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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나 김처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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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쪽 | A5
ISBN-10 : 8957515283
ISBN-13 : 9788957515280
왕과 나 김처선 중고
저자 이수광 | 출판사 눈과마음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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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8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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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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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대하사극 '왕과 나'의 주인공, 김처선의 삶을 다룬 장편소설. 조선시대, 숙명적으로 내시가 되어 상처 받은 영혼을 가지고 살아가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급변하는 정치 현장에서, 암투가 치열한 구중궁궐에서 비록 자신의 몸은 거세를 당했지만 인생마저 거세당하지 않겠다고 몸부림치는 내시들의 학문, 야망, 사랑을 치열하게 다룸으로써 그들의 세계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평범한 내시인 김처선은 세월이 흐르자, 점점 정치의 전면에 나서서 활약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의 의도와 상관없이 사육신들과 단종복위운동을 비롯한 성종 시대의 후궁들의 치열한 암투로 인해 내시부의 수장이 되고자 하는 그의 욕망은 번번히 좌절된다. 김처선은 예종이 죽고, 성종이 등극할 때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자 비로소 권력이나 욕망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닫고 부인과 함께 은거한다.

그러나 여러 해가 흐르며 궁중에서 여인들의 암투가 치열해지자, 폐비 윤씨가 어릴 때부터 그녀를 도왔던 김처선을 다시 대궐로 돌아오게 한다. 그로 하여금 자신과 세자 연산군을 보호케 하려 하지만, 폐비 윤씨는 끝내 사약을 받고, 연산군은 등극하자마자 방탕한 생활과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벌인다. 김처선은 그런 연산군을 막으려 하지만….

저자소개

이수광
소설가. 19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제2회 미스터리클럽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 《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연애사건》, 《한국 역사의 미인》, 《나는 조선의 국모다》, 《세상을 뒤바꾼 책사들의 이야기》, 《춘추전국시대》, 《아름다운 것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책사 한명회》 외 다수의 작품이 있다. 현재 계간 미스터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번 여름 블라디보스토크를 비롯한 연해주, 백두산, 하얼빈, 고구려 천리장성을 취재하고 돌아와 독립운동의 대부이자 한국의 체 게바라로 불리는 최재형의 일대기를 집필하고 있다.

목차

1. 왕궁을 덮은 죽음의 그림자
2. 꽃구름 영롱할 때
3. 저 능구렁이 같은 녀석
4. 세상에서 가장 천한 남자들
5. 내 마음 진정 향기롭기만 하다면
6. 어둠 속의 웃음소리
7. 올가미에 걸린 여인
8. 보이지 않는 살인자
9. 음모의 밤
10. 분노의 계절
11. 눈 오는 밤의 추억
12. 추적
13. 잔인한 승부
14. 소복의 여인
15. 잡초가 쑥대처럼 자라고
16. 내 통곡의 눈물이 피가 되어 흐르리라
17.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18. 피를 부르는 사내들
19. 뼈를 갈아 바람에 날리다
20. 모래를 품고 강물이 뛰어들리라
21. 북망, 내 마음 둘 곳이 없어

책 속으로

무덤을 몇 번이나 쓸어안으면서 향이는 울었다. *내사복시內司僕寺에서 관노로 지내다가 1년 만에 풀려나온 길이었다. 처선이 연산군에게 살해되었을 때 같이 죽지 않았던 것은 시신이라도 거두어서 안장을 하려는 아낙네의 속 좁은 생각에서였다. 죽은 사람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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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을 몇 번이나 쓸어안으면서 향이는 울었다. *내사복시內司僕寺에서 관노로 지내다가 1년 만에 풀려나온 길이었다. 처선이 연산군에게 살해되었을 때 같이 죽지 않았던 것은 시신이라도 거두어서 안장을 하려는 아낙네의 속 좁은 생각에서였다. 죽은 사람이야 어찌 그것을 바랐겠는가. 그것을 바랐다면 그렇게 허망하고 비참하게 죽지는 않았을 터였다. 야속한 사람이었다. 벼슬은 높아도 빈껍데기처럼 속이 허한 사람이었다. 살아생전 그 사람의 빈 가슴을 채워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향이는 간장을 끊어내는 것처럼 고통스러웠다.
그의 웃음 뒤에는 언제나 허망함이 남아 있었어.
그를 즐겁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지 하려 했다. 그의 품속에 안겨서 춘추전국시대 이야기를 듣고 제갈공명의 출사표를 들었다. 조선을 다스린 역대 임금들 이야기를 듣고 대궐에서 암투를 벌이는 비빈들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는 속삭이듯 부드러운 그의 이야기를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이었다. 왜 그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는가. 왜 그는 나를 버리고 포악한 임금에게 목숨을 바쳤는가.
떠나라고 했을 때 떠나지 않은 것은 10년 동안 그가 호의호식을 시켜주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굶주린 배를 채워주고 좋은 옷을 입혀주었기 때문이 아니었다. 언제나 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해 주고, 그녀를 기쁘게 해주는 그가 어느 사이에 가슴속 깊이 들어와 버렸기 때문이었다. 배꽃을 좋아하고, 그녀가 백가지 꽃으로 담근 백화주를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늙어서도 웃음에 한 점의 사기가 없던 사람이었다.
그가 살던 집은 포악한 임금이 헐어서 연못을 팠다. 양자 공신까지 참형에 처하고 부모와 가족들은 모두 귀양을 보냈다. 김처선과 같은 이름을 모두 고치라는 영을 내렸다. 심지어 일력 중에 처서處暑는 ‘처’ 자가 김처선과 같다고 하여 조서?暑로 하라는 영을 내리기까지 했다. 얼마나 임금이 분노를 했으면 그런 영을 내리기까지 했을까.
내시이기 때문에 비루하지 않아도 비루하다고 손가락질을 받은 탓에 그의 허리는 언제나 수그러져 있었다. 당당하게 호령하소서. 영감의 학문이 사대부를 능가하고 경륜이 재상에 앞서니 당당하게 호령하소서. 임금에게 호령할 수 있는 사람은 영감밖에 없습니다. 그를 위로했던 말이 죽음으로 가는 길을 재촉한 것인지도 몰랐다. 그는 무도한 임금에게 호통을 쳤다. 재상이나 언관들도 못하던 일을 그가 했다. 장수가 천군만마를 질타하듯이 임금을 꾸짖었다.
향이는 무덤 앞에 과육채품의 제수를 진설하고 술을 따랐다. 그에게 죽음을 내린 임금은 죽었다. 그의 팔다리를 자르고 화살로 몸통을 꿰뚫은 임금은 반정이 일어나 연산군으로 강봉되었고, 강화도 교동으로 귀양을 갔다가 반정 세력에 의해 독살 당해 죽었다.
“중전 신씨가 보고 싶구나.”
연산군은 죽기 전에 그 말을 남겼다고 했다. 그의 아들들도 모조리 사사되었다. 연산군과 함께 주지육림에서 세월을 보냈던 장녹수와 요사스러운 여인들도 참형에 처해졌다. 그렇게 허망하게 죽을 것을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였는지 알 수 없었다. 연산군의 나이는 불과 30세밖에 되지 않았다.
“저승에서 부부의 연을 다시 맺기를 바랍니다.”
향이는 낮게 읊조리고 처선의 무덤을 향해 나붓이 절한 다음 술을 무덤 주위에 뿌렸다.
“반 잔은 그대가 마시고 반 잔은 내가 마시지요.”
향이는 입 언저리에 미소를 떠올렸다. 붉은 노을이 번지고 있는 서편 하늘에 처선의 얼굴이 가뭇하게 떠오르는 것 같았다.
“욕심도 많으시구려. 그러면 첩도 두고 아들도 둡시다. 공신이는 내가 낳을 테야요.”
향이는 무엇에 홀린 듯이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연실은 처선이 죽음을 당한 뒤 내사복시에 관노로 끌려갔으나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 사람들은 처선이 저승길이 외로워 첩을 데리고 갔다고 수군거렸다. 저승에서 다시 만날 길이 있다면 연실을 다시 첩으로 두고 공신을 아들로 두고 싶었다.
‘그래, 첩은 데려가고 본처는 안 데려가오? 참 야속도 합니다. 내 마음 둘 곳이 없어 그러오.’
향이는 다시 눈물을 주르르 흘리며 서편 하늘을 바라보았다. 노을이 번진 마포 쪽 하늘이 타는 듯이 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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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왕의 남자 혹은 왕의 비서로 왕의 뒤에서 그림자 정치를 했던 사나이, 내시! 내시, 그들은 누구인가 소위 구중궁궐이라고 불리는 대궐에는 약 5백 명의 궁녀들과 1백여 명에 이르는 내시들이 있었다. 내시들은 어릴 때 거세를 당하여 대궐에 들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왕의 남자 혹은 왕의 비서로 왕의 뒤에서 그림자 정치를 했던 사나이, 내시!

내시, 그들은 누구인가

소위 구중궁궐이라고 불리는 대궐에는 약 5백 명의 궁녀들과 1백여 명에 이르는 내시들이 있었다. 내시들은 어릴 때 거세를 당하여 대궐에 들어와 국왕이나 비빈들의 명령을 전달하고 허드렛일을 했지만 종종 왕의 조언자이자 책사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오로지 왕의 총애를 받기 위해 일생을 보내고 있는 궁녀들과 연합하여 치열한 권력 투쟁을 벌이기도 하고 조정의 인사 문제에도 관여했다. 지금으로 말하면 청와대 비서실이라고 할 수 있었으나 거세당한 인간이었기에 국왕이나 사대부, 비빈들로부터 인간 이하의 비천한 자들로 취급당했다.

내시, 그들의 학문은 높았다

내시들은 어릴 때 내시부에 들어와 일정 기간 동안 엄격한 교육을 받았다. 학과와 무과를 포함, 내시라는 특별한 신분으로 인하여 인과(忍科)에 대한 시험을 보기까지 했다. 세조는 자신의 후궁 덕중의 연애편지를 전달했다고 하여 내시 둘을 사형에 처하면서 ‘조금 지식이 있는 자들’이라며 내시들의 학문이 높았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내시, 그들의 사생활

내시들은 궐 밖에 내시부가 있고 궐 안에 내반원이 있어서 출퇴근을 한다. 소정의 교육을 마치고 정식 내시가 되면 내반원에 들어와 정식 근무를 하면서 월급을 타고 승진을 하기도 한다. 이들은 근무는 교대 근무인데, 당번이 끝나면 내시부나 사저로 퇴근을 하고 다음 날 다시 출근한다. 직급이 높아지면 결혼도 하고 집을 사서 가정을 이룬다. 물론 거세를 하여 대를 이을 수 없기 때문에 양자를 들인다.

내시, 그들의 사랑

내시들도 사랑을 한다. 거세를 했지만 이성에 대한 욕망은 내시들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그래서 결혼도 하고 대식이라고 부르는 동성애를 즐기기도 한다. 대식은 같은 내시들이나 궁녀들과 하는데, 세종 때는 이러한 일이 발각되면 처음에는 70대, 두 번째는 1백 대의 곤장을 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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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왕실 이야기 | hs**9 | 2011.05.2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내시에 대한 삶 보다는 조선 왕실의 뒷 이야기를 보는 듯한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에 대한 감흥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
    내시에 대한 삶 보다는 조선 왕실의 뒷 이야기를 보는 듯한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책에 대한 감흥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래도 예전 TV에서 드라마로도 방영됬던 인물에 대한 내용이라 그런지, 연속된 사건과 사건이 흥미로웠다.
  • 이수광 | ep**fh | 2008.07.0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인상깊은 구절
    술수가 많은 자는 술수로 죽는 법이다.
    너 혼자 죽는 것은 상관이 없다. 허나 다른 사람까지 사지로 끌고 들어가서는 안된다.
    교만한 자는 자신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 죽인다.

    왕의 남자 혹은 왕의 비서로 왕의 뒤에서 그림자 정치를 했던 사나이, 내시

    내시 그들은 누구인가..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왕과 나? 이건 드마가 제목인데 싶었는데, 그 밑에 이름 석자 김처선.

    김처선이 누구지? 생소한 이름이었다. 읽어보니 내시에 관한 이야기.

     

    작가 이수광님은 꽤 유명한지라 빨리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글의 주인공 김처선은 세종 때 내시부에 들어가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연산군까지 여러 임금을 모신 이이다.

    내시를 통해 보는 조선 왕실의 이야기이다.

     

    낯익은 이름들이 나오고, 소설같지 않은 그때의 시대 상황으로 쉬이 빨려 들어갔다.

    보통 왕의 입장에서 아니면 관리들의 입장에서 본 소설들은 많았지만 이렇게 인간적인 느낌이 물씬 드는 글은 오랜만이다.

     

    읽으면서 느꼈던 교훈이라 하면 김처선이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늘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는 장면에서 조원이 그것을 보고 확실히 깨닫지는 못했지만 좀 의아스러워하면서도 눈여겨보던 장면이다.

    생활을 하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교훈이 될 수 있는 사람이었을까?

    나의 행동을 본받아 그 사람이 변화될 수 있다면 나는 정말 제대로 산 사람이 아닐까 싶은...

     

    나의 말과 행동과 배려하는 마음들을 더 키울 수 있어야하겠다.

     

    평소 내시라 하면 목소리가 가냘프고 공손한 몸가짐으로 허리를 잔뜩 숙인채 걸어가는 모습들이 떠오른다.

    내시가 되기 위해 겪어야 했을 아픔들에 대해선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

    특별 교육이라 하여 인과란 것이 있는데 인과는 고통을 견디는 것으로 바늘로 손톱 밑을 찌르기, 거꾸로 매달기, 곤장 맞기, 코로 물 먹기와 같은 잔인한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이는 대궐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이었다.

     

    한필주가 뇌물을 먹었다는 상소에 성종이 호통을 쳤다.

    왜 뇌물을 먹었느냐?

    소인을 죽여달라는 말에 뇌물을 받은 연유가 무어냐고 묻자,

    소인이 전하를 모시게 되자 당상관이며 당하관들이 찾아와 뇌물을 주었다. 백냥을 가져온 사람에게 필요 없다고 거절하면 뇌물이 작아서 그러는 줄 알고 5백 냥을 가져옵니다. 5백냥을 거절하면 소인이 싫어하는 것으로 알고 모함을 합니다. 5년 전에도 소인은 모함을 받아 죽을 뻔한 일이 있다.

    허면 받은 뇌물을 모두 어찌 했느냐?

    소인도 뇌물을 주었습니다. 정승 판서에게 뇌물을 주고 서헌부와 사간원에 뇌물을 주었습니다.

    네 무엇 때문에 뇌물을 주었느냐?

    소인을 모함하지 말아달라고 뇌물을 주었습니다.

     

    이런 현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한편의 사극드라마를 보는 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장을 넘긴 책이다.

    소설 속 인물들이 겪었을 내면의 상처들을 나 또한 느껴볼 수 있었다.

     

  • 왕의 남자 | na**04z | 2008.04.2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미니 느낀점] 책을 통해선 내시들의 세계를 알수있었던 왕과 나, 김처선. 사실 내시라하면 남자 구실을 하지 못하고 천대받...

    [미니 느낀점]

    책을 통해선 내시들의 세계를 알수있었던 왕과 나, 김처선.

    사실 내시라하면 남자 구실을 하지 못하고 천대받은 사람이라 난 생각했다. 여자도 아닌 그렇다고 남자도 아닌 삶을 살아가는 그저 등을 굽실거리며 '네네~~'하며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로 그저 생각했다. 내시에 대한 나의 상식 수준이 여기까지 였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 너무 다른 내시의 삶은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그 옛날 먹을 것이 없는 가난한 상종집 여식들이 흔히 궁녀로 내시로 가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예외도 있다. 양반집 여식중에서도 환관이 되는 자들도 있었다. 내시들이 하는 일은 국왕이니 비빈들의 명령을 전달하고 온갖 일을 하지만 직위에 따라 왕을 보위하기도 하고 책사로도 활약했으며 왕을 가장 가까이에서 모시며 왕의 조언자로도 활동했다. 그들의 역할이 다양할 수 밖에 없는 이유중 하나가 어렸을때부터 받은 엄격한 교육으로 본다. 그들이 끊임없이 학문을 닦아야 하는 이유중 하나가 시험에 통과하지 않으면 엄한 체벌에 가해지기 때문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부는 끝이 없구나하는 생각과 인정받으려면 공부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많은 내관이나 나이어린 내관이나 할것 없이 끊임없이 학문을 닦는 모습을 보니 살아남기 위해서는 배워야하는 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놀랬던 사실은 내시들의 사생활이었다. 내시들은 궐 밖에서 생활하는 내시부가 있고 궐 안에서 내반원이 있어서 출퇴근하는 내시들도 있다. 직급이 높아지고 재력이 되는 내시들 중에는 결혼도 하고 첩까지 두는 내시들도 있는 가 하면 대를 이을 수 없기에 양자를 들여 자식을 두는 내시들도 있다. 내시들도 사람인지라 아내도 두고 싶고, 자식도 두고 싶은 마음이야 오죽할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나마 그렇게 할수있는 내시들은 행복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지 못한 내시들이 태반이고 어릴적부터 궐안에 들어와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야 하는 내시들이 대부분이어서 동성애자들도 많이 있다. 끓는 청춘을 감당하지 못해 내시들끼리 사랑을 하는가 하면, 궁녀들과 남몰라 사랑을 즐기기도 한다. 내시가 왕의 남자라고 하면, 궁녀들은 왕의 여자가 아닌가! 왕의 손길을 닿지 못한 궁녀들은 평생 처녀로 늙어야 하니 그들의 속사정을 누가 알아주겠는가! 그래서 외로운 내시와 궁녀가 만나 사랑을 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그들의 운명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다 걸리면 혹독한 곤장을 피할 수 없으므로 그들의 사랑은 남몰래 피어오르는 욕망일 뿐이었다.

    김처선은 세종 때 궁으로 들어와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까지 모두 7대의 왕을 모시는 내관이었다. 그의 강직한 성품 때문에 내시마저 그를 어려워하는 자들도 많았다. 그의 바른말은 왕들에게도 곧잘 퍼부어져서 한편으로 총애를 받는가 하면 한편으로 그 때문에 궐에서 쫓겨나는 일도 있었다. 김처선은 문종때부터 내시부 습생으로 내시부 생활을 시작한다. 그리고 단종과 세조를 거치면서 김처선은 내시부에서 점점 기반을 잡아가다 세조가 죽고 예종이 즉위했을 때 19세 홍안의 나이로 잠들듯 고요히 독살을 되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그리고 이어 성종이 즉위하게 되는데 새로운 왕이 등극할때마다 내시부는 새롭게 개편이 된다. 처선의 주위에는 그가 판사부 내시가 될 것을 기대하는 내시들의 잔뜩 모여들었고, 당연히 스스로도 그렇게 되리라 믿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내시의 자리는 인목대비의 편에 붙었던 한필주가 되고 자신은 무임이 되었다. 무임이라 하면 임무가 없는 내관으로, 내시부에서 나가라는 명이나 다름없었다. 새로운 개편에 실망한 김처선은 후배 내시들의 눈치를 살피면서 머물러 있고 싶지 않아 집에서 아내와 함께 한적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한필주가 김처선을 다시 궁으로 부르고 김처선은 무슨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였는지, 아니면 내시의 운명이 그의 천직이었는지 알수 없지만 7년만에 다시 궐안으로 발걸음을 들여 놓게 된다.   

    그 사이 성종은 한명회의 따님인 공혜황후를 중전으로 맞이하였으나 대궐에 들어와 얼마되지 않아 죽고 그 후 여러 후궁을 두기 시작했다. 그 중에 정소용과 엄 소용은 모두 명문가의 규수들인데 또 후궁중에는 전하의 승인을 입은 자 중에 궁녀 출신인 윤 숙의도 포함되어 있었다. 김처선은 윤 숙의를 어릴적부터 보아 잘 알고 있었다. 윤 숙의는 성종보다 열 두 살이나 많은 서른 두 살 나이에 성은을 입었으니 대비전에서 좋게 볼리가 없었다. 여인들의 투기속에서도 윤 숙의는 회임을 하여 성종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었다. 결국 중전의 자리를 놓고 서로 차지하기 위해 피비린 나는 전쟁이 시작되고 말았다. 윤 숙의 승리로 결국 중전이 자리의 앉지만 여인들의 암투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고 싸움의 연장전일뿐이었다. 윤 숙의는 왕비로써의 자리를 지키기 보다는 성종의 사랑에 독차지 하기 위해 투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 그릇된 행동을 함으로써 오히려 성종과 점점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그 사건의 계기로 결국 중전의 자리에서 쫓겨나 폐비가 되고 후에 있을 일을 생각하여 또 다른 음모에 의해 젊은 나이에 폐비 윤씨는 사약을 마시고 운명하게 된다. 죽기 전 윤씨가 처선에게 목숨을 걸고 지켜달라고 한 것은 바로 자신의 아들이었다. 처선은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목숨을 다해 원자인 연산군을 보위에 까지 오르게 한다.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지키려 했던 연산군이었지만 왕이 되고나서 그는 폭군에 매일 같이 기생들과 잔치를 벌리며 정사는 돌보지 않고 점점 귀머거리 왕이 되어갔다. 특히 기생 출신인 장녹수를 총애하기 시작하면서 학문을 기피하며 술과 춤을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사이 연산군은 자신이 어머니인 폐비 윤씨의 사건을 듣게 되면서 더욱 폭군으로 변해갔다. 잔인하리만큼 궐안은 피바다가 되어 흘러갔다. 어릴적부터 연산군을 엎고 길러온 처선은 보다못해 결국 생모를 대신해 그를 꾸짖기 시작했다. 누가 감히 왕의 잘못을 꾸짖을 수 있단 말인가! 그것도 내시의 신분으로 말이다. 하지만 무엇인가 결심을 하듯 처선은 한치에 흔들림도 없이 바른말로 연산군을 책망했다. 처선의 뼈아픈 소리를 듣다 못한 연산군은 처선을 발로 밟고 때리기 시작했다.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그는 용서를 빌기는 커녕 더 큰소리로 왕을 꾸짖기 시작했다. 결국 화를 피할 수 없었던 처선은 연산군의 칼자루 아래 목숨을 잃었다. 대신들도 하지 못한 일을 내시 김처선은 이루고 말았다. 그 누가 왕에게 바른소리를 할수 있겠는가! 시대의 의인은 자리에 있지 않고 정직함에 있는 듯 하다. 그는 별볼일 없는 천한 내시에 불과했지만 역사의 기억속에는 영원히 의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것이 바로 역사인듯 하다. 이미 흘러버린, 묻혀버린 역사이기에 다 알수 없다지만 그 역사를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분명 시대마다 위인은 탄생되니까 말이다. 그 위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닮아갈수 있다면 지금 사는 우리의 삶에 향긋한 꽃이 피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한 남자의 사랑을 받기 위해 여인들이 펼친 시기와 질투와 투기를 보면서 그것은 사람의 눈을 멀게하고 마음을 잃게하는 가장 무서운 독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히려 그 결과 폐비 윤씨와 같은 비참한 운명에 처하지 않았던가! 만약 그녀가 중전으로써 소임을 다했더라면....만약 그녀가 후궁들의 모함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더라면.....만약 그녀가 질투에 눈이 멀어 왕을 지치게 만들지 않았더라면.....아름다운 여인으로 현숙한 여인으로 가만히 있어도 향기가 베어나오는 모든 백성들의 어머니로 남았더라면 그녀의 운명은 달랐으리라 난 생각한다. 비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강직한 마음으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지켜나간다면 분명 모든 이들에게 사랑받으리라 난 믿는다. 나 또한 그런 여인이 되고 싶다. 누군가에게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닌 나 자신을 사랑할줄 아는 사랑스런 여인이 되고 싶고 다른 사람때문에 찾는 행복이 아닌 스스로를 위한 행복을 찾는 여인이 되고 싶다. 그런 여자가 진정 아름다운 여자가 아닐까 난 생각한다. 나의 인생은 나의 것이니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한들  그 사람이 나의 인생을 살아주는게 아니니까. 그러기에 내가 어떠한 사람이 되고 어떤 인생을 사느냐는 나의 손에 달려있는 것이다. 오늘도 멋진 인생, 행복한 인생을 살기위해 다시 한번 크게 나를 위해 웃어보고 싶다.

  • 왕과나, 김처선 | uj**030 | 2007.12.3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드라마에서는 각색한내용으로인해 김처선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엿볼수는 없었지만 책에서는 김처선의 연령대와 그시대의 왕에 대한 ...

    드라마에서는 각색한내용으로인해

    김처선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엿볼수는 없었지만

    책에서는 김처선의 연령대와 그시대의 왕에 대한 내용이

    사실적으로 연관되어 있어서 더욱 흥미있었다.

    왕에게 충성을 다바치는 내시의 평생이 어떠했는지를 알수있게 해주는 책이다.

  • 왕과 나... | gi**me2 | 2007.09.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우리에게 알려진 역사 속 인물들은 당대에 이름을 떨쳤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지금도 우리는 역사의 흐름 속에 있지...
     

    우리에게 알려진 역사 속 인물들은 당대에 이름을 떨쳤던 사람들의 기록이다. 지금도 우리는 역사의 흐름 속에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의 기록은 그저 한 순간 일뿐 그것이 후세에 전해지기는 힘들다. 요즘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이 살아온 행적을 남길 수 있긴 하지만 그것을 읽을 사람들은 극히 소수일 것이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옛말이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역사 속에 자신의 이름 하나 남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비범하거나, 권력에 정점에 있거나, 사람들을 경악케 하는 일이 아니라면 역사 속에서 지워진 인물이 될 수밖에 없다.


    이렇듯 길고 긴 역사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기록은 흔적도 없이 쓸려가기 마련이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평범한 사람들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다. 이제껏 큰 틀로만 움직였던 역사의 흐름 속에서 조금 벗어나 역사 속의 소소한 일상들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닌가 보다. 특히나 많이 알려져 있는 사람들의 뒤편에서 묵묵히 그들을 빛내주었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그들의 시선으로 보게 되는 역사 속의 인물들의 모습은 제 3자의 눈으로 보게 되기 때문에 사건 자체가 조금은 객관성을 뛸 수도 있지만 주관성도 배제할 수 없다.


    내시나 궁녀. 그들의 삶을 부러워한 적은 없다. 그들이 그들의 삶에 만족했을지라도 겉으로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만은 않아보였다. 특히나 지금까지의 사극에서 나왔던 그들의 모습은 허리를 반쯤 굽히고 왕의 말을 전하는 대변인 정도랄까.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얼마나 착각이었는지. 지금도 옆에 있는 사람의 말에 더 솔깃하기 마련인데 그 당시라고 해서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물론 조선시대의 내시는 천대를 받았지만 그래도 왕에게 접근해야하거나 말을 전해야할 때 내시를 통해야함으로 그들의 위세는 당연히 커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모습을 잘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내시에 대해 가졌던 여러 가지 오해들을 바로잡을 수 있었다. 내시는 당연히 궁에서 살고 왕의 말을 하달하며 처나 첩을 가질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시는 궁 밖에서 생활하고 가끔은 왕에게 조언도 하며 처나 첩을 두고 심지어는 양자를 들이기도 한다. 자신이 죽은 후에 제사를 지내 줄 양자를 들인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이렇듯 이 책은 기존의 우리가 생각했던 내시의 모습이 아니라 내시도 인간이며 그들 또한 권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왕의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으로서 때로는 조언자가 되기도 하고 권력의 희생양이 되기도 하며, 왕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기도, 때론 왕을 위해 충심을 다하는 신하가 된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처선. 5대에 걸쳐 왕을 모신 내시. 세조때부터 연산군에 이르기까지 왕을 모셨지만 한번도 판부사 내시에 오르지 못한다. 예종의 의뭉스러운 죽음을 목격하고 그 배후를 밝히려 하지만 김처선을 아끼는 판부사내시로 인해 그는 무임이 되어 궁을 떠나게 된다. 나중에서야 판부사 내시로 인해 목숨을 건지게 된 사실을 알게 된 김처선은 다시 궁에 돌아오고 어릴 때부터 봐왔던 윤씨를 보필하게 된다. 연산군의 어머니로 알려져 있는 폐비 윤씨를 지키기 위한 처선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끝내 윤씨는 사약을 받는다. 그러나 윤씨의 간곡한 부탁으로 연산군을 충심으로 모시지만 끝내 연산군의 손에 죽음을 당한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대통령 보좌관 쯤 되는 누구나 부러워하는 자리일지 모르지만 조선시대의 내시는 그저 왕의 남자로서 왕을 보필할 뿐 그들이 받는 천대는 상상을 초월했을지도 모른다. 앞에서야 왕에게 잘보이기 위해 그들을 구워삼기도 하고 살갑게 대했을지라도 뒤로는 조롱하고 멸시했을 것이다. 이러한 것을 누구보다도 크게 느꼈을 내시들. 그래서 더더욱 권력이나 그 외의 것들에 매달렸을지도 모르겠다.


    왕과 나. 이 책은 비단 김처선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선시대를 살았던 내시들의 삶을 보여준다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그들의 삶과 궁 안에서 그들의 모습 등은 조금 생소할지 모르지만 이 책으로 인해 좀 더 역사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제껏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삶의 여정을 살펴보면서 그들과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었으며 궁 안에서의 삶을 더 자세하게 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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