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추운 겨울 대청마루에서 봤던 무당의 춤사위가 나이가 들어도 아른거린다. 나이가 들어 그 기억을 되새겨 춤사위를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영숙 선생이 망우리에 있는 영화사라는 사찰을 잘 다녔는데, 돌아가신 해 어느 날 영화사에 갔다 온 후 시름시름 앓다가 한 달 뒤에 결국 하늘나라로 가셨지.”
“선생이 젊으실 때부터 단체를 이끌고 공연을 여기 간다, 저기 간다 하면서 조선 팔도를 무른 메주 밟듯 다니기는 했지. 그래도 그 당시에는 기운이라도 있어서 버텨냈지만 나이가 먹고 한 해 두 해 세월이 지나다 보니 젊었을 적에 고생한 것이 시나브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야.”
저자소개
저자 : 민향숙 저자 민향숙은 경남 산청에서 태어났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예향 진주에서 다니며 춤의 길에 입문하게 됩니다. 산청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종학교 무용학과에 입학합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 벽사 정재만 선생과 28년간 사제의 인연을 맺습니다.
현재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위원회 전문위원, 한결 우리춤세상 대표, (주)케이댄스 대표이사등 으로 활동하면서 우리춤을 대한민국 대표 문화예술 아이콘으로 육성하는데 매진하고 있습니다.
우리춤의 대중화를 이끄는 기수, 한결 민향숙(한국무용가)이 <우리춤이야기3>를 출간하였다. 저자는 2016년 ‘우리춤 근대 100년의 역사’라는 주제의 <우리춤이야기 1>을 시작으로 2017년에는 ‘오늘날 우리 춤을 이끄는 춤꾼’을 소개하는 <우리춤이야기2>를 펴낸 바 있다. 이어서 2018년 봄에 선보이는 <우리춤이야기 3>는 스승 벽사 정재만 선생의 예술세계조를망 하였다.
전통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재만’이라는 이름을 기억한다. 벽사 정재만 선생은 오늘날 전통춤의 주류(主流)인 ‘한성준류 춤’의 적통 계승자이다. 1948년 경기도 화성 출신이며 2000년 국가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고 평생 우리춤의 보급과 세계화에 앞장선 불세출의 춤꾼이다. 숙명여자대학교 교수에서 퇴직한 이듬해 2014년 7월 불의의 사고로
소천하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춤의 대 스승으로 아직까지 왕성하게 활동하였을 것이다.
정재만 선생을 30여년간 곁에서 모신 저자는 스승의 춤인생을 <우리춤이야기3>에 오롯이 담았다. 우선 선생에게 들었던 춤의세계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정재만 선생이 한영숙 선생의 문하로 들어가 춤에 입문하고, 춤에 오롯이 정진하며 결국 우리춤의 명인으로 성장한 일대기는 한편의 서사시를 방불케 한다. 또한 저자는 한영숙-정재만 선생으로 이어지는 벽사춤의 철학을 초심자도 알기 쉽게설명하고 있다. 정재만 선생은 평소 “제자들이 나의 스승이다.”는 겸손한 자세로 후학들에게 춤을 가르쳤다고 한다. 그리고 “퍼내도 퍼내도 솟아나는 샘물처럼 개성과 창의성을 표현할 것.”을 강조했다. 특히 이 책은 화보를 연상케 할 정도로 정재만 선생의 생생한 사진 300여장을 실었는데, 춤 사진을 보고 있으면 선생이 책에서곧 뛰쳐나올 정도로 생동감이 살아있다. 저자만소장하고 있는 선생의 춤과 일상을 담은 사진은 앞으로 전통춤 연구자들에게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선생님 그리고 선생님의 춤은 이 땅, 대한민국을 위한 사랑이었습니다. 값없이 주고 가신 사랑이었습니다” (본2문65 페이지)저자가 스승의 춤을 ‘대한민국을 위한 사랑’으로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정재만 선생의 춤은 정결한 우리민족의 정서를 그대로 담았다. 선생이 남긴 춤은 사진과 영상으로 남아있지만, 그의 정신과 혼은 오늘날 춤꾼들이 배워야할 표상으로 영원할것이다.
저자는 <우리춤이야기 1, 2, 3>을 저술한데 이어 <우리춤이야기 4, 5>의 출간도 준비하고 있다. 저자는 왕성한 저술 작업과 함께 공연기획·연출활동도 의욕적으로 진행하는 등 한국무용의 앞날을 선도해가고 있다. 스승 정재만 선생에게 배운 우리춤의 정수를 후대에 계승하고 대중화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청출어람의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
목차
추천의 글 한결 민향숙 춤의 세계 - 최창주 16 저자 서문 민향숙의 우리춤 이야기 18
제1장 벽사 碧史 정재만의 생애 15 1 옹기장이 아버지의 에술성을 이어 받다 25 2 송범 선생을 만나 춤에 입문하다 33 3 한영숙 선생과 운명적 만남을 하다 37 4 한영숙 선생의 첫 전수생이 되다 41 5 스승 한영숙 선생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서기를 시작하다 44 6 우리춤의 명인으로 우뚝서다 49
제2장 벽사 碧史 정재만의 가르침 57 1 벽사 정재만 선생의 제자 민향숙 59 ㆍ 경상남도 산청에서 태어나다. ㆍ 산청의 자연에서 예술을 꿈꾸다. ㆍ 스승 정재만 선생을 만나다. ㆍ 스승의 가르침으로 전통예술의 가치에 눈을 뜨다. ㆍ 영원한 스승은 있다. 2 벽사 한영숙 선생과 정재만 선생의 춤 철학 ㆍ 정재만의 스승 한영숙 선생의 춤 철학 ㆍ 정재만 선생의 춤 철학 ㆍ 벽사춤에 흐르는 춤 철학
제3장 벽사 碧史 정재만의 춤 「승무」107 1 승무의 기원 111 2 한성준류 승무의 특징 120 3 한성준류 승무의 음악과 복식 125 4 정재만 선생에게 승무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이다 133 ㆍ 대숲에 이는 바람처럼 ㆍ 새하얀 발디딤새
벽사 정재만의 예술세계 벽사碧史 정재만 선생이 소천한 지 어언 삼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선생은 늘 꿈많은 청년처럼 우리춤의 발전과 후학양성을 위해 많은 일들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냥 허망하게 가셨다. 벽사 정재만 선생의 생애와 춤에 대해 몇 권의 책이 간행되기는 했으나 주로 화보집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저자는 스승인 벽사 정재만 선생의 예술 세계를 집대성하는 작업을 몇 해 전부터 준비해왔다. 선생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작업이야 말로 선생의 바다와 같은 은혜를 갚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땀 한 땀 옷을 만드는 정성으로, 한 동작 한 동작 춤을 배우는 마음으로 이 책을 준비했다. 선생은 늘 어렵고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자리에 계셨지만 저자에게는 늘 소탈하게 대해 주셨다. 바늘에 실 가듯 한 28년의 사제지간을 생각하면 일찍 세상을 뜨신 스승이 지금 이 자리에 같이 계시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가슴이 저민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스승의 언덕이 사라지고 홀로서기 위해 지낸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공연과 행사에서 스승이 계셨으면 얼마나 축하해주셨을까 생각이 늘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스승의 업적과 발자취를 부족한 문자로 조금이나마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제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도리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벽사碧史 정재만 선생의 생전에 저자는 선생을 모시면서 헤아릴 수 없는 기억과 가르침이 있었다. 선생과 함께 보낸 그 많은 단편의 시간 중 어느 하나도 버릴 것이 없었다. 모두가 소중한 피와 살이 되어 오늘날의 저자를 완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은 정재만 선생의 인간적 면모와 생애에 대해 살펴보았다. 2장은 정재만 선생과 저자의 인연을 다루고, 한영숙-정재만 선생으로 이어지는 벽사춤의 철학을 조망해 보았다. 이어서 3장 승무, 4장 살풀이춤, 5장 태평무 등 선생의 가장 대표적인 춤의 특징과 예술적 가치에 관해 설명하였다. 6장은 특별히 정재만 선생이 저자에게 남긴 유작이자 무용극인 「킹 세종 King SEJONG」의 기획서를 실었다. 「킹 세종 King SEJONG」은 선생이 저자와 함께 대한민국 대표 무용극으로 제작하기 위해 준비했던 작품으로 선생의 타개 이후 아직 무대에 올리지 못하였다. 그간 벽사 정재만 선생의 예술세계 속에서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 살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 스승이 가신 후에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고 있으니 이제야 철이 들고 있다는 느낌이다. 우리춤 이야기 1권, 2권에 이어 3권을 스승에 대한 이야기로 채우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있는 뿌듯함에 스승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사무친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우리춤에 대한 관심과 사랑으로 우리춤의 험한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선배, 후배, 동료 춤꾼들이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들의 격려와 질책은 저자를 성장시키는 또 다른 힘이다. 그리고 저자의 공연 영상과 사진을 정성으로 촬영, 편집해주시는 <아카이브 천> 천승요 선생, 사진작가 청 최병희 대표와 사진 작가 한용훈 선생께도 이 지면을 통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저자는 벽사碧史 정재만의 예술 세계와 인간적인 면모를 조금이나마 이 책을 통해서 기록으로 남기고 선생님 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에게 폭 넓게 읽혀지기를 기대하며 출간합니다. 2018년 봄 한결 민향숙
정재만 선생은 스승인 한영숙 선생이 쓰던 벽사碧史라는 호를 그대로 이어 받았다. 그래서 벽사는 한영숙 또는 정재만을 가르키는 개인의 호가아니라 한성준류 춤의 적통 계승자에게 붙이는 호라고 할 수 있다. 벽사碧史라는 호는 한영숙 선생이 가장 먼저 사용하였으나, 흔히 후학들은 한성준 1874~1941 선생을 벽사로 추존하고 한영숙 1920~1989 선생의 춤을 계승한 정재만 1948~2014 선생이 벽사를 계승한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즉 벽사는 우리춤의 진수眞髓이자 한성준류 대표춤인 승무僧舞 계승자에게 붙이는 존칭으로 우리춤 근대화의 아버지 한성준 선생이 1대 벽사, 한성준의 손녀인 한영숙 선생이 그 뒤를 이어 2대 벽사. 한영숙의 수제자 정재만 선생이 3대 벽사다. 생전에 한영숙 선생의 말씀을 듣고 정재만 선생이 그 뜻을 받들어 1대 벽사라 명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