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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6쪽 | A5
ISBN-10 : 8935655546
ISBN-13 : 9788935655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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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리영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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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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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잘 받았습니다. 도서 상태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si1*** 2020.02.06
43 빨리오네요 책 상태도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edgk*** 2020.01.22
42 상태굿...... 좋네 5점 만점에 5점 jkey0*** 2019.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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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빠른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akan2*** 20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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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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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 땅에서 '지식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떠한 일인지를 생생하게 증언한다. 스스로 "60% 저널리스트, 40% 아카데미션"이라고 말하는 리영희의 글이 학자들에 의해 가장 영향력 있는 저서로 꼽히고 수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깨우치며 삶을 통째로 뒤흔들었던 까닭은 대단한 이론이나 새로운 담론을 제시했기 때문이 아니다. 오직 한국 현대사의 온갖 질곡 앞에서 진실을 있는 그대로 글로 옮겼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글쓰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이것, 온전한 진실을 써내려간다는 이 기본적이고도 충실한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는 이 의무를 회피하지 않고 맞서는 것이야 말로 '지식인'의 역할이라고 여기고 온몸으로 실천했던 것이다.

1970~80년대가 지나고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민주화를 거둔 1990년대 이후 리영희는 "내가 할 역할은 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책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식인으로서의 역할고 고통 앞에서 그가 보여준 정신의 크기는 왜 우리가 여전히 리영희를 읽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저자소개

리영희(李泳禧) 1929년 평북 삭주군 대관면에서 태어났다. 1957년부터 1964년까지 합동통신 외신부 기자, 1964년부터 1971년까지 조선일보와 합동통신 외신부장을 각각 역임했다. 1960년 미국 노스웨스턴대학 신문대학원에서 연수했다. 1972년부터 한양대학교 문리과대학 교수 겸 중국문제연구소(이후 중소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중 박정희정권에 의해 1976년 해직되어 1980년 3월 복직되었으나, 그해 여름 전두환정권에 의해 다시 해직되었다가 1984년 가을에 다시 복직되었다. 1985년 일본 동경대학 초청으로 사회과학연구소에서 그리고 서독 하이델베르크 소재 독일연방 교회사회과학연구소에서 각기 한학기씩 공동연구에 종사하였다. 1987년 미국 버클리대학의 정식부교수로 초빙되어 ‘Peace and Conflict’ 특별강좌를 맡아 강의하였다. 1995년 한양대학교 교수직에서 정념퇴임한 후 199년까지 동대학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를 역임했다. 저서에 『전환시대의 논리』(1974), 『우상과 이성』(1977), 『분단을 넘어서』(1984), 『80년대의 국제정세와 한반도』(1984), 『베트남전쟁』(1985), 『역설의 변증』(1987), 『역정』(1988), 『自由人, 자유인』(1990), 『인간만사 새옹지마』(1991),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1994), 『스핑크스의 코』(1998), 『반세기의 신화』(1999) 및 일본어로 번역된 『分斷民族の苦惱』(1985), 『朝鮮半島の新ミレニアム』(2000)이 있으며 편역서로는 『8억인과의 대화』(1977), 『중국백서』(1982), 『10억인의 나라』(1983)가 있다. 임헌영(任軒永) 1941년 경북 의성에서 태어났다.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66년 『현대문학』을 통해 문학평론가로 등단했다. 1972부터 1974년까지 중앙대학교 등에서 강사로 지냈으며, 1974년 긴급조치 시기에 문학인사건으로 투옥되었다. 『월간독서』『한길문학』『한국문학평론』 등 여러 문예지의 편집주간으로 일했으며 1979년에서 1983년까지 ‘남민전’ 사건으로 복역하였다. 1998년 복권되어, 현재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겸임교수, 민족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문학평론가로 활동중이다. 『한국현대문학사상사』를 비롯해 20여 권의 저서가 있다.

목차

1 식민지 조선의 소년
청운의 뜻을 품고 경성으로

해방, 환희, 그리고 분단
친일파의 세상에서 방향 잃은 민족

2 전쟁속의 인간1
미족상잔의 현장에서 우는 청년

전쟁 속의 인간2
화연 속에 달궈지는 평화주의자

저널리스트에 천직을 찾고
우상 파괴자로 거듭나다

3 희망의 봉화, 꺼진뒤의 암흑
4`19의 전열에서 피로 거둔 열매는

다시 겪는 악몽 : 탱크가 지배하는 세상
인간답게 살려는 25년의 몸부림으로

가려진 진실에 빛을 들이대며
최고 국제문제 기자의 고행

전차의 길을 막는 사마귀
베트남 인민과 함께 우는 언론인

인텔리는 필경 관념론자
언론계 추방 - 육체노동자실격 - 다시 인텔리로

4 한국 현대 중국혁명 연구의 개척자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제3의 길을 찾아

"선지자는 고향에서 박해받는다"
'사상의 은사'와 '의식화의 원흉' 사이에서

무신론자의 인간관`사회이념
'유일신'과 '절대주의' 없는 삶을 향해

5 배신당한 서울의 봄 1980년
민족의 정기가 광주에서 꽃필 무렵

23년 만에 얻은 '자유의 날개'
극우반공의 동굴에서 눈부신 햇살의 하늘로

동서양 인류문화의 현장으로
일본`독일`미국에서의 교수 체험

캄캄한 하늘에 뜬 큰 별 '한겨레'
'주한 미국 총독'과의 '광주대학살' 책임 논쟁

6 20세기 인류의 행복조건
미국식 자본주의의 지양은 가능한가

펜으로 싸운 반세기의 결산
조광조를 보내고 이퇴계를 맞는 명상

리영희 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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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한 편의 드라마처럼 탄생한 책 리영희 선생은 고희를 맞이한 2000년 말 뇌출혈로 쓰러졌다. 뇌중추신경에 큰 손상을 입어 오른쪽 손과 다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이 곧 사회적 참여요 실천인 지식인에게는 치명적...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 편의 드라마처럼 탄생한 책 리영희 선생은 고희를 맞이한 2000년 말 뇌출혈로 쓰러졌다. 뇌중추신경에 큰 손상을 입어 오른쪽 손과 다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이 곧 사회적 참여요 실천인 지식인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다. 리영희 선생 본인도 ‘지적 활동과 글쓰는 일’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고백한다. 오른손의 마비로 저술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구술을 녹취해 원고지 2,700매 분량의 자서전을 만드는 일은 그의 초인적인 인내와 끈기로만 가능한 일이었다. 리영희 선생의 기억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되살려내는 일은 민족문제연구소장 임헌영 선생이 맡았다. 기획과 원고 구성에 대한 협의가 끝나고, 대담을 완성한 후 녹취한 구술을 풀어내 다듬고 보완해 초벌 원고를 만드는 데에만 2년이 걸렸다. 리영희의 전작을 비롯해 한국 근현대사의 모든 자료들을 연구해 대담을 준비한 임헌영 선생의 혼고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대해 수십 번씩 자료와 육필 원고, 사진 등을 찾아내 확인하고, 수십 년 전의 붕우들에게 때마다 연락을 취해 인명 하나까지 거짓 없이 전달하려 한 노학자의 모습은 존경을 넘어 벅찬 감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힘겹게 준비된 초벌원고에 떨리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꼭 부여잡고 한자 한자 교정을 보아 완성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대화』는 그 자체로 한 편의 휴먼 드라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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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진주 님 2014.02.06

    누런 돌이 있으면 그대로 호주머니에 집어넣어라”라는 말이 있어. 금광석의 부스 러기인지도 모르니까. 그만큼 금이 도처에 널려 있다는 얘기이지. 나는 소년시절에 어른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흔히 들었어 요. 그때 어린 나는 어른들의 말뜻이 무엇인지를 잘 알지 못했지. 지금 사람들은 잘 모르겠지만, 일제 식민지시대에는 조선에 세사람의 거부가 있었어요. 친일파의 거두였던 한상룡( 韓相龍 )과 박흥식( 朴興植 ) 그리고 최창학( 崔昌學 )이야. 최창학은 구성군 사람이 지만 이 지역의 금광을 해서, 말하자면 벼락부자가 된 사람이오. 이사람은 일자무식에다 장돌뱅이(당나귀에 잡동사니를 싣고 평안북 도의 장터를 돌아다니던 사람)인데, 그렇게 돌아다니다

  • 하보영 님 2014.01.04

    “남이 자기를 업수이 여기는 것은 먼저 자기 자신이 자기를 욕되게 했기 때문이다. 가문이 흩어지는 것은 남이 그렇게 하기에 앞서서 울타리 안에서 형제끼리 싸우고 밖에서 오는 욕됨을 함께 막으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라가 기우는 것은 남이 나라를 무너뜨 리기에 앞서 그 나라의 군신이 스스로 먼저 나라를 기울게 했기 때문이다.”

  • 박병규 님 2014.01.03

    각 분야의 대중운동, 반전·평화와 반미 운동으로 고양된 시민운동의 광범위한 연대의 형성을 빼놓을 수가 없지. 이 모든 전진이 힘겨웠고, 손에 잡히지 않을 만큼 더디고 불만족스러웠다

회원리뷰

  • 진실에 눈을 뜨다. | ky**523 | 2012.11.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 책을 읽고 눈이 밝아졌다. 우리나라 위대한 지식인의 가르침을 단독으로 과외받은 느낌이랄까. 진실에 목마른 분들 이 책을 ...
    이 책을 읽고 눈이 밝아졌다. 우리나라 위대한 지식인의 가르침을 단독으로 과외받은 느낌이랄까.
    진실에 목마른 분들 이 책을 꼭 읽으세요.
  • 과거와의 성실한 대화 | hw**gtejya | 2012.10.2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1. 우리 머릿속의 '우상'.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달았다. 그것은 나쁜 이미지의 우상일 수도 있고...


    이 리뷰는 추억의 백일장 : 가을 응모작 입니다. 백일장 바로가기
     
    1. 우리 머릿속의 '우상'. 그것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깨달았다. 그것은 나쁜 이미지의 우상일 수도 있고, 좋은 이미지의 우상일 수도 있다. 북한이나 미국일 수도 있고 독재 정권일 수도 있고 심지어 MB일 수도 있다. 삶은 훨씬 더 복잡한 원리들에 의해 움직인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모두 파악할 수 없고, 그러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너무 피곤하니까. 그래서 머릿속에서 세상 역학들이 단순화되고 선명해진다. 빨갱이인가, 아닌가. 좌파인가, 우파인가. 우리편인가, 아닌가. 그렇게 사는 게 편하긴 하다. 근데 이거야 말로 「1984」의 모습 아닌가.
    MB정부가 뭔일만 나면 무조건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는 거나, 국민들이 뭔일만 나면 무조건 MB탓이라고 하는 거나,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MB보다 무서운게 이런 것 아닐까. 스스로를 우매한 국민으로 만들어버리는 것.
     
    2. 과거를 회상하는 어른들이 저지르는 실수(?)중의 하나가 '다 알잖아. 뭘 새삼스럽게'하면서 그냥 넘어가거나, 자기들만의 은어로 말하는 일. 어린 세대는 그런 식의 대화에 절대로 낄 수도 없고, 영원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알 수가 없다. 정말 자신들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귀찮더라도 하나하나 조목조목 후대에게 말해주고, 그것의 의미를 설명해줘야 한다. 안 그럼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다. 그런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엔 그런 게 없어서 좋았다. 정말 많은 일을 세세히 풀어서 설명해 주었다. 저자는 정말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
     
    그러고보면, 자세한 설명을 생략하는 어른들은, 실은 자신들 본인조차 무슨 일인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 대화 | ru**72 | 2012.02.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사상의 은사 or 의식화의 원흉 사회를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관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 [대화]는 암...
    사상의 은사 or 의식화의 원흉

    사회를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관점에 따라 그에 대한 평가는 양극단.

    [대화]는 암울한 현대사를 몸으로 부대끼며 살아온 선생의 자서전격인 대담집이다. 
    이 한권을 읽는것 만으로 우리 현대사의 아픔과 모순이 어느정도 정리가 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총쏘는 보안관이 아니라 쫓기는 인디언이..근육질의 람보가 아닌 쓰러지는 베트남인이..
    국격과 수출차질을 걱정하는 하는 우리가 실은 삶을위해 악전고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더 가까움을..  

    우상을 깨고 본질을 보라고.. 그는 일생을 통해 이야기 한다.  

  • 개인적으로 책꽂이 한 가운데 놓고 싶은 책이다. 성인은 물론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

    개인적으로 책꽂이 한 가운데 놓고 싶은 책이다. 성인은 물론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책 <대화>는 한국의 현대사를 지식인의 시각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다. 700페이지가 넘지만 대화체여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지난해 이맘때 세상을 떠난 리영희 선생은 따로 설명이 필요 없는 인물이다. 이 시대의 지성인으로 꼽히는 고 리영희 선생이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과 대화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내용을 시대순으로 정리했다. 이승만 정권 때부터 최근까지 일을 망라한다. 정치부터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지난 반세기에 굵직한 소재를 대화형식으로 풀어간다. 이를 통해 선생의 지식과 사상을 엿볼 수 있다. 


    선생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북한 등지에서 머물면서 다양한 문물과 사상을 익혔던 것 같다. 그런 눈으로 한국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언론사 기자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진실을 파헤쳤고, 교수로서 정의를 외쳤다. 독재 정부에 선생은 눈엣가시였을 터이다. 몇 차례 옥중 생활을 했고,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는 삶을 살았다. 모르긴 해도 해외 망명을 떠날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선생은 한국에 남아 한국의 비합리를 비판하고 지적했다. 


    태극기는 중앙의 태극이 세계 누구에게나 하늘과 땅을 표현하는 거라고 납득이 될 거야.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주역의 팔괘 모양을 배치해놓은 것은 문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어. 우리 국민들 자신도 그 정확한 철학적 뜻을 풀이하는 사람이 몇 사람이 될 것인가? (중략) 국기는 철학이 아니라 상징(심벌)이오. 그 시각적 표현은 오묘한 철학적 교본일 필요가 없어. 가장 단순화된, 이를테면 기호인 셈이니까. 애국가 가사도 그렇고. (220쪽)


    공자의 '논어'에 '정언'(正言)편이 있어. 제자가 공자에게 "정치의 요체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은 데 대해, 공자는 "사물의 이름(명칭 또는 명분)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다"라고 답했어요. 다시 말하면, 검은 것은 희다고 할 것이 아니라 검다고 해야 하고, 악은 선이 아니라 악이라고 칭해야 하고, 사슴은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불러야 하고, 말은 사슴이 아니라 말이라고 칭해야 하고…. (374쪽)


    국제정세의 어떤 문제나 운동양식 등을 파악하고자 할 때, 흔히 "미국 교수 누구누구는 이렇게 말했다"는 식으로 외국인 지식에 대한 권위주의적 노예가 돼요. 학문연구의 주체의식이 희박해. 큰 문제야. 자기 나름의 문제의식이나 분석방식 없이 남의 이론을 빌려서 자기의 권위로 이용하는 작태를 나는 멸시해요. (549쪽)


    내가 윤이상에게 북한과 가까워진 계기나 이유를 물었어요. 이런 대답을 하시더군. 1950~60년대에 조선(한국)민족의 얼과 음악형식을 서양식 오케스트라 곡에 담거나 재현시켜보고 싶어졌대. 그래서 서독주재 남한대사관과 동독 주재 조선대사관에 그런 생각을 설명하는 글과 그 목적에 이용할 만한 음악.예술 관계자료들을 제공해주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달했대. 그리고 기다리는데 조선대사관 쪽에서는 본국에서 굉장한 분량과 종류의 자료를 가져왔더래. 그런데 한국대사관 쪽에서는 몇 달이 지나도, 일년이 지나도 부탁한 자료는커녕 가타부타 답장도 없더래요. (613쪽)


    1950년대 이승만정권은 서울대학교의 수학과와 물리학과 수재들만 뽑아서 독일에 유학을 보냈어요. 정부의 재정이 어려울 때인데도 이승만 대통령의 계획에 따라 서독에 나가 공부하게끔 지원을 하면서 원자탄 제조 방법을 연구시킨 것이지. 그런데 이 학생들이 공부 열심히 하다 보니까, 이승만이 자기들의 지식을 이용해서 원자탄을 제조하는 데 성공하면 이것을 어디에 쓸 작정인가, 이런 회의와 함께 보다 고차원적인 민족의 운명에 의식이 미치게 된 거예요. (615쪽)


    한국인들이 다 백치가 되었는지, 텔레비전 오락물 제작자들의 저능아적 취미 탓인지, 내가 늙은 탓인지, 아니면 미국식 자본주의의 소비제일주의 문화적 필연적 산물인지. 텔레비전 시청료와 광고수입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인간의 심성을 이 지경까지 황폐.타락시켜야 하는 것인지 나는 모르겠어. 소위 '문화'라는 이름으로 일상화된 그런 정서.취지.의식.가치관.인간관계의 상이 만들어내는 한국사회의 반도덕.인간소외.이기주의.범죄의 생활체제화를 보면서 나는 소름이 끼쳐. (727쪽)

  • 내가 고 리영희선생과 처음 대면한 것은 그분의 책을 통해서였다. 대학 2학년 때인 1986년, 어느 선배가 <전환시대의...
    내가 고 리영희선생과 처음 대면한 것은 그분의 책을 통해서였다.
    대학 2학년 때인 1986년, 어느 선배가 <전환시대의 논리>를 빌려주어 읽게 되었다.
    나는 이미 대학 1학년 시절에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태백산맥 1,2,3>과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통해서 내가 20년간 듣고 배우던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기존 지식과 고정관념이 깨지기 시작했다.
    <전환시대의 논리>는 중국혁명과 베트남 공산화, 미국과 소련을 비롯한 강대국들의 모습, 일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한마디로 ’발상의 대전환’이었고 ’대오각성’ 그 자체였다.
    그 뒤 <우상과 이성>을 또 읽게 되었고 그 당시 지독하게도 경멸해 마지 않던 기성세대, 교수, 지식인들을 대신하여 리영희선생은 나에게 ’본받고 싶은 어른’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대학 3학년, 4학년이 되면서 공부나 토론보다 집회와 시위가 잦아지고 서점을 비롯하여 나의 주변에는 수 많은 사상과 책들로 넘쳐나기 시작했고 나의 머리는 한 쪽으로 너무 빨리 굳어져 갔다.
    그러면서 내 머리 속에서 그 분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었다. 
     
    “인간은 누구나, 더욱이 진정한 ‘지식인’은 본질적으로 ‘자유인’인 까닭에 자기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그 결정에 대해서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존재하는 ‘사회’에 대해서도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이 이념에 따라, 나는 언제나 내 앞에 던져진 현실 상황을 묵인하거나 회피하거나 또는 상황과의 관계설정을 기권으로 얼버무리는 태도를 ‘지식인’으로서 책임져야 하는 사회에 대한 배신일 뿐 아니라 그에 앞서 자신에 대한 배신이라고 여겨왔다.”
     
    선생의 이 말씀은 나에게도 뼈아프게 들린다.
    나 뿐 만이 아닐 것이다.
    스스로 참다운 지식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자유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그 분의 삶의 역정을 되돌아보면서 적어도 한 번쯤은 자신을 되돌아 보았을 것이다.
    우리는 머리 속에서는 알고 있다.
    남보다 많이 알고 많이 생각하는 만큼 실천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 또한 안다.
     
    리영희 선생은 고희를 맞이한 2000년 말 뇌출혈로 쓰러졌다.
    뇌중추신경에 큰 손상을 입어 오른쪽 손과 다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글을 쓰는 것이 곧 사회적 참여요 실천인 지식인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었다.
    리영희 선생 본인도 ’지적 활동과 글쓰는 일’을 완전히 포기했다고 고백한다.
    오른손의 마비로 저술이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구술을 녹취해 원고지 2,700매 분량의 자서전을 만드는 일은 그의 초인적인 인내와 끈기로만 가능한 일이었다.
    리영희 선생의 기억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되살려내는 일은 민족문제연구소장 임헌영 선생이 맡았다.
    기획과 원고 구성에 대한 협의가 끝나고, 대담을 완성한 후 녹취한 구술을 풀어내 다듬고 보완해 초벌 원고를 만드는 데에만 2년이 걸렸다.
    리영희의 전작을 비롯해 한국 근현대사의 모든 자료들을 연구해 대담을 준비한 임헌영 선생의 혼고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질문 하나하나에 대해 수십 번씩 자료와 육필 원고, 사진 등을 찾아내 확인하고, 수십 년 전의 붕우들에게 때마다 연락을 취해 인명 하나까지 거짓 없이 전달하려 한 노학자의 모습은 존경을 넘어 벅찬 감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힘겹게 준비된 초벌원고에 떨리는 오른손을 왼손으로 꼭 부여잡고 한자 한자 교정을 보아 완성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의 내용은 그 자체로 한 편의 휴먼 드라마이다.
     
    리영희선생이야말로 한국 현대사의 ’참다운 지식인’이라고 말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모범이다.
    그는 오직 한국 현대사의 온갖 질곡 앞에서 진실을 있는 그대로 글로 옮겼다.
    그는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을 거치면서 모든 글쓰기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할 이것, 온전한 진실을 써내려간다는 이 기본적이고도 충실한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다.
     
    특히 이 책에는 해방 후 미군정기 남한사회의 혼탁상에서 625전쟁의 비극과 한국군의 실상, 419 혁명과 516 쿠테타, 1212 쿠테타와 광주민주화운동 그리고 최근 국내외 정세에까지 개인사의 기록을 넘어 한국 현대사의 소중한 증언으로 기억될 내용들이 가득하다.
    푸에블로호 사건에서 1999년 서해교전까지 그의 엄정하고 예리한 분석은 여전히 무딘 우리의 역사인식을 벼린다.
    625전쟁 당시 미군의 장교복을 끝까지 입지 않고 작업복만으로 군복무를 마친 일화를 두고 한국군의 정체성을 논하는 부분(173쪽), 박정희의 검은 안경을 통해 분석한 박정희 인물론, 박정희와 노무현이 미국 대통령을 대하는 태도를 비교하는 대목(280쪽) 등에서 자신의 경험을 날것으로 쉽게 일반화하지 않고 철저한 반성 속에서 녹여낸다.
    한국 현대사의 주요 국면을 따라 풀어 놓는 그의 체험과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이다.
    선생의 어린시절과 일제 하의 성장과정, 분단과 전쟁 당시의 상황과 고민을 들어보는 것도 새롭고...
     
    1970~80년대가 지나고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민주화를 거둔 1990년대 이후 리영희선생은 “내가 할 역할은 다 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책이 더 이상 읽히지 않는 세상을 바란다고도 했다.
    하지만 지식인으로서의 역할과 고통 앞에서 그가 보여준 정신의 크기는 왜 우리가 여전히 리영희를 읽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리영희선생과 임헌영씨의 대화이지만, 리영희 선생은 독자들에게 또 다른 대화를 제안한다.
    “이제는 거의 지나가버린 그 시대를 인간적 고통과 분노, 상처투성이의 온몸으로 부딪쳐 살아온 기성세대나, 앞 세대들이 심고 가꾼 열매를 권리처럼 여기면서 아무런 생각 없이 맛보고 있는 지금의 행복한 세대의 독자에게 부탁하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함께 고민하고 자신이 그 상황에 직면했거나 처했다면 ‘지식인’으로서 어떻게 가치판단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을까를 생각해보기를.
    그럼으로써 이 자서전의 당사자와 대담자가 책 속에서 진행한 것과 같은 자기비판적 대화의 기회로 삼기를.
    그리고 기회가 있으면 나와의 비판적 대화도 가질 수 있기를....”
     
    이 책을, 그리고 50년 넘게 그 분이 남긴 저서들을 차분히 다시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분이 온몸으로 부딪혀서 깨우치고자 한 진실과 생각은 아직 이 사회에서 널리 퍼져있지 못하다.
    우상은 여전히 다른 얼굴과 모습으로 전국을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고 폭력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땅에서 자행되고 있다.
     
    * 이 책은 지난 1월 11일 새해 첫 번째 공부모임의 부교재였다.(주교재는 <리영희평전>)

    책 속의 문장
    - (해방 이후 남한에서는) 경찰총감과 총경 30명 중의 25명(75%), 경감 139명 중 104명(75%), 경위 969명 중 806명(83%)가 일제에 충성을 바쳤던 자들이었다. 심지어 해방 후 15년이 지난 1960년에도 일제 경찰 전력자 총경의 비율이 70%, 경감이 40%, 경위가 15%였다. (p.81)
     
    - 전쟁을 한 번 겪고 나면 모든 것이 무효로 돌아가고, 뒤틀리고, 깨어지고, 그리고 무(無)가 되어버리게 마련이에요. 전쟁의 전투현장에서 전개된 인간 비극보다 오히려 전선 뒤 인민대중의 생활과 그 사회의 구조적,기능적 틀이 겪는 파괴가 더욱 혹독하지요. 전쟁은 절대로 해선 안 되는 짓이에요. 전쟁은 무슨 이유나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고 합리화될 수 없어요. 통일을 가져온다 해도 나는 전쟁은 절대반대야.(p.170)
     
    - 남한의 국가지도자들이라는 자들은 권력 장악과 몰락은 물론이고 집권기간 중 거의 모든 결정이 미국이라는 ’빅 브라더’의 손바닥에서 놀아온 것이오. 남한의 역대 권력자가 아무리 자기 딴에는 손오공과 같은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면서 날뛰어봐도 그 모든 그리고 낱낱의 행동은 미국 권력집단의 손바닥에서 노는 거예요. 그런 인식이 있으면 뒤에 숨어 농간을 부리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집권자들의 실태가 보이기 시작하지요.(p.260)
     
    - 요컨대 박정희는 일제시대에는 천황 숭배자이면서 민족의 배반자였고, 해방이 되자 그 당시 남한의 사상적 주류였던 남로당에 재빨리 편승했는가 하면, 여수/순천 사건으로 형세가 불리해지자 자신의 사상과 충성을 맹세했던 남로당은 물론 자신의 책임으로 관리하고 있던 비밀당원의 명단까지 미국 군정에 팔아넘긴 자로서 철저한 기회주의자이고 변절자였지.(p.287)
     
    - 박정희의 516 구테타에 앞서 1960년 케네디 대통령이 경제학 교수 월트 로스토를 백악관의 국가안보전략회의 고문, 대통령 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합니다. 로스토 교수의 소위 [독재개발이론]과 [경제성장의 5단계 : 반공산주의선언(1958)]이 케네디의 후진 동맹국가 운영정책의 기둥으로 채택된 거요. 이는 바로 후진/미개발 사회에서의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친미국적 군부의 강력한 독재체제로 우선 사회적 통합과 안정을 실현한 후, 그 바탕 위에서 후진 사회의 부정부패를 척결/개혁하면서 경제건설과 정치적 안정을 달성하는 개발이론이지.(p.293)
     
    [ 2011년 1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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