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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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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쪽 | 규격外
ISBN-10 : 8927806778
ISBN-13 : 9788927806776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중고
저자 안정희 | 출판사 중앙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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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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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좋은 책 잘받았어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ji*** 2020.04.27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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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름의 도시, 낭만과 사색, 고요한 여행.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는 천천히 머무는 여행을 하는 동안 다듬어온 생각 속에 여행지와 문학, 예술, 사회, 종교, 역사 이야기를 녹여낸 책이다.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인 저자가 32개국 80개 도시에서 전해온 이 이야기 속에는 방대한 독서량과 풍부한 경험이 촘촘하게 버무려져 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철학자의 길’을 걸으며 루소의 말을 곱씹고, 아바나에서는 헤밍웨이의 술잔을 탐하고, 뉴욕에서는 영화 《러브 어페어》 속 애틋한 재회를 떠올리는 식이다.

이 책은 인도 바라나시에서 바라본 어느 힌두의 죽음과 볼리비아 포토시의 광부들, 안나푸르나를 오르는 포터들의 뒷이야기까지, 모르고 갔다면 그냥 스쳐 지났을지도 모를 사회 이면을 되돌아보게 하며 여행길에 만난 사람과 풍경을 시적으로 묘사하다가도 때로는 시니컬하게 그 나라의 사회, 종교 이슈를 꼬집는다. 또한 이스터섬의 모아이, 노이슈반슈타인성을 지언 루트비히 2세 등 그 지역에 얽힌 설화나 역사 속 주인공이 직접 화자로 등장하며, 이들이 전달하는 생생한 이야기는 마치 어릴 적 엄마아빠가 동화책을 읽어주던 시간처럼 다정하게 느껴진다.

저자소개

저자 : 안정희
저자 안정희는 사방이 모두 책으로 둘러싸인 사주를 갖고 태어나 부모님은 교수가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기대를 저버리고 책의 달콤한 꾐에 넘어가 사서가 됐다. 대학에서 문헌정보학을 공부하고 출판사와 도서관에서 일하다가 뒤늦게 떠돌이 유전자가 발현돼 머나먼 나라 멕시코로 떠났다. 2년 동안 그곳에서 스페인어를 배우고 라틴 아메리카와 지중해 연안을 여행하며 한량처럼 살았다. 지난 10년간 그렇게 혼자서, 또는 누군가와 함께 떠났던 여행지는 40개국을 훌쩍 넘겼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은 천만 권의 책으로 둘러싸인, 정신적 유랑에 최적의 장소인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이 책에 등장하는 여행지

01 꿈꾸는 하얀 도시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02 나의 하이델베르크 산책 / 독일, 하이델베르크
03 카드 두 장, 그 이름은 자유 / 칠레, 비냐델마르
04 고래를 사랑한 소년 / 아르헨티나, 푸에르토마드린
05 프라하에서, 꿈꾸다 / 체코, 프라하
06 바이족의 삼도차 / 중국, 다리
07 마법의 마을에 머물다 / 멕시코, 탁스코
08 쿠바 산 시가에 대한 로망 / 쿠바, 아바나
09 소원의 종을 세 번 울리면 / 슬로베니아, 블레드
10 지브릴에게 / 시리아, 하마

11 깊은 밤, 에스프레소 잔을 앞에 두고 / 알바니아, 슈코더르
12 시인의 섬 / 칠레, 이슬라네그라
13 내가 공원을 만든다면 / 캐나다, 밴쿠버
14 루트비히 모놀로그 / 독일, 퓌센
15 Just in time / 프랑스, 파리
16 파타고니아 라이프 / 칠레, 토레스델파이네
17 하얀 마을과 그리스 여인 / 그리스, 산토리니
18 헤밍웨이와 바다 / 쿠바, 아바나
19 옴브레? 옴브로! / 멕시코, 모렐리아
20 장밋빛 페트라 / 요르단, 페트라

21 베네치아와 이별한다는 것 / 이탈리아, 베네치아
22 비글과 바라쿠다 /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23 달의 계곡 / 칠레, 산페드로데아타카마
24 길 위의 아쇽 / 인도, 카주라호
25 사막을 건너는 법 / 볼리비아, 우유니
26 모든 게 파랑 /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호수 국립공원
27 인류 최후의 보루 / 미국, 뉴욕
28 새파란 온 더 락 / 아르헨티나, 페리토모레노 빙하
29 어느 힌두의 죽음 / 인도, 바라나시
30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부탁해요 / 스페인, 바르셀로나

31 안나푸르나 사람들 / 네팔, 안나푸르나
32 러시안 마트료시카 / 러시아, 모스크바
33 신기루처럼 사라진 도시 / 시리아, 팔미라
34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스카이라운지 / 미국, 뉴욕
35 지도에는 없는 마을 / 중국, 리장
36 수피댄스, 신에게 이르는 길 / 이집트, 카이로
37 슬프도록 파란 / 볼리비아, 포토시
38 엘찰텐 베이스캠프 / 아르헨티나, 엘찰텐
39 천국 아니면 지옥 / 미국, 라스베이거스
40 여인 섬을 탐험하는 일 / 멕시코, 이슬라무헤레스

41 와인 향기 그윽한 고장 / 아르헨티나, 멘도사
42 모아이가 보낸 편지 / 칠레, 이스터 섬
43 안녕, 모나르카 / 멕시코, 시에라친쿠아
44 티베트의 순례자 / 티베트, 라싸
45 하몽 하몽 / 스페인, 마드리드
46 체 / 쿠바, 아바나
47 천상의 수도원 / 그리스, 메테오라
48 나의 첫 번째 고양이, 세보 / 칠레, 푸트레
49 매혹의 댄서 / 스페인, 그라나다
50 쿠마리 리포트 / 네팔, 카트만두

51 귀족들의 웅성거림이 들리는 곳 / 영국, 런던
52 과달루페 테라피 / 멕시코, 멕시코시티
53 라스콜리니코프처럼 걷다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54 카르멘과 루이스 / 멕시코, 과나후아토
55 이스탄불의 시간 / 터키, 이스탄불
56 시애틀의 엘리엇 베이 / 미국, 시애틀
57 팔렌케의 꼬마 가이드 / 멕시코, 팔렌케
58 포탈라 궁이 들려주는 것들 / 티베트, 라싸
59 낯선 항구 마을에서 새해를 / 칠레, 발파라이소
60 토르티야 멕시카나 / 멕시코, 탁스코

61 바닷속 산책 / 이집트, 다합
62 톨레도가 들려주는 옛이야기 / 스페인, 톨레도
63 배 위의 인생 / 태국, 방콕
64 상형문자 배우기 / 중국, 바이사
65 그랜드캐니언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 미국, 그랜드캐니언
66 하늘을 달리는 열차에서 / 티베트, 칭짱열차
67 황제 요제프의 일기 / 오스트리아, 빈
68 꿀처럼 달달한 / 중국, 홍콩
69 아드리아 해의 숨은 안식처 / 몬테네그로, 코토르
70 사랑이 잠든 곳 / 인도, 아그라

71 알라메다 공원 산책 / 멕시코, 멕시코시티
72 사탕수수 농장의 추억 / 쿠바, 트리니다드
73 크메르의 미소 / 캄보디아, 시엠레아프
74 히피 마을의 아카시아 목걸이 / 아르헨티나, 엘볼손
75 진나라 병사의 독백 / 중국, 시안
76 카파도키아에서 띄우는 그리움 / 터키, 카파도키아
77 아부심벨 재조립 설명서 / 이집트, 아부심벨
78 한밤의 살사 / 쿠바, 트리니다드
79 Don't forget '93 /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모스타르
80 에메랄드빛 노스탤지어 / 멕시코, 칸쿤

에필로그

책 속으로

미드나잇 투어를 마치고도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지 않았다. 들뜬 표정으로 넵스키 대로를 걸었다. 사위는 아직도 밝았고 백야를 즐기는 인파가 네바 강의 물결처럼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들은 양 볼에 산들거리는 미풍을 맞으며, 길고 어두운 겨울 끝에 찾아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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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투어를 마치고도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지 않았다. 들뜬 표정으로 넵스키 대로를 걸었다. 사위는 아직도 밝았고 백야를 즐기는 인파가 네바 강의 물결처럼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들은 양 볼에 산들거리는 미풍을 맞으며, 길고 어두운 겨울 끝에 찾아온 봄을 만끽하고 있었다.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곧 지나가버릴, 짧고도 찬란한 젊음 같은 계절을.
- 꿈꾸는 하얀 도시 /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中

이 마을엔 바이족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살았는데 햇볕을 토해내는 흰 칠을 입힌 담을 세우고, 붉은 꽃이 수놓아진 새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손님이 오면 쓴맛, 단맛, 오묘한 맛의 세 가지 차를 내어주고는 인생은 원래 쓰고 달고 복잡한 것이라며 등을 쓰다듬어 주고 손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옛날부터 차와 말을 맞바꾸려는 이들이 이 마을에 자주 들르곤 했다. 4천 미터에 이르는 높고 험준한 길인 차마고도. 몇 굽이인지 셀 수 없을 만큼 깊은 산길을 걸어야 했던 차마고도의 마방들은 이곳에서 따뜻한 차 한 잔과 한 줌의 위로를 얻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 바이족의 삼도차 / 중국, 다리 中

“모나르카는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야.”
옆에 앉아 있던 노인이 내게 말했다. 죽은 영혼이 나비가 되어 이곳으로 날아오는 거라고. 마침 그날은 ‘죽은 자의 날’이라고 했다. 죽은 자들이 1년에 한 번, 가족과 친구를 만나기 위해 찾아온다는 날. 나는 이름 모를 노인과 함께 죽은 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모나르카와 함께 찾아온 영혼이 이곳에서 편히 머물다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 안녕, 모나르카 / 멕시코, 시에라친쿠아 中

눈(雪)조차 머물 수 없을 정도로 거칠게 솟은 세 개의 탑. 천만 년 전 만들어진 봉우리들에 완전히 압도돼 있는 내 옆에서 준이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탑이 바라보이는 너른 바위에 자리를 잡고는 나를 불러 앉혔다. 준이 불러주는 생일 축하 노래를 들으며 산을 오르듯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비를 막아줄 옷 한 벌과 한 끼 식사만 넣은 가벼운 배낭을 메고 이곳에 오른 것처럼, 많이 가지려 하지 말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겠다고.
- 파타고니아 라이프 / 칠레, 토레스델파이네 中

영화 「비포 선셋」을 보며 파리에 대한 로망을 키우던 나는 어느 해 크리스마스를 파리에서 보내기로 했다. 때마침 파리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베르사유 궁전의 나무들에 눈꽃이 열렸다. 파란 겨울 하늘 아래 사크레 쾨르 성당은 순백으로 빛났고, 노트르담 성당의 가고일은 눈으로 지은 망토를 덮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빨갛게 물든 샹젤리제엔 산타 차림의 사람들이 털모자와 벙어리장갑을 팔고, 거리 한 귀퉁이에선 바싹 마른 장작에 꿰여진 넓적한 연어가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익어갔다. 나는 한 손엔 뱅쇼를 들고 다른 손으론 준의 손을 잡고, 셀린과 제시처럼 파리의 거리를 걸었다. 영화 속에서 흐르던 니나 시몬의 ‘Just in time’을 흥얼거리면서.
- 저스트 인 타임 / 프랑스, 파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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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낭만과 사색, 인문학과 여행기, 그 어디쯤에 있는 이야기”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인 저자가 32개국 80개 도시에서 전해온 이 이야기 속에는 방대한 독서량과 풍부한 경험이 촘촘하게 버무려져 있다. 그저 좋아서 오랫동안 꾸준히 해온 일 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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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사색, 인문학과 여행기, 그 어디쯤에 있는 이야기”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인 저자가 32개국 80개 도시에서 전해온
이 이야기 속에는 방대한 독서량과 풍부한 경험이 촘촘하게 버무려져 있다.
그저 좋아서 오랫동안 꾸준히 해온 일 끝에 얻은 그녀의 사유와 성찰은
언젠가 낯선 이름의 도시에서 고요한 여행을 할 수 있기를, 꿈꾸게 한다.

- 지적인 여행에의 욕구를 해소해주는 단 하나의 여행기

구체적인 일정이나 동선은 없다. 여행일기 위주의 서술도 아니다. 대신 천천히 머무는 여행을 하는 동안 다듬어온 생각 속에 여행지와 관련된 문학, 예술, 사회, 종교, 역사 이야기를 녹여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철학자의 길’을 걸으며 루소의 말을 곱씹고, 아바나에서는 헤밍웨이의 술잔을 탐하고, 뉴욕에서는 영화 「러브 어페어」 속 애틋한 재회를 떠올리는 식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도스토옙스키의 소설을 읽고, 티베트에서는 돌아오지 못한 옛 지도자를 그려보기도 한다.

대륙을 넘나드는 저자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문득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 또 어떤 얘깃거리가 등장할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한다. 매 장마다 새로운 인문학적 소재와 에피소드를 들려주기에, “여행에세이는 이제 조금 질렸어”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에게도 끊임없이 흥미진진한 자극을 선사하는 책이다.

- 로맨틱한 러브스토리부터 이제껏 돌아보지 못했던 한 사회의 이면까지…
여행길에 만난 사람과 풍경을 시적으로 묘사하던 저자는 때로 조금은 시니컬하게 그 나라의 사회?종교 이슈를 꼬집는다. 인도 바라나시에서 바라본 어느 힌두의 죽음과 볼리비아 포토시의 광부들, 안나푸르나를 오르는 포터들의 뒷이야기까지, 모르고 갔다면 그냥 스쳐 지났을지도 모를 사회 이면을 되돌아보게 하는 것이다.

또한 중간중간에는 이스터섬의 모아이, 노이슈반슈타인성을 지은 루트비히 2세 등 그 지역에 얽힌 설화나 역사 속 주인공이 직접 화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이들이 전달하는 생생한 이야기는 마치 어릴 적 엄마아빠가 동화책을 읽어주던 시간처럼 다정하다.

책 속에 파묻힌 일상을 보내는 사서답게 적절히 활용한 인용구도 돋보인다. 좋은 말을 따다가 여기저기 널어놓은 것이 아니라 오랜 독서와 또 오랜 여행이 만나 자아내는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잘 어우러진다.

- 이제껏 상상도 해보지 않았던 여행로망을 마음에 품게 하는 책
어떤 볼거리가 있는 나라와 도시에서든, 나지막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독한 산책자처럼 사색할 줄 아는 저자의 여행법은 무척 매력적이다. 담백한 문장 사이사이에 섞인 곱씹어 볼 만한 표현들은 두 번 세 번 다시 읽을 때 더 빛을 발한다. 날것 그대로의 감상과 생경한 도시 이름을 보고 있으면 어느새 상상도 못했던 낯선 도시에 가 있을 것만 같다. 비행기 안에서, 낯선 호텔방에서, 한적한 카페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면, 곁에 두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이 되어줄 것이다.

“어쩌면 제 글에는 번지 없이 길 위를 떠도는 사람들의 향기가
배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도 이 향기를 따라 길을 떠날 수 있길 바랍니다.”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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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 as**ria56 | 2016.04.0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p251 배 위의 인생   찰랑찰랑 물결이 인다. 끼익끼익 배가 목조 가옥에 부딪힌다. 캄캄한 새벽, 그녀는...

    p251

    배 위의 인생

     

    찰랑찰랑 물결이 인다.

    끼익끼익 배가 목조 가옥에 부딪힌다.

    캄캄한 새벽, 그녀는 홀로 일어나

    불을 지피고 농장에서 신선한 야채를 거둬온다.

    끄응. 소면 한 광주리.

    끄응. 고기 한 광주리.

    끄응. 야채 한 광주리.

    광주리가 더해질 때마다

    작은 나무배가 조금씩 물에 잠긴다.

    그녀가 배에 오른다. 아니, 다시 내린다.

    '아차차, 종일 뙤약볕 아래 떠다니려면 챙이 넓은 모자가 필요하지.'

    해를 가려줄 응옵까지 쓰고 나자

    출항 준비가 모두 끝났다.

    노를 젓는다.

    저항하던 물살이 갈라진다.

    수백 년 전 아유타야 시절에도

    누군가 그녀처럼 운하 위를 떠다녔겠지.

    배를 천천히 밀어 물 위의 마을을 한 바퀴 돈다.

    하얀 곡식, 빨간 꽃, 노란 과일과 파란 야채를 실은

    배들을 비켜간다.

    그녀가 파는 것은 따뜻한 마음을 담은

    뜨끈한 국수 한 그릇.

    끓는 물에 데쳐 난 한 움큼의 소면에

    삶은 고기와 각종 야채를 얹은 후

    진한 육수를 붓는다.

    한 그릇, 또 한 그릇......

    그녀는 매일 운하에 배를 띄우고,

    국수를 팔아 아이들을 먹이고 입혔다.

    그녀에게 인생은,

    배 한 척.

     

     

     

     

  • 차분하게 읽어가기 좋았던 여행 에세이,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창밖에는 비가 내렸다. 방금 끓인 뜨거운 물에 티백을 넣...

    차분하게 읽어가기 좋았던 여행 에세이,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창밖에는 비가 내렸다.

    방금 끓인 뜨거운 물에 티백을 넣어 우려낸 루이보스 티의 향이 코끝에 스며든다.

    지금 흐르는 곡은 버즈의 'Train'.

    그렇게, 책으로 사색의 여행을 떠나는 시간.


    책 제목을 보고서, 이 책은 꼭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읽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사색'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깊게 깊게 생각하며 읽어가야할 것만 같았다.

    그리고, 정말 그랬다.


    수많은 도시에서의 이야기가 차곡차곡 담겨 있는 여행에세이.

    책에 둘러싸인 사주를 가졌다는 작가 소개의 글이 떠오르도록, 각각의 도시 속에서 마주한 에피소드에는 책 내용이 살짝 살짝 끼워져 있었다.

    이야기를 쭉 읽어나가다가, 표시를 발견하면 그 글은 어떤 책에서 언급되었던 이야기인가 찾아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운 요소였다.

    이 책의 분량에 비하면, 이 책에 담긴 도시들은 참 많다. 총 80개의 도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짧게 스쳐가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생각들이 담겨있는 책이다.

    저자는 도시들마다 담긴 이야기들 독자 앞에 내어놓는다.

    사색을 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세계 곳곳을 넘나들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익숙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는 이야기도 있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 떠올리는 장소에 대한 기억이, 현재의 상황과 오버랩되어 사색에 잠기게 하는 내용도 있었다.

    저자는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했다.


    여행이란 모든 익숙한 것들에서 떨어져 나와 낯선 상황 속으로 들어가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내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것들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따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고요. (p.315)


    그렇기에 여행은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다.

    익숙함의 틀에서 떨어져 나와, 맞게 된 새로운 상황들과 지식들에 대해 사색한다.

    마침내, 익숙했던 것 또한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시선들을, 이 책에 담긴 수많은 도시들의 이야기가 보여주고 있다.

  •     나뭇잎의 고운 빛이 가을바람에 바래지는 요즘, 차가워진 공기에 괜시리 마음도 허해지고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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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뭇잎의 고운 빛이 가을바람에 바래지는 요즘, 차가워진 공기에 괜시리 마음도 허해지고 말았다. 고전문학을 하나하나 읽으며 '영혼이 천사의 선물이라면 육욕은 악마의 미끼다.'라는 생각이 가슴에 가득차며 역설적이게도 고전을 읽기 전보다 허한 기분에 더 허덕이게 되었기 때문일까? 매년 돌아오는 (고작 3개월 자리하고 가버리는) 계절 때문이 아니란걸 알면서도 계절탓을 하고 비가 내리면 우울함을 비의 탓으로 돌리며 '너 참 편하게 산다.' 라고 스스로에게 조소를 쓸쓸히 보내다 내 영혼은 급기야 최근 헛구역질을 하고 말았다. 어딘가 텅 비어버린 나에게 이제 질려버린 것이다. 그렇게 불꺼진 방에서 멍하게 있다 스탠드를 켜고 책장에 앉아 왠지 나를 같이 바라보고 있는 책들을 손끝으로 스치다 이 책을 골랐다.

    한 까페에서 이벤트도서로 받은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그냥 제목에 확 끌려서 신청한 책이었다. 당장은 떠날 수 없을 때 차선으로 선택하는게 내겐 영화 아니면 책이다. 이 곳 아니면 어디든지 좋다 라는 생각이 들 때 가장 값싼값에 여행할 수 있는 멋진 차선아닌가. 그래서 난 이 책을 펼쳤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로 일하시는 저자분이 10여년간 4대륙 40개국을 돌며 보고 듣고 흡수한 90여가지들의 이야기를 엮어 이 책을 내었다. 이 책엔 도시의 낭만, 역사유적지의 고취, 휴양지에서의 나른함 그리고 과거의 산물이 모아 세워진 각 나라의 현재의 명과 암까지 고스란히 저자의 일기형태로 적혀있다. 더불어 역시 사서분답게 그동안 섭렵하셨던 책속구절들이 각 나라마다 두어장정도되는 짧은 분량에 엮어져 더 쏠쏠한 재미가 있는 책이 되었다.

    (예를 들어 그리스 - <그리스인 조르바>, 베네치아 -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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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 에세이는 나를 속상하게 만든다. 나는 떠나지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니까. 에세이를 쓸 정도면 글쓴이는 많은 곳을 다녔겠...

    여행 에세이는 나를 속상하게 만든다. 나는 떠나지 못하는 사람 중에 하나이니까. 에세이를 쓸 정도면 글쓴이는 많은 곳을 다녔겠지라는 생각에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왜 머물러 있는 것일까? 물론 여름 휴가를 이용해 비행기를 타지만. 너무나 짧은 일정에 한정된 볼거리는 돌아오는 길에 피곤함만 더해지는 것 같다. 하나의 나라를 제대로 보려면 적어도 한 두달은 거기서 살다시피 해야한다고 하는데, 나는 언젠쯤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일을 그만 두게 되면 세계여행을 해보고자 다달이 돈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그 때 쯤이면 돈은 있을지 모르겠지만 체력도 능력도 열정도 떨어지게 될텐데. 너무 한탄만 하는 것 같아서... 책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이 책은 나라의 도시 별로 글쓴이의 생각이나 지적인 사색이 사진과 함께 짧고 가볍게 써 있다. 금방 읽을 수는 있지만 사색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바램이 생긴다. 글쓴이는 여행은 분주히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탐색하고, 그 나라의 풍경이나 사람을 경험하고, 나아가 지적인 의미에서의 사색도 필요하다고 이야기해준다. 사실, 이렇게 여행을 해야 여행자의 성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실제는 여전히 분주한 여행을 하고 있다. 여러가지 제한에 의해서... 책을 읽고 떠나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에세이는 아니었지만, 여행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지적인 준비가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기엔 충분했다. 책과 음악 그리고 그 도시의 역사를 잘 이해하는 것이 여행의 깊이를 더해줄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도 너무나 짧은 사색의 글이 아쉽기만 하다. 내가 가본 곳은 전체에서 두 곳 정도라 사진을 보고서도 충분히 느끼기에도 좀 부족하게 느껴진다. 머물지말고 떠나는 수밖에.

     

  • 깔끔한 표지와 함께 적혀있는 문구. 지적인 여행이 필요한 순간,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모. 든. 곳. 제목부터...

    깔끔한 표지와 함께 적혀있는 문구.

    지적인 여행이 필요한 순간,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모. 든. 곳.

    제목부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색하기 좋은 도시에서』 

    사색하기에 좋은 도시란 곳은 어디일까요?

    그곳에 갈 수 없는 저를 대신해서 다녀온 그녀를 통해 여행을 떠나보았습니다.


    책을 펼치자마자 눈에 띄었던 글

    앞으로 20년 뒤에는

    자신이 한 일보다는

    하지 못한 일 때문에

    아쉬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풀어버려라.

    안전한 항구를 떠나라.

    돛을 가득 무역풍을 받으라.

    모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 마크 트웨인

    그의 말이 너무나도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구절인 '모험하라. 꿈꾸라. 발견하라.' 는 저에게 지금의 모습에서 불만을 갖지말고 도전하라며 귓가에 부축이는 것 같았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나라는 참으로 많았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도시에 대해 각각 자신만의 색을 가지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슬로베니아 북쪽의 율리안 알프스 산자락. 블레드에서 저 역시도 종을 세 번 울리며 소원을 빌고 싶었고 아르헨티나 페리토모레노에서 황금빛 위스키에 빙하 한 조각을 넣어 '온 더 락'을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뉴욕 전망대에 올라가 하늘을 향해 삐쭉삐쭉 솟아 있는 빌딩들의 불을 바라보며 사랑을 속삭이고 싶었고 티베트 라싸에 가서 순례자들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찾고 싶었습니다.

    홍콩에 가면 왠지 등려군의 노래 '첨밀밀'이 흘러 나올 것 같았습니다.

    팍팍한 현실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한 그들의 사랑.


    각 나라의 도시에 대해서 길지 않은 글이었기에 더욱 여운이 남았던 것 같습니다.

    작가의 에필로그에서도 이렇게 말을 하였습니다.

    "어쩌면 제 글에는 번지 없이 길 위를 떠도는 사람들의 향기가 배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도 이 향기를 따라 길을 떠날 수 있길 바랍니다."

    그를 통해서 떠나게 된 길 위에서 나의 모습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때론 여행자처럼, 때론 현지인처럼.

    이 나라들의 도시에서 애정을 느끼게 된 것은 결국 가 보지 못하였기에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길에서도 나름의 향기가 배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서 지나칠 향기.

    그 향기를 한 번 맡아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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