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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 쫓는 모험
462쪽 | A5
ISBN-10 : 8970121706
ISBN-13 : 9788970121703
양을 쫓는 모험 중고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 역자 신태영 | 출판사 문학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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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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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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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4 ^^*,,,,,,, 5점 만점에 5점 outdoo*** 2021.01.08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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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행 열차는 열 두 시 정각에 출발한다. 플랫폼에는 아무도 없었고, 열차의 승객도 나를 포함해서 고작 네 사람 뿐이었다. 그래도 오래간만에 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나를 안심시켰다. 어쨌든 나는 삶이 있는 세계로 돌아온 것이다. 설사 그것이 따분함으로 가득 찬 평범한 세상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나의 세계인 것이다. ……나는 강을 따라서 하구까지 걸어가 마지막으로 남은 50미터 정도 되는 모래사장에 앉아 두 시간 동안 울었다. 난생 처음 그렇게 울어 보았다. 두 시간 동안 울고 나서 겨우 일어설 수가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나는 일어서서 바지에 묻은 고운 모래를 털었다. 날은 완전히 저물었고, 걷기 시작하자 등 뒤에서 파도 소리가 조그맣게 들렸다. -본문에서

저자소개

목차

옮긴이의 말

제1장 1970 ·11 ·25
수요일 오후의 피크닉
제2장 1978 ·7
1. 열여섯 걸음 걷는 것에 대하여
2. 그녀의 소멸·사진의 소멸·슬립의 소멸
제3장 1978 ·9
1. 고래의 페니스 ·세 가지 직업을 가진 여자
2. 귀의 개방에 대하여
3. 속(續) 귀의 개방에 대하여
제4장 양을 쫓는 모험 Ⅰ
1. 기묘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 ·서장
2. 기묘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
3. '선생님'에 관한 이야기
(이하생략)
제5장 쥐로부터의 편지와 뒷이야기
1. 쥐의 첫 번째 편지
2. 두 번째 쥐의 편지
3. 노래는 끝났다.
4. 그녀는 솔티 독을 마시면서 파도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제6장 양을 쫓는 모험 Ⅱ
1. 기묘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1)
2. 기묘한 남자의 기묘한 이야기(2)
3. 차와 그 운전사(2)
(이하생략)
제7장 돌고래 호텔의 모험
1. 영화관에서 이동이 완성되다. 돌고래 호텔로
2. 양(羊) 박사 등장
3. 양 박사 많이 먹고 많이 이야기하다
4. 안녕, 돌고래 호텔
제8장 양을 쫓는 모험 Ⅲ
1. 주니타키 마을의 탄생과 발전과 전락
2. 주니타키 마을의 또 한 번의 전락과 양들
3. 주니타키에서의 밤
4. 불길한 커브 길을 돌다
(이하생략)

에필로그
「양을 쫓는 모험」의 이해를 위한 감상 노트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 조승호 님 2011.08.26

    "나는 당신과 가능한 한 정직하게 이야기하려 하오. 그러나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것과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네. 정직과 진실의 관계는 선두(船頭)와 선미(船尾)의 관계와 비슷하지. 먼저 정직함이 나타나고, 마지막에 진실이 나타나는 거야. 그 시간적인 차이는 배의 규보에 정비례하고, 거대한 사물의 진실은 드러나기 어려운 법일세. 우리가 생애를 마친 다음에야 겨우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 그러니까 만약에 내가 당신에게 진실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 책임도 당신의 책임도 아니네." p165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명령을 받거나 협박을 당하거나 휘둘리며 살고 있어요." p205

  • 교보문고 님 2009.11.03

    [p.193 tlqlwkddl님의 낚it줄] 초조해지기도 하고 불쾌해지기도 해요. 특히 급한 일이 있을 때는 아무래도 그렇게 되기 쉽지요. 그러나 모든 것을 우리에게 주어진 시련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다시 말해서 초조해진다는 건 스스로 패배하는 거거든요.

  • 교보문고 님 2009.11.02

    [p.101_딸기나무님의 낚it줄] 우연성 같은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은 명확하게 일어나 버린 일이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아직 명확하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배후의 `모든 것' 과 눈앞의 `제로' 사이에 끼인 순간적인 존재고, 거기에는 우연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는 뜻이다.

회원리뷰

  • 양을 품은 사람들 | su**ell | 2014.03.11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출현은 필연적인 듯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
    어느 시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빅 브라더(big brother)'의 출현은 필연적인 듯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겠지요.  과거 7,80년대의 군부 독재 시절에 우리나라 국민의 인권은 그야말로 개의 밥그릇에 버려진 생선 가시보다도 못한 것이었습니다.  지하철역을 빠져 나올라치면 전경의 검문검색이 수시로 있었고, 어쩌다 조금 따분하고 지루해 하는 전경과 마주친 여대생이라면 어김없이 그들의 놀잇감이 되곤 했습니다.  검문을 한다는 핑계로 핸드백을 열어보는가 하면 그 안에서 혹시 담뱃갑이라도 발견되면 옳다구나 하고는 행인들에게 이것 좀 보라는 식으로 길바닥에 쏟아놓고 히히덕거리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담배를 피우는 여자를 거리에서 찾아보기 힘든 시절이었기에 그들의 눈에 비친 여대생은 소위 '날라리'로 오인받기 십상이었기 때문입니다.
     
    시절이 변하여 인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법과 정치 제도도 크게 변한 것은 사실이지만 자신들이 지닌 권력과 부를 지키려는 욕심은 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약해졌다고는 보기 어렵습니다.  얼마 전 국정원의 타겟이 된 유모 씨의 경우도 그런 것이겠지요.  어찌 보면 현실은 소설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더 실제적이라고 하겠습니다.  권력과 부에 대한 욕심을 그린 소설은 많이 있지만 저는 오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양을 쫓는 모험>을 통하여 살펴보려 합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나'에게 어느 날 친구 '쥐'(별명)의 편지가 배달됩니다.  발신지도 밝히지 않은 의문의 편지였죠.  광고업을 하는 '나'는 P보험사의 PR광고에 우연히 그 친구의 편지에 동봉된 양을 찍은 한 장의 사진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나 '나'는 그 사진이 발단이 되어 우익계의 거물로부터 압력을 받습니다.  사진에는 별의 문양이 찍힌 특별한 양이 포착되었던 것입니다.  그 양은 인간을 숙주로 삼아 자신이 의도하는 세계를 만들려는 그야말로 특별한 양이었죠.
     
    사실 우익의 거물은 노쇠하여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이었습니다.  후계자를 찾고 있던 중 그 사진이 눈에 띈 것입니다.  그 양은 죽어가는 우익계의 거물 머리 속에 기생하며 살다가 가치를 다한 그의 몸뚱아리로부터 빠져나왔기 때문에 양이 선택한 새로운 인물이 우익계의 거물을 대신할 후계자가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했습니다.  우익계 거물의 비서실장은 '나'에게 한 달의 여유를 줄 테니 그 양을 찾으라고 합니다.  '나'는 친구 '쥐'의 행방을 찾아 삿포로로 향합니다.  '내'가 묵었던 돌핀 호텔에서 한때 양의 숙주였던 양 박사를 우연히 만나 사진 속의 장소를 알아냅니다.  그곳은 '쥐'의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쥐'의 별장이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서 '쥐'를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텅 빈 별장에서 무작정 기다리던 '나'는 양으로 변장한 한 사내를 만납니다.  그 사내는 죽은 '쥐'의 분신이었습니다.  언제나 나약하기만 했던 '쥐'는 자신의 몸 속에 양을 받아들임으로써 일본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음에도 자신의 몸에 들어온 양이 잠시 방심한 틈을 타서 스스로 목을 매어 자살하였습니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없는 무기력한 삶을 단호히 거부한 것입니다.  죽은 '쥐'는 자신이 양에게 지배당했던 상태를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걸 말로 설명할 수는 없어.  그건 마치 모든 것을 집어삼킨 도가니 같지.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아름답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사악한 거야.  거기에 몸을 묻으면 모든 것이 사라져.  의식도 가치관도 감정도 고통도 모든 게 사라지는 거야.  우주의 한 지점에 모든 생명의 근원이 출현했을 때의 다이너미즘에 가깝지."    (p.422) 
     
    어쩌면 나에게도 어렵고 힘든 상황,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는 무기력한 상태가 되면 영혼이라도 팔아 그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강한 열망에 사로잡힐지도 모르겠습니다.  누구나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나약하고 무기력한 인간에게는 또한 그런 유혹을 과감히 뿌리칠 수 있는 용기도 있는 것입니다.  마치 이 책 속의 '쥐'처럼 말입니다.  책에서 주인공인 '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평범한 소시민일 뿐입니다.  '나'의 행보는 누군가의 각본에 의해 짜여진 그런 것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우리는 우연의 대지를 정처 없이 방황할 수도 있다.  마치 어떤 식물의 날개 달린 종자가 변덕스런 봄바람에 날려오듯이.  그러나 그와 동시에 우연성 같은 것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할 수 있다.  이미 일어나 버린 일은 명확하게 일어나 버린 일이며, 일어나지 않은 일은 아직 명확하게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배후의 '모든 것'과 눈앞의 '제로' 사이에 끼인 순간적인 존재고, 거기에는 우연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두 가지 견해 사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것은(대개의 대립되는 견해가 그렇듯이) 두 가지의 서로 다른 이름으로 불리우는 똑같은 요리 같은 것이다."    (p.101)
     
    우리나라의 위정자들은 머리 속에 다들 욕심 많은 양을 한 마리씩 품고 있는 숙주와 같은 사람들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보여지는 사람이 사악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머리를 장악한 양이 나쁜 것이겠지요.  그런 까닭에 한 사람의 인권을 깔아뭉개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할 테구요.  인간의 감정과 가치관이 남아있다면 설마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양의 탈을 쓴 인간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습니다.  '빅 브라더', 아니 우리나라에서는 '빅 시스터'인 탐욕스러운 양이 사라질 날은 언제일까요?
  • 양을 쫓는 모험 | ho**chun2 | 2009.09.04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생산자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재미있는 책 읽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여름에 읽어...
     생산자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재미있는 책 읽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여름에 읽어야 제맛(?) 이라며 이 책 읽기를 여름이 되기까지 주저해왔다. 결국 무더운 7월달에 이 책을 집어 들어 읽었다. 그리고 리뷰를 쓰려고 하는 지금은 9월 초. 중요한 것은 책을 읽을 때의 느낌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다. 앞으로는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겠다. 음. 하지만 지금 리뷰가 밀린 책이 벌써 몇권이더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은 질리지가 않는다. 벌써 이 책이 4번째다. 한 작가의 책을 이렇게 많이 읽은 적은 처음 인 것 같다. 대부분 3권정도에서 그치는데 반해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질리지가 않는다. 읽는 책마다 느낌이 다 다른 것 같다. 어떻게 한사람의 머리에서 이런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는지 궁금해진다. 이야기 보따리가 정말 있다면, 그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머리에는 무한대로 있는 것 같다.
     
     음. 이 책의 장르를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냥 왠지 차분한 추리소설이라고나 해야할까. 차분한 이라는 단어와 추리소설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어쨌든 양을 쫓아야 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전혀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아마 이것때분에 차분한 추리소설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의 모티브는 아마도 283~289쪽의
     
    "양이 사람의 몸 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중국 북부, 몽고 지역에서는 그다지 드문 일은 아니라네. 그 사람들 사이에서는 양이 체네에 들어온 다는 것은 신의 은총이라고 여겨지고 있지. 예를 들어서 원(元) 나라 시대의 어떤 책에는 징기즈칸의 체내에는 '별을 짊어진 백양' 이 들어가 있었다고 씌여져 있지. 어때, 재미있지?"
     "재미있습니다."
     "사람의 체내에 들어갈 수 있는 양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고 여겨지고 있다네. 그리고 양을 체내에 가지고 있는 사람 역시 영원히 죽지않는다는 거야. 그러나 양이 달아나 버리면, 그 불사성(不死性)도 상실되는 거지. 모든 것은 양에 달린 거네. 양은 마음에 들면 몇십년 이라도 같은 데에 있고, 마땅찮으면 홱 나가 버리지. 양이 달아나버린 사람들은 보통 '양이 빠져 나간 사람' 이라 불리는 데 즉 나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거네."
     
    인 것 같다. 정말로 이런 이야기가 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이용해서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보통 양은 순한 느낌인데, 이 책에서 나오는 양은 뭔가 다른 느낌이다. 신비한, 범접할 수 없는 그런 존재인 것 같다. 생각해보니 꼭 양(羊)일 필요는 없을텐데. 아마 위의 설화가 양이 아니라 개(犬)였다면, 개를 쫓는 모험이었을려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어했던 메시지는 학생운동에 빠졌던 자신의 과거를 청산이라고 한다. 사실 이것은 해설을 통해 알게 된 건데, 관념을 의미하는 양을 쫓았지만, 결국 양은 죽고(관념이 무너짐),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그런 이야기 인 것 같다. 본인이 직접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이 책에 있는 해설과 연관지어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다면  자신의 나약함인 것 같다.
     
    420쪽 "일반론은 그만두자.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물론 인간은 누구나 나약해. 그러나 진정한 나약함은 진정한 강인함과 마찬가지로 드문 법이야. 끊임 없이 어둠 속으로 끌려 들어가는 나약함을 자네는 모를걸세. 그리고 그런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 거야. 모든 것을 일반론으로 규정 지을 수는 없어."
     
    423쪽 "난 나의 나약함이 좋아. 고통이나 쓰라림도 좋고 여름 햇살과 바람 냄새와 매미 소리, 그런것들이 좋아. 무작정 좋은 거야. 자네와 마시는 맥주라든가……"
     
     아마도 뭔가 해설과 연관지어 본다면 자신이 쫓았던 관념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느꼈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이번에도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 책을 읽는 동안 그의 생각을 담은 독특한 문장들을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다. 아참, 그리고 이 책에는 다른 책과는 다르게 언급된 책이나 작가의 이름이 적은 것 같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으면 여러 작가와 여러 책들을 언급하는데, 상대적으로 이 책에서는 적었다. 이 책속의 책은 카라마조프(가)의 형제, 고요한 돈강, 도이치(독일) 이데올로기, 주니타키의 역사이다. 위의 3권의 책은 검색하면 결과가 나오지만, 주니타키의 역사는 검색 결과가 없다. 이 책의 중심 배경이 되는 곳이 주니타키인데, 하루키가 주니타키에 찾아 가면서 읽은 책이다.
     
    447쪽 나는 강을 따라서 하구까지 걸어가 마지막으로 남은 50미터 정도 되는 모래사장에 앉아 두 시간 동안 울었다. 난생 처음 그렇게 울어 보았다. 두 시간 동안 울고 나서 겨우 일어설 수가 있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몰랐지만, 어쨌든 나는 일어서서 바지에 묻은 고운 모래를 털었다.
     날은 완전히 저물었고, 걷기 시작하자 등뒤에서 파도 소리가 조그맣게 들렸다.
     
     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문장이다. 왠지 상실의 시대의 마지막 부분과 느낌이 비슷했다. 무언가 깨닳은, 하지만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그런 느낌.
     
     음. 책을 처음 읽을 때는 뭔가 이해가 잘 안되었었는데, 상실의 시대를 읽었을 때 그랬던 것 처럼. 이 또한 상실의 시대를 다시 읽었던 것 처럼 나중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 양을 쫓는 모험 | jw**ry | 2009.05.0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무라카미 하루키는 종래의 일본 소설보다는 영미 문학에 탐닉했고, 그 책들을 읽으며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했다고 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종래의 일본 소설보다는 영미 문학에 탐닉했고, 그 책들을 읽으며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했다고 한다. 전공투 운동을 하면서 영미 문학을 읽는 그의 대학 시절 모습을 생각하면 어쩐지 우스꽝스럽다. 정부는 싫은데 공무원은 되고 싶은 사람들, 그거랑은 다른 얘긴가? 아무튼 이질적인 두 세계에 발을 함께 들여 놓고 있으면 언젠가 가랑이 찢어진다. 다행히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 아픔(?)을 소설로 승화시킨 것 같다.

     

    중학교 때는 이 책을 제법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은데, 오늘 읽으려니 도통 무슨 소린지 모르겠더라. 내 머리가 굳은 건지, 뒷부분의 평을 읽고서야 어떤 내용인지 대충 감이 잡혔다. '양'은 젊은 날의 관념이었는데, '모험'은 그걸 부수는 성찰의 과정이라나 뭐라나... 아무튼 언뜻 환타지로 보이는 이 책의 내용은 무라카미 자신의 이야기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다른 성질의 것이기는 하지만, 나 또한 과거의 관념이 껍데기에 불과했다고 느껴질 때가 많다. 한 때 좋아했던 일본소설들, 대학교 1,2학년 때 미친듯이 보았던 일본의 드라마들이 특히 그런데, 참 좋아했고 푹 빠졌었지만 지금은 그 내용조차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그런 것에 몰두해있는 스스로가 좋고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이제는 '열렬히'까지는 아니더라도 '꾸준히' 사랑하는 것이야 말로 껍데기가 아닌 진짜 알맹이라고 생각한다. 젊은 날의 열기는 온 생애에 걸친 미지근한 온기만 못하다. 이런 깨달음을 무라카미는 양이니 쥐, 귀 같은 '어려운 말들로' 풀어썼던 것은 아닐까.

  • 양을 쫓는 모험 | lo**lykek | 2009.01.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진짜 말하고 싶은 건 제대로 말할 수 없는 법인가 봐.당신의 인생이 따분한 게 아니라 당신이 따분한 인생을 추구하고 있는 건지...
    진짜 말하고 싶은 건 제대로 말할 수 없는 법인가 봐.

    당신의 인생이 따분한 게 아니라 당신이 따분한 인생을 추구하고 있는 건지도 몰라요.

    아주 의무적이죠. 마치 신문지를 씹고 있는 것처럼 아무 느낌도 없고요. 하지만 괜찮아요, 의무를 다하는 것도 그 나름대로 나쁘지 않으니까요

    아마 어딘가에 순수한 마을이 있고, 그 곳에선 순진한 푸줏간주인이 순수한 로스 햄을 썰고 있겠지. 대낮부터 위스키를 마시는 것이 순수한 거라고 생각한다면 얼마든지 마시라구.

    오랜 방랑 생활에 필요한 것은 세가지 성향, 즉 종교적인 성향, 예술적인 성향, 정신적인 성향 가운데 하나 인지도 모르지.

    내게 있어서 여자를 물색한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거든. 나는 마음만 먹으면-- 어쩐지 나는 '마음만 먹으면'이라는 세계에서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여자들에겐 예쁜 서랍이 달려 있고 그 속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는 잡동사니가 가득 들어있지. 나는 그런 것이 아주 좋아. 나는 그런 잡동사니 하나하나를 꺼내어 먼지를 털고, 그 나름대로의 의미를 찾아내 줄 수가 있다네. 섹스 어필의 본질이란 요컨대 그런 것이 아닌가 하네.

    이제는 돌이킬 수도 없을 만큼 얽혀버린 인간관계도 없다. 신뢰감이 강요하는 하찮은 호의도 없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현명해지는 건 아닌가 보다. 어떤 러시아 작가가 "성격은 조금씩 변하지만 평범함이라는 것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 라고 한 적이 있었다.

    단추를 두개 끄른 셔츠의 깃 사이로 엿보이는 가늘고 흰 목덜미와 테이블에 올려 놓은 손등만이 미묘하게 그녀의 나이를 암시하고 있었다. 작은, 정말로 작은 데서부터 사람은 나이를 먹어간다. 그리고 지울 수 없는 얼룩처럼, 그것은 조금씩 온 몸을 뒤덮어 간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낀 채 창가의 낡은 소파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면서 박하 담배를 피웠다. 나는 재떨이를 들고 그 곁에 앉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양이가 소파로 뛰어올라 그녀의 발목에 턱과 앞발을 걸쳤다. 그녀는 담배를 피울 만큼 피우고는 나머지를 내 입술 사이에 끼우고 하품을 했다.

    우리는 호텔로 돌아가 섹스를 했다. 나는 섹사라는 말을 아주 좋아한다. 그것은 뭔가 한정된 형태의 가능성을 연상케 한다.

    나는 담배 생각이 날 때마다 그녀와 그녀의 귀를 생각했다. 내가 이제까지 잃은 것에 비하면 담배를 못 피우는 것은 지극히 사소한 일처럼 여겨졌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당신을 찾고 있었어
    알고 있어.찾고 있는 것이 보였으니까.
    그런데 왜 부르지 않았지?
    당신이 스스로 찾길 원하는 줄 알았지. 그래서 가만히 있었지 뭐.


    쥐는 미소 지었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등을 맞대고 있더라도 그의 미소를 느낄 수 있었다. 대수롭지 않은 공기의 흐름이나 분위기만으로도 여러 가지 일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지만 말이다.

     
    정직하게 이야기하는 것과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네. 정직과 진실의 관계는 선두와 선미의 관계와 비슷하지. 먼저 정직함이 나타나고, 마지막에 진실이 나타나는거야. 그 시간적인 차이는배의 규모에 정비례하고 거대한 사물의 진실은 드러나기 어려운 법일세. 우리가 생애를 마친 다음에야 겨우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 그러니까 만약에 내가 당신에게 진실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내 책임도 당신의 책임도 아니네.
     
    운전사는 "어디,어디보자"라고 고양이를 향해서 말했지만, 역시 손은 대지 않았다.

    "이름이 뭐죠?"

    "이름이 없어요."

    "그럼 뭐라고 부르지요?"

    나는 말했다.

    "부르지 않아요. 그저 존재하고 있을 뿐이에요."

    "하지만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것 아닙니까?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데 이름이 없다는 건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은데요?"

    "정어리도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고 있지만, 아무도 이름 같은건 붙이지 않아요."

    "하지만 정어리와 인간사이에는 우선 마음의 교류같은게 있을 리 없는데다가 제 이름이 불린다고 하더라도. 이해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야 뭐, 붙이는건 자유겠지만."

    "다시 말해서 의지를 가지고 움직이는 인간과 마음을 교류할 수 있으며, 게다가 청각을 가진 동물만 이름이 붙여질 자격이 있다는 말이 되겠군요."

    "그런 말이 되겠네요."
     
     
    나약함이라는 것은 몸 속에서 썩어 가는거야. 마치 회저병에 걸린 것처럼 말이지. 나는 10대 중반부터 줄곧 그것을 느끼고 있었어. 그래서언제나 초조했지. 자신의 속에서 뭔가가 썩어 간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본인이 느낀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자네는 알겠나?
    아마 자네는 모를거야.
    자네에게는 그런 면이 없으니까, 그러나 어쩃든 그건 나약함이야. 나약함은 유전병과 같지. 어느 정도 안다고 해도 스스로 고칠 수가 없는 거야. 어느 순간에 없어져 버리는 것도 아니고. 점점 나빠져 갈 뿐이지.

    무엇에 대한 나약함이라는 거지?

    전부다 도덕적인 나약함, 의식의 나약함, 그리고 존재 그 자체의 나약함.

    그야 그런식으로 말하자면 나약하지 않은 인간이 어디있겠나.

    일반론은 그만 두지.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물론 인간은 누가나 나약해. 그러나 진정한 나약함은 진정한 강함과 마찬가지로 드문 법이야. 끊임없이 어둠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나약함을 자네는 모를걸세. 그리고 그런 것이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는 거야. 모든 것을 일반론으로 규정 지을 수는 없어.

     
     
     
  • 양을 쫓는 모험 | hh**53 | 2007.01.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1
    아는 여자가 죽고, 귀모델 여자를 만나고, 쥐의 편지, 돌핀호텔에 묵고, 각각의 상황들에 대한 연관을 짓기가...

    아는 여자가 죽고, 귀모델 여자를 만나고, 쥐의 편지, 돌핀호텔에 묵고, 각각의 상황들에 대한 연관을 짓기가 어려웠다.

     책을 읽어 갈때엔 나도 한껏 추리를 해가며 양이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해서 양의 존재를 파악하려 했으며 쥐와는 어떤 연관이 있는 건지 함께 알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읽을 수록 내가 아는 것이 맞는 것인가? 흠.. 글쎄..하는 생각에 내 머리가 침묵이다.

     

    그냥 어렵다.

     

    하지만 하루키가 쓰는 문장마다의 표현들은 무언가 심오하며

    단 한문장이라도 모든걸 포함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

    문장의 의미가 단순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냥 예를들자면 '슬퍼진다.'는 표현을 '공중에 떠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에 손을 짚은것 처럼 슬퍼진다.' 라고 쓰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벽에 손을 짚은것 같은 슬픔이란 도데체 어떤 것인가

    공감을 이끌어내기엔 어려운 문장이다.

    단순히 슬퍼진다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는..

     

    누군가가 쉽게 풀어주었으면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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