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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케우치 요시미: 어느 방법의 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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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쪽 | | 153*224*23mm
ISBN-10 : 1196622418
ISBN-13 : 9791196622411
다케우치 요시미: 어느 방법의 전기 중고
저자 츠루미 슌스케 | 역자 윤여일 | 출판사 에디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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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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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비교적 깨끗한 책 좀 늦었지만 잘받았어요 감사해요 5점 만점에 4점 namchu*** 2020.08.13
67 만족스럽게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sabina0*** 2020.08.07
66 좋은 책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vikin*** 2020.08.03
65 잘받았습니다. 좋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austjoh*** 202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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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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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일본의 비판적 지식인 가운데서도 다케우치 요시미竹?好는 특유의 사유와 태도를 견지하면서 치열한 글쓰기를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위치를 지녔던 지식인이다. 전쟁 시기의 일본 민족(국가)의 오류를 자신의 책임으로 짊어지고서 전중을 낱낱이 되묻고 그것을 단서로 삼아 전후의 사고를 열고자 했던 그의 사상적 면모는 그동안 한국어로 번역된 몇 권의 책을 통해서도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그런 다케우치 요시미의 삶과 사상을 전기적 방법으로 엮은 책이 이번에 우리에게 전해졌다. 책을 쓴 이는 츠루미 ?스케. 철학자, 비평가, 운동가로 그 또한 전후 일본을 대표하는 지식인 가운데 한 사람으로, 사상가에 의해 쓰인 사상가 비평이라는 점에서 일반적 전기의 관행을 넘어서리라는 관심을 갖게 한다.

두껍지 않은 분량의 ‘전기’ 안에서 동아시아의 비판적 사상의 형성 구도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루쉰 연구자로 알려진 다케우치 요시미의 전중과 전후의 독특한 사상적 궤적을 그와는 다른 위치에서 동시대를 살아 낸 츠루미 순스케가 조명하고, 이를 현대 중국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 쑨거가 그 의미를 따진다. 그리고 이를 한국의 동아시아 사상 연구자 윤여일이 다케우치 요시미-츠루미 ?스케-쑨거를 다시 한국어의 공간 안에서 ‘사상의 번역’을 시도한다. 사상과 사상을 잇는 이 긴장을 견딜 수 있을 때, 사상의 아사 상태를 벗어날 출구가 비로소 보이지 않겠는가.

저자소개

저자 : 츠루미 순스케
일본의 철학자, 평론가, 운동가, 대중문화 연구자. 1922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츠루미 유스케는 유력한 정치인이었고, 어머니 츠루미 아이코는 만철 초대 총재이자 타이완 초대 총독을 지낸 고토 신페이의 딸이었다. 열다섯인 1938년 미국에 가서 이듬해 하버드 대학에 진학하고 철학을 전공했다. 1942년 전쟁포로로 일본으로 돌아왔다가 병사로서 자카르타에 보내졌으며 패전은 일본에서 맞이했다. 1946년 『사상의 과학』을 창간하며 본격적인 문필 활동에 나섰다. 1960년 안보투쟁 시기 ‘소리 없는 소리의 모임’을 조직하고, 1965년 베트남전쟁에 대응하는 ‘베평련’을 만들고, 2004년 헌법을 수호하고자 ‘9조의 모임’을 결성했다. 2015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철학의 반성』(1946), 『미국철학』(1950), 『대중예술』(1954), 『프래그머티즘』(1955), 『오해할 권리』(1959), 『절충주의 입장』(1961), 『일상적 사상의 가능성』(1967), 『한계 예술론』(1967), 『부정형의 사상』(1968), 『만화의 전후 사상』(1973), 『사私의 지평선 위로』(1975), 『전향 연구』(1976), 『책과 사람』(1979), 『전후를 사는 의미』(1981), 『전시기 일본의 정신사 1931-1945년』(1982), 『집안의 광장』(1982), 『전후 일본의 대중문화사 1945-1980년』(1984), 『말을 찾아서』(1984), 『대중문학론』(1985), 『텔레비전의 어느 풍경』(1985), 『늙은이가 사는 법』(1988), 『사상의 함정』(1988), 『서평 십 년』(1992), 『기대와 회상』(1997), 『시와 자유, 사랑과 혁명』(2006), 『말한다는 것』(2009), 『일본인들은 상황에서 무엇을 배우는가』(2012), 『흐름에 거스르며』(2013), 『눈빛』(2015) 등 백여 권의 책을 펴냈다.

역자 : 윤여일
제주대학교 학술연구교수. 다케우치 요시미의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1·2), 『일본 이데올로기』, 쑨거의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사상이 살아가는 법』, 김시종의 『조선과 일본에 살다』, 『재일의 틈새에서』를 옮겼다.

목차

전중 사상 재고―다케우치 요시미를 단서로 삼아

도덕의 근거는 어디에
나가노현 우스다마치―도쿄
선을 거스르지 않고
이웃 나라에서는
베이징에서
유학
중화민국 만세와 대일본제국 만세
중국문학연구회
「대동아전쟁과 우리의 결의」
루쉰의 무덤
병사의 걸음
회교권연구소
다자이 오사무에 몰입하다
전후라는 상황
저항을 계승하는 장소
대동아전쟁 기념의 비
사상의 모습

후기
후기에 덧붙여

해설: 선에는 응보 없으니_ 쑨거
역자 후기: 츠루미 ?스케의 삶과 사상

책 속으로

나는 정치가 집안에서 자라나서 …… 국가의 중심부에 있는 자들의 어리석음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자들은 일본의 중앙에서 자유, 아시아의 해방을 운운하지만 말단으로 파견된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인을 구타하고 괴롭힙니다. …… 하지만 다케우치 요시미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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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치가 집안에서 자라나서 …… 국가의 중심부에 있는 자들의 어리석음은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자들은 일본의 중앙에서 자유, 아시아의 해방을 운운하지만 말단으로 파견된 사람들은 인도네시아인을 구타하고 괴롭힙니다. …… 하지만 다케우치 요시미는 다른 것을 봅니다. 국가의 결단을 자신의 책임으로 짊어지는, 그러한 민중이자 개인의 의사가 있다, 그걸 느꼈습니다. 저 전쟁은 지도자의 호령만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아니, 따르는 자들이 있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은 죽을지도 모른다, 죽을 것이다, 하지만 이상의 실현을 굳이 짊어진다, 그렇게 결의한 자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눈에 보인 미래는 어떤 것이었을까요. [23쪽]

그 무렵 다케우치 요시미는 니힐리즘에 물들어 있었다. 오사카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시내로 나갈 때마다 텐규고 서점에 들러 콘스탄스 가넷이 옮긴 투르게네프의 소설을 차례차례 사서 읽었다. …… 『아버지와 아들』의 바자로프가 기성 도덕에 어떤 가치도 부여하지 않았듯이 당시의 다케우치 요시미는 도덕 운운하는 자를 까닭 없이 싫어했다. 니체와 슈트리너를 즐겨 읽었으며 러시아 문학에서는 톨스토이를 경원시했다. …… 공자가 싫은 정도이니 당시 일본의 한학자는 당연히 싫었고, 학교에서 배운 한문은 학과 중에서도 가장 싫었다. 그런 그가 도쿄 대학 지나문학과를 선택한 것은 대학에 기대를 갖지 않아서였다. [65-66쪽]

다케우치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친구를 얻었다. 양리엔성이라는 자다. …… 마르크스 경제학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며 양리엔성과 다케우치 요시미는 부자연스런 일본어와 중국어를 섞어 가며 대화했다. …… 다케우치가 양리엔성을 불손하게도 동정하려 했으며, 그 어리석음을 나중에 알아차리게 된 경험은 전후 「중국인의 항전 의식과 일본인의 도덕의식」을 생생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불손하게 동정하려 했다는 점에서 자신이 다른 일본인과 다를 바 없이 낮은 장소에 있었다는 부끄러움이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아마도 양리엔성과 비슷한 심정이었을 린위탕이나 후스에 대한 공감으로 이어지고, 이윽고 린위탕, 후스와 평형을 이루는 또 다른 극점인 마오쩌둥이라는 존재에 대한 주목으로 나아간다. ……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이 우세한 군사력을 배경으로 힘없는 중국을 가엾게 여기는 것은 일청전쟁과 일러전쟁에서 승리한 이래 학교에서 일본인이 철저하게 배워온 역사관이 바닥에 깔려 있으며, 다케우치 요시미의 니힐리즘은 아직 그것을 뿌리칠 만한 힘을 갖지 못했다. 패전 후 미군 점령하의 일본에서 다케우치는 비로소 양리엔성의 경지를 알
아볼 수 있었다. [86-90쪽]

다케우치는 이 시대에서 살아가기 위해 나름으로 일본의 상像과 중국의 상을 만들고자 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과 관계되며, 그의 자기 형성 과정에서 나타난다. 자신처럼 자기 형성의 일부로서 중국의 상을 만든 나카에 우시키치, 오자키 호츠미, 아시아의 상을 만든 오카와 슈메이, 오카쿠라 텐신에게 다케우치는 공감했다. 이 점에서는 동시대의 야스다 요주로가 일본의 상을 만들던 방식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 그러나 야스다를 비롯한 일본 낭만파는 자신이 만들어낸 상 속에서 안주하려고 했다. 그리하여 다케우치는 일본 낭만파와 연을 끊었다. “편견은 즐겁다. 그러나 무지는 즐겁지 않다.” 만년에 다케우치는 이러한 자숙의 말을 남겼다. 이 문장은 자신 속에 남아 있는 일본 낭만파의 심정을 보여 주는 동시에, 거기서 벗어나려는 마음가짐을 전한다. [109-110쪽]

일본 점령 아래서 무덤이 부서진 루쉰. 그 무덤의 모습은 출정 전에 다케우치가 써서 남긴 최초의 저작 『루쉰』(1944)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 출정 전에 써낸 단 한 권의 책으로 다케우치 요시미는 왜 루쉰을 선택했던가. …… 루쉰의 저작을 읽는 동안 다케우치 요시미는 자신의 문제를 끄집어내고 루쉰의 방식으로 문제를 풀었다. 그것은 대동아전쟁 아래서 『루쉰』을 써내려 가는 자신의 상황이 자신에게 제출하는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지에 관한 대답이었다. 다케우치에게 『루쉰』은 자신이 바라보는 일본의 상황이자 그의 이상이었다. 다케우치에 따르면 루쉰의 사상은 무종교의 형태를 띤 속죄다. [124-130쪽]

다케우치는 지배 체체의 바깥으로 나와 그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머물며 몸부림치는 길을 택했다. 국민이 침략 전쟁으로 향하는 시기, 그 동향으로부터 거리를 두려는 자를 비난해선 안 되겠지만, 자신은 그 길이 잘못되었음을 알면서도 굳이 나라와 함께 걷는다. …… 더구나 그 국민이 국가(실은 당시 정부)가 명해 일억일심으로 모일 때, 그것을 거부하고 한 명의 이단자로서 그 자리에 선다. 그 모습은 당시 정부와 맞서 논쟁할 힘을 지닌 개인이며, 국가 바깥으로 떠나기를 꿈꾸는 이단자를 포함한 국민이다. 다케우치는 국민을 이런 식으로 거머쥐려 했다. 이를 두고 섣불리 내셔널리즘으로 분류해선 안 될 것이다. 거기에는 낭만주의와 세계주의, 뿐만 아니라 국가의 대립과 멸망을 응시하는 니힐리즘마저 길항하며 공존한다. [137쪽]

일본 국민은 지도자에게 속은 게 아니었다. 자진해서 총력전에 임했다. 다케우치는 자신의 실
감을 가지고서 이를 입증한다. 그것은 다케우치 개인의 실패이며, 일본 국민의 실패이다. 적은 수의 병력을 데리고서 일본에 들어온 맥아더 원수가 군사적 사정으로 “일본 국민에게 책임은 없다. 지도자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말했더라도, 또한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 자유주의자, 진보적 지식인이 그 판단을 받아들이더라도 다케우치 요시미는 그럴 수 없었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전후를 살아가며 자신의 전쟁 책임과 씨름하고자 했다. [155쪽]

하나의 생을 걸어가는 한, 살아가는 힘의 일부로서 전형轉形을 피할 수는 없다. 걸어가는 길 위에서 편견에만 의존하면 계속 걸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아 편견을 살피려고 노력은 한다. 그러나 편견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한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타인의 편견을 즐길 줄 알았으며, 자신에게 활력을 주는 편견이라면 호의를 갖고 그 편견이 지식과 충돌하는 대목을 민감히 주시했다. 그는 끝내 편견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가 끝까지 반복해 인용한 루쉰의 문장에서조차 그는 그 독을 인정했다. 그 독은 선善 안에 있을지 모른다. 그는 선에 선을 겹쳐 쌓는 논의를 신뢰하지 않았다. [168쪽]

줄여 말하건대 다케우치의 모든 작업은 이러한 의미의 천황제와 전면 대결에 나선 시도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근대 중국사라는 ‘이교異敎’의시간, 아시아라는 이름의 ‘타자’를 파고든 다케우치는 일본과 일본인을 향해 치솟은 타자를 지표로 삼아 정말이지 모든 관계를 바꾸는 힘과 방향성을 낳으려고 한 것이리라. …… 만년의 평론집에 『예견과 착오』라는 제목을 단 것은 자신의 예측이 대동아전쟁에 대해서도, 중국혁명 이후에 대해서도 불충분했다는 자기 인정을 포함한다. 그러나 빗나가더라도 이제부터 새롭게 예측하여 반대 방향을 향하거나 하지 않는다. 자신의 예측이 얼마나 빗나갔는지를, 매번 현재 위치에서 측정하고 인식하기를 거듭한다. 나아가 착오의 인식을 포함해 자신의 예측 속에서 얼마간의 진실이 함유된 부분을 골라내 그것을 지킨다. 이를 일러 나는 ‘실수의 힘’ 혹은 ‘실패의 힘’이라 부르고자 한다. 그 판단을 떠받치는 냉정과 용기의 조합에 나는 감동한다. [195쪽]

시간을 거슬러 도달점으로부터 되돌아가 보면, 츠루미가 시간을 경과하는 동안 무엇을 흘려보냈는지가 보인다. 그것은 이상주의적 색채를 띠는 ‘순수한 선’이었다. 여과된 이후 형성된 것은 “선에는 응보 없으니”라는 버거운 현실과 직면한 ‘복합적 선’이라는 신념일 것이다. 이 선은 악의 바깥에서 악과 대결하는 것처럼 명쾌하지 않다. 악 속에서 만들어낸 선이다. 악 속에서 만들어낸 선은 결코 순수한 ‘선’ 같은 모습을 취할 수 없다. 츠루미가 강조했듯이 천황제 지배의 바깥으로 나와 천황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길을 택하지 않고, 천황제 안에서 견딘다는 다케우치의 사상적 입장은 이 ‘선’의 전형적 사례일 것이다. …… 순백의 장소에서라면 ‘정확-착오’라는 기준의 유효성을 확인할 수 있겠지만, 거기서 출발해 “선에는 응보 없으니”라는 비정한 역사 속으로 들어선다면 그 기준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 재구성되지 않는 한 현실에서 유리된 아카데미의 놀이로 끝나 버릴 위험성이 있다. 다케우치 요시미는 일생 동안 그 재구성을 모색했다. 그리고 츠루미 ?스케는 그 모색을 계승하려면 어떠한 사상적 ‘쩡짜’가 필요한지를 우리에게 시사했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이 책을 더없이 소중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쑨거, 해설 「선에는 응보 없으니」 중에서, 216-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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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한 권의 ‘전기(『다케우치 요시미―어느 방법의 전기竹?好―ある方法の傳記』)’가 담은 동아시아 사상 잇기의 삼중三重 구조 하나. 다케우치 요시미(1910-1977)라는 사상가의 전모를 루쉰 연구자로 국한할 수 없지만, 그는 『루쉰잡기魯迅雜記』(20...

[출판사서평 더 보기]

한 권의 ‘전기(『다케우치 요시미―어느 방법의 전기竹?好―ある方法の傳記』)’가 담은 동아시아 사상 잇기의 삼중三重 구조

하나. 다케우치 요시미(1910-1977)라는 사상가의 전모를 루쉰 연구자로 국한할 수 없지만, 그는 『루쉰잡기魯迅雜記』(2020년 초 한국어로 출간될 예정)를 비롯 그의 루쉰 연구는 특별하다. 많은 일본인들이 그를 통해 루쉰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의 루쉰 연구가 다른 것들과 차별되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아니 그에게 있어서 루쉰이라는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다케우치 요시미의 중국 문학 연구가 처음부터 루쉰을 향했던 것은 아니다(따지고 보면 그가 중국 문학을 택해 대학에 진학한 것도 실은 대학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그의 니힐리즘적 태도에서 비롯된 우연이었다). 난폭한 중국인이 철로를 폭파해 일본 열차를 가로막았다는 거꾸로 된 이유로 일본이 군사 행동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 1931년의 만주사변. 도쿄 대학 문학부의 지나 철학·지나 문학과 1학년 학생이었던 다케우치 요시미는 그렇게 시작된 격변의 시대에 아시아(중국)이라는 ‘타자’ 속으로 들어선다.

명작보다는 무명작가의 글을 찾아 읽던 어린 시절부터, 니체와 슈트리너를 읽으며 러시아 문학에서도 톨스토이의 도학자 면모를 경원시하고 투르게네프를 좋아하던 청년 니힐리스트는 이미 그 시절부터 문학을 하나의 ‘태도’라고 믿었다. 그는 자신의 나라 일본과 중국 사이의 전쟁에 처음부터 관심을 가졌고, 최소한 약한 자를 괴롭히는 건 싫다는 감각을 줄곧 간직했다. 그러한 감각이 중국인 유학생을 비하하는 ‘지나’라는 말을 거슬러 ‘중국문학연구회’를 만들게 했을 것임은 물론이다.

자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 나름의 중국의 상像을 만들지만, 그는 자신이 만든 상 속에 안주하는 일본 낭만파와 연을 끊었다. 하지만, 그는 1942년 1월 중국문학연구회가 내는 잡지에 일본의 대동아전쟁을 지지하는 「대동아전쟁과 우리의 결의」라는 선언을 실음으로써 국가와 자아가 뒤얽힌 선악의 비식별 지대로 자진해서 들어선다(다이쇼 이래 일본국의 행보가 줄곧 혐오스러웠는
데, 마침내 일본이 미국, 영국, 네덜란드에 맞서겠다는 아시아주의의 자세를 확실히 표명한 것이 일거에 지지의 입장으로 돌아섰던 이유였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전중의 선택이 지닌 오류와 책임에 자신을 연루시킴으로써 자신의 전후를 시작한다.

이런 다케우치 요시미에 의해 루쉰이 어떻게 그려지는지는 그의 『루쉰 잡기』에 맡겨 두도록 하자. 『다케우치 요시미―어느 방법의 전기』에는 1942년 상하이의 루쉰의 무덤 앞에 선 다케우치 요시미가 있다. “일본군 점령 아래서 루쉰은 죽음마저 욕보였다. 그 앞에서 아무 말 없이 머리를
숙이고 있던 다케우치 요시미의 상념은 『루쉰』을 쓰는 다케우치의 서술 안으로도 흘러들어 가지 않았을까.” 묘비에 새겨진 초상이 절반이 부서진 채 작은 무덤들 속에 방치되어 있다시피 한 루쉰의 무덤 앞의 상념. 위다푸나 궈모러를 주목했지 그들과 반대편에 있는 루쉰에게는 관심을 두지 않았고, 마오뚠의 장편소설에 마음이 끌렸지 거리를 두었던 루쉰은 바로 주저 없이 전쟁 지지를 선택했지만, 그 선택에서 놓친 것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는 분열된 주체로서의 다케우치의 정신 속으로 걸어들어 온 것이다. “다케우치에게 『루쉰』은 자신이 바라보는 일본의 상황이자 그의 이상이었다. 다케우치에 따르면 루쉰의 사상은 무종교의 형태를 띤 속죄”였던 것이다.

츠루미 ?스케가 쓴 『다케우치 요시미―어느 방법의 전기』는 이렇게 루쉰에 이르는 다케우치의 사상적 연대기를 비평적 관점으로 섬세하고 세밀하게 엮어 낸다(전중뿐 아니라 전후 다케우치 요시미의 글 전체와 그에 관한 기록들에 대한 정밀한 독해에 기초하여). 뿐만 아니라 전중의 책임으로 분리시키는 길이 아니라 기억을 적극적으로 불러 냄으로써, 지배 체체의 바깥으로 나와 그것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머물며 몸부림치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지난하고도 마르지 않는 글쓰기와 분투 속에 놓인 그의 전후 사상의 내재된 의미를 해명해 낸다.

둘. 그런데 한편으로 『다케우치 요시미―어느 방법의 전기』는 전중과 전후의 상황 속에서 펼쳐진 다케우치 요시미에 대한 전기적 비평인 동시에 다름 아닌 츠루미 순스케라는 사상가의 정신적 궤적에 다름 아니다. 바로 이 점을 우리에게 밝혀 주고 있는 것이 현대 중국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 쑨거가 쓴 해설 「선에는 응보 없으니」이다. 츠루미가 그려낸 다케우치 요시미의 ‘사상의 모습’ 안에는 바로 그 자신의 사상의 모습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한국어로도 번역된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윤여일 옮김, 2007)의 저자이기도 한 쑨거는 다케우치의 삶과 사상을 추적하는 츠루미 순스케의 시선에 담긴 변화와 숨겨진 일관성을 따라가며 그의 전기 작업에 대한 비평을 수행한다. 쑨거는, 츠루미가 착오에 대한 반성을 사상의 원동력으로 삼는 지식인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이 옳으냐의 여부보다는 역사를 헤치고 들어가기를 주저하지 않았던 다케우치 요시미의 삶과 사상을 읽어 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으로부터 출발했다. 그것은 다케우치의 사상을 그저 “실패로부터 교훈을 얻는다”는 것으로 읽어서는 사상의 본질적 의미와 가치가 실패를 무릅쓰는 몸부림에 놓여 있다는 것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츠루미 ?스케 역시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속에서 자신과 다케우치 사이의 삶의 이력과 사상적 행보 사이의 차이를 숨기지 않는다. 츠루미는 스스로를 “자신을 말뚝에 묶듯이 해서 이 시대를 간신히 살았”던 자로 묘사한다. 전쟁 반대라는 정치적 관점이 분명했던 그는 어쩌면 일관되게, 특별한 오류 없이 전중과 전후를 살아냈던 지식인이자 운동가였다. 그런 그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으며, 무엇보다 다케우치의 존재를 자신의 어머니의 존재 옆으로 끌고 오게 되었을까. “시간을 거슬러 도달점으로부터 되돌아가 보면, 츠루미가 시간을 경과하는 동안 무엇을 흘려보냈는지가 보인다. 그것은 이상주의적 색채를 띠는 ‘순수한 선’이었다. 여과된 이후 형성된 것은 ‘선에는 응보 없으니’라는 버거운 현실과 직면한 ‘복합적 선’이라는 신념일 것이다. 이 선은 악의 바깥에서 악과 대결하는 것처럼 명쾌하지 않다. 악 속에서 만들어낸 선이다. 악 속에서 만들어낸 선은 결코 순수한 ‘선’ 같은 모습을 취할 수 없다. 츠루미가 강조했듯이 천황제 지배의 바깥으로 나와 천황제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길을 택하지 않고, 천황제 안에서 견딘다는 다케우치의 사상적 입장은 이 ‘선’의 전형적 사례”로서 츠루미는 다케우치의 모색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사상적 ‘쩡짜’가 필요한지를 바로 이 책을 통해 보여 주었다고 비평한다. 루쉰과 다케우치 요시미, 츠루미 순스케와 쑨거로 이어지는 사상적 긴장과 그 속에서 추구되는 사상의 근원적 의미에 대한 탐색을 지켜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셋. 이 책이 그려 내는 동아시아 사상의 모습에는 한국어의 공간이 비어 있었다. 이것을 채우는 것은 다름 아닌 책을 옮긴 동아시아 사상 연구자 윤여일의 글 「츠루미 ?스케의 삶과 사상」이다. 이미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1·2)와 쑨거의 『다케우치 요시미라는 물음』, 『사상이 살아가는 법』 등을 번역해 온 윤여일의 글은 단순히 언어의 번역이 아니라 한국어의 공간 안에서 시도되는 ‘사상의 번역’이다. 그는 이 글에서 전후 일본의 대표적 사상가이면서도 적극적인 해석이 아직 시도되지 않은 츠루미 순스케의 삶과 사상의 전모를 보여 준다. “다케우치 요시미의 전기인 이 책을 번역하기로 마음먹을 때 내 관심은 다케우치 요시미만큼이나 츠루미 순스케였다. 다케우치 요시미를 알기 위해서만큼이나 츠루미 ?스케를 이해하고 싶어 츠루미 ?스케의 수많은 책 가운데 고민하다가 이 책을 골랐다. 하나의 정신을 알고자 할 때, 다른 인간에게 어떻게 접근했고 무엇을 중시했는지를 확인한다면 그 정신의 본질을 얼마간 엿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라는 말처럼 그는 이 글에서 다케우치와 츠루미라는 전후 일본의 두 사상가가 무엇을 추구했는지를 해명하고 사상을 잇는 작업의 가능성을 구체화한다.

그는 츠루미의 삶과 사상을 “사상은 신념과 태도의 복합”라는 츠루미의 관점이 생활의 근거지를 사상의 준거틀로 삼으려는 노력과 ‘반사反射’의 개념으로 포착한다. “반사란 어떤 자극이 주어졌을 때 그 사람이 드러내는 반응이다. …… 일상이란 반사의 영역이고, 여러 반사들로 생활은 두께를 가지며, 반사들의 양상이 삶의 태도를 이루며, 사회적 자아란 외부로의 노출과 자기 고유의 반사 간의 긴장 관계로 성립한다. 츠루미는 이러한 반사의 차원을 사상의 소재所在로 파악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츠루미 순스케의 사상관은 자신의 전쟁 체험에서 비롯된 바가 크다. 이러한 츠루미는 전중을, 전후를 어떻게 살아냈던 것일까. 윤여일의 글은 다케우치 요시미 전기 속에 담긴 츠루미 순스케에 관한 잘 씌어진 ‘소전小傳’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윤여일은 저명한 정치가·지식인의 가문에서 태어난 츠루미가 다케우치 요시미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을 그의 ‘불량소년’ 이력에서부터 추적한다. 그는 전쟁 지지라는 다케우치와 달리 전쟁 반대의 입장을 지니고 있었지만 “전후가 되어서는 말뚝에 매달리듯이 살아가는 방식이 올바른지 의심이 들었고 그(다케우치 요시미)의 저작에 이끌린”다. “다케우치의 문체는 …… 학문에 기대어 평론하며 살아가는 자가 아니라 자신의 처신을 걸고 상황을 확실히 움켜쥐려는 자의 스타일이다. 자신이 그 안에 떡하니 버티고 있는 까닭에 그의 문장은 안정감이 있다.” 츠루미는 다케우치 요시미의 문장들을 이렇게 읽었다. 우선 다케우치가 루쉰의 문장을 이렇게 읽어 낸 바 있다. 루쉰에 대해 다케우치가 그렇게 했듯, 츠루미 역시 다케우치의 사상의 모습을 같은 태도와 방법으로 읽었다. 그들은 공통되게 “현실 속에 뛰어들어 자기 명제의 내부적 정합성에 구애되지 않고 움직인다. 그렇다고 현실을 그대로 추인하지도 않는다. 주체는 현실 속에서 자신을 씻어내며 부단히 자기를 갱신한다. …… 이로써 주체는 유동성 더불어 주체성을 얻는다. 다케우치 요시미가 말하는 동중정이란, 행동이란 바로 이런 의미이며, 츠루미 순스케는 이 운동의 생애를 ‘어느 방법’으로 형상화해 냈다”는 역자의 해명은 전중과 전후를 거쳐 오늘의 동아시아 비판적 사상들을 잇는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책속으로 이어서]
다케우치 요시미의 전기인 이 책을 번역하기로 마음먹을 때 내 관심은 다케우치 요시미만큼이나 츠루미 ?스케였다. 다케우치 요시미를 알기 위해서만큼이나 츠루미 순스케를 이해하고 싶어 츠루미 ?스케의 수많은 책 가운데 고민하다가 이 책을 골랐다. 하나의 정신을 알고자 할 때, 다른 인간에게 어떻게 접근했고 무엇을 중시했는지를 확인한다면 그 정신의 본질을 얼마간 엿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 어느 방법. 츠루미 ?스케는 다케우치 요시미를 그렇게 불렀다. ‘방법’이란 다케우치 요시미가 「방법으로서의 아시아」를 써낸 이후 ‘방법으로서의 □□’라는 형태로 유명세를 탄 표현이지만, 동시대에 활동했던 츠루미 순스케는 다케우치 요시미가 현실에 개입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방법’이란 말로 포착해낸 듯했다. …… 여기서 사상에 관한 츠루미 ?스케의 유명한 일구를 가져와도 좋을 것이다. “사상은 신념과 태도의 복합이다.” 그는 신념의 올바름만이 아니라 그걸 떠받치는 태도를 아우르며 사상됨을 측정했다. [윤여일, 역자 후기, 「츠루미 ?스케의 삶과 사상」 중에서, 227-228쪽]

다케우치가 루쉰에 대해 그러했듯 츠루미도 다케우치의 동중정動中靜의 면모를 ‘쩡짜’라는 말로 풀이했다. …… “쩡짜는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자기 뜻대로 개척해 가기가 어렵다는 자각을 품
은 말이다. 현실에 떠내려가면서 자신의 의도를 접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도가 상황에 씻겨가는 과정을 응시한다는 사고다.” 현실 속에 뛰어들어자기 명제의 내부적 정합성에 구애되지 않고 움직인다. 그렇다고 현실을 그대로 추인하지도 않는다. 주체는 현실 속에서 자신을 씻어내며 부단히 자기를 갱신한다. 이리하여 “자기임을 거절하고 동시에 자기 아님도 거부한다.” 이로써 주체는 유동성 더불어 주체성을 얻는다. 다케우치 요시미가 말하는 동중정이란, 행동이란 바로 이런 의미이며, 츠루미 순스케는 이 운동의 생애를 ‘어느 방법’으로 형상화해 냈다. [윤여일, 같은 글 중에서, 246-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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