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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창비시선 161)
| 규격外
ISBN-10 : 8936421611
ISBN-13 : 9788936421618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창비시선 161) 중고
저자 정호승 | 출판사 창작과비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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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5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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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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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은 따뜻하다> 이후 7년 만에 간행한 시집으로 얼음조각처럼 차가운 서정시편들이 눈길을 끈다. 24년간의 시작 활동을 통하여 얻어낸 시정신의 한 깨달음의 진경이자 훌쩍 다른 땅에 가닿은 상처와 아픔, 그리고 그 다스림의 노래들이 가슴을 친다. 제10회 동서문학상 수상작 수록

저자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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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 임정현 님 2012.08.02

    허허바다에 가면 밀물이 썰물이 되어 떠나간 자리에 내가 쓰레기가 되어 버려져 있다

회원리뷰

  •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아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시 100이라던가 누군가가 편집해놓은 시집이 아닌 한 시인의 이야기...

     오랜만에 시집을 읽었다. 아니 한국인이 좋아하는 시 100이라던가 누군가가 편집해놓은 시집이 아닌 한 시인의 이야기가 담긴 시집으로 따지자면 처음이다. 대학 입시를 위해 하나의 시를 뜯어 파헤치던 읽기와 달리 최대한 보이는 그대로 따라 읽으며 온전히 감정으로서 받아들이는 읽기를 하였다.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겠다던 윤동주 시인의 마음을 굳이 '억압받는 모든 대상 혹은 일제 강점하의 우리 민족에 대한 사랑'으로 해석하지 않아도 그 순수한 마음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듯이 시는 어쩌면 머리보다는 마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이 시집을 읽기 전에 접했던 정호승 시인의 시로는 <수선화에게>가 가장 크게 자리하고 있다. '울지마라 /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란 유명한 구절로 시작되는 이 시는 정말 마음에 들어서 작은 메모장에 적어 두고 한 켠에 '가슴 검은 도요새'라고 나름대로 생각한 작은 새 그림도 그려두고 위로가 필요할 때면 펼쳐보곤 했었다. 외로움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태연한 목소리가 힘을 주었다. <수선화에게>는 나의 사춘기를, 입시 경쟁의 스트레스와 외로움을 달래주던, 나의 학창시절을 함께한 너무도 소중한 시다.


     미안하다 / 나도 내 인생이 박살이 날 줄은 몰랐다. (P. ? <겨울밤> 中)

     어쩜 처음 한 시인의 시집을 고르면서 정호승 시인이 눈에 들어온 건 다시금 그때와 같은 힘을 받고 싶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에 담긴 정호승 시인의 목소리는 내 기억 속 <수선화에게>로 남아 있는 느낌과 사뭇 달랐다. 시에서 '이혼'이라거나 '이별'로 표현된 어떤 큰 아픔을 겪었는지 화자는 굉장한 절망 속에서 힘겨워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무거운 느낌이었다.


     내가 얼마나 모래를 먹어야 / 바다가 될 수 있을까 / 내가 얼마나 모래를 먹어야 / 소금이 될 수 있을까 (P. 44 <배가 고프다> 中)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책 한 권을 채우고도 모자를 아픔을 하나의 시로, 한 문장으로, 하나의 단어로 담아내는 일은 얼마나 힘든 작업이었을까! 두 번째 시집이 나온 후 7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그 과정은 힘겨웠으리라 추측된다. 하지만 (1997년에 나온 시집에 뒷북치는 격이긴 하지만) 알알이 맺어낸 아픔의 덩어리들을 이 시집에 토해냈으니 그 고통도 함께 뱉어낸 것이지 않을까? 그가 노래한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이 되는 사람'처럼 그 역시 길 끝에서 새 길을 열었으리라 믿는다.


     기대와는 다른 느낌이긴 했지만 아픔을 오롯이 담아낸 이 시집도 정말 감명 깊었다. 하지만 역시 단호하리만큼 꼿꼿했던 그의 목소리를 찾아 그 이전이나 이후의 작품들 또한 읽어봐야 겠다.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다'     ...

     

     

     

    '헤어질 때 다시 만날 것을 생각한 것은 잘못이었다'

     

     

     

    '미움이 끝난 뒤에도 다시 나를 미워한 것은 잘못이었다'

     

     

     

     

  • 혹 기차가 달려오지 않은 않는 곳 까지 가서 만나려고 오늘도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

    혹 기차가 달려오지 않은 않는 곳 까지 가서

    만나려고 오늘도 서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도 모른다.^^

     

     

    허공에 대고 쾅쾅 못질해도 소용없어..

    이번에 물 위에 대고 창창 못질하나...

    못이 무딘 건지...

    허공과 물이 못 박히기 싫다고 못 박고 있는지...^^

    오히려 못질하는 이의 가슴에 못이 박히는 것은 아닌지...

     

     

     

     

     소들이 국밥을 먹기 때문에...

    우리가 소머리 국밥을 먹게 되는 것은 아닌지?^^

     

    -------------

    시집을 넘기면 사랑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감미롭지도 않으나 분명 사랑의 노래 같았다.

    구슬프게 들려오는 슬픔의 노래만은 아닌 것 같았다.

    아픔...고통에 몸부림치는 사랑의 노래가..

    슬픔을 타고 흘러나오는 느낌이 들었다.


    무릎 사이에 얼굴을 묻고 울고 있는 시인은...

    ‘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하다고....

    가슴장을 지지누리는 슬픔을 노래하면서...

    그 안에서 희망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깨닫게 되었다고...

    그리고 그 노래들이 시인을 위무해주었다고...^^

    비록 사랑의 고통을... 슬픔을..... 노래하고 있지만...

    그 노래들이 위로로 다가오고...

    슬픔을 달래주었다고.....


    사랑도 지나치면 사랑이 아닌 것을...

    사랑할 때 사랑을 모른다고..

    서로 포기하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다고...

    비록 희생이...아픔이...고통이..슬픔이 따른 사랑일지라도...

    살아 있을 때 사랑해야 하며....

    희망 없이 살아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았다고...

     

    그리고 나 또한 이 슬픈 노래들을 들으면서...

    희망 없이 열심히 살아갈 수 있는 희망을 깨닫게 되었다고...^^

  • 친숙함 | mi**oo67 | 2006.06.2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1
    정호승의 다섯번째 시집을 읽었보았다. 시집을 읽을 때, 처음에는 쭉 내리 읽어 본다. 한눈에 딱 띄는 시가 보이질 않는다...

    정호승의 다섯번째 시집을 읽었보았다.

    시집을 읽을 때,

    처음에는 쭉 내리 읽어 본다.

    한눈에 딱 띄는 시가 보이질 않는다.

    그 다음으로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반복해서 읽어 본다.

    마음을 울리는 시가 한편 두편 눈에 띄기 시작한다.

     

    정호승의 시집을 대개 읽어보았다.

    그의 초기시집부터 최근에 시선집까지

    여러 권의 시집을 읽은 것 같다.

    그러다보니 그의 시에 동화가 된 것일까?

    그의 음성에 동화가 된 것일까?

     

    친구를 사귀다보면

    그의 단점을 알게 되고, 장점도 알아 간다.

    그렇지만 그의 단점은 작아 보이고

    장점이 크게 보이기도 하고

    장단점에 대한 인식조차 희미해지고

    그의 인간성이 좋고, 사람이 좋아

    그와 친숙하게 지내게 된다.

    그가 좋아진다.

     

    나는 정호승의 시에 익숙해진 것 같다.

    읽고 또 읽다보면,

    대부분의 시가 좋게 읽힌다.

     

    이번 시집도 처음에 한번 읽은 후,

    그리 좋은 시는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한편한편 읽어가면서

    좋아지고, 마음에 들고, 마음을 울리는 시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의 시를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그 좋은 것 후에, 나에게 남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봄길

     

     

    정 호 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 쌀쌀하다. 아침 7시 30분 조금 안되어 서울역에 도착한다. 휘 둘러보니 아는 얼굴이 없다. 휄체어의 뒷 모습이 보인다. 한 ...
    쌀쌀하다. 아침 7시 30분 조금 안되어 서울역에 도착한다. 휘 둘러보니 아는 얼굴이 없다. 휄체어의 뒷 모습이 보인다. 한 두 번 망설이다가 다가가 물었다. 이현수님이신가요? 미소를 띄우신다. 아내되시는 분과도 인사를 나눴다. 그렇게 모이기 시작했다. 기차가 출발하고 얼마 안되어 현수님께서는 가방에서 시집을 꺼내어 뒷좌석으로 넘겨주신다. 정호승의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였다. 만남을 기념하는 메모가 적혀있다. 몇 장 넘기지 않아 반가운 시가 눈에 띈다. *** 그리운 부석사 p10 *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 오죽하면 비로자나불이 손가락에 매달려 앉아 있겠느냐 * 기다리다가 죽어버려라 * 오죽하면 아미타불이 모가지를 베어서 베개로 삼겠느냐 * 새벽이 지나도록 * 摩旨를 올리는 쇠종 소리는 울리지 않는데 * 나는 부석사 당간지주 앞에 평생을 앉아 * 그대에게 밥 한 그릇 올리지 못하고 * 눈물 속에 절 하나 지었다 부수네 * 하늘 나는 돌 위에 절 하나 짓네 그렇게 부석사행 문학기차여행은 시작되었다. 정호승 작가와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 하늘은 잔뜩 흐려있었다. 날씨가 꽤 쌀쌀하다. 가파른 부석사 경내를 오르기 위해 정우님과 성기님이 번갈아가며 휄췌어를 끌고 밀고 한다. 나는 옆에서 힘든 시늉만 한다. 몸이 더워지는 만큼 마음도 더워진다. 사람이 만나면 서로의 눈빛만으로도 따뜻해지는 세상이 즐겁다. 무량수전 앞. 물결치는 산등성이들을 바라본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리고 싶은 풍경이다. 선묘도 그런 심정으로 용이 되어서까지 의상대사를 쫒아 해동에 이르렀으리라. 부석을 둘러보고 몇 장의 기념촬영을 하고 내려간다. 부석사에는 봄의 전령만이 도착했나보다. 목련과 개나리다. 쌀쌀한 날씨에 겨울의 뒷맛이 남아있다. 마음을 놓아버리고 천천히 걷는다. 이따금 카메라를 들어 전에 들렸을 때의 기억과 비교해본다. 그 때는 제법 부산한 부석사였다. 해동화엄종찰 부석사에서 매년 열리는 화엄축제의 끝무렵이었던 그 때는 여기저기 시화가 그려진 현수막과 단풍과 무성한 나무들, 그리고 사람들. 오늘은 한가롭다. 버스는 소수서원으로 향한다. 4,000여명의 학생을 배출한 세계 최초의 사립대학이라는 해설사의 설명이다. 하버드보다도 93년이나 앞섯다든가. 퇴계를 정점으로 하여 그 배움의 깊이는 오늘 날까지도 마르지 않고 이어내려온다. 선비촌에 들려 빈대떡과 파전에 동동주 한 잔. 버스에서 빨리 타라는 소리가 들린다. 여행사 가이드의 두목격인 그는 제법 큰 몸집에서 뿜어내는 목소리가 무섭다. 말 안들으면 혼날 것 같다. 짧은 여행길이지만 충분하다. 우리는 다시 기차에 오른다. 기차에 올라 사행시를 건성으로 적어낸다. 운은 '문학기차' 문 : 문득 떠오르는 학 : 학의 날개짓 기 : 기다리느니 차 : 차라리 죽어버리겠다던... 화려한 비상에도 슬픔이 있을까. 기다림이 있을까. 도시락을 까먹고 나는 다시 잠이 든다. 잠든 사이 이벤트실에서 사연엽서 방송, 시, 노래 콘테스트가 있었지만 나는 일행들이 자리로 돌아왔을때서야 깨어났다. 잠충이다. 언제부터인지 차안에서는 무조건 자는 버릇이 생겨났다. 가끔은 운전하면서도 잠을 자니 탈이다. 그래도 아직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천운이다. 다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를 꺼내든다. *** 첫눈 오는 날 p56 * 나는 죽으면 첫눈 오는 날 * 겨울 하늘을 날다 지친 새들 앞에서 *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 하객들로 새들을 모셔놓고 * 어머니가 새들에게 모이를 주고 있을 때 *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여자와 * 영혼결혼식을 올리고 싶었다 * 눈 속에 찬 매화는 * 아직 홀로 향기를 토하지 못하고 * 가섭은 부처님이 꽃을 들어도 미소짓지 않으나 * 내 언젠가 첫눈 오는 날 * 새들을 모시고 영혼결혼식을 올리면 * 여름날 소나기 한차례 지나간 뒤 * 부석사 앞마당에 핀 접시꽃 한 송이 꺽어 * 내 영혼을 축하해주십시오 아무래도 접시꽃 피는 날 부석사에 다시 가봐야겠다. 그 날엔 안양루에 앉아 우리나라 최고의 절경이라는 부석사의 석양도 지켜봐야겠다. 접시꽃으로 붉게 물든 하늘. 영혼까지도 물들여볼까. 아무것도 버리지 못한 삶일지라도 붉게 물들인 내 모습이면 상제님도 눈이 어둔 척 하시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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