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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216쪽 | 규격外
ISBN-10 : 8960522430
ISBN-13 : 9788960522435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중고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 | 역자 해바라기 프로젝트 | 출판사 길찾기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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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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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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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스페인 만화 상을 휩쓴 작품!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2010 스페인 국립 만화대상을 비롯 28회 바르셀로나 살롱 델 코믹 3관왕, 2010 카탈루냐 만화대상 등 스페인 내 만화 관련 상을 거의 독식한 작품이다. 장엄한 비행으로 끝맺은 안토니오의 삶을 그의 아들과 그림 작가 킴이 만나 리얼리즘이면서도 환상문학 같은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스페인 내전에 고통받은 세대의 아픔을 풀어냈다. 작가의 고뇌 끝에 선택된 만화라는 매체와 ‘융해’된 1인칭 시점의 전개를 통해, 독자들은 당시 국제 정세와 스페인 내전, 프랑코 독재 체제의 실상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도록 안내한다. 단순히 한 사람의 아버지가 아니라 스페인의 역사와 한 아나키스트의 생애를 만나볼 수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안토니오 알타리바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Antonio Altarriba)는 1952년에 사라고사에서 태어났다. 문학·시나리오 작가이자 바스크 대학교 불문학과 교수이다. 1980년대부터 만화 시나리오 작업을 계속해 오면서 텍스트의 이미지화와 이미지의 텍스트화를 연구하고 있다. 소설가로서도 활동해 「눈의 기억 La memoria de la nieve」으로 2002년에 유스카디 문학상 Premio Euskadi de Literatura 을 받았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문학과 만화를 융합하고 넘나들며 활동해온 그의 최근작이자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다.

역자 : 해바라기 프로젝트
역자 해바라기 프로젝트 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세계를 대한민국에 소개하는 해바라기 프로젝트에서 만난 역자들이 좋은 만화책을 소개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신신」, 「68년 5월 혁명」, 「우리는 혼자였다」, 「앨런의 전쟁」과 2012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최고 작품상’ 수상작 「굿모닝 예루살렘」, 그리고 「체르노빌의 봄」 등을 번역했다.

역자 : 김진
파리 말라케 건축학교 건축학 석사, 베르사유 건축학교 건축역사 석사맹슬기: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공간사회학석사이하규: 해바라기 프로젝트 기획팀장

그림 : 킴
그린이 킴(KIM, Joaquim Aubert i Puig-Arnau)은 1941년에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났다. 미국 언더그라운드 만화에 영향을 받은 그는 「진동 Vibraciones」을 통해 데뷔했다. 스페인 풍자문학 주간지 「목요일 El Jueves」의 창립 멤버로 「마르티네즈 엘 파차 Martinez el Facha」를 1977년부터 지금까지 연재해 왔다. 안토니오 알타리바와 함께 작업한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을 통해 ‘스페인 최고의 만화가’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목차

제 4층 1910~1931
나무로 만든 자동차

제 3층 1931~1949
두루티의 신발

제 2층 1949~1985
씁쓸한 과자

바닥 1985~2000
두더지 땅굴

에필로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스페인 최고의 만화가 왔다 2010년 스페인 만화 상을 휩쓴 작품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2010 스페인 국립 만화대상(Premio Nacional del Comic de Espana 2010)을 비롯 28회 바르셀로나 살롱 델 코믹 3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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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최고의 만화가 왔다
2010년 스페인 만화 상을 휩쓴 작품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2010 스페인 국립 만화대상(Premio Nacional del Comic de Espana 2010)을 비롯 28회 바르셀로나 살롱 델 코믹 3관왕(최고 스페인 작가상, 각본상, 작화상), 2010 카탈루냐 만화대상, 33회 디아리오 드 아비소스 리얼리즘 만화대상 최고각본상, 조르나다스 드 아빌레스 비평가상 최고 작가상과 최우수 작품상, 2009 깔라모 엑스트라오디너리 프라이즈 등 스페인 내 만화 관련 상을 거의 독식했다. 한 작품에 쏟아진 이와 같은 전폭적인 찬사는 스페인 만화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 각지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화제를 모았다. 번역서로서는 드물게 2011년 프랑스 ACBD 비평대상(Association des Critiques et journalistes de Bande Dessinee) 최종후보에 올랐으며 2012년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발 본선 경쟁작으로도 출품되었다. 단연 스페인 최고의 만화라 할,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이 한국에도 날아왔다.

스페인 만화의 성숙을 반영하는 작품이다. 소설의 규모와 질감을 갖춘 이야기를 통해 정신적으로 성숙한 독자를 사로잡는다.
- 안토니오 마틴 마르티네즈(스페인 평론가)

문학과 만화의 최대치를 오롯이 엮어
부침하는 역사 속에서 일렁이는 사람을 ‘그리다’


아버지의 생애를 만화 작품으로 재탄생시킨 안토니오 알타리바(Antonio Altarriba), 그는 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이며 바스크 대학교 불문학과 교수이기도 하다. 문학의 세례를 듬뿍 받은 그가 아버지를 그리는 데 ‘만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만화와 문학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담뿍 담은 ‘문학-만화’를 낳았고 평단은 찬사로 응답했다. 한국어 번역본을 먼저 접한 분들 역시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높은 수준의 리얼리즘 문학과 만났다.
- 홍세화(《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

만화예술의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슈피겔만의 《쥐》가 나치 치하 아버지의 간난신고를 그렸던 것처럼, 이 작품의 화자 또한 아버지의 부침과 곡절을 좇아 유럽의 격동기를 보여준다.
- 이희재(만화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만화와 문학의 최대공약수라 할 이 작품이 그려낸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아버지가 아니라 스페인의 역사와 한 아나키스트의 생애다. 우리 문학 《광장》이 그렸던 한반도의 역사와 이명준의 생애, 우리 만화 《오! 한강》이 그렸던 한반도의 역사와 이강토와 이석주의 생애, 이런 우리의 걸작과 인물들을 떠올리게 하는 문학-만화가 스페인에서 한국으로 날아온 것이다.(스페인어 원제는 El Arte de volar, ‘비행의 기술’이다.) 하필이면 2013년 지금!

20세기 초 스페인내전에서 20세기 중반 한국전쟁을 연상해내기란 어렵지 않다. 프랑코 독재에서 박정희 독재를, 피카소의 《게르니카》에서 《한국에서의 학살》까지. 이베리아반도와 한반도, 유럽과 동북아시아의 지리적 거리는 멀되, 동시대를 살았던 아버지 세대들의 삶은 놀랍도록 유사하다. 그래서 이 책은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우리들 자녀와 손자세대에 대한 헌정일는지 모른다.
- 최재천(독서인, 19대 국회의원)

“자, 이제 됐다… 날아오를 시간이…”
2001년 5월 4일 나의 아버지는 자살했다.

‘안토니오 알타리바(스페인, 1910~2001)’

20세기 초반까지 프리모 데 리베라 군부의 독재 하에 신음하던 스페인에 제2공화정이 수립되었다. 이때가 1931년, 아버지 안토니오가 막 성인이 된 해이다. 안토니오를 비롯한 보통 사람들은 장밋빛 삶을 기대했으나 공화정은 그저 말뿐인 체제였다. 새 시대에도 여전히 부를 독차지한 계층과 우익 세력, 그에 맞선 좌익 세력의 봉기로 스페인은 다시금 혼란스러워졌다. 모로코 독립운동을 진압하던 프란시스코 프랑코 장군이 그의 군대를 끌고 본토로 쳐들어오기까지 한다.
하지만 사회 개혁에 목마른 시민들이 1936년 총선거에서 인민전선 결성에 동력을 제공해, 정권은 다시 공산주의자, 무정부주의자, 노동자를 대변하는 인민전선의 손으로 넘어갔다. 이에 기득권을 빼앗긴 세력과 프랑코가 규합해 쿠데타를 일으켰고, 시민들은 자신들이 만든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 이들과 맞선다. 이틀 만에 승리를 거둔 기쁨도 잠시, 파시스트의 지원을 받아 재정비한 프랑코군에 의해 이후 수 주 동안 수십만의 시민들이 학살당한다. 새로운 세상을 꿈꾼 평범한 시민들이 이룬 정권을 전복시킨 프랑코 세력과 자신들의 국제적 입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파시스트의 손익 계산이 맞아 떨어지면서 이윽고 스페인에 프랑코 독재 체제가 열린다. 1910년에 태어나 2001년에 자살한 안토니오는 스페인과 프랑스를 오가며 그 시대와 그에 이어진 속물의 시대를 온몸으로 ‘앓았다.’

‘늘 내 고향이 어디인지 고민했다’
작은 시골에서 태어난 안토니오는 밭 갈고 땅 넓히는 일에만 골몰하는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치이면서도 늘 다른 세상을 갈구했다. 시골을 떠나 도시에 와 새 삶을 시작하며 어릴 적부터 소망하던 운전면허증도 땄지만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는 채워지지 않았다. 공화정 설립과 프랑코군의 쿠데타로 혼란스러운 도시와 내전의 상흔이 깊은 시골. 어느 곳에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신도, 조국도, 주인도 없다’
안토니오의 꿈은 멋진 차를 타고 마음껏 달리는 것이었다. 공화국이 선포되던 날 드디어 운전면허를 따고, 의용군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가 오랫동안 꿈꾸던 삶에 한 발짝 다가선다. 어린 시절 구경만 했던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세상, 가겠다고 마음먹은 곳으로 바로 떠날 수 있는 세상, 전선에 도착한 편지를 나눠주는 ‘평화의 배달부’로 일할 수 있는 세상……. 혁명에 대한 열정만으로 가득 차 있는 순수한 사람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총알이 날고 수류탄이 터지는 전장에서도, 노동은 고되고 급료는 처참한 프랑스의 시골 농장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간절히 원하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안토니오가 찾던 행복은 신도, 조국도, 주인도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것일 뿐이었다.

‘세상은 여전히 아무것도 주지 않았다’
전쟁이 끝난 후, 전우와 사업을 시작하고, 공장을 인수하고, 먹고 살 만큼의 돈을 벌고, 평범한 가정도 꾸렸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행복하지 않다. 그가 버는 돈이 가난한 사람을 속이고 착취한 대가이기 때문이었다. 동료를 속이고 배신한 결과물이기 때문이었다. 전쟁이 끝나면 찾아올 줄만 알았던 장밋빛 인생은 온데간데없고, 오히려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어 보려던 투쟁의 시간을, 그 기억을 지워야만 했다. 숭고한 사상과 함께 자유롭게 날 수 있었던 그 시절을…….

‘2010 스페인 최고의 만화’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스페인 내전에 고통받은 세대의 아픔을 풀어나갔다. 작가의 고뇌 끝에 선택된 만화라는 매체와 ‘융해’된 1인칭 시점의 전개를 통해, 독자는 당시 국제 정세와 스페인 내전 및 프랑코 독재 체제의 실상에 한 발 다가설 수 있다. 순수한 열망으로 싸우고, 그 끝에서 날아오른 아버지의 이야기를 쓰게 된 계기는 개인적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작가가 토해낸 작품과 이를 통해 스페인 내에서 형성된 새로운 유대 의식은 사회적인 것이었다. 이는 프랑스와 독일로 이어졌으며, 이제 한국까지 왔다. 그가 한평생 살아온 세상을 고발할 수밖에 없었던 한 사나이의 고백은, 지난한 역사를 경험하며 고통받은 많은 이들과의 동맹으로, 또 그 아버지 세대를 이해해 보려는 자녀 세대와의 새로운 동맹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렇게 아버지 안토니오는 날아오르고, 아들 안토니오는 위무하며 아버지 안토니오의 저항하는 비행을 이어간다. 안토니오와 이명준과 이강토가, 이석주가 계속 날갯짓을 한다.

‘리얼리즘과 환상의 결합’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개인의 비극적인 생애가 한층 도드라지게 표현될 수 있었던 것은 그림 작가 킴 덕분이기도 했다. 킴 역시 프랑코에 의해 희생당한 아버지의 아들이었는데, 킴과 안토니오의 만남은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이라는 리얼리즘적이면서도 환상문학 같은 작품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사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인 그림과 연출, 풍부한 비유와 상징의 활용이 돋보이는 이 작품을 통해 킴은 ‘스페인 최고의 만화가’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장엄한 비행으로 끝맺은 안토니오의 삶은 그의 아들이 직접 불어넣은 숨길로 21세기에 재탄생했다. 그리고 그렇게 되살린 가치와 희망은 불행한 세월을 쥐고 험난한 여정을 헤쳐 온 이들에게, 또 그러한 시대를 반복하여 겪는 지금 우리들의 손끝에 이렇게 다가와 있다. 두 안토니오가 함께 그려낸 이 작품은 지금 아직 살아있는, 우리를 위한 헌정물이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에 날마다 젖는 자들, 이념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고 신념을 따라 외롭게 뛰어간 이들, 투쟁에 지쳤으나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열망만은 놓지 못한 사람들, 권력과 돈이 아닌 꿈꿀 수 있는 세상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용기를 낸 자들에게 털어놓는 고백이다. 이러한 짙은 고백이 독자와 평단의 공감을 얻어 2010년 스페인 최고의 만화로 인정받았다. 스페인 유수의 만화 상을 휩쓸었을 뿐만 아니라 2012년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발 본선 경쟁작이며 프랑스, 독일 등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2010 스페인 만화대상Premio Nacional del Comic de Espana 2010

28회 바르셀로나 살롱 델 코믹 3관왕(최고 스페인 작가상, 각본상, 작화상) Los galardones a la mejor obra, mejor guion y mejor dibujo de autor espanol en la 28 edicion del Salon del Comic de Barcelona.

2010 카탈루냐 만화대상 Premio Nacional de Cataluna en su modalidad de comic

33회 디아리오 드 아비소스 리얼리즘 만화대상 최고각본상 Premio al mejor guion de historieta realista en los XXXIII Premios Diario de Avisos (2009).

조르나다스 드 아빌레스 비평가상 최고 작가상, 최우수 작품상 Los Premios de la Critica al mejor guionista nacional y a la mejor obra nacional, dados a conocer en las Jornadas de Aviles.

2009 깔라모 엑스트라오디너리 프라이즈 Premio extraordinario Calamo 2009
- 추천하는 말 -

단숨에 읽어내려 간 건 만화여서가 아니라 높은 수준의 리얼리즘 문학과 만났기 때문이다.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긴장의 호흡을 멈출 수 없었다. 여기, 역사의 거대한 수레바퀴에 눌려 패배를 거듭한 한 인간, 그럼에도 자유를 지향하는 인간 본성을 마지막까지 움켜쥐었던 한 인간의 얘기가 있다.
- 홍세화(「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 학습협동조합 가장자리 제안자)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만화예술의 깊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의 아들인 화자는 스스로 아버지의 분신이 되어 아버지의 궤적을 끌어낸다. 슈피겔만의 「쥐」가 나치 치하 아버지의 간난신고를 그렸던 것처럼, 이 작품의 화자 또한 아버지의 부침과 곡절을 좇아 유럽의 격동기를 보여준다.

“결혼은 나에게 죽음과 같다. 어쩔 수 없는 선택. 지켜왔던 자존과 사상을 매장시키는 삶이다. 시체처럼 사는 방법을 배웠다. 이상사회를 향하던 꿈은 국가 우선에서 가정 우선이 되어버렸다.”

혁명의 전위에 섰던 아나키스트의 독백이 가슴 안에서 메아리가 된다.
- 이희재(만화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아들은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을 찾았다. “하나의 존재가 다른 하나를 으스러지게 껴안는 형태인 ‘융해’.” 왜 하필 만화라는 장르였을까. 화자의 내적 독백은 그림과 함께 대조를 이루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그래서 1인칭 독백의 그래픽 노블이 탄생했다. 참으로 서럽고 슬픈 소설로. 제국주의 폭력의 시기에 아나키스트의 꿈은 한반도조차도 예외일 수 없는, 세기적 이상이었다. 결코 낯설지 않은, 찢어지게 가난했던 빈농으로부터의 이주, ‘도시와 시골 어디에건 다른 이들을 힘겹게 만드는 벽은 존재했고... 20세기초 스페인내전에서 20세기 중반 한국전쟁을 연상해내기란 어렵지 않다. 프랑코 독재에서 박정희 독재를, 피카소의 《게르니카》에서 《한국에서의 학살》까지. 이베리아반도와 한반도, 유럽과 동북아시아의 지리적 거리는 멀되, 동시대를 살았던 아버지 세대들의 삶은 놀랍도록 유사하다. 그래서 이 책은 그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던 우리들 자녀와 손자세대에 대한 헌정일는지 모른다.
한 개인의 삶이 곧 역사다. 지역 특유의 삶들이 모여 세계사를 이룬다. 역사 또한 인간의 존엄에 복무하는 시간의 흐름일 뿐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눈 맑고 깨어있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 최재천(독서가, 19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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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리뷰

  • 아나키스트! | he**kmh | 2014.03.2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와 이건 정말이지 걸작이다. 제목에서부터 굉장히 불온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나키스트는 무정부주의자다. 자유라는 가...
    와 이건 정말이지 걸작이다.
    제목에서부터 굉장히 불온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나키스트는 무정부주의자다. 자유라는 가치를 숭배한다고 바꿔말할 수 있을까.
    고백은 뭔가 속죄의 의미가 숨겨져 있다.
    아나키스트와 고백이라, 조합이 조금 어색하다.
    하지만 이런 짧은 생각은 인생의 깊이를 맛보지 못한 탓일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생각이 바뀌기 마련이다.
    누가 그랬더라, 20대에 맑시스트가 아니면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40대에도 여전히 맑시스트라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라고?
    이 명제를 아주 길다란 은유로 풀어낸 훌륭한 작품이 이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일 것이다.
    아마 19세기 말부터 펼쳐진 스페인의 현대사에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깊은 공명을 일으킬 거라 생각한다.
     
    주요한 특징은 이게 '만화'로 그려졌다는 것이다. 저자가 작가의 말에 그에 대해 변증하는데, 그것도 참 인상깊었다.
     
    스토리가 비극이란 것 자체로도, 탄탄하고 응집력 있는 하나의 소설, 문학작품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그걸 만화로 표현했다. 각종 상들을 휩쓸만하다.
     
    아마 은유를 만화로 묘사한 대목이 미적인 요소가 부각되기에 효과적이었던 듯하다. 특히 두더지가 가슴 속을 파먹고 있는 광경은 뜨악하지만, 이내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또한 만화 박스 위에 내래이션/해설은 압도적이었다. 뒷통수를 여러 번 후려 맞았다. 그만큼 짧고 굵은 저자의 문체에 매료된다.
     
    (다시 한번 읽을 때는 공부하는 마음으로 스페인의 정치사와 여러 인물들에 대해 조사를 선행한 후에 되어야 하겠다. 그 때는 인용구도 좀 모아도 좋을 듯하다.)
     
    충분히 공감이 가는 이야기에, 한 사람의 일생을 한 권의 만화책에 풍성하게 담아놨다.
     
    스페인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지는 밤이다.
  • '아버지'가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무엇이 그를 창문에서 스스로의 몸을 밀어내도록 만들었을까.그 사실을 '나'는 알 것...



    '아버지'가 창문에서 뛰어내렸다. 

    무엇이 그를 창문에서 스스로의 몸을 밀어내도록 만들었을까.

    그 사실을 '나'는 알 것 같다고 했다.

    '화자'는 아버지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의 이야기로 변해간다. 


    90세 노인이 5층에서 뛰어내린 '현재'에서

    4층, 3층, 2층, 1층... 어린 시절에서부터 지금으로

    나의 이야기는 하나씩 펼쳐진다.


    나는 고향 시골마을에 산다.

    사람들이 자기 땅을 지키기 위해 '담'을 점점 높이 올리고 있다.

    그런 욕심도 사람들도 너무 싫었고....무작정 도시로 간다. 

    젊은이의 패기로 꿈과 같은 자동차 면허를 따지만

    혼란스러운 세상은 운전자가 필요가 없다.


    주변의 사람들을 겪고 보면서 자신만의 가치를 가져본다, 아나키스트?!

    아나키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나는

    군대에 들어가도 그냥 군인이 아니다.

    사람람을 죽이는 것이 싫어 총을 못 쏘는 척 하고

    전쟁 중에 힘든 사람들을 위해 군수물자들을 실어나르는 역할을 책임진다.



    어둡고 쓸쓸한 느낌이 물씬 풍기기는 한다, 

    결말 자체가 비극이니까.

    '나'는 평범한 사람이었으니까.

    전쟁, 배신, 사랑, 불륜...뭐 그런 것 모두가 자연스러운(!) 사람 사는 이야기들이니까.


    그렇지만 유.해.매.체.까지는 아니지 않을까!!!!!

    이 온당하지 않은 분류는 뭐란 말인가!!!!!

    '성'을 노골적으로 묘사하였기 때문에 유해매체라고 한다.

    실제로 그런 장면은 많지도 않고, 이야기에 흐름에 아무런 영향도 없는 흐름 중 미약한 하나일 뿐인데.

    (오죽하면 원작자가 한국측으로 연락을 하여서

    전세계 모든 곳에선 별 어려움없이 출간이 되었다며 유감이라고 말하였다고.)



    가볍다 싶은 '만화'는 아니다,

    충분히 '그래픽노블/로망 그래픽roman graphique'이어서 가치있는 작품.

    원작자 안토니오 알타리바가 자신 아버지의 이야기를 구성해놓은 것에 
    능력이 있는 만화가 킴이 훌륭한 기법으로 만들어주었다.      
    감히 만화가 아니면 시도할 수 없는, 마음의 상태를..... 자연스럽게(놀라운 상상력으로) 살려주었다.
    가슴 팍의 두더지 씬은.....묘하게 무섭고도 와닿았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원제는 <El Arte de Volar, 비상의 기술>이라 한다.

    자동차를 타고 사람들에게 따뜻한 뭔가를 전해주고 싶었던

    소박하고 욕심없는 아나키스트는 죽어서야 행복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



    p.s.

    에필로그에 등장한 아들의 고백... 그걸 읽은 후에야 좀 더 개인의 삶 자체에 몰입할 수 있었다.

    (첫번째 읽을 때엔 나도 모르게 '스페인의 역사'에 주목하였던 것 같다.;;)





    에필로그


    아버지는 2001년 5월 4일에 자살했다. 그 후로 그분은 모든 것에서 해방될 수 있었겠지만, 나에게는 지옥 같은 날들이 시작됐다. 사실 나는 이미 오래전부터 지옥에 있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15년 전부터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우울증을 앓아본 사람이나 가족들만이 그 병이 마음에 어떤 고통을 주는지 알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그토록 고대했던 죽음을 맞자, 또 다른 것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망령처럼 매일같이 나를 찾아와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했다. 마치 고아가 된 것 같은 공허함과 커다란 죄의식이 나를 덮쳤다. 나는 아버지께 더 많은 것을 해드려야 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할 수도 있었다. 만약 아버지를 양로원에 보내지 않았더라면… 무엇보다도 그토록 비통한 모습으로 자살을 도와달라고 했을 때 받아들였더라면… 아버지에겐 나밖에 없었다. 그분은 나하고만 이야기를 했다. 마지막 몇 년 간은 오직 나만이 고통으로 굳어버린 그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고, 또 불안감을 덜어줄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를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더 중요한 일들’이 있었으며, 또한 아버지를 슬픔의 심연 속에서 꺼내려 애쓸 때마다 너무나 힘겨웠기 때문이다. 처음에 의사인 친구에게 아버지의 자살을 도와줄 수 있는 약을 부탁했을 때 거절당한 이후로는 두 번 다시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내게 나타난 그 고통의 이유는, 아버지가 나를 위해 했던 만큼 나는 그분에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난 우리의 피의 동맹을 저버렸다…


  •   아버지는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내가 이십대에 돌아가셨으니 그때 나는 사회 변혁에 한참 관심을 두었고 반면에 아...
     
    아버지는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내가 이십대에 돌아가셨으니 그때 나는 사회 변혁에 한참 관심을 두었고 반면에 아버지는 내가 평탄하게 살아가기를 바랐다. 어쩌면 아버지의 바람은 보통 사람의 그것이었지만 당시 피 끓는 이십대에게는 비겁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보니 가끔 불화로 나아갔다. 지금 같으면 아버지의 바람을 충분히 이해하고 슬기롭게 대처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런 즈음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나 만주로 일본으로 떠돌다가 한국전쟁이며 군사독재 시대를 거쳐 온 아버지의 삶에 대해서 제대로 들은 적이 없다. 아버지의 삶을 진중하게 들었으면 당신의 역사를 이해할뿐더러 우리의 역사를 조망하는 데도 도움이 되었으련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셔서 되돌릴 수 없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여기 아버지의 삶 속으로 뚜벅뚜벅 들어간 기록이 있다.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는 아버지의 삶을 훌륭하게 재구성했다. 만화가 킴을 만나 예술적 성취를 이루었다. 작품은 “내 아버지는 2001년 5월 5일에 자살했다.”는 충격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91살 아버지는 정신병자 취급을 받으며 감금 생활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그 나이에, 더군다나 상태도 좋지 않은 몸으로 5층 창문까지 기어올라 몸을 던졌을지 누구도 이해하지 못했다. 다만 아들은 알았다. 아버지가 어떻게 그랬는지를 아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아버지와 있는 자리에 있지만 않았지만 아버지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버지는 자살로써 모든 것에서 해방되었지만 아들은 죄책감으로 몸을 떨었다. 게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양로원의 관료적이고 권위적인 처사는 아버지의 삶 속으로 들어가도록 추동했다. 그것만이 아버지 삶의 진실을 밝히는 길이었다.

    아버지 안토니오의 어린 시절은 추억할 건덕지가 없다. 여덟 살이 되자 농사일을 돕기 위해 학교를 그만둬야 했다. 아버지와 형들은 밭 갈고 땅 넓히는 일에만 골몰했다. 다른 세상을 꿈꾸는 안토니오가 마음을 붙일 수가 없었다. 결국 도시로 도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공화국이 선포되던 날 운전면허를 따서 어린 시절 구경만 하던 자동차를 몰고, 의용군에서 만난 사람들과 함께하며 그가 오랫동안 꿈꾸던 삶에 한 발짝 다가선다.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쓰였던 납탄으로 반지를 만들어 네 명에서 나눠 끼었던 ‘납탄 동맹’은 안토니오를 내내 추동하는 힘이다. 총알이 날고 수류탄이 터지는 전장에서도, 노동은 고되고 급료는 처참한 프랑스의 시골 농장에서도 버틸 수 있게 했다. 그렇지만 전쟁 뒤에 이어진 프랑코 독재는 안토니오로 하여금 아무것도 안 보는 편이 낫겠다는 판단을 서게 한다.

    그때만 하더라도 그녀의 광신적인 신앙심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따뜻한 위안을 받고 있었다…
    아이의 탄생으로 내 존재의 이유를 되찾을 수 있었다…사상이나 독재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단지 아이의 밝은 미래만을 생각했다 …그것이 나의 새로운 사명이었다…
    이 애만은 내가 걸어온 길을 피하게 하고 싶었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이게 가족의 의무인지 아니면 정치적 변명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들을 위해서라니, 어떤 죄의식도 생기지 않았다…
    ‘국가 우선’은 ‘가족 우선’이 되었다. (144쪽)

    안토니오는 전쟁 중에 몇 달 동안 부아이에 씨네 농장에서 지냈다. 자신의 나이 반밖에 되지 않는 열여섯 살 소녀 마들렌느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시간이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시기도 있었다. 먹고 살 만큼 돈을 벌기도 했다. 그렇지만 행복은 너무 짧았다. 전우와 함께 시작한 사업은 환멸을 느끼게 했고, 마침내 하루아침에 집조차 없는 신세가 되었다. 머리는 하얗게 새었고 키는 4센티미터가 줄어들었다. 이상을 저버리고 돈을 따른 대가라고 여겼다. 아내의 광적인 신앙심은 점점 견딜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그리하여 아내와 아들이 함께 살도록 하고 양로원으로 들어간다. 양로원도 불합리가 판치는 곳이었다. 그러니 안토니오가 갈 수 있는 곳은 아무데도 없었다. 최소한의 존엄한 삶을 바랐던 자주적인 영혼이 자유로울 수 있는 길은 하늘밖에 없었다.
  •   개인의 일생을 담은 만화책 한권을 읽었을 뿐인데, 만화책이 아닌 스페인에 관한 역사서를 만난 기...
      개인의 일생을 담은 만화책 한권을 읽었을 뿐인데, 만화책이 아닌 스페인에 관한 역사서를 만난 기분이 든다.  물론 우리 만화 중에도 그런 작품들은 상당히 많다.  얼마전에 읽은 강풀님의 <26년>같은 경우도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었었고, 허영만 화백의 <각시탈>도 일제시대의 사회상을 만화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만화속에는 허구가 끼어들기 마련이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처럼 실화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개인사로 역사를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다.  보통의 사람들이 그러하 듯 전쟁을 무서워하고 삶이 이끌어 가는 방향으로 가는것 조차 버거워 했던 한 남자의 인생. 그의 인생을 아들이 되살려낸 이야기를 만나 보자.
     

     
      저자 안토니오 알타리바는 1952년에 사라고사에서 태어난 문학·시나리오 작가이자 바스크 대학교 불문학과 교수이다. 1980년대부터 만화 시나리오 작업을 계속해 오면서 텍스트의 이미지화와 이미지의 텍스트화를 연구하고 있단다.  출판사에서 제공해주는 책소개글을 찾아보니 저자는 소설가로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그의 작품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이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단다. 그가 아버지를 그리는 데 ‘만화’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만화와 문학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것을 담뿍 담은 ‘문학-만화’를 낳았고 평단은 찬사로 응답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스페인을 넘어 우리에게까지 읽혀지고 있다. 작가는 스페인 내전에 고통받은 세대의 아픔을 풀어나가고 있는데, 작가의 고뇌 끝에 선택된 만화라는 매체와 ‘융해’된 1인칭 시점의 전개를 통해, 당시 국제 정세와 스페인 내전 및 프랑코 독재 체제의 실상을 알게 해주고 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 아버지는 2001년 5월 4일에 자살했다.'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자살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아들은 어떻게 들려주려고 하고 있을까?  살아 생전에 아들에게 끊임없이 자신의 삶을 이야기 했을 아버지. 그러기에 아들은 이야기 한다. '오직 나만이 아버지와 이어진 존재다.  심지어 나는 태어나기 전부터 이미 잠재적인 유전자로 그분이 겪은 모든 일을 함께 했다.  그래서 그분이 어떻게 죽었는지 나는 안다. .. 그리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도... 나는 그분의 진실한 증언들과 내 혈관들이 흐르는 피로 아버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p.7~8). 이렇게 저자는 자신이 아버지로 분해 1인칭 시점으로 20세기 초의 사회를 바라보면서 소소한 일반인의 삶부터 스페인 내전까지의 상황을 세밀화로 들여다 보듯이 보여주고 있다. 1910년에 태어나 2001년 까지 90년을 살았던 한 남자의 인생을 말이다.
     
      작은 시골에서 태어난 안토니오는 밭 갈고 땅 넓히는 일에만 골몰하는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형제들에게 치이면서도 늘 다른 세상을 갈구했다. 시골을 떠나 도시에 와 새 삶을 시작하며 스페인에 제2공화정이 수립되던 1931년에 어릴 적부터 소망하던 운전면허증도 땄지만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는 채워지지 않았다. 공화정 설립과 프랑코군의 쿠데타로 혼란스러운 도시와 내전의 상흔이 깊은 시골. 어느 곳에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멋진 차를 타고 마음껏 달리는 것이 꿈이 었던 안토니오는 의용군을 만나면서 어린 시절 구경만 했던 자동차를 몰 수 있는 세상, 가겠다고 마음먹은 곳으로 바로 떠날 수 있는 세상, 전선에 도착한 편지를 나눠주는 ‘평화의 배달부’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이제 혁명에 대한 열정만으로 가득 차 있는 순수한 사람들의 시대가 온 것이다. 총알이 날고 수류탄이 터지는 전장에서도, 노동은 고되고 급료는 처참한 프랑스의 시골 농장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간절히 원하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안토니오가 찾던 행복은 신도, 조국도, 주인도 없는 세상에서 사람들과 어우러져 사는 것일 뿐이었다.
     

     
      전쟁 중 '구사일생파', '납탄동맹'이로 이름 붙여진 동지들인 빈센트, 안토니오, 바실리오, 마리아노는 총알로 만든 네개의 반지를 가지면서 삶을 이야기 하지만, 전쟁은 그들을 파괴해 버린다.  전쟁이 끝난 후에 사회는 전쟁에 중심에 있었을 때보다 더 전쟁터 속에 있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버린다.  파블로형을 따라 다니면서 의식주는 해결이 되지만 형이 판매를 하는 석탄이 어디서 오는지, 형이 어떻게 가난한 이들의 돈을 착취하는 지를 알게되면서 안토니오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이뿐인가?  비스킷 공장은 전쟁터의 작은 축소판이었다. 살기 위해서 서로 속이고 속이는 전쟁의 축소판. 이제 안토니오도 '납탄동맹'의 반지를 낄 자격이 사라진것만 같았다.  진정한 아나키스트라면 자신의 이익보다는 약자를 돌봐야 할테니까 말이다.   어린시절부터 청장년 시절을 거쳐 노년기까지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은 이렇게 한 사람의 자서전적 성격을 띄고 있다.
     
      심지어 죽음까지도 세밀하게 묘사를 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로그로뇨 근처의 양로원으로 들어간 안토니오.  그곳에서에 생활과 안토니오의 가슴을 끊임없이 파고드는 두더지.  이 노쇠한 아흔의 노인이 어떻게 창을 통해 뛰어내렸는지 작가는 보여주지만, 분명 양로원에 부주의도 함께 하고 있다.  안토니오가 죽은 후 자살과는 별개로 양로원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효가 끝나는 3년이 지나자 마자 월 시설 이용료(아버지가 1일이 아닌 4일에 자살을 택했기 때문에 발생한)에 대한 연체금과 이자를 요구 했단다. 힘없는 자는 당할 수 밖에 없을까?  이제 저자는 그의 무능함을 실감하면서 글쓰기를 통해 세상을 향해 고백하고 고발하고 있다.  세상을 고발하고, 아버지의 죽음을 방관한 양로원을 고발하고 있다.  묵직하다.  게다가 이글은 무섭다.  전쟁의 장면들이 무서운것이 아니라, 세상을 너무나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소름이 돋는다. 처음에 책을 받았을 때는 랩핑이 되어 있어서 뭘까 했는데, 역시나 아이들이 읽기엔 야한 장면들이 꽤나 많이 나온다.  바르셀로나 살롱 델 코믹 3관왕, 카탈루냐 만화대상, 각종 비평가상 수상등 2010년 스페인 최고의 만화로 불리는 이글은 그런 상들이 뭔지는 몰라도 받을 만한 작품이다. 만화책 한권으로 역사의 묵직함을 느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 말이다.
  • 이젠 자유로이 훨훨~ | mo**ardin | 2013.07.2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인간은 역사의 한 굴레속에서 삶을 살다간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세상에서 살다 가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역사란 것이 인간끼리...
    인간은 역사의 한 굴레속에서 삶을 살다간다.
    그것이 내가 원하는 세상에서 살다 가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역사란 것이 인간끼리의 서로의 이익과 상호 다툼 속에 결코 순탄하게 돌아가지는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지나온 사실을 토대로 배운다.
     
     2001년 5월 4일-
    나의 아버지 안토니오가 살던 양로원에서 아버지가 자살로 마감했단 통보를 받는다.
    양로원 사용료 일수 초과로 34유로를 더 내란 소리와 함께-
     
    그 때부터 저자인 나는 아버지 안토니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내 자신과 하나가 된 아버지의 모습으로 지나온 삶을 반추한다.
     
     안토니오(아버지)는 땅뙈기 하나라도 더 내 땅으로 만들기 위해 형제들과 함께 담을 쌓고 둘레를 쳐서 내 땅임을 표시하는 동네 사람들과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농사에 매달리지만 이런 삶을 원한것은  아니었다.
     
     부모 몰래 돈을 가지고 도시로 나오게되고 운전면허증까지 따지만 도시는 도시 나름대로의 각기 다른 인정머리 없는 사람들에 의해 실망, 연이어서 군대 영장으로 인한 입대를 거치고 스페인이란 나라의 온갖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역사적인 용광로 속에 한 삶을 살아낸다.
     
    살아낸다는 말 자체가 수동적이긴 하지만 안토니오가 어떤 대야망의 이상을 가지고 '아나키스트'를 지향했던 것은 아니었다.
     
     스페인의 왕정폐지와 제 1공화국 수립, 다시 제 2공화국 수립에 이은 프랑코 정권이 지향하는 방향에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되는 삶에 염증을 느꼈을 뿐이었다.
     
     그런 자신의 뜻과 부합된 동료들과의 프랑스 레지스탕스 생활을 거쳐서 삶의 현실에 안주 할 직업을 갖지 못하게 되자  끝내는 세상에 타협이란  명목하에 다시 프랑코 정권이 있는 고국, 스페인에 돌아오지만 그 곳에서의 삶이 고단한 것은 예전의 과정과  마찬가지였다.
     
     한 때 자신과 같은 동료애와 형제 이상으로 다져진 사람들 중에도 이런 자신들이 갖고 있던 아나키스트에 대한 신념을 저버리고 프랑코정권에 돌아선 그들을 보는 느낌, 그리고 자신의 신념자체를 드러내지 않길 원하며 지금의 삶이라도 만족해야 함을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안토니오는 더욱 삶에 대한 절망감, 그리고 자신의 결혼생활의 불행과 더불어 양심에 가책이 되는 직업에서 오는 그릇된 행동에 괴로워 하던 끝에 모든 것을 놓아버리기로 결심한다.
     
     아내와의 헤어짐, 그리고 스스로 양로원에 들어가면서 그 곳에서 뜻이 맞는 친구들마저 하나 둘씩 세상을 버리면서 안토니오는 더 이상 삶에 대한 애착과 그 동안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서 자유로워지고 싶어 행동에 나선다.
     
    스페인의 복잡한 현대사를 거쳐간 안토니오, 즉 저자의 아버지 삶을 돌아보면서 우리의 역사와 많이 겹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역사 한 가운데도 이런 아나키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일것이다.
     
     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역사란 내력이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려한 한 소박한 인간의 삶에 지대한 뿌리를 내리고, 그 여파가 끝내는 자살을 함으로써 자유로워짐을 느껴가는 안토니오란 인물을 통해서 저자는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그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념과 경제의 고통 속에 살다간 것처럼 자신 또한 비록 민주주의란 체제로 온 시대를 살아가지만 이 민주주의란 체제가 갖고있는 하나의 모순에 자신도 당하면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에필로그에 적어놓는다.
     
     15년간 우울증을 앓았던 아버지의 죽여주길 원하는 소원을 들어주지 못했던 아들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아버지의 삶 속으로 들어가 내가 아버지가 되어 그린 이 무명의 아나키스트의 삶을 통해서 비록 자유로운 삶을 살기위해 자살을 한 안토니오를 바라보는 입장이 그 자신에겐 하나의 희망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한다.
     
     때로는 긴 글이 아닌 그림으로 보여지는 짧은 장면이 오히려 깊은 울림을 주는 경우가 있다.
    그래픽 노블 형태로 만들어져 2010년도 스페인에서 상을 받은 이 책은 온갖 다양한 채색이 두드러진 다른 컬러플 만화보다 더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세세한 당시의 시대상 변화의 모습, 나무로 자동차를 만드는 과정, 양로원의 동료가 뚝딱하면서 아기자기하게 방 안을 꾸며놓는 모습등은 친밀감은 물론이요, 아픔의강도, 인생의 쓸쓸함, 이념이 인간에게 어떻게 삶의 영향을 미치는 가에 대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수작이다.
     
     그 어느 누가 안토니오의 삶에 돌을 던질 수 있을까?
     
    저자는 "하나의 존재와 다른 하나는 으스러지게 껴안는 형태인 '융해'의 생각으로 이 책을 만화와 글이 섞인 형태로 내게 됬다고 썼다.
     
     분명 아들이 바라보는 아버지의 삶과 내가 아버지 주체가 되어 바라보는 삶은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시종 자신의 감정을 배제한 채 오로지 아버지의 시선으로 그려나간 한 인간의 삶 투영의 모습은 역사를 관통하고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모두에게 깊은 심금을 울려줄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읽어보면 후회하지 않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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