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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창고 살인사건(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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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쪽 | B6
ISBN-10 : 8993480605
ISBN-13 : 9788993480603
와인창고 살인사건(양장본 HardCover) [양장] 중고
저자 알프레드 코마렉 | 역자 진일상 | 출판사 북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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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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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9 좀 지저분하지만...싸게샀어요. 고맙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nijin*** 202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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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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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발효 가스로 한 남자가 죽었다! 오스트리아 시골의 와인 재배 지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색다른 수사극『와인 창고 살인 사건』. 모든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던 한 남자의 죽음과, 포도가 와인이 되면서 발효되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사고사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한적한 시골의 와인 재배 지역. 어느 날 와인 창고 주인인 알프레드 하안이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와인 발효 가스에 의한 사고사로 보이지만, 관할 경찰관인 시몬 폴트는 왠지 그가 살해되었다는 느낌을 갖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권모술수와 모략을 서슴지 않았던 알프레드 하안. 마을 사람들의 비협조적인 행동으로 사건 수사는 어려움을 겪는데….

저자소개

저자 : 알프레드 코마렉
오스트리아 빈에서 작가로 활동 중이다. 에세이, 논설, 단편, 방송 등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저서로 『꿈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비』 (1979), 『하루의 그림자』 (1981), 『아무도 없는 밤』 (1989), 『별자리』 (1991), 『와인재배지역. 녹색 바다의 잠수』 등이 있다.

역자 : 진일상
이화여자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에 관한 연구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인문학연구원에서 연구교수로 있었고, 현재 홍익대 등에서 연구와 강의 및 번역을 병행하고 있다. 역서로는 클라이스트의 단편들을 옮긴 『버려진 아이 외』로 2006년 한?독 문학번역상을 수상하였고, 아르토 파실린나의 『모기나라에 간 코끼리』 등이 있다.

목차

1. 지하실의 시체
2. 초대하지 않은 손님
3. 폭풍 전야
4. 나쁜 인간, 하안
5. 발효 가스의 저주
6. 외로운 술꾼
7. 흙에서 흙으로
8. 카린 발터의 입맞춤
9. 플로의 와인바
10. 블루 문에서의 충돌
11. 폭주족 하클의 고백
12. 알베르트 하안의 긴 그림자
13. 기묘한 친구들
14. 광대들의 저녁 연회
15. 와인의 질주
16. 주정뱅이 바르틀의 폭행 사건
17. 그레테 하안의 비밀
18. 이상한 늙은이 스텝스키의 충고
19. 아주 오래된 지하실의 수수께끼
20. 궁지에 몰린 폴트
21. 영웅 놀이
22. 카를 브룬너의 자백
23. 폴트에게 온 편지

책 속으로

그는 비틀거렸다. 두려움으로 그의 하얀 얼굴이 일그러졌고, 절망적으로 공기를 찾다가 마침내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그곳에 누운 채 조용히 죽음을 맞았다. 호흡이 멎고, 심장이 멈추고 산소 부족으로 그의 뇌는 망가졌다. 프리드리히와 카를이 숨을 헐떡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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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비틀거렸다. 두려움으로 그의 하얀 얼굴이 일그러졌고, 절망적으로 공기를 찾다가 마침내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그곳에 누운 채 조용히 죽음을 맞았다. 호흡이 멎고, 심장이 멈추고 산소 부족으로 그의 뇌는 망가졌다. 프리드리히와 카를이 숨을 헐떡이며 달려왔을 때, 알베르트 하안은 이미 살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이웃 저장고 혹은 여러 곳에서 동시에 스며들어 온 발효 가스. 이 무렵에 와인 저장고로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아마도 양초불이 있었다면 그에게 제때 경고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손전등이 더 실용적이고 현대적이니까. 게다가 그는 이전에도 매년 수확 철이면 저장고로 갔었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왜 하필이면 이번 가을이란 말인가?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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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범인을 자청해오는 자들, 그리고 범인을 덮어주려는 자들 모든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던 자의 죽음, 그리고 포도가 와인이 되면서 발효되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완벽한 사고사!! 그 누구도 범인이 밝혀질 것을 바라지 않고, 범인을 찬양하며 누군가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범인을 자청해오는 자들, 그리고 범인을 덮어주려는 자들

모든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던 자의 죽음, 그리고 포도가 와인이 되면서 발효되는 이산화탄소에 의한 완벽한 사고사!! 그 누구도 범인이 밝혀질 것을 바라지 않고, 범인을 찬양하며 누군가 범인으로 밝혀질까 봐 걱정해주는 마을. 범인과 피해자의 입장이 전도된 아이러니한 상황을 펼쳐 보이는 수사극 『와인 창고 살인 사건』이 북스토리에서 출간되었다. 오스트리아의 한 시골 와인 재배지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소 색다른 소재와 색다른 수사 상황의 이 범죄 추리소설의 주인공은 폴트 형사다. 폴트는 오스트리아에서 <폴트>라는 코지 미스터리 드라마로 변형되어 많은 인기를 끌었던 수사극의 주인공 형사다. 그래서일까? 폴트가 나오는 작품들에는 피가 낭자한 그런 장면들은 없다. 그보다는 면밀한 인간들의 심리가 범죄라는 사건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범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 내면의 아주 솔직한 소리들, 그 소리를 듣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자신을 밟으면 처벌은 피할 수 없다!

한적한 오스트리아 시골의 와인 재배지역. 어느 날 와인 창고 주인인 알프레드 하안이 창고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다. 와인 발효 가스에 의한 사고사. 발효 가스의 정체는 일산화탄소다. 포도가 와인이 되기까지 농밀하게 숙성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나오게 되는 자연적인 현상. 그러나 그 양이 기준치보다 많아지면 신속하고 확실하게 인간의 숨을 멎게 만들 정도로 치명적인 독가스가 된다. 와인을 만들지도 않는 알베르트 하안은 왜 그 차가운 지하실에서 죽어야만 했을까. 속속 드러나는 살인의 정황들. 그러나 그 누구도 증언을 원하지 않는다. 살인의 정황을 하나하나 짚어 증거를 잡으려 할 때마다, 자신이 범인이라고 자백해오는 사람들. 한 사람이 죽었지만, 모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나서는 상황. 폴트는 이제 자백해오는 그들이 왜 범인이 아닌지를 판별해내야 하는 역 수사의 수렁에 빠지고 만다. 그리고 어느 날, 죽은 하안으로부터 용의자들에 대한 제보 편지가 날아들어 온다. 도대체 죽은 하안은 이미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었단 말인가?
복수를 꿈꾸게 하는 자, 마을 사람들의 공공의 적 하안. 하안으로 인해 멸시받고 학대받은 모든 사람들과 심지어 평생을 함께 했지만 결코 슬프지 않은 하안의 아내와 어머니까지, 그를 둘러싼 인간 군상들이 보여주는 한 인간의 죽음에 대한 태도와 심리는 트릭이 지배하는 판에 박힌 범죄 소설적 전율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 와인만큼이나 잘 숙성된 리얼리티 소설의 진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줄거리]
포도향이 그윽한 어느 한적한 오스트리아 시골의 와인 재배 지역. 어느 날 와인 창고 주인인 알프레드 하안이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평화롭던 시골 마을은 예기치 않은 소동에 휘말리게 된다. 와인 발효 가스에 의한 사고사로 보이지만, 관할 경찰관인 시몬 폴트에게는 왠지 하안이 살해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알프레드 하안은 마을 사람들에게 일명 ‘나쁜 사람’으로 통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권모술수와 모략을 서슴지 않았던 자였기 때문에 그는 죽고 나서도 마을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하게 된다.
시몬 폴트는 마을 사람들의 비협조적인 행동으로 사건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한편, 시간이 흐를수록 마을의 분위기는 점점 험악해져 간다. 시몬 폴트가 수사망을 좁혀가자, 급기야 알베르트 하안의 이웃이었던 남자 네 명이 나서서 자기들이 공동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한다. 충격에 휩싸인 폴트는 용의자 네 명을 한 사람씩 찾아가 얘기를 나누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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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뭐 제가 미스터리, 추리 문학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을,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고, 알보다 조금 작은 분들은 모르시지만, 암튼 그렇습니다.(어쩌라고?) 때문에 이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음흉한 음모의 냄새에 즉각적으로 반응했음은 물론입니다.   ...
    뭐 제가 미스터리, 추리 문학을 상당히 좋아하는 것을,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시고, 알보다 조금 작은 분들은 모르시지만, 암튼 그렇습니다.(어쩌라고?) 때문에 이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는 음흉한 음모의 냄새에 즉각적으로 반응했음은 물론입니다.
     
    아울러 표지글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아하! 와인 발효 가스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구나! 사실 와인 제작 과정을 전혀 몰랐던 저로서는 부끄럽지만 처음 알게 된 사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와인 발효 가스를 이용해 얼마나 치밀하고 정교한 살인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을까? 더더욱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긴장과 호기심으로 시작된 독서는 의무감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어졌고, 마지막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를 찾기에 이르렀습니다. 아, 이게 웬 비극인가. 황금 같은 주말에 고르고 골라 읽은 책이 하필 왜 이런 비극적 마무리를 나에게 준단 말인가.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피살자에 신상을 캐는 과정에서 등장하는 용의자들과의 대화, 주인공 시몬 폴트 경위의 고독과 함께 하는 수고양이, 100% 연애 관계로 이어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 카린 발터 양. 오래된 포도 압착장의 미로와 같은, 지하 동굴처럼 꼬이고 꼬이는 관계들. 이런 그럴싸한 스토리 전개에도 불구하고 왜 작가는 이렇게 허망하게 이야기를 끝맺었을까요.
     
    작가가 추구했던 최대한의 사실성이 결국 이렇게 감당하지 못할 허무로 작품을 끝나게 하지는 않았을까요. 허무맹랑함보다는 최대한 사실적인 것이 더 낫다는 작가의 믿음이 너무 과하진 않았을까요.
     
    사실 그런 것 같습니다. 가장 최근 극장에서 본 영화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서 느꼈던 말도 안 되는 허무맹랑함이 가져다 준 재미와 허무는 사실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습니다. 영화의 고수들은 이 영화가 전작에 비해 너무 심하게 ‘뻥’이 많아서, 오히려 재미가 반감됐다고 평가합니다. 저도 역시 좀 심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그렇게 보면 최근 봇물을 이루고 있는 일본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들 중 너무하다싶을 정도로 허무맹랑한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뭐 우리소설 중에서도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지 않는, 독자를 우롱하는 작품들이 눈에 보입니다.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의 반전에 성공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이야기를 전개하다, 결국 스스로 그 이야기에 감당하지 못해 허겁지겁 초현실적 마무리로 끝나는 작품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때문에 어쩌면, 아주 어쩌면 이 책의 작가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놀라운 반전, 트릭을 기대하셨나? 여보게들,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네. 삶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야”라고 말이죠.
     
    여기서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과연 ‘있을 법한, 재미없는 이야기’와 ‘과장이 지극히 많지만, 또한 재미도 쏠쏠한 이야기’중 어디에 손을 들어줄 것인가, 말이죠. 음, 어렵습니다. 하지만 또한 지극히 쉽기도 합니다. 전 후자에 손을 들고 싶습니다.
     
    제 변치 않는 믿음, 소설은 재미있어야 한다는 제1원칙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가 책을 통해, ‘인간은 죄를 짓지 말아야 한다’‘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언젠가 지은 죄는 돌아오기 마련이다’등을 이야기하려 했다면, 그와 같은 교훈을 전달하면서도 얼마든지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동시에 알아야 했습니다. 사실 그런 이야기들은 너무도 많습니다.
     
    어쩌면 무지한 제가 숨은 작가의 더 깊은 메시지를 못 읽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담 저의 무지를 탓할 수밖에요. 하지만 그래도 크게 아쉬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쓴다는 것, 추리소설을 쓴다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때문에 코난 도일, 아가사 크리스티, 모리스 르블랑, 앨러리 퀸, 챈들러, 대실 해밋 등등이 추앙을 받는 것입니다.
     
    언젠가 정말 괜찮은 작품으로 작가를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
     
  •     이 책은 스릴러를 표방했지만 긴장감 제로에 가까운 형사물이다. 저자는 한동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두고 형사와 동네 주민들 간의 신경전을 이용해 스릴러를 추구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개성 부족과 사건 담당 형사의 무능함으로 인해 저자의 저작 의도는 무참히 깨지고 만다. 형사물에서 무능한 형사가 나오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엔 그래도 어느 정도 존재감과 활약을 보이는데 이 책엔 그런 장면이 전무하다. 이는 형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곱지 않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좋은 소재와 뛰어난 문장력을 가지고도 캐릭터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해 책의 가치를 높이지 못한 점이 너무나 아쉽다.   ...
     
     
    이 책은 스릴러를 표방했지만 긴장감 제로에 가까운 형사물이다. 저자는 한동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두고 형사와 동네 주민들 간의 신경전을 이용해 스릴러를 추구했다. 하지만 등장인물들의 개성 부족과 사건 담당 형사의 무능함으로 인해 저자의 저작 의도는 무참히 깨지고 만다. 형사물에서 무능한 형사가 나오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경우엔 그래도 어느 정도 존재감과 활약을 보이는데 이 책엔 그런 장면이 전무하다. 이는 형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곱지 않음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좋은 소재와 뛰어난 문장력을 가지고도 캐릭터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해 책의 가치를 높이지 못한 점이 너무나 아쉽다.
     
    이 책은 총 25개의 소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오스트리아에선 경찰이 퇴근 후엔 민간인이 된다는 점’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시몬 폴트 경위는 자신의 근무 시간이 지나면 경찰신분을 벗고 민간인으로 돌아온다. 즉 폴트 경위에겐 자신의 근무시간에만 경찰 권한이 주어지고 근무 외 시간엔 권한이 사라져 다른 민간인들과 다를 바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상식과 어긋나 독자의 혼란을 초래한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은 경찰은 24시간 내내 권한이 주어져 범인을 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들은 경찰이 퇴근해서도 경찰 권한이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방송매체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우린 경찰하면 24시간 근무하는 공무원으로 생각한다. 예전에 TV에서 수사반장이란 프로그램과 수사25시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두 프로그램 다 형사를 주인공으로 세워 형사들의 일상을 보여주면서 그들의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대개 이런 곳에서 등장한 경찰은 쉴 틈 없이 철야근무잠복근무, 때론 비상근무를 했는데 이런 장면이 자주 연출되다 보니 경찰은 24시간 일을 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경찰도 공무원 중 하나인데 쉬는 날도 없고 쉴 틈도 없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한국경찰도 다른 나라 경찰과 마찬가지로 쉴 땐 경찰 권한이 없는 평범한 민간인이 되는데 정부에서 일부러 범인에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이런 경찰 이미지를 우리에게 각인시켜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1C인 지금도 경찰 및 국정원의 이미지를 좋게 하기 위해서 멋진 경찰을 등장시켜 경찰을 미화하고 있는데 이런 걸 보면 왜 이렇게 지속적으로 주인공이 경찰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는지 알만 하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경찰을 게으르고 무능한 인물로 묘사한 점’이다. 경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에서 경찰은 두 부류로 나뉜다. 한 부류는 어떤 사건이든 맡기만 하면 해결 못하는 사건이 없는 유능한 사람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탐정 내지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사건을 전혀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들이다. 사실 경찰이라고 해서 모두가 유능할 수도 없고 또한 모두가 무능할 수도 없다. 하지만 소설 속에선 바둑판에서 흑백을 가르듯 유무능이 확실히 나뉜다. 왜 그런 것일까? 왜 경찰 소설에선 늘 이렇게 극단적으로 형사의 유능과 무능이 갈리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경찰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차 때문이다. 평소 경찰을 유능하게 본 저자라면 경찰에 대한 동경이 작용해 경찰을 마치 슈퍼 히어로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사상에 젖어 있는 저자의 작품엔 늘 경찰은 어떠한 사건이든 완벽히 해결하고 이론의 여지없이 깔끔하게 뒤처리를 한다. 반면에 평소 경찰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저자라면 경찰을 게으르고 무능한 인물로 묘사해 사람들에게 외면 받는 것은 기본으로 깔고 사건 해결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팔푼이로 비추기 일쑤다. 이 책의 저자는 경찰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이라 주인공인 폴트는 결코 낮지 않은 계급인 경위인데도 무능의 대명사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경위가 쉽게 오를 수 있는 계급이 아니라는 사실과 무능하면 절대 서장까지 오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폴트가 무능한데도 훗날 경찰 서장까지 오를 수 있음을 암시한 점은 저자가 평소 경찰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이렇게 저자의 경찰에 대한 호불호를 찾는 것도 경찰소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재미가 아닌가 싶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내용에 비해 캐릭터가 밋밋하다는 점’이다. 대개 형사물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개성이 강한 편이다. 특히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형사는 눈에 띄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독자의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되곤 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별다른 특징이 없다. 지하 와인창고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갖고 있는 것에 비해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지극히 평범하기만 하다. 물론 한동네에서 벌어진 사건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동네 사람들을 평범하게 묘사한 부분은 현실적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도 아니고 실제 사건을 이야기한 신문기사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성 강한 인물에 매력을 느끼고 기대를 하는 독자들에게 평범한 등장인물은 그저 실망만 안겨줄 뿐이다. 입체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을 알아가는 재미도 소설을 읽는 묘미 중 하나인데 저자는 이런 부분을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은 소재도 흥미롭고 내용도 재미있는 편이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캐릭터가 부실해 재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저자 정도의 문장력과 내용 구성력 그리고 소재 선택능력이면 충분히 더 좋은 소설을 쓸 수 있었을 텐데 등장인물에 대한 투자 소홀로 인해 불완전한 소설을 만든 점이 너무 안타깝다. 이것이 저자 특유의 저술방식인지 아니면 유럽 스릴러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을 쓸 땐 주인공과 등장인물의 개성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와인창고라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장소에서 벌어진, 끝까지 범인을 파악할 수 없는 살인사건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 늘 커피 한 잔 또는 맥주 한 캔 뭐 이정도가 독서에 있어서의 목마름을 다스려주는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와인은 생...


    늘 커피 한 잔 또는 맥주 한 캔 뭐 이정도가 독서에 있어서의 목마름을 다스려주는 즐거움이 아닌가 생각했었다.. 와인은 생각지도 못했다..뭔가 조금은 고급스러워 보이면서 알싸한 귀족티가 나는 듯한  와인은 내 취향이 아니다라꼬 난 생각을 했었는데...무쟈게 싸더라..늘 선물을 받거나 누군가가 먹던거 살짝 맛만 보던 경험에서 와인은 달달하지 않다!!라고 지레짐작을 했었다..난 달달한 와인이 좋다...여전히 입맛은 촌빨이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하여튼 비싸다는 생각을 했었고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해왔던 상황에서 덜커덕 걸린 한 권의 책으로 인해 마트에서 와인매장으로 눈을 돌리는 계기가 마련되었다..으흐흐 이렇게 쌀 줄이야..딱 취향에 맞는 와인이 있더군...그리고 가격도 무쟈게 착한 달달한 넘이었다...스티커에 매우 달짝지근함이라는 글귀가 커다랗게..날 보라는 듯 적혀 있는 것 아니겠는가?..그래서 샀다..그리고 이 작품을 읽어면서 홀짝거렸다..역시 달았다..그것도 포도쥬스만큼...딱 내 취향인데...달달하고 홀짝거리다보니 어느새 다무그따...그리고 속이 쓰렸다..왜일까?..ㅋㅋ
     
    한 남자가 죽었다...와인 발효 가스에 질식해서 와인창고에서 죽어있었다..그의 이름은 알베르트 하안...브룬도르프에서는 꽤나 유명한 위인이다..뭐 좋은 의미로가 아니라 아주 더러븐 명성과 지저분한 행우지와 원한과 증오가 가득담긴 눈길을 한 몸에 받던 그런 인물인데..어라?..죽었네??..사람이 죽어 나자빠졌는데도 음울해하고 무서워하고 살인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세우는 대신 동네 사람들이 잔치는 안 벌이더라도 상당히 축복해 맞이않는 죽음로 여기는 것이다. 그렇게 하안 죽음으로서 그 동네의 광명을 찾아주었다고 볼 수 있겠다..상당히 몰염치하고 파렴치의 전형으로 보여지는 인물이니 이동네 사람들..신나지는 않아도 안도의 한숨은 편안하게 내쉰다는거쥐...하여튼 주민들 입장에서는 잘 죽은 사람임에는 틀림없다..근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발효가스로 인해 사망을 했는데 말이쥐..이게 자연적으로 사고사로 죽은 것이냐?..아님 누군가가 계획적으로 살해를 한 것이냐?..라는 문제!!.. 여기에서 어쩔 수없이 직업이 경찰인 시몬 폴트경위는 사건의 진실을 찾아야되는데..동네사람들이 이런식이다..."죽을 인간이 죽었을 뿐인데..파헤쳐봐야 뭔 소용이요..그냥 묻어둡시다!!~"뭐 이런 부뉘기?..어라?..어디서 많이 느껴보았던 뭐 그런 시츄 아닌가?..악인이 죽음에 이르렀는데 누가 죽였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그냥 죄값을 받았다라고 퉁치고 넘어가자라는 사고방식 또는 군중심리 또는 집단 공감....같은거 말이다...심리적 이해와 공감적 진동폭을 함께 만들어주는 그런 배경인 것이쥐.. 역시 폴트 경위도 동네의 일부이고 사건을 파헤치려고 하지만 그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자꾸만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주위의 사람들에게 밉쌍으로 낙인찍히는 부뉘기라 찝찝하기만 하다..그리고 밝혀지는 진실은?..독자가 더 찝찝하다..하지만 이 작품 뭔가 고급스럽고 남는게 있다...그리고 그렇게 길지 않다..ㅋ
     
    오스트리아에서 그렇게 많은 와인창고가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뭐 이나라도 물 대신에 와인먹나?..하여튼 와인이 유명한 오스트리아에 와인을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이라고 하지만 사실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조금은 추리적 기능은 약하고 그 구심점은 순문학적 감성이 자리를 잡고 있다..그러니까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이 무색해지는 경우를 배경으로 삼아서 내용을 이어나가는 상황이라서 범인을 밝히는 추리적 구성은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한다.. 있는 그대로 들여다 보이는 시각적 공감과 주변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죽어야할 자가 죽었는데 그 자의 죽음을 파헤쳐 선한 자를 벌한다는게 올바른 처사냐?,하는 것인데..참 애매모호하다..ㄱ렇지 않겠는가?...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 했는데..사람을 미워하고 죄는 미워하면 안되는 판국이니 말이다. 와인도 숙성이 잘된 제품일수록 가격이 비싸단다..그러니까 내가 사서 먹은 달달한 싼 와인은 숙성이 조금 덜 된 제품인 것이다. 뭐 그래도 달짝지근 시큼털털하니 맛은 있었는데..이 작품도 상당히 숙성이 잘된 고급스럽고 고오저스한 추리소설류가 아닌가 싶다..오스트리아하면 좀 고급스러워 보이기는 한다..나라 자체가 귀족티가 나는 곳이니 말이다. 작은 공간속의 작은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들 속에 그들만의 인생과 숨겨진 비밀을 간직해야되는 모습을 제대로 표출하고 심리를 표현해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라고 와인은 냉장고 넣으믄 안된다는데..난 찹찹하게 무글라고 냉장고에 넣었다고 먹었다..ㅋ
  • "난 기쁩니다." 목사는 말을 끝맺고 있었다."저는 위대한 판관의 작은 조수에 지나지 않고 제 능력은 단지 빌린 것입니다.우리...


    "난 기쁩니다." 목사는 말을 끝맺고 있었다.

    "저는 위대한 판관의 작은 조수에 지나지 않고 제 능력은 단지 빌린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모든 것을 결정하는 최후의 판결을 내리지 않아도 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본문 中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모린제닝스의 '죽음 이외에는' 범죄추리소설과 유사한 설정으로
    이 책도 한적한 오스트리아 시골의 와인 재배지역인 와인 창고 주인인 알프레드 하안이
    창고 지하실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사인은 와인 발효 가스에 의한 사고사.

    이 책에도 역시 영리한 형사가 등장한다. 그가 사체를 둘러싼 주변인물들을 탐독하면서
    모든 사인을 추리하는 전계방식을 택하고 있다. 관할 경찰관인 '시몬 폴트'는 자연사로
    판명되고 있는 대부분의 판단에서 왠지 살해되었을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수확철도 아닌 때에 와인지하창고에서 죽은 것도 그렇고 주변의 모든 이들의 그의 죽음을
    전혀 아쉬워 하기는 커녕 추도사를 맺는 목사마져 기쁘다고 표현을 한다.(인용문)
    평소 구타를 심하게 당하던 아내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리고 그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증오와 원한을 사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죽은 '알프레드 하안'은 모든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던 자였다.
    모든 사람들이 그의 죽음을 만족해하고 오히려 아주 빠르고 아름답게 죽을 가치도 없는
    인간이었다는 말들이 나올때는 나도 그만 흥분이 되어 시몬 폴트가 수사를 종결하기를
    바라기까지 했다. 그래도 아무 문제가 없었으니까..

    포도가 와인이 되면서 발효되면서 발생되는 일산화탄소는 숙성되는 과정의 일환인데
    그 양이 기준치보다 많아지면 신속하고 확실하게 인간의 숨을 멎게 만들 정도로 치명적인
    독가스가 된다고 한다.

    소설은 오스트리아의 한적한 시골의 와인 재배지역인 와이너리에서 발생하는 발효사에
    대한 구체적인 탐정을 밝혀 나가면서 드러나는 인간의 심리가 상세하게 묘사되고 있다.
    시몬 폴트 경위의 치밀한 탐정으로 인한 네 명의 가해자가 압축되는 실적을 보이고
    또 범인의 자백까지 이르렀지만 읽는 내내 그 기분은 결코 깔끔한 기분이 들지 않는다.
    그 찜찜한 기분은 가해자로 자청한 브루너의 장례식으로 극명하게 분류가 되는 기분이다.

    모든 사람들이 죽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삶은 어찌 판단해야 할까.
    불행하다 해야 하나, 불쌍하다 해야 하나..
    앞만 보고 달리며 부조리를 일삼는 사람의 귀에는 힘없는 사람들의 원망은 약한자의
    불평쯤으로 들릴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겐 권력이 있으니까.
    또한 시몬 폴트의 역활은 당연하다 생각이 든다. 그의 소신이므로. 

    처음에 나는 제목에서 풍기는 암시(와인창고)와 긴장감과 포도가 숙성되면서 나오는
    일산화탄소의 가스로 인한 살인사건이라는 설정이 주는 기대로 흥미에 차서 읽기 시작했다.
    조그마한 마을의 구조가 서두에 자세히 설명을 해준 탓도 있었고, 악인의 살아생전 행했던 악행들이
    마을 전체인원의 완전범죄로 끝내주길 바랬던 것도 사실이다.

    이 소설은 그 기존의 추리소설의 미련을 버려야 제대로 그 진가를 발휘하는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즉,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범인을 잡겠다는.. 잡았다는 것 만으로 흥미를 끝내는 기존의 책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책이다.

    죽음은 더이상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 하나로 숙연해 진다.
    죽은 뒤에 남은 자들의 평가에 대한 솔직한 심리들을 알게 되서 나름대로 뜻깊었던 시간이었다.


     
  • [서평] 와인창고 살인사건 | me**ney | 2010.12.08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무취에 공기보다 무겁지만, 한번 코를 그 안에 들이밀면 그때는 이미 늦어요. 아주 빠르고...
     

     
    "무취에 공기보다 무겁지만, 한번 코를 그 안에 들이밀면 그때는 이미 늦어요. 아주 빠르고 아름답게 죽을 수 있죠.
    하지만 하안 씨는 그렇게 죽을 가치도 없는 인간인데." 55p
     
    텅빈 자신의 와이너리에서 발효가스에 의해 질식사한 알베르트 하안의 이야기로 이 소설은 시작되었다. 죽은 사람이 이토록 모든 사람의 증오를 받고 있을 줄이야...
     
    "난 기쁩니다." 목사는 말을 끝맺고 있었다. 65p
     
    심지어 그의 추모식에서 기도를 하는 목사님마저도 기쁘다는, 자신의 의견을 잠시 피력하기도 하였다. 알베르트 하안, 그는 도대체 어떤 인물인가?
    자연사한 것으로 보이나, 와이너리에 아무 와인도 없었다는 것은 이웃의 와이너리에서 발효가스가 넘어온 것으로 추정이 되고 살인일수도 있는 짙은 의혹이 불거진다. 그도 그럴수밖에, 그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증오와 원한을 사고 있는 인물이었다.
    심지어 그의 아내에게조차도..
     
    "시골에서는 소식이 금방 퍼진답니다. 특히 좋은 소식은요." 25p
    바로 죽은 남자의 아내가 한 말이었다.
     
    샤힝어의 아들. 알베르트의 버찌를 따다가 잡혔던 어린 아이가 알베르트의 창고에 끌려가 몹쓸짓을 당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없었으나 아이는 어떠한 질문에도 침묵하며, 악몽을 꾸며 매일밤 소리를 지르고 아버지가 안아주려하면 놀라서 몸을 뺐다고 한다. 또다른 이웃인 쿠르츠바허는 알베르트가 뜻밖의 목돈을 빌려주어 담보를 맡기고 돈을 다 갚았으나, 알베르트는 돈을 갚았다는 사실을 무효화하고 그와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버렸다. 법적으로만 떳떳한 그가 사실상 등쳐먹은 노인들의 숫자는 참으로 많았다. 자신의 아내에게는 모진 매를 가하여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게 하였고 말이다.
     
    폴트 경위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는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특히 그들의 와이너리에 초대되어 가는 날이면, 공무든 어떤 이유에서든 신선한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었고 그는 자신의 그러한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그렇다고 너무 접대를 밝혀서 사리분별력이 떨어지거나 또 지나치게 냉정한 사람도 아니었다. 다만, 그는 진실을 밝히고 싶었을뿐이었으나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범인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며, 심지어 그의 부인조차도 자신이 사주했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다. 그의 유일한 친구였던 두 사람 스보보다와 팔렌 역시 알고보면 하안에게 종속되다시피한 불쌍한 인생들이었다.
     
    도대체 누가 그 사람을 죽였을까? 자연사라고 하기엔 너무나 맞지 않고, 그렇다고 죽인 범인을 색출하기엔 경위가 나날이 취하는 날만 늘어갈따름이었다.
    와인향기가 가득한 마을, 그 와인의 발효가스로 쉽게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최근에만 네번째 발효사였다고 하니 조심해야할 심각한 문제임에는 틀림없었다. 자연사를 가장한 사고사, 그리고 와이너리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죽음, 아름다운 죽음에 걸맞지 않는 추악한 인간의 종말.
     
    그들의 이야기와 식사는 항상 와인을 곁들이며 진행된다. 진지한 대화든 가벼운 대화든 대화를 할 장소마다 신선한 와인을 곁들이는 것은 그들의 일상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기본이었다. 와인에 무척이나 문외한이었던 나, 게다가 와인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이 싫었던 나조차도 그들의 와인에 얽힌 대화를 듣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한잔 곁들이면서 소설을 읽고픈 마음까지 들기도 하였다. 어쩐지 너무나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말이다. 죽음, 그리고 살인 사건 분명 어두운 사건을 다루고 있었음에도 경위마저도 순박해보이는 이들에게는 죽은 사람 외에는 살인자조차도 나빠보이지 않는 아이러니함을 가득 갖추고 있었다.얼마전 읽었던 "미스터 버터플라이"라는 소설도 우아한 스릴러라는 별칭이 어울릴 정도로 정적이면서 특이한 장르의 비액션 소설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분명 표지에 나온 조지 클루니와 권총은 웬지 액션 영화일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데 소설은 무척이나 잔잔하고 정적으로 흘러갔다. ) 이 책 역시, 어둠과 살인사건, 음모 등이 서려 있을 줄 알았는데 조용히 아주 조용히 그들만의 세계가 펼쳐지는 것 같아 색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이 밤 오랜만에 와인 한잔 하면서 이 책을 덮고 싶은데.. 와인 싫다던 신랑이 와인 두병 있던 걸 마저 다 마셔버려서 집에 없음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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