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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걸 [1판15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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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쪽 | | 132*215*37mm
ISBN-10 : 1159920966
ISBN-13 : 9791159920967
랩 걸 [1판15쇄] 중고
저자 호프 자런 | 역자 김희정 | 출판사 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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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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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3 중고서점에서 처음으로 구매하였는데 책상태도 좋고 시우당님 메모도 정말 감사합니다. 늘 좋은날 보내세요. 5점 만점에 5점 tree*** 202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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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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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같은 과학자의 삶과 사랑 그리고 열정! 『랩걸』은 씨앗이 자라 나무가 되듯이 삶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고난을 헤치고 큰 나무 같은 어엿한 과학자가 된 호프 자런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과학자를 꿈꾸던 소녀가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닥친 사회의 높은 벽을 겪으면서도 자연과 과학을 향한 사랑과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연구자의 길을 걸어 한 명의 과학자가 되기까지 과정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이야기와 자신이 아는 이야기를 전하는데 집중한다. 떡갈나무에게는 떡갈나무의 방법이 있고, 칡과 쇠뜨기에게 그들만의 삶이 있다고 다정다감하게 전한다. 또 자신의 아픈 이야기마저 솔직히 털어 놓는다. 조울증과 출산으로 인해 실험실에서 쫓겨났을 때의 절망, 그럼에도 다시 실험실로 향하는 것은 자신이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과 동료와의 신뢰, 아이와의 교감이다. 이 책에 담긴 그녀의 진솔한 자기 성찰과 따스한 시선을 통해 삶과 과학 그리고 식물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호프 자런
저자 호프 자런Hope Jahren은 1969년 미네소타 오스틴에서 과학 교수였던 아버지의 딸로 태어났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조지아 공과대학과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재직했다. 풀프라이트 상을 세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과학자로, 2005년에는 젊고 뛰어난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매클웨인 메달을 받았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하와이 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동위원소 분석을 통한 화석삼림 연구를 왕성하게 수행했다. 식물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 《랩걸》을 통해 작가로서의 재능 또한 인정받았다. 2016년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그녀는 현재 오슬로 대학교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역자 : 김희정
역자 김희정은 서울대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무엇이 이 나라 학생들을 똑똑하게 만드는가》《채식의 배신》《거짓말쟁이 호머 피그의 진짜 남북전쟁 모험》등을 비롯해 ‘견인 도시 연대기’ 시리즈인 《모털엔진》《사냥꾼의 현상금》《악마의 무기》《황혼의 들판》이 있다.

그림 : 신혜우
그린이 신혜우는 현재 식물분류학자의 길을 가고 있으며 식물세밀화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영국 왕립원예협회로부터 식물세밀화 금메달과 최고전시상을 연속 수상했다. 국내외를 오가며 활발하게 식물세밀화 전시에 참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에 과학을 기반으로 그린 세밀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 뿌리와 이파리
2부 나무와 옹이
3부 꽃과 열매
에필로그
감사의 말
덧붙이는 말

책 속으로

시간은 나, 내 나무에 대한 나의 눈, 그리고 내 나무가 자신을 보는 눈에 대한 나의 눈을 변화시켰다.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 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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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나, 내 나무에 대한 나의 눈, 그리고 내 나무가 자신을 보는 눈에 대한 나의 눈을 변화시켰다. 과학은 나에게 모든 것이 처음 추측하는 것보다 복잡하다는 것, 그리고 무엇을 발견 하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인생을 위한 레시피라는 것을 가르쳐줬다. 과학은 또 한때 벌어졌거나 존재했지만 이제 존재하지 않는 모든 중요한 것을 주의 깊게 적어두는 것이야말로 망각에 대한 유일한 방어라는 것도 가르쳐줬다. _49쪽

인간의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동안 이 작은 씨앗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틴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 작은 식물의 열망이 어느 실험실 안에서 활짝 피었다. 그 연꽃은 지금 어디 있을까. 모든 시작은 기다림의 끝이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난다. 우리는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인 존재들이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_52쪽

이 가루가 오팔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무한대로 확장되고 있는 이 우주에 단 한 사람, 나뿐이었다. 상상할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는 이 넓고 넓은 세상에서 나, 작고 부족한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된 것이다. 나는 나만의 독특하고 별난 유전자들이 모여서 생긴 존재일 뿐 아니라 창조에 관해 내가 알게 된 그 작은 진실 덕분에, 그리고 내가 보고 이해한 그 진실 덕분에 실존적으로 독특한 존재가 되었다. 모든 팽나무의 씨를 강화하는 광물질이 바로 오팔이라는 확실한 지식은, 누군가에게 전화하기 전까지는 나만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 그것이 알 가치가 있는 지식인지 아닌지는 오늘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 느꼈다. 인생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는 그 순간 나는 서서 그 사실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싸구려 장난감이라도 새것일 때는 빛나 보이듯, 내 첫 과학적 발견도 그렇게 반짝였다._105~106쪽

그곳은 다른 게 아니었다. 바로 우리만이 열쇠를 갖고 있는 우리의 첫 실험실이었다. 작고 누추하기 짝이 없는 곳일지는 모르지만 우리 것이었다. 나는 그 텅 빈 방을 우리가 언제나 계획하고 꿈꿔왔던 실험실과 비교하지 않고,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을 본 빌의 눈에 감탄했다. 과거의 꿈과 현재의 현실 사이에 커다란 격차가 있었지만 그는 우리의 새 삶을 사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도 그 삶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해보겠다고 결심했다. _133쪽

나는 여자 교수들과 과에서 일하는 여성 비서들은 학계의 천적과 같은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내가 거들을 착용하지 않는 것이 정말 큰일 날 일이지만 적어도 또다른 여자 교수 한 명보다는 나은 신세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녀는 그렇게 24시간 일만 해서는 출산 후에 빼야 할 살을 절대 못 뺄 절박한 운명에 처해 있었다._185쪽

모두의 얼굴에는 이제 내게 익숙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저 여자가? 그럴 리가. 뭔가 실수가 있었겠지.” 전 세계 공공기관 및 사립 기구들에서는 과학계 내 성차별의 역학에 대해 연구하고 그것이 복잡하고 다양한 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결론지었다. 내 제한된 경험에 따르면 성차별은 굉장히 단순하다. 지금 네가 절대 진짜 너일 리가 없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그 경험이 축적되어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이 바로 성차별이다._262쪽

씨방 하나를 수정시켜 씨로 자라는 데 필요한 것은 꽃가루 단 한 톨이다. 씨 하나가 나무 한 그루로 자랄 수 있다. 나무 하나는 매년 수십만 송이의 꽃을 피운다. 꽃 한 송이는 수십만 개의 꽃가루를 만들어낸다. 성공적인 식물의 생식은 드문 일이긴 하지만, 한번 일어나면 초신성에 버금가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_290쪽

나는 이 아이의 어머니가 되지 않기로 결심한다. 대신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그것은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알고 있는 일이고, 내가 자연스럽게 해낼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이런 생각이 얼마나 이상한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은 채 그를 사랑할 것이고, 그도 나를 사랑할 것이며, 모든 게 괜찮을 것이다._3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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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과학은 어디에나 있다. 한밤의 실험실과 숲을 이룬 나무들 나무의 꿈을 꾸는 씨앗과 꽃, 그리고 모든 발견의 순간에도! ★《타임》선정 2016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스미소니언 매거진》선정 최고의 과학책 10 ★《뉴욕타임스...

[출판사서평 더 보기]

과학은 어디에나 있다.
한밤의 실험실과 숲을 이룬 나무들
나무의 꿈을 꾸는 씨앗과 꽃,
그리고 모든 발견의 순간에도!


★《타임》선정 2016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스미소니언 매거진》선정 최고의 과학책 10
★《뉴욕타임스》 추천 도서 ★ 아마존 선정 최고의 책 20

출판 기획안이 처음 공개된 2014년부터 미국 현지 10개 이상의 출판사가 경합을 벌여 화제가 되고, 2016년 출간과 함께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뜨거운 관심을 받은 《랩걸-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이 알마에서 출간되었다. 우리 시대의 위대한 의사 올리버 색스와 인문학적 자연주의자 스티븐 제이 굴드의 부재를 아쉬워하던 독자들에게 호프 자런이라는 ‘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의 등장’은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이 책을 먼저 읽은 미국의 독자들은 이렇게 고백한다. 처음에는 여성 과학자의 성공적인 커리어와 뛰어난 글솜씨에 끌려 책을 잡았지만 결국은 한 권의 책 안에 담긴 진솔한 자기 성찰과 이웃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에 공감하고 또 위로받았다고. 과학자를 꿈꾸던 소녀가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닥친 사회의 높은 벽을 온몸으로 겪어내면서도 자연과 과학을 향한 사랑과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꿋꿋하게 연구자의 길을 걸어 한 명의 과학자가 되는 이야기는 한 그루 나무의 성장을 지켜보듯 조마조마하면서도 매순간 즐겁고 경이롭다.

“과학은 차갑고 딱딱한 무기물이 아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과학, 사랑을 담은 ‘랩걸’만의 연구.

저자 호프 자런은 버클리 대학교에서 박사 과정을 마친 후 조지아 공과대학과 존스홉킨스 대학교에서 부교수로 재직하고, 현재는 하와이 대학교에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2005년에는 가장 뛰어난 지구물리학자에게 수여하는 제임스 매클웨인 메달을 받았으며 풀브라이트 상을 세 번 수상한 유일한 여성 과학자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능력과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더없이 안정된 경력의 그녀에게도 글을 쓰는 것은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또다시 해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흔히들 생각하는 ‘알파걸’의 모습을 보여주려 하지 않았다. 한 번의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 백 번 실패하는 모습, 기다림과 끈기로 버티는 평범한 연구실의 24시간을 세밀화처럼 그려냈다. 여성이기에 겪는 편견과 장벽은 또 어떤가. 전문성과 객관성, 합리성으로 대표되는 과학의 세계에서조차 성별을 이유로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노력의 가치가 폄하되는 장면에 이르면 독자의 마음 또한 타들어간다. 그러나 저자가 그리는 것은 그 속에서 맛보는 달콤한 환희이다.
작가는 자신의 실험실을 이렇게 묘사한다. “내 실험실은 내가 하지 않은 일에 대한 죄책감이 내가 해내고 있는 일들로 대체되는 곳이다. 부모님께 전화하지 않은 것, 아직 납부하지 못한 신용카드 고지서, 씻지 않고 쌓아둔 접시들, 면도하지 않은 다리 같은 것들은 숭고한 발견을 위해 실험실에서 하는 작업들과 비교하면 사소하기 그지없는 일이 된다.”(본문 35페이지) 작가에게 실험실은 단순한 연구 장소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담은 ‘집’이자 ‘교회’, ‘글을 쓰는 곳’으로서 소중한 보금자리인 것이다.

나무가 가르쳐주는 삶의 과학,
숲이 건네는 연대의 이야기를 듣다.

저자가 이토록 실험실에서 열을 올리는 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식물을 향한 무한한 사랑이다. 처음부터 식물 연구를 하고 싶었지만, 식물 분야야말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두지 않는 분야가 아니던가. 필요한 연구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녀는 실험실에서 전쟁 같은 하루를 살아내는 와중에 식물을 돌본다. “두 시간 작업하면 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실험을 완수하는 데 4일이 걸렸고, 완벽하게 완수하는 데는 8일이 걸렸다. 게다가 이 모든 실험실 작업을 날마다 수백 개의 식물에 물과 비료를 주고, 변화를 기록하는 일을 하는 중간중간에 해내야 했다.”(본문 41페이지)’ 저자는 자신의 몸을 해칠 정도로 무섭게 연구에 몰두한다. 이런 그녀의 열정은 글을 읽는 것만으로 숨을 가쁘게 한다.
저자 호프 자런은 이렇게 말한다. ‘일단 싹을 틔운 식물은 헤매지 않는다’고. 싹을 틔우기까지가 식물이 선택할 수 있는 마지막 방황이다. 그다음부터는 시들어 꺾이는 순간까지 꾸준히 나아가는 일뿐이다. 물줄기를 향해 적극적으로 뿌리를 뻗고, 태양을 향해 이파리를 흔들며, 몸을 단단히 해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킨다. 때로는 병충해를 앓고 거센 바람에 몸이 다치면서도 상처를 고스란히 나이테에 간직한 채 식물은 성장을 거듭한다. 숲의 특성상 힘세고 높이 자란 나무가 혜택을 받겠지만, 때로는 호되게 병충해를 앓은 나무가 다른 나무에게 병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을 전하기도 하고, 근처의 어린 나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물을 모아주기도 한다. 호프 자런은 과학자 특유의 시선으로 씨앗이 한 그루의 성목이 되는 과정은 물론, 나무들이 모여 울창한 숲을 이룰 수 있는 비밀에 대해서까지 이야기한다. 그것은 사실 비밀이라기보다는 눈 밝은 누구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알 수 있는 어떤 신비에 가깝다.
《랩걸》에서 호프 자런은 자신의 이야기, 자신이 아는 것을 전하는 데에 집중한다. 저마다의 생존 방식에 대해, 떡갈나무에게는 떡갈나무의 방법이 있고, 칡과 쇠뜨기에게는 그들만의 삶이 있다고 다정다감하고도 발랄하게 이야기한다. 다른 이의 방법이 아닌 자신의 방법으로 살고, 숲을 이루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하는 작가의 목소리는 무감각하게 자연을 소비하고 파괴하며 잊었던 생명성을 일깨운다.
호프 자런은 자신의 아픈 이야기마저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녀를 괴롭혀온 조울증과, 출산으로 인해 자신의 실험실에서 쫓겨났을 때의 절망,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없으리라는 불안.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보듬고 다시 실험실로 향하게 하는 것은 자신이 세상에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믿음과 가족 및 동료와의 신뢰, 아이와의 조심스러운 교감이었다.
저자 호프 자런은 《랩걸》을 통해 전문 분야에서 여성이 경력을 이어갈 때 필연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유리천장’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나 결코 과장하지 않은 목소리로 자신이 겪은 일과 여성 과학자로서 견뎌야 하는 시선에 대해 담담하게 말할 뿐이다. 그녀는 여러 칼럼과 인터뷰를 통해 여성이 겪어야 하는 편견과 차별의 벽을 허무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으며, 누군가의 징검다리가 되는 것, 다른 나무를 돕는 든든한 큰 나무가 되기를 기꺼이 자처하고 있다.

숲을 만드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한 알마의 책들
《랩걸-나무, 과학 그리고 사랑》 표지에는 식물분류학자이자 식물세밀화가로 활동하는 신혜우 작가의 2014년 영국 왕립원예협회 최고상 수상작인 ‘참나무겨우살이’ 세밀화가 사용됐으며 2,000부 한정으로 포스터 형식의 커버가 증정된다. 알마 출판사는 인간을 보는 새롭고 따뜻한 눈을 통해 사람들의 편견을 깬 올리버 색스의 책들과 함께, 《랩걸》을 시작으로 《유리우주》《로켓 걸스》(가제, 출간 예정) 등 숲을 이룬 여성 과학자들,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한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소개해나갈 예정이다.

[추천사]
과학의 세계는 흔히 전문성과 객관성, 합리성으로 대표된다. 그러나 여성 과학자들은 그 안에서조차 불공정한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한다. 본능적으로 매순간 긴장하면서, 상대방에게 약점을 드러내지 않으려 주의하면서, 경계하면서 삶을 살아내는 그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평평한 운동장’에 서보는 것이다. 워킹우먼이 처한 현실은 유리천장, 새는 파이프라인, 기울어진 운동장 등 다양하게 설명되는데, 이는 ‘랩걸’에게도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이다. 그 위에서 온 힘을 다해 큰 나무 같은 과학자로 자란 한 여성의 삶과 사랑, 과학에의 순수한 열정을 이 한 권의 책에서 만난다. 여성 과학자들에게 디딤돌이자 징검다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나이와 성별을 뛰어넘어 과학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에게 더 나은 세상을 꿈꾸게 하는 《랩걸》은 사랑스러운 책이다.
_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신경학에 대해 올리버 색스가 쓴 에세이와 고생물학에 관한 스티븐 제이 굴드의 저서를 연상시키는 책. 읽는 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_뉴욕타임스

그 무엇보다 특출나다. 특유의 유머와 유쾌함이 마음을 열게 한다._워싱턴포스트

깨끗하고 솔직한 호프 자런의 글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_네이처

눈과 손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읽는 책._아메리칸사이언티스트

책속으로 추가

식물을 다루다 보면 자주 겪는 일이 시작과 끝을 구분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식물은 반으로 갈라놔도 뿌리는 몇 년을 더 살 수 있다. 위를 모두 잘라낸 나무의 둥치는 다시 온전한 나무로 자라기 위한 시도를 매년 하고 또 한다. 둥치의 안쪽은 잠든 싹으로 가득하다. 겉에서 보는 것보다 거의 두 배나 되는 싹들이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싹은 줄기로, 줄기는 잔가지로, 그중 운이 좋은 잔가지는 굵은 가지로 크고, 건강한 굵은 가지는 몇 십 년을 버티면서 결국 이전만큼 녹음이 우거진 나무로 성장한다. 어쩌면 누군가가 베어버리려고 한 것 때문에 더 우거진 나무가 될지도 모른다._383쪽

과학은 일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또 하루가 밝고, 이번 주가 다음 주가 되고, 이번 달이 다음 달이 되는 동안 내내 일을 할 것이다. 나는 숲과 푸르른 세상 위에 빛나는 어제와 같은 밝은 태양의 따사로움을 느끼지만 마음속 깊이에서는 내가 식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는 오히려 개미에 가깝다. 단 한 개의 죽은 침엽수 이파리를 하나하나 찾아서 등에 지고 숲을 건너 거대한 더미에 보태는 개미 말이다. 그 더미는 너무도 커서 내가 상상력을 아무리 펼쳐도 작은 한구석밖에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거대하다._397쪽

우주에서 본 지구는 해마다 조금씩 녹색이 줄어가고 있다. 컨디션이 나쁜 날이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 전 지구적인 문제들이 악화되고만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나를 괴롭히는 문제들, 즉 우리가 이 세상을 떠날 때 자손들을 황폐한 폐허에 남겨두고 떠날 것이라는 두려움, 지금까지 어느 때보다 더 병들고, 굶주리고, 전쟁에 시달리고, 심지어 녹색이 주는 소박한 위안마저도 박탈당한 채 사는 세상을 남기고 떠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컨디션이 좋은 날이면, 이 문제에 대해 뭔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_4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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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여러 매체의 서평이나 신간소개를 즐겨 살펴본다. 미국의 유력한 지구물리학자인 저자는 2016년 <<타임>>...

    여러 매체의 서평이나 신간소개를 즐겨 살펴본다. 미국의 유력한 지구물리학자인 저자는 2016년 <<타임>>이 선정한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고 한다. 선정된 해에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된 이 책의 영향인지는 모르겠으나, 그의 글솜씨와 책에 담긴 내용은 '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의 등장'이라는 평가가 사실임을 증명한다.

    과학자로서 학계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여성이기에 겪었던 무수한 경험들과 치열한 연구를 통해 얻게되었을 통찰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일에 대한 확신과 열정에 가득한 모습의 작가의 모습이 글에 고스란히 담긴 것 같다. 전체적으로 밝고 따뜻하다.

    양장본을 읽었는데 책의 내용과 함께 손 안에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사이즈에 손에 느껴지는 촉감이 무척 좋았다. 오랜만에 책 자체의 물성에도 만족했던 책!

     

    P.52

    모든 시작은 기다림의 끝이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난다. 우리는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인 존재들이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

    P.114

    세상의 모든 대담한 씨앗들처럼 나도 상황이 닥치면 그때그때 거기 맞는 해결책을 찾아가며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다.

    => 세상살이에 뛰어드는 신입사원들에게, 나의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누군가에게는 삶의 주인으로서라기보다는 환경변화에 따른 수동적 대처로 읽힐 수 있겠지만, 과연 자신 혼자만이 환경을 개척하며 살아간다고 호언할 수 있을까? 최선을 다해 역경과 아픔을 이겨나가야 하는 것이겠지.

    P.251

    사랑과 공부는 한순간도 절대 낭비가 아니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P.262

    내 제한된 경험에 따르면 성차별은 굉장히 단순하다. 지금 네가 절대 진짜 너일 리가 없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그 경험이 축적되어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이 바로 성차별이다.

    => 한국남성으로 내가 알지 못하고 체화되어버린 성차별적인 시각을 어쩌면 좀 더 바로잡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상황에 좋은 조언이 된다.

    P.276

    식물들은 세상이 급속도로 변화할 때 항상 신뢰할 수 있는 한 가지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P.293~294

    우리가 서로 사랑한 것은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지도 희생하지도 않았다. 너무도 쉬웠고, 내게 과분했기에 더 달콤했다. 되지 않을 일은 천지가 개벽할 정도로 노력해도 되지 않고, 마찬가지로 어떤 일은 무슨 짓을 해도 잘못될 수가 없다. 나는 이 사실을 단박에 알아차린다. 그가 없이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나도 안다. 내 일이 있고, 이루어야 할 목표가 있고, 돈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다....실제는영화보다 더 낫다. 끝나지 않고, 우리가 연기하는 것이 아니며, 나는 화장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저자의 사랑과 자기 자신에 대한 선언이 이보다 더 명확한 문장을 최근에 보지 못했다.

    P.329

    어떤 부모도 자식들의 삶을 완벽하게 만들어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해 그들을 돕는다.

    => 이 사실을 알게 되는데 최소 20~30년이 걸린다는게 안타까울 뿐이지.

    P.362

    큰 좌절에 대처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잠시 멈추고, 숨을 크게 쉰 다음, 마음을 가다듬고 집에 가서 그날 저녁은 다른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 후 날이 밝으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즉시 그 문제에 다시 몸을 던져 머리를 물속에 집어넣고 바닥까지 다이빙을 해서 그 전날보다 한 시간 더 일하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찾아내기 위해 애를 쓰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이 적절함에 이를 수 있는 길이라면, 두 번째 방법은 중요한 발견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 내 경우는 첫 번째...저자는 두 번째가 일상일 듯.

    P.385

    피어시(미국의 소설가, 페미니스트)가 말했듯 삶과 사랑은 버터와 같아서, 둘 다 보존이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날마다 새로 만들어야 한다.

    => 요런 달달하고 기발한 표현들이 참 멋있다.

  •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 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 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정호승, ‘기쁨이 슬픔에게’ 중에서


    우리 앞에는 많은 기다림이 있다.
    때로는 설렘과 기쁨으로 빨리 오기를  때로는 초조함과 불안으로 늦게 오기를 기대하면서. 

    그리고 가끔은 '기다림' 자체를 애써 외면한다. 
    기쁨이나 슬픔으로 다가올 결과를 마주하기가 두려워서. 

    하지만 정작 놀라운 것은 기다림에 대한 무관심이 아닐까. 
    사랑과 눈물을 기다리는 세상을 향한 무관심. 

    『랩걸』은 나무를 사랑하는 여성 과학자의 삶에 대한 책이다. 
    그녀 앞에 닥친 수많은 역경을 나무에 대한 사랑과 열정, 그리고 기다림의 지혜로 묵묵히 대한다. 

    씨앗은 어떻게 기다려야 하는지 안다. 
    대부분의 씨앗은 자라기 시작하기 전 적어도 1년은 기다린다. 
    체리 씨앗은 아무 문제없이 100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각각의 씨앗이 정확히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그 씨앗만이 안다. 
    씨앗이 성장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기회, 그 기회를 타고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 듯 싹을 틔우려면 
    그 씨앗이 기다리고 있던 온도와 수분, 빛의 적절한 조합과 다른 많은 조건이 맞아떨어졌다는 
    신호가 있어야 한다. (p.50)

    모든 시작은 기다림의 끝이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난다. 
    우리는 한 사람 한 사람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인 존재들이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 (p.52)

    또한 저자는 자신의 아픈 이야기마저 솔직히 털어놓는다. 조울증과 출산으로 인해 실험실에서 쫓겨났을 때의 
    절망주거가 불분명하여 실험실에 빌붙어 살다시피하는 동료 빌, 거의 죽을 뻔한 고비를 넘기면서 참석한 
    샌프란시스코 학회 여정, 과학계 내에 암암리에 존재하는 성차별 등 동료인 빌과 함께 어렵게 실험실을 운영하면서 겪는 
    수많은 애환과 희열을 담담히 그려내고 있다.

    소개받은 사람들이 한 명 한 명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모두의 얼굴에는 이제 내게 익숙한 표정이 떠올라 있었다. “저 여자가? 그럴 리가. 뭔가 실수가 있었겠지.” 
    내 제한된 경험에 따르면 성차별은 굉장히 단순하다. 
    지금 네가 절대 진짜 너 일 리가 없다는 말을 끊임없이 듣고, 
    그 경험이 축적되어 나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이 바로 성차별이다. (p.262)

    그리고 환경 파괴로 점점 악화되는 지구 생태계를 걱정하는 저자의 목소리에서 과학자로서의 사명감을 읽어낼 수 있다.

    세상은 조용히 무너져내리고 있다. 
    인류 문명은 4억만 년 동안 지속되어 온 생명체를 단 세 가지로, 즉 식량, 의약품, 목재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해버렸다. 

    우리의 끊임없고 점점 더 거세지는 집착으로 인해, 이 세 가지를 더 많이, 더 강력하게, 더 다양한 형태로 
    손에 넣고자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식물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들고 말았다. 

    1990년 이후 매년 우리는 80억 그루가 넘는 나무를 베어서 그루터기만 남기고 있다. 이런 속도로 
    건강한 나무를 베어내는 것을 계속하면 지금부터 600년이 지나기도 전에 지구상의 모든 나무들이 그루터기만 남을 날이 올 것이다. 
    우리 시대에 벌어지고 있는 이 엄청난 비극에 대해 누군가는 걱정하고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p.400)

    한 번의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 기다림과 끈기로 버티는 연구실의 모습을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다. 
    식물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이야기지만 전체 내용은 식물 자체의 이야기보다 사람 사는 세상과 식물이 사는 세상을 
    묘하게 대비하여 말한다. 식물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살짝 엿볼 수 있다.

    하나의 씨앗이 땅에 묻혀서 꽃 피고 열매 맺기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때로는 그러한 기다림의 결과가 당장 보이지 않기에 아무 쓸데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세상은 이야기한다.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 랩 걸-호프 자런 | db**51 | 2018.08.2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 연꽃 씨앗의 껍질을 열고 배아를 성장시킨 과학자들은 그 껍질을 보존했다. 그 껍질을 방사성 탄소연대법으로 측정한 과학자들은...

    ‘ 연꽃 씨앗의 껍질을 열고 배아를 성장시킨 과학자들은 그 껍질을 보존했다. 그 껍질을 방사성 탄소연대법으로 측정한 과학자들은 그 연밥이 중국의 토탄 늪에서 2000년을 기다려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간의 왕조가 흥망성쇠를 거듭하는 동안 이 작은 씨앗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버틴 것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그 작은 식물의 열망이 어느 실험실 안에서 활짝 피었다. 그 연꽃은 지금 어디 있을까.

     모든 시작은 기다림의 끝이다. 우리는 모두 단 한 번의 기회를 만난다. 우리는 모두 한 사람 한 사람 불가능하면서도 필연적이 존재들이다. 모든 우거진 나무의 시작은 기다림을 포기하지 않은 씨앗이었다. ’


    ‘ 그 대신 나는 내 삶을 구하기 위해 연구실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고향에 돌아가 남자에게 구속되는 삶을 살게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나 자신을 구하기 위해 일했다. 시골 마을 결혼식을 거쳐 아이들을 낳고, 내 꿈을 펼치지 못한 실망감을 아이들에게 쏟아내면서 아이들의 미움을 받는 운명에서 나를 구하기 위해. 그런 길을 걷는 대신 나는 진정한 성인이 되기 위한 길고도 외로운 여정을 거치기로 결심했다. 약속의 땅은 존재하지 않지만 종착지는 지금 이곳보다는 더 나은 곳일 것이라는 개척자들의 굳은 신념을 가지고 말이다. ’


    ‘ 오랫동안 그 자리에 앉아서 나는 자기에게 귀를 기울여주는 것은 녹음기뿐이어서 밤마다 자신의 울부짖음을 녹음해야 했던 이 불쌍한 병든 소녀를 사랑하겠다 맹세한다. 이 으르렁거리는 플라스틱 더미는 이제 죽었지만 여전히 소중하고, 내가 태어나기를 기다리며 어둠 속에서 몸부림칠 때 내게 붙어 있던 태반이었다고 결론짓는다. ’



    랩걸이라는 소설은 작가 호프 자런의 과학, 삶 그리고 사랑을 담은 소설이다. 그녀는 자신의 엄마처럼 꿈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가정을 꾸리며 겪을 '여성의 삶'이라고 정의되어있는 유리천장을 깨어  '남자'만 할 수 있다는 과학자의 길을 당당히 화장기 없는 얼굴로 거침없이 돌격해 나가며 불안정한 정신 상태를 극복하며 순응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녀의 삶에 빠질 수 없는 빌이라는 친구와의 진한 우정이 참 돋보이는 책이다. 처음에 읽기 어려웠던 게 식물을 연구하는 내용들이 다소 따분하다고 느껴져 책에 손이 참 안 갔었는데 마침내 다 읽고 나니 그녀가 사랑한 식물이라는 존재가 참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느꼈다.

    식물이라는 존재는 참 놀랍다. 언제가 될지 모르는 끝없는 기다림, 한 번의 기회를 위해 버텨오는 식물을 보며 흔히 마주하며 때로는 발로 밟아버리고, 잘라버리며 하찮고 당연한 존재로 생각하는 이들이 얼마나 대단할까.

    평소 생각하지 못했던 식물이라는 존재를 랩걸을 통해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존재가 아니고, 대단하고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존재로 느껴졌다.

     



    ‘ 나는 잠들기 전에 하고 있던 생각을 마무리 지었다. 이것이 내 인생이고, 빌은 내 가족이었다. 학생들은 계속 오고, 그리고 떠날 것이다. 학생들은 학생들이다. 어떤 학생들은 큰 희망을 품고 오고, 어떤 학생들은 가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에게 애착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와 빌이고,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일들이다. 나머지는 모두 배경 소음에 지나지 않는 일들이다. 나는 나 자신을 잘난 척하고, 욕심 많고, 젠체하는 학계의 기대들로부터 해방시켰다. 나는 세상을 바꾸지도, 새로운 세대를 교화하지도, 내가 속한 기관에 영광을 가져다주지도 않을 것이다. 실험실에 몸을 담고, 모든 것, 육체와 영혼이 무너지지 않게 지키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다. 내가 그 밴에서 산 채로 기어 나왔을 때 내가 가진 것을 확인해보니 중요한 것 딱 한 가지가 있었다. 바로 신의였다.’


    ‘ 나는 운전한 것이 나였고, 전혀 반성하고 싶지 않으며, 우리를 안전하게 보호해준 그 기적을 트집 잡기에는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이 너무 기쁘다는 것이 그 이유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그들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했고, 나도 마침내 그들을 이해시키는 것을 포기했다. 그러나 내 말을 이해한 사람, 그 모든 것을 이해한 사람이 한 명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를 마침내 완전히 깨달았다. ’


    ‘ 나는 날마다 문자를 보냈고, 답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마침내 빌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안녕, 나랑 너랑 현장 작업을 나가자. 아일랜드로. 너는 아일랜드 항상 좋아했잖아. 비행기 표를 샀어. PDF 파일로 첨부했어. 너희 아버지는 좋은 분이셨어. 항상 어머니에게 잘하셨고, 충실한 남편이셨지. 자식들을 사랑하셨고 밤마다 집에 계셨고, 술도 많이 안 드시고 사람을 때리지도 않으셨어. 그게 아버지가 너에게 남긴 유산이야. 그게 네가 아버지에게 받은 거고, 큰 재산이지. 그게 우리가 받은 거야. 일부 사람들이 받은 것보다 훨씬 큰 유산이고,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받는 것보다 훨씬 큰 것인지도 몰라. 그리고 이제는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야 해. 네가 나보다 먼저 도착하게 되어 있지만 렌터카가 내 이름으로 예약되어 있으니까 내가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줘." ’


    ‘ 나는 무릎을 꿇고 않았다.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빌은 구부정한 자세로 서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 빌에게 그가 혼자가 아니라고, 그리고 절대 앞으로도 혼자가 아닐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는 그의 친구가 있다고, 그 친구들은 절대 빛이 바래거나 녹아 없어지지 않을, 피보다 더 진한 무엇인가로 그와 튼튼하게 묶여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빌이 알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숨을 쉬는 한 그가 배고프거나 춥거나 엄마 없는 아이처럼 살지는 않게 될 것이라는 점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두 손이 다 있지 않아도, 주거지가 불명확해도, 폐가 깨끗하지 않아도, 사회적 예절이 부족해도, 사람들이 좋아하고 없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명랑한 성격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고. 우리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된다 하더라도 내 첫 임무는 세상에 구덩이 하나를 파고 빌이 들어가서 괴팍한 자기 모습 그대로 안전하게 살 자리를 마련해주는 것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죽음이라는 것을 그에게서 떼어내어 돌려보내버리고 싶었다. 빌에게 그만큼 상처를 줬으면 됐으니 지금은 물러가서 미래에 빚을 갚을 때가 될 때까지 꼬리도 보이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불행하게도 이런 마음을 소리 내서 표현하는 방법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그저 줄줄이 흐르는 콧물을 닦아가며 그런 말을 머릿속에서만 계속 되뇌고 있었다. ’



    특히나 내가 눈여겨보았던 부분은 빌과 그녀의 관계였다.

    둘의 관계는 가족보다 더 소중한 관계임에 틀림없다. 둘은 20년의 세월 동안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시답지 않는 이야기가 농담인지 진담인지 둘만이 알 수 있는 이야기들이 늘어났다. 참 아름다운 관계이고, 그녀가 이까지 오기까지 분명 빌이라는 존재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빌을 위한 헌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빌의 이야기는 빠질 수 없는데, 어쩌면 그녀에게 있어 빌은 전부인 존재여서 빠질 수 없던 게 아닐까.

    그녀를 정의하고자 하면 과학자, 엄마, 부인 그리고 '빌'이라고 단언한다.

    그런 존재가 옆에 있다는 것이 참 귀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과 동시에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싶어졌다.

  • 랩 걸 | h3**37 | 2018.03.19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랩 걸을 읽으면서 꼭 아이들에게 읽혔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조카들!   호프...

    랩 걸을 읽으면서 꼭 아이들에게 읽혔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조카들!

     

    호프 자런 : 생물학자가 아닌 지구물리학자, 풀브라이트상을 세 번 수상했다고.

    그녀의 자서전을 보면서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내가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목적이 일단 없어서이다. 목표라 해도 좋고.

    또 글을 쓸 자격에 대해서도 자신이 없다. 솔직히 너무 평범하기만 한 삶을 살면서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을 갖기에는 아직도 목표가 되었건 목적이 되었건 간에 모자란다는 생각이다.

    호프의 삶을 보면서 여성과학자의 길을 걷는 어려움을 그리고 아직도 이 사회를 칡넝쿨처럼 옭아매고 있는 남성 중심의 모순적 사회 틀에 대해서, 반대로 여성에 대한 지극히 낮은 사회적 기대에 대해서, 그리고 차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도 나 또한 그 틀에 적당히 나를 숨기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안다. 다만 내가 교사이기 때문에 좀 더 비껴서 있는 입장을 취하려 할 뿐. 보봐르의 여성은 여성으로 키워진다는 말이 진리가 아닐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배제할 수 없는 현실인 것도 사실이다. 그녀의 자서전 속에 나타나는 그녀의 말대로 심장을 꿰뚫는 표현은 매력적이고 새삼 글쓰는 것에 대한 유혹을 느낀다.

    어쩌면 평범함 삶을 이야기 하는 것, 평범한 삶 속에서 아등바등하면서 좀이라도 나은 사람이 되려는 나의 모습도 대단치 않으나 중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대단한 성취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삶 자체만으로도 대단할 수 있다. 자런은 c-6(같은 유전자에서 나왔지만 다른 성장의 반응을 보이는 나무 표본)을 보면서 희열을 느낀다. 아마도 자기와의 일체감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자런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조카를 생각했다. 읽어주고 싶다는 마음!

    미국이나 우리나라나 과학 발전이 지구의 긍정적인 미래에 기여하는 것보다 지구를 힘들게 한다는 것을 그녀가 든 통계를 보면서 서글퍼졌다. 늘 이럴 때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싸움을 하는 소수의 이상주의자들을 생각하게 된다. 희망은 이런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침실에서 물을 열고 짜증을 담은 남의 편 같은 남자의 표정은 나를 서두르게 한다. 이것이 함께의 부자유!

  • 교양서+성장소설 | be**eyoung | 2018.02.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방송에서도 소개하고, 많이들 읽는것 같아서.. 그냥 그들의 대열에 합류해서, 구매했다.   성장소설 같기도하고,...

    방송에서도 소개하고, 많이들 읽는것 같아서..

    그냥 그들의 대열에 합류해서, 구매했다.

     

    성장소설 같기도하고, 과학 교양서 같기도 한 책이고,

    또, 자서전(에세이) 같기도 한 책이다.

    쉽게 읽을 수 있고, 공감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좋은것 같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나에게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한 책이다..

    특히, 실험실에서의 여러가지 사투와 과정들을 극복하는건

    어느 나라나 비슷한것 같기도 하다.

     

    호프 자런이 과학자가 된건 그녀의 노력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과학교수였다는것 자체가 그녀가 어릴 때부터 쉽게 그 분야를 접할 수 있었다는것 자체가 부럽다.

    그녀가 과학을 전공하고, 과학도의 길로 들어서는게 잘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게 아닐까...하는 질투를 해본다.

     

    한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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