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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가는 길
549쪽 | A5
ISBN-10 : 8937483130
ISBN-13 : 9788937483134
산티아고 가는 길 중고
저자 세스 노터봄 | 역자 이희재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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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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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가 아끼는 현대 작가, 세스 노터봄의 스페인 여행기 시와 소설, 에세이와 여행기, 희곡과 평론, 샹송 작사와 번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글을 두러 써 온 네덜란드 작가, 세스 노터봄이 스페인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보고 느낀 것을 정제하여 기록한『산티아고 가는 길』. 세계 수십 개 언어로 번역되어 여행기를 예술의 차원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은 역작이다. 스페인 내륙의 작은 도시와 마을 구석구석 숨어 있는 호젓한 교회와 수도원을 살펴보며 행락객의 발길이 닿지 않아 천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간직된 스페인의 속살을 아름다운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저자소개

목차

1. 아라곤을 거쳐 소리아로
2. 이름과 시대를 가로지는는 길
3. 죽음과 역사의 세계
4. 보석을 감춘 땅
5. 돌고 도는 길
6. 왕비는 웃지 않는다 - 프라도의 디에고 벨라스케스
7. 금빛, 고동빛, 잿빛의 속삭임 - 프란시스코 데 수르바란
8. 돈 키호테의 발치 - 라 만차로 가는 길
9. 작은 역사
10. 왕과 난쟁이
11. 황금 동굴의 검은 성모
12. 신이 기억하는 순간
13. 나바라의 겨울날
14. 월터 뮤어 화이트힐
15. 비둘기는 알려나
16. 왕과 성자와 이교도
17. 늘 있지만 없는 과거
18. 크레온의 수수께끼
19. 침묵의 골짜기
20. 스페인에 뼈를 묻노니
21. 마차도 풍경
22. 로르카에서 우베다까지, 오후의 꿈
23. 알안달루스의 찬란한 공원
24. 시간이 멎은 곳
25. 샛길의 유혹

옮긴이의 글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산티아고에 관한 여행서는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활자가 빼곡한 여행에세이는 처음 만난것 같다.  네...

     
    산티아고에 관한 여행서는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활자가 빼곡한 여행에세이는 처음 만난것 같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인 '세스 노터봄'이 애착을 갖고 있는 스페인을 수차례 방문하며 보고 느낀 것을 정리한 글이라고 한다.  530여페이지에 달하는 두께감이 책을 읽기 전 살짝 망설이게 하지만 그동안 내가 읽어 왔던 에세이와는 다르다.  이것이 작가의 역량일까?  역사, 예술, 그리고 그 지역의 문학사까지 자칫 어렵거나, 지루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이야기하듯 자연스럽게 써내려 간 그의 글은 읽는 이로 하여금 그곳을 함께 거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내가 방금 한 백 줄로 간추린 역사가 여전히 현재형이라는 것이고, 글로는 쉽게 적어 내렸지만 그 모든 변화와 변형이 실제로 구체화 하는 데 여러 세기가 걸렸다는 사실이다.   알맹이는 그대로다. 그래서 돌바닥을 스치는 가죽신 소리가 또다시 들려오고 수도사는 내게로 다가와서 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린다.  그는 거의 천년 전에 베네딕투스회 형제들이 입었던 옷과 똑같은 하얀 수도사복에 검은 어깨옷을 걸치고 있다.  시간여행은 가능하다.  나는 죽음과 재앙이 미치지 않는 타임캡슐을 타고 흘러간 중세의 밑바닥을 보고 왔다.  중세 사회는 이곳에 살아남았다.  중세 수도원의 생활 방식은 접시에 담긴 순수 배양균처럼 현대에도 살아남았다.  내가 가려는 곳은 바로 그런 중세의 세계다. /p23-24
     
     
     '산티아고' 는 여행자들 사이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여행지 이지만 개인적으로 "꼭 가봐야겠다"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던 곳이기도 했다.   여행지에 대한 설레임이 없는 이유는 그 곳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없기 때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노터봄이 산티아고를 가는 길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그 길위에서의 역사, 이야기들, 그리고 건축양식과 미술등 그 길을 지나온 세월의 전반에 대해 자신이 느낀대로 전해주고자 한다.  그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천일야화'를 읽는 듯한 기분이라고 해야할까?  다음이야기, 다음 행선지가 궁금해서 책장을 덮을수가 없다.  가볍거나 얇은 책이 아님에도 꿋꿋이 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읽느라 팔에 알이 배겨주셨다는 후문이.. ^^   스페인이라는 나라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 있었을 뿐 더 알고자 하는 노력은 해보지 않았는데, 그의 글로 만난 스페인의 복잡한 역사를 접하고 나니 왠지 더 매력적인 나라같다.  그가 왜 스페인에 그토록 푹 빠지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일어난 것, 그것이 역사다.  너무나 깨알 같아서 제대로 크기를 잴 수조차 없는 파편들의 집적.  냉엄하고 완강한 사실들만이 살아남아 날짜에 달라붙고 아이들은 이것을 외운다.  아니면 건물과 기념물에 달라붙는다.  우리가 손에 가이드북을 들고 기념물에 조심스럽게 다가서는 것은 그래서 인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며 기념물이라는 것은 과거의 집적을 이루면서 차곡차곡 쌓인 것들의 증거이니까.  /p181
     
    여행자를 가장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재회의 기쁨에 언제나 섞여 드는 딱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처음 본 뒤로 늘 오고 싶었던 곳이 나 없이도 잘만 있었다는 느낌, 그래서 그곳을 정말로 가까이 붙잡으려면 영원히 그곳에서 눌러 살아야만 하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  하지만 그때의 나는 나일 수가 없다.  그때의 나는 집에 붙어 있는 사람, 정착인이 되어 버린다.  진정한 여행자는 갈등에서 자양분을 얻는다.  그는 끌어안기와 놓아 주기 사이에서 번민한다.  헤어짐의 쓰라림은 그의 존재의 본질이다.  그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p529
     
     
    역사이야기엔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할까?  그동안 개인적인 여행스타일은 특정 지역만 알아보고, 다니기에 유명한 유적지가 아닌 이상 그 지역의 과거를 알아보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노터봄의 여행기를 읽고 있다보면 그동안 내가 읽어왔던 사진이 많고 현장의 정보를 중요시했던, 또는 역사보다는 여행가들이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기대했던 이야기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노터봄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단지 여행지의 정보만을 전하는게 아닌 역사,문화,예술,건축등이 함께 하는 여행도 즐거울 수 있구나 라는 걸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책에 실린 흑백의 사진들도 과거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책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았고, 약간 아쉬웠던 건 앞에서 이야기를 쭉 읽어나가다가 이야기 하나가 마무리 되고 나서 사진들이 나오다 보니 글 따로, 사진따로 인듯한 느낌이라 맥이 살짝 끊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전체적인 구성은 한 단락이 끝날 때마다 사진이 수록되어있어 깔끔하다 라는 느낌이었던것 같다.  책을 읽으며 여행기를 이렇게 잘 쓸 수 있을까?  질투가 날 정도였다.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도 언젠간 과거가 될 것이며, 역사로 남을 것이다.  여행지에서 눈에 보이는 현재의 모습만을 보기 보다 그 하나 하나에 묻어난 세월을, 역사를 음미하며 여행하는 것도 또 다른 여행의 묘미가 되어 줄 것이다.   언젠가 내가 산티아고를 가게 된다면 여행안내서와 이 책도 함께 가리라 생각해본다.
     
     
    "스페인은 유럽에 매달려 있지만 유럽이 아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로만 가서는 스페인을 제대로 알 수 없다.  미로처럼 복잡한 스페인의 역사를 거닐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스페인을 돌아다녀도 보고 느끼는 것이 없다.  스페인은 평생을 바쳐서 사랑해야 할 땅이다.  스페인이 주는 경이로움은 끝을 모른다. "  - 세스 노터봄
     
     
  • 아름다운 자연과 한적한 정취를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옛길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처럼 자연과 ...
    아름다운 자연과 한적한 정취를 천천히 즐길 수 있는 옛길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처럼 자연과 함께 걷는 길은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가진 여유를 만끽하고 싶은 여행객에겐 필수 코스로 자리를 잡기도 한다.
    이처럼 흙과 함께 숨 쉬는 유명한 길, 발로 걷는 여행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빠른 현대의 시간에 질려버린 내면에 갖고 있던 느림의 철학을 일깨워준다는 데 있지 않을까?
    흙이 살아 숨쉬는 무공해의 자연길을 걸으면서 에너지를 재충전하고 있다.
     
    흙과 함께, 자연과 함께, 그리고 더불어 시간과 함께 여행하는 길을 소개하는 책이 있다.
    세계 3대 트레일 중 하나인 스페인의 유명한 '카미노 데 산티아고' , 긴 여정과 함께 하는 소박함과 길 위에 남겨진 역사와 전통, 문화, 그리고 사람들의 깊은 정서를 전해주는 여행서인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이 바로 그 책이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였던 야고보(스페인식 이름은 산티아고)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 북서쪽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가는 길을 작가의 눈을 따라, 발을 따라 함께 걸어본다.
     
    세스 노터봄은 어떤 작가인가.
    그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로 노벨상 후보에 자주 거론되어 온 소설가이며 시인이다. 에세이와 희곡, 평론, 샹송 작사와 번역에 이르기까지 여러 장르의 글을 두러 써 온 노터봄이지만 무엇보다 여행기를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작가라는 평을 받고 있다. 소설보다는 여행기를 더 많이 내는 작가로 전 세계 구석구석을 담아내고 있다. 그는 여행지의 유명한 장소보다는 남들이 무덤덤하게 지나쳤을 시간의 여행지, 격동의 역사를 가진, 세상의 본질을 안고 있는 그런 곳을 그려내고 있다.
     
    작가를 향한 호평에도 정작 나는 500여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은 사실 부담스럽다.
    유명한 순례길의 소소한 여행 정보를 담은 책이라고 하기엔 너무 두껍다. 또한, 좁은 식견으로 판단되는 종교적 색을 담은 책이 아닐가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독서를 시작한다. 하지만, 작가와 문학에 대한 우둔함이 아직 나에게 남아 있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산티아고 가는 길』장면마다 만나는 산티아고의 숨은 아름다움과 그들이 가진 오랜 역사의 진함을 느끼면서 책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차근차근 읽게 한다. 기존에 보던 여행서와는 전혀 다른 책이다.
    중세의 역사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이야기꾼과 함께하는 것 같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여행서라는 장르로 구분하기에는 아깝다. 곳곳에 나타나는 재미있는 역사와 미술에 대한 안목이 뛰어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산티아고를 향한 공간적인 여행과 함께 중세부터 이어져온 시간 여행까지 함께 동반하고 있다. 성 베네딕투스, 바스크 분리주의자, 이사벨라 여왕의 이야기등을 통해 여행길에서 만나는 요새와 성과 수도원에 숨어있는 역사와 전설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보여준다.
    『산티아고 가는 길』은 한적함을 찾아 숨어있는 샛길로 찾아들어 호젓함을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큰 길을 멀리하고, 시간의 여유만 있는 나그네들이 찾아가는 그런 오솔길, 성곽의 둘레길, 이름없는 마을의 한적한 길을 따라 나선다. 독자들은 마치 우리의 한적한 시골길을 함께 걷는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산티아고 가는 길』에는 미술이 있고, 건축이 있다. 예술이 있다. 희귀서를 들고 샛길만 찾아다니는 괴짜인 그는 로마네스크 건축과 바로크 미술에 취한 방랑객이란 수식어처럼 오랜 세월 풍파에 견디고 버티어온 건축물과 미술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하고 있다. 베루엘라 수도원의 십자궁륭 천장과 부르고스 대성당, 알카사르 성을 마치 눈앞에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스페인과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문외한의 독자들에게는 노터봄이 풀어놓는 스페인의 이야기가 무척 광범위하게 보인다. 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을 받는 곳으로 유럽인들의 최고 휴양지인 스페인만 떠올리는 독자들에게 오랜 역사와 함께 변화무쌍하던 또다른 역사기행은 다소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흑백으로나마 사진과 함께 하고 있어서 여행의 맛을 느낄 수 있었지만 현대인의 요구가 충족되게 컬러판 사진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행서라고 간단하게 소개하고 후딱 읽어버리기에는 아쉽다. 이슬람 문화와 기독교 문화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중세의 스페인을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게 한다. 아하~그때의 아리송하던 문화가 바로 이것이구나..친절하게 가르쳐주는 책이다.
    때문에 역사와 함께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고 싶은 그런 책이다.
  •   '산티아고 가는 길' 이와 똑같은 제목으로 검색되는 책도 여러 권이 있고, 책 제목은 다르다고 하더...
     
    '산티아고 가는 길'
    이와 똑같은 제목으로 검색되는 책도 여러 권이 있고, 책 제목은 다르다고 하더라도 산티아고 순례기를 걸었던 체험을 담은 여행기는 더 더욱 많다.
    내가 읽은 ;산티아고 순례기'에 관한 책으로는 '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푸른숲' 과 '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서영은, 문학동네' 등이 있다. 그외에도 여러 여행 서적 중에서 산티아고 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한 부분으로 담은 책들도 여러 권을 읽었다. 이렇게 국내에 '산티아고 가는 길'에 관한 서적들이 많기에 예전과는 다르게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찾아 나선다.
    요즘 '브리다'로 또다시 독서계에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파울로 쿄엘로'도 산티아고 루드 중의 '카미르'가 일컫는 길에서 영적  깨달음을 받았다고 하지 않던가.
    '산티아고 가는 길'- 이 길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성 야고보의 유해가 묻혀 있는 곳으로 로마와 예루살렘에 이어 유럽 3대 성지 중의 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다. 산티아고에 이르는 길은 여러 루트가 있으며,  그중에서 프랑스 남부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해서 피레네 산맥을 스페인의 메세타고원을 지나는 지도상에서는 스페인 북단의 동쪽에서 서쪽에 이르는 한쪽 방향을 향해 800Km 가량을 걸어가는 길이 가장 안전하고 단순한 길이라고 한다.
    이 길 위에는 성 야고보의 무덤이 있어서 이 길을 통해 걸어서 순례를 하기에 순례자의 길이라고도 한다. 길위에는 성당들이 많이 있으며 이 성당들에서는 순례자를 위한 미사가 있다. 이 길을 걸으면서 홀로 걷기도 하고, 또 길을 걷다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또 헤어지면서 순례자들은 자신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얻기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도 이런 길일까?
    이 책의 저자인 '세스 노터봄'은 '나의 청소년기는 만사가 빗나갈 대로 빗나가 버린 시절이었다'고 회상할 정도로 마음 속 깊은 상처를 가지고 살았던 사람이다. 어머니의 재혼으로 독실한 카톨릭 신자의 새 아버지에 의해 수도원 기숙 학교에 보내지면서 적응을 하지 못해서 유럽 각지를  떠돌아 다니면서 살았다고 한다. 그것이  바로 그가 여행 작가가 될 수 있었던 발판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노터봄'은 시, 소설, 에세이, 여행기, 희곡, 평론, 샹송 작사, 번역까지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쓸 정도로 필체가 수려하다는 것을 '산티아고 가는 길'의 책장을 펼치는 순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는 네덜란드 사람인데, 이 책은 이미 1992년에 네덜란드에서 간행 된 책이며, 그는 이 책에 실린 글들을 이미 1980년에서 1990년에 걸쳐서 썼다고 한다. 그것 보다 더 '산티아고 가는 길'이 빛나는 것은 저자는 1954년에 처음 스페인을 찾았고, 그 이후에는 거의 매 해마다 스페인을 찾을 정도로 스페인에 대한 애정이 깊다는 것이다. 반 세기가 넘도록 스페인의 매력에 취해서.... 스페인에 숨겨진 보물들을 하나 하나 캐어서 이 책 속에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은 단순한 순례기을 걷고 쓴 순례 체험기나 여행 에세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 책에는 너무도 많은 깊이있는 내용들이 담겨 있다.
     
    흔히, 산티아고 가는 길을 걷는 사람들이 걷는 길을 따라서 걷는 순례의 길이 아니다. 특이하게도 그는 이 길의 출발점을 배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들어가면서 시작한다. 그러나 순례길의 종착점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교회에서 이 글을 끝맺는다.
    누구나 다 가는 순례길을 노란 화살 표를 더듬어 가면서 걷는 것이 아니라 차를 타고, 또는 걸어서 샛길을 찾아 찾아 마을 구석 구석을 휘젓고 다닌다고 해야 할까. 그 길 위에 성당이 있으면, 수도원이 있으면, 아름다운 풍광이 있으면, 그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박식한 생각들을 풀어 놓는다.
    나는 이중으로 여행을 한다. 하나는 렌트카를 몰고 다니는 여행이고, 하나는 요새와 성과 수도원이, 또 그곳에서 마주친 문서와 전설이 불러 일으키는 과거를 누비고 다니는 여행이다. (p69)
    나에게 여행은 질러 가는 길이 아니라 둘러 가는 길이다. 나그네는 옆길로, 시골길로, 큰길에서 샛길로 빠지는 유혹,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이름을 가리키는 표지판의 유혹, 오솔길 하나만 난 저 멀리 성채의 윤곽이 주는 유혹, 저 언덕이나 산맥의 맞은 편에서 나그네를 기다릴지도 모를 수려한 장관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제 발로 일부러 영원한 미로를 만들어 간다. (p497)
    화가 벨라스케스와 수르바란의 그림에 얽힌 이야기, 세르반테스의 문학 이야기, 성당이나 수도원의 유래와 무어 양식, 로코코, 바로크 건축 양식, 소포클레스의 비극, 헤겔의 역사철학 등~~
     
     
    그는 산티아고의 길을 걸으면서 그 속에서 시간 여행, 공간 여행을 한다. 그래서 역사, 정치, 자연환경, 예술, 건축,문학, 문화, 정서 등의 다방면에 걸친 폭넓은 지식들이 심도있게 다루어 지는 것이다.
    수르바란의 '거룩한 얼굴' (일명: 베로니카의 손수건)
    "천막, 예배당, 십자가." 서서 그림을 보는데 독일어로 누눅가가 뇌까렸다. 딴은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막처럼 펼쳐 놓은 수건은 어떻게 보면 예배당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십자가 같기도 하다. (p148)
    프란시스코 데 수리바란, [세라피우스의 순교]
    "수르바란은 천을 하나의 속성이  아니라 어엿한 주체로 다루었다. 순교한 세라피우스의 그림에서 머리와 손을 벗겨내면 남는 것은 곧추선 천의 유품이다. 감상자가 그림을 어디서부터 보아 내려가는가와는 무관하게 천이라는 구성물은 인물과 동급의 비중을 가진 대상으로 눈앞에 떠오르면서 감상자에게 수수께끼를 던진다. (p153)
    '세스 노터봄'의 '산티아고 가는 길'은 성당과 수도원의 건축 양식의 설명에서 부터 시작하여 문학과 예술의 해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를 해박한 지식으로 설명해주는 책이기에 여행에세이의 장르를 뛰어 넘어서 문학적, 예술적 차원의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다른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들려주던 종교적인 순례길, 명상의 길을 벗어나  '세스 노터봄'만의 독특하고 차원높은 새로운 순례길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산티아고 관련 서적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산티아고' 관련 최고의 서적으로 돋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산티아고 가는 길에 관해서 전혀 문외한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읽기에 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작가의 상념에 덧칠하다 | su**ell | 2010.11.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학창 시절 그야말로 나는 닥치는대로 책을 읽었고, 내가 읽은 모든 문자가 머릿속에서 떡처럼 엉겨붙었었다.  하나하나의...
    학창 시절 그야말로 나는 닥치는대로 책을 읽었고, 내가 읽은 모든 문자가 머릿속에서 떡처럼 엉겨붙었었다.  하나하나의 낱글자가 자모를 갖추고 제자리에 설 때까지, 그리고 그 각각의 글자들이 모여 문장을 이루고 하나의 의미로 되살아나기까지 많은 시간의 사색과 휴식이 필요했음에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장편의 소설이나 글자 배열이 촘촘한 철학서는 마치 글자를 정복하려는듯 달려드는 내게 호승심을 부추기는 형국이어서 나는 오직 줄기차게 읽는(그저 단순히 읽는 행위로써의) 일에만 몰두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었을 때, 나는 언제 그랬냐는듯 독서와 결별했다.
    그 기나긴 휴지, 책을 놓고 문자와 결별한 채 사색과 명상, 때로는 공상의 시간만 지속되었다. 차츰 내 머릿속에서 각각의 글자가 자리를 잡고, 뒤섞인 의미가 순서를 정하게 되었다.  독서도 과하면 체한다는 것을 혹독한 경험으로 체득하게 된 셈이다.   나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글자 하나하나를 천천히 음미하며 읽게 되었다.  나이가 들어 소화력이 떨어진 노인처럼 나는 몇 번이고 곱씹어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는 것을 비로소 알아가는 것이리라.

    세스 노터봄이 지은 <산티아고 가는 길>은 젊은 시절의 내게는 호승심을 불러일으켰을 듯한 그런 책이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과 빽빽한 글자들.
    책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절로 한숨을 쉬게 할만하다.  책을 싫어하면서 더하여 인내심도 없는 독자라면 쉽게 포기하고 말았을 그런 책이다.
    책의 제목에서 풍기는 종교적인 색채의 책은 아니다.  기독교인들이 자주 찾는 순례 코스, 야고보 길을 도보로 여행하며 기록한 순례기가 결코 아니라는 말이다.  독일의 인기스타인 하페 케르켈링의 도보 여행기 <그길에서 나를 만나다>와 비슷한 류의 책을 원했다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유럽에 매달려 있지만 유럽이 아닌 나라, 그 황량하고 넓은 들판을, 험난한 산악지대를, 메세타 고원을, 그리고 외부의 방문객을 두려워 하는 작은 오솔길을 작가는 느릿느릿 더듬고 있다.

    "이것은 순례의 길이기도 하지만 명상의 길이기도 하다.  중간중간 들르는 곳이 많은 데다 이런저런 상념에 젖다 보면 여정은 더디기만 하다.  나는 이중으로 여행을 한다.  하나는 렌트카를 몰고 다니는 여행이고, 하나는 요새와 성과 수도원이, 또 그곳에서 미주친 문서와 전설이 불러일으키는 과거를 누비고 다니는 여행이다." (P. 69)

    그에게 여행은 질러가는 길이 아니라 에둘러 가는 길이다.
    별 필요도 없어 보이는 상상과, 어느 책에서 읽었던 역사적 사실과, 시간이 멈춘 듯한 어느 농가 마을과, 심지어 시어(詩語)를 떠올리게 하는 지명에 이르기까지 그의 시선은 여정을 벗아나 끝없이 샛길로 흐른다.  작가의 상념의 기저, 그 밑바닥까지 읽어내려가노라면 여정은 마냥 늘어지고, 지치고 허기진 독자가 잠이라도 청할 즈음에 그의 이야기는 다시 시작된다.
    역설적이게도 그렇게 느린 여정의 이면에는 부지런한 기록자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독자는 까맣게 잊는다.

    "날이 어둑해지자 나는 광장으로 산보를 나가지만 광장을 제대로 본 것은 그 다음 날이었다.  나른한 오후, 남자들은 공원 벤치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고 시청 위에 걸린 깃발도 축 늘어졌다.  나는 칠레 왕국의 총사령관이었으며 고향 땅을 두 번 다시 밟지 못하고 쿠스코에서 죽은 디에고 데 알마그로의 기념상에 적힌 시를 읽는다." (P.169)

    이십일 세기의 현대 문명에서 스페인은 마치 저 멀리 떨어진, 현대인의 손길이 닿지 않는,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해야 닿을 듯한 역사적 무인도로 느껴진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소설가이며 시인이자 여행작가인 그가 그려내는 스페인은 특별하다.

    "마드리드의 2월은 춥다.  춥고 맑다.  내 밑으로 저 아래 누운 도시가 비행기에서 보인다.  돌의 포로가 된 저 풍경은 스페인의 혼을 어느 곳보다도 잘 드러낸다.  그 나라에 도착할 때 유난히 내가슴이 아려 오는 나라가 둘 있다.  스페인하고, 내 나라 네덜라드다." (P.475)

    휘적휘적 걷다보니 내 상념의 보따리는 저만치 멀리 떨어져 지나온 어느 발자국에 미아처럼 내려 앉았다.  작가도 그랬을 터.  현대를 사는 내 몸뚱아리가 잰걸음으로 앞서 갈 때, 급할 것 없는 내 사색의 그림자가 멀리서 방향을 잃고 한참을 헤매이다 어느 산길, 외딴 오두막에서 둥지를 틀고 무심한 주인을 온종일 기다리리라.

    "나그네는 바닥돌을 딛는 자기 발소리를 듣는다.  탑들과 경이로운 궁전들로 쏟아지는 달빛을 본다.  저 역사의 방벽 너머에는 또 다른 스페인이 있음을 나그네는 안다.  나그네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어쩌면 알아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업을지도 모르는 스페인, 나그네의 에움길은 끝났다.  그의 스페인 여행은 막을 내렸다." (P.536)  
  • 세계적인 순례길로 유명한 산티아고 하면 베스트셀러작가 "파울로 코엘로"가 떠오르지만 카미노 순례자를 위한 시를 쓴 프랑스 신부...
    세계적인 순례길로 유명한 산티아고 하면 베스트셀러작가 "파울로 코엘로"가 떠오르지만 카미노 순례자를 위한 시를 쓴 프랑스 신부 "에우제니오" 가  더 깊이 떠오른다. 이 책을 열심히 읽고 음미하다 보면 신부님이 쓴 시처럼 진정한 여행자와 순례가 무엇인지 저자가 깊이 가르쳐주는 거 같다는 느낌이 와닿는다. 우연히 고른 이 책은 스페인의 로마네스크 건축에 반하면서 세번째로 찾아가는 저자의 여행은 스페인의 광활한 대륙과 공간을 빨간 고물 자동차로  찾아가는 여정은 스페인만이 가진 무궁무진한 매력을 잘 보여주면서 저자의 유려한 문장과 함께 스페인의 사랑도  물씬 풍긴다. 스페인이라는 나라는 오랜된 땅이면서 무어인과의 투쟁과 전쟁, 유럽의 격변과 쓰라린 갈등을 수없이 겪으면서 20세기에 들어와서도 내전을 치른 미로처럼 복잡하고 거미줄같은 스페인의 역사를 네덜란드의 시각으로 깊은 바다를 탐험하는 것처럼 깊이 가르쳐주고 보여줬다. 스페인이라는 나라가 모순이 많지만 가는 곳마다 화수분처럼 캐고 또 캐도 바닥이 안 보인다면서 눈부시게 빛나는 보석같은 햇빛과 시원한 푸른색 바다가 유명한 도시보다  천 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간직된 내륙지방의 작은 도시나 마을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세상의 번잡함과 굴레에서 빠져 나올려고 여행일정도 구체적으로 잡지 않고 순례자처럼 가거나 아니면 정처없이 마음가는 대로 떠나는 저자를 보면 여유로움이 넘치면서 역사와 인물, 에술과 왕조사..등에 해박한 식견과 안목에 감탄하면서 때로는 철저한 자기몰입의 사유과정을 보여주었다.
     
     건축이나 예술품들을 보면 예술가의 의도를 뛰어넘으면서 시대에 따라 또는 감상자가 누구냐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각도에서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상상력을 보여주면서 시간의 제약을 넘어 꿰뚫어 보는 눈과 통찰력은 개인적으로도 존경심이 나온다. 바스크 단체이자 한 테러리스트의 장례식을 우여히 본 저자는 스페인의 현실을 그리스 극작가 <소포크레스>가 쓴 "안티고네"를 정부가 직면한 딜레마와를 더 잘 드러내는 비유를 통해서 작품의 의미를 놓고 수많은 해석이 쏟아져 나와 인상깊었다. 만약 우리나라라면 세상 앞에서 어떻게 굴어야 하는지를 한동안 책읽기를 멈추고 생각에 잠기게 만들었다. 국가와 정의 사상과 힘...의 이해관계를 놓고 저마다 다를 수 있어도 그런 궁극의 통찰은 하나같이 있다면서 아무리 하잘것 없어 보이는 현상 하나도 이 세상 전체로 드러내기 마련이라면서 던져내는 그물만큼이나 세상의 이치를 생생히 드러낸다고 한다. 저자는 여행자란? 시간을 홀가뿐히 잊어야 한다면서 짜여진 일정과 도착시간에 초연해야 하고 허름한 마을 주막에서도 기꺼이 무꺼야 하고 낯선  개념들도 과감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글을 보면 저자가 부럽고  자유로운 정신이 깊이 스며 들어 있는거 같았다. 저자는 바로셀로나에서에서 산티아고까지 가는 여정에서 거룩한 곳이 경건함을  파는 장사 속에 오염된 것을 보면 안타까워 했지만 스페인의 대한 무슨말을 하더라도 변함없는 사랑이 부럽고 감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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