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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쪽 | B6
ISBN-10 : 8932909067
ISBN-13 : 9788932909066
인간(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 역자 이세욱 | 출판사 열린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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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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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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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후의 한 남자와 한 여자, 외계인에게 납치되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인간』. 희곡의 일반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는, 소설과 희곡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으로, 외계인에 의해 납치되어 우주 어느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힌 인류 최후의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벌이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작가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란 과연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 존재인지를 진지하게 묻는다.

투명한 유리벽에 갇혀 있는 한 남자 라울. 그는 거기서 벗어나려고 애쓰다가 한 여자 사만타를 만난다. 서로를 경계하며 짐승의 울부짖음을 주고받던 그들은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을 알게 되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왜 그곳에 있어야 하는지 고민하던 그들은 긴 토론 끝에 자신들이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우주 한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혀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이 인류 최후의 한 남자와 한 여자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그들은 그곳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지만, 자신들의 상황에 서서히 지쳐 정체 모를 집단을 비난하기도 하고, 자멸하려고도 하고, 종교로 합리화하기도 한다. 결국엔 인류의 '번식'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데…. [양장본]

저자소개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이다. 1961년 툴루즈에서 태어나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별들의 전쟁> 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 ?유포리Euphorie?를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 G. 웰스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 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가, 드디어 1991년 120여 회의 개작을 거친 ??개미??를 발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이후에도 세계 밖에서 세계를 들여다보게 하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죽음과 삶을 넘나드는 영계 탐사자를 다룬 ??타나토노트??, 명상을 통해 자기 내면세계로의 여행을 안내하는 ??여행의 책??, 인류 진화의 수수께끼를 본격적으로 탐구한 과학 스릴러 ??아버지들의 아버지??, 천사들의 관점을 통해 무한히 높은 곳에서 인간을 관찰하고 있는 ??천사들의 제국??,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우리의 상식을 깨는 『나무』, 희망을 찾아 거대한 우주 범선을 타고 우주로 떠나는 14만 4천 명의 이야기 『파피용』 등으로 짧은 기간 내에 프랑스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의 작품들은 이미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1천 5백만 부가 넘게 판매되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Paradis sur mesure』 역시 열린책들을 통해 2009년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다.

역자 : 이세욱
이세욱 1962년에 태어나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1~4), 『나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뇌』(전2권), 『타나토노트』(전2권), 『개미』(전5권), 『아버지들의 아버지』(전2권), 『천사들의 제국』(전2권),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 『여행의 책』, 움베르토 에코의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전2권),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무엇을 믿을 것인가』(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공저), 장클로드 카리에르의 『바야돌리드 논쟁』, 미셸 우엘벡의 『소립자』, 미셸 투르니에의 『황금구슬』, 카롤린 봉그랑의 『밑줄 긋는 남자』,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 파트릭 모디아노의 『발레 소녀 카트린』, 장 자끄 상뻬의 『속 깊은 이성 친구』 등이 있다.

목차

목차가 없습니다.

책 속으로

「세상에! 내가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뭔데?」 「저들은 우리가 서로 붙잡고 있을 때 음식을 내려 줘요. 당신 생각엔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아요?」 「모르겠어.」 「저들은 우리가 싸우면 전기 충격을 가해요. 당신은 그 이유가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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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내가 왜 진작 그 생각을 못했을까?」
「뭔데?」
「저들은 우리가 서로 붙잡고 있을 때 음식을 내려 줘요. 당신 생각엔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아요?」
「모르겠어.」
「저들은 우리가 싸우면 전기 충격을 가해요. 당신은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요?」
「수수께끼 놀이는 그만 하고 어서…….」
「이건 하나의 놀이고 하나의 구경거리예요. 어딘가에 관객이 있어요. 저들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마치 우리가 햄스터들에게 바퀴를 넣어 주듯이 커다란 바퀴를 우리에게 준 거예요. 저들은 우리가 어떤 특정한 행위를 하도록 격려하고 있어요.」
「그게 뭔데?」
「저들이 원하는 건 우리가…… 사랑의 행위를 하는 거예요.」
「지금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생각해 봐요.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 주면, 이 쇼는 더 일찍 끝날 것이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분명히 말하건대, 만일 상이 있다면 내 몫까지 당신에게 줄게요.」
- 본문 73~74페이지

사만타는 라울의 두 팔을 무릎으로 깔고 앉은 채 강제로 입을 맞춘다.
「아니, 어쩜…… 어쩜…….」
사만타는 아주 천천히 일어나서 자기 입술을 만진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녀는 확인해 보려고 다시 한 번 그에게 입을 맞춘다.
「오, 세상에, 나의 매력적인 왕자가 바로 <당신>인가 봐…….」
그녀는 한숨을 돌리고 나서 소리친다.
「당신이야! 내가 줄곧 기다려 온 사람이.」
그들은 격렬하게 키스를 나눈다.
먹을 것이 함박눈처럼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사만타는 라울을 일으켜 세우더니 자기의 종을 오두막으로 데려간다.
그들은 서로 간지럼을 태우기라도 하는 것처럼 깔깔거린다. 처음엔 그녀의 웃음소리가 더 크게 들리더니 이내 둘의 웃음소리가 사이좋게 어우러진다.
천장이 열리고 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두 개의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외계 동물의 어린 수컷이 자기 행성의 언어로 묻는다.
「어때? 뭐가 보여?」
외계 동물의 어린 암컷이 대답한다.
「종이 밑으로 숨어 버렸어.」
- 본문 179~181페이지

이 작품은 작가가 굳이 희곡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소설로도 얼마든지 읽힐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의 글입니다. 실제로 프랑스의 독자들 가운데는 이 책을 소설로 읽은 사람이 많은 듯합니다.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독자 서평들이 그 점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속표지에 분명히 <희곡>이라고 나와 있는데도 <이 소설은……> 하는 식으로 서평을 쓴 사람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 작가 자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더니, 그런 혼동을 아주 당연하고 바람직한 현상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희곡의 통상적인 형식을 따르지 않음으로써 소설로 읽힐 수 있는 길을 스스로 열어 놓은 셈입니다.
……이 희곡 『인간』 역시 베르베르 특유의 그런 발상이 잘 드러나 있는 작품입니다. 여기에서는 외래적 시선 중에서도 특히 외계 생물의 시선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외계 생물의 존재를 상정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일은 이 우주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자리를 성찰하는 데 아주 유용합니다. 베르베르는 이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변주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단편 영화 「인간」, 작품집 『나무』에 실린 「그들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자」라는 단편 소설, 그리고 이 희곡이 모두 그런 시도의 산물입니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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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하나로 자리를 굳힌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곡 『인간』의 신판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인간』은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하는 희곡으로, 2003년 10월에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30만 부가 넘게 팔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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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중 하나로 자리를 굳힌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희곡 『인간』의 신판이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인간』은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하는 희곡으로, 2003년 10월에 프랑스에서 출간되어 30만 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이다. 또한 2004년 파리에서 연극 무대에 올려진 뒤 전회 매진 기록을 세우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으며, 국내에서도 동숭동 상명아트홀에서 공연되어 연일 만원사례를 기록한 바 있다.

희곡이라는 장르에 도전하는 베르베르

베르베르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들은 『개미』, 『타나토노트』, 『뇌』 등과 같은 장편 소설이지만, 실제로 그는 장편 소설의 한계를 벗어난 다양한 장르들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과학과 환상이 어우러진 기발한 아이디어의 모음인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쥐의 똥구멍을 꿰맨 여공』뿐만 아니라 에세이 『여행의 책』도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유년 시절부터 탐닉해 온 만화의 영향은 『개미』와 『엑시트』의 만화 대본 집필로 나타났으며, 2000년과 2003년에는 직접 각본?감독한 단편영화 「나전 여왕」과「인간은 우리의 친구」를 발표하는 등 베르베르는 활자 매체 이외에도 다양하게 관심을 가져 왔다.
이렇듯 소설에서 에세이, 만화와 영화 시나리오, 영화 연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해 온 다재다능한 작가 베르베르가 이번에는 ??인간??이라는 작품으로 희곡에 도전했다.
지금까지의 다른 작품들은 모두 영화적인 글쓰기의 형식을 따르고 있지만, 이 작품은 희곡이라는 특성상 가장 영화와 거리가 멀고, 그럼으로써 지금까지의 베르베르의 작품과는 다른 선상에 놓여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한정된 인물과 장소를 배경으로 다른 어떤 작품보다도 자신의 사상을 일관되고 밀도 있게 개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인간??은 분명 두 명의 등장인물과 유리 상자 속이라는 제한된 무대를 배경으로 하는 희곡으로 발표되었지만, 대사와 지문으로 이루어진 기존 희곡의 형식에서는 벗어나 있다고 할 수 있다. 희곡의 통상적인 형식을 고의적으로 비껴감으로써 희곡과 소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 베르베르적인 글쓰기 방식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희곡 형식을 과감히 비껴 나갔음에도, 이 책은 분명 무대에 올릴 것을 염두에 두고 쓴 희곡이 분명하다. 올해 9월 9일 파리 <코메디 바스티유>에서 처음 막을 올린 뒤로 연극 「인간」은 연일 객석이 가득 차는 대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르 파리지앵」지의 <주제가 흥미롭고 대본이 훌륭하다. ……베르베르는 계층과 연령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글을 쓰는 재주가 있다>는 서평은, 사실 연극 자체보다는 베르베르의 작품에 대한 평가로 볼 수 있다.
국내에서도 2004년 11월 27일부터 윤기훈 연출의 <상명 레퍼토리 극단>이 동숭동 상명아트홀에서 공연했다.

인류는 과연 구원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인가?
인간에 대한 베르베르의 진지한 문답


희곡 『인간』은 외계인에 의해 납치된 뒤 유리 상자에 갇힌 인류 최후의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벌이는 이야기이다.
냉소적인 현대인의 표상인 라울과 이에 상반되는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닌 사만타. 불가해한 환경과 맞닥뜨린 두 사람이 자신들에게 닥친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통해 베르베르는 인간이란 과연 어떠한 가치를 지니는 존재인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이 작품은 또한, 『개미』에서 『천사들의 제국』, 『타나토노트』, 『나무』에 이르기까지 베르베르의 대표작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완전히 새로운 시선으로 인간을 관찰하는 <외래적 시점>을 사용한다.
<개미>의 관점이 지극히 <낮은> 곳으로부터 인간을 관찰하는 것이라면 <천사>의 시각은 지극히 <높은> 곳으로부터 인간을 관찰하는 것이었으며 『나무』의 몇몇 단편들은 외계인의 시선까지 빌려서 인간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보았다. 이번에 선보이는 『인간』에서는 외계인의 시선과 외계인에 의해 납치된 인간이 바라보는 시점을 동시에 서술함으로써 인간에 대한 다면적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더 완숙해지고 유연해진 성찰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소설뿐만 아니라 희곡과 영화 시나리오, 영화 연출까지 자신의 글쓰기 영역을 확장시킨 베르베르의 진면목을 보여 주기 위해 열린책들에서는 두 편의 단편 영화 DVD를 함께 출시했다. 「인간은 우리의 친구」는 인간을 애완동물 이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외계인의 시각을 통해 인간 문명의 굳은 관습들을 코믹하게 재검토하는 인간의 생태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며, 「나전 여왕」은 뮤직 비디오를 방불케 하는 현란한 편집과 빠른 템포가 체스의 기묘한 논리와 어우러져 베르베르 특유의 환상적인 세계를 펼쳐 보여 준다.

[줄거리]
한 남자가 투명한 유리벽에 갇히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는 여기서 벗어나려 애쓰다가 한 여자를 만난다.
서로 경계하며 짐승의 울부짖음과 군소리를 주고받던 그들은, 마침내 서로가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을 알게 되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여기는 어디이고, 자신들이 왜 이곳에 있어야만 하는지 골똘히 고민하는 이들은 바로, 라울과 사만타.
이들은 긴 시간의 토론 끝에 자신들이 외계인에게 납치되어 우주 한 행성의 유리 감옥에 갇혀서 이들의 장난감이 되었음을, 그리고 자신들이 인류 최후의 한 남자와 한 여자임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지만, 자신들의 상황에 서서히 지쳐 정체 모를 어떤 집단을 비난하기도 하고, 자멸하려고도 하고, 종교로 이 모든 상황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이것은 모두 우리 인간의 다양한 심리의 발현이며 결국엔 두 사람이 인류의 <번식>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데…….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감정, 즉 <사랑>에 대한 희망을 제시하며 극은 막을 내린다.

『뇌』,『나무』에 이어 또다시 <공쿠르상 시즌>을 석권한 베르베르의 작품!

베르베르의 『인간』은 2003년 10월 출간되자마자 프랑스 베스트셀러 1위에 자리 매김 했다. 곧 3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리게 되고 프랑스 문단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그것은 벌써 세 번째 반복된 똑같은 놀라움이었다.
1년 전(2002년 10월)의 『나무』와 그 1년 전(2001년 10월)의 『뇌』와 마찬가지로, 공쿠르상 수상작을 따돌리고 『인간』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문학상 시즌이 몰려 있고 문학상 수상작이 바로 베스트셀러가 되는 이 기간에 신작을 내는 유일한 작가 베르베르. 그러나 『인간』이 불러일으킨 놀라움은 또 다른 것이기도 했다. 소설과 희곡을 섞어 놓은 듯한 새로운 장르였을 뿐만 아니라, 외래적 시점에 인간의 시점이 더해져서 보다 더 복합적으로 발전했기 때문이었다.

주제가 흥미롭고 대본이 훌륭하며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베르베르는 계층과 연령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글을 쓰는 재주가 있다.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연극이다. 베르베르는 반드시 쉽다고 볼 수 없는 것들을 쉽게 이야기할 줄 안다. -「르 파리지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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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한 작가가 타국에서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거기다 작품들도 한 번 붐을 일으키고 ...
     한 작가가 타국에서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거기다 작품들도 한 번 붐을 일으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몇 년 동안 꾸준하게 인기를 지속한다면? 아마 소위 말하는 ‘고전’의 작가가 아닌 이상 이런 작가는 굉장히 드물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러한 괴현상을 일으키는 작가가 있으니, 오늘 이야기할 『인간』의 저자인 베르나르 베르베르이다.
     
     그렇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왜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것일까? 아마 독자들마다 답변이 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의 작품들이 주는 신선함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그가 보여주는 독특한 상상력과 아이디어, 진지하면서도 흥미로운 문제의식 등은 확실히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여타의 작가들과는 분명하게 차별화한다. 그리고 이런 특징들은 그가 쓴 최초의 희곡인『인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단막극『인간』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동물 실험을 하는 남자와 호랑이 조련사인 여자, 이 한 쌍의 남녀가 유리 상자 안에 갇혀있다. 이 둘은 자신들의 납치된 경위를 파악하고자 여러 가지 추정들을 해보지만 어느 것 하나 이 기묘한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 한다. 그러던 중 천장 너머로 자신들을 관찰하는 거대한 눈을 발견하게 되고, 곧 그들이 다름 아닌 외계인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혼란에 빠진 남녀는 외계인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놓고 두려움에 휩싸인 채 추정하기 시작한다. ‘우릴 잡아먹을까? 아니면 실험체로 쓸까? 아니면 박제로 만들어 박물관에 전시할 속셈일까?’ 추측과 두려움이 난무하는 가운데 유리 상자 너머로 파괴된 지구의 영상이 떠오르고, 둘은 지구가 종말을 맞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절망한 둘은 인류의 운명에 대해 서로 논쟁을 하게 되고, 결국 인류에 대한 모의재판을 진행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사고방식이다. 즉, 인간을 동물에 지위에 놓아봄으로써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금 고민하게끔 만든다. 이러한 작가의 아이디어는 인물들과 이들이 처한 상황에 잘 반영되어 있다. 작품 속 두 주인공은 직업 상 때론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런 두 사람이 마치 동물처럼 우리에 갇혀 있다는 점에서 묘한 아이러니가 생겨난다. 이제 이들은 자신들이 이제껏 동물들에게 해왔던 행위를 생각하며 외계인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공포에 휩싸인다. 이런 상황설정을 통해 작가는 인간을 동물과 같은 지위에 놓아봄으로써 육식, 동물 실험, 조련, 동물 학대 등에 대해 독자들이 고민해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만물의 영장이라 주장하며 모든 동물의 우위에 서서 동물을 부리던 인간. 그런 인간의 지위는 보다 우월한 존재인 외계인의 등장으로 단숨에 무너져 내린다. 인간은 자신들이 동물에게 했던 것처럼 외계인들에 의해 사로잡히게 되었다. 이제 인간은 자신들이 동물에게 행사하던 폭력을 자신들 스스로에게 적용해야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러한 기발한 상황설정은 확실히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던져주기에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기발한 상황설정에 비해서 동물에 관한 문제들이 다소 진지하게 다뤄지지 못했다는 점은 정말 아쉬웠다. 작품 속에서 언뜻언뜻 내비치는 육식, 동물 실험, 생명의 가치와 같은 내용들은 전부 진중하게 다뤄도 충분했을 주제들이었는데, 작품의 재미를 위해서 너무 가볍게 다뤄진 것 같아 많이 아쉬웠다. 게다가 주인공 남녀 간의 갈등이 너무 부각되어서 동물 관련 주제들이 묻힌 것 같아 읽는 내내 적잖이 불만이었다. 어려운 문제들을 쉽게 접근하는 것이 베르베르만의 특기이자 매력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지나치게’ 가벼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벼움에 대한 불만은 어디까지나 나만 느끼는 것일 뿐, 독자들의 성향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작가가 직접적으로 동물문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주인공들이 처한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분명 독자 스스로 느끼는 것이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혹시 육식이나 동물문제가 대화에 나오면 왠지 내가 죄진 것 같아서 껄끄러우신가? 그렇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깔깔거리며 읽는 와중에 어느 순간부터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동물문제에 관한 나의 생각들에 많은 오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난 후, 이제부터 조금씩 육식을 줄이기로 했다. 물론 그렇다고 이 책이 채식을 강조하는 그런 책은 아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판단 여하에 달린 문제이다. 하지만 동물과 인간은 어떻게 다른지, 생명엔 과연 경중(輕重)이 있는지는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가 아닌가 싶다. 아시다시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다름 아닌 스스로에 대해 곰곰이 고민하는 정신, 그 자체이니까.
  • 인간..... | hy**g99kr | 2012.03.17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일단 짧아서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희곡이건 소설이건 뭐 별로 상관은 없는 것 같다.   유리감옥에...
    일단 짧아서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어서 좋다.
    희곡이건 소설이건 뭐 별로 상관은 없는 것 같다.
     
    유리감옥에 갇힌 남자와 여자.
    외계인에게 애완동물로 잡혀온 인류의 마지막 생존자.
    글쎄, 어떻게 보면 독특한 소재인 것도 같고...
    내가 저 상황이라면 어떻게 행동할 지 생각해보게 하기도 한다.
    근데 왠지 별로 신선하게 와닿지 않는...
    왜일까나...?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인류는 존속할만한 가치가 있는가?
    인류의 존속여부에 대해 재판을 벌이는 주인공들.
    전쟁, 예술, 과학, 사랑....
    분명 인간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보게 하긴 한다.
     
    근데 어째 결말이 좀.... 뭔가 핀트가 어긋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주인공들도 뭔가 일관성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뭔가 좀 실망스러운 느낌이다.
  • 인간 | al**ltsla | 2011.02.1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이다. 소설과 희곡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만의 특별한 상상력이 담긴 책이다. 투명한 유리...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처음 시도한 희곡이다. 소설과 희곡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만의 특별한 상상력이 담긴 책이다.
    투명한 유리벽에 같이 라울과 사만타는 처음엔 서로를 경계하며 짐승처럼 울부짓다가 서로 대화를 나누며 자신들이 왜 이곳에 있는지에 대해 토론을 벌이다가 우주어느 행성의 외계인들의 감옥에 갇혀 있음을 알게되고 자신들이 지구의 마지막 인류임을 알게된다.
    그 속에서 서로에게 느끼는 적대심에서 의견충돌과 대립을 거쳐가며 결국에 자신들이 남은 인류의 번식을 책임져야한다는 사명감으로 서로를 이해하며 사랑하게 된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도대체 왜 둘이 갇혀있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이 계속 들면서 나도 함께 이들의 대화에 동화되었다. 둘다 같은 인간이면서도 인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라울의 시선과 인간은 신성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바라보는 사만타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고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안에서 다양한 많은 생물종과 서로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 Nos Amis les Humains 인간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옮김 &nbs...

    Nos Amis les Humains 인간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세욱 옮김

     

    베르나르의 모든 글을 읽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읽어온 것으로 보아 대체적을 그는 인간에 대해 깊이 탐구하는 편이다. 인간의 악함과 선함,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의 성격, 그리고 지구와 우주의 존재에 대해서도 깊이 탐구하는 편이다.

     

    ‘파피용’에서 그는 지구는 곧 멸망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인간이라는 종족이 계속되게 하기 위해 지구전체로 고려할 때 소수의 인원만을 우주선을 태워 제2의 지구가 될 가능성이 있는 행성으로 보낸다.

     

    ‘인간’에서도 지구의 멸망이라는 소재가 나온다. 한 쌍의 남녀는 유리상자안에 갇혀 누군가의 시선을 받는 것을 느낀다. 결국 그들은 지구는 한 인간이 터뜨린 폭탄으로 멸망했으며, 자신들이 마지막 생존자들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외계생물체 역시 등장한다. 인간이 애완견을 기르듯 외계생물체가 인간을 인간우리 안에서 기르는 것이다.

     

    이 외계생물체는 눈이 있게 묘사되었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가 외계생물체를 발견하지 못하는 것과 그 형체를 상상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인간의 기준에서만 외계생물체를 찾으려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결코 짐작할 수 없다. 가시광선, 자외선, 그리고 적외선인 인간이 밝혀낸 빛의 파장 범위 외의 파장에서 존재하는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 얼마 전 우주에 자외선인지 적외선인지로 촬영해서 우리가 몰랐던 것들이 우주에 존재함을 이제야 알아낸 것과 같이 말이다. 인간이 우주에 대해,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해 이제까지 밝혀낸 것은 극히 일부에 미칠 뿐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을 1000℃에서 견딜 수 없지만 그 온도에서 혹은 -1000℃에서도 견딜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외계생물체의 형상도 마찬가지다. 우주이든 어디든 모두 인간 혹은 동물의 형상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가진 눈의 모습이 아닌 다른 어떤 형상을 가지고 그것으로 외부의 것들을 감지하는 능력이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좁을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는 베르나르의 시도가 좋다. 그는 지구를 벗어난 보다 넓은 틀 안에서 얘기를 다룬다.

    하지만 왜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전제하로 얘기를 자꾸 만드는지는 모르겠다.

     

    ‘파피용’과 ‘인간’은 매우 비슷하다. 지구가 멸망하여 한 쌍의 남녀만 남아 그들은 인간이라는 동물의 종족 보존.번식을 결심한다. 다른 방법으로 애기를 전개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것은 같다고 본다. 어쩌면 같은 얘기를 소설로 써낸 것은 ‘파피용’이고 희극으로 펴낸 것은‘인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에서는 인간의 선함을 더 많이 표현한 듯하다.

     

    그들은 인간의 많은 면에 대해 얘기를 나눈다. 논쟁, 토론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것이 희극이기에 작가의 생각들을 좀 더 편하게 말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남자는 화학회사에 다니는 사람으로 동물을 가지고 실험을 한다. 그리고 여자는 호랑이 조련사로 동물을 가지고 쇼를 벌인다. 여자는 남자에게 동물에게 가혹한 행위를 하고 죽이기까지 하는 야만인으로 몰지만 결국 자신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남자는 재밌는 말을 한다. 자신들은 소비자의 만족을 충족시키기 위해 동물을 데리고 실험하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 소비자들은 동물을 가지고 실험하는 것에 대해 항상 논란을 제기한다. 남자는 여자에게 묻는다. 동물을 가지고 실험을 거치지 않았지만, 그래서 어떤 부작용이 있는지는 모르는 제품을 당신을 살 것인가? 하고 말이다. 여자는 답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들은 그들 스스로 인간이라는 종족을 이어나갈 것인가, 아니면 끝을 낼 것인가 재판을 연다. 그리고 판사, 변호사, 검사, 증인, 등등 오직 둘이서 일인다역으로 재판을 한다. 이 재판은 마치 인간과 같다. 일인다역.... 다중적면을 가진 인간.

     

    -「당신은 마시멜로로 된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세상에 살고 있군요.」

     

    -「당신이 인간을 좋아하지 않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야.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침을 뱉는 것은 비겁한 짓이야.」

     

    -「그러고 보면 우리는 서로 모자라는 부분을 보충하는 관계에 있군요. 」

    인간에 대한 작가의 어느 정도의 생각을 엿볼 수 있다. 인간은 서로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서 살아나간다는 것이다.

     

    -「우리 두 사람만 놓고 보더라도.......우리는 서로 싸우고 모욕했지만, 상대를 다치게 하거나 죽이지는 않았습니다.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우리의 잘못을 고백하면서 한걸음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이것이 발 인간의 행동 방식이며, 인류가 무죄판결을 받아 마땅한 까닭입니다.」

     

    -「....목숨을 끊는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생명은 우리의 아주 깊은 곳에 꼭 달라붙어 있어요. 죽으려고 맘먹고 약을 털어 넣으면, 뱃속의 한 부분이 늘 이렇게 말하죠<뇌야, 미안해, 나는 네 생각에 찬성하지 않아. 네가 보낸 것을 모두 돌려보낼게. 다른 식으로 헤져 나가 봐.>」

    그는 슬픈표정으로 실소를 터뜨린다.

     

    -「평생을 함께할 만한 여자를 만났던 당신이 부러워요. 그렇게 젊은 나이에 그토록 위대한 사랑을 경험했다는 것도 부럽고요. 그 뒤로는 모든 게 다 시들해 보인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겠어요.」

     

    「평생을 함께할 만한 남자를 아직 만나지 못한 당신이야말로 운이 좋은 거에요. 결국 잃고 말 거라면 그런 남자를 만나는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하느님이 계신다면, 나는 이렇게 묻고 싶어요. 왜 우리에게 선물을 주셨다가 도로 빼앗아 가지느냐고. 혹시 선물로 도로 거두어 가실 때 우리가 어떨 줄 몰라 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그러시는건 아니냐고 말이에요. <내가 너에게 평생을 함께할 여자를 주었다고 생각하니? 그건 너무 안일한 생각이지. 자아, 이제 내가 그 여자를 데려가겠다.> 하느님은 그런 생각으로 에스텔을 데려가셨을까요?」

  • 베르베르의 첫 ‘희곡’      저자의 주장인지 출판사의 주장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희곡’이라고 한다. 연극을 염두에 둔 것 같기는 하다. 인건비라던가 무대장치라던가… 비용은 확실히 별로 안 들 것 같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처음에는 볼거리가 많더니 요즘엔 대화가 많아서 <100분토론> 비슷한 느낌이 들던데, 아무래도 막판에 가니 제작비가 부족한 듯싶다. 이 ‘희곡’은 고맙게도 비용 생각은 확실히 많이 한 듯 한데, 연기력이 정말 좋은 배우를 써야 되지 않을까 한다. 내용상의 공백을 연기력으로라도 메워야 하지 않을까…. ...

    베르베르의 첫 희곡

     

       저자의 주장인지 출판사의 주장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희곡이라고 한다. 연극을 염두에 둔 것 같기는 하다. 인건비라던가 무대장치라던가 비용은 확실히 별로 안 들 것 같다. 요즘 인기 있는 드라마 <선덕여왕>이 처음에는 볼거리가 많더니 요즘엔 대화가 많아서 <100분토론> 비슷한 느낌이 들던데, 아무래도 막판에 가니 제작비가 부족한 듯싶다. 희곡은 고맙게도 비용 생각은 확실히 많이 한 듯 한데, 연기력이 정말 좋은 배우를 써야 되지 않을까 한다. 내용상의 공백을 연기력으로라도 메워야 하지 않을까.

     

     

     

     

    남자는 과학자, 여자는 서커스 단원?

     

       난 개인적으로 베르베르가 이런 짓은 안 했으면 좋겠다. 남자는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며, 똑똑하고, 사회적 지위도 있다. 그에 반해 여자는 감정적이고, 지적인 능력보다는 육체적인 장점이 있고, 미신을 추종한다. 다른 작품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자주 나타나곤 하는데, 이제는 봉건적인 성역할 구분과 남성 중심적 사고는 좀 벗어났으면 좋겠다. 그래야 프랑스보다 한국에서 더 인기가 있는 베르베르가 진정으로 세계적인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적, 파키스탄?

     

    작품 속에서 인류의 멸망은 죽기 직전의 파키스탄 최고 지도자 손 끝에서 결정된다. 국가주의에 사로잡힌 노회한 고집불통의 독재자가 자기는 어차피 죽을 것이니 같이 죽자고 핵폭발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이 분쟁 지역이긴 하지만, 작가가 인류 공공의 적으로 파키스탄을 지목한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 오히려 작가의 모국인 프랑스가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프랑스는 러시아,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의 핵 보유국에다가 세계적인 무기 수출국이고, 게다가 전적도 있지 않은가

     

    작가가 파키스탄을 지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핵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영국,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등 아무래도 제일 만만하고 책 사줄 인구가 적은 나라가 파키스탄이었나보다. 아니면 정말 이슬람교를 싫어하거나

     

     

     

    베르베르만의 자유기술법?

     

    여자가 법정에 서자 갑자기 똑똑해진다. 사용하는 어휘의 수준도 달라지고 말도 갑자기 잘하기 시작한다. 인류를 처벌해야 한다는 남자의 주장에 무죄라고 맞서는 여자, 여러가지 귀납법적인 논거를 가지고 결국 남자의 주장을 꺾는데 성공한다. 그러다 재판이 끝나자 본래의 멍청하고 고집스런 여자로 돌아온다. 사람의 심리가 일관적일 수야 없겠지만, 겨우 단편~중편 정도 분량의 작품에서 성격이 수시로 그것도 별다른 이유도 없이 바뀌는 것은 작품의 완성도를 의심케 한다.

     

     

     

    이제 습작은 그만두자

     

    작가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만든 습작 모음집인 <나무>는 의외로 많이 팔렸다. 하지만 잘 된 작품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모두 작가의 의도를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무>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 작품에서도 스토리에 작가가 이끌려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돈을 주고 작품을 사서 읽을 때에는 좋은 아이디어만큼이나 탄탄한 구성과 작가의 의도가 잘 표현된 작품을 기대한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는 작가로서 이제는 아이디어보다는 제대로 된 작품으로써 독자의 마음을 끌 수 있는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p.s. 양장본이라고 해도 9,800원은 좀 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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