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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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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쪽 | 규격外
ISBN-10 : 894754390X
ISBN-13 : 9788947543903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반양장) [반양장] 중고
저자 고미숙 | 출판사 프런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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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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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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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백수 연암에게 배우는 생존의 지혜!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연암의 청년 시기와 요즘의 청년들을 오버랩하며 연암의 발자취로부터 배울 수 있는 행복한 백수의 삶을 일깨우는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우리가 맞이해야 할 잉여 시대는 코앞에 왔지만 그것을 활용하며 행복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지금,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과 함께 자립 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저자가 그 안에서 얻은 노하우를 고전의 지혜와 버무려 전한다.

호사스러운 삶을 누리기에 충분한 배경과 능력을 가졌음에도 청빈한 삶을 택했던 연암. 돈이 없으면서도 호탕한 태도를 유지하며 제도 속 권력, 부의 유혹으로부터 스스로 해방될 줄 알았던 연암의 삶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저자는 일, 관계, 여행, 공부의 키워드로 청년의 삶을 구분해 연암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갔는지 따라가며 그의 당당한 자신감을 배울 것을 제안한다.

1장에서는 노동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밥벌이를 하고 자존감을 지킬 것인가를, 2장에서는 고립과 소외를 벗어나 어떻게 능동적으로 관계의 주체가 될 것인지 살펴본다. 3장에서는 글로벌 시대를 맞이하여 여행이 어떻게 청년들의 욕망과 접속하게 되었는지, 4장에서는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공부라는 활동을 어떻게 일상과 결합할 것인가를 탐구한다. 이를 통해 백수 시대에 백세 인생을 살아가는 전략을 찾고 각자의 현장에서 각자의 속도대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전해준다.

저자소개

저자 : 고미숙
고전평론가
본 투 비 백수. 20대에는 청년 백수, 30대 중반엔 박사학위를 받고도 중년 백수가 되었다. 그래서 아예 ‘고전평론가’라는 직업을 만들어버렸다. 혼자는 너무 심심하고 외로워서 공부공동체를 꾸렸다. 우여곡절을 거쳐 현재는 ‘감이당(&남산강학원)’이 본거지다. 2080세대가 함께 꾸려가는 대중지성 네트워크라 생각하면 된다. 주요 활동은 ‘읽고, 쓰고, 말하기’. 그것으로 밥벌이도 하고 수많은 벗들을 만나고 계속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다. 이 행운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목차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 ‘청년 백수’를 향한 세 가지 제안

1장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밥벌이와 자존감
1 청춘은 ‘푸르지’ 않다-우울증 앓는 청년들
2 금수저가 부럽다고?-허세 또는 방탕
3 ‘안정된 삶’이라는 신화-노동은 소외다!
4 밥벌이와 자존감-소비와 부채로부터의 해방
5 대박은 정말 ‘대박’일까?-생명 주권을 수호하라!
6 슬기로운 백수 생활-당당하게 유쾌하게!
*청년과제 1 : 노동에서 활동으로-자기 삶의 매니저가 되자!

2장 우정, 백수의 최고 자산-친구는 제2의 ‘나’
1 관계는 화폐에 선행한다-인맥에서 인복으로
2 혼밥이 슬픈 이유-‘외로움’의 정치경제학
3 연애보다 우정- 벗을 만나는 기쁨
4 ‘자의식의 감옥’에서 탈출하라!-지성과 유머
5 술, 그리고 버스킹-일상을 축제로!
6 우정은 파동이다!-연암과 여성, 연암과 동물
*청년과제 2 : 고립에서 공감으로-우정의 기예를 연마하자!

3장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로-청춘은 유동한다
1. 백수의 특권, 주유천하!-집에서 탈출하라!
2. 걸음아, 날 살려라!-‘골방’에서 ‘광장’으로
3 세상은 넓고 공짜는 많다!-공유 경제에 접속하라
4 먹방과 셀카를 넘어-여행의 기술
5 관찰하라! 기록하라! 감응하라!-접속의 기예
6 ‘길’ 위에서 ‘길’ 찾기-유동하는 청춘, 움직이는 길
*청년과제 3 : 방황에서 탈주로-노마디즘으로 무장하자!

4장 배움에는 끝이 없다-네버엔딩 쿵푸!
1 ‘시험지’ 밖으로 튀어라!-‘시험 기계’에서 ‘쿵푸 팬더’로
2 삶의 주인이 된다는 것-두려움과 충동으로부터의 해방
3 알파고는 ‘딥’ 러닝! 백수는 ‘덤’ 러닝-백 권의 고전에 도전하라!
4 ‘크리에이터’의 기본기-말하기, 그리고 글쓰기
5 운명의 지도를 탐사하라!-인생의 멘토는 천지자연
6 하루가 일생이다!-삶의 목적은 ‘삶’ 그 자체
*청년과제 4 : 반복에서 생성으로-지혜의 파동에 접속하자!

나오는말 : 백수는 미래다─백수 시대·백세 시대를 향하여!

부록
명랑한 백수생활을 위한 100개의 강령(줄여서 ‘명백한’ 강령)
백수는 100권의 책을 읽는다(일명, 백수의 ‘백’북스)!
주요 참고 도서

책 속으로

우리 시대 청년들은 연암이 몹시 의아할 것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는데, 왜 그걸 포기해? 우린 흙수저라 정규직 레이스에서 배제가 된 건데…. 이렇듯 청년 담론에는 예외 없이 ‘수저 타령’이 등장한다. 언제부턴가 ‘스펙’이란 말이 ‘수저’로 대체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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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청년들은 연암이 몹시 의아할 것이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는데, 왜 그걸 포기해? 우린 흙수저라 정규직 레이스에서 배제가 된 건데…. 이렇듯 청년 담론에는 예외 없이 ‘수저 타령’이 등장한다. 언제부턴가 ‘스펙’이란 말이 ‘수저’로 대체된 느낌이다. 신분도 아니고 계층?계급도 아닌 수저! 그리고 금?은?흙의 구분. 기준은 오직 화폐의 양. 근데 은수저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럼 결국 금과 흙, 두 가지만 남는 셈인가. ‘수저론’에 비추어보면 연암은 불가사의다. 아무리 우울증을 앓았기로 금수저에서 흙수저로 가는 역발상은 상상해보지 못했을 테니 말이다. 거기에는 일단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면 스펙은 절로 갖춰질 것이고, 그러면 최고의 연봉을 보장받는 정규직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이 자리한다. 바로 이 환상 때문에 우울한 거다. 청춘의 자유와 활기는 화폐가 결정하는데, 이 화폐를 확보하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하지만 금수저 출신들은 이미 화폐를 두둑이 확보했으니 저만치 앞질러 가는 듯 보이고, 흙수저 출신인 나는 취업의 장벽조차 넘지 못하고 있으니 ‘이 레이스는 하나 마나 이미 끝났다’는 생각에 압도당하는 것이다. 틀렸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전에 꼭 짚어야 할 사항이 하나 있다. ‘화폐가 삶의 유일무이한 척도인가’ 하는 인문학적 성찰은 제쳐두고라도 ‘금수저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일까?’에 대한 질문과 고민이 전혀 없다는 사실이다. 1장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2. 금수저가 부럽다고?-허세 또는 방탕 中 삶은 ‘레알’이다. ‘레알’에 충실하려면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일상의 악마는 소비와 부채다. 그 악마에게 낚이지 않으려면 생활의 전 과정에서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치밀하게 단호하게! 다행히 요즘엔 전 세계적으로 ‘미니멀리즘’이 부상하는 중이다. 일본에선 필요 없는 물건을 없애고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0엔 생활의 추구’가 대세라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의 물질적 풍요에 질린 점도 크다. 솔직히 중산층 아파트를 장식하는 온갖 인테리어와 상품들 중에 꼭 필요한 것이 얼마나 될까? 또 그 물건들과 교감하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하긴 그 이전에 아파트 자체가 주거 공간이 아니라 거대한 상품이다. 거기에서 좋은 삶, 좋은 관계가 만들어지기는 애당초 글렀다. 그러니 그런 삶에 회의가 드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백수들은 이런 흐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이런 시대에 소비 충동에 휩싸여 쓸데없는 물건을 ‘사대는’ 것은 정말 후진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소비 충동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까. 소비를 줄일 수 있다면 부채에서 벗어나는 건 시간문제다. 그리고 소비와 부채의 망령만 떨쳐내도 두 발로 당당하게 걸을 수 있다. 그게 바로 자립의 진수다. 1장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4. 밥벌이와 자존감-소비와 부채로부터의 해방 中 ‘길의 시대’의 여행은 이래서는 곤란하다. 먹고 찍고 긁는, 이 상투적인 리듬과는 모름지기 달라야 한다. 특히 백수는 더더욱 그렇다. 백수의 삶과 여행은 분리될 수 없다. 언제든 떠날 수 있고, 어디서건 텐트를 칠 수 있는 것이 백수의 특권 아닌가. 그렇다면 백수들은 본격적으로 여행의 지혜와 비전을 터득해야 한다. 연암은 그런 점에서 최고의 가이드다. 연암의 여행에는 늘 사람들이 함께했고, 사건과 이야기가 그치지 않았다. 연암은 언제 어디서나 사건을 창조했다. 그리고 그 창조된 사건을 맛깔 나는 스토리로 엮었다. 그 결과물이 《열하일기》다. 《열하일기》는 조선이 낳은 절대 기문이자 세계 최고의 여행기다. 《서유기》, 《돈키호테》, 《걸리버 여행기》 등 그 어떤 여행기와 비교해도 단연 독보적이다. 가장 두드러진 특징 하나. 연암은 여행 내내 끊임없이 말을 건넨다. 역관과 마주배 같은 동행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중원에서 만난 장사치, 거리의 행인, 도사, 지식인 등 그 누구에게도. 신분, 계급, 언어, 그 어떤 장벽도 그의 호기심을 가로막지 못했다. 만주족의 발흥지인 심양에선 비단 장수, 골동품 장수 들을 만나기 위해 야음을 틈타 숙소를 탈출하기도 한다. 가히 접선의 달인이다! 3장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로 - 4. 먹방과 셀카를 넘어 - 여행의 기술 中 이렇게 대학 교육이 황폐화되는 사이에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다. 지난 몇 년 동안 세상은 1인 미디어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유튜브와 팟캐스트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누구든, 언제든 카메라 혹은 마이크 앞에서 자신의 소신과 이야기를 떠들 수 있게 된 것. 동시에 TV는 예능이라는 장르가 전 영역에 침투했다. 뉴스도, 정치 토론도, 인문학도 예능화되는 중이다. 말하자면, 말이 말을 낳는, 뱌야흐로 구술 시대가 도래한 것. 그 말들은 다 글을 전제로 한다. 혹은 그 말들을 엮으면 책이 된다. 20세기엔 말과 글 사이에 아주 깊은 절벽이 있었다면, 지금은 말과 글이 그 간극을 넘어 서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중이다. 말이 글을 낳고, 글이 다시 말의 씨앗이 되는 식으로. 이 정도면 말과 글이 21세기적 생존 전략이 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요컨대, 생산수단은 말, 생산관계는 디지털! 백수한테는 딱 좋은 활동 무대다. 백수는 규율과 제도에 갇힌 노동은 거부한다. 대신 뭔가를 창조하고 관계를 확장하는 활동은 언제든 오케이! 유튜브건 팟캐스트건 자유롭게 활용해서 자기를 표현하면 된다. 기술은 준비되었으니, 문제는 콘텐츠! 결국 이야기가 핵심이다. 이야기를 창조하려면? 거듭 말하지만, 자신을 탐구하고 타자와 접속하기. 취준생과 혼밥족이 위험한 건 그래서다. 접속이 없으면 변용도 불가능한 법, 자기를 알기 위해서도 타자라는 거울이 필요하다. 4장 배움에는 끝이 없다 - 4. ‘크리에이터’의 기본기 - 말하기, 그리고 글쓰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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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고전평론가 고미숙의 관점 바꾸기, '노동 없는 미래'를 대비하는 고전의 지혜 “백수는 인류의 미래다” 틀에 박힌 노동으로부터의 해방, 열린 태도로 사귐, 길 위로 나서는 담대함, 경계가 없는 공부. 세상 앞에 당돌한 연암의 푸름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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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평론가 고미숙의 관점 바꾸기,
'노동 없는 미래'를 대비하는 고전의 지혜

“백수는 인류의 미래다”

틀에 박힌 노동으로부터의 해방, 열린 태도로 사귐, 길 위로 나서는 담대함, 경계가 없는 공부.
세상 앞에 당돌한 연암의 푸름을 배우자.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이번에는 ‘백수로 살기’를 제안한다.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과 함께 자립 공동체를 꾸리면서 얻은 노하우를 고전의 지혜와 버무려 청년을 위한 자기계발서로 엮었다. ‘나머지, 쓸모없음, 버려짐’의 의미로서의 ‘백수’를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매니지먼트하는 프리랜서’로 보는 시각을 제안한다.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이 연암의 청년 시기와 요즘의 청년들을 서로 오버랩하며, 독자들에게 연암의 발자취로부터 배울 수 있는 행복한 백수의 삶을 일깨운다. ‘일, 관계, 여행, 공부’의 키워드로 청년의 삶을 구분한 뒤 연암이 어떤 방식으로 살았는지 따라가며 그의 당당한 자신감을 배우라 말한다.
취업난에 맞닥뜨린 청년들만이 백수는 아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포함해서 중년 백수, 장년 백수도 수없이 많다. 어떤 청년들은 자신의 때만이 가장 힘든 것처럼 방황하기도 하지만, 중장년의 방황은 생각보다 큰 파고를 지녔다. ‘안정된 생활’을 구축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세대들도 삶의 허무함을 마주하며 결국엔 백수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세대에서 백수가 양산된다면, 모든 인간의 종착지가 곧 백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때는 바야흐로 ‘잉여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종말’을 고하고 있고, 당장 실현되는 52시간 근무제는 우리에게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묻고 있다.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국민소득은 3만 불 시대에 진입했고 ‘저녁이 있는 삶’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맞이해야 할 잉여 시대는 벌써 코앞에 왔지만 그것을 활용하며, 더욱이 행복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디서든 당당하며 적절한 무게감과 끝없는 위트를 지녔던 ‘조선 백수’ 연암에게 헬조선에 생존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배워보자.

‘백세 · 백수 시대’를 맞는 우리의 태도

‘백수의 삶’에는 롤 모델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생각해보면 공자, 부처, 노자 등 사상가로부터 소설 속 그리스인 조르바까지 자유의 삶을 희구했던 많은 이들이 바로 백수의 삶을 제안했다. 특히 조선에는 ‘연암’이 있었다. 호사스러운 삶을 누리기에 충분한 배경과 능력을 가졌음에도 청빈한 삶을 택했던 연암. 그에게는 어떤 다른 점이 있을까?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기본적으로 남다른 자존감으로 무장했던 연암의 태도를 본 받으라 말한다. 돈이 없으면서도 호탕한 태도를 유지하며 제도 속 권력, 부의 유혹으로부터 스스로 해방될 줄 알았던 연암의 삶은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 1장 /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밥벌이와 자존감 : 틀에 박힌 노동의 일과로부터 과감히 탈주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 백수는 경제활동을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조직할 수 있는 것’이다. ‘미니잡’을 예로들 수 있다. 짧은 기간 일하는 비정규직을 수차례 옮기며 자신의 리듬에 맞는 노동을 꾸릴 수 있다. 쉬고 싶을 때 쉬어도 되고, 운신의 폭이 넓으니 시간을 내 바이오리듬에 맞게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규칙적이고 일관된 노동, 한마디로 ‘정규직’이란 진정한 자신으로부터의 소외다.
그렇다면 자존감은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바로 소비와 부채로부터 해방될 때 나온다. 자본주의사회에서 ‘소비’란 미덕이다. 하지만 소비가 가져다주는 행복은 그리 길지 않다. 명품과 차, 집을 소유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었던 이전 세대를 돌이켜보면, 어느 정도의 부를 얻는 대신, 자신을 잃어버린 경우가 많다. 요즘은 청년 백수만 있는 게 아니라, 은퇴한 이전 세대의 중년 백수, 장년 백수도 많다. 노동과 축재에 삶을 소진한 나머지 자신을 읽어버리고 뒤늦게 방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 이 또한 가슴 아픈 노릇이다. 고로 ‘공부 - 취업 - 주식?부동산’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날 때 진정한 자신을 찾아 나설 수 있다. 즉, ‘소비’와 ‘부채’의 강력한 자장에서 탈출할 줄 알아야 자존감을 확립할 수 있다.

- 2장 / 우정, 백수의 최고 자산-친구는 제2의 ‘나’다! : ‘혼밥’, ‘혼술’이 진정으로 위험한 이유는 바로 ‘유머’를 상실하게 하기 때문이다. 관계가 상실되면 동시에 유머가 상실된다. 혼자만의 생각에 갇히면 자의식이 팽배한다. 그러다 보면 한껏 확대된 자아와 비루한 현실 간의 경계에서 좌절을 마주하게 된다. ‘외로움’은 그 자체로 사람을 힘들게 하지만, 관계의 행복을 앗아간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
연암은 정말 ‘허물없이’ 사귀는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출신 성분과 직업, 성별을 뛰어넘어 나이조차 장애가 되지 못했다. 심지어 길에서 만나는 이들, 여행에서 만나는 타국인들에게도 서슴없이 말을 건넸다. 특히 백탑청연으로 유명한 친구들은 모두 연암의 성정을 아꼈고 서로의 생각을 허물없이 나누며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꿈을 나누었다.
많은 부를 획득한다고 인생이 행복해지지 않는다. 행복은 기본적으로 ‘관계’에 있다.

- 3장 /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로-청춘은 유동한다! : ‘집’의 시대에서 ‘길’의 시대를 살아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갈구하는 삶은 결국 ‘자유인’의 삶이다. ‘공부를 하고, 취업을 하고, 가정을 이룬다’는 정해진 절차를 밟아온 사람들이 결국에 추구하는 가치는 ‘자유’다. 그렇게 가정을 이루고자 노력을 했으면서도 종국에는 그로부터 벗어난 자유의 삶을 원한다. ‘황혼이혼’, ‘졸혼’ 등의 단어가 유행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이제는 단지 노동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단기적인 여행만 말할 것이 아니라 생애 자체가 ‘정주’에서 ‘이동’으로 그 가치관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인생이 한 편의 여행인 거다.
요즘 청년들의 여행은 거의 ‘맛집 탐험’과 ‘인생샷 건지기’로 요약될 수 있다. 하지만 여행의 본질은 그 지역을 살아보는 것이다. 연암이 그러했다. 《열하일기》에는 외출이 통제된 밤에 월담을 하여, 지역 원주민과 함께 필담을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인들과 필담을 나누며, 그들은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 청취했다. 새로운 문명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이 바로 ‘실학’의 바탕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이렇듯 여행은 자신 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다. 여행 과정에서 타자와 자신을 만나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가지면 된다. ‘길’ 위에서 ‘길’을 찾으라. 그리고 ‘삶’이라는 여행을 채비하라.

- 4장 / 배움에는 끝이 없다-네버엔딩 쿵푸! : 한국의 ‘공부’는 ‘뒤처지지 않기 위한 공부’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붙이지 못한다. 어떤 자격을 갖추기 위한 경쟁과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으로서의 공부는 진정한 공부라고 보기 힘들다. 사실 공부는 나이와 상관없이 생애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다. 물론 자신의 주도로,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하며 세상과 나의 관계를 배우는 공부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 시스템으로는 배우기 힘들다. 시험문제만 주구장창 푸는 공부로 세상을 바라보는 식견이 깊어지지 않는다.
연암은 그 어렵다는 과거 시험에 두 번이나 합격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소과에 장원급제. 그런데 그는 대과에서 백지를 내고 나온다. 이후 여러 차례에 응시했지만 기암괴석이 있는 산수화를 그리거나 답안에 이름을 기재하지 않는 등 기이한 행동을 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온다. 백지 답안을 던지고 나오는 누군가는 한 번쯤 꿈꾸는 로망을 실제로 실천한 배포도 멋지거니와, 연암의 공부는 시험지를 뛰어넘을 줄 아는 진짜 공부였다.
공부의 근간은 기본적으로 말하기, 읽기, 쓰기다. 헌데 우리나라 교육에서는 이런 것들을 배우기가 쉽지 않다. 모든 지식은 먼저 텍스트로 기록돼 있고 그것을 해독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는 것도 결국 ‘읽고 쓰는’ 데서 비롯된다.
‘1인 미디어 시대’와 ‘4차산업혁명’은 ‘이야기’가 상품인 미래를 예고한다. 이야기를 만드는 데는 ‘읽고, 말하고, 쓰는’ 것이 바탕이 돼야 함은 물론이다.

‘백수의 삶’ 뒤집어 보기

고미숙은 논의를 전개하며 ‘백수’라는 단어를 새롭게 정의한다. 대체로 ‘백수’는 ‘쓸모없는’, ‘무가치한’의 의미와 더해져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다. 먼저 이에 벗어나서 백수는 ‘자신의 삶을 보다 주도적으로 디자인하는 프리랜서’로 다시 정의하기를 제안한다. 그리고 읽고, 말하고, 쓰며 새로운 스토리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터’가 될 것을 주문한다.
자신의 생애 리듬을 알고 스스로 삶의 과제를 조정하며, 세상을 자유로이 탐구하고 규칙적인 노동에서 벗어난 경제활동을 시도하라고 말한다. 화폐에 얽매인 삶을 살지 말고 관계가 바탕이 된 행복한 삶을 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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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다들 코로나로 인해 강제 백수 생활 중이지? 집에만 있고 나만 그런가? ...

    요즘 다들 코로나로 인해 강제 백수 생활 중이지? 집에만 있고 나만 그런가? 암튼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으면서 최근 몇 달 동안 경험이나 생각들이 많이 겹치는 부분들이 좀 많았어. 얼마 전이 내 생일이었어 보통 우리들은 생일날 축하의 메시지와 함께 선물을 주지 하지만 어떤 선물을 줘야 될지는 항상 고민이잖아 그래서 당사자한테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나도 그런 쪽에 속하는 편이지. 생일날 어떤 선물을 받고 싶냐는 질문들을 받았어 근데 정말 거짓말 안하고 선물로서 물질적인 무언가로 받고 싶은게 없는거야. 그래서 대답으로 뭐라고 한줄 알아? 집구석 탈출이랑 공부하는 머리 달라고 했어.. 진심이었거든. 물론 옷이라든가 먹거리라든가 물질적인걸 받아도 좋지만 그건 내가 직접 사도 되고 딱히 꼭 필요한게 아니라 그저 사치품이라는 생각이 드는거지 코로나로 인해서 더욱 부각된 것 같고. 내가 평소에 생각하고 계획 했던 것들이 책을 읽고 나니까 아 역시 이런 생각? 예로 들자면 나는 이쁜옷도 많았으면 좋겠고 돈도 어느 정도 넉넉하고 폰도 아이폰이었으면 좋겠어 물질적인것들 아니냐구? 이런 것들을 원하는 이유가 생각해보니 여행 가고 싶어서 그랬던거야 여행가서 이쁜옷 입고 사진 찍고 그러러면 좋은 폰 (아이폰) 이쁜 옷 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거지 거기다 여행을 갈려면 우선 돈이 있어야 가잖아? 경비가 적어도 갈수는 있지만 좀 힘들 것 같으니까. 근데 이런 것들이 다 편견이었다는게 이번 책을 읽고 확실해진 것 같아. 생각해보면 사진도 안 찍고 돈도 별로 안 들고 진짜 아무것도 없었지만 즐거웠던 순간들은 찾을려면 정말 많았는데 이게 다 소셜미디아의 폐허인가.. 왜 그렇잖아 보면 나만 빼고 다 행복하고 진짜 돈도 엄청 많고 즐겁게 지내는 것처럼 보이잖아 근데 막상 그렇게 따라했을 때 행복하기 보다는 오히려 반대로 했을 때 행복하다고 느낀점이 많았어 아마 너희들도 잘 생각해보면 아예 없지는 않을걸? 솔직히 한건 없는데 즐거웠던 날이 있고 한건 많은데 막상 집에 오니 허무하고 내가 이걸 왜 했지 드는 날도 있지 않아? 정말 맞는 말인 것 같은게 사람이 많이 가질수록 더 가지고 싶고 불안해하고 스트레스 받는 것 같아. 많은 사람들이 돈 많은 백수를 꿈꾼다는데 그 돈 많은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나 하나 적당히 먹고 적당히 저축해서 하고 싶은거 하고 살 정도면 좋을 것 같에 그게 월 500 ㅎㅎ 넘 욕심인가? 그래도 이렇게 내가 기준을 잡은거는 뒷배경이 있거든 그것까지 얘기하면 이야기가 너무 길어지니까 여기까지할게 아 그리고 하나 책에서 기억에 남은건데 한국인들은 너무 목표에 연연한다고 말하는데 나는 이게 그냥 성격이 그렇단 말이야 그래서 좀 이해가 안ː어.. 적당한 목표를 가지고 사는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내 생각에 책에서는 목표에만 너무 집중적으로 집착하고 결과 중심으로 보아서 주변의 풍경들을 잘 보지 못하는 그런 것들이 안 좋다고 말하는 것 아닐까? 나한테 적당한 목표는 그 목표를 이루었을 때 성취감을 줌으로서 더 의욕이 나는 좋은 발판 같은 것이거든.

  • 호주머니가 텅텅 비었다. 벌써 며칠째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있다. 자판기에 적힌 숫자는 나를 더욱 작아지게 만들었다. 고작 1...

    호주머니가 텅텅 비었다. 벌써 며칠째 커피를 마시지 못하고 있다. 자판기에 적힌 숫자는 나를 더욱 작아지게 만들었다. 고작 150원이 없어 비참한 기분을 느껴야 하다니. 전국에서 가장 비싼 등록금을 자랑하면서 커피 값은 왜 그리도 저렴했던지,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 쓰디쓴 속을 달달함으로 달래라는 뜻이었던 듯도 하다. 

    가난하면 사람이 비굴해진다. 지출을 줄이고자 안간힘을 쓰다 보면 행동 반경이 줄어든다. 집 밖으로 나가면 지갑 열 일이 넘치므로 가급적 외출을 삼간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왠지 상대가 계속 돈을 쓰면 미안해지고, 그렇다고 내가 내자니 돈이 없다. 최대한 만남을 줄이는 일은 긴축재정에 필수다. 그래서일까. 혼밥족을 쉬이 만난다. 사람 사귀는 게 서툴러서 혼자 밥을 먹었던 나와는 다른 이유에서 많은 이들이 홀로 식사를 한다. 제법 활달한 성격의 소유자마저도 다른 이와의 관계맺기를 꺼리는 현실이라니. 이게 다 백수라서 빚어진 비참함이다. 


    저자는 백수를 예찬했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단다. 더 나아가 오늘날 인류가 겪고 있는 각종 문제의 해결 열쇠를 어쩌면 백수가 쥐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착각마저도 일으키는 문장을 구사하기까지 했다. 그의 색다른 백수 해석론은 나름 탄탄한 백데이터를 자랑했다. 조선 후기 실학의 대가로 언급되는 인물인 박지원이 저자 지원사격에 나섰다. 

    임진왜란 이후 조선이라는 나라는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지배계층은 정신 차리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권력 다툼에 허비했다. 그나마 후기에 실학이라 하여 현실과 동떨어진 지난날의 학문을 반성하는 움직임이 일기는 했으나 이 학풍을 좇은 인물 대다수가 실질적으로 나라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에는 미치지 못했다. 저자가 기댄 인물인 연암 박지원 또한 소외를 겪은 인물이라고 난 알아왔다. 그의 문장은 탁월했으며, 날카로우면서도 유쾌한 관점은 뼈를 때렸다. 그의 가치는 대한민국 대입 시험이 인정했다(?). 책을 정말 안 읽는 사람도 시험지 지문으로 등장한 그의 글을 한 번 이상은 접해 보았을 것이다. 안타깝다. 당대엔 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 수밖에 없었단 말인가. 

    저자는 나의 왜곡된 관점을 허물었다. 오늘날의 표현을 빌리자면 연암 박지원은 ‘금수저’에 속했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정계에 진출할 수 있었는데, 실력이야 모두가 알아줬으므로 벼슬길에 걸림돌이 될 만한 건 없었다. 오래도록 갈망한 무언가를 이루면 기쁨도 잠시, 이후 몰려오는 허망감이 상당하다던데, 연암은 경험에 앞서 이미 그와 같은 사실을 잘 알았다. 그는 자신과 다른 입장, 다른 사상을 취한 이들을 향한 어떠한 관용도 용납이 아니 되는 비정한 세상을 스스로 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여기까지 도달했을 때 나의 생각은 ‘양반이니까 가능했다’로 향했다.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재산이 많다면 굳이 일을 할 필요가 없다. 신분제 사회답게 얼마든지 종을 거느릴 수 있었을 것이다. 연암은 타인의 노동에 자신의 모든 걸 맡기지 않았다. 직접 요리를 하는 양반답지 못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아니, 그에게 신분은 얼마든지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랬기에 박제가의 학문을 높이 여기고 친히 교류에 나설 수 있었다. 어디 박제가 뿐이었겠는가 그와 뜻을 함께한 이들이 도처에 널렸으므로 외로울 새가 없었다. 경제적인 가난보다도 어쩌면 더욱 큰 심리적 위축을 그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적극적으로 노동을 거부하라? 힘겹게 대학 졸업까지 해놓고선 취업을 못 하면 부모의 한숨이 늘기 마련이다. 출근하는 사람들의 그림자만 보아도 서러움이 밀려오는 게 백수라 했거늘, 저자는 그런 백수를 예찬했다. 화폐가 판을 친다. 모든 게 금전으로 환산되는 세상이다 보니 남들보다 거금을 거머쥐기 위한 고군분투가 도처에서 행해지고 있다. 치열한 삶을 살아 그댄 뿌듯한가. 돈을 움켜쥐기 위해 지금껏 붙잡고 있었던 친구를 놓아버리는 누를 범하고 있진 않은지 물을 필요가 있다. 백수는 시간 부자다. 모두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시간이 넘친다. 모두가 시간에 쫓겨 자신이 하고픈 게 무언지 알지도 못하지만, 백수에겐 널린 게 시간이므로 스스로에게 얼마든지 충실해질 수가 있다. 많은 시간을 스스로 조율하는 존재, 충분한 시간을 들여 밥을 먹고, 책을 읽고, 걸을 수 있는 존재. 심지어 백수는 애초부터 가진 게 별로 없으므로 적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 백수야말로 쓸데 없는 쓰레기를 양산 않는 생태주의자요, 타인에게 긴장감이나 경쟁심, 적대감 따위를 일으키지 않는 평화주의자다. 모든 게 노동과 화폐만을 바라보는 세상에서 다른 시선, 다른 눈빛으로 다른 걸 갈망하는 백수. 아, 백수가 그리도 좋은 건 줄 알았으면 지난 백수 시절을 맘껏 즐길 걸 그랬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므로 어찌할 순 없다. 대신, 지금까지 내가 품어온 백수 이미지를 털어내야겠다. 천하의 박지원도 택하고야만 백수다. 모두가 바라는 정년 보장 따위는 앞으로 점점 더 희귀해질 것이다. 불가능을 어리석게 탐하는 것보다야 남들보다 앞서 백수로 살아가는 적극성을 발휘하는 편이 왠지 더 현명한 태도 같단 생각이 들었다. 


  •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pe**ies01 | 2019.12.15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고미숙이 연암의 청년 시기와 요즘의 청년들을 서로 오버랩하며, 독자들에게 연암의 발자취로부터 배울 수 있는 행복한 백수의 삶을...

    고미숙이 연암의 청년 시기와 요즘의 청년들을 서로 오버랩하며, 독자들에게 연암의 발자취로부터 배울 수 있는 행복한 백수의 삶을 일깨운다. ‘일, 관계, 여행, 공부’의 키워드로 청년의 삶을 구분한 뒤 연암이 어떤 방식으로 살았는지 따라가며 그의 당당한 자신감을 배우라 말한다. 취업난에 맞닥뜨린 청년들만이 백수는 아니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포함해서 중년 백수, 장년 백수도 수없이 많다. ‘안정된 생활’을 구축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던 세대들도 삶의 허무함을 마주하며 결국엔 백수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모든 세대에서 백수가 양산된다면, 모든 인간의 종착지가 곧 백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때는 바야흐로 ‘잉여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은 ‘노동의 종말’을 고하고 있고, 당장 실현되는 52시간 근무제는 우리에게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묻고 있다. 경제상황이 어렵다고 하지만 국민소득은 3만 불 시대에 진입했고 ‘저녁이 있는 삶’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맞이해야 할 잉여 시대는 벌써 코앞에 왔지만 그것을 활용하며, 더욱이 행복하게 누릴 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어디서든 당당하며 적절한 무게감과 끝없는 위트를 지녔던 ‘조선 백수’ 연암에게 헬조선에 생존하는 지혜로운 방법을 배워보자.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과 함께 자립 공동체를 꾸리면서 얻은 노하우를 고전의 지혜와 버무려 청년을 위한 자기계발서로 엮었다. ‘나머지, 쓸모없음, 버려짐’의 의미로서의 ‘백수’를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매니지먼트하는 프리랜서’로 보는 시각을 제안한다.

  • "백수가 해야 할 가장 핵심적 활동은 독서다" (230) ...

    "백수가 해야 할 가장 핵심적 활동은 독서다" (230)

     

     

    "연암의 입장은 확고했다.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녹봉에 최소한의 노동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글쓰기를 할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049)

     

     

    고미숙 작가가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청년들에게.

    돈 따라 인생 허비하지 말고 주체적으로 독서하며 인생을 즐기라는 말이다. 어떻게?

     

     

    책 읽으면 밥이 나오나? 그렇다. 고미숙 작가와 함께 살고 있는 청년공동체에서는 책 읽으면 밥이 나온다. 책 읽는 청년들의 모습을 보며 주변에서 기특하게 생각하고 먹을 것을 제공해 준다고 한다.

     

     

    책 읽으면 돈 나오나? 그렇다. 고미숙 작가가 산 증인이다. 고전 읽기로 산 결과 고전 강독이며 강의며 집필이며 두루두루 먹고 살만한 돈을 번다. 최소한의 쓸 돈만 있으면 되니 나머지 돈은 공동체를 위해 쓴다고 하니 자급자족 공동체다.

     

     

    돈 벌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청년들에게 다가올 미래는 그러지 않아도 살 수 있으니 생각을 전환하라고 한다. 인공지능에다 빅데이터로 사람이 하는 노동을 그네들이 하니 이제 사람은 고차원적인 생산 활동, 독서하며 깊이있는 삶을 사면 된다고 한다. 청년들이여, 돈 따라 살지말고 제발 의미 있는 인생을 살으라!

     

     

    연암 박지원에 대해 누구보다도 깊이 책 읽고 연구한 고미숙 작가는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에서도 청년들의 롤모델로 연암을 등장시킨다. 명문가문의 자제이면서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거부한 시대적 반항아 연암을 배우라고 한다. 맘만 먹으면 정부 고위직도 단숨에 오를 수 있음에도 글 쓰고 싶어, 책 읽고 싶어 갑갑한 철밥통 공무원 길을 걷어 차 버리고 골짝골짝 다니며 자연의 이치를 터득하고 진정한 배움의 길을 선택한다.

     

     

    폭넓은 독서는 연암을 최고의 문장가로 성장시킨다. 대표적인 작품이 열하일기가 아닌가. 정조대왕마저도 흠뻑 빠질 정도였다고 하니. 문체반정은 연암의 마음을 돌이키기 위한 정조의 마지막 카드였지 않나 싶다. 아뭏든 연암은 글쓰기 솜씨는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끝없는 배움을 통해 갈고 닦은 기예며 예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연암은 롤모델이다. 창의성은 독서에서 시작되며 인공지능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백수를 사모하라는 고미숙 작가의 말은 일하지 말고 놀라는 말이 아니다. 지독한 독서의 길을 끈기있게 가라는 단호한 명령이다!

     

     

    청년 백수, 중년 백수, 노년 백수. 100세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백수는 고대할 만한 직업이다. 책 읽고 나누며 삶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으니 말이다.

  •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 ro**4841 | 2019.02.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처음으로 알게 된 고미숙 작가의 책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의 주인공은 연암 박지원이 아니고 현시대를 살고 있는 백수들이다....

    처음으로 알게 된 고미숙 작가의 책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의 주인공은 연암 박지원이 아니고 현시대를 살고 있는 백수들이다. 백수에 대한 정의가 부정적인 시대에 살고 있지만, 고미숙 작가의 시선은 다르다. 백수는 궁극적으로 모든 인간이 추구하는 고귀한(?) 목표라는 것. 백수들은 정규직을 꿈꾸지만, 정작 정규직들은 백수를 꿈꾸는 이 아이러니는 뭐라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5☆ 위에 예비역 병장의 느낌이랄까.

    연암 박지원은 어린 나이에 과거에 급제를 했지만, 세상의 부귀영화, 권력과 지배욕을 버리고 스스로 방랑자가 되어 풍류를 즐기는 소위 선택한 백수가 된다. 백수의 조상쯤 되는 진정한 백수의 롤모델. 하지만 능력이 없어 백수가 된 것이 아닌 연암은 그 어떤 사대부들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한다. 젊은 나이에 그런 통찰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우리 시대 백수들은 참 외롭다. 그리고 괴롭다. 타자의 시선에서는 물론이고 스스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고 자존감은 바닥을 친다. 하지만 백수들이 정규직에 비해 압도적으로 가질 수 있는 재산은 바로 '시간'이다. 청년 백수는 그야말로 '슈퍼리치'다. 자족하는 삶, 세상의 유혹을 간단히 벗어나는 삶, 백수들만이 택할 수 있는 유쾌한 삶의 자세를 꿈꿔보는 시간. 순간적으로 백수도 괜찮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다소 비약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 의미를 되뇌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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