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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도솔 시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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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쪽 | A5
ISBN-10 : 897220241X
ISBN-13 : 9788972202417
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도솔 시선 1) 중고
저자 한정석 | 출판사 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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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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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30916, 판형 130x210, 쪽수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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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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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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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는 시인 한정석의 첫 번째 시집이다. 한정석은 우리 시대에 버려진 또는 소홀히 여겨지는 개인적·사회적 가치들과, 사람들이 업신여기거나 쓰다가 무심하게 버린 존재들을 집요하게 좇아간다. 이런 가치들과 존재들이 어찌하여 사람들에게 무가치하게 다루어지고 파괴되고 부서져야 하는가를 물으며 거기 편안히 내려앉지 못하는 말들을 부둥켜안고 씨름한 뒤 시인은 그런 가치들과 존재들에 적합한 말들을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저자소개

저자 : 한정석
저자 한정석은 1962년 완도 노화에서 태어났다. 1985~1996년 대학에서 부르주아 정치학을, 대학원에서 해석학과 문학비평을 공부하였다. 1994~1998년 충주대학교에서 대학영어를 가르치며,《토익 토플 문법연습》(한국교육문화원, 1995년 첫판, 1996년 둘째판)을 썼다. 1998~2007년 평신도 신앙공동체 《푸른 하늘땅》에서 활동가로 일했다. 2002~2007년 《충주 이주노동자지원센터》 소장으로, 《충주 실업극복협의회》 운영위원으로 일했다. 2005~2007년 새충청일보 논설위원으로 지방정치에 참여하였다. 지금은 파주에서 육체노동을 하며 《책보고놀자 도서관》과 《공감 인문학 카페》를 일구고 있다.

목차

바다는 자유 한다
자유 하는 바다 ┃봄비 ┃노란 은행잎 ┃김칫국 들었소이다 ┃눈물은 ┃말과 안개 ┃산밤을 먹었지요 ┃오늘 눈이 오면┃새소리┃새들┃언젠가 가로등이┃그는 사람 세상을 떠난다┃그와 나, 온생명은┃잠들지 않는 바다┃부은 하늘에┃몸을 만져 주며┃새들이 잠을 막아요┃눈의 깊이┃비의 메시지┃시간┃은행잎 하나┃가을 꽃 기운┃그냥 누워 있어요┃아! 저 아득한

내어놓으면 희망이다
우산 생각┃파리 한 마리┃살아 있으면 희망이다┃튼실한 그대 발자국과┃바람┃너를 넣으면┃물의 은총┃빨래를 널며┃비가 오면┃시한의 바닷가 극장┃새들과 나는┃들으라 한다┃그대만 보이오┃아, 차가운 새벽아┃몸, 즉or 몸뚱이┃풀을 뽑다가┃내 유년의 꿈┃오이김치 하려고요┃신앙 하려는가┃햇빛 좋아라┃하루해의 몰락

가난한 말들이 그립다
말을 살아남는 거┃말과 삶┃매끈한 게 좋은 거 아닙디다┃풀무를 견딘 말들아┃사는 이야기┃나의 말은 쓰다┃말을 낸다는 건┃쓰는 까닭┃말없이 있어서┃가난한 말들이 그립다┃요즘 아이들은┃말의 무게┃말과 사물┃내 말은┃새들 죽음도 슬프다┃슬픔이 멀어지지 않으니┃그는 나는┃말들을 살리려┃말을 놓아 버린 까닭┃그날 이후

뭍을 닿고 싶다
뭍을 닿고 싶었다┃살다 보면 힘들 줄 알고┃지난날┃고독한 산책자┃나에게 신심은┃어제 달빛에┃당신은 얼음 마음이기에┃죽음 앞을 서리라┃정신은┃한겨울에┃바람이 오면┃밤이면 ┃올해 잣 농사┃한낮의 꿈┃지옥을 떨었다┃내 뒷모습┃새들 따라 살고 싶다┃무어를 떠는 건가┃주름을 펴 볼까나┃인생은┃죄의식 하나┃농성동 오토바이들에게┃마음 꽃밭에┃나는 대체┃내 안 기름때┃기도의 바탈┃파김치를 담그며┃빛고을도 추웠다┃애말이오┃너의 아픔이┃나도

생명은 자기 결정이다
정치적인 말┃생명은 자기 결정이어요┃몸은 자유다┃사랑 하나┃웃는 정치를 기다리며┃우리에겐 저항권이 있소?┃살아 있다는 거┃내래 함경도 땅끝을┃비 새벽 풍경┃광주는 나에게┃정치의 풍경 1┃정치의 풍경 2┃달이 차오른다┃자유┃하양 비닐봉투┃숨 하나┃말을 가겠다는 건┃세르게이를 읽다┃반딧불이┃오늘 지구가 끝난다고?┃그해 사월┃꽃뱀 하나┃땅은┃오늘은 그냥┃욕망의 전차를 내리다┃말들을 거두며

해설┃최용탁 시인

책 속으로

새소리 (21쪽) 아침엔/새소리가/사람 소리보다 더 커요/사람을 이겨요/새소리에 사람들이/끌려다녀요 은행잎 하나 (40쪽) 은행잎 하나/비를 안고/바람을 출렁이더니/풀섶에 지고요/한 생명이 그렇게/다른 생명에 닿고요 말을 낸다는 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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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 (21쪽)
아침엔/새소리가/사람 소리보다 더 커요/사람을 이겨요/새소리에 사람들이/끌려다녀요

은행잎 하나 (40쪽)
은행잎 하나/비를 안고/바람을 출렁이더니/풀섶에 지고요/한 생명이 그렇게/다른 생명에 닿고요

말을 낸다는 건 (85쪽)
자유 쪽을 향하려고/말들에게로 간다/몸을 정신을/똑바로 가져가려고/말들을 가지런히 한다/깎고 다듬고 손질하여/송곳같이 날이 선 말들을/하나씩 두드려 본다/입 밖으로 숨처럼/신중히 내어놓아 본다/무심한 새벽바람을/견디지 못하고는/날카롭고 힘센 말끝 하나가/잘리어 날아가 버린다/ 지난밤부터 내 고뇌가/허방으로 가는 꼴이다/말을 사물에 딸려 보내는 건/고달프다 때로 허망하다

숨 하나(172쪽)
그해 봄은 싱그럽지만은 않았다/시민들은 양심과 자유를 좇아/심하게 흔들렸다/금남로는 광란의 권력이 불러온/죽음들로 쓸쓸하였다/레이프 가렛의 열기가/양동시장을 생뚱맞게/새어 나오는 게 들렸다/이른 아침 장마 구름이 주월동 공생원/태극기에 걸려 넘어졌다/가엾은 숨 하나가 우주를 흔들며/지구별 위를 떨어져 내렸다/몸 하나가 보이더니 리어카에 삽과 함께/실리었다 잠시 천막천이 덮이고/툴툴거리는 리어카 바퀴살의 반주를 따라/세 사람이 힘없이/만가輓歌를 삼키고 있었다/화장실에서만 피던 자유 하나도/거기 딸려 가고 있었다/논길 끝 야트막한 산자락/음지에 비목들 숲이 보였다/거기 그는 말없이 누웠다/그에게도 예쁜 탄생과/따스한 봄날은 있었을까

기도의 바탈 (142쪽))
새가 가락을 하고/물이 웃음 짓는다/풀과 나무가 속삭이고/대지가 중저음으로 노래한다/바람은 수줍은 듯 떨리며 온다//약한 이들은/깊고도 길게 호흡한다/무릇 살아 있는 것들은/소리를 멈추지 않는다 /소리로 숨을 건져 가는 거다//기도의 바탈은/귀 기울여 듣는 거다/하늘의 소리는 땅 위에 있다/내 몸뚱이의 욕망과는 거리하고 있다/내 바람을 저만치 멀어 있다//기도는 자유다/몸의 자유/정신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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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는 그냥 오는 게 아니다. 시혼(詩魂)이란 게 먼저 있어야 하겠고, 시혼이 말을 만질 때에야 반짝이는 시어가 나오고 공감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시가 탄생할 것이다. 이때 시혼이 만져놓은 시어들과 시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자유하게 하고 기쁘게 한다면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시는 그냥 오는 게 아니다. 시혼(詩魂)이란 게 먼저 있어야 하겠고, 시혼이 말을 만질 때에야 반짝이는 시어가 나오고 공감과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시가 탄생할 것이다. 이때 시혼이 만져놓은 시어들과 시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자유하게 하고 기쁘게 한다면 더 바랄 게 있겠는가. 여기에 이르면 시를 대하는 독자들의 가슴도 뜨뜻하여 올 것이다.
한정석은 우리 시대에 버려진 또는 소홀히 여겨지는 개인적·사회적 가치들과, 사람들이 업신여기거나 쓰다가 무심하게 버린 존재들을 집요하게 좇아간다. 이런 가치들과 존재들이 어찌하여 사람들에게 무가치하게 다루어지고 파괴되고 부서져야 하는가를 묻는다. 거기 편안히 내려앉지 못하는 말들을 부둥켜안고 씨름한 뒤 시인은 그런 가치들과 존재들(의 현실)에 적합한 말들을 조심스레 내려놓는다. 인간이 언제까지 지상의 중심이어야 하는가를 또한 그는 강하게 묻는다. 그리하여, 자유, 자기 결정권, 온생명(Global Life), 사유, 신심(信心), 고통 등의 가치들이 이 시집에서 새로운 의미와 힘을 얻는다. 새들이나 개들도, 바람도, 비도, 눈도, 여러 미물(?)들도 존재 자체로 의미가 있으며, 사람과는 떼려야 뗄 수 없이 관계되어 있다는 데서 이미 사람보다 못한 하찮은 존재나 미물(微物)이 아니라고 시인은 노래한다.

"말을 하는 것은 입이고 혀끝이지만 말을 내어놓는 곳은 온몸이다. 한정석에 따르면 차라리 그의 온 생애다. 그러니까 말을 낸다는 것은 자유로 향하는 통로이면서 도무지 정답이 보이지 않는 허방이기도 하다. 일견 담담하게 써 내려간 이 시에는 말에 대한 절망과, 그래도 버릴 수 없는 말에 대한 기대가 함께 드러나 있다. 그는 하나의 말을 위해 밤새워 뒤척이고 몸과 마음을 곧추 세운다. 말을 풀무질하고 갈아서 비로소 자유로 가는 한 개의 비수를 벼린다. 그러나 그 말이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다. 그 말을 꺾어 버리는 것은 무심한 새벽바람, 어쩌면 일상이라는 괴물이다. 여기서 말은 우리가 입 밖에 내는 말이 아니다. 말로 표상되는 우리 내면의 가치, 지금은 일그러지고 전도된 개인적, 사회적 가치일 것이다. 그는 그것을 자유라고 말한다. 즉 말과 자유는 수단과 목적으로 서로 환유하면서 그의 내부에서 치열하게 싸우는 두 축이다. 그리하여 그는 때로 절규한다."(최용탁/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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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 | yh**ndless | 2014.07.01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그는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말을 아끼는 사람이다. 침묵이 말보다 더 깊은 사유를 만들어 낸다. 말이 본래와는...
    그는 말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말을 아끼는 사람이다.
    침묵이 말보다 더 깊은 사유를 만들어 낸다.
    말이 본래와는 다르게 많이 변질되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어 작가는 슬프다.
    언젠가 다시 돌아올 말들을 생각한다.
    작가는 자연, 사물, 삶과 말을 사랑한다.
    말이 이 모든 것들을 바르게 담아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어쩌면 말이 생겨나면서부터 왜곡이 시작됐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이 먼저인가.
    작가의 말에서 삶을 본다.
    ‘살아서 꿈틀대는/ 말/ 하나/ 찾으려고’... ...
    ‘떳떳치 않아 몇은 감추었더니/ 실하고 살아 있는 말들은/ 모습을 보여 주지 않았다’... ...
    ‘내 말과 내 삶 사이/... .../ 그곳을 나는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나도 내 말과 삶의 간격을 눈속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침묵이 내 말보다 낫지 않나 반성해 본다.
    들어야한다는 것. 다른 모든 것의 소리와 말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것.
    ‘가장 위대한 일이다/ 숭고한 일이다’
    나는 작가에 말에 귀를 기울인다.
    말로 먹고 사는 직업의 고단함을 본다. 살아 나아가는 생명의 고단함을 느껴본다. 봄과 새벽의 희망을 본다.
    줄창 읽고만 싶다던, 상흔이 비춰 쓸 수밖에 없었다던 작가,
    '말을 사물에 딸려 보내는 건/ 고달프다 때로 허망하다’ 말하던 작가.
    쓰디쓰고 축축한 말들을 내어 놓는 작가의 글줄이 내 마음을 ‘동’하게 한다.
    말은 낮은 곳과 진실을 찾아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라는 작가의 말이 심금을 울린다.
    허방하고 한 없이 가볍기만 한 말이 아니라 애타게 기다리는 것들의 손을 잡아 주는 것, 불러내어 숨통을 틔어 주는 것, 그것이 말을 하는 사람들의 소명이 아닐까.
    곧 6.4 지방 선거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말에 대해 이렇게 치열하게 사유하고 고민해야 할 이가 비단 시인뿐이랴.
    낮은 곳, 진실, 자유를 향해 말을 내 놓는 일은 단지 시인만이 할 일인가.
    말이 난무하다. 바르고 진실한 자유의 외침이 아닌, 오염되고 던져지는 말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과연 말에 희망이 있을까. 작가는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치열하게, 올바르게 담아낼 것을 다짐한다
  • 짧고 정해진 특별한 형식이 없다. 이야기가 길거나 많지 않다. 게다가 그럴 듯하게 옳은 말만 보인다. 수긍이 가는 표현이다...
    짧고 정해진 특별한 형식이 없다.
    이야기가 길거나 많지 않다. 게다가 그럴 듯하게 옳은 말만 보인다. 수긍이 가는 표현이다.
    한번 더 보게끔, 생각하게 끔, 되풀이 해서 눈길이 머물게끔 만드는 특별한 기술이 있다. 
     
    이 시집을 읽다가 잠시 흐름을 놓치게 되면 다시금 제목을 보게 해서 정신줄(?)이 제자리에 오도록 유도하는 글...... 따라서 정신집중을 요하며 ,또한 그래야만 고개를 끄덕일 수 있게 하는 말..  요란한 미사여구가 없는 담백한 글들이 언젠가 나중에 다시 읽어도 늘 새롭고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게 한다. 같은 글이지만 과거의 감동과는 다르고, 또한 지금 느껴지는 바와 나중에 느껴지는 바가 현저히 차이나게 하면서 내 가슴과 생각이 자라났다고 스스로 인정하게 끔 만든다.
     
    특히 자연에서 모티브로 한 소재의 글은 눈을 감으면, 그 감동이 배가 된다. 마치 내 몸이 그 자연 속에 동화된 듯..  우리 주변의 흔하고 누추한 소재 거리를 시인의 감성으로 독특하게 표현해서 그럴싸한 의미를 두어 소재의 신선함과 소중함을 일꺠워 주는 글..
     
    시는 그러해서 자기계발서나 소설보다 더 쓰기 힘들고 풍부한 감성을 기반으로 하되 여러번 정화작용?)을 통해 여과해서 새초롬하게, 단촐하게  독자의 가슴에 꽂힌다. 그들의 감성이 부럽고 여과능력이 부러워 글쓰는 일은 아마도 신이 내린 축복인가 보다.
     
    독자도 페이지마다 정신집중해서 천천히 여유있게 총총한 눈으로 읽어 내려가 봐도 좋다. 목차와 상관없이 손길이 닿는 페이지에 의지한 채......
  • 시인은  어린 시절 모습,  광주항쟁의 경험, 목회자의 삶을 살면서 겪었던  일들을&nbs...
    시인은  어린 시절 모습,  광주항쟁의 경험, 목회자의 삶을 살면서 겪었던  일들을 
    '침묵이 고여 시가되다'에 담아내고 있다.

    -자유하는 바다-
    하루 두 차례 바다는 물을 채운다
    바다는 눈물도 거부하지 않는다
    가장 낮은 곳에 있어 땅 위의 모든 물들을 웃으며 받아준다
    자유 하는 바다
    하루 두 차례 바든 물을 비운다
    바다는 물을 삼키지 아니한다
    바지락을 줍는 가난한 손들을 웃으며 마중한다
    자유 하는 바다

    -노란 은행잎-
    노란 은행잎 어제는 바라멩 날리더니 오늘은 그냥 집니다.

    -사는 이야기-
    따분하면 티비를 켜지 않아요
    검은색 양복의 정치나 얼어죽을 정치논평이나
    홈쇼핑 들뜬 목소리는 비키어가요
    안보이는 사랑의 나라 만들어대는 종교채널도 싫고요
    가벼워 날아가 버리고 마는 허망한 웃음쇼도 마음에 안들어와요
    흐흐 아이들 감기 들면 말이어요
    지상엔 없는 엄마 옷을 빨아 그물을 멕이면 낳는다고 하여요
    남아메리카 원주민들 사는 이야기와 그 무표정과 의연함과 꾸미지않음과
    거짓하게 부풀려 놓지 않은 말과 겁에 질리지 않은 얼굴은 살가워요 좋아요

    -요즘 아이들들은-
    우리 집 우리 엄마 안 한다
    우리는 어려서 마이 홈 마이 마더조차 우리 집 우리 엄마로 옯겨 적었다
    이제는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그냥 내 거 나 한다
    내 안에 너는 안 들인다
    사는 게 말에 그대로 새기어 있다
    무엇이 아이들에게서 나와 너를 가르는 걸까
    우리를 버리고 나를 쓰겠단 심보는 또 무언가
    스스로 한 걸까
    가르쳐서 온 걸까
    어른들을 보고 익힌 걸까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란 말이 있듯이 우리가 반성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것 같다.
    더 늦기전에 가정에서부터 올바른 가르침이 있어야 하고,  더불어 학교에서도 경쟁보다는 함께 사는 모습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한낮의 꿈-
    몸을 시간에서 빼 내어 한낮의 꿈을 따라갔다
    ~중략
    유년의 상처도 울음도 보였다
    그 시리게 푸른  바다를 마르도록 술잔에 담아 들이켰다
    몸에서 독기가 하나씩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높으던 멀던 하늘이 낮게 내려와 웃으며 있었다
    내 두툼한 허리를 감싸 안고 있었다

    마치 시인의 쓸슬한 뒷모습을 보여주는 시다.
    쉽고 가볍게 읽기보다는 무언가를 생각하게 하는 시다.
    특히 <광주는 나에게>에서는 무지했던 행동에 지금도 가위눌려있다고 하니 안타까웠다.

  • 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 | hy**2joa | 2013.11.0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p9 말이 사물을 담아내게 하여야 한다면, 말이 인간의 일에 개입하도록 두어야 한다면, 말을 다스려 나가면 될 것이다. ...
    p9
    말이 사물을 담아내게 하여야 한다면, 말이 인간의 일에 개입하도록 두어야 한다면, 말을 다스려 나가면 될 것이다.
    말과 사물의 격차, 말과 양심의 차이, 말과 삶의 거리를 줄여 가면 좋을 것이다.
    문제는 말을 가진 인간이다. 말을 다듬을 것이 아니라 인간을 다듬어야 할 일이다.
     
    말이라는게 결국 인간이 하는 말이라..
     
    <말과 안개>
     
    아침을 두고
    사물들에 주려고
    어젯밤 정성스레 모아 두었던
    말들이
    안개와 안개에 막히었다.
    그래 그 말들을
    주머니에 넣고
    지금 나는 하나씩 만지고 있다
    가지런히
    펼쳐 보고 있다
     
    시집에서 '말'에 초점을 가지고 보다 보니 제일 먼저 눈에 띈 시는 <말과 안개>이다.
    서문에서 말한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에 영향을 받아서 쓴듯한 느낌의 시이다.
    말을 하는 것은 주체가 아니라 구조들이며 언어의 체계 그 자체라는데...
    흡사 그 체계들을 만지고 펼치고 정리하는 듯한 모습이 그려진다.
    안개는 '사유'를 뜻하는걸까? 생각하고 생각하는 동안 말들이 막힌것일까?
    짧지만 꽤나 와닿았던 시이다.
     
    <새소리>
     
    아침엔
    새소리가
    사람 소리보다 더 커요
    사람을 이겨요
    새소리에 사람들이
    끌려다녀요
     
    언제가부터 휴대폰 알람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여러 종류의 새소리에 눈을 뜨곤 한다.
    박새며 직박구리며 새들이 나무에 앉아 떠드는 소리에 알람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과연 이러한 일상도 시가 되는구나 싶었다.
    소소하지만 일상적이라 더 와닿았던 귀여운 시 한편.
     
    <애말이오>
     
    애말이오
    나의 인생 정책은
    슬픔이어요
    고苦여요
    고통 넘실대는 바다여요
     
    그러니까 말이오
    눈물 흘러넘치는 거
    부끄러워 말자는 거여요
    눌러 막지도 말란 거요
    흐르게 두잔 거요
     
    애말이오:내 말 좀 들어 보시오
     
    인생이 슬픔이고 고통이라는건 슬프지만
    눈물을 부끄러워 말고 자연스레 흐르게 두잔 거는 공감이 간다.
    아마 시인분은 나이가 있으셔서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시다보니 인생정책은 슬픔이고,고인가 보다.
    아직 어린 나는 인생이 슬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뭐랄까 짧고 동요같은 시도 보이고,
    정치적인 혹은 철학적인 느낌의 시도 보이고,
    다양한 소재와 느낌들을 고루 섞어서 그런가..
    시인분의 인생사를 얼핏이나마 본 듯한 느낌이 든다.
    시집을 읽었는데 에세이를 읽은 느낌마져 든다.
  • <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는 마치 집에서 만든 더치커피같은 시집이었다. ...
    <침묵이 고여 시가 되다>는 마치 집에서 만든 더치커피같은 시집이었다.
    오랜만에 홀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생겨 세상으로부터 귀 막은 체 한 절 한 절 그리듯 읽어내리면서 나는 작가의 일상을 슬쩍 훔쳐볼 수 있었다.
     
    그는 새소리가 들리는 곳에 산다.
    그는 새소리가 사람 소리에 묻히지 않는 이른 아침에 하루를 시작한다.
    그는 규칙적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는 어린 시절, 바다 가까이에 살았다.
    그는 바다를 거대하게 여겼지만 그 안에서 평안을 느꼈다.
    그는 살펴보는 시선을 갖고 있다.
     
    이렇듯 그의 일상이 고여 시가 되었다. 그의 시는 대체로 집에서 만든 것 같다.
    난해한 언어들을 잔뜩 엮어 체할 것 같은 시가 아니다. 아침 새소리를 들으며, 바다를 보며, 길을 걸으며 문득 생각날 것 같다.
     
    한편으로 작가의 시는 더치커피같다. 한 방울, 한 방울 오랜시간에 걸쳐 맺히고 모여 마침내 한 잔의 커피가 되는 것처럼 그의 시는 스쳐가는 생각과 묵상과 관찰을 오래도록 한 후에 마감되어 겨우 한 절 똑 떨어진다. 그래서 제목의 '침묵'은 '말이 없음'이 아니라 '나는 지금 생각 중'이란 의미가 된다. 작가의 언어관은 매우 진지하고, 그의 시어들은 말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그는 직접적으로 <말들을 살리려>하고 그의 말은 <구부러지지도, 엎드리지도, 검어지지도 않는다>. 비록 <쓰지만> 그는 묵묵히 쓰고 또 쓴다. 나를 풀어내기 위해, 남을 돌아보기 위해. 읽고 쓰고 말하는 것과 뗄 수 없는 그의 삶에서 언어는 연인이자, 도구이자, 약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의 시어는 감정과 생각이 숨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
     
    숨길 듯 숨길 듯 숨기지 못한 날 것들이 툭툭 모습을 드러낸다. 그 것이 이 시집의 하나의 매력이고, 친밀감을 느끼게 하는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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