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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서 얻은 단 하나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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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3*210*24mm
ISBN-10 : 8965707722
ISBN-13 : 9788965707721
버려서 얻은 단 하나의 자유 중고
저자 유응오 | 출판사 마음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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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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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가는 빈손으로 돌아가는 길이 아니다”
크게 버림으로써 크게 얻은 스님들이 들려주는 참자유의 길

출가를 일러 서구에서는 ‘위대한 포기’라고 번역한다. 그것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인생의 참다운 진리를 찾으려는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 책은 속박의 굴레, 타성의 늪, 집착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참자유를 얻겠노라고 ‘위대한 포기’를 선언한 우리 시대의 스님 23인의 출가기를 담고 있다.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이자 불교계 신문사 기자로 일한 바 있는 유응오 작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인터뷰한 스님들의 절절한 출가 사연과 수행담을 담았다.

대표적으로 선시(禪詩)를 통해 깨달음의 경지를 전한 오현 스님, 탱화로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만봉 스님, 범음과 범패로 불교음악의 맥을 이은 동희 스님은 불교예술의 향기를 전한다.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스님들의 출가기는 드라마틱하다. 월서 스님은 지리산 공비소탕 작전에 참가했다가 인생의 고(苦)를 체감한 뒤 출가했고, 원경 스님은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아들로서 6?25전쟁 내내 빨치산을 따라다니다 불법에 귀의했다. 6남매가 모두 출가한 본각 스님, 어머니를 따라 출가한 탁연 스님의 이야기는 먹먹한 감동을 전한다. 이 밖에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과 학승, 그리고 외국에서 출가한 스님들의 이야기도 아우른다.

이 책은 23인의 스님이 제각각 걸어온 행적을 되짚어가며 삶에 대한 통찰과 깨달음을 전한다. 모든 존재가 덧없이 흘러가는 세상에서 이제껏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허망함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마음의 허기를 채워줄 영혼의 스승을 찾는다면, 이 책이 저마다의 답을 찾아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유응오
1972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2001년 《불교신문》 신춘문예와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불교계 언론사에서 기자를 거쳐 편집장으로 근무했으며, 기자 재직 시 한국불교기자협회 대상(선원빈기자상)과 특별상을 수상했다. 장편소설 《하루코의 봄》을 비롯해 《10?27법난의 진실》 《영화, 불교와 만나다》 등을 출간했다.

목차

추천사 ◇ 정휴 스님
저자의 말 ◇아름답지 않은 별빛이 없듯이 곡절 없는 인생사는 없습니다

- 금강석처럼 굳은 마음의 수행자 ◇ 금강 스님
동짓날 조사전에 팥죽을 올리고 / ‘금강’이라는 법명에 담긴 깊은 뜻 / 어떻게 고양이 새끼를 살린 것인가

- “아무것도 모르니 똑바로 갈밖에” ◇ 대봉 스님
숭산 스님과 함께한 마지막 1년 / 세상의 부조리에서 삶의 궁극적 문제로 / 숭산 스님 친견 후 삶의 나침반을 얻다 / 어떻게 병 속의 닭을 꺼낼 것인가

- “이르는 곳마다 나의 집이니 오고 감을 논하지 말라” ◇ 동선 스님
은사의 기일에 다례재를 올리는 효상좌 / 은사와 상좌의 법연이 지중하니 / 불법의 이치를 찾아 떠난 10년간의 만행

- 소리로 마음을 다스리고 대중을 교화하리라 ◇ 동희 스님
눈물을 흘리거나 예불을 하거나 / 냄비 뚜껑을 들고 바라춤을 추다 / 세상의 낮은 것들을 품어 흐르는 물처럼

- 내가 사라져도 장엄한 그림만은 남기를 ◇ 만봉 스님
부지깽이 들고 흉내 내기 시작한 불화 / 금어가 되고 봉원사로 정식 출가하다 / ‘나’라는 허깨비를 지우기 위하여

- 대충 스님에게서 배운 천태지관의 선미(禪味) ◇ 무원 스님
중생을 보살피는 관세음보살의 심정으로 / 마음의 작용을 알면 참다운 나의 주인 / 통일불사의 완성을 위하여

- 출가란 참 안온한 길이다 ◇ 본각 스님
부처님 품안에서 다시 태어난 6남매 / “시집가고 싶으면 가거라” / 이미 여래가 길을 제시했다

- 성능 스님에게서 배운 삼천대천세계의 우주관 ◇ 상덕 스님
닐 암스트롱과 개심사 소금쟁이 / 절마당의 꽃들이 피는 것도 보지 못하고 / 여법한 비구니 강원을 세우기 위하여

- 하루살이에게서 영원을 본 ‘아득한 성자’ ◇ 오현 스님
아래로 내려갈수록 높이 올라가는 길 / “오현이는 천하의 게으름뱅이” / 문둥이 부부를 만나고 발심하다 / 중생의 삶이 팔만대장경이고 부처고 선지식이다

- 혁명가의 길, 출격대장부의 길 ◇ 원경 스님
남로당 거물들과 함께한 유년 시절 / “이 아이를 절에 잘 숨겨주시오” / 오랜 방황과 설움을 딛고 출격대장부의 길로 / 이 땅의 외로운 넋들을 위로하며

- 손에 닿는 모든 것이 진리라네 ◇ 월서 스님
삶과 죽음의 경계가 어디에 있는가 / “너를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이냐?” / 흐르기 전의 자리로 돌아가리라

- 운문사 강원에 피어난 화엄의 꽃밭 ◇ 일진 스님
“조용한 산중에 사는 스님이 될래요” / 은사의 간절한 바람을 가슴에 품고 / 비구니 전강시대를 열다

- 자신이 서 있는 자리에서 자신을 보라◇ 정우 스님
은사와 함께한 일주일, 백 년보다 값진 시간 / “내 생전에 법문 듣다가 박수치기는 처음이야” / 도심 포교와 군 포교에 원력을 세우다

- 남해바다를 유산으로 물려받은 대장부 ◇ 정휴 스님
“내가 너에게 줄 유산은 바다뿐이다” / 나고 죽음을 버리면 적멸이 즐거움이 된다 / “한평생 돌고 돌아 한 발자국도 옮기지 않았네”

- 수동적인 삶에 허락된 단 하나의 자유 ◇ 종림 스님
유토피아를 찾아 사상의 지도를 그리다 / 어떤 사상으로도 찾을 수 없었던 대답, ‘나는 누구인가?’ / 출가를 통해 얻은 것은

-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실천불교의 상징 ◇ 지선 스님
도덕책과 부처님 전생담을 좋아한 소년 / 백양사 염불 소리에 마음을 빼앗겨 / 민초들의 신음을 달래주고 있는가

- 한마음선원의 눈 푸른 납승 ◇ 청고 스님
호기심 많은 소년, 삶에 근원적 질문을 던지다 /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 대행 스님을 통해 한국불교의 정수를 보다 / 마음의 눈을 떠 보이지 않는 것조차 보리라

- 권력 앞에 비굴하지 않은 수행자의 자존심 ◇ 청화 스님
잊을 수 없는 부처님, 댓돌 위의 하얀 고무신 / 아이스께끼 통을 내려놓고 노스님을 따라 / 수행자는 어떤 경우라도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 소도 잊고 나도 잊는 깨달음 이루리라 ◇ 탁연 스님
모녀가 한 세숫대야에 삭발한 사연 / 그리운 우리 스님, 그리운 어머니 / 어머니가 앞서가신 길을 따라 동화사로

- 삶이 무상함을 알았으니 이제 해탈을 구하리라 ◇ 현해 스님
마음의 문을 열어젖힌 경구 한 구절 / 꿈속에서 만난 관세음보살 / 번뇌의 때를 벗고, 지혜의 촛불을 잡고

- 남 위해 살면 보살, 자신 위해 살면 중생 ◇ 혜자 스님
형수의 손에 이끌려 도선사로 가다 / 귀동냥 눈동냥, 마음으로 새긴 청담 스님의 법문 / 스스로 복 짓는 삶을 살고 있는가

-삶이란 저 명멸하는 빛과 같지 아니한가 ◇ 혜조 스님
모든 중생의 참부모를 찾아서 / 오늘도 나의 죄는 길다 / 뜻밖의 사고에서 얻은 큰 깨달음

-“네가 꽃을 사랑하듯 꽃도 너를 사랑하느냐?” ◇ 혜총 스님
꽃 진 자리에 다시 꽃이 피어나듯 / 조어장부를 모시며 40여 년을 배우다 / 문수보살의 지혜가 이 세상에 두루하니

책 속으로

대봉 스님은 한 달 뒤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선원에서 출가했다. 그곳은 숭산 스님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세운 선원이었다. 대봉 스님 자신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같을 수는 없었다. 히피처럼 머리를 치렁치렁 기르고 다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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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봉 스님은 한 달 뒤 로드아일랜드의 프로비던스 선원에서 출가했다. 그곳은 숭산 스님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세운 선원이었다. 대봉 스님 자신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이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같을 수는 없었다. 히피처럼 머리를 치렁치렁 기르고 다니던 아들이 갑자기 삭발하자 어머니는 아쉬운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네 머리가 짧았으면 했는데 너무 짧아진 것 같구나.”
_대봉 스님, “아무것도 모르니 똑바로 갈밖에” 중에서

스님은 절을 빠져나왔다. 문을 나서자 걸음이 빨라졌다. 할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걸음을 재촉했다. 스님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한걸음에 집까지 갔다. 대문을 열고 마당에 들어서니 집도 할머니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할머니, 제가 왔어요.”
그런데 할머니가 반기기는커녕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저는 스님 같은 손녀를 둔 적이 없습니다. 집을 잘못 찾아온 모양입니다.”
할머니는 허공에 시선을 두고서 손녀를 애써 외면했다. 표정만큼이나 냉랭한 할머니의 대답이 마당의 공기를 갈랐다.
_동희 스님, “소리로 마음을 다스리고 대중을 교화하리라” 중에서

어느 날 은사 스님이 방문을 열고 말했다.
“시집가고 싶으면 가거라. 다른 애들도 다 보냈는데 너라고 보내지 못하겠느냐.”
그 말은 물수제비 지나간 수면처럼 본각 스님의 가슴에 파문을 남겼다. 그 순간 본각 스님은 모든 상념에서 벗어나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분명히 직시하게 됐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던 스님에게 은사의 말씀은 등불처럼 환한 가르침이었다.
_본각 스님, “출가란 참 안온한 길이다” 중에서

“‘본래면목’이나 ‘뜰 앞의 잣나무’ 같은 화두는 천년 전 중국 선사들의 산중문답입니다. 중생이 없으면 부처도 필요 없습니다. 환자가 없으면 의사가 필요 없는 것과 같습니다. 부처는 중생과 고통을 같이해야 합니다. 불교는 깨달음을 추구하는 종교가 아니라 깨달음을 실천하는 종교입니다.”
_오현 스님, “하루살이에게서 영원을 본 ‘아득한 성자’ 중에서

이후 스님은 절에 돌아가지 않고 장돌뱅이처럼 전국을 떠돌았다. 그렇게 헤매고 다니지 않으면 마음속 불길을 다스릴 수 없을 것 같았다. 술로도, 주먹질로도 달래지지 않는 설움이 스님의 등을 떠밀었다. 한곳에 보름 이상 머물지 못하고 그렇게 1년 남짓 각지를 헤매고 다녔다.
그러다가 1960년을 맞이했다. 전국을 헤매는 동안 스님은 단 한 번도 절을 찾지 않았다. 그런데 그해 정월 초하루에는 독경 소리가 그리웠다. 스님은 무엇에 이끌리듯 인천의 용화사를 찾아갔다. 정신이 맑았다. 오랜 방황 끝에 스님은 결국 운수납자의 길을 택했다.
_원경 스님, “혁명가의 길, 출격대장부의 길” 중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의 병이 깊어만 갔다. 꿈속에서도 악몽에 시달렸다. 심란할 때마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면 잡념이 사라지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설해목 가지가 꺾이는 소리를 들으면서 문득 자신을 돌아보았다. ‘내 모습이 설해목 같지 않은가?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몸을 망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금오 스님이 간절히 보고 싶었다. 그길로 화엄사를 찾아갔다. 금오 스님은 올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힘이 들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습니다.”
“너를 힘들게 한 것이 무엇이냐?”
머리를 둔중한 것에 얻어맞은 것 같았다.
_월서 스님, “손에 닿는 모든 것이 진리라네” 중에서

이제 할 일은 대학에서 공부를 더 하거나, 아니면 직장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둘 다 별로 내키지 않았다. 2년간 시간을 달라고 부모님께 부탁했다. (중략) 스님은 다시 ‘나’에 대해 고민했다. 어떤 사상으로도 찾을 수 없었던 나는 누구인가? ‘내’가 ‘나’일 수밖에 없는 무엇이 있지 않을까? 스님은 그것을 찾기 위해 산문에 들었다. 속세에는 자신이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_종림 스님, “수동적인 삶에 허락된 단 하나의 자유” 중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하얀 고무신과 부처님의 모습이 번갈아가며 떠올랐다. 시간이 지나면 잊히겠거니 싶었지만 부처님이 이미 마음 한가운데 들어와 좌선에 들었는지 날이 갈수록 그날의 기억이 또렷해졌다. 법당 문틈으로 바라본 부처님의 지극히 평온한 모습이 심상을 고조시켰던 것일까. 스님은 소설을 읽다가도 산사가 나오면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산사에 대한 동경이, 산사에 대한 짝사랑이 깊어져 도저히 기억 속에서 그리워하며 살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그래서 마침내 집을 떠나기로 결단을 내렸다.
_청화 스님, “권력 앞에 비굴하지 않은 수행자의 자존심” 중에서

“삼일수심천재보(三日修心千載寶) 백년탐물일조진(百年貪物一朝塵).”
북한 인민군에게 가족이 몰살당하는 참변을 겪고 출가했다는 그 행자는 간절한 음성으로 경전을 외웠다. 행자의 음성이 귓가에 파고들었다. 3일 동안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100년 동안 탐착한 재물은 하루아침의 티끌과 같다는 뜻이었다. 그 경구를 듣는 순간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리는 느낌이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진리가 그 글귀에 다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스님은 보배보다 값진 그 마음을 알고 싶었다.
_현해 스님, “삶이 무상함을 알았으니 이제 해탈을 구하리라” 중에서

어느 여름날의 조회시간이었다. 교장 선생님의 훈화도, 친구들의 재잘거림도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스님은 눈을 질끈 감고 마음속으로 크게 부르짖었다.
‘하나님, 더 이상 《성경》을 보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당장 당신의 불의 칼로 저를 죽이세요!’
눈을 감고 5분이 넘도록 기다려도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그때 스님은 마음속으로 ‘내 종교는 불교’라고 선언했다.
_혜조 스님, “삶이란 저 명멸하는 빛과 같지 아니한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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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름답지 않은 별빛이 없듯이 곡절 없는 인생사는 없습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들의 출가와 구도의 여정 출가를 일러 서구에서는 ‘위대한 포기’라고 번역한다. 그것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인생의 참다운 진리를 찾으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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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 않은 별빛이 없듯이
곡절 없는 인생사는 없습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들의 출가와 구도의 여정

출가를 일러 서구에서는 ‘위대한 포기’라고 번역한다. 그것은 외면하고 싶은 현실로부터의 도피가 아니라 인생의 참다운 진리를 찾으려는 용기 있는 결단이다. 이 책은 속박의 굴레, 타성의 늪, 집착하는 마음으로부터 벗어나 참자유를 얻겠노라고 ‘위대한 포기’를 선언한 우리 시대의 스님 23인의 출가기를 담고 있다. 부모형제마저 등지고 험난한 구도의 길을 떠난 이들이 느끼고 깨닫고 돌이킨 마음들이 이 책에 진솔하게 녹아 있다.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이자 불교계 신문사 기자로 일한 바 있는 유응오 작가는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스님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출가 사연과 수행담을 이 책에 담아냈다.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스님들의 곡절 많은 인생행로와 내밀한 출가기를 한 권에 담아냈다는 점에서 무척 반가운 책이다.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스님들의 절절한 출가기와 치열한 수행담이 마음을 울린다.

대표적으로 선시(禪詩)를 통해 깨달음의 경지를 전한 오현 스님, 탱화로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긴 만봉 스님, 범음과 범패로 불교음악의 맥을 이은 동희 스님은 불교예술의 향기를 전한다. 질곡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헤쳐 온 스님들의 출가기는 드라마틱하다. 월서 스님은 지리산 공비소탕 작전에 참가했다가 인생의 고(苦)를 체감한 뒤 출가했고, 원경 스님은 남로당 당수 박헌영의 아들로서 6?25전쟁 내내 빨치산을 따라다니다 불법에 귀의했다.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의 견인차 역할을 한 지선 스님과 청화 스님의 이야기는 불교의 시대적 역할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승과 학승, 그리고 외국인 스님 등을 통해 한국불교의 법맥과 선맥이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 한눈에 보여준다.

나를 버린 뒤에 비로소 찾은 ‘무아’

스님들의 출가는 그 동기에 따라 인연출가와 발심출가로 나눠볼 수 있다.

인연출가는 자아 정체성이 확립되기 전, 불우한 집안 환경이나 기구한 운명 탓에 타인에 의해 처음 산문에 들게 되는 경우다. 일곱 살 때 절간의 소머슴으로 들어간 오현 스님, 5대 독자로 집안의 사랑을 독차지했으나 단명할 운명이라는 말에 여섯 살 때 절에 보내진 만봉 스님, 전쟁통에 양친을 여의고 할머니 손에 이끌려 출가한 동희 스님 등이 인연출가한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발심출가는 욕망의 법칙에 따라 돌아가는 세간의 삶에 회의를 느껴 불제자로 살아가리라 다짐하고 출가한 경우다. 고교 시절 《육조단경》을 읽고는 스스로 보따리를 싸서 절에 들어간 금강 스님, 미국에서 숭산 스님의 강연을 듣고 삶의 나침반을 얻은 대봉 스님, 앞서 출가한 언니들의 영향을 받아 일찌감치 수행자가 되기로 결심한 일진 스님, 어떤 사상으로도 찾을 수 없었던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출가한 종림 스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고집스럽게 욕망에 집착할 것인가,
욕망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평온할 것인가?

산문에 들어가 머리를 깎고 먹물 옷을 걸쳤다 해서 수행자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방황과 시련은 수행자라고 피해 가는 법이 없다.

절간의 소머슴으로 들어가 철부지 행자로 살았던 오현 스님은 이후 만행을 나섰다가 우연히 문둥이 부부를 만나고 그들과 다리 밑에서 한 철을 보낸 뒤 비로소 발심출가한다. 또 유년 시절 문학과 산사를 동경했던 청화 스님은 출가하겠다는 일념으로 상경했다가 막상 행자생활에 회의가 들자 절을 나와 자살 시도를 감행한다. 이때의 경험은 스물한 살에 다시 정식 출가하는 데 단단한 디딤돌이 된다. 어린 나이에 오갈 데 없는 신세로 절에 맡겨지며 머리를 깎은 원경 스님은 자신의 기구한 운명에 울분을 토하며 전국을 유랑하다 기나긴 방황을 접고 스스로 절을 찾아가 정식으로 출가한다.

혼돈과 방황의 시간을 딛고 출가 수행자로 다시 서기까지 스님들이 보여준 파격과 기행에서 너무나 인간적인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은 이렇듯 23인의 스님이 제각각 걸어온 행적을 되짚어가며 삶에 대한 통찰과 깨달음을 전한다. 발심출가든 인연출가든 스님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다르지 않다. 고집스럽게 욕망에 집착할 것인가? 아니면 욕망과 두려움을 내려놓고 평온할 것인가?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23인의 스님은 크게 버림으로써 크게 얻었으며, 떨쳐버림으로써 새로이 피어난 이들이다. 모든 존재가 덧없이 흘러가는 세상에서 이제껏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며 허망함을 느껴본 적이 있다면, 마음의 허기를 채워줄 영혼의 스승을 찾는다면, 이 책이 저마다의 답을 찾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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