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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양장본 HardCover)
274쪽 | A5
ISBN-10 : 8937486415
ISBN-13 : 9788937486418
정크(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김혜나 | 출판사 민음사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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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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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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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저 중의 루저, 정크! 《제리》로 2010년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혜나의 두 번째 장편소설 『정크』. 3년간 퇴고를 거듭하며 심혈을 기울인 작품으로, 이 시대 루저들의 초상을 그리는 동시에 정크들의 존재론을 제시하고 있다. 정크 푸드나 정크 메일처럼 폐기 처분되어야 할 쓰레기로 취급당하는 그들, 루저 중의 루저인 ‘정크족’의 삶의 단면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그들의 존재 이유를 처절하게 파헤친다.

사생아로 태어난 비정규직 동성애자. 사회적 루저이면서 동시에 정기적으로 보건소에 들러 에이즈 검사를 받아야 하는 성적 소수자인 주인공 성재의 삶을 통해 정크족이 겪는 생존과 자존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존재란 어떤 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축복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무시, 자기 비하와의 힘든 싸움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것임을 보여준다.

저자소개

저자 : 김혜나
저자 김혜나는 1982년 서울에서 태어나 청주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장편소설 『제리』로 2010년 제34회 <오늘의 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목차

정크

작가의 말
작품 해설
루저들의 초상과 정크 소설의 탄생_ 이현우(서평가)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아버지가 있지만 내 아버지가 아니고 애인이 있지만 내 애인이 아니며 꿈이 있지만 꿈에 다가설 수 없다 루저들의 슬픈 자화상 ‘성재’의 그 치명적 사랑과 절망 “더 깊이, 나를 넣어 줘. 빠져나오지 못하게, 완전히 밀어 넣고 놓지 말아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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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있지만 내 아버지가 아니고 애인이 있지만 내 애인이 아니며
꿈이 있지만 꿈에 다가설 수 없다
루저들의 슬픈 자화상 ‘성재’의 그 치명적 사랑과 절망

“더 깊이, 나를 넣어 줘. 빠져나오지 못하게,
완전히 밀어 넣고 놓지 말아 줘…….”

■ ‘문제적 작가’ 김혜나의 ‘문제적 작품’ 『정크』
―‘정크족’의 존재론을 제시하다


‘루저 소설’의 등장은 2000년대 한국 소설의 한 경향이다. 그런데 작가 김혜나는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또 다른 영역을 개척한다. 생활 속의 잡동사니나 망가진 기계 부품 따위를 이용하여 만드는 미술을 일컫는 ‘정크 아트’에 빗대어, 서평가 이현우는 김혜나의 작품들을 “정크 소설”이라 명명하고, 김혜나가 “자신만의 정크 소설을 적극적으로 발명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학평론가 김미현은 『정크』에 대해 또 이렇게 썼다. “작가는 ‘루저 중의 루저’가 겪는 생존과 자존을 문제 삼는다. 루저가 피해자라면, 루저 중의 루저는 자해자다. 다수에 저항하는 소수가 아니라, 소수로 오인되는 다수이기도 하다.” 사생아로 태어난 비정규직 동성애자인 까닭에 보잘것없거나 혐오스러운 존재로 취급당하는 주인공 ‘성재’의 삶은, 이 사회에서 그 자체로 정크 푸드나 정크 메일처럼 폐기 처분되어야 할 쓰레기로 취급당한다. 이 소설은 루저 중의 루저인 ‘정크족’들의 삶의 단면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그들의 존재 이유를 처절하리만큼 집요하게 파헤치고 있다.

■ 루저 중의 루저, ‘정크 소설’의 탄생을 예고하다

“아버지가 있지만 내 아버지가 아니었고, 애인이 있지만 내 애인이 아니었”으며, 꿈이 있지만 꿈에 다가설 수 없다. 어쩔 수 없는 현실 한가운데 놓인 성재가 자신의 결여를 채울 수 있는 방식은 화장을 통해 다른 존재로 변신하거나 마약을 통해 자신을 망각하는 것이다. 자신의 현실을 잊어야만 겨우 존재할 수 있다는 게 성재의 역설적 현실인 셈이다.

사회적 루저이면서 동시에 정기적으로 보건소에 들러 에이즈 검사를 받아야 하는 성적 소수자인 성재에게 과연 희망이란 가능한 것일까? 삶의 단 한 순간도 더는 견딜 수 없는 환멸과 고통, 그 절망의 끝에서 성재는 과연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존재’란 어떤 이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축복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무시, 그리고 자기 비하와의 힘겨운 싸움을 통해서만 간신히 얻어 낼 수 있는 자격인 것이다. 소설가 윤후명이 “젊음은 언제나 속속들이 아프다. 이 시대 젊음의 헝클어진 모습이 적나라하게 나타나며 가슴을 죈다. 여지없이 드러난 피폐한 얼굴은 더욱 처절하게 파헤쳐져서 앙상한 뼈만 남은 몰골이다. 한 줄 한 줄에 배어 있는 방황과 함께 젊음을 마주하면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것도 바로 이런 까닭에서다.

작가 김혜나의 진화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그것이 이 신인 작가의 목소리에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며, 이 낯설고도 새로운 작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리라.

■ 작품 해설 중에서

『정크』는 그렇게 자기 자신을 “쓰레기 같은 새끼”라고 부르는 주인공의 고투, 존재를 위한 고투를 그리고 있다고 말해도 좋겠다. 어떤 이들에게 존재는 자연스러운 축복이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무시, 그리고 자기 비하와의 힘겨운 싸움을 통해서만 간신히 얻어 낼 수 있는 자격이다. 김혜나의 ‘정크 소설’들은 이 시대 사회적 루저들의 초상을 그리면서 동시에 정크들의 존재론을 제시한다. 작가의 고투와 함께 한국 소설의 영역이 좀 더 확장되었다.
―로쟈 이현우(서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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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정크 | zi**37 | 2013.04.05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표지가 순정만화같은 느낌을 주는것과는 달리   소설은 굉장히 어둡다 주인공인 이성재는 첩의 자식이다 ...
    표지가 순정만화같은 느낌을 주는것과는 달리  
    소설은 굉장히 어둡다
    주인공인 이성재는
    첩의 자식이다 그래서 성도 어머니의 성을 따랐고
    어머니는 노래방도우미를 하신다 노래방도우미의 일특성상 술믈 많이 마셔야해서 새벽이면 화장실에 달려가 토하고
    늘어져자는 어머니를 보며
    성재는 어서 집을 떠나서 독립하고싶어한다
    어쩌다 한번씩 찾아오는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람
    자신에게 말한마디 걸지도 않고 보려하지도 않는
    그저 돈 몇푼 놔두고 가는것으로 자신의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그런사람
    부모에게 자신의 존재가 거추장스럽고 필요없는 존재로 여겨진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그는 성소수자인 동성애자이다
    그런 자신을 보고 자신을 쓰레기로 여긴다
    독립을 위해서 살아가기 위해서 그는 메이크업을 배우고 그쪽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세상은 그리 만만치않고 과정을 이수해서 자격증을 땄지만
    현실은 매번 이력서를 내고 떨어지고의 반복
    그래도 포기할수없기에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고 이력서를 내고 면접을 보고 떨어지고 좌절하고의 연속
    그런 자조감을 이기지못해 약에 취하기도 하고 잠으로 도피하기도 한다
    그시간만큼은 자신을 내려놓을수있어서일까
    성재에게는 애인이 있다
    그러나 그는 유부남이다
    민수형이라고 부르는 그의 애인은 의사인데다가 유복한집의아들이었고
    부자의 사위로 들어가서 병원도 받고 딸까지 낳았다
    그와 행복하고싶은데 그를 가지고싶은데 그럴수없다
    자신이 원하는건 가질수없음에 분노하고 좌절한다
    메이크업아티스트가 되는것도 아니꼭 아티스트가 아닌 관련업종에 취직하는것도
    나와 비슷해서 그와 동성결혼이 허락되는곳에서 결혼하면 어떨까 꿈꿨던일도
    아니 그는 애초에 자신이 태어난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는듯하다
    누구도 원치않았던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환멸이랄까
    결혼전후로 달라진 민수형에게 상처받는다 자꾸만 자신에게 뭔가를 사주고 보상해주려는 그에게
    그런것을 원하는게 아닌데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싶다가도 성재의 모순은 그럼에도 죽음을 두려워하고
    살고싶어한다는것일까
    아버지가 죽은후에야 그는 아버지의 부재와 그에대한 컴플렉스에서 벗어날수있었을까
    아버지와 상관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그것이 그의 본심은 아니었을것이다
    읽는내내 끊임없이 상처받고 세상으로부터 내쳐지는 그가 너무 가엾기도 했고
    죽을만큼 힘들어하면서 그가 하나의 껍질을 벗어난것같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위해서 노력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노래방 도우미 엄마, 인정받을 ...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위해서 노력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노래방 도우미 엄마, 인정받을 수 없는 아버지, 취직에서 밀려나고 화장품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전부인 성재는 약물에 의존하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동성 애인도 아닌 친구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를 맺고 있다. 그리고 그에게 있는 친구란 하고 싶을 일도 없이 그저 시간만 죽이고 있는 동창생, 성전환 수술을 하거나 약물 중독자인 친구 뿐이다. 성재 자신의 상황도 그들과 별다른 차이조차 느낄수 없는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어디 하나 마음 둘 곳 없는 성재에게 민수는 놓고 싶기도 놓고 싶지도 않은 묘한 인물이다. 게다가 스스로가 점차 루저에서 그 이하로 떨어지는 상황에 놓인다. 성재를 보고 있으면 단순히 88세대네 이태백 세대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 동시에 현재에 이미 절망적인 위치에 내몰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뭔가 그 상항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기적으로 보건소에 에이즈 검사를 받으러 가야 하는 그는 성적 소수자이다. 어디에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자신의 자리조차 찾지 못하는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죽음 뿐이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의 죽음에서 빈소에 발을 들이는 것조차 거부당하는 일처럼 그의 절망적인 모습들이 하나 둘 표현될 때마다 보는 내내 답답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그의 선택을 과연 내가 말릴수가 있을까 싶은 마음이 든다.
     
    그 자체가 쓰레기라는 의미를 가진 '정크'. '정크'는 바로 사회적으로 성적으로도 멸시받고 쓰레기 취급 당하는 성재와 그를 둘러싼 인물들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감을 가질수도 있는 소재일지도 모르지만 내용을 보면 그런 느낌 이상의 것을 읽게 될 것이다. 그들 역시도 사람이라는 것을, 결코 쓰레기로 취급 받아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성재의 삶이 들려줄 것이다.
  • 정크 | wj**bs36 | 2013.03.1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나 어느 정도 입소문을 통해 알고 있는 책...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작가나 어느 정도 입소문을 통해 알고 있는 책들 말고는 책의 표지에 혹 해서 끌리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닌 것 같다. 이 책 역시 책의 표지가 예쁘다고 생각되어 끌리게 된 그런 책이었다. 책을 읽기 전 잠깐의 소개내용을 보고서 그냥 그저 그런 루저들의 이야기라고만 알고 있었던 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책의 표지만큼 내용도 참 예쁘고 아름다울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의 주인공은 우리의 현실적인 상황으로 대입하여 일반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 분명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소설을 읽을 때 그저 재미를 위해 읽기보다는 소설 속의 주인공의 입장이 된다는 생각으로 굉장히 몰입해서 읽는 편인데 글쎄, 이번에는 쉽게 몰입할 수 없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나도 모르게 벗어나고 싶어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더 들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쉽게 말하지 못할 감정이 드는 작품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대체적으로 약간은 불쾌하고 찝찝한 감정을 안고서 읽어 갔으며 책을 다 덮은 후에는 뭐랄까. 도무지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이 교차하여 정리할 수 없어 그저 깊은 숨을 길게 한번 내쉰 후 나의 알 수 없는 감정들을 추스려 보았다.
    아마도 이러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분명 한둘이 아닐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은밀한 사회 속에서의 그들을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에 씁쓸함이 밀려오고 가슴이 아프기도 하였다. 음, 그리고 난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이끌리 듯 이 책을 쓴 저자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기 시작하였다...
  • <서평> 정크 | wh**eguard | 2013.03.1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P.59전동차의 문 앞에 서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지하의 어둠을 들여다 보았다. 어둠은 끊임없이 나에게서...
    P.59
    전동차의 문 앞에 서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지하의 어둠을 들여다 보았다. 어둠은 끊임없이 나에게서 밀려났고, 다시 밀려왔다. 어둠은 이토록이나 빠르게 나에게서 멀어져 가고 있었지만, 그와 마찬가지의 속도로 끊임없이 나에게 밀려들어 왔다. 도망치려 하면 할수록 더 가까이 다가오는 어둠, 그것을 밀어낼 수 없다면, 없는 거라면, 그 안으로 깊이 빠져들어 보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았다. 끝까지, 끝의 끝까지, 완전히 들어가 온몸으로 마주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어둠과 함께 꾸역꾸역 밀려들어 왔다.
    P.61
    이면의 더러움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것과 더러움을 억지로 가려 둔 채 애써 깨끗한 면만 보여 주는 것 중 무엇이 더 더러운 것일까. 사실을 숨기고 감추는 위장술이야말로 진정으로 더럽고 추악한 모습이 아닐 수 없는데, 우리 모두는 결국 그렇게 살기 위해, 진정으로 더러워지기 위해 이토록이나 애를 쓰며 아득바득 경계선 안으로 넘어서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P.104
    "현실은 너무나 밝은데, 나는 그게 무서워. 이 밝음 뒤에, 안전해 보이는 세계의 밑에 엄청난 어둠이 깔려 있는 것 같아. 그것을 깔고 있는 이 세계가 무서워.나는 도저히 여기 있으 수가 없어. 온통 어둠뿐이라는 것을 모르면 모를까. 알고 있는데, 훤히 다 보이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척, 아무렇지도 않은 척, 그렇게 살 수가 없어.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 무서워, 성재야."
    P.105
    "왜 모든 것에는 끝이 있는 거야? 나는 끝나지 않는데, 이렇게 살아 있는데, 죽어도 끝이 아닌데, 왜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은 자꾸만 끝이 나는 거야? 왜, 내가 좋아하는 것은 자꾸만 끝이 나고, 왜 내가 싫어하는 안 좋은 현실만 끝없이 이어지는 거야, 왜?
    P.135
    사람이란 부딪히고 싶지 않은 존재이면서 부딪히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이기도 했다.
    P.151
    "어떠한 삶을 살아도 문제는 계속 이어져. 하나가 해결됐다 싶으면 또 하나가 터지고, 또 터지고 .....나는 정말 힘겹게 산을 넘어 왔는데, 겨우 다 넘었구나, 생각하는 순간 눈앞에 더 커다란 산이 버티고 있었던 거야. 되돌아갈 수는 없으니까 넘어서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잖아.정말로 가기 싫은데, 가야만 하는 순간이니까, 가지 않을 수가 없는 거 있지."
    P.201
    바다 위에서 표류하는 동안은 바닷물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는 이야기.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심해져 결국에는 죽음에 이르고 만다는 바닷물처럼, 만나면 만날수록 극심한 소외와 그로 인한 외로움에 시달려야 했지만 그나마라도 만나지 않으면 더 커다란 허무와 고독을 마주하게 되어 견딜 수 없었다.
    P.231
    죽는 게, 힘들고 괴로웠다. 나에게는 늘 사는 게, 살아가는 게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는데, 그와 마찬가지로 혹은 그보다 더 힘들고 괴로운 일이 바로 죽는 일이구나, 라는 생각이 죽음의 문턱 바로 앞에서 나에게 밀려 들었다.
    P.249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나는 늘 어디론가 가고 있었다. 항상, 어디로도 가고 싶지 않았지만, 어디로든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출발 시간에 맞추어 버스에 올라탄 뒤 좌석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았다. 저 안에 있을 적에는 알지 못했는데, 지금 이 안에서 저기를 바라보니 날이 매우 흐렸다. 해가 뜨기는 떴을 텐데.....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조금 전까지 저기에 있었는데 지금은 여기서 저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전혀 보이지는 않지만, 그 지점이 분명 어딘가에는 있을 것이다. 흐릿한 공기를 뚫고 흐릿한 나를 넘어서, 나는 계속 가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이른바 "루저"라고 불리우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아낸 소설이다.
    소설을 읽는 내내 마음이 꽤 무거웠다. 어쩌면 남의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 소설속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닌 이야기 그래서 더더욱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던 것은 아니였나 생각 되었다.
    성 소수자이면서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히 삶을 이어나가고 있는 주인공. 원대한 꿈을 꾸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삶 속에서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세상은 그를 자꾸만 밀어 내려고 한다.
    성 소수자에 대한 인식이나 시선이 여전히 좋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그들의 삶을 단편적으로 문학적인 측면에서 보여준다는 점이 신선하기도 했지만 잘못 받아들인다면 그들에 대한 인식이 더 안 좋아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나 또한 말로는 성 소수자들을 이해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직접 내 삶속에서 그들을 겪는다면 여전히 조금은 뭐랄까 좋지않은 시선으로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틀린것과 다른것을 구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에는 여전히 나는 아직 철이 덜 들었나 보다.
     
  • 정크 | a8**715 | 2013.03.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정크   미래엔 무언가 달라질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란 정말이지 근거 없고 허황된 것이 아니었을까. 삶은 결...
    정크
     
    미래엔 무언가 달라질 거라는 기대와 믿음이란 정말이지 근거 없고 허황된 것이 아니었을까. 삶은 결코 끝나거나 달라지지 않고 끝없이 이어지만 했다. -P.75-
     
    책을 있는 내내 그리고 책을 읽고 나서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어두운 기운이 나를 엄습해왔다. 성재의 불안한 상태를 두고 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어쩔 수 있는 것도 아니었겠지만, 그나마 성재가 책속의 성재로 살아있는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만일 진짜 성재가 내 옆에 있었다면 토닥토닥 해주고 싶었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아마도 나는 그렇게밖에 해 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이라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성재 곁에 없다는 게 더 가슴이 아팠다.
     
    스물일곱 살의 성재는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꿈꾸지만 취업난에 취직을 못하고 화장품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하고 있다. 그에게 집은 매일 술에 취해 들어와 토악질을 해대는 엄마와 일주일에 두서너 번 집에 와서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고 탁자위에 돈을 놓고 가는 아버지가 전부다. 그런 집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외롭다고 느끼는 혼자일 때보다 더 서글프게 외로운 시간속의 가족은 그를 더 혼자가 되고자 하는 삶으로 밀어 넣고 있었다.
     
     
    아는데, 너무 아픈데, 사실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다 부숴 놓아도 전혀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부수고 또 부숴 보아도, 진짜로 부서지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나만, 나만 자꾸 깨지고 부서져 흘러내렸다. 내가 던진 부메랑이 나에게 날아오는 것처럼, 내 안 깊은 곳에서부터 시작된 상처가 더 깊이 나를 파고들었다. -p157-
     
    그런 그에게 오로지 마약만이 그를 살게 한다. 사는 게 지긋지긋하고, 견딜 수 없을 때마다 마약은 오로지 그는 존재한다고 믿게 해주었다. 유일하게 그의 안식처가 된 사랑하는 사람은 이미 다른 여자와 결혼을 하여 아이까지 낳아버렸다. 남자를 사랑하는 나에게는 그의 결혼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느끼면서도, 나는 아이는 낳아 줄 수 없으니까, 이해하고 싶지만 서운한 마음이 감춰지지 않은 채로 아내가 없는 어느 날 찾아간 그의 집 화장실에서 유리를 깨버린다. 그렇게 그는 분노하고 있었다. 그에게 그리고 본인 스스로에게. 그렇게 점점 더 철저히 혼자가 되어버리고 있었다.
     
     
    죽도록 도망치고 싶었지만 죽어도 도망쳐지지 않는 이 현실, 내가 서 있는 이곳, 나, 라는 인간, 나, 라는 인간의 더럽고 구질구질한 생애가 두렵고 무서워 이가 덜덜 떨렸다.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고, 아무리 멀리 도망쳐도 결코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위해서 나는 끊임없이 살기를 반복하고 있었지만 단 하루도 제대로 살아있지 못했다. 나는 늘 잠들어있었고, 죽어 있었다. -p.175-
     
     
    그런 그는 내가 게이인지 모르는 엄마에게, 첩의 자식을 (자식으로) 본 듯 못 본 듯이 대하는 아버지에게, 그리고 민수형에게 그가 원하는 직업을 향해 살고 싶은 삶에게 구걸하는 자신이 죽도록 싫다고 했다. 6개월에 한 번씩 에이즈 검진을 받으러 가는 순간 게이처럼 보이지 않으려 애쓰는 그의 모습에서 그는 자꾸 살아가는 내가 싫다고 했다. 클럽에 가서 술을 마시고 마약을 하고 동물이 먹이를 찾아 사냥을 하듯 본래의 목적을 상실한 영화관과 찜질방을 드나들며 그는, 그는 점점 더 작아지고 있었다. 멀어지고 있었다. 죽어가고 있었다. 그는 숨을 쉬지만 살아있지 않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10여 년 전 성전환 수술을 한 은주와 물뽕으로 생을 마감한 그의 친구 형민.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민수형까지 철저히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 나로부터 우리로부터 벗어나 혼자만의 독단적인 삶을 살아가는.
     
    살고 싶었다. 어떻게는 살아서, 살아남아서, 구원받고 싶었다. 죽음이 아닌 나 자신으로, 존재 그 자체로, 구원받고 싶었다. -p232-
     
    빨리 집을 나가버리는 꿈을 꾸는 그. 혹 아버지가 죽어 유산이라도 받길 바리는 꿈. 그런 꿈마저도 허황된 망상이 되어버린 현실 앞에 그는 슬픔이 채 슬픔으로 다가오기 전에 이미 슬픔을 끝내버렸다. 나는 그가 정말 죽고 싶어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말대로 죽고 싶어서가 아니라 사는 게 힘에 겨워서 살아갈 수 없어서 그의 반대로 죽음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고, 그렇다면 결국 그는 살고 싶은 거라고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런 그의 마음이 그를 죽음이 아닌 삶으로 길을 이끌고 있었다.
     
     
    죽었구나. 나는 이미, 오래전에 죽어버렸구나, 생각하는 순가, 발끝에서 누군가 나를 밀어 올렸다. 그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나를 떠받치고 있었다. 나를 죽이려고, 기회만 노리고 있는 줄 알았던 괴물이, 사실은 나를 살리려고 애쓰고 있었다. -p233-
     
    다시 시작된 그의 삶이 방끗 웃는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진 않을 것이다. 어쩌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변하지 않는 삶의 반복이 다시 그를 힘들게 할 수도 있다. 부모님이 나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산다고 믿고는 스스로에게 ‘쓰레기’라고 생각하는 성재에게 다시 엄마는 어쩜 돈을 벌기 위해서라도 다시 술에 취해 들어올 테고 그나마 주에 한두 번이나 마주쳤던 아버지의 부재로부터 느끼는 절망감에서 그는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깨달았을 것이다. 마지막에 쏟아낸 아버지라는 그 말은 어쩌면 그의 안에서 외치는 나는 살고 싶다는. 그 말일수도. 
     
     
    오랜만에 좋은 책을 만났다. 나는 나를 생각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 좋다. 나를 어찌하게 하지 못하게 만드는 책이 좋다. 성재가 그랬다. 어쩔 줄 몰랐다. 책을 읽고 오랜 시간 책의 성재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계속 머물러 있었다. 자꾸 생각이 났다. 3년이라는 오랜 시간 공들인 작가의 고민이 책속에 묻어났다. 작가가 성재를 안쓰러워하는 마음도 느껴졌다. 그런 또 다른 성재가 어쩌면 내 곁에 머물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더 아팠다. 세상이 바라보는 그의 모습과 그런 성재의 눈에 비친 세상의 모습이 묘하게 일치하는 듯 전혀 다른 듯 오묘한 모순적인 느낌을 받았다. 그건 어쩌면 나는 한낱 힘없는 인간이기 때문은 아닐까? 무얼 어찌할 수 없어서 발만 동동 구르는 게 전부인. 그녀의 전작이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녀의 다음 신작이 기대되었다. 그녀의 책속의 '루저' 혹은 '쓰레기'라고 불리는 또 다른 그들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서평을 마친다. 그리고 생각한다. 산다는 건 참 외롭구나. 성재가 제발이지 행복했으면, 아니 적어도 울진 않았으면 좋겠다. 조금만 더 따뜻한 시선이 그에게서 머물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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