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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먼 집(문학과지성 시인선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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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32005559
ISBN-13 : 9788932005553
혼자 가는 먼 집(문학과지성 시인선 118) 중고
저자 허수경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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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4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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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5 배송도 빠르고 책 상태도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ladyde*** 2020.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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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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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말 짧은 글귀 안에 담긴 심오한 뜻. 이 책은 문학적 상상력에 목마른 현대인들을 위한 시집이다.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작가의 심오한 뜻을 파악하는 재미가 있다. 허수경의 두 번째 시집 『혼자 가는 먼 집』은 출간 이래 지속적인 애송시로 자리잡은 작품이다. 표제작 《혼자 가는 먼 집》은 '한 슬픔이 문을 닫으면 또 한 슬픔이 문을 여는' 참혹함에도, 내가 아니라서 끝내 버릴 수 없는, 무를 수도 없는 '당신'을 노래하고 있다. 사랑을 떠나보낸 참혹만이 아니라 생이 몽땅 상처인 것이어서 이 참혹함을 피해 볼 손바닥 만한 그늘도 찾을 수 없을 때, 나도 혼자 가고, 당신도 혼자 가고, 먼 집도 영영 혼자 가는 것임을 깨닫는다.

저자소개

목차

1. 공터의 사랑/불우한 악기/불취불귀 不醉不歸 /울고 있는 가수/정든 병/흰 꿈 한 꿈/마치 꿈꾸는 것처럼/연등 아래/상처의 실개천에 저녁해가 빠지고/저무는 봄밤/명동 카바이드불/혼자 가는 먼 집/저 잣숲 2. 저 나비/무심한 구름/사랑의 불선/바다탄광/산수화/쉬고 있는 사람/아버지의 유작 노트 중에서/골목길/서늘한 점심상/먹고 싶다…/씁쓸한 여관방/산수화/아직도 나는 졸면서/하지만 애처러움이여/갈꽃 여름/늙은 가수/정처없는 건들거림이여/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저 산수가 3. 저 누각/청년과 함께 이 저녁/도시의 등불/표정 1/가을 벌초/표정 2/꽃핀 나무 아래/봄날은 간다/기차는 간다/한 그루와 자전거/원당가는 길 4. 저 마을에 익는 눈/등불 너머/저 문은 어디로 갔을까요/나를 당신 것이라/거름비/불귀/시/남해섬엣 여러 날 밤/유리걸식/세월아 네월아/저이는 이제/산성 아래/내 속으로/백수광부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노래책시렁 20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문학과지성사  1992.5.8. ...

    노래책시렁 20


    《혼자 가는 먼 집》

     허수경

     문학과지성사

     1992.5.8.



      손톱을 깎고 발톱을 깎습니다. 아이를 불러 손발톱을 깎아 줍니다. 때로는 아이가 스스로 손발톱을 깎기도 하지만 아직 매끄럽지 않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제가 몇 살이던 무렵까지 손발톱을 깎아 주거나 귀를 파 주었는가 하고 헤아립니다. 열 살 가까이까지 해 주셨지 싶고, 어느 때부터인가 스스로 해내며 살았다고 느낍니다. 아무렇지 않게 하는, 어른이라는 몸을 입고 매우 마땅하다 싶도록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어차피 혼자 가는 삶길이라기보다는, 차근차근 홀로서기를 익히면서 새롭게 발을 뻗는 살림길이지 싶습니다. 《혼자 가는 먼 집》에 흐르는 쓸쓸한 술내음이 짙습니다. 이럴 수밖에 없나 여기는 눈길은 1992년 아닌 2018년 눈길이겠지요. 1992년을 어른이란 몸으로 살자면, 민주가 아직 이름뿐이던 그무렵 이 땅에서 빛줄기를 보기 어렵던 발걸음이라면, 맨마음으로 버티기 힘들었으리라 느낍니다. 그렇다면 1992년 그무렵에 어린이로 살던 몸이라면? 아직 주먹질이나 막말을 아이한테 잔뜩 퍼붓던 그무렵에 나고 자란 아이들은 오늘날 어떤 어른으로 삶을 지을까요? 홀로서는 모든 이들 가슴에 촛불 한 자루 곁에 있기를 빕니다. ㅅㄴㄹ



    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 / 초라한 남녀는 / 술 취해 비 맞고 섰구나 (불우한 악기/12쪽)


    혼자 대낮 공원에 간다 / 술병을 감추고 마시며 기어코 말하려고 / 말하기 위해 가려고, 그냥 가는 바람아, 내가 가엾니? (흰 꿈 한 꿈/18쪽)


    (숲노래/최종규)



    020 혼자 가는 먼 집 1992_tn.jpg

  • 시를 쓰는 마음 | li**rpark | 2004.06.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2
    시를 쓰는 마음 시를 읽으면서 생각한다. 시는 무엇인가? 어느 평론가의 말을 빌리면 시는 현실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
    시를 쓰는 마음 시를 읽으면서 생각한다. 시는 무엇인가? 어느 평론가의 말을 빌리면 시는 현실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말들이다. 소설(혹은 서사가)이 현실과 지난한 싸움을 벌이는 전장의 말이라면, 시는 바로 이 싸움에서 패배한 자의 중얼거림이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내게는 낭만주의의 냄새가 난다. 낭만주의의 중요한 두 축이 성찰과 환상 (김진수, ‘우리는 왜 지금 낭만주의를 이야기하는가’, 책세상문고)이라면 이러한 전언이 전혀 무의미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모든 이념의 거품이 걷힌 시대, 남은 것은 지난한 일상과의 혹은 일상으로 침투해온 정체불명의 복면을 한 거대한 이데올로기와의 싸움이다. 이 싸움은 지난 시대의 분명한 싸움보다 더 끈질긴 인내를 요구하는 어려운 싸움처럼 보인다. 왜 싸우는가? 누구를 위해서 싸우는가? 답도 없지만, 질문 또한 잘 들리지 않는다. 문학은 여전히 싸우고 있는가? 이렇게 써놓고 보니 경직된 운동가가 된 듯하다. 그러나 나에게 문학은 즐기고 노는 게임이 아니다. 노는 말들이 보여주는 자유분방한 미끄러짐을 나는 따라가지 못한다. 나는 여전히 창공의 별을 보고 따라가고 싶고, 또 그래야만 하는 딱딱한 사람이기 때문일까. 풍문으로 전해 듣던 지난 세대의 치열한 싸움은 여전히 우리세대의 과제로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아무도 이 세상이 살만한 세상이라고 단언하지 못한다. 나의 세계관이 이처럼 경직된 것일 뿐이라고 말한다면, 그래도 좋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나에게 쉽게 화해할 틈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세계가 아닌 저 너머 다른 세계로 자꾸 달아나고 싶도록 만든다. 현실과 자꾸만 벌어지는 마음의 간극을 누가 붙잡아 주는가. 바로 시인들이다. 지난한 싸움을 몸으로 밀어 붙인 시인들이고, 그래서 결국 패배의 쓰디쓴 말들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던 시인들이다. 내게 허수경은 그런 쓰라린 시인으로 읽힌다. 한--, 청평쯤 가서 매운 생선국에 밥 말아먹는다 내가 술을 마셨나 아무 마음도 없이 몸이 변하는 구름 늙은 여자 몇이 젊은 사내 하나 데리고 와 논다 젊은 놈은 그늘에서 장고만 치는데 여자는 뙤약볕에서 울면서 논다 이룰 수 없는 그대와의 사랑이라는 게지! 시들한 인생의 살찐 배가 출렁인다 저기도 세월이 있다네 일테면 마음의 기름 같은 거 천변만화의 무심이 나에게 있다면 상처받은 마음이 몸을 치유시킬 수 있을랑가 그때도 그랬죠 뿔이 있으니 소라는 걸 알았죠 갈기가 있으니 말이란 걸 알았죠 그렇다면 몸이 있으니 마음이라는 걸 알았나 생선국에 풀죽은 쑥갓을 건져내며 눈가에 차오른 술을 거둬내며 본다 무심하게 건너가버린 시절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었던 시절 - 무심한 구름 (全文) 이 시의 화자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구체적으로는 ‘늙은 여자 몇이 젊은 사내 하나 데리고 와 노’는 모습을 바라본다. 왜 ‘늙은 여자’이고 ‘젊은 사내’인가. 왜 하필 화자의 눈에는 그 장면이 들어 왔을까. 그 장면은 좀 더 구체적으로 다음 연에서 제시된다. ‘젊은 놈’은 ‘그늘’에서 장고를 치고, 여자는 ‘뙤약볕에서 울면서’ 논다. ‘젊은 놈’은 왜 ‘그늘’에 있고, ‘늙은 여자’는 왜 ‘뙤약볕’에서 있는가. 왜 젊은 놈은 장고를 치고 늙은 년은 울면서 노는가. 이 기막힌 어긋남. 그전에 화자는 이미 취기에 찬 눈으로 하늘을, 그중에서 ‘아무 마음도 없이 몸이 변하는 구름’을 보지 않았는가. 왜 ‘마음’도 없이 ‘몸’이 변하는가. 시인은 ‘천변만화의 무심’한 마음이면 ‘생선국에 풀죽은 쑥갓’같은 몸을 치유시킬 수 있는가라고 묻는다. 그리하여 화자는 말한다. ‘눈가에 차오른 술을 거둬내’며 ‘무심하게 건너가 버린 시절’이라고. 그리고 그 시절은 ‘아무것도 이루어 질 수 없었던 시절’이라서 더욱 아련하지만, 돌아갈 수는 없다고. 이 ‘마음의 기름’같은 간극. 어긋남. 허수경은 어느 야유회의 짧은 정경에 생에 관한 통찰을 쓰라리게 비벼 넣고 있다. 그 통찰은 바로 생을 받은 ‘몸’의 무력함이 아닐까. 누구나 알고 있지만 아무도 함부로 발설하지 않는, 아니 들여다보지 않는 이 아이러니를 술 취한 흥얼거림처럼 들려주는 시인은, 그러므로 패배한 자일 수밖에 없다. 나는 소리 높여 이 세상을 해방하자는 시(김남주를 제외하고)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방법적 절망이란 말도 다 그럴듯한 치장처럼 들린다. 정말로 패배한 자들이 보여주는 이 낮은 중얼거림이 나는 훨씬 더 좋다. 어느 실천적인 여성운동가의 말처럼, 상처받은 마음이 사유의 기본조건이라고 나는 믿고 있기 때문이다. 상처받은 마음은 시를 쓰게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은 그 어떤 지적 전략보다도 더 큰 시적무기가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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