은 공장에서 일을하며 한달에 약 200,000원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는 현재 적절한 공중위생, 정식교사, 직업훈련, 안정된 일자리, 약물중독 예방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입니다.

    페루라는 나라에 관심을 가진 것은 순전히 후원 아동이 그곳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달에 20만원이라는 생활비는 우리나라에서는 퍽이나 적은 금액에 해당하지만, 수도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그런지 페루에서는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곳 사람들의 생활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부유한 것은 분명 아닐 게다. 풍부한 지하자원을 바탕으로 남미 국가들이 발전을 향해 기지개를 펴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남미의 대다수 사람들은 가난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과거 한 때 이들이 이룩한 불가사의한 문명과의 연계고리가 쉽게 찾아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잉카 제국은 멕시코 지역에 위치했던 아스텍 제국과 함께 세상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특히 잉카 제국은 산 정상에 수준 높은 거대한 도시를 건설할 능력을 지닌 이들이 왜 소수의 에스파냐 인들에게 그토록 쉽게 무너졌는지, 설명이 쉽지 않아 많은 신비감을 풍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잉카인들의 독특한 의사소통 방식인 키푸quipus는 지금으로서는 완벽히 해석할 길이 없다. 당시 잉카 제국을 짓밟았던 에스파냐 인들의 기록에만 의존한다면 이 땅에서 있었던 비극을 제대로 조명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들은 승자이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구성된 부분이 많을, 하지만 이 책은 나름의 균형을 유지한 채 잉카 문명의 마지막을 다루고 있었다. 한때의 영광을 리마에 내어준 채 이제는 한 주의 수도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쿠스코에서의 지난 날은 그렇게 나의 곁으로 다가왔다.
    이 책으로부터 가장 두드러지게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간의 욕심이었다. 에스파냐 군을 이끌었던 피사로와 그의 형제들은 모두 본국에서는 성공할 수 없는 출신이었다. 그들을 신대륙으로 이끈 것은 본국에서는 이룰 수 없는 성공에의 욕망이었다. 소수의 군사를 가지고 다수의 원주민과 대결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단결일진데, 결과적으로는 성공한 이들의 정복 행군 과정엔 단결보다 분열이 잦았다. 저마다 좀더 많은 몫을 챙기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던, 그 결과 누릴 수 있었던 영광은 고작 50년도 지속되질 않았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참극으로 이들의 인생이 막을 내렸던 것은 예측가능한 결과라고 하겠다. 이는 잉카 측도 마찬가지였다. 이방인들이 제 땅을 짓밟는데도 아타우알파와 우아스카르는 함께하질 못했다. 그들은 바람 앞 촛불처럼 흔들리는 제 운명을 감지하지 못한 채 서로 간의 권력 싸움에 몰입했다. 침략의 본질이 분명해졌을 땐 이미 에스파냐 인들이 국토의 곳곳을 잠식해 들어간 지 오래된 후였다.
    하지만 그보다도 내가 주목해야만 했던 것은 바로 잊혀진 잉카의 역사였다. 서구 위주로 돌아가는 역사를 내 것 마냥 배워온 나였기에 잉카는 그저 먼 곳에 위치한 실패한 옛 국가로서만 느껴질 따름이었다. 현대의 관점에서 본다면 미신적인 태양신 숭배, 왕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신성화 등이 우선시되겠지만, 그렇다 하여 이들의 삶이 마냥 궁핍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서양세계에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문자가 없다고는 하나 잉카의 통치체계는 복잡하고도 신속 정확했다. 일례로 극심한 기근으로 곡물의 수확량이 갑작스레 떨어지더라도 이들은 뛰어난 운송체계를 이용해 타 지역의 곡물을 운반해 모자람 없는 식생활을 할 수 있었다. 한때 꼭두각시 황제에 불과했던 망코 잉카가 빌카밤바에서 원주민들의 반란을 지휘할 수 있었던 것도 조직적인 지배체제 덕택이었다. 사라진 제국 잉카는 결코 열등하지 않았다.
    16세기 서양인들은 페루에서 부를 추구했다. 그들은 페루를 제 물질적 욕망을 충족시켜줄 낙원처럼 여겼다. 그때부터 짓밟힌 원주민들은 오늘날까지도 사회의 최하층을 구성하고 있다. 여전히 우리는 그 땅을 오해하고 있다. 낙후된 공간이자 신비한 공간, 제국 잉카는 그렇게 우리에게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사라진 제국에서 살아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할 것을 우리에게 요청한다. 일방적으로 제 문명을 놓아버리지 않은, 제 것을 지키고자 어느 누구보다도 용맹스럽게 싸웠던 잉카 인들이 최후를 맞이하던 그 순간을 다시 바라볼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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