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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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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2쪽 | 규격外
ISBN-10 : 895913855X
ISBN-13 : 9788959138555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중고
저자 이동진,김중혁 | 출판사 예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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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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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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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나누었기에 더욱 깊어진 순간들! ‘묻고 또 묻고, 대답을 듣고, 또 묻는 사람. 그리고 마침내 쓰는 사람. 이동진', 그리고 ‘보고 또 보고, 생각해본 후 다시 또 보는 사람. 그리고 언제나 쓰는 사람. 김중혁.'이라 서로를 평한 두 사람이 뭉쳤다. 팟캐스트의 강자 ‘이동진의 빨간책방’의 진행자 이동진, 김중혁 작가가 사랑해 마지않는 작품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한 것.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까지 방송에서 못다한 얘기들을 더해 7편의 소설에 관한 깊고 진한 이야기를 전해준다. 다시 읽을수록, 다시 곱씹을수록, 함께 대화를 나눌수록 의미와 내용이 다양하고 풍부해지는 작품들이다.

예를들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을 읽고는 “아련한 슬픔으로 가득한데도 지나치게 감상적이지 않아”라든가, “한정된 목적은 인생을 간결하게 한다.”라며 주저없이 작품 속 최고의 문장을 뽑아 자신만의 해석을 달고, 소설에 대한 두 남자의 찬가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식이다. 그저 ‘좋은 작품’ ‘명작’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작품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혹은 숨기고 있는지 꼼꼼하고 진지하게 살핀다. 작품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며, 새로운 시각과 해석으로 무장한 ‘좋은 작품 알선자’다.

저자소개

저자 : 이동진
저자 이동진은 영화평론가. 지은 책으로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시간》《필름 속을 걷다》 《길에서 어렴풋이 꿈을 꾸다》 《밤은 책이다》 등이 있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라디오 프로그램 〈이동진의 그럼에도 불구하고〉 등을 진행하고 있다.
“묻고 또 묻고, 대답을 듣고, 또 묻는 사람. 그리고 마침내 쓰는 사람. 힘들게 쓰는 사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쓰는 사람.” ―‘김중혁이 본 이동진’ 중에서

저자 : 김중혁
저자 김중혁은 소설가. 소설집 《펭귄뉴스》 《악기들의 도서관》 《1F/B1》, 장편소설 《좀비들》 《미스터 모노레일》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에세이 《뭐라도 되겠지》 《대책 없이 해피엔딩》 《모든 게 노래》 《메이드 인 공장》 등을 펴냈다. 김유정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보고 또 보고, 생각해본 후 다시 또 보는 사람. 그리고 언제나 쓰는 사람. 다양하게 쓰는 사람. 유영하듯 흘러가며 끝까지 쓰는 사람.” ―‘이동진이 본 김중혁’ 중에서

목차

서문 이동진, 김중혁

숭고하고 윤리적인 속죄―《속죄》, 이언 매큐언
우연과 운명, 권태와 허무, 그 가볍지 않은 무게―《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마지막, 당신이 만나게 되는 진실은―《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소년의 어떤 꿈에 대하여―《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신기한 이야기에 숨겨진 카오스와 코스모스―《파이 이야기》, 얀 마텔
이렇게 강하고 자유로운 남자들―《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가 또다른 세계에서 만난 것은―《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책 속으로

이동진 “앞으로 삼십 분 안에 브리오니는 평생 잊지 못할 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라고 시작하는 장도 있죠. 이렇게 사건 자체나 원인이 아닌 사건의 파장이나 결과를 먼저 던져주는 방식도 자주 활용하는데 이런 것이 소설을 굉장히 탄력 있게 만드는 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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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앞으로 삼십 분 안에 브리오니는 평생 잊지 못할 범죄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라고 시작하는 장도 있죠. 이렇게 사건 자체나 원인이 아닌 사건의 파장이나 결과를 먼저 던져주는 방식도 자주 활용하는데 이런 것이 소설을 굉장히 탄력 있게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요.

김중혁 제가 읽은 감상을 그대로 말씀드리면, 1부 초반은 정말 쉽게 읽히지 않아요. 묘사가 워낙 세밀하기도 하고요, 장중하게 흘러가기도 해서 부담스럽다고 할까요. 인물도 많이 나오는 편이라 혼란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죠. 하지만 내용상 꼭 필요한 부분이니까 조금만 참고 가시면 곧 페이지가 잘 넘어갑니다. 추천의 말을 좀더 붙이자면, 워낙 다층적인 작품이니까 《오만과 편견》을 좋아하는 사람부터 《파이 이야기》나 영화 〈식스 센스〉 같은 반전을 좋아하는 사람까지 다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고전소설의 미덕과 현대소설의 매력까지 다 갖추고 있는 훌륭한 작품입니다.

이동진 동의합니다. 평소에 제가 흥미 있게 생각하는 이야기는 이런 겁니다. 인물은 자기의 내적 필연에 따라서 움직여요. 하지만 사건은 우연적으로 발생하죠. 그러니까 내적 필연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과 우연적인 시공간의 조화가 만들어낸 돌발적 사건이 만나서 빚어지는 거대한 비극, 말하자면 그게 운명일 텐데, 이런 이야기를 좋아하거든요. 실제로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소설들의 상당수가 이런 틀을 가지고 있는데 《속죄》 역시 그렇습니다.

김중혁 작품이 다루고 있는 시간이 거의 60여 년이죠. 이렇게 긴 시간을 통제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또 《속죄》가 가지고 있는 뿌리가 유럽의 유구한 역사와 맞물리면서 훨씬 큰 비극을 만들어내고 커다란 울림을 준 것도 사실이에요. 그만큼 장르와 소재와 형식이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이었다고 말할 수 있겠죠.
―〈숭고하고 윤리적인 속죄〉 중(본문 32~33쪽)

김중혁 제가 생각하기에 홀든 콜필드는 자기의 방식대로 멋지게 패배한 것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패배는 했지만, 그렇게 슬픈 것 같지는 않구요. 그 방식이 정말 멋져서 많은 사람들이 그 패배의 방식을 따라 하려고 했고 커트 보네거트 등 많은 작가들이 샐린저 작품의 영향을 받아 그걸 자신만의 방식으로 계승을 하기도 했죠. 실비아 플라스도 그렇구요.

이동진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가 그런 예겠죠.

김중혁 네. 하나의 패배가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식의 패배를 할 수 있게 영향을 주지 않았나 싶어요. 어떻게 보면 도약의 기회를요. 또한 모든 패배가 슬픈 건 아니기도 하구요.

이동진 그렇죠. 10대 청소년이 주인공인 많은 성장소설이 결국 어두운 성장의 지하 터널을 지나서 빛이 새어 들어오는 지상으로 나오는 통과의례로서의 성장을 다룬다면 이 소설은 반대로 지하의 굴로 파고 들어가는 일종의 역(逆) 통과의례라고 할까, 어떤 의미로는 ‘나쁜’ 통과의례를 다루고 있어요. 어느 순간 갑자기 어른이 되어버린 자기를 쓸쓸하게 깨달으면서 소설이 끝난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김중혁 이 소설의 네덜란드 번역서 제목이 ‘사춘기’라고 했죠? 저는 그게 이 소설의 핵심 이야기 같기도 해요. 사춘기라는 것은 결국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고 통과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피해 갈 수는 없고 그걸 빨리 통과하느냐 멋지게 통과하느냐 뭐 다양한 방식이 있겠죠. 이 소설은 결국 그걸 통과하는 이야기이고 정말 멋지게 통과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통과의 방식에 대해서 감탄을 하게 되는 그런 얘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소년의 어떤 꿈에 대하여〉 중(본문 194~195쪽)

이동진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문체 또는 캐릭터 아니면 스토리 등.

김중혁 저는 캐릭터와 뒷부분의 스토리요. 특히 앞부분은 설렁설렁하게 등장인물들을 여기저기 배치해놓은 것처럼 보이는데 마지막에 사건들이 급박하게 진행되면서 그들을 다 끌어들여서 확 휘감는 솜씨가 대단하죠. 역시 대가의 솜씨라고 느꼈어요.

이동진 어찌 보면 흔한 스토리인데 그것을 다루는 솜씨가 굉장하죠.

김중혁 바로 그 뒷부분을 위해서 앞부분의 설렁설렁한 리듬을 의도한 것이겠죠. 대부분의 좋은 작품들이 그런 것 같아요. 앞에서는 이 인물들이 왜 이렇게 천천히 움직이지 싶었는데 마지막에 가서는 사건이 크게 번지면서 모두 자기 역할을 해내죠.

이동진 그런데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매우 진보적인 성향의 사람이었죠. 하지만 소설 속 조르바는 굉장히 보수적인 인물이잖아요? 알고 보니 조르바가 젊은 시절에 터키에 대해 크레타 독립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잔혹한 일을 저지르기도 했구요. 정의라는 명목하에 말이죠. 나중에 휴머니즘에 입각해서 그때를 돌이켜봤을 때 자신이 저질렀던 일에 대한 후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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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까지 ‘이동진의 빨간책방’이 사랑한 7편의 소설들 문학에 대한 이토록 진지하고 유쾌한 대화! 인기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책으로 만난다 지난 2012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회...

[출판사서평 더 보기]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까지
‘이동진의 빨간책방’이 사랑한 7편의 소설들

문학에 대한 이토록 진지하고 유쾌한 대화!
인기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책으로 만난다

지난 2012년 5월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회당 다운로드 수 평균 15만 회를 기록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이하 〈빨간책방〉)은 다양한 분야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쉽고도 깊이 있게 전달하여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진행자 이동진 작가와 김중혁 작가 두 사람의 유머와 지성이 적절하게 어우러진 대화가 그 인기의 요인이기도 하다. 이번에 예담에서 출간한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그동안 〈빨간책방〉에서 메인 테마 도서로 다루었던 80여 권의 책 중 청취자들에게 가장 큰 호응을 얻었던 외국 소설 7편을 엄선하여 방송 내용을 다시 글로 옮겨 정리하고 보충한 책이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에서 만날 수 있는 소설들은 《그리스인 조르바》와 《호밀밭의 파수꾼》처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외국 고전 문학’부터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비교적 신작까지 고루 포진되어 있다. 이 7권의 책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빨간책방〉과 진행자 이동진, 김중혁 작가가 사랑해 마지않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다시 읽을수록, 곱씹을수록, 함께 대화를 나눌수록 의미와 내용이 다양하고 풍부해지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는 동안 독서의 즐거움과 문학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끼게 된다.

좋은 작품을 읽으면 이야기를 하고 싶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문학을 더욱 사랑하게 된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의 시작은 현대 영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손꼽히는 이언 매큐언의 《속죄》이다. 영화 〈어톤먼트〉의 원작으로도 유명한 작품이지만 이동진 작가는 단연 영화보다도 원작 소설이 훨씬 좋으며 이언 매큐언 작품 중에서도 최고라고 말문을 연다. “아름다우면서도 가슴 아프고, 섬세하면서도 장중해서 많은 분들께 권해드리고 싶”은 “위대한 소설”이라는 이야기에 김중혁 작가 역시 “이언 매큐언 소설 세계의 압축이자 정수”라고 호응한다. 이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대화는 치밀한 플롯, 깊이 있는 묘사, 놀라운 반전을 거쳐 작가의 윤리적인 태도와 소설의 본질에 대한 것까지 끊임없이 이어진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역시 이동진, 김중혁 두 작가가 공통적으로 애정을 갖고 있는 작품이어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특히 스무 번도 넘게 읽었다는 김중혁 작가는 자신이 소설을 처음 쓰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작품이라고 고백한다. 제목은 익숙하지만 쉽게 손을 대지 못했던 독자에게 우선 사랑 이야기에 집중하여 읽은 후 다시 한 번 그 구조를 찬찬히 살펴보며 읽어보라는 독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사랑과 연애를 다룬 소설 중에서 이 정도로 통찰력 있는 소설도 드물 것 같”다는 말도 덧붙인다.
“다 읽자마자 다시 돌아가서 첫 페이지를 펼치게 만드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문학적인 캐릭터”가 등장하는 《호밀밭의 파수꾼》, 한 소년의 표류기를 통해 ‘소설 창작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파이 이야기》, 인상적인 “실패의 해피엔드”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 “그때 그 자리를 떠나보내고 지금 이 자리의 중요성에 눈뜨게 된 사람의 이야기”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에 대해 이동진, 김중혁 작가는 각 작품들과 소설가들에 대한 애정과 찬사를 아끼지 않고 표현한다. 하지만 그저 ‘좋은 작품’ ‘명작’이라는 말을 기계적으로 붙이는 것이 아니라 각 작품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혹은 숨기고 있는지 꼼꼼하고 진지하게 살펴보고 이야기를 나눈다. 작품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과 의견을 확인하는 과정도 재미있으며 새로운 시각과 해석이 돋보이기 때문에 이미 읽었던 작품을 다시 한 번 찾아 읽게 만들기도 한다.
이미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귀로 읽는’ 듯한 문학 이야기를 경험했다면, 그 대화를 꼼꼼하게 옮기고 글로 정리한 후 방송 특유의 유머나 리듬은 그대로 살리고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 등을 덧붙인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눈으로 듣는’ 듯한 대화의 묘미를 잘 느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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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ga**hbs | 2016.08.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간혹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글이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결정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

     

    간혹 인터넷에서 유명해진 글이 종이책으로 출간되는 경우가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결정이 참으로 고맙게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는 종이책을 선호하는 사람인지라 웹소설이 유명해져서 종이책으로 출간되기 전까지는 이런 이야기가 있는 줄도 몰랐던게 사실이여서 덕분에 유명하게 인기있었던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된 셈이며, 이 책처럼 팟캐스트 방송을 보지 못한 나와 같은 사람도 어찌됐든 이렇게 책으로 출간되니 늦게나마 팟캐스트 방송의 엑기스 중의 엑기스만이라도 읽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지난 2012년 5월에 첫 방송된 이후로 회당 다운로드 수가 무려 평균 15만회를 기록하고 있다는 팟캐스트 방송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메인 테마로 다루었던 80여 권의 책들 중에서도 청취자들부터 가장 큰 호응을 받은 외국 소설 7편을 방송 내용 그대로의 형식으로 담아내면서 정리와 보충을 한 책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위즈덤하우스를 통해서 존재 유무는 알고 있었으나 한 번도 들어본 적은 없는지라 이 책 자체가 나에게는 팟캐스트 방송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대한 궁금증을 동시에 풀어주었다고 할 수 있겠다.

     

    어떤 내용인가, 무엇을 하는 건가 싶은 생각만 하고 있던 나에게 이동진은 영화평론가로 익숙한데, 매주 월요일 밤 12시에 한 영화채널에서 한 편의 영화를 소개할 때 느꼈던 표현력이 상당히 인상적이여서 개인적으로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책은 진행자인 진행자 이동진 작가와 김중혁 작가 두 사람의 대화 형식을 고스란히 빌려왔는데, 마치 방송을 듣는것 같은 느낌을 조금이나 느껴볼 수 있어서 괜찮았던것 같다. 소개된 7편의 외국 소설은 아래와 같다.

     

    숭고하고 윤리적인 속죄―《속죄》, 이언 매큐언
    우연과 운명, 권태와 허무, 그 가볍지 않은 무게―《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마지막, 당신이 만나게 되는 진실은―《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소년의 어떤 꿈에 대하여―《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신기한 이야기에 숨겨진 카오스와 코스모스―《파이 이야기》, 얀 마텔
    이렇게 강하고 자유로운 남자들―《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가 또다른 세계에서 만난 것은―《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개인적으로는 <속죄>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제외하고는 모두 읽어 본 책들이라 두 사람의 대화에 낄 수 있었던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해서 만약 읽어 보지 않아서 내용을 모른다고 해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다.

     

    어찌됐든 너무나 유명한 7편의 외국 소설이라는 점에서는 분명 흥미를 갖고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기에 이 책은 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리라 생각한다.

     

  •    소통하고 교유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 친구들과의 모임을 뒤로 하고 집으로 ...

       소통하고 교유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는 시간 친구들과의 모임을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부는 바람에 옷깃을 여미고 걸음을 재촉하였다. 아릿한 일들을 겪을 때마다 그들이 진행하는 빨간 책방 방송을 들으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의 너울을 가라앉히며 안으로 천착하는 시간 속 내면을 응시하였다. 영화 평론가와 소설가가 진행하는 책 이야기는 일반적인 눈으로 읽어 내리느라 놓치고 말았던 행간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여 곱씹어 보게 하였다. 팔팔 끓는 물에 데쳐 낸 푸성귀를 찬물에 헹궈 장을 넣고 조물조물 무친 뒤 들깨가루를 넣어 고소함을 곁들인 나물의 별미에 처져 있던 미각은 살아나는 것처럼 흑임자와 적임자의 구성진 입담은 청중의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빨간 책방 방송을 들으면서 그들의 말을 놓칠세라 메모하며 들을 때면 기억력의 한계에 스스로를 꾸짖을 때도 있었다. 애청자들의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그동안 방송한 분량 중 감각이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가장 소중히 여기며 살아갈 만한 가치들을 제재로 삼아 한데 묶었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에 무게를 실어두는 창작자들이 추구하는 세계는 작가가 만들어내는 우주와 일맥상통한다. 과거로 회귀하여 어떤 일을 상정하며 경우의 수를 던지는 작법을 즐겨 쓰는 하루키는 인생의 분기점마다 시간이라는 선을 바라보는 지점과 세상을 응시하는 다양한 시선으로 창작활동을 이어왔음을 알 수 있었다. 완벽한 공동체를 꿈꾸며 교유하던 이들과의 균열이 간극을 만들고 간극은 불화의 골을 깊게 만들어 인연의 매듭을 끊어버려 회복하기 힘든 지경에 이르러서야 그 시절 친구들을 찾아 이유를 듣기 위해 길을 나선 스쿠루의 행보가 담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스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상처 입은 영혼을 치유하는 기제로 작용한다. 소설 속 다양한 인물의 행동은 되풀이되는 우연으로 필연을 만들어내서는 서사적 흐름에 의미를 담는다. 통찰력 있는 시선을 견지하고 동일한 소설을 정밀하게 읽고 재해석하는 과정 속에 서로의 차이를 발견하고 입장을 수용함으로써 감동의 깊이는 더하였다.

     

        점심을 먹고 나른해지기 십상인 5교시 수업 시작 전 한 녀석은 중학교  다닐 때 인상 깊게 읽은 소설<<호밀밭의 파수꾼>>을 소개하겠다고 나섰다. 예모를 갖추고 학생답게 행동하며 학업에 몰두하여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는 일을 최고로 여기며 강변하는 교사들을 향해 학생은 콜필드의 입장에서 힘든 점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다. 성적 향상으로 안정적인 자리에 올라 체제에 순응하는 인간을 육성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교육 환경에 반기를 드는 그의 행동은 기성세대를 혐오하지만 순수함이 남아 있는 아이들을 이상적으로 여긴 데서 기인하였음을 관통하였다.

      ‘센트럴 파크에 연못이 있는데 겨울이 되면 거기에 있던 오리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추위로 얼어붙은 연못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동한 오리에게 연못은 상시적인 삶의 공간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콜필드의 상태와 비슷함을 밝히는 대목에서는 성인으로 자리하는 과정의 통과의례처럼 방황하는 청소년의 면모 속에 수용의 미학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양한 인생의 조각 속에 끼어든 인간 군상의 모습은 유한한 삶에서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만남으로써 자신의 삶을 반추하고 성찰하는 가운데 원하는 인생을 머릿속에 그리며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이론으로 습득하여 해결할 수 없는 돌연한 일들을 겪으며 문제를 해결하여 나갈 때도 소설 속 인물은 크고 작은 방향을 열어두고 생각할 수 있는 유연성을 길러준다. 대비되는 삶의 무게를 나란히 놓고 네 인물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영혼과 육체, 우연과 운명 등을 다룬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작가의 코멘트를 따라 읽으며 철학적 사유를 더하는 묘미를 발견할 수 있다니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짚어준다. 본의 아니게 타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상처로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오해의 불씨는 누군가의 마음을 상상해보지 못한 데서 발화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브리오니의 상상력이 자아낸 오해로 수감 생활을 해야 했던 로비, 로비를 마음에 품고 사랑으로 현실을 살아갈 힘을 얻은 세실리아의 운명은 부박한 인생의 단면으로 여겨진다. 죽음으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로비와 세실리아의 영혼을 달래주려는 소설 쓰기로 부리오니는 속죄하려 했지만 제목에 붙여진 <<속죄>>가 어떤 윤리적 책임을 띠게 될는지는 모를 일이다.

     

       ‘나는 내일 일어날 일을 생각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도 묻지 않죠. 내게 중요한 일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 하고 싶은 일을 뒤로 미루며 살아왔던 시절을 떠올리며 회의에 젖게 하는 구절이다. 자신이 투자한 탄광이 무너져 모든 것을 잃고 난 뒤에도 춤을 추며 무아지경에 빠지는 조르바에게서는 인간의 욕망조차도 붙들고 살아야 할 이유가 조금도 없음을 드러냈다. 그는 빈털터리로 더 이상 잃을 게 없는 순간, 마음이 오히려 가벼워졌음을 산투르를 연주하고 춤을 추며 육화된 언어로 물욕에 찌들어 지내는 이들을 각성시킨다. 성과를 내고 인정받기 위해 바동거리며 앞만 보고 달려온 이들을 냉소하는 조르바의 호탕한 웃음은 하고 싶은 일을 유예하고 가슴속에 자리하는 잠재적 소망을 이성적으로 짓누르며 살아왔던 삶을 전환하는 동인으로 기능한다.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공명함으로써 일상의 틀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일로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날 크레타 섬으로 향하는 길에 <<그리스인 조르바>>는 함께 할 것이다.

     

       ‘상반되는 것 중 최악은 권태와 공포다. 우리 삶은 권태와 공포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추다.’

       <<파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인상 깊게 본 구절에서는 밋밋한 생활에 권태를 느끼며 지내다가도 돌발적인 공포 앞에 평온한 일상을 그리워하며 사는 인생을 떠올리게 한다. 인도에서 동물원을 운영하던 파이의 아버지는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동물들을 데리고 캐나다로 가려다 난파당하여 태평양에서 227일을 표류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렸다. 죽음과 맞서 생존하기 위한 시간적 고립을 절절이 담은 소설에 반해 이안 감독이 연출한 영화에서는 생존에 위협을 느끼면서도 망망대해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공간적인 고립감을 담아 매체가 갖는 본질을 살렸다. 혼란의 카오스에서 질서의 코스모스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종교적 특성을 저자의 소설쓰기와 상통하다고 본 진행자는 불가해한 인생에서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야하는지 고민하게 해 생각의 지평을 넓혔다.

     

       반평생을 살아온 지금 인생의 2막을 새롭게 구상하고 유의미한 일상을 위해 소소한 기쁨을 즐거움으로 치환하며 살아가기 위해 움직인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생각한 대로 실천하며 1인칭 화자로 내밀한 경험을 융해하여 자신과 친밀해지는 인생의 주연으로 통념에 휘둘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총체적인 무력감으로 귀결되는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소설에서 넌지시 일깨워 준 한 가정의 범죄가 가족이 서로 방관하고 방조하는 가운데 40년 후까지 이어졌다니 가족 구성원들 간의 바람직한 관계 형성의 의미는 자못 커 보인다. 두 진행자가 다룬 많은 작품 중 엄선하여 묶은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상상하지도 못하였던 작품 속의 세계로 이끌어 허무함으로 규정짓고 말았던 지난한 시간 속에 담긴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여 현재적 삶에 충실하여야 할 당위성을 묻고 또 다른 세계를 동경하게 만든다.



    이 리뷰는 리뷰 마블 이벤트 응모작 입니다
  •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 su**est | 2015.05.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서 호흡을 맞췄던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소설가 김중혁이 그 프로그램에서 나누었던 소설 이야기를 ...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에서 호흡을 맞췄던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소설가 김중혁이 그 프로그램에서 나누었던 소설

    이야기를 책으로 담았다.

    이 책에서 거론된 일곱 권의 책 중에 내가 읽은 것은 세 권.

    그 세 권의 이야기는 유난히 집중이 잘 된다.

    같은 책이라도 이렇게 깊게 읽을 수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나의 독서 방법이 부끄러워진다.

    두 진행자는 서로 친하지만 작품을 분석할 때는 한 치의

    양보도 없다.  그런 점이 더욱 마음에 든다.

    언제나 그렇듯 이렇게 분석 대상이 된 책들은 나의 또 다른

    독서 목록에 포함된다. 

    속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파이 이야기, 그리스인 조르바는

    내가 새로 읽어야 될 책들이다.  읽고 난 후에 이 책을 다시

    본다면 그 의미가 더욱 새롭게 다가올 것 같다.

  • 사랑합니다, 빨간책방 | de**lope1 | 2015.03.0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내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팟캐스트다. 1회 첫방송부터 시작해서 100회가 넘은 현재까지도 듣고 있으니...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내가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팟캐스트다. 1회 첫방송부터 시작해서 100회가 넘은 현재까지도 듣고 있으니 변치 않은 애정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아끼는 방송을 모아 책을 냈다고 하니 당연히 읽지 않고는 배길 수가 없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책은 총 7권으로, 방송 당시 가장 반응이 좋았던 소설을 골랐는데 이미 대부분의 책을 읽어둔 덕분에 '파이 이야기'만 새로 읽고 바로 이 책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시작할 때 새로운 기대는 없었다. 이미 방송을 들어서 내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요약본 정도로만 생각하고 가볍게 읽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점점 책에 빠져들더라. 아무래도 책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오디오 방송과 비교해 생동감이 부족하고 농담기를 덜어낸 게 아쉽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글의 강력한 힘을 잊고 있었다. 바로 명료함. 그리고 그 명료함이 더 마음을 울리게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이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소설 7권을 읽었을 때의 감동이 다시 솟아나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특히, 요즘 개인적으로 홀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서 그런지 '호밀밭의 파수꾼'을 읽을 때 마음이 너무 찡해서 한동안 멍하게 생각에 잠겨 있었다. 빨간책방을 통해 알게 된 가장 큰 수확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알게 된 것이고, 빨간책방 이전부터 정말 좋아하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방송으로 이미 몇 번이나 들었지만 책으로 다시 읽는 것도 너무 좋았다. 그리고 작가에 대한 분석으로는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의 무라카미 하루키 편이 가장 심도있어서 좋았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미 방송으로 한 번 했던 얘기를 굳이 왜 또 책으로 만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긴 한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고나면 그런 생각이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 책은 방송과는 다른 점에서 의미있는 책이다. 방송에서 흘려듣고 넘어갈 수 있는 이야기를 정리하고 눈과 마음에 다시 담아두는 역할을 하기 떄문이다. 그런 점에서 방송으로 이미 접했다고 할지라도 책으로 읽어보는 것을 권유한다. 물론, 소설 7권은 모두 읽어본 후에.

     

     

  •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팟캐스트 관련 책이 몇 권이나 나오게 될 줄은 ...

    <빨간 책방>이라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이렇게 팟캐스트 관련 책이 몇 권이나 나오게 될 줄은 아마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이번에 리뷰를 하고 있는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 말고, 허은실 작가가 쓴 오프닝을 모아 낸 책 '나는 당신에게만 열리는 책'도 발행됐다) 진행하는 이동진 조차도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는 말로 대신하는 <빨간 책방>의 인기는, 책을 사랑한다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상 그 이상이다. 1주년때 <빨간 책방>의 로고에 맞춰 개사한 로고를 불러주는 청취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땐 손발이 펴지지 않았었지만 뭐 그만큼 사랑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증거 아니던가. 처음에는 도대체 이게 뭔가 싶었던 팟캐스트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포맷으로 자리 잡을만큼의 시간도 흘렀고 노하우도 쌓였다. 그리고 이젠 홍대에 <빨간 책방> 전용 스튜디오와 그 이름을 딴 까페도 생겼다. 낯설던 김중혁과 이동진의 하이개그도 이젠 그러려니 넘기는 여유도 갖췄다. 그 익숙해진 시간만큼, <빨간 책방>과 함께 책을 읽는 생각이 조금 더 자랐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제는 논술이 중요하다고 한다. 대학 갈 때 논술이 중요한 지점이 되었다나 뭐라나. 그런만큼 독서가 중요하고 토론이 중요하다 이야기 하지만, 사실 백날 이야기하고 떠들어봤자 눈앞에 닥친 무언가가 아니라면 사람들은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린다. 더군다나 요즘엔 논술이나 독서도 틀에 짜여진 대로 커리큘럼대로 배우고 익히고들 한다. 모두 다른 사람이 책을 읽었는데도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은 틀에 짜여진 비슷한 대답이 돌아오는 식이다. 물론 많은 양을 배우는데 이런 식의 교육은 효율적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배우고 익히다 보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하는데 많이 낯설어하게 되고, 질문을 하라거나 어떤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하라고 하면 입을 꽉 다물어 버리곤 한다. 이런 배움은 시험 공부 말고는 쓸 데가 없다.

     

    같은 책을 읽어도 사람에 따라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중점적으로 보는 인물에 따라 책에 대한 생각이 천차만별로 뻗어 나갈 수 있다. 이 사람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됐고, 저 사람은 어떤 시선으로 바라봐서 저런 생각을 하게 됐고.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면서 어떤 건 좋은 것 같다 혹은 어떤 건 이런 게 더 좋은 것 같다, 그 얘기를 들어보니 이런 식의 이야기는 어떻겠냐 등등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것. 내가 에세이를 좋아하는 건 누군가의 생각을 읽어보면서 나와 다른 점 같은 점을 찾아보는 것이 좋아서다. 책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자고로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뭐 책 토론에 대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접기로 하고, 이제 본론으로 돌아가서-

     

     

     

    <빨간 책방>에서 다룬 그 수 많은 책들 중에서 7권을 추렸다. 이언 매큐언의 [속죄],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줄리언 반스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제롤 데이비드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 얀 마텔의 [파이 이야기], 니코스 카잔차카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까지 총 7권이다. <빨간 책방>에 방송이 되고 나서 한동안 베스트 셀러 코너에 계속 자리잡고 있던 책들이기도 하고, 말로 할 수 없이 좋은 책들이기도 하다. 내용은 잘 모르더라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들어봤을만큼 대중적이고도 익숙한 작품들이지만 작품성 또한 뛰어난 작품들. 그런 면에서 '책을 읽지 않아도' 어느 정도 내용을 알 수 있게 되는 <빨간 책방>은 책 읽기는 싫어하지만 책에 대한 욕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한 프로인 것 같다.


    팟캐스트에서 말로 이야기 했던 것을 (거의) 그대로 활자로 옮겼다. 매번 들으면서 흘려 보냈던 이야기들도 있었는데 눈으로 한 글자씩 꾹꾹 눌러 읽다보니 놓친 부분들도 조금씩 보인다. 역시 흘러가면 다시 되돌리기 힘든 '말'보다는 다시 되돌려 좋은 부분은 다시 읽고 이해 안되는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는 '책' 쪽이 더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공교롭게도 여기에 실린 7가지의 책들 중 읽은 책은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미 팟캐스트로 접했던 내용들이라 읽어내려가는 데 어려운 점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좀 더 술술 넘어갔다고나 할까.

     

     

     

    기본적으로 책에 대한 지식이 많은 이동진, 김중혁이다 보니 언제나 이야기는 사방 팔방으로 뻗어나간다. 예를 들어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 대한 책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당연하게 작가인 밀란 쿤데라가 저술한 다른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고 넘어간다. [불멸]이라는 소설보다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쪽이 이동진 본인은 더 좋은데 왜 더 좋은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가볍게 몇 번 읽었어요? 같은 질문을 덧붙여 하는 식이다. 또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비슷한 느낌의 다른 소설의 인물들을 끄집어 내기도 하고, 이동진이 영화 평론가이다보니 영화쪽으로 많이 이야기가 가기도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는 [안나 카레리나]와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주인공들과의 비교가 이루어졌다.

     

    <빨간 책방>은 상상하는 것보다는 책에 관한 토론의 질이 높다. 물론 이동진 적임자와 김중혁 흑임자 두 임자들이 하는 어이없는 개그들은 잠깐의 휴지기일 뿐- 이들이 내어놓는 생각들은 절대 가볍지 않다. 철학과 문학, 영화와 고전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이야기들이 한 권의 책을 이야기 하는데 쓰인다. 듣는 이들은 (그리고 이 책을 보는 이들은)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을 전환할 수 있게 되며, 이것은 자신만의 갇혀 있는 사고를 더 넓은 곳으로 펼쳐낼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더불어 두 사람의 기가막힌 생각들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고.

     

    이동진: 저는 권태와 허무 사이에서 끊임없이 진자 운동을 하는 게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중 더 두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을 밀어내는 방식으로 행동을 하겠죠. 권태가 두려운 사람은 일을 저지르고, 허무가 두려운 사람은 모범적으로 행동하려는 거예요. 여기에 행복과 쾌락에 관한 것도 비슷해요. 제가 볼 때 행복은 반복에서 오는 것 같아요. 반면에 쾌락은 일회적인 것에서 오구요. 그런데 작고 반복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이 필연적으로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은 권태예요. 반대로 강하고 일회적인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이 맞이하는 것은 허무죠. 저는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 이런 대비되는 개념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97쪽)

     

    그냥 이야기를 하는데 이런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하는 사람들이고, 그 생각들의 질 또한 좋은 종류이기 때문에 듣다보면 나도 저렇게 논리정연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떻게 생각하면 참 대단한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기가막힌 이야기들 사이로의 동참. 이들은 늘 전 주에 미리 다음주에 이야기 할 책들을 일러준다. 미리 읽고 나서 방송을 들으면 책에 대한 이해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리고 나와의 생각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스포일러도 하는고로..) 같이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하길 원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늘 다른 이들의 생각을 궁금해한다. 그래서 작가들이 초대되어 올 때 그 사람의 생각에 관해 굉장히 심도 깊은 질문을 하는 것도 이 때문일 테다. 그러니 이 책도 될 수 있으면 여기에 나온 책들을 읽어본 후에 읽는 것을 추천한다. 같이 토론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말이다.

     

    어떻게 읽어도 좋은 책이다. 꽤 재미있는 책이고 읽히는 데 어렵지도 않은데, 읽고 나면 책 7권은 읽은 느낌이 드는 책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이 시리즈로 나온다는 이야기도 본 적이 있는데, 다음편도 기다려본다. 활자로 만나는 <빨간 책방>은 또 다른 느낌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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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라딘 공식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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