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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의 품격
232쪽 | | 121*188*18mm
ISBN-10 : 1164711083
ISBN-13 : 9791164711086
서른의 품격 중고
저자 정나영 | 출판사 행성B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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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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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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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베스트셀러 독립출판물 《알바의 품격》의 저자 정나영의 서른 관통기다. 30대로 산다는 것의 어려움과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품격 있는 삶을 꿈꾼다. 알바생에게도, 직장인에게도, 심지어 백수에게도 품격은 있다. ‘30일간의 지방의회 알바 일지’에는 품격 없는 삶이 얼마나 웃기고 자빠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할 일도 많고 고민도 많은 30대로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품격만큼은 끈질기게 붙들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책은 우아함을 잃어버린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위 있고 우아하게 살아가려는 마음들에게 이 책을 건넨다.

저자소개

저자 : 정나영
지금 아니면 못 할 것 같다는 이유로 매우 바쁜 20대를 보냈고 일, 우정, 공부, 사랑으로 가득한 30대를 보내는 중이다. 국제구호단체, 시민단체, 지자체 중간지원조직과 출연기관을 오가며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다. 놀랍게도 일하는 것을 무척 좋아했고, 더 놀랍게도 지금은 니체가 제일 좋다.
과거를 추억하거나 미래를 상상하는 대신 ‘지금’, ‘여기’에서 우아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닌 주변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품격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달프지만 인생을 살아볼 만하게 만드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 좀 더 넓은 세상을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그런 글을 쓰는 사람이 되기. 이것이 지금의 유일한 소망이다.
독립출판물 《이토록 진지한 유럽 여행기 혹은 이렇게 가벼운 대안경제 여행기》, 《알바의 품격: 30일간의 지방의회 알바 일지》를 썼다.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 창사 5주년 기념 특별기획 〈의회생활 밀착 탐험: 30일간의 지방의회 일주〉에 출연했다.

목차

저자의 말

1부 알바의 품격: 편의점 알바부터 의회 사무 보조까지 밥벌이의 고달픔을 엿보다

알바의 역사
30일간의 지방의회 알바 일지
Day 1
Day 2
Day 3
Day 4
Day 5
Day 6
Day 7
Day 8
Day 9
Day 10
Day 11
Day 12
Day 13
Day 14
Day 15
Day 16
Day 17
Day 18
Day 19
Day 20
Day 21
Day 22
Day 23
Day 24
Day 25
Day 26
Day 27
Day 28
Day 29
Day 30

2부 직장의 품격: 인생이 수고롭다는 걸 배우다

퇴사는 결재자 마음대로
직장의 조건
이력, 걸어온 발자취
아프지 않고 일해도 청춘이란다
공상적 사랑과 실천적 사랑
퇴근 좋아하는 신입 직원
조직 개편과 세신
먼 북소리

3부 백수의 품격: 1퍼센트와 한심함과 99퍼센트의 존경심을 유발하다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는 행복
도서관에서 세계 여행
첫 번째 안식년: 이토록 진지한 유럽 여행기 혹은 이렇게 가벼운 대안경제 여행기
독립출판 제작자 되기
lazy하게 살아요. 인생도, 여행도
아름답고 무용한 책방
두 달 예술학교 교장 혹은 학생
친애하는 백수 친구들

4부 독립의 품격: 꽃향기를 원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결혼은 선택
혐오와 무서움
나 혼자 산다
나 그렇게 야박한 사람 아니에요
층간소음 박멸 프로젝트

5부 존재의 품격: 니체의 정원사를 꿈꾸다

취직의 이유: 카프카
정원 일의 즐거움
동등한 인격체
과정이 나의 전부
취향 존중과 자기보존

책 속으로

아 다르고 어 다름을 실감한다. “의원님, 어떤 차 드릴까요?” 하면 언짢아하지만 “의원님, 오늘은 따뜻한 우엉차 어떠세요?” 하면 OK 하거나 자연스럽게 원하는 음료를 말하는데 둘 다 결국은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뜻이다. 근데 후자는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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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름을 실감한다. “의원님, 어떤 차 드릴까요?” 하면 언짢아하지만 “의원님, 오늘은 따뜻한 우엉차 어떠세요?” 하면 OK 하거나 자연스럽게 원하는 음료를 말하는데 둘 다 결국은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모른다는 뜻이다. 근데 후자는 마치 나는 너님의 취향을 당연히 알고 있지만 오늘은 날이 쌀쌀하니 따뜻하고 몸에 좋은 우엉차를 마셔보면 어떻겠냐는, 몹시 대접하는 느낌이라 다들 만족해한다. 이게 말장난 같은데 말장난이 맞고 말장난을 좋아하는 내게는 꽤 재미있는 포인트다. - 〈Day 4〉, 29쪽

요즘 꼰대에 대한 혐오 때문에 정작 필요한 말까지도 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꼰대질과 애정 어린 조언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만난 시민단체 선배는 대화하면서 “내가 너에게 이런 얘기를 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이라는 말을 계속 덧붙였다. 이제 같이 일하는 것도 아닌데 편하게 아무말대잔치 해도 된다고 했더니 꼰대질을 할까
봐 조심하게 된다는 이야길 들었다. 그런데 선배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으로 가득 찬 나는 사실 무슨 말을 들어도 다 좋다. 어떤 마음에서 하는 말인지 충분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꼰대가 되지 않겠다며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소극적 존중은 세대 간의 단절만 불러일으킨다. 본질은 그게 아닌데. 나이와 경험에 관계없이, 사회적으로 범주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 인격체로 대하는 적극적 존중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 〈Day 10〉, 45쪽

결국 사람들은 자기의 말을 경청하고, 배려하고, 도와주는 걸 좋아하더라. 당연한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영혼 있게’ 듣고 반응하는 거다. 근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듣고 배려하고 돕는 건 나도 처음이라 이럴 수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알바생이라는 부담 없는 신분이고 기간이 한정된 일이라 가능한 것인지, 사람들이 워낙에 좋아서 저절로 이렇게 행동하게 되는지, 아니면 요즘 철학에 푹 빠진 덕분에 사람을 이해하는 깊이가 깊어져서인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모두가 위태로운 삶인데 서로 더 지독하게 만들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자주 고맙다고 인사한다. 근데 이건 초딩 때 배우는 기본 중 기본인데. 기본이 가장 어렵고 그래서 제일 중요하다는 걸 나는 이제야 진정으로 깨닫고 있다. - 〈Day 24〉, 74~75쪽

나는 가능하면 야근은 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최대한 근무 시간에 끝내고 정시에 퇴근해도 시간은 부족하기만 하다. 그런데 조직이나 팀 분위기상 이게 어려울 때가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 갈 길을 가겠다며 열심히 퇴근을 했다. 그런데 하루는 일찍 퇴근한다고 하도 눈치를 주길래 “야근 싫어요.” 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가 며칠을 시달렸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발언도 아니고 대체 왜 논란이 됐는지 모르겠다. 야근을 못 할 이유가 있냐는 상사의 문자를 받고 “야근은 불가피한 경우에 하는 것이지 그 외에는 6시 퇴근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가 두고두고 욕을 먹었다. - 〈퇴사는 결재자 마음대로〉, 92쪽

이 스터디 그룹을 통해 한 대기업에 취직했다는 신입 사원이 와서 코칭을 해줬다. 시사 토론을 하고 자기소개를 하고 모의면접을 보는데 자원봉사 경험을 이야기하라고 해서 그동안 경험했던 것을 말했다. 미혼모와 입양아, 장애인, 에이즈 환자, 여성 인권, 난민, 탈북 청소년 등등을 말했더니 그렇게 말하면 회사에서 뭐라고 생각할 것 같으냐는 질문을 받았다. 앗, 이것은 난센스 퀴즈인가 잠깐 고민하고 있는데 “너 노조 활동하러 우리 회사 들어올 거냐”는 질문을 받을 거란다. 그러니 그런 대답은 다 빼야 한단다. 이력을 말하래서 말 그대로 내가 걸어온 길을 말했는데 그걸 다 빼면 나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는데 어쩌라는 건가 싶었다. 그리고 노조 활동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서로가 너무 다름을 깨닫고 역시 아닌 걸 알면서 왜 여길 찾아왔을까 후회했다. - 〈이력, 걸어온 발자취〉, 103~104쪽

한번은 회사에서 워크숍을 하는데 조별로 자유롭게 앉으라길래 별생각 없이 직급이 높은 분 옆에 앉았다. 그랬더니 깜짝 놀라면서 불편하지 않겠냐며 본인이 자리를 옮겨야 하나 하시는 거다. 전혀 불편하지 않은데 왜 그러시느냐 여쭸더니 “나영 씨는 권력지향적인 사람이 아니잖아.”라는 답변을 들었다. 계속 곱씹게 된다. 사회생활과 권력이란 내게 어떤 의미일까. 생각해보니 나는 직급이 높은 분들을 나보다 인생을 더 살고 사회 경험을 많이 해서 나름의 혜안을 갖고 있는 상위 결정권자 정도로 생각했지 그 자체로 ‘권력’이라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딱히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주눅 들어 할 말을 못 했던 경험도 없다. 혹 피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건 어려움 때문이 아니라 그저 아재 개그와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서 그랬을 뿐이었다. 나의 이 태도가 잘못 세팅된 것인지 갑자기 혼란스러워졌다. - 〈퇴근 좋아하는 신입 직원〉, 116~117쪽

이력서는 자유 형식이래서 정말 자유의 끝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희망 연봉 구체적으로 적으래서 출퇴근 거리가 멀면 빨리 죽는다니 회사 근처에서 살 수 있을 정도 + 일하면서 만나는 사람들한테 밥 쏠 수 있는 정도의 급여를 원한다고 구체적으로 썼다. 이거 읽은 사람들이 그냥 계속 놀아라 했을 것 같다. 업무수행계획서를 쓰는데 해보지도 않은 일을 어떻게 수행한다고 하면 좋을지 상상해봤지만 딱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컴퓨터 책상에 앉아서 몇 날 며칠을 끙끙거렸는데 그러다 왼쪽 어깨에 심각한 통증이 느껴졌다. 너무 아파서 다시 마사지를 받으러 갔다. 원장님은 내 상태를 보더니 손님 중 웹디자이너가 있는데 그분 상태와 비슷하다며 웹디자인 하냐고 물었다. 아뇨, 내 인생 디자인한다고 이렇게 됐고요.- 〈먼 북소리〉, 126~127쪽

선생님은 배운다는 것은 렌즈를 하나 추가하는 작업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동안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렌즈로만 세상을 보았는데 푸코를 배우면 푸코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내게 추가되고, 마르크스를 배우면 마르크스의 관점이 추가된다.
렌즈가 많아질수록 세상은 다채롭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혼자 지내도 심심할 틈이 없다. 약속도 잘 잡지 않는다. 매일매일 먼저 잡은 약속이 있기 때문인데 그 약속은 나 자신과의 약속이다. 몇몇 친구에게 “오늘은 나와의 약속이 있어서 만나기 어려워”라고 말했는데 어떻게 보면 상당히 또라이로 보일 수 있는 표현임을 인정하지만 다들 잘 이해해줘서 고마웠다. - 〈하기 싫은 것을 하지 않는 행복〉, 133쪽

시간이 없었다. 점심시간엔 집을 보러 다녔다. 마음에 드는 집들은 비쌌고 예산에 맞으면서 괜찮은 집은 이사 날짜가 맞지 않았다. 부동산 사장님들은 정말 포장의 대왕이다. 정말 후진 집도 온 우주의 힘을 모아 포장하는데 그게 너무 웃겼다. 집에 구멍이 뚫려 있어도 환기 잘 돼서 좋다고 할 것 같았다. 그러다가 부동산 사장님들과 대화를 나누는데 내가 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모든 부동산이 그런 건 아니라며 자기 어필을 시작했다. 마음에 드는 집 주인은 주인대로 본인이 얼마나 친세입자적인 건물주인지 어필했다. - 〈나 그렇게 야박한 사람 아니에요〉, 195쪽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카프카는 분절된 언어를 통해 한계를 끊임없이 보여주더라고요. 읽다 보면 계속 벽에 부딪히는 거예요. 그럼 보통의 사람이라면 벽 앞에서 좌절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카프카는 한계를 깨닫고, 한계를 겪으면서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어요. 한계를 느끼고,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려 또 앞으로 향하는 거죠. 벽과 벽 사이에서 숨을 돌리며 잠깐 쉬기도 하고요. 중요한 것은 일단 벽까지 간다는 사실이에요. 너무 허무하거나 피로한 것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한계가 곧 출발선이고, 한계가 있어 출구도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벽과 벽 아닌 것의 이분법적인 경계가 중요한 게 아닌 거죠. 직장이 싫어서 관두고 인문학 공부를 한다? 저의 상태는 카프카식 해결이 아닌 거예요. - 〈취직의 이유: 카프카〉, 207쪽

올해의 키워드는 니체 철학을 기반으로 한 ‘현재’로 잡았다. 현재를 긍정하며 기쁨을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도 지혜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마치 정원사가 ‘지금 피어 있는 꽃’만 가꾸는 것과 같은 기쁨이랄까. 정원사는 다가올 미래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잔디가 많이 자라면 어떡하나, 내년 봄에 꽃이 피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하지 않는다. 단지 지금 자라 있는 잔디를 부지런히 깎고, 잡초를 뽑고, 싹이 돋지 않은 식물에도 물을 주며 지금 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일을 꾸준히 할 뿐이다.
지금 피어 있는 꽃만 가꿀 한 해가 퍽 흥미롭다. - 〈정원 일의 즐거움〉, 2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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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명랑한 30대 실존주의자의 품위 있게 사는 법 이 책은 베스트셀러 독립출판물 《알바의 품격》의 저자 정나영의 서른 관통기다. 30대로 산다는 것의 어려움과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품격 있는 삶을 꿈꾼다. 알바생에게도, 직장인에게도, 심지어 백수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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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30대 실존주의자의 품위 있게 사는 법

이 책은 베스트셀러 독립출판물 《알바의 품격》의 저자 정나영의 서른 관통기다. 30대로 산다는 것의 어려움과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품격 있는 삶을 꿈꾼다. 알바생에게도, 직장인에게도, 심지어 백수에게도 품격은 있다. ‘30일간의 지방의회 알바 일지’에는 품격 없는 삶이 얼마나 웃기고 자빠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할 일도 많고 고민도 많은 30대로 살아가면서 최소한의 품격만큼은 끈질기게 붙들기를 바란다. 그래서 이 책은 우아함을 잃어버린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품위 있고 우아하게 살아가려는 마음들에게 이 책을 건넨다.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30일간의 지방의회 알바 일지

이 책은 저자가 한 달 동안 지방의회 행정사무감사 업무 보조 아르바이트를 기록한 일지에서 시작된다. 이 알바 일지는 《알바의 품격》이라는 독립출판물로 출간돼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방의회 알바라니, 듣기조차 생소한 만큼 저자의 30대에도 짧지만 굵은 한 획을 그은 경험인 듯하다.
30일이라는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알바’를 하면서 관찰한 모습이긴 하지만, 일지에 기록된 도의회 다반사는 상식의 선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1부를 읽다 보면 알바 일지라기보다는 맛집 탐방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저자에 따르면 의원들이 실제로 공무만큼이나, 아니 공무보다 매 끼니에 각별히 신경을 쓰셔서 그렇단다.
주무관들의 주 업무는 높으신 의원분들 눈치 보기와 알아서 의전 챙기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매달 적지 않은 봉급을 받으면서도 생수까지 챙겨가는 의원들은 또 왜 이렇게 공짜에 집착하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직원들의 점심시간이라면 대수롭지 않게 날려 보내기 일쑤고 불가능한 것도 가능하게 만드는, ‘품격’을 가차 없이 저버린 이들과 함께한 저자의 입담 좋은 알바 기록에 배꼽을 잡고 웃다가 씁쓸해지기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새 1부의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 있다.

알바와 직장 생활, 퇴사와 백수 생활을 오가며
총천연색의 30대를 보내다

지방의회 단기 알바가 우리 모두의 일터, 더 크게는 우리 사회의 축소판을 체험할 기회였다면 그다음엔 진짜 직장 생활이다. 아무리 일이 재미있고, 근무 환경이 쾌적하고, 사람들이 좋아도 직장 생활이 백수 생활만큼은 못하다는 게 저자의(많은 직장인의?) 말 못 할 속마음이기도 하다. 할 말은 다 해도 ‘영혼 있게’ 사람들을 대한 덕분에 너도나도 붙잡는 프로 직장러지만, 그런 저자에게도 직장 생활은 ‘퇴사 테라피’가 절실할 만큼 극도로 피곤한 일의 연속이라서 오랫동안 버티기는 어려웠다.
저자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 두 번의 퇴사와 2년의 공백기를 경험하는데, 아무 생각 없이 쉴 법도 하건만 이 시간을 참 바쁘고 살뜰히도 보낸다. ‘자아실현’을 바라고 이 가치가 일터에서도 전부인 줄만 알았던 20대를 지나, 현실에서는 정작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만 30대의 직장 생활을 만회하기라도 하듯이. 이 기간에 저자는 대안경제 여행을 테마로 독립출판물을 만들어 유통하고, 예술학교 교장이자 학생을 자처한 친구와 동네 책방을 연 친구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이 책에 적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백수’를 꿈꿨던, 마음만은 천상 백수일지라도 과거에 NGO 활동 등에 활발히 참여하곤 했던 만큼, 저자는 조금이라도 나은 사회를 만드는 일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야말로 저자에게는 백수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품격’이 아니었을까.

‘좋은 사람’을 만나지 않고 이루어낸 독립,
하지만 웃픈 일이 더 많다는 웃픈 현실

30대 비혼 여성으로 살아가는 저자의 삶에서 ‘독립’이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당연히’ 결혼이 전제된 독립을 생각한 부모님의 바람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독립생활을 지향하고 지금도 헤쳐나가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4부는, 특히 혼자 사는 젊은 여성 직장인들에게 큰 공감을 얻으리라 기대한다.
부모님에게 손 벌리기 싫어 간신히 집을 구해보지만 부동산은 세입자를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우주의 힘을 모아 집 상태를 포장하는 데 급급하질 않나, 내놓은 집을 보러 온다며 사생활 따위는 사뿐히 즈려밟기 일쑤다. 어디 그뿐인가, 쥐꼬리만 한 예산에 맞으면서도 마음에 드는 집은 세상천지 어디에 있기나 한 건지. 언제나 위험에 노출된 독거 여성이라는 점은 저자를 더 고달픈 ‘집 찾아 삼만 리’로 내몬다.

니체와 카프카가 우리를 구원하리라!
‘우리는 왜 이렇게 살아야만 할까’에 대한 답을 얻다

알바, 직장, 백수, 독립 생활을 거쳐 이 책은〈존재의 품격〉이라는 사뭇 진지한 5부로 마무리된다. 이쯤 되면 밥벌이의 갖은 풍파를 거치다 보니 저자가 마치 득도(?)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백수 시절 도서관을 즐겨 찾고 독립출판물 제작자도 했을 만큼 책을 가까이하는 저자는 마지막 5부에서 약간은 뜬금없이 니체와 카프카를 불러들인다. 고단한 세상살이를 버티기 위해 저마다 다른 방식을 택하는 가운데, 저자는 자신만의 답을 찾기 위해 철학이라는 길을 찾아낸 것이다.
이 두 인물이 저자에게 가르쳐준 건 역설적으로 당장 직장에서 뛰쳐나가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는 주의였다. 관점을 조금 바꾸었을 뿐인데 저자의 마음가짐은 이들을 만나면서 급선회한다. 이들의 텍스트로 뒤통수를 된통 얻어맞고 나서 그는 진정 ‘품격 있는’ 삶을 찾아 스스로 공부를 시작했고, 그 공부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20대와 40대 사이에 낀 30대,
어설프고 애매하지만 그것대로 괜찮지 않을까

저자는 30대가 몹시 애매한 세대라고 생각한다. 20대와 40대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세상을 다 아는 어른이라고 하기엔 아직 미성숙하고, 간혹 20대의 개념 없음에 헉 소리가 나는, 꼰대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말한다. 지금 이 순간이 애매하다고 투덜대지 않고 이것도 하나의 과정임을 온몸으로 알아가고 싶다고. 40대, 50대가 되어 30대의 자신을 돌아본다면 참 별거 아닌 거에 울고 웃었구나, 그런데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부정하지 않고 담담하게 추억하고 싶다고. 한편으로는 먹을 만큼 먹은 자신의 나이도 좋고 가끔은 40대가 기다려지기도 한다.
저자는 위태로운 삶을 사는 우리가 적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지독해지지는 않기를, 사람으로서의 ‘품격’만은 잃지 않기를 바란다. ‘먹고사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연대하는 30대에게 주어진 밥벌이에 정답은 없기에, 그의 고민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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