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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하이브리드 총서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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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6쪽 | 규격外
ISBN-10 : 8957077952
ISBN-13 : 9788957077955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하이브리드 총서 13) 중고
저자 박가분 | 출판사 자음과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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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3월 2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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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140327, 판형 140x215, 쪽수 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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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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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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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문학의 새 지형도! 「하이브리드 총서」 제13권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 ‘경계 간 글쓰기, 분과 간 학문하기’라는 구호 아래 ‘통섭’의 학문하기가 한국의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총서이다. 제13권에서는 1980년대 포스트모던 비평가에서 세속적 비평가로 전회했고, 1990년대에 《트랜스크리틱》을 출간하면서 사상적으로 전회한 가라타니 고진을 살핀다.

저자 박가분은 이 책에서 가라타니를 외적인 방식으로 혹은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의 이념으로 비판하지 않는다. 박가분은 다만 가라타니가 스스로 충실하게 따른다는 마르크스의 개념과 체계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점들을 보여준다. 그의 저서 《트랜스크리틱》을 중심으로 고진에 대한 비판적 논평과 의문을 제기하고, 《세계사의 구조》를 바탕으로 고진이 이론가로서 돌파해낸 지점과 한계를 언급한다.

저자소개

저자 : 박가분
저자 박가분은 2006년부터 시작한 네이버 블로그 ‘붉은서재’에 인문/철학 서적의 서평과 이런저런 개인적인 소회를 올리며 ‘청년 논객’이라는 허명(虛名)을 얻었다. 2010년 블로그의 포스팅들을 묶어서 『부르주아를 위한 인문학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출판했다. 2011년 마이클 샌델 열풍에 대한 비판적 논평인 『무엇이 정의인가』의 공저자로 참여했다. 2013년 일베 신드롬을 분석한 『일베의 사상』을 출간했다. 현재 학생 신분으로 자유기고를 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

1부 고유명의 철학자, 가라타니 고진
1장 이론적 맹아기 - 『일본근대문학의 기원』과 『근대문학의 종언』을 중심으로
2장 이론가로서 가라타니 고진의 ‘윤리’ - 『은유로서의 건축』을 중심으로
3장 고유명과 타자의 문제 - 『탐구 2』와 『유머로서의 유물론』을 중심으로
4장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사

2부 트랜스크리틱 사상가, 가라타니 고진
1장 『트랜스크리틱』과 칸트
2장 『트랜스크리틱』의 전후
3장 마르크스의 『트랜스크리틱』

3부 미완의 대작, 『세계사의 구조』
1장 세계사의 구조와 사적 유물론
2장 미니세계시스템
3장 세계제국
4장 세계경제시스템
5장 세계사의 구조 이후

맺음말 ? 고유명의 철학자에서 코뮤니즘의 사상가로

책 속으로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에서부터 가라타니를 추동하는 것은 어디서부터가 안이고 바깥인지가 모호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바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다. 바로 그런 입장에서부터 앞으로 있을 가라타니의 이론적 여정이 시작된다. 후일 가라타니는 『탐구』 등의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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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근대문학의 기원』에서부터 가라타니를 추동하는 것은 어디서부터가 안이고 바깥인지가 모호한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바깥’으로 나아가려는 의지다. 바로 그런 입장에서부터 앞으로 있을 가라타니의 이론적 여정이 시작된다. 후일 가라타니는 『탐구』 등의 저서에서도 주체를 넘어선 구조, 외부성, 타자 등 후기구조주의 개념이 모두 이미 칸트가 말한 ‘초월론적 주관’에 의해 발견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여기서 근대적 ‘풍경’과 ‘내면’에 대한 『일본근대문학의 기원』의 문제 설정은 새롭게 (재)이론화한다. 가라타니는 근대문학에 대해서만큼 그가 비평가로서 활동하던 1980~1990년대 포스트모던 철학에 대해서도 위화감을 느꼈다. 나중에 보겠지만 가라타니는 ‘내면’과 ‘풍경’, ‘주체’와 ‘구조’, ‘안’과 ‘바깥’이라는 문제 설정 자체의 ‘바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단초를 바로 ‘고유명’에서 발견한다.(25쪽)

가라타니는 후일 (풍경에 사로잡힌) ‘내면’ 혹은 (체계에 사로잡힌) ‘초월적 자아’의 ‘바깥’을 ‘고유명’을 통해 발견하게 된다. 가라타니의 이론적 여정은 ‘형식적’인 구조와 주체 양자의 ‘바깥’에 있는 고유한 ‘역사적’ 구조와 주체를 발견하고 이론화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그가 말한 내면=초월적 주관은 ‘고유명’으로 재사유되며 그가 말한 구조=풍경은 후일 ‘세계사의 구조’로 재사유된다고 할 수 있다.(61쪽)

가라타니가 말하는 ‘이 나’ 혹은 ‘이것’은 특수하거나 유별난 성질을 지닌 개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아무리 특수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類, 일반) 속에 있는 개별성에 지나지 않는다. 개체가 아무리 분할 불가능한 성질을 갖는다 하더라도 그런 성질은 그것이 속한 상위의 일반적인 범주 속에 있다. ‘이 나’가 지닌 특수한 성질들로 ‘이 나’의 고유성을 규정하려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범주와 술어들로 기술하고 한정한 개체로서 ‘나’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가라타니는 ‘인간 실존’, ‘현존재’, ‘자기의식’과 같이 인간 실존의 특수성을 포착하는 개념들 역시 특수성과 일반성 사이의 회로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위화감을 일찍부터 품어왔다. 나 자신의 특수성을 ‘의식’ 속에서 떠올려본다 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의식 자체가 언어에 의해 규정되어 있는 이상 우리는 의식 속에서 현상하는 일반적인 범주와 술어들을 통해 ‘나’의 특수성을 ‘한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 나’의 고유성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68쪽)

가라타니는 전략적으로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 ① 우선 그는 철학의 내성은 다수의 주관 사이에서 이뤄지는 대화에서 출발한다는 것을 보여준 뒤, ② 역으로 이런 대화 자체가 실은 ‘내성적’인 것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비록 미하일 바흐친을 호의적으로 인용하지만) 바흐친처럼 ‘독백’에 ‘대화’를, 단성성에 다성성을 대치시키는 방법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라타니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독백보다 대화가 우위에 있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가 문제 삼는 것은 철학자들이 ‘어떤 종류의 대화’에서 출발하느냐다. “여기서 두 가지 ‘대화’를 구별해야 한다. 즉 법정 내부의 타자와 외부의 타자를 구별해야 한다.” 진정한 의미의 대화란 ‘공통의 규칙’을 공유하지 않는 타자와 행하는 대화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이런 타자는 신비롭거나 초월적인 타자가 아니다. 또한 대화 규칙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도 아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대화 규칙은 어디까지나 규칙을 공유하지 않는 타자와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만 비로소 떠오르게 된다는 것이다.(94쪽)

가라타니의 칸트 독해 이면에는 자신이 1980년대에 세공한 ‘차이’, ‘타자’ 개념과 ‘고유명’ 개념이 작동하고 있다. 가라타니에 따르면 칸트가 살던 쾨니히스베르크는 당시 그 지역에서 국제무역의 중심지였다. 이곳은 스피노자와 데카르트가 살았던 암스테르담과 마찬가지로 ‘차이가 빚어지는 장소’였다. 이런 시스템 간의 ‘차이성’은 시차라고 불리게 된다. 이런 시차는 여러 형태로 재생된다. 가라타니는 대륙의 합리론과 영국의 경험론 사이의 차이를 ‘시차’라는 용어로 개념화한다. 가라타니는 칸트의 저작 중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형이상학자의
꿈에 비추어 본 시령자의 꿈』에서 시차라는 개념을 끄집어낸다.(124쪽)

가라타니가 2000년대 초반에 들고 나온 ‘트랜스크리틱’(횡단식/이동식 비평)이 그만의 고유의 ‘방법’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하고 혼란스럽다. 따라서 그의 방법이 스타일로서는 통용되기는 쉬워도 진지한 탐구를 낳는 방법론으로서 수용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당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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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경계 간 글쓰기, 분과 간 학문하기'라는 구호 아래 '통섭'의 학문하기가 한국의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3권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 하이브리드 총서는 계간 문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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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간 글쓰기, 분과 간 학문하기'라는 구호 아래 '통섭'의 학문하기가
한국의 환경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된
자음과모음 하이브리드 총서 13권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


하이브리드 총서는 계간 문예지 『자음과모음』의 ‘스펙트라’, ‘하이브리드’ 꼭지를 통해 연재된 인문, 사회, 과학, 예술 제 분야의 원고를 대상으로 펴내기 시작해 현재는 젊은 인문학자들의 옥고를 선별해 만들고 있습니다. 국내 학자들의 야심 찬 학문적 실험과 매력적인 글쓰기가 한데 어우러진 국내에서 자체로 생산되는 보기 드문 총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총서는 이름에 걸맞게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원고의 주제에 따라 또는 저자의 글쓰기 취향에 따라 에세이, 자서전, 회고록 등 각종 문학적 글쓰기의 틀을 넘나들며 펴내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건조한 연구 보고서 형식이 아닌 연구 대상과 화자 사이의 밀착된 거리에서 친근하게 몰입할 수 있는 서술 방식이 하이브리드 총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트랜스크리틱』을 중심으로
가라타니 고진에 대한 비판적 논평과 의문을 제기한다

가라타니 고진은 1980년대에 포스트모던 비평가에서 세속적 비평가로 전회했고, 1990년대에 『트랜스크리틱』을 출간함으로써 사상적으로 전회했다.
『트랜스크리틱』의 성취는 1990년대 이전에 가라타니가 주목한 코기토(고유명으로서의 ‘이 나’)의 기획이 공동체 바깥의 외부적 실존으로 나아가도록 추동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이론화했다는 데 있다. 가라타니는 그것을 ‘어소시에이셔니즘’이라고 부른다. 가라타니는 그것을 교환양식표의 제4사분면에 위치한 교환양식 X에 기초해서 설명한다. 그것은 도덕론적으로 보았을 때 “타인을 수단으로서만이 아닌 목적으로도 대우하라”는 칸트의 규제적 이념에 근거한다. 또한 『트랜스크리틱』에서 가라타니는 어소시에이셔니즘에 ‘규제적 이념’으로서의 위상을 부여하는 것을 넘어서 ‘추첨제’와 ‘대안화폐’라는 구성적인 원리들을 번뜩이는 아이디어의 형태로 제안한다.
그런데 『트랜스크리틱』을 보면 가라타니의 방법이 ‘정말로 트랜스크리틱’하는지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첫째, 가라타니는 상대적 잉여가치의 개념을 ‘가치체계의 시간적 차이화’와 같은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범주를 통해 설명함으로써 마르크스의 정치경제학이 지니는 현실 비판적 의의를 퇴색했다. 둘째, 가라타니는 절대적 잉여가치를 엄격히 개별 자본 내에서만 생산되고 실현되는 것으로 오해함으로써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에서 발생하는 구체적인 노동문제들을 이론적으로 주변화했다. 셋째, 가라타니는 이윤율의 저하와 같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이 지니는 현실 정치적 의미를 간과함으로써 마르크스가 분석하고자 한 자본주의의 구체적 동역학을 ‘반복강박’과 같은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규정으로 환원했다. 넷째, 가라타니는 자본주의를 특정한 생산관계 또는 생산양식이 아니라 특정한 교환양식으로 바라보며 잉여가치와 착취를 유통과정에서만 설명한다.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의 저자 박가분은 이 책에서 가라타니를 외적인 방식으로 혹은 전통적인 마르크스주의의 이념으로 비판하지 않는다. 박가분은 다만 가라타니가 스스로 충실하게 따른다는 마르크스의 개념과 체계에 정면으로 반하는 지점들을 보여준다.

『세계사의 구조』를 바탕으로
가라타니 고진이 이론가로서 돌파해낸 지점과 한계를 언급한다

가라타니는 자본제 시장 이면에 있는 ‘가치형태’와 그것에 내재한 교환의 비대칭적 조건을 초월론적으로 발견한 마르크스의 방법을 따라서 ‘네이션’과 ‘국가’ 자체도 그 나름의 교환양식에 기초한다는 논점으로 나아간다. 자본, 네이션, 국가 간의 구조론적 접합이 성립된 역사적 과정은 『세계사의 구조』에서 더 체계적으로 고찰된다.
『세계사의 구조』는 그동안 단편적인 ‘비평’의 형태로 제출된 가라타니의 교환양식론을 하나의 체계로 종합한 결과물이자 가라타니의 새로운 역사유물론적 체계를 보여주는 저작이다. 이 체계는 그 나름의 방법에 기초하며, 가라타니의 방법은 ‘생산양식’이 아닌 ‘교환양식’에 입각해 ‘세계사의 구조’를 보여주는 데 있다.
가라타니는 원래 체계를 싫어하며 체계를 만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구성체를 교환양식의 상호부조적 접합으로서 보게 되자 체계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며 실제 이것을 생각하기 시작했을 때 헤겔의 작업을 다시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라타니가 『세계사의 구조』에서 가져오는 기획은 ‘역사유물론의 재구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세계사의 구조』는 ‘보편사’에 대한 역사 서술을 지향한다. 그동안 그것은 서양의 역사에 대항해 동양의 역사를 쓰거나 또는 남성의 역사에 대항해 여성의 역사를 쓰며, 보편사를 해체하려는 진보주의자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분야였다. 가라타니는 이런 경향에 정확히 역행해 ‘역사란 무엇인가’ 하는 (본래 역사유물론이 던진) 보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것에 대답한다.
가라타니가 자신만의 역사유물론을 개시하는 『세계사의 구조』는 자유=평등의 정신(발리바르)을 교환양식 D로 파악하는 데서 출발한다. 헤겔의 관념론적 역사철학과 마르크스의 역사유물론이 하나의 사상적 사건이었다면 가라타니의 ‘세계사의 구조’를 엄밀한 사상적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가라타니는 교환양식 D가 비판적으로 종합하는 대상에서 국가를 제외한다. 다시 말해 가라타니의 어소시에이션은 상품교환과 호수제를 지양하면서도 그것을 ‘종합’하는 경로를 보여주지만 국가에 관해서는 그것이 단순히 부정되는 것 이상의 경로를 보여주지 못한다.

가라타니 고진, 고유명의 철학자에서 코뮤니즘의 사상가로
가라타니는 고유명의 문제를 현대사상의 관점에서 볼 때 순수하게 ‘형식화’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해서 ‘실정적 대상’ 중 어느 하나로도 다룰 수 없다는 ‘딜레마’로서 고찰했다. 애초에 그것은 이론적인 차원에서 결판을 낼 수 없는 문제다. 여기서 가라타니가 주목한 것은 어쨌든 뭔가를 ‘다름 아닌 이것’이라는 고유명으로 부르는 원초적 사태가 ‘반복’된다는 점이다. 가라타니는 언어의 반복적 구조에서 ‘고유명의 이념’이라고 부를 만한 것을 끌어낸다. 고유명은 언어적인 관계구조 안에도 바깥에도 실존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 같은 언어적 규칙을 공유하지 않는 타인들이 언어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즉 각자 자신의 말을 ‘가르치고-배우는’ 경험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에 가라타니는 데카르트나 스피노자 그리고 칸트와 같은 사상가들을 ‘고유명’으로 읽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기존 시스템 사이의 지점에 적극적으로 서고자 하는, 즉 스스로 고유명이 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의지’를 발견한다.
이 무의식적인 의지는 칸트의 ‘규제적 이념’에서 재발견된다. 규제적 이념이란 천상에 있는 숭고한 정신 같은 것이 아니라 그동안 관습적인 일반명사로 불러온 사건이나 사물을 다시 한 번 ‘다름 아닌 이것’ 혹은 ‘저것’이라는 ‘고유명’으로 부르고자 하는 충동과도 같이 기존의 시스템이나 언어적 관습을 넘어설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세계사의 구조』에서 암묵적인 논의의 초점이 되는 교환양식 D에 대해서도 같은 것을 말할 수 있다. 교환양식 D는 교환양식 A, B, C로는 회수될 수 없는 개체의 개체성을 회복하려는 무의식적인 충동이다. 그것은 호수제이든, 수탈과 재분배이든, 상품교환이든 기존의 교환관계 안에 파묻힌 한 개인의 고유명을 재발견하려는 충동, 그러기 위해 기존의 사회구성체와 절연하려는 윤리적 의지다. 다른 의미에서 교환양식 D란 쉽게 말해 ‘품앗이 정신’을 회복하려는 무의식적인 경향이다. 물론 그것은 공동체 안의 품앗이(교환양식 A)와 다르다. 그것은 서로 얼굴을 모르는 불특정 다수를 향해 무언가를 증여하는 몸짓에서 나타난다. 그런 몸짓에서 발생하는 의미를 인지하고 명명하는 데서 본연의 고유명이 발생하는지도 모른다. 가라타니에게 바로 그런 것이 ‘공산주의’의 구체적인 이미지가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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