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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성기음반 문화사(CD2장포함)(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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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8978894178
ISBN-13 : 9788978894173
한국 유성기음반 문화사(CD2장포함)(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배연형 | 출판사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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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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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새것과 마찬가지입니다. 5점 만점에 5점 yoohyu*** 2020.03.22
48 중고라고해서 구매 했는데 책이 새거나 다름 없네요...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jojic0*** 2020.03.20
47 상태 깨끗하고 배송 빠르고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tree*** 2020.03.17
46 깨끗하고 보기에도 편하고 좋아요 5점 만점에 5점 sune*** 2020.03.11

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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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을 감고 쇠바늘을 꽂아서 돌리던 유성기,
나팔에서 울려나오는 옛 명창의 소리와 흘러간 유행가,
해독이 어려운 잡음 가득한 분단의 음절들,
추억을 넘어 이제는 역사로 자리 잡은 소리! 이 책은 한국 유성기음반의 전모를 담고 있다. 객관적인 자료, 철저한 고증, 치밀한 해석을 통해 저자는 유성기음반의 문헌학적 해석이라는 새로운 영토를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40년에 걸친 저자의 음반 수집 경험과 집념으로 이룬 방대한 유성기음반의 세계가 오롯이 담겨 있다.
또한 근대 공연예술을 연구하는 이들의 필독서이자 호기심이 가득한 이들의 교양서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진자료는 또 다른 시각에서 소리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부록 CD 2장에는 37곡(144분)의 희귀 음원을 담았다. 예술성과 역사성을 감안하여 선곡하였고, 저자의 유성기음반 컬렉션의 진수를 들려준다.

저자소개

저자 : 배연형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으며, 「최치원의 사산비명의 문학적 고구(考究)」로 석사학위를, 「판소리 소리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0년대부터 판소리 고음반을 수집하기 시작하여 다수의 희귀음반을 발굴했고, 유성기음반 연구가로서 고음반의 문헌학적 연구를 개척하여 학문적 토대를 마련했다.
「판소리 5명창」(1LP, 1988)과 「여명의 노래」(1CD, 1991) 등 다수의 복각음반을 제작하여 유성기음반의 중요성을 재인식시켰다. 1989년에 한국고음반연구회(회장 이보형)를 창립하여 유성기음반 전시회?학술대회를 주관하였고, 논문집 『한국음반학』 창간(1991)의 실무를 맡아 유성기음반의 학술적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유성기음반총목록』(1998)과 『한국 유성기음반』(2011)을 집필하였고,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한국 유성기음반 데이터베이스’(2011)를 구축하여 유성기음반 정보를 집대성했다.
( http://www.78archive.co.kr/v2/ )
혜원여고?휘경여중 교사,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부교수를 역임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고려대학교?연세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했다. 난계악학공로상(2003), 판소리학술상(2005)을 수상했고, KBS 1FM의 ‘국악의 향연(판소리)’과 국악방송국의 ‘국악특강’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한국의 소리, 세상을 깨우다』(2007) 등 여러 저서가 있고, 판소리와 유성기음반에 관한 논문 80여 편을 발표했다. 판소리학회장을 역임했고, 소리여세?선영악회 등 판소리 연구 모임 활동을 통해 전승이 끊어진 판소리 복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목차

서문
PREFACE
감사의 말씀

제1부 한국 유성기음반의 역사
제1장 녹음의 역사와 유성기의 탄생
1. 기록의 발명/ 2. 소리의 기록/ 3. 유성기, 태엽을 감고 나팔을 달다/ 4. 유성기, 유행을 팔며 대중시대를 열다/
5. 유성기, 동아시아 시장을 열다
제2장 한국의 근대문화 환경과 유성기음반의 전래
1. 유성기의 전래/ 2. 근대 공연문화의 발달과 유성기의 유통/ 3. 삼광당-미국 콜럼비아의 한국 첫 음반 취입/
4. 미국 빅타의 한국 진출/ 5. 미국 콜럼비아와 빅타 음반의 유통
제3장 유성기가 만들어낸 근대적 현상
1. 공연 문화의 발달과 사회적 인식/ 2. 유성기 이미지의 형성과 문예적 표현/ 3. 유성기에 대한 과학적 인식/
4. 유성기, 계몽의 나팔을 불다/ 5. 유세(遊說)가 유성(留聲)인가, 유성이 유세인가?/ 6. 유성기를 경품으로 걸다
제4장 일본축음기상회의 조선 진출
1. 1910년대 초반의 유성기 판매/ 2. 일본축음기상회의 조선지점 개점/ 3. 일본축음기상회의 1차 한국음반 녹음/
4. 일본축음기상회의 영업과 전략/ 5. 1913년 일본축음기상회의 2차 한국음반 녹음/ 6. 일축의 녹음 공백기/
7. 미국 빅타의 2차 녹음
제5장 일축·일동 양사 체제의 등장과 1920년대 음반시장의 전개
1. 1923년 일본축음기상회의 3차 한국음반 녹음/ 2. 일본축음기상회의 4차 녹음 일?죠션소리반/
3. 내외축음기(內外蓄音器)의 조선진출 시도/ 4. 일동축음기 주식회사의 제비표 조선레코드의 등장/
5. 합동축음기 주식회사 비행기표 조선소리판
제6장 전기녹음 시대와 유성기의 전성기
1. 일본 빅타 레코드의 한국시장 진출/ 2. 일본 콜럼비아 레코드/ 3. 시에론 레코드/ 4. 포리돌 레코드/
5. 태평 레코드/ 6. 오케 레코드/ 7. 군소회사 음반

제2부 유성기음반과 사회
제1장 유성기음반의 기획과 제작
1. 초기 음반의 기획과 제작/ 2. 한국인 기획자의 등장과 문예부장의 시대
제2장 유성기음반과 일상
1. 유성기음반이 낳은 사회적 역기능/ 2. 음반 기획과 판매 사업/ 3. 유성기 기계에 대한 이해와 상식
제3장 일제하의 음반 검열
1. 레코드의 취체, 단속과 압수에서 가두연주금지까지/ 2. 압수된 음반, 금지된 노래

제3부 유성기음반 시대의 음악
제1장 유성기음반의 분류
1. 유성기음반의 분류 방법과 내용
제2장 서울소리와 평양소리, 가사와 잡가
제3장 판소리와 창극, 가야금병창
1. 판소리의 근대적 변화와 음반 녹음/ 2. 새로운 도전, 창극 음반/ 3. 새 시대의 꽃, 가야금병창
제4장 창가, 새 시대를 노래함
1. 개화기 창가의 등장/ 2. 창가를 넘어 유행가로
제5장 유성기음반 연구의 과제와 활용

부록 유성기음반 발매와 가격변동 일람표
유성기음반 잡지(雜識)
참고문헌
찾아보기
부록 음반 수록 곡목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40년에 걸친 저자의 음반 수집 경험과 집념으로 이룬 방대한 유성기음반의 세계를 책으로 만나다! 1980년대부터 판소리 고음반을 수집하기 시작하여 다수의 희귀음반을 발굴했고, 유성기음반 연구가로 고음반의 문헌학적 연구를 개척하여 음반의 학술적 ...

[출판사서평 더 보기]

40년에 걸친 저자의 음반 수집 경험과 집념으로 이룬
방대한 유성기음반의 세계를 책으로 만나다!

1980년대부터 판소리 고음반을 수집하기 시작하여 다수의 희귀음반을 발굴했고, 유성기음반 연구가로 고음반의 문헌학적 연구를 개척하여 음반의 학술적 이론을 정립하고 사회적 활용 기반 마련에 애써온 배연형 선생이 5년 동안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연구 성과물을 마침내 세상에 내놓았다.
음향과 영상은 디지털 매체의 핵심 콘텐츠이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대명사 격인 유성기음반을 돌아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 책『한국 유성기음반 문화사』를 보면 그에 대한 답이 있다. 유성기음반은 우리 근대사회의 정서와 속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목소리는 사진이나 글보다 훨씬 더 직감적이고 육감적이다. 사람은 목소리를 통해서 훨씬 더 정확하게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음향자료의 힘이다.
저자는 객관적인 자료, 철저한 고증, 치밀한 해석을 거쳐 유성기음반의 문헌학적 해석이라는 새로운 영토를 흥미진진하게 펼쳐 보인다. 40년에 걸친 저자의 음반 수집 경험과 집념으로 이룬 방대한 유성기음반의 세계가 이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겨 있다.
그렇다면 저자에게 유성기음반은 어떤 의미일까?

“6,500종에 달하는 한국의 유성기음반은 근대의 정서를 만나는 통로이다. 유성기음반에는 대명창의 빛나는 성음과 개화를 외치던 신식 창가가 담겨 있다. 청산유수 같은 변사의 영화설명과 허풍쟁이의 코미디가 있다. 그리움과 기다림의 노래가 있다. 금지당한 노래와 압수된 음반은 상처 입은 우리 근대사의 모습이기도 하다. 전통의 힘과 이입의 생경함이 뒤엉키면서 새로운 문화를 엮어내던 우리 근대사를 여기에서 만날 수 있다. 고음반은 근대음악사의 현장이요, 강물이다.”

이 책은 한국 유성기음반의 전모를 보여주면서 장차 국가적 차원에서 유성기음반이 집대성될 수 있도록 이론적 배경을 제시하고,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이기도 하다.

한국 유성기음반의 전모를 일목요연하게 정리,
무한한 활용의 가능성을 제시한 ‘음반 문헌학’!

1899년 처음 문을 연 유성기집에서 실린더 유성기에서 사람의 목소리기 흘러나오는 광경은 놀라운 구경거리였다. 놀라움이 가시자 사람들은 유성기음반에 담긴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한번 지나가면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던 명창들의 소리를 이제 유성기판에 담아놓아 태엽을 감고 바늘을 갈아 끼면서 듣고 또 들었다.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였다. 이 기계에 신정新情을 붙이게 되자 비로소 구전에만 의지하던 전통음악이 기록으로 남게 되었다. 이 기록 유산이 아니었다면 100년 전의 음악을 우리는 들을 수 없다. 때로는 낯설고 때로는 귀에 익은 이 소리가 바로 한국의 근대 음악사이다.
희귀한 고古음반을 수집하기도 어렵지만 이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학문적으로 연구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대한제국 시기 유성기음반은 자료가 거의 남아 있지 않고, 일제강점기 내내 조선에는 유성기음반 생산 기반이 없었으니 축적된 자료 또한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악조건을 헤치고 낡은 음반과 단편적인 기록을 수집하여 우리 유성기음반의 전모를 거의 완벽하게 재구성한 저자의 강도 높은 작업을 보면 놀라움을 금하지 못한다.
이 책은 유성기음반의 제작과 발매 과정, 곡목과 판매 상황을 치밀하게 추적하여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것을 ‘음반 문헌학’이라는 새로운 용어로 설명한다. 음반 레이블에는 곡목이나 연주자 등 여러 정보가 기록되어 있는데, 그중 음반마다 부여되는 번호만 보면 언제 어디에서 발매되었는지 콕 집어 알 수 있도록 도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놓았다. 음반 분야 연구자들에게 내비게이션을 달아준 셈이다. 이러한 음반 문헌학적 방법을 응용하면 누가 언제 얼마나 많은 음반을 취입했는지 알 수 있고, 그 변화나 추세는 곧바로 음악사를 기술하는 데 적용할 수 있다. 이 책의 미덕은 단순히 유성기음반을 정리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활용의 가능성을 제시한 데 있다.

유성기음반은 대중적인 소비상품으로서 근대문화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유성기음반은 전통음악을 담아서 보존하는 데 머무르지 않았다. 대중적인 소비 형태는 음악 자체를 변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긴 이야기로 엮어내던 판소리를 3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담는 과정에서 음악적으로 농축됨으로써 서정적인 표현이 강조되었다. 저자는 이것을 현대 판소리가 기교적인 소리로 변화하는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유성기음반은 외래음악이 들어오는 관문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서양음악이나 일본 노래의 곡조에 노랫말을 바꾸어 부르는 창가가 유행했다. 일본 노래를 번안이나 번역해 부르는 단계를 거쳐 1932년 무렵부터 조선인이 창작한 유행가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낙화유수(강남달)’이나 ‘황성의 적跡’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대중음악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를 계기로 외래음악과 전통음악이 역전됨으로써 수천 년 전승된 우리 음악사가 근본적으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고 진단한다.
1930년대에 이르러 유성기음반의 영향력이 크게 높아지자 그에 따른 여러 사회적인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에로와 그로’라는 퇴폐적인 풍조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다. 일제는 이를 빌미로 유성기음반을 단속하였는데, 실제로는 민족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아리랑’과 같은 노래를 금지하고 압수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 이 책의 구성
『한국 유성기음반 문화사』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한국 유성기음반의 역사로, 우리나라에 음반이 도입된 이래 여러 음반회사에서 발매된 음반의 종류와 수량 등을 일목요연하게 서술했다. 음반 수집과 정리에서 기초적인 정보인 셈이다. 제2부는 유성기음반과 사회에서는 음악이 산업화되면서 유통되는 과정을 음반 산업 측면에서 치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제3부는 유성기음반 시대의 음악으로 분야별 비중이나 악곡의 분포, 취입자의 변화 등을 각종 통계 수치를 제시하며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부록으로 유성기음반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용어나 개념을 백과사전식으로 정리했다.
870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다채로운 희귀 사진자료는 물론,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신문광고 등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분야마다 대표적인 악곡 37곡을 엄선하여 2장의 부록 CD에 담았다. 1906년에 취입된 한국 최초의 음반 ‘유산가’, ‘육각거상’ 등을 최신 기술로 리마스터링 하였는데, 113년 전의 녹음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생생한 음질을 들려준다. 송만갑과 이동백의 판소리, 창가 학도가, 윤심덕의 ‘사의찬미’, 월남 이상재의 연설 ‘조선청년에게’ 등 희귀 음원은 음반 수집가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아이템이다.
※ 책 속에 실린 유성기와 유성기음반 관련 이야기들

▶ “카루소가 유성기를 낳았는가, 아니면 유성기가 카루소를 낳았는가?”
유성기음반에 새로운 지평을 연 사람으로는 프레드릭 가이스버그(Frederick Gaisberg, 1873~1951)를 꼽을 수 있다. 그는 독일계 미국인으로 피아노를 잘 쳐서 16세 때부터 아르바이트로 콜럼비아 실린더 레코드에 피아노 반주를 하고 있었다. 20세가 되던 1893년, 가이스버그는 베를리너의 그라모폰 사에서 일자리를 얻었는데, 피아노 반주는 물론 가수들을 섭외하는 일에도 능력을 발휘하였다. 1898년 런던에 그라모폰 지사가 설립되자 그는 영국 지사로 파견되면서 능력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1902년 4월 11일, 가이스버그는 마침내 이태리 밀라노에서 테너 엔리코 카루소(Enrico Caruso, 1873~1921)를 나팔 앞에 세워 오페라 아리아 10곡을 녹음하였다. 그는 당시 오페라 계에서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카루소를 설득하는 데 들인 돈은 100파운드로 당시로는 거금이었다. 그들은 29세 동갑내기였는데, 카루소는 장난삼아 한나절 취입으로 거금을 챙겼고, 직감적으로 카루소의 노래가 지닌 상업성을 간파한 가이스버그는 본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모한 녹음을 감행했다. 카루소의 음반은 전무후무한 성공을 거두었다. 그 뒤 그라모폰-빅터 사는 카루소와 전속 계약으로 거금을 벌었고, 카루소 또한 음반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면서 혜성처럼 등장하였다. 카루소의 음반은 장난감 유성기를 음악 감상의 매체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카루소가 유성기를 재탄생시켰다고도 한다.

▶ 조선의 유성기집 영업 시작
유성기가 조선의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때는 1899(광무3)년 3월이었다. 당시 『황성신문』 『독립신문』 『제국신문』 등에는 유성기 소리를 들려주고 돈을 받는 집의 광고가 대대적으로 실리면서 유성기는 온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유성기집을 차려 입장료를 받는 사업은 에디슨 유성기 초기 시절부터 있던 형태였으며, 유성기가 도입되던 초기에 일본에서도 유행했다. 고가의 유성기를 구매할 능력이 없는 대중에게 호기심을 만족시켜주는 ‘구경산업’이었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요지경이나 활동사진 감상도 같은 종류이며, 근대적인 흥행산업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1899년 3월 서울에서 유성기집[留聲機 處所]을 차린 곳은 다음과 같다.
<광고>
◎ 서양 격치가(格致家)에서 발명한 유성기를 매래하야 서서(西署) 봉상시(奉常司) 전 113통 9호에
치(置)하?는데, 기중으로 가적생슬(歌笛笙瑟) 성이 운기(運機)하는 대로 출하야 완연히 연극장과 여
(如)하니, 첨군자는 해처(該處)로 내림 완상하시오.
_『황성신문』 1899. 3. 10. 1.

▶ 1906년 『만세보』 독자 투고란
1906년 『만세보』 독자 투고란에는 한편의 시가 실려 있다. 국운이 쇠잔해 가도 북촌 양반들은 여전히 태평가를 부르고 있고, 오히려 서민들은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나라 걱정을 하고 있다. 그 와중에도 극장공연은 인기를 끌면서 대중을 불러들이고 있었다. 협률사 극장이 재개관하던 1906년 서울의 풍경이었다.
1910년 이전에 서울에는 벌써 10여 곳의 극장이 설립되었다. 서울은 서서히 근대 도시로 변모해갔고, 대중적인 문화현상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협률사가 재개관하자 대중은 환호했지만 언론에서는 비판적인 기사를 쏟아냈다. 언론의 시각은 곧 지식인의 시각이었다.

매일 풍악이 하늘을 울리며, 고운 기생이 달 같고 광대가 구름 같아 한바탕 풍류 판을 마련하니 어린 자제들이 심지가 들뜨고 이목이 황홀하야 황금을 아끼지 않고 청춘을 허송하야 가산탕진은 오히려 말할 것도 없고 만사 하는 일이 이로부터 허물어지기로 부형들의 개탄 걱정하는 소리가 장안 가득히 비등함이 두 번째요.
_『대한매일신보』 1906. 3. 8.

▶ 유세(遊說)가 유성(留聲)인가, 유성이 유세인가?
유성기를 청중 동원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은 국시유세단(國是遊說團)이었다. 국시유세단은 일본의 대한제국 통치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한 어용단체로 이완용과 통감부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이 단체는 일진회 고희준이 주동이 되어 신광희, 예종석 등이 1909년 7월 26일 원각사에서 발기대회를 열고 단원 28명으로 유세단을 꾸려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하고 다녔다. 국시유세단은 곧바로 민중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고, 가는 곳마다 봉변을 당하기 일쑤였다.
언론 또한 연일 가차 없는 비판을 쏟아내었다. 청중이 모이지 않자 그들이 동원한 것이 바로 유성기였다.

만평) 바깥의 냉평
모 단원은 유성기를 매일 4원씩에 빌려서 오강으로 순회하면서 청중을 유인할세, 그 유성기 곡조에 박타령 한 곡이 나온다. 놀보가 한참 박을 타는데, 그 박 속에서 똥이 쏟아지더라. 청중이 일시에 코를 막고, ‘구려, 구려!’ 다 해산하였다니 허다한 타령에 하필 박타령을 유성기로 창하였던가.
그 곁에서 듣던 사람만 코를 막을 뿐 아니라 멀리서 듣던 자도 또한 귀를 씻으리로다. 평하여 가로되, 내가 듣자니 일본 맹인들이 경쇠 또는 풍금으로 귀신에게 빌어먹고 산다 하더니, 이 단원의 유성기가 거의 그쯤 되는구나.

▶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의 평
유성기음반이 대중음악의 중심에서 인기를 끌게 되자 갖가지 사회적 역기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1930년대 유성기 문화현상에 대해 민속학자 석남 송석하(石南 宋錫夏, 1904~1948)는 매우 정확하고 간결하게 요약하고 있다.

“……축음기가 유성기라는 명목으로 조선에 나타난 것은 약 30년 전의 일이다. 수입 당시의 빅타 편면(片面) 레코드는 조선의 예술을 위하야 무한한 공헌을 한 것이다. 비록 음반에 우성(雨聲)은 있었을망정 학술상으로 당시의 속요 내지 민요는 이것 아니고는 이제는 찾아볼 재조도 없다. 그리하여 유성기는 점차로 대중성을 띠고 가두로 나서게 되어 매약 행상인의 선전도구로, 오입쟁이 풍류도구로, 남의 소실의 화초도구로 퍼지게 되었으며, 시골 농촌민이 5일에 1차씩 개최되는 장날(定期市)에 아모 할 일 없이 다만 유성기 소리 들으러 가는 현상도 나타난 것이다. 사실 그때에는 광대소리는 좀처럼 얻어듣기 어렵고, 따라 광대소리 듣는 것 자체가 큰 오락이었던 까닭으로 광대 본인 대신에 그와 똑같은 소리를 듣고 흥분도 하고 감탄도 한 것이니 오락의 목적은 그만하면 달했다고 하겠다.
『동아일보』 1935. 7. 11. 1

▶ 첫 압수 음반, ‘인도의 밤’
‘인도의 밤’은 염전에서 소금을 져 나르는 인도인 노동자와 영국인 주인과의 갈등을 극화한 것이다. 굶주림으로 소금짐을 제대로 나르지 못하는 인도 노동자를 두고 같은 동포에게 돈을 줄 테니 채찍질을 하라는 영국인, 이어지는 폭동, 총을 쏘아 진압하는 주인, 쓰러져가는 인도인, 식민지 피지배인으로서 억압과 착취를 당하는 인도의 암울한 상황을 그리고 있다. ‘국경의 애곡’ 역시 이국땅(만주)에서 고국을 그리워하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한을 품은 채 죽어가는 주인공의 비극적인 삶을 그리고 있다. 이러한 암울한 상황은 모두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그리고 있기 때문에 첫 압수 음반이 되었다.

印度의밤(上·下) (李北月 作) 심영·박제행·김선영 管絃樂伴奏
(전략)
박제행(영국인 염전 주인) : “에잇! 고약한 놈들, 얘들아, 저 기집애와 하나놈을 때려라! 때려! 매 한 대에 십 전씩이다. 자, 돈벌이가 싫으냐? 열 대에 일 원, 백 대에 십 원이다, 십 원이여! 넘어져 기절할 때까지 때려라, 때려!”
심영(인도 노동자) : “정말 돈을 그렇게 주시겠습니까? 예?”
박제행 : “자, 돈을 보라, 돈을 보아. 자, 어서 기절할 때까지 때려! 어서!”
심영 : “형제들아! 누가 나를 때릴 테냐? 제 손으로 제 목을 매고 자빠지는 놈이 있다면은 얼마나 어리석은 놈이냐? 오늘날 인도가 그런 치욕이 있다. 오늘 나를 때려서 형제들에 배가 부르고 잘 살 수가 있다면 얼마든지 때려라! 매 한 대에 십전씩이라니 매우 좋은 직업이다. 그러나 형제들아, 만일 그대들에 눈으로서 내 고깃덩어리에서 새빨간 피가 흐르는 것을 보고야 마음을 돌릴 테냐? 그래서 마음을 돌리겠다면 내 손으로 내 피를 보여주마. 볼 테냐? 음, 가슴에 핏덩어리를. 가라, 형제들아. 네놈의 피나 너희들에 피나 인제는 그리 붉은빛도 없으리라. 영양 부족이다. 분명이 일백칠십 년 동안 영양 부족으로 우리가 맹이 들었다.”
박제행 : “이놈, 너는 노동자를 변동시키는 죄인이다, 죄인이여!”
심영 : “음, 어리석은 놈아, 나더러 죄인이라고? 음, 내가 죄인이라면 죄인을 맨들어 주는 너희 놈들은 당당한 사형수다!”
박제행 : “반항이냐? 댕기면 쏜다!”
심영 : “폭력을 쓰는 놈은 폭력으로 망한다. 저 로마를 보라! 바빌론 □□□를 보아라! 자, 처음에는 애원을 한다. 그다음에는 울어본다. 그다음엔 우리들 몸에서 피를 내어 보인다. 그것이 너희들에게 바치는 우리들에 억울하고 악착헌 혈세가 아니냐?”
박제행 : “에잇! 폭동이다!”
(탕! 탕! 총소리 효과음)
김선영 : “아! 오빠!”
심영 : “아! 일백칠십 년 동안이나 길고 긴 인도에 밤은 아직도 무지헌 사람들에 희생을 더 기, 기대리는구나! 오, 인도야! 미수야!”
김선영 : “아! 오빠! 흑흑, 오빠!”

▶ 연파적 레코드 금후 엄중 단속
중일전쟁 이후 축음기 레코드 단속에 ‘가두연주금지(街頭演奏禁止)’라는 처분이 생겨났다. 이른바 연파적(軟派的) 레코드에 해당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연파란 강경파에 대한 상대적인 개념으로 적극적인 저항이나 투쟁에 나서지 않는 온건적 태도를 말한다. 연파적 레코드는 주로 연애나 에로티시즘을 소재로 하는 노래들로 소극적인 표현에 머물더라도 ‘사기(士氣)를 죽이는 애상적인 레코드’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러한 음반은 비록 압수 대상으로 삼지는 않더라도 유성기 상점들에서 길거리를 향해 틀지 못하게 처분을 내린 것이다. 1938년 4월 일제의 국가총동원법 시행 이후 조선의 젊은이를 징용으로 동원하는 과정에서 애상적인 노래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판단한 것이었다. 다음 음반이 이른바 연파적 레코드로 분류되어 가주연주금지를 당했다.

구곡간장九曲肝? (朴英鎬 作詩, 金松奎 作曲, 仁木他喜雄編曲, 노래 朴響林 伴奏콜럼비아管絃樂團)

차라리 약속이나 말 것을, 만나자 가실 걸음 왜 왔어요?
가시면 난 몰라. 떠나면 난 싫여. 가시지를 말어요.
아, 가시지 말어요, 네? 아, 가시지 말어요, 네? 네?
가시면 난 싫여. 가시면 난 싫여. 떠나지를 말어요.
차라리 정을 주지 말 것을, 정 주자 가신다니 왜 왔어요?
가시면 난 몰라. 떠나면 난 싫여. 가시지를 말어요.
아, 가시지 말어요, 네? 아, 가시지 말어요, 네? 네?
가시면 난 싫여. 가시면 난 싫어. 떠나지를 말어요.
젊어서 이별이란 난처해. 생초목 불이라오. 모질어요.
가시면 난 몰라. 떠나면 난 싫여. 가시지를 말어요.
아, 가시지 말어요, 네? 아, 가시지 말어요, 네? 네?
가시면 난 싫여. 떠나지를 말어요. 가시면 난 싫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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