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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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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214*29mm
ISBN-10 : 8963192822
ISBN-13 : 9788963192826
당신의 징표 중고
저자 김대현 | 출판사 북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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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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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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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의 존재론과 성의 정치학 [당신의 징표].

이 책은 모든 존재하는 것의 징표로서의 이름과 그의 부수한 성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인류의 정신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었는지를 다룬다. 동시에 이름이 조형되는 원리와 이를 통해 구현된 이름과 성의 다양한 양상이 인류의 공통된 무의식 속에서 어떠한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함께 탐구하려 한다. 기존의 역사와 문화에 이름과 성이라는 특수한 주제를 투영하여 세계를 움직이는 질서의 이면에 담긴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작동 원리르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김대현
문화평론가, 문화연구자.
1975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책과 책 사이의 여백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하며 이를 바탕으로 역사와 문화의 미로 속에 흩어진 조각들을 연결하고 복원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문화비평지 『플랫폼』에서 미디어비평상, 『실천문학』에서 문학평론 신인상을 받았고 『플랫폼』, 『리얼리스트』, 『삶이 보이는 창』의 편집위원을 지냈다.
현재 문예진 『내일을 여는 작가』 편집위원으로 있으며 비판적 문화공동체 ‘문화다’에서 문화연구자들과 함께 문학과 문화 현상에 대한 검토를 통해 존재의 병리적 현상들과 그 극복의 논리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들을 탐색하고 있다.

목차

머리말 / 여는 글
1. 이름의 계보학
이름의 근원 / 성의 기원 / 이름의 양상 / 성의 발전
2. 이름의 심연
이름과 금기 / 공포의 근원
3. 이름의 문화사
이름의 수행성 / 보충된 이름 / 가능 세계의 이름
닫는 글 / 주 / 찾아보기 / 이미지 출처

책 속으로

이름, 저녁에 외치는 소리 이름(名)은, 무리를 지어 정주생활을 했지만 아직 법과 질서가 없던 시절, 캄캄한 저녁(夕)에 자신이 누구라고 입(口)으로 말한 것에서 기원한 것으로 일종의 암호 같은 것이었다. 이름을 뜻하는 말이 한국에서는 명(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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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저녁에 외치는 소리
이름(名)은, 무리를 지어 정주생활을 했지만 아직 법과 질서가 없던 시절, 캄캄한 저녁(夕)에 자신이 누구라고 입(口)으로 말한 것에서 기원한 것으로 일종의 암호 같은 것이었다. 이름을 뜻하는 말이 한국에서는 명(名), 중국에서는 밍(名), 일본에서는 나마에(名前:なまえ), 영어로는 네임(name)이며 라틴어식으로 발음하면 나메(name), 그리스어는 오노마(onoma)이다. 같은 뜻을 가진 말이 발음마저 비슷한 이 우연을 저자는 지나치지 않고 탐색한다. 인도 유럽 어족의 어원과 우리말 ‘이름’의 어원을 살피며 이름과 관련한 호기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이 책은 모든 존재하는 것의 징표로서의 이름과 그에 부수한 성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인류의 정신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성되었는지를 다룬다. 동시에 이름이 조형되는 원리와 이를 통해 구현된 이름과 성의 다양한 양상이 인류의 공통된 무의식 속에서 어떠한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도 함께 탐구하려 한다. 기존의 역사와 문화에 이름과 성이라는 특수한 주제를 투영하여 세계를 움직이는 질서 이면에 담긴 보이지 않는 또 다른 작동 원리를 파악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 22쪽


이름 위의 이름, 성과 씨
혈연을 표시하는 장치인 성(姓)은 한자문화권에서 어머니가 기준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성(姓)이라는 글자는 여자(女)한테 태어남(生)을 나타내고 있다. 아울러 모계사회는 존재했지만 모권사회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인류학자들의 주장을 바탕으로 저자는 혈통 표시의 권한을 남성에게 넘겨준 것을 안정적인 양육을 정착시키기 위한 여성의 인류적 전략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지금은 같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성과 씨는 어떻게 분열되어 분화되었는지를 다룬다. 혼인을 하면서 남편의 성을 따르는 지역과 따르지 않는 지역에 어떤 가치가 새겨져 있는지, 일제강점기의 창씨개명은 왜 창성개명이 아니었는지 성과 씨에 관련한 호기심은 인류의 역사를 더듬는 예민한 촉수로 작용한다.

“성은 여성이 남성과 주도권 싸움에서 패배하여 성이라는 혈통 표시의 권한을 넘겨준 것이 아니라, 어쩌면 여성들이 남성들의 불확실한 부성에 대한 불안을 안심시키고 안정적인 양육을 정착시키기 위한 전 인류적 전략의 일환이었는지도 모른다. 여성에게 있어 성은 친생자 관계에 대한 확인일 뿐이지만, 남성에게 있어 성은 친생자 관계에 대한 창설적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 75쪽


피휘, 이름을 함부로 말하지 않다
한자문화권에는 ‘피휘(避諱)’의 전통이 있어 임금이나 공경해야 하는 사람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않았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관음보살(觀音菩薩)’로 불리게 된 이면에 피휘의 영향이 있다. 당태종이 즉위한 후부터 당태종의 이름인 ‘이세민’의 세상 세(世) 자의 사용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국조보감』에 임금의 이름은 비단 조각으로 가려져 있으며 종종 족보에서도 조상의 이름이 가려져 있는 경우가 있다. 한자문화권에서 흔히 드러나는 피휘의 전통과 흔적이 서양에서는 완곡어법이나 애너그램으로 나타났다. ‘이름을 말해서는 안 되는 그 사람’이나 ‘드라큘라(Dracula)’를 ‘알루카드(Alucard)’로 표기하는 식이다. 기독교 신의 이름인 ‘여호와’와 이슬람교의 신의 이름인 ‘알라’는 어떻게 그 이름을 갖게 되었는지, 신의 이름이 탄생하는 과정의 은밀한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살펴본다.

“서구 문화권에서 피휘의 증거로 확인할 수 있는 최고의 사례는 서양 정신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 기독교의 유일신이다. 흔히 우리가 ‘여호와(Jehovah)’라고 부르는 기독교의 신 이름은 원래 그 이름이 아니다. 우리가 신의 이름을 여호와라고 부르는 것은 지금은 아무도 원래 이름을 모르기 때문이다.” - 148쪽


이름, 삶의 방향을 결정하다
이순신(李舜臣)의 이름은 ‘순임금의 신하’라는 뜻이다. 그의 맏형 ‘희신(羲臣)’, 둘째 ‘요신(堯臣)’, 넷째 ‘우신(禹臣)’은 각각 복희씨와 요임금, 우임금의 신하라는 뜻이다. 이순신의 아버지는 자식들이 임금을 보필하고 나라의 중대한 일을 담당하는 신하가 되기를 바랐다. 선조의 계속되는 질시와 불신에도 끝까지 임금과 국가에 대한 충심을 버리지 않은 이순신의 태도는 그의 이름에서 결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삶의 방향과 태도를 결정하는 이름과 자의 관계, 왜 아이 때 이름과 성인이 된 후의 이름이 달랐는지 아명과 관명 통해 살펴본다. 기거하는 집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았던 택호와 당호, 자기에게 지어주는 이름이었던 호가 나타내고자 했던 의미, 죽은 후에 받는 임금의 이름인 시호를 살펴봄으로써 당대 사람들의 가치관을 들여다볼 수 있다. 또한 목화토금수(木火土金水)로 이어지는 오행의 상생의 원리를 구조화한 족보의 항렬자에서 옛사람들의 후대로 이어지는 염원이 이름을 통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살펴본다.

“유교적 질서가 엄격한 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스스로 자유롭게 짓는 호는 당시 사람들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느끼게 했다. 호는 옛사람들의 이름 체계에서 관명이나 자보다 자신을 지칭하는 이름으로 가장 사랑받았던 이름이다.
금석학의 대가이자 명필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호를 가장 많이 사용한 사람이다. 그는 호를 자신의 상태를 표현하는 이름으로 생각했다.” - 194쪽
고대부터 현대까지, 실재와 허구를 넘나드는 이름의 향연
자신을 버리도록 명령한 파라오의 딸에게 발견되어 ‘끌어내어진 자’라는 이름을 받은 모세의 운명, 발꿈치가 못에 꿰어진 채로 버려진 ‘부어오른 발’이라는 뜻을 가진 오이디푸스의 이름, 이름을 버리고 기호로 자신을 나타낸 팝의 황제 프린스, 이름에서 철자 ‘r’을 버리고 흑인 출입이 금지되었던 JP모건 개인 도서관의 관장이 된 흑인 여성 벨 그린, 벨 그린이 버린 ‘r’을 새로 지은 자신의 이름에 넣고 예술가로서 확장된 정체성을 갖고자 시도한 마르셀 뒤샹, 다른 이름으로 발표한 덕에 한 사람에게 두 번 주지 않는다는 공쿠르 상을 두 번 수상한 에밀 아자르, 일 년 365일 전 세계에서 <햄릿>이 상연되지 않는 날은 없다는 전설을 만들어낸 『햄릿』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에 내재된 드라마가 동서고금을 망라한 사료 분석과 39컷의 도판 설명을 통해 이해를 더욱 풍부하게 돕는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이름을 대치한 기호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아무도 몰랐다는 점이다. 노래 부른 가수의 이름을 시청자나 관객들에게 설명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마침내 “예전에 프린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던 아티스트(The artist formally known as Prince)”라는 기묘한 명칭으로 그를 부르게 되었다.” -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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