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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죽을 것인가
400쪽 | 규격外
ISBN-10 : 8960514799
ISBN-13 : 9788960514799
어떻게 죽을 것인가 중고
저자 아툴 가완디 | 역자 김희정 | 출판사 부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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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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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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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죽음은 없다, 그러나 인간다운 죽음은 있다! 의학과 공중 보건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대폭 늘어났다고 하지만, 생명이 있는 것들은 모두 언젠가 죽는다. 인간의 어떤 시도에도 불구하고, 종국에는 죽음이 모든 것을 이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저자 아툴 가완디의 문제의식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죽어갈 때 취할 수 있는 선택지는 무엇이 있을까?

그 자신이 의사이기도 한 가완디는 우선 의료계의 변화를 촉구한다. 관절염, 심장질환 같은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체의 삶을 전체적으로 관리해야하며,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 대신 삶의 마지막 단계를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계의 의식 변화 외에 우리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도 있다. 바로 생명을 연장하는 데 집착하기보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방식으로의 사고 전환이다. 결국 이 책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단순명료하다.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라는 것. 죽음이 결국 삶의 이야기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아툴 가완디
저자 아툴 가완디Atul Gawande 는 스탠퍼드 대학교를 졸업한 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윤리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하버드 보건대학에서 공중보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하버드 의과대학과 보건대학 교수,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 외과의이며 『뉴요커The New Yorker』지 전속 필자로 활동하고 있다. 첫 저서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Complications』은 내셔널 북 어워드 최종 후보에 올랐고, 『닥터, 좋은 의사를 말하다Better』는 2007년 아마존 10대 도서에 선정되었으며, 『체크! 체크리스트The Checklist Manifesto』 역시 베스트셀러에 올라 저술가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그는 최고의 과학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루이스 토머스 상을 비롯해 내셔널 매거진 어워즈를 2회 수상했고, 사회에 가장 창조적인 기여를 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했다. 또한 그는 『타임Time』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 100인’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5년 영국 『프로스펙트Prospect』지가 선정한 ‘세계적인 사상가 50인’에 선정되었다.

역자 : 김희정
역자 김희정은 서울대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 동시통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채식의 배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견인 도시 연대기』(전 4권) 『코드북』 『두 얼굴의 과학』 『우주에 남은 마지막 책』 『영장류의 평화 만들기』 『아인슈타인과 떠나는 블랙홀 여행』 『내가 사는 이유』 등이 있다.

목차

서문
추천사

1 독립적인 삶 _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찾아온다
2 무너짐 _ 모든 것은 결국 허물어지게 마련이다
3 의존 _ 삶에 대한 주도권을 잃어버리다
4 도움 _ 치료만이 전부가 아니다
5 더 나은 삶 _ 누구나 마지막까지 가치 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6 내려놓기 _ 인간다운 마무리를 위한 준비
7 어려운 대화 _ 두렵지만 꼭 나눠야 하는 이야기들
8 용기 _ 끝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순간

에필로그

책 속으로

라자로프는 마뜩잖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날 포기하겠다는 거냐?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 라자로프에게서 서명을 받은 후 병실 밖으로 나오자 그의 아들이 따라 나오며 나를 잡았다. 어머니가 중환자실 인공호흡기에 매달린 채 임종했을 때 아버지 ...

[책 속으로 더 보기]

라자로프는 마뜩잖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날 포기하겠다는 거냐?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 라자로프에게서 서명을 받은 후 병실 밖으로 나오자 그의 아들이 따라 나오며 나를 잡았다. 어머니가 중환자실 인공호흡기에 매달린 채 임종했을 때 아버지 자신은 저렇게 죽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저렇게 고집을 피운다는 얘기였다.
당시 나는 라자로프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믿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수술에 따르는 위험 때문이 아니라 수술을 받아도 그가 원하는 삶을 되찾을 확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배변 능력, 활력 등 병이 악화되기 전에 누렸던 생활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수술이 아니었다. 길고도 끔찍한 죽음을 경험할 위험을 무릅쓰고 그가 추구한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그는 그런 죽음을 맞이했다.
_ 본문 13쪽, ‘서문’ 중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는 더 자주 넘어졌다. 뼈가 부러지지는 않았지만, 가족들은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짐은 오늘날의 모든 가족들이 그러듯이 자연스러운 조치를 취했다. 할머니를 병원에 모시고 간 것이다. 의사는 몇 가지 검사를 한 후, 할머니의 뼈가 약해졌다고 진단하고 칼슘 복용을 권했다. 또한 그는 할머니가 평소에 먹는 약들의 복용량을 조정하고, 몇 가지 새로운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사실 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 의사의 힘으로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앨리스 할머니는 균형을 잘 잡지 못했고, 기억이 가끔씩 가물가물했다.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게 분명했다. 할머니가 독립적인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의사로서는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조언을 해 줄 수도 없었다.
_ 본문 45~46쪽, ‘독립적인 삶’ 중에서

앨리스 할머니는 사생활과 삶에 대한 주도권을 모두 잃었다. 병원 환자복을 입고 지낼 때가 대부분이었다. 직원들이 깨우면 일어나고, 목욕시켜 주면 하고, 옷을 입혀 주면 입고, 먹으라고 하면 먹었다. 또한 직원들이 정해 주는 아무하고나 같은 방을 써야 했다. 할머니의 생각과 관계없이 선택된 룸메이트들이 여러 명 거쳐 갔다. 모두 인지 능력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었다. 어떤 사람은 너무 조용했고, 어떤 사람은 밤에 잠을 잘 수 없게 만들었다. 할머니는 감금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늙었다는 죄로 감옥에 갇힌 것만 같았다.
_ 본문 119쪽, ‘의존’ 중에서

루 할아버지는 애원하는 눈길로 셸리를 바라봤다. 그녀는 아버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냥 일을 그만두고 내 옆에 있을 수는 없는 거니?’ 그 생각이 셸리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 셸리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진 채 아버지를 충분히 잘 돌보는 게 감정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루 할아버지는 마지못해 셸리를 따라 몇 군데 시설을 둘러보겠다고 승낙했다. 누구라도 나이가 들어 쇠약해지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불가능한 것만 같았다.
_ 본문 140쪽, ‘도움’ 중에서

의학은 아주 작은 영역에 초점을 맞춘다. 의료 전문가들은 마음과 영혼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을 복구하는 데 집중한다. 그럼에도 우리는?바로 이 부분이 고통스러운 역설을 만들어 내는데?삶이 기울어 가는 마지막 단계에 우리가 어떻게 살 것인지를 결정할 권한을 의료 전문가들에게 맡겨 버렸다.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질병, 노화, 죽음에 따르는 여러 가지 시련은 의학적인 관심사로 다뤄져 왔다. 인간의 욕구에 대한 깊은 이해보다 기술적인 전문성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들에게 우리 운명을 맡기는, 일종의 사회공학적 실험이었다. 그 실험은 실패로 끝났다.
_ 본문 200쪽, ‘더 나은 삶’ 중에서

나는 마르쿠 박사에게 폐암 말기 환자들을 처음 만날 때 그들을 위해 무얼 해내길 바라는지 물었다. “1~2년 정도 그럭저럭 잘 지내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죠.” 그가 말했다. “그게 내가 갖고 있는 기대치입니다. 새라 같은 환자의 경우 운이 아주 좋아야 3~4년 정도예요.” 하지만 이는 환자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니다. “환자들은 10~20년을 생각하고 와요. 어떤 환자를 만나도 같은 얘기를 듣게 됩니다. 사실 내가 그들 입장이었다 하더라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_ 본문 257쪽, ‘내려놓기’ 중에서

완화치료 팀이 도착한 후 소량의 모르핀을 처방하자마자 새라의 호흡이 즉시 편안해지는 게 보였다. 새라의 고통이 줄어드는 걸 본 가족들은 문득 그녀를 더 이상 괴롭게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
음 날 아침이 되자, 이제는 가족들이 의료진을 말리고 있었다.
“의료진이 새라에게 카테터를 삽입하고 이것저것 하려고 했어요.” 그녀의 어머니 돈이 내게 말했다. “그래서 얘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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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계적인 사상가 아툴 가완디,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존엄과 의학의 한계를 고백하다 오늘날 선진국에서는 인구 구조의 직사각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재 50세 인구와 5세 인구가 비슷하며, 30년 후에는 80세 이상 인구와 5세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세계적인 사상가 아툴 가완디, 죽음 앞에 선 인간의 존엄과 의학의 한계를 고백하다

오늘날 선진국에서는 인구 구조의 직사각형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현재 50세 인구와 5세 인구가 비슷하며, 30년 후에는 80세 이상 인구와 5세 이하 인구가 맞먹을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급속한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65세 이상 인구가 2030년에는 24.3%, 2060년에는 40.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툴 가완디가 제기하고 있는 문제의식은 이러한 사회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동안 현대 의학은 생명을 연장하고 질병을 공격적으로 치료하는 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정작 길어진 노년의 삶과 노환 및 질병으로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인간답게 살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를 성취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 한계를 인정할 때 비로소 인간다운 마무리를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Being Mortal』 수상 내역

― 『뉴욕 타임스』, 아마존 베스트 1위
― 『뉴욕 타임스』 31주 연속 베스트셀러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2014년 가장 주목할 만한 책
― 아마존, NPR(미국공영라디오) 2014년 최고의 책
― 『워싱턴 포스트』, 『시카고 트리뷴』, Apple iBooks 2014년 10대 도서

“그래서 날 포기하겠다는 거냐?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


라자로프는 마뜩잖다는 듯 말했다. “그래서 날 포기하겠다는 거냐? 할 수 있는 건 다 해 봐야지.” 라자로프에게서 서명을 받은 후 병실 밖으로 나오자 그의 아들이 따라 나오며 나를 잡았다. 어머니가 중환자실 인공호흡기에 매달린 채 임종했을 때 아버지 자신은 저렇게 죽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고 저렇게 고집을 피운다는 얘기였다.
당시 나는 라자로프의 선택이 잘못됐다고 믿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수술에 따르는 위험 때문이 아니라 수술을 받아도 그가 원하는 삶을 되찾을 확률이 없었기 때문이다. 배변 능력, 활력 등 병이 악화되기 전에 누렸던 생활을 다시 찾을 수 있는 수술이 아니었다. 길고도 끔찍한 죽음을 경험할 위험을 무릅쓰고 그가 추구한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그는 그런 죽음을 맞이했다.
중환자실에 들어간 그는 호흡부전이 생겼고, 전신감염에 걸렸으며, 움직이지 못해서 피떡이 고였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투여한 혈액 희석제 때문에 출혈을 일으켰다. 우리는 날마다 뒤처지고 있었다. 결국 우리는 그가 죽어 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수술 후 14일째 되는 날, 그의 아들은 의료진에게 이 모든 것을 그만 멈춰 달라고 말했다. _ 본문 13~14쪽

생명 있는 것들은 언젠가 죽는다.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이는 전혀 놀랍거나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때로 잊는다.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이는 부분적으로 의학과 공중 보건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대폭 늘어났다는 사실과 연관돼 있다. 오늘날 우리는 가능한 한 오래 살기를 꿈꾸며, 현대 의학은 바로 그 ‘생명 연장의 꿈’을 실현하는 데 거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외과 수술, 화학요법, 방사능 치료 등으로 대변되는 의학적 처치들도 죽음을 미루고 생명을 연장하려는 노력과 같은 선상에 있다. 하지만 그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피할 수 없는 진실이 있다. 종국에는 죽음이 이기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아툴 가완디의 문제의식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 ‘Being Mortal’이라는 원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면 대체 무엇을 위해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의학적 싸움을 벌여야 하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싸움에서 우리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육체가 파괴되고, 정신이 혼미해지고, 마지막에는 가족과 작별의 인사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차가운 병실에서 죽어 간다. 그 모든 것을 희생한 대가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고작 몇 개월에서 1~2년 정도의 생명 연장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서 얻은 약간의 시간 동안 우리가 ‘남은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점이다. 혹독한 치료와 그에 따른 고통 속에서 허우적거릴 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가 노쇠해지거나 치명적인 질병에 걸려 죽어 갈 때 취할 수 있는 다른 선택지는 없는 걸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죽음 자체는 결코 아름다운 것이 아니지만, 인간답게 죽어 갈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여긴 집이 아니지 않니,
어서 집에 데려가 줘.”


윌슨이 열아홉 살 되던 해, 어머니 제시가 심한 뇌졸중을 겪었다. 당시 제시의 나이는 쉰다섯 살밖에 되지 않았다. 뇌졸중으로 그녀는 몸 한쪽이 완전히 마비돼서 걷거나 서지 못했으며, 팔도 들 수가 없었다. 또한 얼굴 한쪽이 축 처졌고, 말투도 어눌해졌다. 지능과 인지 능력에는 아무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돈을 벌러 나가는 것은 고사하고 혼자서는 씻을 수도, 요리를 할 수도, 화장실에 갈 수도, 빨래를 할 수도 없었다. 그녀는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나 대학에 다니던 윌슨은 전혀 수입이 없었고, 좁은 아파트를 룸메이트와 함께 쓰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어머니를 돌볼 길이 없었다. 형제자매가 있었지만 사정은 비슷했다. 어머니를 맡길 곳은 요양원밖에 없었다. 윌슨은 자기 대학 근처에 있는 곳을 골랐다. 안전하고 친절한 곳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딸을 볼 때마다 끊임없이 요구했다. “집에 데려가 줘.” _ 본문 142쪽

더 이상 혼자 설 수 없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육체와 정신이 점점 쇠락해 가면서 더는 독립적인 삶을 살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현대 의학과 보건 체계는 이 문제를 두 가지 방향으로 해결하려 해 왔다. 하나는 ‘요양원nursing home’이라는 보호 시설을 만들어 노인들을 안전하게 수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년에 직면하는 각종 질병들을 공격적으로 치료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겉으로만 보면 이 방식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특히 자녀들 입장에서 보면 노년에 이른 부모를 안전하게 보호해 줄 곳이 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질병이라도 의학이 최선을 다해 해결해 주리라는 전망은 꽤 안심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양원이나 공격적 치료에는 공통된 문제점이 있다. 바로 ‘삶의 질’에 대한 고려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요양원’의 경우 스스로를 돌볼 수 없을 만큼 쇠약해진 상태에서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인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획일화된 시설에는 ‘한 사람’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자기 결정권과 자율성을 빼앗는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존재한다. 규칙과 안전에만 집중하는 탓에 개개인의 삶에 대한 고려는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다. 이 때문에 시설에 수용된 노인들 상당수가 무력감과 우울감에 빠진다.(본문 113~124쪽) 저자는 이에 대한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다시 ‘가족과 가정’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오늘날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노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제공하면서도 삶의 질을 희생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그들을 돌볼 수 있는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 케런 브라운 윌슨이 처음으로 도입한 ‘어시스티드 리빙assisted living’은 간단히 말해 기존 요양원과 같은 도움을 제공하면서도 ‘독립적인 삶’을 보장해 주는 개념의 시설이다. 잠글 수 있는 문과 자기만의 가구가 있고, 실내 온도나 조명을 자기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으며, 자고 싶을 때 자고 원치 않는 일은 하지 않아도 될 권리가 보장된다. 무척 간단해 보이지만, 이 작은 변화만으로도 노인들이 느끼는 삶의 질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존 요양원을 변화시키는 실험도 있다. 요양원 내에 동식물을 들이기도 하고, 인근 학교와 연대해 아이들의 생명력을 접목시키기도 한다. 빌 토머스가 체이스 메모리얼 요양원에서 한 실험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개, 고양이, 새, 식물, 아이들을 요양원 내에 들이는 실험을 했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본문 141~149쪽)

체이스 요양원 주민들은 비교 집단 주민들에 비해 복용하는 처방 약이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할돌과 같이 불안 증세에 먹는 향정신성 제재의 처방이 특히 줄어들었다. 약 구입에 들어간 비용은 비교 집단에 비해 38%밖에 되지 않았다. 사망률도 15% 감소했다. _ 본문 193쪽

빌 토머스의 실험이 요양원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해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많았지만 정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수치상으로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마지막 단계에 이른 노인들이 삶의 질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가 ‘죽음’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 노년의 삶의 질에 대한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헤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죽음을 유예시키는 데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다운 마무리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남은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현대 의학의 공격적 치료는 더욱 큰 문제를 가져다준다.

“아뇨, 그 애한테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이 모든 걸 그만 멈춰 주세요!”


“의료진이 새라에게 카테터를 삽입하고 이것저것 하려고 했어요.” 그녀의 어머니 돈이 내게 말했다. “그래서 얘기했죠. ‘아뇨, 그 애한테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침대에 소변을 봐도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료진은 또 혈압과 혈당 측정 등 이런저런 검사들을 하려고 했죠. 하지만 이제 검사 결과 같은 것에는 더 이상 관심이 가지 않았어요. 수간호사에게 가서 이제 모든 걸 그만 멈추라고 말했죠.”
이전 3개월 동안 우리가 새라에게 한 것들?수많은 스캔, 검사, 방사능 치료, 화학요법 치료 등?은 아무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그녀의 상태를 악화시키기만 했다.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면 새라는 더 오래 살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그녀는 맨 마지막 순간에나마 평화를 찾았다. _ 본문 289쪽

인공호흡기, 영양공급관, 심폐소생술, 중환자실…. 오늘날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들이 흔히 겪게 되는 모습이다. 그리고 이게 다가 아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더 끔찍한 과정을 감내해야 한다. 화학요법과 방사능 치료로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지고, 정신은 피폐해져 간다. 극심한 통증, 구역질, 섬망 등으로 더 이상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이렇듯 죽기까지의 과정을 의학적 경험으로 만드는 실험이 시작된 것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실험은 실패로 끝나고 있는 듯하다고 일갈한다. 실패라고 단언하는 까닭은 우리가 이 ‘싸움’을 통해 얻는 것이 거의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극히 짧은 시간을 더 얻기 위해 잔인한 싸움을 계속할 뿐이다. 현대 의학은 사실상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붙잡고 싸워 왔다. 그것은 바로 인간의 신체가 결국은 허물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그 자신 의사이기도 한 저자는 먼저 의료계의 변화를 촉구한다. 이 소모적인 의학적 싸움을 중단하려면 우선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할 의료계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선결 과제가 있다. 하나는 ‘노인병학geriatrics’에 대한 관심이다. 관절염, 당뇨병, 심장질환 등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노년의 삶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본문 62~65쪽) 둘째, 환자들과의 의사결정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의사가 일방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이런저런 정보를 나열하기보다 ‘해석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환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경청하고 이를 해석해 그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조처가 무엇인지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삶의 마지막 단계를 환자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본문 306~309쪽)
해석적 태도가 중요한 까닭은 마지막에 이른 환자들이 원하는 게 단순히 생명을 연장하는 데만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치료에 매달리는 건 자신이 뭘 원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환자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고통을 줄이고, 삶의 품위를 유지하고, 다 끝내지 못한 자잘한 일들을 처리하고, 가족을 비롯한 주변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생명을 연장하고자 한다면 바로 그 일상의 가치들을 실현하고 싶기 때문일 뿐이다. 남은 시간 동안 이 세상에서 자기만의 삶의 이야기를 완성하고 싶은 것이다. 더 큰 가치를 실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위험이 있다면, 어떤 환자도 맹목적인 생명 연장을 원하지 않는다.

“아툴, 나는 두렵다.
하지만 그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구나.”


사지마비가 진행되면서 머지않아 아버지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을 앗아 가려 하고 있었다. 사지마비가 오면 24시간 간호, 산소 흡입기, 영양 공급관이 필요해질 것이다. 아버지는 그걸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내가 말했다. “절대 안 되지. 그냥 죽는 게 낫다.” 아버지의 대답이었다. 그날 나는 내 평생 가장 어려운 질문들을 아버지에게 던졌다. 커다란 두려움을 안고 하나하나 물었던 기억이 난다. 무엇을 두려워했는지는 모르겠다. 아버지나 어머니의 분노, 혹은 우울, 아니면 그런 질문을 함으로써 뭔가 그분들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야기를 나눈 후, 우리는 안도감이 들었고 뭔가 명확해졌다는 걸 느꼈다. _ 본문 324쪽

의료계의 의식 변화 외에 우리 자신에게 요구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생명을 연장하는 데 집착하기보다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방식으로의 사고 전환이다. 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은 죽음과 마지막 삶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생명과 관계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직면하기 어려운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이 ‘어려운 대화’가 가져다주는 혜택은 적지 않다. 저자는 악성 종양에 걸린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 아버지가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면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고,(본문 322~324쪽) 완화치료 전문가 수전 블록의 아버지는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미식축구 중계를 볼 수 있는 정도’라면 견딜 만할 것 같다고 말한다.(본문 280~281쪽) 결과적으로 이 대화는 중대한 수술에서 임종에 이르기까지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환자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 준 것이다.
삶의 마지막 단계에 어떤 선택을 하고 싶은지 미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미국 위스콘신주 라 크로스 지역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이 지역에서는 1991년부터 의료진과 환자들로 하여금 삶의 마지막 시기에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대화를 나누도록 장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그 결과 이 지역 주민들이 생의 마지막 6주 동안 병원에서 보내는 시간과 종말기 의료비용은 전국 평균의 절반밖에 되지 않았고, 기대 수명은 전국 평균에 비해 1년이나 길었다.(본문 273~275쪽)
가족 간의 직접적인 대화가 쉽지 않다면 이를 이끌어 줄 호스피스 상담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호스피스’ 하면 떠올리는 것은 생을 포기하고 순전히 죽음만을 기다리는 것으로 여기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저자는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와의 대화를 통해, 호스피스가 단지 자연스럽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삶의 우선순위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선택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환자가 지금 이 순간의 삶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이다. 가능한 한 오래 의식을 유지하며 고통을 최소화하고 존엄하게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본문 248쪽) 이것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발전해 온 이른바 ‘완화치료’ 분야다.
결국 죽음이란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한 과정이다. 삶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일인 것이다. 죽음 자체에는 사실 별다른 의미가 없다. 언젠가 죽어야 한다는 것은 사물의 자연스러운 질서일 뿐이다. 그럼에도 인간에게 죽음이 특별하고 중대한 일일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 안에 우리 개개인의 삶의 이야기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오후 6시 10분쯤 결국 마지막 순간이 왔다
아버지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의식이 돌아왔을 때, 아버지는 손주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거기에 없었고, 나는 대신 아이패드에 있는 사진을 보여 드렸다. 아버지는 눈을 크게 뜨고 활짝 미소 지었다. 그러고는 모든 사진을 하나하나 눈에 담았다.
아버지는 다시 무의식으로 빠져들었다. 호흡이 한 번에 20~30초씩 멈추는 일이 반복됐다. 이제 끝인가 하면 호흡이 다시 시작되곤 했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아버지 곁을 지키며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나는 책을 보고 있었다.
오후 6시 10분쯤 결국 마지막 순간이 왔다. 나는 아버지의 호흡이 이전보다 더 오래 멈춰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버지가 멈춘 것 같아요.” 내가 말했다.
우리는 아버지에게 다가갔다. 어머니가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우리는 아무 말 없이 귀를 기울였다.
아버지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_ 본문 393쪽

아툴 가완디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담고 있는 메시지는 단순하고 명료하다. 무의미하고 고통스러운 연명 치료에 매달리기보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메시지가 더욱 강렬하고 가슴 깊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우리와 같은 선상에서 ‘삶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의사이자 학자로서 일반 대중들에게 가르침과 교훈을 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가 세계 유력지에서 꼽은 ‘세계적인 사상가’라는 사실도 중요한 것은 아니다.
저자가 만난 수많은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혹은 우리 가족과 비슷한 이들이다. 젊은 시절 공장 직공이었던 사람, 간호사였던 사람, 가게를 운영했던 사람, 한두 명의 자녀를 키우며 최선을 다해 인생을 살아 왔고, 이러저런 소소한 일상의 기쁨에 만족해 온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원하는 것 역시 너무나 소박한 것들이다. 가족 및 친구들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하고, 주말에 있을 친구의 결혼식에서 들러리를 서고 싶어 하고,(본문 359쪽) 사랑하는 제자에게 한 번이라도 더 피아노 레슨을 하고 싶어 한다.(본문 378쪽) 그리고 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저자의 아버지에 대한 일화도 담겨 있다. 저자 자신뿐 아니라 아버지와 어머니도 의사였지만, 그들에게도 생의 마지막 순간과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한계를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다.
저자는 나이 들어 병드는 과정에서 적어도 두 가지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나는 삶에 끝이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다. 이는 무얼 두려워하고 무얼 희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진실을 찾으려는 용기다. 다른 하나는 우리가 찾아낸 진실을 토대로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용기다. 이때 우리는 자신의 두려움과 희망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끝까지 질병과 승산 없는 싸움을 벌이며 치료에 매달리는 것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두려운 것이 아니라 생명 있는 존재가 필연적으로 맞이하게 될 운명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될 때, 우리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을지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삶에 대한 희망이다. 죽음이 결국 삶의 이야기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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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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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죽을 것인가 | pl**tree | 2020.08.18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의학의 발전으로 사고사가 아닌 경우 자연스럽게 죽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과거 자연사의 경우 가족들과 함께 집...

    의학의 발전으로 사고사가 아닌 경우 자연스럽게 죽는 것이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과거 자연사의 경우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죽는 것이 많은 경우였지만 현재 대부분의 경우 병원에서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최소한을 지키다 죽게 됐다.
    당사자의 의견은 중요치 않고 의사, 가족들에 의해 고달픈 병원 생활을 죽을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 그러면서 가족과 당사자는 지쳐가게 된다.
    이 책에서는 당사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포기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남은 날에 대한 계획을 세워 치료 등 조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도 정보만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닌 환자의 상태와 환자와의 소통을 검토하여 삶의 기간이 아닌 질을 고려한 당사자에게 적합한 조치방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고칠 수 없는 환자라면 고통스러워 하며 죽을 날을 기다리는 것 보다 당사자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최소한의 치료만으로 남은 삶을 행복하게 지내게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P.43 노인들은 자신이 누렸던 통제력과 지위를 일부 나눠 주었지만 완전히 잃은 게 아니었다. 현대화가 강등시킨 것은 노인들의 지위가 아니라 가족이라는 개념 자체였다. 현대화는 사람들에게-젊은이와 노인 모두에게-더 많은 자유와 통제력을 누리는 삶의 방식을 제공했다. 거기에는 다른 세대에게 덜 묶여 살 자유도 포함되어 있다. 노인들에 대한 존중은 없어졌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젊음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독립적인 자아에 대한 존중으로 대체된 것이다.
    P.49 몸의 쇠락은 넝쿨이 자라는 것처럼 진행된다. 하루하루 지내면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대로 적응해 가며 산다. 그러다가 뭔가 일이 벌어지면 모든 게 예전 같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된다.
    P.58 학계에서는 노화가 일어나는 원인을 두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고전적인 견해에 따르면 노화란 신체가 무작위로 마모됨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최근에 나온 견해에서는 노화가 보다 질서 있게 진행되는 유전적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
    P.75 노화는 우리의 운명이고, 언젠가는 죽음이 찾아올 것이다.
    P.240 말기 질환으로 생의 마지막 날들을 중환자실에서 보내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일종의 실패로 간주한다. 이곳에서 환자들은 몸의 각 기관이 하나씩 멈추고, 정신은 오락가락하며, 형광등이 켜진 이 낯선 방을 절대 살아서 떠날 수 없으리라는 것조차 모르는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매달린 채 누워 지낸다. "괜찮아" "미안해" 혹은 "사랑해" 같은 말로 작별의 인사를 할 기회조차 없이 마지막을 맞는 것이다. / 사람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것들을 성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줄 의료 복지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느냐는 것이다.
    P.241 삶의 종말에 관해 연구하는 조앤 린 박사의 연구 결과처럼 사람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란 대개 나쁜 날씨를 만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었다. 별 경고 없이 갑자기 들이닥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때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이겨 내거나 무릎을 꿇거나 둘 중 하나였다.
    P.243 의학은 죽음에 관해 수백 년 동안 내려온 경험과 전통, 표현들을 더 이상 쓸모없게 만들어 버렸고, 인류에게 새로운 문제를 안겨 주었다. 바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하는 문제가 그것이다.

     

    옮긴이: 김희정

  •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했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큰축복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했죠.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유한하다는 걸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큰축복인지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나이들고 병들어 가는 과정에서 그 무엇보다 필요한 건
    " 삶에는 끝이 있다" 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라며...

    총 8개의 차례로 이뤄진 책으로
    1.독립적인 삶
    2.무너짐
    3.의존
    4.도움
    5.더 나은 삶
    6.내려놓기
    7.어려운 대화
    8.용기

    목차만 써봤을 뿐인데, 가슴 한켠이 아파오는 건 왜일까.
    탄생과 죽음은 한 몸이거늘...
    아직 먼 미래이기에 잊고 사는 죽음.
    누구나 겪게 될 일이라면
    조금 더 탁월하고 괜찮게 맞이하면 어떨까
    이것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죽음일까?


    서문에 의하면
    우리는 지식에 대해서만 걱정하고 있었다. 어떻게 공감하고 동정해야 할지는 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갖출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
  • 간혹, 책의 원제목보다 번역제목이 더 좋은 경우가 있다. 헨리 마시가 쓴 책 Do No Harm은 '참 괜찮은 죽음'으로 폴 ...

    간혹, 책의 원제목보다 번역제목이 더 좋은 경우가 있다. 헨리 마시가 쓴 책 Do No Harm은 '참 괜찮은 죽음'으로 폴 칼라니티가 쓴 책 When Breath Becomes air은 '숨결이 바람이 될 때'와 같이 보다 멋지게 화장을 했다.

     

    아툴 가완디가 쓴 책 Being Mortal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로 얼굴을 바꾸었다. 저자의 의도를 가장 직설적으로 번역한 책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의도! 사실, 우리는 어떻게 살까 혹은 살릴까에 관심을 두어왔는지 모른다. 죽음을 준비하지 않거나 준비해야하는지를 모르고 살아왔을 것이다. 우리 주변에 너무 쉽게 인생의 마지막 정차장과 같은 요양원에서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일부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일부는 그 방법이 최선이기에 그게 다인 줄 알면서 지내오는 것은 아닌지. 대부분 죽어가는 사람들의 입장보다는 죽어가는 사람의 주변 사람의 관점에서 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이책은 어떻게 하면 잘 죽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마지막 생의 순간을 놓아야만 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말이다. 연명치료로 조금이라도 생의 순간들을 연장하려는 우리 살아가는 자의 노력들이 무의미하다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자의 위안으로 이런 시도들을 해온 것은 아닌지. 멋지게 삶의 마지막 장을 써내려가는 방법이 무엇일까? 그러면에서 이책은 차라리 원제목인 Being Mortal이 더 책의 내용에 어울릴 것으로 생각된다.

     

    부모님 연세가 두분다 80대 중반이기 때문인지, 어느 덧 살아온 날이 살아갈 날보다 압도적으로 적은 50대라는 무게감때문인지 지속적으로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다. 당분간 그분들을 떠나보내지 않도록 간절히 기도하지만, 좀 더 그분들보다 살아갈 가능성이 높은 사람으로써 어떻게 하는 것이 잘 보내드리는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제도적으로 부족하고 인식도 엷은 우리내 일상속에서 보다 본질적이고 직접적으로 떠날날들을 준비해야겠다. 어떻게 남은 날들을 살 것이고 무엇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순간을 어떻게 소화해야하는지 말이다. 그리 많지 않은 날들을 보다 가치있고 바람직하게 소비할 수 있는 방법, 찾아야 할 때이다.   

  • 아직까지 죽음은 두렵다. 두렵다는 표현보다는 아무 것도 모르겠다. 솔직히 전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사람...

    아직까지 죽음은 두렵다. 두렵다는 표현보다는 아무 것도 모르겠다. 솔직히 전혀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나이를 먹어 큰 병에 걸리면 굳이 연명하기 위한 노력을 하며 치료를 받는 것보다는 그 병을 갖고 살겠다고. 향후 의료기술이 발달해 항암치료같은 걸 안 받아도 되는 순간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더 살기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남은 생을 준비하며 죽음을 맞이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시기가 최소한 70살은 넘고 80살은 되었을 때지만.


    나이를 먹어가며 죽음을 나도 모르게 조금씩 느끼게 된다. 어릴 때 죽음이란 나와 상관없는 사건이었다면 점점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듣거나 목격하며 피부로 와 닿게 된다. 여전히 그때뿐이고 잠시후면 금방 잊고 현실을 살아갈 뿐이다. 죽음은 나와는 하등 상관없는 삶을 산다. 가족과 더 가깝게  살아가고 주변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라는 표현은 참 좋은 말이지만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고 앞으로도 살아갈 나날이 많다고 믿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때뿐이다.


    올 해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나에게는 커다란 사건은 솔직히 아니었다. 이미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다. 또한 할머니는 내 인생에서 나도 모르게 잊혀졌었다. 워낙 오랜 시간 요양원에 있으셨기에 가는 것도 점차 뜸해졌다. 어느 순간부터 나를 기억하지 못하시고 나를 보며 다른 사람을 이야기할 때 내 마음은 그랬던 것이 아닐까. 할머니 장례를 치루고 화장을 하며 처음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사실 우리 식구들은 전부 우울해하거나 울지는 않았다. 오히려 떠들정도였다. 


    그래도 할머니 발인할 때 찬송을 부르며 걸으라고 하니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화장 후 그곳에서 화장된 가루를 뿌리는 데 무척 따뜻했다. 그 촉각은 무척 낯설었다. 당연히 따뜻할텐데 아마도 차가울 것이라 생각했나보다. 현실과 생각은 조금 다른가보다. 사실 어느 순간 문득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기억이 떠오른다. 죽음과 관련된 꽤 다양한 책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읽었다. 어떤 책을 읽어도 단지 머리로만 받아들일 뿐 가슴으로 느끼지는 못한다. 다행히도 내 주변에 아주 가까운 사람이 먼저 간 적은 없다.


    거의 유일하게 아버지가 10년 전에 머리에 혹이 생겨 수술을 받을 때가 근접했다. 모든 가족이 별 의심도 고민도 없이 수술해야한다는 의사 말에 그렇게 하자고 했다. 지금와서보니 참으로 생각없이 쉽게 결정했다고 본다. 다른 곳도 아니고 머리라는 그 어려운 곳을 수술하는데 더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니 말이다. 오래도록 뇌종양에 있던 걸 조금씩 증상이 있다 찾아왔기에 내린 결정이긴 했다. 수술 후 응급실에 있는 아버지와 그 후에 완치되는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걸 보며 여러 사람이 힘들다는 걸 깨달았다.


    아쉽게도 그 후에 아버지는 왼쪽 발가락이 마비가 되었다. 의사는 좋아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 전까지 함께 일요일에 20~30대 친구들과 축구를 했는데 이제는 도저히 못한다. 마지막으로 축구를 다시 해 보는 게 꿈이라고 하셨다. 여전히 등산도 하시고 출퇴근시에 자전거를 타신다. 그저 제대로 걷지 못하고 절뚝거리며 걷는다. 계속 움직여줘야 하기에 활발하게 움직이셔야 한다는 점이 아버지 성격과 다행히 잘 맞아 열심히 돌아다니신다.


    어느 덧 부모님의 연세가 많아졌다. 여전히 정정하시고 내가 볼 때 최소 10년은 더 거뜬하실 것이라고 믿지만 - 그렇게 보이시기에 - 해가 갈수록 예전과 달리 확실히 나이가 드셨다는 걸 눈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는 것은 내 자신뿐만 아니라 내 주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똑같다. 양가 부모님이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은 식구들에게도 현실적으로 점점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그건 꼭 금전적뿐만 아니라 심정적은 물론이고 어떤 식으로 케어할 것인지 문제도 대두된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크게 두 부분을 나뉜다. 전반부는 노인 분들이 죽음을 대하는 자세와 어떤 식으로 이를 풀어낼 것인지 부분이다. 후반부는 불치병에 걸린 사람이 남은 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여부다. 최종적으로 저자가 주장하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내용이다. 죽음과 관련된 책을 독서모임에서 택한 적이 있었다. 다들 이런 책인지 몰랐다고 했다. <죽음학 수업>이다. 이 책은 죽은 사람들 주변에 남은 사람들이야기다.


    뜻하지 않게 죽은 지인이나 식구가 자꾸 떠오르며 트라우마에 빠진 내용을 치유하는 내용이다. 워낙 그 내용이 처절하고 끔찍한 것들도 있어 너무 가슴이 아펐다고했다. 이처럼 죽음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책은 죽음을 대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다.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의료행의로 생명을 연장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자신이 남은 생을 자발적으로 행복하게 맞이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수명이 더 늘어났다고 알지만 그보다는 청결과 수질덕분이다. 과거에 깨끗하지 못한 물을 마신 것과 청결치 못한 생활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질병에 쉽게 노출되었다. 두 부분이 개선되며 수명이 늘었다. 여기에 페니실린을 통한 항생제덕분에 의료기술은 발달할 수 있었다. 죽을뻔한 생명을 구한 것도 많지만 그보다는 인간이 갖고 있는 수명만큼 뜻하지 않은 사고가 아닌 다음에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의사분들의 노력은 분명히 귀하고 인간에게는 축복이 되었다.


    아직까지 암을 비롯한 다수의 질병은 정복되지 않았다. 언젠가 인간은 죽는다. 젊을 때는 큰 질병에 걸려도 체력이 받쳐주기에 금방 회복할 수 있지만 나이를 먹으면 쉽지 않다. 이 책을 읽어보니 몰랐는데 연세가 드신 분들이 그렇게 많이 제대로 걷지 못해 넘어지고 쓰러져 큰 문제가 생기는지 몰랐다. 그렇게 된다는 것을 알기는 했는데 이 책 저자가 외과라 그런 것인지 몰라도 엄청 많다. 큰 질병에 걸린 것은 아니지만 노화되며 점점 신체기능이 저하되며 내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지는 것과 같은 일로 인해 외부적인 충격이 2차, 3차 고통을 겪게 만든다.


    가족이 함께 돌보면 가장 좋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가족들이 지친다. 생활을 해야 하고 일도 해야 하는데 계속 부모님 옆에 있을 수 없다. 이런 사정이니 다들 요양원을 택한다. 요양원은 분명히 환자를 위한 곳이지만 갈수록 규격화되고 체계화되며 정작 환자가 아닌 그 곳에 있는 사람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각자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이 있고 생활패턴이 있는데 이걸 개별적으로 케어해주지 못한다. 요양원에 들어간 대부분 노인분들이 싫어한다. 내 생활을 할 수 있는 집을 그리워하지만 그곳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되어 버린다. 미국에서는 현재 홈 호스피스 제도를 통해 집에서 평소처럼 거주하며 케어받기도 한다.


     내가 70이 넘었을 때 큰 병이 걸리면 굳이 연명하지 않으려고 한 이유는 병원에서 치료받으며 내 삶을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싫기 때문이다. 막상 그때가면 더 살고싶다며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써는 그런 생각을 미리 해 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책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의사는 몇 년 정도를 더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수술같은 의료처방을 권하고 환자들은 10년 이상을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받아들인다고. 이 간극이 바로 핵심이 아닐까 싶었다.


    이 책 저자는 스토리텔링에 무척 능하다. 의사가 이 정도 스토리텔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한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다.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자세히 묘사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아버지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피부로 팍팍 와 닿는다.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내가 생각했던 죽음에 대한 마지막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을 듯하다. 꼭 내 의지로 정하고 실천할 수 없고 식구들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가 포함되며 변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죽음이 가까이 다가오면 시야가 좁아지며 주변을 돌아보고 살 날이 많아진다고 생각되면 다시 시야가 넓어지며 더 진취적인 일을 하려 노력한다. 책에 나온 이야기나 실제 사례를 읽을 때 100% 맞는 말같다. 우리는 내일 죽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기에 오늘을 이렇게 살고 원대한 계획을 갖는다. 어차피 언제 죽을지는 모른다. 그 때는 누구도 모르지만 그 때가 왔을 때 여전히 나인 상태로 나답게 죽고 싶다. 내가 세상에 살았다는 증거는 의외로 많이 있어 다행이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죽음을 피하진 말자.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누구나 언젠간 죽는다.


    함께 읽을 책

    http://blog.naver.com/ljb1202/199059625

    죽음이란 무엇인가 - 모르겠어요


    http://blog.naver.com/ljb1202/220174136338

    죽음학 수업 - 먹먹함


    http://blog.naver.com/ljb1202/187066629

    살아야 하는 이유 - 소세키와 윌리엄 제임스



  • 이동진 평론가에 대한 팬심 때문에 최근 2~3년동안 노화와 죽음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봤다. 40대 후반에 접어들고 보니 그런...
    이동진 평론가에 대한 팬심 때문에 최근 2~3년동안 노화와 죽음에 관한 책을 여러 권 봤다. 40대 후반에 접어들고 보니 그런 주제에 부쩍 관심이 많이 생겼다면서 추천을 많이 했는데 덕분에 내 관심사와 상관없이 '에브리맨', '싱글맨', '철학자와 늑대',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같은 책들을 무작정 읽게 되었다. '에브리맨'이나 '싱글맨' 같은 작품성이 뛰어난 소설을 읽은 건 큰 수확이었지만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같은 책은 전혀 공감되지 않아서 실망했던 적도 있다.

    이 책 '어떻게 죽을 것인가'는 비밀독서단에서 추천 한 마디 들은 게 전부였다. 그냥 흘려버릴 수도 있었는데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아툴 가완디'라는 저자의 이름 때문이었다. '어디서 들어봤던 거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어 검색해보니 벌써 10년도 더 전에 읽었던 '나는 고백한다, 현대의학을'의 저자였던 것이다. 당시에 의사가 의학의 불완전함에 대해 고백한다는 게 굉장히 용기있는 행동으로 보여 인상깊었는데 그 사람이 지금도 여전히 책을 쓰고 있는 줄은 몰랐다. 찾아보니 그동안 꾸준히 책을 써왔더라.

    이미 그의 글솜씨를 알고 있어서 약간의 기대는 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더 좋았다. 쉽게 서술한 건 물론이고, 의학과 사회에 대한 통찰력 있는 식견에 연신 감탄하며 읽었다. 특히, 초반부의 노인과 요양원에 관한 전반적인 서술은 비단 미국의 문제뿐만 아니라 고령화 사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전세계에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병들고 늙은 부모와 자식간의 갈등, 요양원의 노인 학대 문제 등이 뉴스에 빈번하게 등장하는 걸 보면 이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로 확장된 것 같다. 이런 문제를 사례를 들어 가며 존엄성 욕구와 결부해 풀어낸 서술 방식이 좋았다.

    그리고 의학이 어느 단계까지 생명을 살리려는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야할 지에 관한 고민도 인상적이었다. 회복 가망성이 없는데도 무의미하게 진행되는 치료를 언제까지 지속할 지 누가 결정할 것인가. 답이 없는 문제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의사의 고충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노화와 죽음에 관한 책을 읽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주제가 어둡다보니 감정적인 피로도가 크고 언뜻 나와는 무관한 것 같은 주제를 읽으면서 공감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바가 있다. 어두운 주제여도 좋은 책을 읽으면 된다! 더 잘 쓴 책을 읽으면 이런 힘든 책을 읽어낸 게 의미가 있으니 좀 덜 피로한 것 같다. 책을 잘 고른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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