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인터넷교보문고22주년

KYOBO 교보문고

40th 40th  생일파티
40주년 생일파티 한정판 굿즈
[이북]매일 500원 북돋움캐시
  • 손글씨스타
  • 교보 손글씨 2019 폰트
  • 북모닝 책강
  • 손글씨풍경
  • 교보아트스페이스
  • 교보손글쓰기대회
느낌의 공동체
* 중고장터 판매상품은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우측의 제품상태와 하단의 상품상세를 꼭 확인하신 후 구입해주시기 바랍니다.
408쪽 | A5
ISBN-10 : 8954614515
ISBN-13 : 9788954614511
느낌의 공동체 중고
저자 신형철 | 출판사 문학동네
정가
13,000원
판매가
11,500원 [12%↓, 1,500원 할인]
배송비
3,500원 (판매자 직접배송)
지금 주문하시면 2일 이내 출고 가능합니다.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2011년 5월 4일 출간
제품상태
상태 최상 외형 최상 내형 최상
이 상품 최저가
5,000원 다른가격더보기
새 상품
11,700원 [10%↓, 1,300원 할인] 새상품 바로가기
안내 :

중고장터에 등록된 판매 상품과 제품의 상태는 개별 오픈마켓 판매자들이 등록, 판매하는 것으로 중개 시스템만을 제공하는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해당 상품과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교보문고 결제시스템을 이용하지 않은 직거래로 인한 피해 발생시, 교보문고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중고책 추천 (판매자 다른 상품)

더보기

판매자 상품 소개

※ 해당 상품은 교보문고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활용하여 안내하는 상품으로제품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신 후 구입하여주시기 바랍니다.

판매자 배송 정책

  • 토/일, 공휴일을 제외한 영업일 기준으로 배송이 진행됩니다.

더보기

구매후기 목록
NO 구매후기 구매만족도 ID 등록일
280 책상태 최고임 굿굿 5점 만점에 5점 ha*** 2020.08.05
279 잘 받았습니다. 수고하세요 5점 만점에 5점 plmk*** 2020.07.23
278 책상태 비교적 양호하네요 5점 만점에 4점 kim*** 2020.07.02
277 포장, 상태, 매우 만족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asu*** 2020.05.14
276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ko423*** 2020.05.08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상품구성 목록
상품구성 목록

문학의 한 가운데서 느낌을 이야기하다! <몰락의 에티카>의 저자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첫 번째 산문집 『느낌의 공동체』. 이 책은 저자가 2006년 봄부터 2009년 겨울까지 <경향신문>과 <한겨레21>, <대학신문>, <시사IN>, 청소년 잡지 <풋>을 통해 연재했던 짧은 글들을 엮은 것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다가와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을 것을 놓고 간 좋은 작품들을 통해 느낀 것을 문장으로 옮겨보려 했고 이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했다. 시인과 시집, 세상, 소설, 영화 등의 문학을 사랑한 저자는 그들과 마주하며 느낌의 세계로 들어갔다. 강정 시인부터 황병승 시인까지 모두 10명의 시인과 시인의 시세계를 되돌아본다. 또 저자가 읽은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고전과 앞으로 고전이 되기에 충분한 텍스트에 대한 애정을 확실히 드러내는 등, 이 책에 수록된 짧은 산문들이 저자가 만난 순간순간의 느낌을 오롯이 전해주고 있다.

저자소개

저자 : 신형철
저자 신형철은 문학평론가. 1976년 봄에 태어나 1995년 봄부터 십년간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했고 2005년 봄에 문학평론을 쓰기 시작했으며 2007년 여름부터 계간 『문학동네』의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고 2008년 겨울에 첫 평론집 『몰락의 에티카』를 출간했으며 2011년 봄 현재 몇 군데 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강의하며 긴 평론과 짧은 칼럼을 쓰고 있다.

작가의 말
느낌은 희미하지만 근본적인 것이고 근본적인 만큼 공유하기 어렵다. 잠을 자려고 하는 시인과 소설가들 앞에서 내가 춤을 추기도 했을 것이고, 내가 춤을 출 때 독자들이 잠을 자기도 했을 것이다. 때로 우리는 한 배를 타게 되지만 그 배가 하늘로 날아오를지 벼랑으로 떨어질지 대부분 알지 못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런 줄을 알면서도 그 어떤 공동체를 향해 노를 젓는 일이다. 언뜻 거창해 보이는 이 책의 제목이 그 말의 가장 소박하고도 간절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를 나는 바란다.
제목을 ‘느낌의 공동체’라 붙였다. 어느 책에 따르면 인간의 세 가지 권능은 사유(thinking), 의지(wanting), 느낌(feeling)이다. 동사 ‘느끼다’에는 ‘서럽거나 감격스러워 울다’라는 뜻이 있다. 어쩌면 사유와 의지는 그런 느낌의 합리화이거나 체계화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많은 글들에서 내가 적어내려간 것도 나의 느낌이었을 것이다. 좋은 작품은 내게 와서 내가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을 것을 놓고 갔다. 그 희미한 사태를 문장으로 옮겨보려 했고 이를 독자들과 나누고자 했다.
-「책머리에」중에서

목차

책머리에

■전주 시는 어디를 향하는가 - 창비시선 통권 300호에 부쳐

1부 〉〉〉원한도 신파도 없이
강정 김경주 김민정 김선우 문태준 손택수 이병률 이장욱 진은영 황병승

2부 〉〉〉모국어가 흘리는 눈물
낭만적 혁명주의 - 박정대의 『사랑과 열병의 화학적 근원』
주부생활 리얼리즘 - 성미정의 『상상 한 상자』
1980년생 안티고네의 노래 - 박연준의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빛으로 하는 성교 - 박용하의 『견자』
우리 시대의 시모니데스 - 이시영의 『우리의 죽은 자들을 위해』
백팔번뇌 콘서트 - 김경인의 「번뇌스런 소녀들-리허설」
19금(禁)의 사랑시들 - 김소연의 「불귀 2」와 함성호의 「낙화유수」
“당신은 좆도 몰라요” - 이영광의 「동쪽바다」
슬픔의 유통 기한 - 최정례의 「칼과 칸나꽃」과 김행숙의 「이별의 능력」
모국어가 흘리는 눈물 - 허수경의 「나의 도시들」과 「여기는 이국의 수도」
비애와 더불어 살기 - 조용미의 『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여인숙으로 오라 - 최갑수의 「밀물여인숙 3」과 안시아의 「파도여인숙」
여자가 없으니 울지도 못하겠네 - 이현승의 「결혼한 여자들」과 황병승의 「사성장군협주곡」
둘째 이모의 평안 - 황인숙의 『리스본行 야간열차』
선생님, 신과 싸워주십시오 - 신경림의 『낙타』
좋겠다, 죽어서…… - 문인수의 「이것이 날개다」
아름다운 엄살, 실존적 깽판 -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시치미 떼는 시 - 윤제림의 『그는 걸어서 온다』
연애의 리얼 사운드 - 성기완의 『당신의 텍스트』
시인의 직업은 문병 - 문태준의 「가재미」와 「문병」
총을 든 선승의 오늘 - 고은의 『허공』
그러니까 선배님들, 힘내세요 - 허연의 『나쁜 소년이 서 있다』
백문이 불여일청 - ‘어떤 날’에서 ‘언니네 이발관’까지
시인의 직업은 발굴 - 김경주의 『기담』
이런 몹쓸 크리스마스 - 여태천의 「크리스마스」와 정끝별의 「크리스마스 또 돌아왔네」
치명적인 시, 용산 -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 멘트와 경찰 교신
인천공항을 무사히 통과한 멘토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선집 『끝과 시작』
누구에게나 각자의 기형도가 - 기형도 20주기에 부쳐
피 빠는 당신, 빛나는 당신 - 흡혈귀를 위하여
읽어야 할 것투성이 - 다나카와 슈운타로의 『이십억 광년의 고독』과 김기택의 『껌』 졸업하고 싶지 않은 학교를 위하여 - 『걸었던 자리마다 별이 빛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 김경주의 「그가 남몰래 울던 밤을 기억하라」 예술은 왼쪽 심장의 일 -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소금 창고에 대해 말해도 될까 - 이문재의 「소금 창고」와 송찬호의 「소금 창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추모하며 - 박상순의 「영혼이 어부에게 말했다」
소년과 소녀가 손을 잡으면 - 이수명의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감전(感電)의 능력 - 안현미의 「옥탑방」
문학은 법과도 싸워야 한다 - W. H. 오든의 『아킬레스의 방패』
동화의 아픈 뿌리 - 강성은의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
선량함을 배달한 우체부 - 고(故) 신현정 시인을 추모하며
시를 통해 본 사랑의 수학

3부 〉〉〉 유산된 시인들의 사회
얼굴들
굴욕이라니, 이치로
이번엔 오버 금지
5월은 쑥스러운 달
중세의 시간
껍데기는 가라
죽은 시인의 사회
애비는 조폭이었다
다시, 20년 전 6월
말실수는 없었다
음악은 진보하지 않는다 - 고(故) 유재하 기일에 부쳐
러브 스토리
구두점에 대한 명상
무조건 무조건이야
다크 나이트
그들의 슬픔을 그들에게 - 고(故) 최진실씨의 죽음에 부쳐
매직 스틱과 크리스털보다 중요한 것
광장은 목하 아수라장
불도저는 불도저
세 사람의 불행한 공통점
그냥 놔두게, 그도 한국이야
어린 백성 - 563돌 한글날에 부쳐
고뇌의 힘

■간주 소설은 어떻게 걷는가 - 신경숙의 「세상 끝의 신발」을 읽으며

4부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기
그러고는 덧붙인다, 카버를 읽어라 -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 - 구스타프 야누흐의 『카프카와의 대화』
마음 공부와 몸 공부의 참고서들 - 김소연의 『마음사전』과 권혁웅의 『두근두근』
악마는 내 안의 악마를 깨우고 - 이언 매큐언의 『첫사랑, 마지막 의식』
한 편도 다시 읽고 싶지 않다 - 정지아의 『봄빛』
영상 19도의 소설들 - 김중혁의 『악기들의 도서관』
무신론자에게는 희망이 신이다 - 코맥 매카시의 『로드』
문학이 된 평론을 읽는다 - 정홍수의 『소설의 고독』
고(故) 이청준 선생님을 추모하며 - 이청준의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
선(先)해석의 커튼을 찢어라 - 밀란 쿤데라의 『커튼』
눈물 같은, 슬픔 같은, 병신 같은 - 파스칼 레네의 『레이스 뜨는 여자』
즐기는 자만 못하다 - 김형중의 『단 한 권의 책』
탈근대 도시와 그 불만 - 정이현, 편혜영, 김경욱, 김중혁의 도시 소설들

5부 〉〉〉훌륭한 미친 이야기
시간이여, 네가 어떻게 흐르건 -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데이비드 핀처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눈을 섞고 몸을 섞고 심지어 피마저 섞어도 -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과 박찬욱의 <박쥐>
『위대한 개츠비』의 한 장면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샘플링하다 - 『위대한 개츠비』와「토니 타키타니」
“시를 쓴 사람은 양미자씨밖에 없네요” - 이창동의 <시>

6부 〉〉〉만나지 말아야 한다
반성, 몽상, 실천 - 이문재 시의 근황
인유, 번역, 논평 - 권혁웅 시집 『마징가 계보학』의 방법론
그리워도 만나지 말아야 한다 - 나희덕의 최근 시
몰라도 더 묻지 않고 알아도 아는 척하지 않으며 - 이수정의 신작시를 읽고

■후주 비평은 무엇을 보는가 - 문학 작품의 세 가지 가치

책 속으로

시인은 함부로 진실을 진술하기보다는 진실이 거주하는 고도의 언어적 구조물을 구축해야 한다. 시는 진실이 표현되(면서 훼손되)는 장소가 아니라 은닉되(면서 보존되)는 장소다. -전주 「시는 어디를 향하는가」 중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받침의 모...

[책 속으로 더 보기]

시인은 함부로 진실을 진술하기보다는 진실이 거주하는 고도의 언어적 구조물을 구축해야 한다. 시는 진실이 표현되(면서 훼손되)는 장소가 아니라 은닉되(면서 보존되)는 장소다.
-전주 「시는 어디를 향하는가」 중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 받침의 모서리가 닳으면 그것이 사랑일 것이다. 사각이 원이 되는 기적이다. 서정시가 세상과 연애하는 방식이 또한 그러할 것이다.
-1부 원한도 신파도 없이, 「손택수」중에서

좋은 시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아름답게 말할 때, 그것은 지금 이 세계가 충분히 아름답다는 뜻이 아니라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계의 주인이어야 한다는 뜻이므로.
-2부 모국어가 흘리는 눈물, 「소금 창고에 대해 말해도 될까?」중에서

문학은 당위를 주장하기보다는 불가피를 고뇌해야 한다고 믿어왔다. 문학은 가장 비겁한 자의 한숨을 내쉬면서 가장 회의적인 자의 속도로 걸어가야 한다고 믿고 있다.
-간주「소설은 어떻게 걷는가」 중에서

아름답게 쓰려 하지 말고 정확하게 써라. 아름답게 쓰려는 욕망은 중언부언을 낳는다. 중언부언의 진실은 하나다. 자신이 쓰고자 하는 것을 장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
-4부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기, 「그러고는 덧붙인다, 카버를 읽어라」 중에서

영화평론은 영화가 될 수 없고 음악평론은 음악이 될 수 없지만 문학평론은 문학이 될 수 있다. ‘뭔가’에 들러붙어서 바로 그 ‘뭔가’가 되는 유일한 글쓰기다.
-4부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기, 「문학이 된 평론을 읽는다」중에서

[책 속으로 더 보기 닫기]

출판사 서평

자부도 체념도 없이 말하거니와, 읽고 쓰는 일은 내 삶의 거의 전부이다! 『몰락의 에티카』에 이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첫 산문집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어떤 공동체를 향해 노를 젓는 일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 그의 첫 산문집을 펴낸다. 2...

[출판사서평 더 보기]

자부도 체념도 없이 말하거니와, 읽고 쓰는 일은 내 삶의 거의 전부이다!
『몰락의 에티카』에 이은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첫 산문집


글을 쓴다는 것은 그 어떤 공동체를 향해 노를 젓는 일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 그의 첫 산문집을 펴낸다. 2008년 12월에 그의 첫 평론집 『몰락의 에티카』가 나왔으니까 햇수로 3년 만에 선보이는 그의 두번째 책이다. 『느낌의 공동체』라는 제목의 그 울림. 앞서 펴낸 전작에서 그는 그 ‘느낌’이라는 지점에 대해 시보다 더 아름다운 문장으로,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한 구조로 우리의 공명을 흔들어놓은 바 있다.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너를 사로잡고 있는 느낌을 알 수 있고 그 느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느낌의 세계 안에서 우리는 만난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만이 느낌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 사랑은 능력이다.”(『몰락의 에티카』중에서) 그렇게 그는 그 느낌을 짚고, 사랑을 안았더랬다.

그 사랑으로 향하는 ‘느낌의 공동체’라…… 깊은 우물에 눈이 비치는 말이다. 뾰족하기보다 둥글고 삼각형이기보다 원의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다. 뉘앙스…… 어쩌면 이 책을 한마디로 압축하는 단어에 가장 버금가지 않을까 싶다. 느낌이 어떻게 오는가, 하니 느낌은 그렇게 오는 거니까. 느낌은 다만 느끼는 자의 열린 미각에 남는 뉘앙스로 가까스로 짐작할 수밖에 없는 것일 테니.

『느낌의 공동체』는 2006년 봄부터 2009년 겨울까지 그가 보고 듣고 읽고 만난 세상의 좋은 작품들로부터 기인한 책이다. 그가 말하는 좋은 작품이란 “내게 와서 내가 결코 되찾을 수 없을 것을 앗아가거나 끝내 돌려줄 수 없는 것을 놓고 간”, 그래서 희미한 사태를 일으켰던 아름다운 화염의 주동자들이다. “느낌은 희미하지만 근본적인 것이고 근본적인 만큼 공유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아주 잘 알고 있는 그는 자신을 서럽거나 감격스러워 울게 만든 그 느낌의 원형들을 총 6부로 여기 나눠 담았다. 이른바 시인, 시집, 세상, 소설, 영화, 시의 얼굴로. 그리고 이 사이사이 전주와 간주와 후주라는 부표를 달고 시와 소설과 비평이라는, 여기 담긴 모든 텍스트들의 그 ‘처음’ 그 ‘시작’ 그 ‘맨얼굴’을 다시금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있다.

1부는 ‘원한도 신파도 없이’라는 타이틀로 경향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모았다. 강정을 필두로 황병승까지 총 10명의 시인을 가나다순으로 배치했는데 이는 일종의 ‘시인소사전’으로 원고지 10장 안팎으로 한 시인과 한 시인의 시세계를 미리보기 식으로 일러주고 있는데, 종래에는 ‘한국시인소사전’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시사의 중요한 부록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하는 기획이다. 어떤 시인의 말마따나 “뒤에 있어서 더 자유롭고 자유롭기 때문에 더 과감한, 본문보다 재미있는” 그 부록 말이다. 2부는 ‘모국어가 흘리는 눈물’이라는 타이틀로 『한겨레21』에 연재했던 것을 모았다. 출간 당시 그의 눈에 가장 핫한 시집과 시대적 분위기에 맞물려 함께 읽었으면 하는 시를 모아 문학과 사회를 한데 비벼냈다. 3부는 ‘유산된 시인들의 사회’라는 타이틀로 대학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모았다. 그만의 시사적인 시선이 어디를 어떻게 향하고 있는지 침착한 그의 겨눔부터 명중의 찰나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특유의 미문을 부릴 줄 아는 시사단평의 참신한 전형을 우리에게 선보였다. 4부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기’라는 타이틀로 『시사IN』에 연재했던 것을 모았다. 예서 그는 그가 읽은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고전이며, 앞으로 고전이 되기에 충분한 텍스트에 대한 애정을 확실히 드러내고 있는데 5부 ‘훌륭한 미친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풋,』에 연재되었던 영화와 원작이 되는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읽어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6부는 ‘만나지 말아야 한다’라는 타이틀로 이문재, 권혁웅, 나희덕, 이수정 시인의 시로 시 읽기의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다음 평론집의 예고편이자 그 스스로 본업인 평론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선언하는 장이기도 하다.

『느낌의 공동체』는 비교적 쉽게 읽힌다. 분량도 대부분 두 장 안팎에서 마무리된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쓰였다는 말이 아니다.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의 내공은 상당할 것이다. 이번 책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바로 그런 그의 뒤를 작정하고 뒤쫓아볼 용기를 갖게 하는 자신감의 부여다. 바야흐로 읽고 싶고, 쓰고 싶게 만드는 문학의 가장 처음이자 가장 마지막 욕구, 이를 부르는 질투의 책이랄까.

곁들여보건대, 이 책을 읽어나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도구가 있다면 이는 바로 연필이 아닐까 싶다. 연필 한 자루만 있다면 이 책이 곧 내가 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터, 이 봄 밑줄 긋고 싶은 문장들로 한창 꽃잔치라면 이를 따서 한껏 가슴에 새기시라. 그 진물 오래 나를 물들일 것이니, 책이라 함은 평생 그 빛깔의 옷을 우리에게 입혀주는 것이니, 느낌이란 바로 그러한 끼얹음과 끼얹어짐의 뉘앙스일 것이니, 이를 좇아 평생 노를 젓는 우리라는 공동체, 그것이 바로 삶이라는 상징이기도 한 까닭이려니.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닫기]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같은 마음, 같은 감성,... | qu**tz2 | 2019.10.0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리 많은 책을 읽지 못했다. 나의 미진한 독서는 언제라도 바닥을 드러낼 듯 찰랑이는 물과도 같음을, 독서를 하면서 느낀다. ...

    그리 많은 책을 읽지 못했다. 나의 미진한 독서는 언제라도 바닥을 드러낼 듯 찰랑이는 물과도 같음을, 독서를 하면서 느낀다. 원 저작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인의 시선이 가미된 2차 저작을 읽는 일은 언제나 묘한 기분을 불러 일으킨다. 이는 기본을 충실히 깨치지 못했으면서 응용을 시도하는 것과도 같다. 독서가 늘 깨달음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필요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무얼 생각하고 느꼈는가를 묻게 된다. 딱 아는 만큼 보이는 게 세상이라더니, 책도 아는 만큼 읽혔다. 

    2011년 나온 책이다. 대개의 글은 2008년을 기점으로 쓰였다. 시간이 쌓이면 뭔가 구차해진다. 더구나 “빨리빨리”를 외치며 스스로를 몰아세운 우리이기에, 왠지 오래 된 건 낡았으므로 버려야만 할 것 같다. 열심히 페이지를 넘기다가 과연 이 시점에서도 같은 평이 가능할까 싶은 구절들을 발견하고야 말았다. 옳다, 그르다의 평가는 무의미하다. 글은 특정 시점에 쓰여졌고, 그 땐 그와 같은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내 시선이 오래도록 머문 부분은 다름 아닌 시인 ‘고은’에 대한 글이었다. <허공>은 우리 집 책장 어딘가에도 하나 꽂혀 있을 것이다. 기억은 선명하지 못하나, 난 책을 하나 사 들고 노시인의 필체를 하나 얻어 보겠다며 당시 대형 서점 입구에서도 한참 떨어진 곳에 형성된 줄 끝을 차지하고 섰다. 글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다고 생각해왔는데, 시인은 나의 믿음을 산산조각냈다. 권력이라 하는 건 모두를 타락시키는 것일까, 아니면 원래 그 사람의 됨됨이가 그랬던걸까. 


    선생은 이미 시를 ‘갖고 노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나 그 ‘갖고 놀기’의 현란함은, 몇 편의 좋은 시에서 마력적인 전율을 낳는 데 기여하지만, 나머지 시들에서는 거꾸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게 하는 데 기여한다. 몇 편의 시에서 선생은 통곡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 울음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단지 연륜의 차이 때문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p144


    대가의 글이 왜 와 닿지 않느냐며 스스로를 타박했던 순간이 있었다.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에게 이유 모를 용기를 제공했다. 이는 기대치 아니 했던 독서의 힘이었다. 내 자신이 옳다는 판단이 좀체 서지 않을 때 비록 비굴하다는 손가락질을 당할 순 있겠지만 내 생각도 틀리지만은 않았다는 확신을, 타인의 시선을 통해 얻었다.


    일종의 널뛰기와도 같은 독서였다. 이해만을 목표로 삼았다면 저자의 사고를 따르기 위해 나는 저자가 섭렵한 모든 책을 구해 읽는 수고를 아끼지 말았어야만 했다. 그리 바지런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방대함을 따르자니 지레 겁부터 났다. 그러나 <느낌의 공동체>라는 책 제목에 부합하는 독서가 가능했던 건, 아직 읽지 아니 한 책마저도 왠지 눈 앞에 선명히 그려지는 것만 같은 힘을, 비록 원저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으면서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같은 마음, 같은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까닭은 어쩌면 우리가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세상에서 서로 부대끼며 살고 있어서가 아닐지 싶다. 

    책은 잊고 있었던 많은 일들을, 이제는 이 세상을 떠난 이들의 이름을 내게 꺼내 놓았다.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으면 보이지 않는 많은 것들이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니 명쾌해졌다. 잊었는 줄 알았는데 잊혀진 게 아니었다. 매순간 꺼내려 들지 않았을 뿐, 한 번 우겨 넣은 일들이 글을 만나니 이토록 쉽게 현실이 된다는 사실이 조금은 신기했다. 


  • 신형철에 감사한다. | sw**109 | 2018.03.1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신형철 그는 김현을 뛰어넘는다. 이어령가 김현의 글 배틀에서 한 남자는 문학은 사회적 인식과 같이 해야한다고 말했으며 한남자는...
    신형철 그는 김현을 뛰어넘는다. 이어령가 김현의 글 배틀에서 한 남자는 문학은 사회적 인식과 같이 해야한다고 말했으며 한남자는 문학은 문학자체의 아름다움으로 남아야한다고 했다. 신형철 그는 어느 계보에 속한다고 묻는다면 나는 할 말이없다. 그의 예리한 촉각은 앞선 세대의 예리한 칼날이 두 언어를 , 문학을 이 분법적으로 나누어 토론 했다면 그의 글은 그 이데올로기를 ㄸ뛰어넘어 종황무진하기에....이 시대의 문학이 가야할 길은 어떤 길인가? 물어보자 우리 모두 분열이 되어버리는 시대 온갖이념들이 들어오고 드디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이 시작 되었다. 역사이래에 핍박으로 그친 그들의 삶을 쓴 소설들이 드디어 처음으로 모듣이가 기사로 읽을 수 있고 그 느낌에 대해서 공감을 형성 할 수 있는 인간의 민주화가 진행 되는 과정 속에서 그의 글은 아름다움을 뛰어 넘은 예리한 칼날로 해부한다. 사회를 문학을 이 책은 세상과 문학 그리고 느낌으로만 생각하기에 급급한 우리의 정서를 심도 있게 그렇지만 따뜻하게 풀어놓는다. 일독을 권한다
  • 평소에 '시집' 또는 '시'를 가까이 하는가? 그렇다면 '시'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는 "정서나 사상 따...
    평소에 '시집' 또는 '시'를 가까이 하는가? 그렇다면 '시'란 무엇일까?
       사전적으로는 "정서나 사상 따위를 운율을 지닌 함축적 언어로 표현한 문학의 한 갈래"라고 되어 있다.  이 정의를 보고 또 봐도 '시'에 대해 와닿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우리가 너무 시를 어렵게 아니면 너무 멀게만 생각한건 아닐까?
      여기 바로 그 난해한 '시'라는 것과 가까워지고 싶게 만들고 끝내 '시'와 사랑에 빠지게 만들고야 마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있다. 신형철의 '느낌의 공동체'다.

      # 신형철의 글은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이 책 '느낌의 공동체'는 그의 저서 '정확한 사랑의 실험' 전체와 '몰락의 에티카'를 절반 정도 읽은 상태에서 읽기 시작했다. 신형철식 표현에 조금은 익숙한 상태로 읽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느낌의 공동체' 안에 '시'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인공을 '시'로 정해주고 싶었다. 

      # 읽고 난 후 '시'에 대한 나의 생각을 한 문장으로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란 자꾸 곱씹어 읽고 아니 보고 싶은 것 아니 감전되는 것!'.
    책 안에서 수많은 시인과 만나고 또 그들의 시를 읽으며  다른 장르의 문학과 달리 짜릿짜릿한 순간들이 더 많음을 느꼈다. 그것은 '중요한 건 체험의 부피가 아니라 전압이지'(P.205)라는 신형철의 말로 이유를 대신할까 한다.
     
      # 이 책에서든 아니면 그 어디에서든 시를 접했을 때 다음과 같은  반응을 보이는 분들 꽤 많을 것이다. "저 따위 시, 나도 쓰겠네"라고.  그런 분들에게도 신형철이 심드렁한 눈길로 할 것 같은 한마디 돌려드린다. "나도 쓰겠다 싶은 그런 시, 막상 써보면 잘 안써진다. 화음에 정통한 자만이 소음으로도 시를 쓸수 있는 법이다."(P.136)

    # '사랑'한다는 것. '연애'를 한다는 것. '이별'이라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그 과정을  어찌 요약할 수 있겠냐만은 대략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한 사람'이 문득 '이 사람'이 되어 사랑이 시작되고, 이 사람이 떠나면서 세상이 잠깐 멈췄다가, '이 사람'이 어느덧 다시 '한 사람'이 되면 애도는 끝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헤어지는 일의 내막이 본래 이토록 헐렁한 것인지 모른다.(p.86)
      헤어진 사람에게 '세상의 반이 이성이다'라는 표현이 무용한 이유는 그에게 또는 그녀에게 사랑했던 사람은 '한 남자, 한 여자'가 아닌 '이! 남자, 이! 여자'였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부분에서 '시'와 '시인'에 대해서 사랑에 빠지는 부분만 따로 표현하자면 "그렇게 '한 시인'이 그(신형철)에게로 오면 ' 이 시인'이 된다. "라고.

    # '한 번 읽기'와 '다시 읽기' 사이의 시간이 사유의 시간이다(p.18). 
      이번의 한 번 읽기를 통해 '시'와 사랑에 빠진 나는 며칠 아니 몇달 아니면 몇년후쯤  '다시 읽기'의 시간을 가질 지 모른다.  물리적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그동안의 나의 시간을 '사유의 시간'이라 해도 될까.

      신형철이 내게 '시'로 가는 대로(大路)를 열어주었듯이 나의 독후감도 읽는 사람들에게 작은 소로(小路)나마 되기를 희망하며 '느낌의 공동체' 에서 눈물 찔끔 나게 했던 많은 시중 하나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재미/ 문태준

    김천의료원 6인실 302호에 산소 마스크를 쓰고 암 투병중인 그녀가 누워 있다
    바닥에 바짝 엎드린 가재미처럼 그녀가 누워 있다
    나는 그녀의 옆에 나란히 한 마리의 가재미로 눕는다
    가재미가 가재미에게 눈길을 건네자 그녀가 울컥 눈물을 쏟아낸다
    한쪽 눈이 다른 한쪽 눈으로 옮아 붙은 야윈 그녀가 운다
    그녀는 죽음만을 보고 있고 나는 그녀가 살아 온 파랑같은 날들을 보고 있다
    좌우를 흔들며 살던 그녀의 물 속 삶을 나는 떠올린다
    그녀의 오솔길이며 그 길에 돋아나던 대낮의 뻐꾸기 소리며
    가늘은 국수를 삶던 저녁이며 흙담조차 없었던 그녀 누대의 가계를 떠올린다
    두다리는 서서히 멀어져 가랑이지고
    폭설을 견디지 못하는 나뭇가지처럼 등뼈가 구부정해지던 그 겨울 어느날을 생각한다
    그녀의 숨소리가 느릅나무 껍질처럼 점점 거칠어진다
    나는 그녀가 죽음 바깥의 세상을 이제 볼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한 쪽 눈이 다른 쪽 눈으로 캄캄하게 쏠려버렸다는 것을 안다
    나는 다만 좌우를 흔들며 헤엄쳐 가 그녀의 물속에 나란히 눕는다
    산소호흡기로 들이마신 물을 마른 내 몸 위에 그녀가 가만히 적셔준다
  • 느낌의 공동체 | ap**t | 2016.03.2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문학평론. 아직 나는 재미없다.작품을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서 읽었는데 평론 내용은 더 이해 안 된다.그러기를 몇 차...

    문학평론. 아직 나는 재미없다.
    작품을 어떻게 해석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서 읽었는데 평론 내용은 더 이해 안 된다.
    그러기를 몇 차례. 이젠 아예 안 읽는다.
    그런데 이 분이 쓴 건 읽게 된다.
    그래서 언젠가 이 분의 책을 꼭 사서 봐야지 했는데 그 첫 책이 이 책이 됐다.
    막상 읽으면 술술 읽히는데 오래 걸렸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온도. 섭씨 36.5도씨.
    맞아맞아, 느낌의 공동체야.

     

    나는 너를 사랑한다. 네가 즐겨 마시는 커피의 종류를 알고, 네가 하루에 몇 시간을 자야 개운함을 느끼는지 알고, 네가 좋아하는 가수와 그의 디스코그래피를 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랑인가? 나는 네가 커피 향을 맡을 때 너를 천천히 물들이는 그 느낌을 모르고, 네가 일곱 시간을 자고 눈을 떴을 때 네 몸을 감싸는 그 느낌을 모르고, 네가 좋아하는 가수의 목소리가 네 귀에 가닿을 때의 그 느낌을 모른다. 일시적이고 희미한, 그러나 어쩌면 너의 가장 깊은 곳에서의 울림일 그것을 내가 모른다면 나는 너의 무엇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가.
    9p

     

    삶의 어느 법정에서건 나는 그녀를 위해 증언할 것이다.
    p13

     

    브레히트가 진실을 말해야 한다고 말할 때 첼란은 말들로부터 진실을 지켜내야 한다고 말한다. 진실은, 그것이 참으로 진실인 한에서, 말로 표현되지 않는다.
    p17

     

    ‘한 번 읽기’와 ‘다시 읽기’ 사이의 시간이 사유의 시간이다.
    p18

     

    우리를 사로잡아 사유를 강제하는 것을 절차탁마된 노회한 시들이 아니라 온몸이 악기인 자가 연주하는 이와 같은 혼신의 노래들이다.
    p29

     

    서정시는 아름다운 말로 쓰는 것이 아니라 말을 아름답게 쓰는 것이다.
    :
    한 단어를 공용 사전에서 구출해 개인 사전에 등록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수런거리다’나 ‘뒤란’ 같은 말이 그렇다.
    p37

     

    “다정도 병인 양하여”라 했다. 병 맞다. 이를 다정증이라 부러려 한다.
    p39

     

    전자가 내실을 보살핀다면 후자는 외연을 넓힌다.
    p57

     

    한 사람이 문득 이 사람이 되어 사랑이 시작되고 이 사람이 떠나면서 세상이 잠깐 멈췄다가, 이 사람이 어느덧 다시 한 사람이 되면 애도는 끝난다.
    p86

     

    히포크라테스에 따르면 사람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뉘는데, 그중 몸에 검은 담즙이 많은 사람들은 더러 이유 없는 비애에 시달리기도 한다니까. ‘검은 담즙’을 뜻하는 ‘멜랑꼴리’가 오늘날 우울증의 명칭이 된 것은 그래서다.
    p99

     

    ‘바람은 죽으려 한 적이 있다’

    어머니와 나는 같은 피를 나누어 가진 것이 아니라 똑같은 울음소리를 가진 것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주저흔> 중에서
    p155

     

    사람이 아닌 것들에는 마음 흔들리는 일 별로 없는 이 무정한 사내까지를 쓸쓸하게 했지.
    p192

     

    나이 마흔 살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었다
    <소금창고> 중에서
    p193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걸어갈 때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왼쪽 비는 내리고 오른쪽 비는 내리지 않는다> 중에서
    p203

     

    자신감이 여유를 낳고 여유가 관용을 낳는다.
    :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은 끝내 나 자신만을 사랑하는 일과 다르지 않아서 그 사랑은 가련한 사랑이다.
    p271

     

    ‘카프카에스크(kafkaesque)’라는 형용사가 있다. ‘카프카적인’이라는 뜻이다. 저런 이야기가 ‘카프카적인’ 이야기다. 착오가 낳은 결과가 원인이 되어 그 착오를 소급적으로 진실로 만들어버리는 이야기.
    :
    “책은 우리의 내면에 존재하는 얼어붙은 바다를 깨뜨리는 도끼여야 한다”
    p289

     

    일찍이 몸과 맘(마음)과 말을 합쳐 ‘뫎’이라는 개념을 창안했다.
    p293

     

    삶의 진실은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라고 말하는 유지태가 아니라, 자기도 어쩔 수 없는 감정의 변화 때문에 말없이 등을 돌리는 이영애 쪽에 있으니까요.
    p337

     

    시간이 어떤 방향으로 흐르건, 그것이한 생이 함유하고 있는 기쁨과 슬픔의 배합 비율을 바꾸지는 못할 겁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흐르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ㅇ르 ‘사는’ 방식이겠지요.
    p338

     

    이문재의 최근 시들에서 이제 몸과 마음은 자주 사제의 연을 맺는다. 몸이 스승이고 마음이 제자다. 몸을 보고 마음이 배운다. 그러나 마음이 어느 때고 몸을 들여다보는 것은 아니다. 못된 제자는 제 삶이 안달이 날대에만 스승에게 손을 내민다. 마음이 저 자신을 견뎌내지 못할 때,
    p363

  •   새해 첫날 하루종일 껌딱지처럼 거실 바닥에 눌러 붙어서 지냈다. 조카는 저녁에 신형철의 산문집 ‘느낌의 공동체’...
     
    새해 첫날 하루종일 껌딱지처럼 거실 바닥에 눌러 붙어서 지냈다. 조카는 저녁에 신형철의 산문집 ‘느낌의 공동체’를 들고 왔다.

    이모 이 부분 꼭 읽어봐. 왜 영화 ‘시’를 좋다고 하는지 알았어.

    이튿날 새벽에 일어나 조카가 표시해둔 부분을 공감하며 읽었다. 신형철처럼 표현할 수는 없지만 영화 ‘시’를 보고 내가 느낀 것과 맥락은 일정 부분 비슷했다. 나는 그 사실에 조금 위안을 받았다. 근래 들어 책도 안 읽고 생각도 안 하고 심지어 영화조차도 안 보며 사는 나에게 좀 의기소침해 있었다.

    퇴근해 오니 조카가 쪼르르 달려와 소식을 전한다.

    이모이모, 영화 ‘시’가 세계 10대 영화 1위에 선정되었대.

    어머 그래?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선정한 거야?

    그렇다니까. CNN에서도 다뤄주었다는데.


    *********************************

    느낌의 공동체(문학동네) 353쪽~357쪽 시를 쓴 사람은 양미자씨밖에 없네요.

    지난주부터 어떤 사설 교육기관에서 시에 관한 강의를 시작했다. / 어설픈 창작자들보다는 고급 수용자들이 더 필요한 사회라고도 했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허다한 시 창작 교실에 대한 근거 없는 불신과 냉소가 나에게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를 봤다. 나는 후회했다. 개강하기 전에 이 영화를 먼저 보았더라면 첫 수업을 다르게 시작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시에 대해 양가감정을 느낀다. “왜요. 시 쓰시게요?” 대견하지만 한심하다는 뉘앙스. 아름다움을 다루는 고상한 일이지만 그곳은 삶의 참혹한 실상과는 무관한 세계가 아닌가 하는 감정 / 시 한 편 써오라는 숙제를 받고는 사과를 만져보고 나무 그늘에 앉아보지만 그것은 오로지 자기 삶을 들여다보지 않기 위해서 할 만한 일들이다. / 충격적인 사실을 듣고 그녀는 그 자리를 피하고 꽃의 아름다움 속으로 숨어버렸으니까.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한다. 시가 삶을 피하자 삶이 시 안으로 밀고 들어온다.

    이어지는 세 개의 장면들이 그렇다. 양미자는 죽은 소녀의 추모미사에 참여하고, 샤워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손자를 붙들고 신음한다. 그러면서 이 일들과 별개로 시를 쓰는 일이 불가능함을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깨달아간다. 이제 시를 쓰는 일(아름다움의 발견)과 삶을 사는 일(속죄의 완수)이 하나로 포개진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다. 또 한 번의 결정적인 도약이 필요하다. 소녀의 시체가 발견된 강가에서 그녀가 수첩을 꺼내 시를 적으려고 할 때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백지를 적시는 장면이 결정적이다. 시는 글자로 쓰는 게 아니라 몸으로 쓰는 거라고 저 비는 말한다. / 이제 남은 단 하나의 과제는 시와 삶을 일치시키는 일이다.

    우리는 그 뒤에 그녀가 무슨 일을 했는지 알고 있다. 그녀는 몸으로 쓴 시 한 편을 남겼다. 진실하고, 그래서 고통스럽고, 그래서 아름다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 시를 읽으면서 나는 그제야 알았다. 시인은 보는 사람이고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는 사람 운운하던 강사의 따분한 말이 틀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아니, 오로지 그 길로만 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양미자는 모두가 회피하는 어떤 심연을 들여다보았고 죽음을 대가로 지불하고 그로부터 어떤 아름다움을 끌어낸다. 양미자의 윤리적 급진성이 거기서 나온다. 그녀는 강사의 말을 ‘문자 그대로’  행하는 인물이다. 강사는 자신의 말이 도대체 어떤 결과를 낳을지 몰랐을 것이다. 대신 그녀만 유일하게 과제를 제출했다는 사실을 안다. “시를 쓴 사람은 양미자씨밖에 없네요.” 나는 이 말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일종의 선언이라고 받아들였다. 양미자밖에 없다.

    영화의 결말에서 나는 다시 한번 <밀양>을 떠올렸다. / 말하자면 두 영화에서 이창동의 목표는 같다. 제도로서의 종교와 제도로서의 예술로부터 종교적인 것과 예술적인 것 그 자체를 구원해내기. 그는 희망에 냉혹하지만 그가 말하는 희망에는 토를 달기가 어렵다.

    이 영화는 시를 다시 정의하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가 다 잊어버린 시의 본래 정의를 환기하는 영화다. 시는 진실 혹은 진심과 더불어 써야 한다는 것. 너무나 당연해서 대개 다들 잊어버렸고 이제는 우스워진 그 정의. 그리고 거기서 더 나아가 ‘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통해 ‘우리는 누구이고 이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를 묻는 영화처럼 보였다.

    그러니 시를 읽는 사람보다 시를 쓰는 사람이 더 많다고 투덜거렸던 첫 수업을 다시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시를 쓰는 사람은 많지만 시를 쓴 사람은 거의 없다. 2010. 5.22

    ***************************

    오랜만에 참으로 오랜만에 밑줄 긋기를 했다. 기분이 참 좋다.
     
    ***************************
     
    나의 감상문 일부(2010. 6)
     
    선생님, 어떻게 해야 시를 쓸 수 있나요? 아직도 저렇게 질문할 수 있는 미자, 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늘 메모하는 미자, 꽃을 들여다 보고, 하늘을 올려다 보고, 떨어져 나뒹구는 살구를 만져 보고, 강물의 흐름을 가늠해 보는 미자, 내가 좀 멋을 부리지요, 콧소리도 낼 줄 아는 미자, 손자를 위해 밥상을 차리는 미자, 늙은 남자의 몸을 닦아주는 간병인 미자, 손자의 비행에 억장이 무너지는 미자, 소녀의 죽음에 정직한 미자,  손자와 배드민턴을 치는 미자,  미자는 삶으로 시를 썼다. 시는 말의 유희가 아니라 삶의 태도였다. 정직하게 직시하는 진실의 힘, 시의 출발점이다. 윤정희는 미자를 완벽해게 드러냈다.
     
    그러나 보고 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던 영화, 내 삶에 대해 나는 아직 시를 쓰지 못한다. 

교환/반품안내

※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 관련한 안내가 있는 경우 그 내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환/반품안내
반품/교환방법

[판매자 페이지>취소/반품관리>반품요청] 접수
또는 [1:1상담>반품/교환/환불], 고객센터 (1544-1900)

※ 중고도서의 경우 재고가 한정되어 있으므로 교환이 불가할 수 있으며, 해당 상품의 경우 상품에 대한 책임은 판매자에게 있으며 교환/반품 접수 전에 반드시 판매자와 사전 협의를 하여주시기 바랍니다.

반품/교환가능 기간

변심반품의 경우 수령 후 7일 이내, 상품의 결함 및 계약내용과 다를 경우 문제점 발견 후 30일 이내

※ 중고도서의 경우 판매자와 사전의 협의하여주신 후 교환/반품 접수가 가능합니다.

반품/교환비용 변심 혹은 구매착오로 인한 반품/교환은 반송료 고객 부담
반품/교환 불가 사유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단지 확인을 위한 포장 훼손은 제외)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등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예) 음반/DVD/비디오,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1)해외주문도서)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1) 해외주문도서 : 이용자의 요청에 의한 개인주문상품이므로 단순 변심 및 착오로 인한 취소/교환/반품 시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 고객 부담 (해외주문 반품/취소 수수료는 판매정가의 20%를 적용

2) 중고도서 : 반품/교환접수없이 반송하거나 우편으로 접수되어 상품 확인이 어려운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 대금 환불 및 환불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함

판매자
kensiro
판매등급
특급셀러
판매자구분
일반
구매만족도
5점 만점에 5점
평균 출고일 안내
2일 이내
품절 통보율 안내
9%

이 책의 e| 오디오

바로가기

최근 본 상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