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서술의 원리』는 문화재를 중심으로 국사교과서의 서술방식에 대해 논의한 책이다. 국사교과서 서술방식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국사교과서 서술의 기본 성격을 살펴보고, 텍스트구조와 메타담론을 활용하여 국사교과서 ‘문화사’ 단원을 직접 분석하였다. 텍스트구조와 메타담론을 갖춘 국사교과서 서술방식에 적합한 사례를 만들고, 국사교과서 서술방식의 사례를 학생들에게 직접 제시한 뒤 그 반응을 분석하였다.
저자소개
저자 : 이해영 저자 이해영은 한국교원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역사교사로 근무하면서 꾸준히 역사교육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논문으로 〈‘친절한 텍스트’를 지향하는 국사교과서 서술〉, 〈DBAE 구성영역을 바탕으로 한 국사교과서 미술사 내용 서술 분석〉, 〈역사수업에서 교사와 학생의 성별 차 인식〉, 〈역사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 연구〉 등이 있다.
목차
책을 내면서 1장 역사교과서 서술방식과 학생의 역사이해 1. 역사교과서 서술의 성격 2. 국사교과서 문화사 서술방식이 학생에게 미친 영향 2장 텍스트구조를 활용한 국사교과서 서술 분석 1. 응집성을 고려한 텍스트구조 2. 국사교과서 텍스트구조 분석 3장 수사적 표현으로 본 국사교과서 서술 분석 1. 타담론으로 본 수사적 표현 2. 사교과서의 수사적 표현 분석 4장 텍스트구조와 수사적 표현이 결합된 서술 1. 국사교과서 텍스트구조의 조건 2. 국사교과서에 적합한 수사적 표현 3. 텍스트구조와 수사적 표현의 결합 5장 텍스트구조와 수사적 표현이 결합된 서술 사례 1. 수집관계 2. 인과관계 3. 비교대조관계 4. 문제해결관계 6장 국사교과서 서술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 1. 조사 방법 2. 반응 분석 7장 바람직한 역사교과서 서술방식을 위한 제안 보론 DBAE 구성영역으로 본 국사교과서 미술사 내용 서술 분석 부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20세기 역사 서술은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역사교과서도 객관적 진리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자료라고 생각하여 객관적인 역사 서술을 지향했고 역사의 내용은 이미 고정된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면 되...
20세기 역사 서술은 보편적인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역사교과서도 객관적 진리를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자료라고 생각하여 객관적인 역사 서술을 지향했고 역사의 내용은 이미 고정된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은 그 내용을 그대로 수용하면 되었다. 교과서를 쓴 저자의 관점이나 해석이 들어갔다고 생각하지 않고 사실 자체를 다루는 것처럼 제시되었다. 그 결과 학생들은 역사교과서에 실린 대부분의 역사 서술은 해석이 아니라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였다. 그럼으로써 교과서내용은 절대적 성전처럼 보였다. -15쪽 1장 역사교과서 서술방식과 학생의 역사 이해
가르치는 역사지식은 학생의 머릿속에 자리 잡는 순간에 다른 역사인식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역사텍스트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가치관이나 다른 사람의 관점이 개입하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대로 인식된다는 보장이 없다. 예로 수업시간에 교사가 “이성계는 훌륭하다”고 설명해도 어떤 학생은 “쿠데타를 일으킨 인물이라서 훌륭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교사가 “A는 B다”라고 가르치더라도 학생들은 그 사실을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각자 나름의 기준을 가지고 역사적 사실을 판단한다. 따라서 역사교과서 서술은 학생과의 의사소통을 중시해야 한다. 하나의 사건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인상적인 예를 들거나 적절히 비교함으로써 학생들이 역사적 사건을 잘 이해하고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그러했다”가 아니라 “그와 같은 일이 그래서 일어났을 것이다”로 서술하여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해야 한다. -18쪽, 1장 역사교과서 서술방식과 학생의 역사 이해
학생들은 인터넷 검색, 홍보책자를 통해 기본지식을 얻기도 했지만 국사교과서의 내용과 서술방식에 많이 의존하였다. 그러다 보니 국사교과서에 정보가 없는 융건릉을 다녀온 학생들이 작성한 소감문의 내용은 유독 빈약했다. 덕수궁 팸플릿에는 여러 건물에 대한 정보가 상세히 담겨 있으나 유독 석조전, 정관헌에 관심을 보인 학생들에게서도 교과서의 영향을 짐작할 수 있다. 경복궁을 ‘위엄’의 상징물로 보고 서대문형무소를 ‘일제의 수탈과 민족의 저항’의 관점으로 보는 학생들의 태도도 이를 말해준다. 그리고 교과서 저자가 일방적으로 서술한 문화재에 대한 평가와 느낌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학생들은 문화재를 바라보는 독창적인 안목을 상실하였다. 특히, 근거 없이 일방적으로 평가된 문화재에 대한 서술방식도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쳐 학생들의 소감문에는 문화재 평가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28쪽, 1장 역사교과서 서술방식과 학생의 역사 이해
일반적으로 독자가 저자를 알고 글을 읽으면 의미를 이해하기 쉽다. 독자는 글을 읽는 동안 저자에 대해 일정한 상을 만들어 그 상을 통해 내용을 이해하거나 주제에 대한 신념을 갖는다. 수사는 독자가 저자의 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사회학에서 말하는 수사는 텍스트 안에 저자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저자와 독자 혹은 상황과 주제 사이의 관계에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역사교과서의 저자들도 어떤 장치를 사용하여 텍스트 속에서 자신을 알리고자 한다. 저자를 알기 위해서는 이런 장치를 파악해야 하는데, 그 장치 중 하나가 메타담론이다. 메타담론은 텍스트에서 저자가 말하려고 것을 보여주는 수사 장치다. -53쪽, 3장 수사적 표현으로 본 국사교과서 서술 분석
인칭대명사의 변화 정도는 수사적 표현을 분류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초기에 자주 등장한 ‘(괴수) 수길’이나 ‘(효융) 수길’, ‘(우리) 순신’, ‘우리나라’, ‘우리 군대’라는 표현은 저자가 확실하게 조선 편에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우리) 순신이’는 저자가 이순신이라는 인물에 상당한 애정과 호감이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61쪽, 3장 수사적 표현으로 본 국사교과서 서술 분석
교과서 서술이 응집성이 있으려면 상위구조와 하위구조가 긴밀하게 연결되어야 한다. 수집관계로만 이루어진 서술에 비교대조관계, 문제해결관계, 인과관계 등으로 변화를 줄 필요도 있다. 또 하위구조가 없는 상위구조의 수는 적당하게 줄여야 한다. 교과서 서술은 중심내용이 텍스트의 상위구조에 위치하여 학생들이 쉽게 인식하고 회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교과서는 하위구조가 상위구조를 응집성 있게 뒷받침하지 못했다. 삼국과 남북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 조선후기 공예를 다룬 단원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발견되었다. 상˙하위구조의 응집성이 떨어지면 의미 전달이 명확하지 않아 학생들은 글을 읽으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밖에 없다. 다른 분야에 비해 문화사 단
· 기획 의의 대부분 역사교과서의 ‘문화사’ 부분은 학문과 사상, 종교, 과학기술, 문학, 예술 분야가 각 시대마다 비슷한 순서로 서술되어 있다. 문화재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이름을 나열하며 ‘아름답다’, ‘세계 최고다’ 등의 찬사가 곁들어질 뿐 각 시대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했다. 학생들은 문화재를 통해 스스로 그 시대의 생활과 사상을 떠올리고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하지만, 너무 나열식이고 파악하기 어려운 글의 체계는 단순한 암기와 비판 없이 정보를 받아들이게 할 뿐이었다. 역사교과서 서술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이 교과서 서술방식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그쳤다면, 이 연구에서는 좀 더 세분화하여 문제점을 찾고 개선방향을 모색하였다. 저자가 글 속에 담고자 하는 생각이나 개념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조직체계인 텍스트 구조를 통해 문장 간 응집성을 알아보고, 텍스트에서 저자가 말하려는 것을 보여주는 수사 장치인 메타담론을 활용하여 수사적 표현을 분석하였다. 이를 토대로 텍스트 의미관계가 긴밀하고 교과서 서술에 적절한 수사적 표현을 가미한 새로운 서술방식을 제시하였다. 이 책은 ‘모든 교과서 서술은 이런 식이 되어야 한다’고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방식으로도 서술이 가능하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로써 역사교과서 서술은 탄탄한 체계를 갖추어 학생들이 별도의 노력을 하지 않아도 역사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고민할 수 있게 할 것이다.
· 주요 내용 1장에서는 국사교과서 서술의 기본 성격을 살펴보았다. 국사교과서는 많은 부분이 생략된 채 역사적 사실들이 단선적으로 서술되었고, 학생들은 생략되어 있는 내용들을 인식하지 못했다. 또 가르치는 역사지식은 학생의 머릿속에 자리 잡는 순간 다른 역사인식으로 바뀌기도 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문화재 현장 방문 소감문을 통해 교과서 서술방식이 문화재를 평가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2장과 3장에서는 텍스트구조와 메타담론을 활용하여 국사교과서 ‘문화사’ 단원을 직접 분석했다. 저자가 글 속에 담고자 하는 생각이나 개념을 논리적으로 연결하는 조직체계인 텍스트구조를 통해 교과서 서술의 의미관계가 얼마나 응집성이 있고 긴밀하게 형성되는지 살펴보고, 텍스트에서 저자가 말하려고 것을 보여주는 수사장치인 메타담론을 통해 교과서 속 수사적 표현이 주요 시기별로 어떻게 변해왔는지 분석했다. 4장과 5장에는 앞 장의 분석을 토대로 새로운 서술 사례를 제시했다. 텍스트구조와 메타담론을 갖춘 이 서술 사례는 의미관계를 긴밀하게 연결하고 교과서 서술에 적절한 수사적 표현을 담고 있다. 학생들에게 기존의 교과서 텍스트(원문)와 텍스트구조와 메타담론을 갖춘 텍스트(수정문)를 질문지와 함께 제시한 뒤 그 답을 분석해 6장에 담았다. 주제 파악, 중심 문장 찾기 등 역사 문제 해결 방법에 대한 조사와, 서술의 체계성과 수사적 표현에 따른 학생들의 이해도를 파악한 조사,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