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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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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4쪽 | 규격外
ISBN-10 : 895707810X
ISBN-13 : 9788957078105
헤르만 헤세의 사랑 중고
저자 베르벨 레츠 | 역자 김이섭 | 출판사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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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8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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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사랑: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편지와 문서를 찾아내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진작가였던 마리아 베르누이, 성악가였던 루트 벵거, 미술사학자였던 니논 돌빈. 헤르만 헤세는 세 여인을 사랑했고 그들과 결혼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헤세와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지 못했다. 헤세와 각각 인생을 공유한 세 여인이었지만, 이들은 헤세와의 사랑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 헤르만 헤세가 사랑했던, 하지만 결국은 헤세로부터 버림받은 여인들의 초상을 통해 저자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헤세의 문학적 천재의 이면을 날카롭게 묘사해낸다.

저자소개

저자 : 베르벨 레츠
저자 베르벨 레츠는 1942년에 태어났고 현재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다. 소설 [레닌의 누이들](2008)과 [러시아의 여성 환자](2006)를 출간했고, 전기 [에미 발-헤닝스: 혹시나 하는 삶]과 [헤르만 헤세, 후고 발과 에미 발-헤닝스: 1921년부터 1927년까지의 서신교환]을 편집·출간했다. 작가와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역자 : 김이섭
역자 김이섭은 연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과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수학했고, 독일 자르브뤼켄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하인리히 뵐과 휴머니즘], [독일의 분단문학과 통일문학], [현대유럽의 사회와 문화], [행복 누리], [지혜 상자], 역서로 [T. S. 엘리엇], [수레바퀴 아래서], [세계 풍속사], [세계 신화 이야기], [로마 황제들의 눈물], [그림전기 모차르트] 등이 있다.

목차

서문

마리아
루트
니논
헤르만 헤세 부인

연보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 하지만 얼마 전부터 나는 저녁마다 한 여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머리카락이 검은, 매력적이면서도 거친 야생마 같은 여인입니다. (…) 나는 자유 시간을 그 여인과 함께 보냅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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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를 사랑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 하지만 얼마 전부터 나는 저녁마다 한 여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머리카락이 검은, 매력적이면서도 거친 야생마 같은 여인입니다. (…) 나는 자유 시간을 그 여인과 함께 보냅니다. 기껏해야 내 턱수염에 닿을 정도로 자그마한 여인이지만 그녀의 열정적인 키스는 나를 거의 질식하게 만듭니다. 물론 나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결혼에 대한 소질도 없는 거 같고요. 대신에 나는 이미 다 녹슬어버린 사랑의 기술을 다시금 되살리고 있는 중입니다.
1903년 6월 4일, 바젤에서 헤르만 헤세가 케스코 코모Cesco Como에게 보낸 편지 (25쪽)

헤세는 고민에 빠졌다. 그는 마리아가 적극적으로 결혼을 추진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꼈다. 마리아의 아버지는 이미 두 사람의 결혼을 승낙하고 결혼 준비금까지 주기로 약속한 터였다. 마리아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결혼 사실을 빨리 알리려고 했다. 헤세는 조금 더 기다렸다가 가을에 결혼식을 올리자고 제안했다. 청첩장을 인쇄하는 일도 뒤로 미루자고 했다. 5월 9일, 마리아는 헤세에게 편지를 보냈다. “청첩장은 좀 더 생각해보기로해요. 결혼하면 당연히 책임과 의무가 따르는 법이지요. 우리는 잘해낼 수 있을 거예요. 결혼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하는 거잖아요.” 오순절에 마리아는 칼프로 가서 헤세를 만났다. 그리고 두 사람의 혼인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46쪽)

마리아는 주위 사람들의 축하 인사와 화환, 선물을 받았다. 결혼 준비금도 미리 마련해놓았다. 그녀는 이불이 얼마나 길어야 할지, 솜털 이불이 좋을지 아니면 말털 이불이 좋을지 헤세에게 물어보았다. 헤세는 이종사촌 파울 군데르트에게 편지를 썼다. “축하해주어서 고마워. 어쩌면 결혼이 내 인생에 짐이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한번 힘을 내서 잘 버텨보려고 한다네.” (47쪽)

사람들은 방랑자의 꿈이 이루어졌다고 말할지 모른다. 한때 가난했던 서점 수습생이 이제는 보덴 호숫가의 저택에서 사랑하는 부인과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아름다운 정원과 나룻배, 엄청난 판매 부수. 그는 작가로서도, 시민으로서도 성공했다. 마침내 그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기이한 인간의 내면에는 무언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슈테판 츠바이크 (107쪽)

우리가 영원할 거라고 믿었던 보금자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나는 가이엔호펜에 지쳐 있었다. 그곳에서의 생활은 내 인생에 아무런 의미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자주 여행을 떠났다. 바깥세상은 무척이나 넓었다. 나는 마침내 인도까지 이르렀다. (…) 오늘날 심리학자들은 그런 걸 ‘도피’라고 규정한다. 물론 그런 측면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건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세상을 넓게 조망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였다. (…) 이 모든 게 충분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면적 원인뿐 아니라 외부적 원인도 우리의 불행을 재촉했다. (…) 우리는 살고 있던 집을 처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이엔호펜의 결혼 생활이 한낱 일화로 남게 되었다. 헤르만 헤세 (127쪽)

헤세는 고독한 삶이나 일에만 몰두하는 삶도 현실도피처럼 바람직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에겐 가정적인 문제와 과도한 업무 때문에 신경쇠약의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916년 3월 8일, 헤세의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의 죽음은 헤세의 정신 질환에 결정적인 동인을 제공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헤세는 아버지의 부음을 접한 즉시 코른탈로 달려갔다. 경건주의와 신비주의가 숨 쉬고 있는 아버지의 세계로 다시금 돌아온 것이다. 헤세는 여러 면에서 아버지를 빼닮은 아들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은 헤세에게 미해결로 남아 있던 예전의 갈등을 다시금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헤세는 독일과 스위스 국경에 접한 뢰라흐에서 40여 시간을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뒤에 신경 발작을 일으켰다. (142쪽)

발행인 피셔와 편집인 오스카 뢰르케, 헤트비히 피셔는 이때까지 헤세가 쓴 원고를 거의 다 읽었지만, 싱클레어라는 이름 뒤에 헤세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헤세는 『데미안』에서 기존 작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인생 편력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에서 그는 부모를 통해 알게 된 인도가 아니라 신비주의적인 아브락사스의 제례 의식을 받드는 동양으로 향했다. 그리고 내면의 체험을 형상화하기 위해 꿈의 세계와 심리 분석을 작품에 끌어들였다. 작품에서 랑 박사는 자아의 비밀을 푸는 데 도움을 주는 파이프오르간 연주자 피스토리우스로 형상화되었다. 전쟁의 카타르시스적 효과를 기대하던 헤세는 전쟁이 끝나기 1년 전에 이미 파국적 결말을 예견하고 있었다. (163쪽)

루트와의 관계도 다른 여인들과의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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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주 특별한 세 여인, 그리고 헤르만 헤세와의 삶과 사랑 헤르만 헤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데미안』, 『싯다르타』, 『수레바퀴 아래서』 등 엄청난 대작을 인류사에 남긴 작가, 헤르만 헤세. 헤세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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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세 여인, 그리고 헤르만 헤세와의 삶과 사랑

헤르만 헤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데미안』, 『싯다르타』, 『수레바퀴 아래서』 등 엄청난 대작을 인류사에 남긴 작가, 헤르만 헤세. 헤세는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자 평화주의자, 인도주의자였다. 헤세의 가슴은 어려서부터 창조를 향한 열정으로 불타올랐고, 문학적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헤르만 헤세의 삶은 그의 문학작품만큼이나 잘 알려져 있다. 문학적 천재였던 헤세의 삶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평전 작업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헤세의 삶을 동경하는 작가도 상당수 있다.

고전이 된 『황야의 이리』와 『싯다르타』가 매년 백만 부 이상 판매되고 사람들은 헤세의 개인사에 대해 왈가왈부하지만, 정작 헤세가 사랑했던 여인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헤세는 어떤 여인을 사랑했고, 사랑한 여인에게서 어떤 문학적 영감을 얻어냈을까? 헤르만 헤세와 이혼하고 50년 뒤, 헤세의 두번째 부인 루트 벵거는 이렇게 썼다. “모든 평전에서 내가 그의 삶에 어떤 의미였는지는 축소되거나 삭제되거나 잊혀졌다.” 이 책은 헤르만 헤세에게는 아름다웠을지 모르지만, 헤세의 여인들에게는 너무나 비참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사랑에 대해 추적한다.

『헤르만 헤세의 사랑: 순수함을 열망한 문학적 천재의 이면』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편지와 문서를 찾아내 헤르만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사진작가였던 마리아 베르누이, 성악가였던 루트 벵거, 미술사학자였던 니논 돌빈. 헤르만 헤세는 세 여인을 사랑했고 그들과 결혼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헤세와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지 못했다. 헤세와 각각 인생을 공유한 세 여인이었지만, 이들은 헤세와의 사랑을 모두 지워버리고 싶어 했다.

헤세에게 세 여인은 삶의 일부분이었지만, 이들에게는 헤세와의 결혼은 삶 전체를 난폭하게 휩쓸고 지나가는 재난과도 같았다. 헤세와 여인들이 서로에게 남긴 흔적 또한 역사에서 사라져갔다. 헤세의 첫번째 부인이자 세 아들의 어머니인 마리아 베르누이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그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더 이상 없어. 다시는 그에게 기쁜 마음으로 굴종하지 못할 거야. 이제 그런 건 없어. 그 사람은 그냥 작가일 뿐이야.” 그녀가 편지를 쓴 시점인 1925년 3월은 헤세가 스무 살이나 어린 루트 벵거와 결혼한 지 10개월이나 지난 때였다. 헤세는 2년 뒤 루트 벵거와도 이혼하고, 4년 뒤에는 니논 돌빈과 결혼한다. 루트 벵거는 법정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헤세를 변태적 인간, 노이로제에 걸린 불면증 환자, 정신병자라고 표현할 정도였다.

헤르만 헤세가 사랑했던, 하지만 결국은 헤세로부터 버림받은 여인들의 초상을 통해 저자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헤세의 문학적 천재의 이면을 날카롭게 묘사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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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미안><싯다르타><수레바퀴 아래서>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인 헤르만...

    <데미안><싯다르타><수레바퀴 아래서>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인 헤르만 헤세. 우리는 그의 작품을 읽고,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고,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등 작가의 작품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한다. 하지만 문학 천재였던 헤르만 헤스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누구나 알고 있는 헤르만 헤세,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헤르만 헤세의 작품, 하지만 정작 구속받기를 싫어했던 헤세의 사랑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나는 자음과모음 <<헤르만 헤세의 사랑>>을 통해서 처음으로 헤세의 이면을 보게 되었다.

     

    <<헤르만 헤세의 사랑>>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편지와 문서를 수록하여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첫번째 부인이었던 바젤의 학자 집안 출신인 사진작가 마리아 베르누이, 두번째 젋은 성악가 루트 벵거 그리고 세번째 부인은 미술사학자였던 니논 돌빈을 통해 헤세의 사랑과 문학적 천재였던 헤세의 삶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다.

    기대와 실망, 그리고 이별, 베르벨 레츠는 다수의 미공개 자료를 토대로 비범한 세 여인의 삶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헤세의 새로운 면목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표지 中)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헤세는 구속을 거부하는 인물이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는 작가로서는 천재적인 인물이었을지 몰라도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작가와 남편, 작가와 아버지라는 관계 속에서 헤세는 많이 허덕인 듯 했다. 그런 그를 가장 많이 이해해주었던 첫번째 부인 마리아를 떠난 것으로 헤세의 삶은 더욱 힘겨워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 얼마 전부터 나는 저녁마다 한 여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머리카락이 검은, 매력적이면서도 거친 야생마같은 여인입니다. (...) 나는 자유 시간을 그 여인과 함께 보냅니다. 기껏해야 내 턱수염에 닿을 정도로 자그마한 여인이지만 그녀의 열정적인 키스는 나를 거의 질식하게 만듭니다. 물론 나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결혼에 대한 소질도 없는 거 같고요. 대산에 나는 이미 다 녹슬어버린 사랑의 기술을 다시금 되살리고 있는 중입니다.

    -1903년 6월 4일, 바젤에서 헤르만 헤세가 케스코 코모에게 보낸 편지  (본문 25p)

     

    헤세에게 보낸 마리아의 편지에는 그녀가 그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헤세는 마리아의 그런 마음을 조금도 받아들여주지 않은 듯 보인다. 마리아는 13년 넘게 이어지는 헤세의 도피 행각으로 혼자 살림과 육아를 책임져야했으며, 헤세의 신경질적 반응도 감당해야 했다. 늘 남편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헤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헤세는 가족이 가까이 다가오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명한 시인 헤세의 시를 사랑한 루트 벵거는 헤세에게 첫눈에 반했고, 헤세 역시 젊은 여인에게 정신을 빼앗겼다.

     

    아이들에게서 고향과 엄마를 빼앗아버린 당신에게 아이들이 고마워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언젠가는 당신 역시 지금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나와 아이들에게 강요한 이별의 고통은 아무 쓸모 없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행위일 뿐입니다.

    1920년 10월 30일, 아스코나에서 마리아 베르누이가 헤르만 헤세에게 보낸 편지 (본문 221p)

     

    마리아는 헤세의 인생에 또 다른 여인이 나타났음을 예감하고, 헤세가 자신보다 더 아름답고 멋진 여자들을 만난다 해도 자신만큼 헤세를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이후 루트는 헤세의 친구인 화가 카를 호퍼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헤세는 결혼한 여인 니논과 연애를 시작했다. 니논은 첫번재 부인과 두번재 부인이 모두 실패한 역할인 "나의 불쌍한 아이" 헤세 어머니의 역할을 자처했다. 헤세는 니논 돌빈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한 채 창작에 몰두했다. 

     

    쉰네 살의 헤세는 두 번의 이혼을 경험했다. 그에게는 성장한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손녀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보다 열여덟 살이나 어린 유부녀 니논이 그에게 결혼을 요구하고 있었다. (중략) 헤세는 자신의 영혼 속에 내재한 "꿈과 시학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고 그에게 경고했다. (본문 408p)

     

    헤세가 자신의 삶의 전체였던 세 여인과 달리 헤세에게 세 여인과 결혼 생활은 족쇄였다. 헤세를 사랑했지만 헤세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세 여인을 보면서 문학적 천재였던 헤세의 또 다른 이면을 보게 된다. 어쩌면 이러한 그의 평탄치 못한 삶이 천재적인 작품을 탄생시켰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헤세에게는 작가로서의 필연적인 삶이었을지 모르지만, 헤세의 여인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소외된 삶(표지 中)이라는 구절이 와닿는다. 작가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삶을 살아야했던 헤세가 감당해야 했던 무게에 대한 연민과 반면 무책임에 대한 원망이 느껴지는 그의 삶의 무게가 작품의 깊이를 더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가 감당해야했던 힘겨웠던 삶만큼이나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을 것일지도.

     

    헤세가 사랑했던 여인들, 그리고 헤세를 사랑한 여인들. 그들의 사랑은 해피엔드가 아니었다. 일상의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창작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작가 헤세에 대한 연민도 있었지만, 동시에 가정을 내팽개치고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인간 헤세에 대한 원망도 있었다. 두 가지의 상반된 감정, 어쩌면 그것이 헤세 전기의 실체인지도 모르겠다. (본문 563p)

  • <데미안><싯다르타><수레바퀴 아래서>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인 헤르만...

    <데미안><싯다르타><수레바퀴 아래서> 등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한 명인 헤르만 헤세. 우리는 그의 작품을 읽고, 작품의 의미를 해석하고, 작품의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등 작가의 작품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한다. 하지만 문학 천재였던 헤르만 헤스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누구나 알고 있는 헤르만 헤세, 누구나 한 번쯤은 읽어봤을 헤르만 헤세의 작품, 하지만 정작 구속받기를 싫어했던 헤세의 사랑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이다. 나는 자음과모음 <<헤르만 헤세의 사랑>>을 통해서 처음으로 헤세의 이면을 보게 되었다.

     

    <<헤르만 헤세의 사랑>>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여러 편지와 문서를 수록하여 헤세가 사랑한 여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첫번째 부인이었던 바젤의 학자 집안 출신인 사진작가 마리아 베르누이, 두번째 젋은 성악가 루트 벵거 그리고 세번째 부인은 미술사학자였던 니논 돌빈을 통해 헤세의 사랑과 문학적 천재였던 헤세의 삶의 이면을 살펴볼 수 있다.

    기대와 실망, 그리고 이별, 베르벨 레츠는 다수의 미공개 자료를 토대로 비범한 세 여인의 삶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헤세의 새로운 면목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표지 中)

     

    여러 차례의 자살 시도, 두 번의 이혼과 세 번의 결혼,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헤세는 구속을 거부하는 인물이었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그는 작가로서는 천재적인 인물이었을지 몰라도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도리를 다하지 못한 인물이었다. 작가와 남편, 작가와 아버지라는 관계 속에서 헤세는 많이 허덕인 듯 했다. 그런 그를 가장 많이 이해해주었던 첫번째 부인 마리아를 떠난 것으로 헤세의 삶은 더욱 힘겨워졌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 지도 벌써 여러 해가 되었습니다. (...) 얼마 전부터 나는 저녁마다 한 여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자그마한 체구에 머리카락이 검은, 매력적이면서도 거친 야생마같은 여인입니다. (...) 나는 자유 시간을 그 여인과 함께 보냅니다. 기껏해야 내 턱수염에 닿을 정도로 자그마한 여인이지만 그녀의 열정적인 키스는 나를 거의 질식하게 만듭니다. 물론 나는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결혼에 대한 소질도 없는 거 같고요. 대산에 나는 이미 다 녹슬어버린 사랑의 기술을 다시금 되살리고 있는 중입니다.

    -1903년 6월 4일, 바젤에서 헤르만 헤세가 케스코 코모에게 보낸 편지  (본문 25p)

     

    헤세에게 보낸 마리아의 편지에는 그녀가 그를 얼마나 그리워하고 사랑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헤세는 마리아의 그런 마음을 조금도 받아들여주지 않은 듯 보인다. 마리아는 13년 넘게 이어지는 헤세의 도피 행각으로 혼자 살림과 육아를 책임져야했으며, 헤세의 신경질적 반응도 감당해야 했다. 늘 남편이 오기를 애타게 기다렸지만 헤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헤세는 가족이 가까이 다가오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명한 시인 헤세의 시를 사랑한 루트 벵거는 헤세에게 첫눈에 반했고, 헤세 역시 젊은 여인에게 정신을 빼앗겼다.

     

    아이들에게서 고향과 엄마를 빼앗아버린 당신에게 아이들이 고마워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언젠가는 당신 역시 지금과 다른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당신이 나와 아이들에게 강요한 이별의 고통은 아무 쓸모 없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행위일 뿐입니다.

    1920년 10월 30일, 아스코나에서 마리아 베르누이가 헤르만 헤세에게 보낸 편지 (본문 221p)

     

    마리아는 헤세의 인생에 또 다른 여인이 나타났음을 예감하고, 헤세가 자신보다 더 아름답고 멋진 여자들을 만난다 해도 자신만큼 헤세를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 말했다. 이후 루트는 헤세의 친구인 화가 카를 호퍼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고, 헤세는 결혼한 여인 니논과 연애를 시작했다. 니논은 첫번재 부인과 두번재 부인이 모두 실패한 역할인 "나의 불쌍한 아이" 헤세 어머니의 역할을 자처했다. 헤세는 니논 돌빈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한 채 창작에 몰두했다. 

     

    쉰네 살의 헤세는 두 번의 이혼을 경험했다. 그에게는 성장한 세 명의 아들과 한 명의 손녀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보다 열여덟 살이나 어린 유부녀 니논이 그에게 결혼을 요구하고 있었다. (중략) 헤세는 자신의 영혼 속에 내재한 "꿈과 시학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라고 그에게 경고했다. (본문 408p)

     

    헤세가 자신의 삶의 전체였던 세 여인과 달리 헤세에게 세 여인과 결혼 생활은 족쇄였다. 헤세를 사랑했지만 헤세로부터 사랑받지 못했던 세 여인을 보면서 문학적 천재였던 헤세의 또 다른 이면을 보게 된다. 어쩌면 이러한 그의 평탄치 못한 삶이 천재적인 작품을 탄생시켰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헤세에게는 작가로서의 필연적인 삶이었을지 모르지만, 헤세의 여인들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소외된 삶(표지 中)이라는 구절이 와닿는다. 작가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의 삶을 살아야했던 헤세가 감당해야 했던 무게에 대한 연민과 반면 무책임에 대한 원망이 느껴지는 그의 삶의 무게가 작품의 깊이를 더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가 감당해야했던 힘겨웠던 삶만큼이나 그의 작품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을 것일지도.

     

    헤세가 사랑했던 여인들, 그리고 헤세를 사랑한 여인들. 그들의 사랑은 해피엔드가 아니었다. 일상의 삶의 무게에 짓눌리고 창작이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작가 헤세에 대한 연민도 있었지만, 동시에 가정을 내팽개치고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인간 헤세에 대한 원망도 있었다. 두 가지의 상반된 감정, 어쩌면 그것이 헤세 전기의 실체인지도 모르겠다. (본문 563p)

  • 헤르만 헤세의 사랑 | wh**e0171 | 2014.11.2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저에게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데미안]에서 시작했던 거 같습니다. 어릴 때는 고전이라고 해서 그냥저냥 읽었던 책이었고 그때는...

    저에게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데미안]에서 시작했던 거 같습니다.

    어릴 때는 고전이라고 해서 그냥저냥 읽었던 책이었고 그때는 대체 이게 무슨 소리야?! 하면서 난해하기만 했던 작품이 커서 읽으니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소년에서 청년으로 자라는 싱클레어가 데미안과의 만남을 통해 가지게 되는 감정, 생각들이, 그리고 소년기에서 청년기를 거쳐가는 싱클레어의 내면이 너무나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어 어떻게 이런 감정들을 잡아내 글로 표현했을까 감탄하며 읽었습니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글귀까지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너무나 간단했습니다.

    작가가 쓴 글보다도 더 소설틱한 저자의 삶과 사랑이 궁금했습니다. [데미안]과 [싯타르타]와 같은 작품을 쓴 저자가 선택한, 결혼하고팠던 특별한 세 여인은 누구였는지, 그 여인들과의 만남과, 그 만남과 사랑을 통해서 헤세는 어떤 이야기들을 써내려갈 수 있었는지. 또 어떤 사유로 세번이나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나의 사상이나 예술관 때문에

    내 인생에서, 혹은 여성들과의 관계에서 종종 어려움에 봉착한다.

    나는 사랑을 부여잡을 수도, 인간을 사랑할 수도,

    삶 자체를 사랑할 수도 없다.

     

    헤르만 헤세

     

    책을 펴자마자 보이는 이 문구가 어쩌면 헤르만 헤세의 사랑과 결혼을 암시하고 있었는 줄도 모르겠습니다. 위의 글처럼 헤르만 헤세는 뛰어난 문장가임은 틀림없지만 이 책대로 라면 한 사람의 남편, 남자로는 정말 최악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정말 나쁜 남자라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헤르만 헤세는 결혼에 관해서 회의적이면서도 총 세 번이나 결혼을 하였습니다.

    1904년 마리아 베르누이와 첫 번째 결혼, 1924년 루트 뱅거와 두 번째 결혼, 마지막으로 1931년 니논 돌빈과 결혼하였습니다. 세번의 결혼이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아니면 얼마 전에 서영은 작가의 자전소설 [꽃들은 어디로 갔나]를 읽어서 인지 김동리 작가가 생각 났습니다.

    "나는 다 가진 사람이오. 첫째 아내는 자식을 줬고, 둘째 아내는 재산을 줬고, 셋째 아내는 사랑을 줬어요."

    라고 말했다는 김동리 작가. 헤르만 헤세의 자신의 세 번의 결혼을 어떻게 표현 했을지 문득 궁금했습니다.

     

    헤세가 추구하는 은둔자적인 삶과 방랑자 같은 삶은 헤세 뿐만 아니라 그가 사랑하고, 그를 사랑했던 여자들까지힘들게 하였습니다. 본인은 본인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 고통 속에서도 창작의 산물을 낳았다고 하지만

    그런 헤세와 살면서 고통받았을 여자들의 삶은 무엇으로 보상받아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 동안 공개되지 않은 편지들이 많이 인용되어 나오고 사진들이 많이 실려서 더욱 생생하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예술가들의 사랑은 당사자나 그 상대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거 같습니다. 물론 안 그런 이들도 있겠지만 유명한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이 참 평탄치 않다는 생각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어준 책이었습니다.    

  • 헤르만 헤세의 사랑 | ne**orea21 | 2014.11.02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세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 우리 사회 같으면 순 바람둥이니 뭐니 하는 정도로 시끄럽고 부적절한 인간임을 토로 할 법도 한데...

    세번의 결혼과 두번의 이혼, 우리 사회 같으면 순 바람둥이니 뭐니 하는 정도로 시끄럽고

    부적절한 인간임을 토로 할 법도 한데 그 인물이 헤르만 헤세, 위대한 작품들을 쓴 작가

    라는 사실을 알면 사람들은 왜 그러한 사실을 아름다움이란 것으로 포장을 하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기도 하다.

     

    헤르만 헤세의 삶에서 여자보다는 남자들의 영향이 더욱 큰것으로 느껴진다.

    그의 작품속에 나타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데미안이나 싯타르타, 요제프 크네히트 등 처럼

    헤세의 성향을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 보다는 상당히 절제된 인물들로 표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모름지기 남자는 결혼을 하면 가정에 대한 충실함의 정도를 드러내곤 하지만 헤세로서는

    그러한 가족 중심에 대한 충실함과 사랑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수려한 미술실력과 뛰어난 음악적 감각, 자연을 탐미하고 뭔가를 가꾸고 수확하는 등등의

    일들 역시 헤세의 삶의 일부요 취미와 같은 수준을 넘어서는 자기만의 옹골찬 일이었음을

    느끼게 한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사랑에 대한 비판적 행위는 호불호가 갈리는 그런 일이 될 수도 있지만

    수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을 지상 최고의 목표처럼 생각하는 삶이기에 헤세의

    사랑 또한 그러한 측면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한 남자, 한 사람의 가장을 자신만의 온전한

    사랑으로 독차지 하고자 하는 여자의 순수한 욕망을 과연 욕할 수 있는 것인지 되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하겠다.

    모든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성질을 가지고 있다.

    지독한 사랑의 표현이지만 반대로는 구속이 될 수도 있기에 그 판단의 고민은 현실적인

    갈등의 원인 될것이다.

     

    사랑에 충실함을 택할 것인지, 모범적인 삶을 사는 현명한 사람이 될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시간은 결코 쉽지많은 않다고 할 수 있다.

    요즘 이야기 하는 윈-윈하는 관계를 지목하고 있지만 결코 그러한 관계가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들을 무척이나 많이 확인 할 수 있는 현실이 아닌가 생각된다. 

  • 이 책은 작가 헤르만 헤세의 사랑을 다루며 서신으로 전해지던 당시의 상황을 바탕으로 기록에 의존해 헤세의 삶을 나열한다. 작...

    이 책은 작가 헤르만 헤세의 사랑을 다루며 서신으로 전해지던 당시의 상황을 바탕으로 기록에 의존해 헤세의 삶을 나열한다. 작가가 하는 사랑이라면 으레 낭만적이고 감미로운 언어를 통해 사랑을 말할 것 같지만 의외로 현실은 냉랭하고 싸늘하다. 헤세는 생애에 걸쳐 3번의 결혼을 한다. 첫 결혼을 통해 아들을 3명 두고 그 뒤로는 재혼을 해도 여느 부부처럼 정상적인 생활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헤세 자신이 첫 결혼을 앞두고 자신은 법적으로 구속되어 시민적 생활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불안한 결말을 예상하듯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예상했던 일이지만 그는 부인과 어린 아들 3명을 거의 방치하듯 남겨두고 책임과 의무로부터 달아나 결국 모든 책임으로부터 지친 부인에겐 정신병이 생겨나고 어린 아들들에게도 깊은 상처를 남겨 차갑고 비정한 아버지의 얼굴을 보인다.

     

    헤세가 직면한 문제는 언제나 똑같았다.

    은둔자적 평화를 추구하는 그에게 가족은

    창작과 사유를 방해하는 존재일 뿐이었다. (148)

     

    명상하고 사색하는 것이 타고난 성향이었던 헤세는 시민적 생활에 염증을 느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헤세의 소설과 달리 그의 수필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음울한 기운은 헤세 자신이 타고난 성향으로 인해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예민함으로 원만한 관계를 이루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없었던 것에서 오는 불안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타고난 본성을 거스르고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헤세가 사랑하는 여인과 자식들에게 주었던 상처로 인해, 본인 또한 큰 책임감과 절망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좌절과 고독, 방랑 속에서 헤세의 깊은 내면을 반영하는 글이 나왔을 것이다. 지식인들이 갖는 허영과 교만을 증오하며 농부나 하인들과도 허례 없이 대화를 나누고 격식을 차리지 않았던 헤세의 모습은 그가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는 고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보여준다. 오히려 본인 또한 의도치 않은 갈등과 이어지는 문제들 속에서 깊은 고독과 절망을 느꼈을 것이다.

     

    지금도 나를 괴롭히고 있는 건 말다툼 자체가 아니라네.

    그런 상황에서 친구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오히려 친구들이

    나를 이해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나 자신이 너무도 싫었다네.”

    - 헤르만 헤세가 알프레트 슐렝커에게 보낸 편지 (133)

     

    가장 아이러니한 점은 그런 고독과 방랑 기질을 타고난 헤세가 왜 결혼이라는 제도에 세 번이나 서명을 했나 하는 점이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어쩌면 인간 헤세의 어린아이 같은 면모가 엿보이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필요로 하면서도 그 시간을 뒷받침해주는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여성의 보살핌을 필요로 했기 때문에 그는 다시 힘겨운 결혼생활로 들어간다. 무엇보다 냉랭하고 변덕이 심한 헤세의 심기를 알면서도 그의 아내를 자처하며 기꺼이 그의 옆에서 희생을 감수한 여성들이 세 명이나 있었다는 점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하지만 헤세의 연인들은 매일 함께 하는 연인이 아니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연인 관계를 원하던 헤세의 곁에서 점점 지쳐갔다. 한편으로는 헤세의 연인이 되고자 했던 인물들에겐 작가로서 헤세의 매력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무엇보다 자신의 기질을 잘 알고 있었던 헤세는 첫 번째 결혼에서부터 속박의 굴레에 갇힌다는 것에 큰 두려움을 느꼈고, 역시나 회의감을 느끼고 자유를 찾아 방랑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세 번의 결혼 모두 여인들의 적극적인 대시로 이루어졌고, 이혼 후에도 헤세 부인으로 자신을 소개한 루트 벵거를 봐도 여성들의 내면에는 천재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힘들어하고 세상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남자를 자신이 구원하고 보살필 수 있다는 모성애적 성향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다.

     

    누구도 헤세를 가질 수 없잖아요. 그냥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거겠지요.”(150)

     

    분명한 사실은 정신 질환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나 자신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거네. 내가 변화되고

    단련되지 않으면 이 좁고 지옥 같은 굴을 빠져나올 수 없어.”

    - 헤르만 헤세가 친구 셰덜린에게 보낸 편지 (165)

     

    그의 작품을 통해 느꼈던 작가 헤르만 헤세의 이미지는 높은 종교인과도 비슷한 고요하고 깊은 사색에 잠겨있는 깨우친 자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헤세가 사랑하고, 헤세를 사랑한 여인들의 기억을 풀어놓으니 작가로서의 헤세가 아닌 인간으로서 헤세가 낱낱이 드러난다. 훗날 자신의 회고록을 집필하면서도 세상에 내보이기 꺼려하던 사생활에서 그가 드러낸 고질적인 우울과 방랑, 심한 변덕쟁이였던 헤세는 안정된 사랑보다는 자유로운우정을 선호했다. 자신이 추구하고자 했던 예술적인 문학 세계를 이룩하며 작품 속에만 존재하던 작가 헤세의 위엄을 벗어나, 현실에서도 더 나은 삶을 바랬던 헤세의 깊은 고뇌와 갈등을 통해 바라본 인간 헤세의 모습들은 그동안 읽어왔던 헤세의 소설과 시, 수필들을 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보게 해준다. 그동안은 완성된 인격으로서 헤세를 바라봤다면 그의 사랑을 통해 불완전한 인간 헤세를 알게 되니 그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현실 사회에 적응해가고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 위해 많은 노력과 애를 썼던 한 인간이라는 사실이 무겁게 다가온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나는 사랑을 부여잡을 수도, 인간을 사랑할 수도, 삶 자체를 사랑할 수도 없다는 목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당시에는 깊은 내면으로 사색할 줄 아는 현명한 자가 왜 이리도 삶을 사랑하지 못하고 우울함을 내비치는 걸까 의문이 들었었다. 그리고 헤세의 사랑을 통해 그의 생을 바라보니 드디어 의문점들이 풀려나간다. 그는 완성된 인간이 아닌 불완전한인간으로서 자신이 추구하는 예술적 삶을 문학으로 형성해가며 완성되어 갔던 것이다. 그의 실제 생활이 바탕이 된 이야기로 인해 앞으로 만나보게 될 그의 작품들을 훨씬 풍성하고 깊이 있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 같아 더 큰 기대가 된다.

     

     

    선천적으로 인생을 어렵지 않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결국 인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타고난 기질이나 천성을 바꿀 수는 없지요.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만의 고유한 삶을 살고 싶어 합니다.

    비록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삶이라 할지라도 말이에요.”

    헤르만 헤세가 아델레 군데르트에게 보낸 편지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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