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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마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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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쪽 | A5
ISBN-10 : 8984986852
ISBN-13 : 9788984986855
노름마치 1 중고
저자 진옥섭 | 출판사 생각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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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4월 1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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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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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곳에 깃들어 제 홀로 꽃핀 사람들, 노름마치

<노름마치>는 이 시대 마지막 예인들의 삶과 예술을 살펴보는 책이다. 초야에 묻혀 있던 전통 예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이끌어 무대에 세웠던 전통예술 연출가 진옥섭의 기록을 담았다. 고수 중의 고수인 최고의 노름마치 18인에 대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노름마치는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결합된 말로 최고의 연주자를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다.

이 책은 저자가 전통예술을 기획ㆍ연출하면서 공연 홍보를 위해 쓴 보도자료를 고쳐 쓴 것이다. 내용은 총 6장으로 나누었고, 각 장은 개론적인 이야기인 서설과 예인 세 명의 삶과 예술로 구성하였다. 같은 장의 세 명은 공연을 중심으로 묶기도 했고, 살아온 직업에 따라 묶기도 했다. 기생, 무당, 광대, 한량 등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전통 예인들의 삶에 대한 다양한 사연들을 전해준다. [1권]

'노름마치'란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결합된 말로, 최고의 명인을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다. 곧 그가 나와 한판 놀면 누가 나서는 것이 무의미해 결국 판을 맺어야 했다. 이렇게 놀음을 마치게 하는 고수 중의 고수를 노름마치라 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_진옥섭
전통예술 연출가. 1964년 전남 담양 생. 연극을 하다 탈춤을 통해 전통과 춤에 빠져들었다. 전국을 춤 기행 하였고, 1990년 ‘춤터 세마루’를 만들어 활동했다. 1993년에는 《객석》 무용평론상을 수상했는데, 지금껏 평론 쓰기보다 보도자료 작성에 더 몰두해왔다. 1993년 서울놀이마당의 상임연출, 1995년 서울 두레극장의 극장장, 2001~2003년 KBS <굿모닝코리아> PD로 일했다. 기획사 ‘축제의 땅’을 만들어 《여기 심청이 있다》, 《이 땅의 사람들》, 《춤의 고을, 고성사람들》, 《남무, 춤추는 처용아비들》, 《여무, 허공에 그린 세월》, 《전무후무》 등을 올렸고, 2006년 《풍물명무전》으로 올해의 예술상을 수상했다.

목차

책머리에 4무[武·舞·巫·無]에 사무치다

프롤로그_ 이 책은 보도자료입니다.
보고픔도 극심한 허기의 일종이다

1. 예기(藝妓), 이화우 흩뿌릴 제
서설 지평선에서 약속이 있다
하나 춤추는 슬픈 어미, 장금도
둘 춤을 부르는 여인, 유금선
셋 중고제의 마지막 소리, 심화영

2.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
서설 천 리 아랫녘으로 영남춤을 마중 가다
하나 춤으로 생을 지샌 마지막 동래한량, 문장원
둘 밀양변가 춤의 종손, 하용부
셋 우조(羽調) 타는 ‘무학도인(舞鶴道人)’, 김덕명

3. 득음(得音), 세상에서 가장 긴 오르막
서설 소리 소문을 보러 가다
하나 백 년의 가객, 정광수
둘 “적벽강에 불 지르러 가요”, 한승호
셋 초야에 묻힌 초당의 소리, 한애순

책 속으로

해어화 피는 물가에서 꽃핀 청춘들 권번(券番), 그것은 아버지를 위해 심청이 뛰어든 인당수 깊은 물과 같다. 죽 한 사발을 놓고 서로 달려들어 머리 부딪히는 목멘 풍경을 뒤로 하고 권번에 간다. 그리고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하듯이, 그녀들 연향(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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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어화 피는 물가에서 꽃핀 청춘들

권번(券番), 그것은 아버지를 위해 심청이 뛰어든 인당수 깊은 물과 같다. 죽 한 사발을 놓고 서로 달려들어 머리 부딪히는 목멘 풍경을 뒤로 하고 권번에 간다. 그리고 심청이 연꽃으로 환생하듯이, 그녀들 연향(宴享)의 꽃 해어화로 피어난다. 해어화(解語花)는 ‘말을 알아듣는 꽃’이란 뜻으로 당나라 현종이 양귀비를 두고 한 말이었는데, 그후 미인, 기녀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이 해어화를 피워내는 물가가 권번이었다. _‘1. ‘예기(藝妓)’, 이화우 흩뿌릴 제’ 중에서

권번 출신의 ‘예기’라 하면 전형적인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를지 모르겠다. 그 연상들은 모두 사실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것은 상투적으로 박제화된 거짓일지도 모른다. 예기들의 개인사에서 묻어나는 삶의 얼룩과 무늬들은 차치해두더라도, 전통예술의 관점에서 본다면 그들은 진정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아온 전통예술의 ‘전문가’들이다. 댕기머리 땋고 노닐던 시절부터 그들은 선생에게 채(회초리) 맞으며 춤 배웠고 소리 했다. 어린 시절부터 체득해온 예술은 그들의 뼛속에 단단히 사무쳐 있는, 삶과 분리되지 않는 무엇이다. 천하다고 손가락질 받기도 했으나, 그래서 자신의 춤가락을 숨기며 세상에 드러내지 않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그들의 예술은 핏속에 숨 쉬고 있었다. 기억이 사그러들었으나 시린 물팍이 춤 기억하고 있는 천생 춤꾼 장금도, 부산 동래의 학춤 추는 이들에게 구음으로 소리 맞추며 날갯짓할 추임새 만들어주는 동래기생 유금선, 노래하는 것이 자랑스러운 시대건만 후계 없이 중고제 소리 간직한 고아한 명무 심화영, 이들의 사연을 여기에 실었다.


춤, 그것은 사내의 역사였다

무대가 밝아지며 시나위가 서서히 펼쳐질 때, 천천히 지팡이를 짚고 나온 한량이 꾸벅 인사하고 지팡이를 내려놓는 순간부터 차마 잊지 못할 춤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저 음악에 몸을 맡기는데, 어느덧 무이구곡(武夷九曲)이 흘러든 듯했다. 슬픔과 기쁨이 한 올에 휘감긴 시나위는 안개처럼 피어올랐다. 그 경치 앞에서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되어 가고 있었다. 퇴계가 태극도설(太極圖說)을 펼쳐들고 회고했듯이 ‘모르는 사이에 기쁨이 솟아나고 눈이 열리는’ 시간이었다._ ‘2. ‘남무(男舞)’, 춤추는 처용아비들’ 중에서

지금의 춤은 여자들만의 것으로 인식되곤 하지만, 춤 역사는 일찍부터 남성의 역사였다. 우리의 경우로 보자면 일제강점기 예기권번 시절부터 여성을 중심으로 춤이 전승되었고, 춤에 대한 좁은 생각 때문에 헌걸찬 춤들이 ‘연극’이나 ‘놀이’란 이름으로 방치되었다. 그러나 “사내 몸이 춤 없이 멋이 되는가” 하는 한량의 풍류는 은자(隱者)의 길처럼 전해졌다. 외면하는 버르장머리를 탓하지 않고 도도하게 굵직한 본때를 간직한 것이다. 노닐던 풍류 탓인지 차림새부터 다른, 다듬잇살 잘 오른 두루마기 떨쳐입고 가벼이 두 팔 벌려 바람을 제 품에 품는 동래한량 문장원, 들여다보면 그저 빈 통에 가죽만 덜렁 씌운 북 하나에 사내들의 희로애락 다 담아 일생 바친 소리 뿜어냈던 밀양의 하용부, 선풍도골(仙風道骨)에 한산세모시 도포 떨쳐입고 학이 되어 비상하던 김덕명, 이들 세 명인의 힘찬 남무가 펼쳐진다.

장단 걸어놓고 가는 길

판소리, 세대를 바꾸면서 서로가 일궈온지라 시간의 지문이 묻어 있다. 그리고 지문의 골과 골에는 한 인간이 몰두해온 지독한 길이 박혀 있다. 일생 동안 스승의 것을 숙련하지만 저 또한 멋이 있는지라 살짝 자기 것을 덧붙인다. 이를 ‘더 넣었다’는 뜻으로 ‘더늠’이라 한다. 훗날 다른 소리꾼이 이 대목을 부를 때 “아, 여기는 누구 선생제(制)렸다” 하는 ‘소리풀이’로 이력을 대니, 누대에 걸쳐 불천위(不遷位)로 받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치밀하고 정교한 전승구조로 켜켜이 축적해왔기에 인류의 유전자로는 벅찬 일에 도전할 수 있었다. _‘3. ‘득음(得音)’, 세상에서 가장 긴 오르막’ 중에서

민중을 사로잡고 사대부의 사랑방을 감돌았으며 결국 왕후장상의 귓전에까지 도달했던 그 소리, 판소리. 그렇게 찬란히 꽃피었던 판소리는 이 나라의 전통예술을 넘어, 인류가 이룩한 ‘또 하나의 음악’으로 인정받으며 보존되고 있다. 오랜 시간 꾹 참고 시간을 견뎌 진정한 깊은 맛을 내고 있는 그 소리들을 내림하는 사연이 이번 장에 실려 있다. 조선의 마지막 해에 태어나 우리 시대까지 동행한 마지막 조선 광대이며, 이 책의 출연자들 중 유일무이하게 유명을 달리한 양암 정광수, 육성이 그릴 수 있는 온갖 문양을 쏟아내며 자유자재로 노니는, 날것의 그리움을 간직한 소리꾼 한승호, 연좌제의 시절에 월북한 스승 박동실을 언급한 탓에 소리와 상관없이 초당에 묻혀 지내야 했던 명창 한애순, 이들의 소리 인생이 이곳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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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을 마중 가는 길 제 홀로 찬란히 꽃 피웠으나 때론 홀로 남아 외로웠던 이 시대 마지막 예인들의 삶과 예술, 그 깊고 오묘한 찰나를 짠한 사진 한 컷처럼 두 권의 책에 복기하였다. 빛나는 노을처럼 삶의 마지막 기운 뿜어내는 열여...

[출판사서평 더 보기]

다시 올 수 없는 시간을 마중 가는 길
제 홀로 찬란히 꽃 피웠으나 때론 홀로 남아 외로웠던 이 시대 마지막 예인들의 삶과 예술, 그 깊고 오묘한 찰나를 짠한 사진 한 컷처럼 두 권의 책에 복기하였다. 빛나는 노을처럼 삶의 마지막 기운 뿜어내는 열여덟 예인, 그들의 고아하되 애절한 사연들! 그것은 견주자면,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세월과 삶을 품은 노래와 견줄 만한 무엇이리라. 『노름마치』는 그러한 속 깊은 삶의 비밀을 품고 있는 이 땅의 최고 전통 명인들이 벌이는 다채로운 놀음의 향연이다.


먼 길 끝의 노인정과 다방, 시장의 국밥집에서 마주앉아 물은
전통 예인들의 삶에 대한 이력서

아슬아슬한 도박을 감행함은, 어렵지만 일단 무대에 서면 여태 없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걷는 건 두렵지만 춤추는 것은 두렵지 않다. 몸속에 소리와 음악이 모두 들어 있어, 선율의 흐름 따라 그때그때 춤이 달라진다. 전통이란 이름 속에서 순간순간 새것이 돋아난다. 이런 순간은 맛보는 순간 중독된다. 결국 또 들여다보고픈 과욕이 극성스런 길을 가게 한다. 정녕 보고픔도 극심한 허기의 일종인 것이다. _‘프롤로그’ 중에서

4무[武?舞?巫?無]에 사무친 한 사내가 있었다. 고수들의 무술[武]에 반했고, 날렵한 유선형의 춤[舞]에 미쳤으며, 울음을 음악으로 만드는 재주를 지닌 무속[巫]을 따라다녔고, 그 모든 것을 통해 자신을 들어내는 무[無]의 세계에 홀린 사내. 진옥섭, 그는 지난 시절 동안 초야에 묻혀 있던 전통 예인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이끌어 무대에 세웠던 전통예술 연출가다. 예인들을 직접 찾아가 담판하여 그들을 무대로 이끌어내는 일은, 일반적인 연출자와 배우의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들의 심(心)을 움직이지 못하는 한 그들과의 담판은 허사였다. 상대를 알아야만 그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으니, 진옥섭의 노정은 결국 그들의 삶과 예술을 이해해가는 과정이었다.
『노름마치』는 길 위에서 마주한 예술가들을 무대로 이끈 한 연출가의 세세한 기록이다. 그것은 발품 팔아 명품을 찾아 나선 길에 만난 것들이기에 더욱 각별하며, 공연을 통해 예술로 승화된 것을 스케치한 것이기에 그것 자체로 완결성을 갖추었다. 동시대의 사람들이 노명인(老名人)들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노명인들의 예술은 그들을 이해하는 연출가 진옥섭의 마음을 거쳐 세상에 제 모습을 드러낸다. 우리 것은 소중하다는 심정적 이해를 넘어서서 액션영화를 첫날 첫 회에 봐야 하고 발레리나의 어깨선을 눈부셔하는 한 젊은이가 맛본 전통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이 책에 갈무리했다. 젊은이의 섬세하고 세밀한 필터 덕분에 우리는 동시대의 언어와 감수성으로 우리가 몰랐던 우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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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서 | an**theme | 2007.06.17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독일의 빔밴더스감독이 극영화가 아닌 음악 다큐멘터리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사회주의 혁명이전 최전성기를 이끌...

    독일의 빔밴더스감독이 극영화가 아닌 음악 다큐멘터리 <브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사회주의 혁명이전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쿠바 음악가들을 소개했다. 70~90대 연령의 연주자들이 사회주의 혁명이후 과거의 영화에서 추락해 거리나 3류 무대에서 겨우 생계를 유지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을 품고 사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무용 평론가이자 두레극장의 극장장을 지낸 진옥섭이 한국의 노름마치들을 찾아가는 과정도 그와 흡사하다. 한때 춤으로 소리로 굿으로 세상을 평정했지만 산업화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서양의 문화가 들어오며 잊혀지고 천대받던 가끔씩 라디오에서 나오는 '잃어버린 소리를 찾아' 그때의 영화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사는 이들을 찾아나섰다.

    진옥섭이 만남 풍류들 중  몇몇은 인간문화재나 무형문화재로 지정돼서 나름 스승과 선배들로부터 전수 받은 것을 후세에 당당히 물려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세상의 멸시와 손가락질을 피해 혼자서만 자신의 풍류를 품고 지내며 쓸쓸히 잊혀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당대에 한번쯤은 그들을 통해 접할 순 있어도 앞으로 5년 10년 후에는 잊혀지고 사려져 버려 찾을 수 없는 춤과 소리가 될지도 모르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작가의 말처럼 武, 舞, 巫, 無 속에서 다 하나가 되어 버린 탓일까?

    서양의 클래식도 처음에는 종교적인 행사를 위한 수단이거나 귀족들의 소화와 수면을 돕기위해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우리의 소리와 춤들도 민초들의 종교적 수단이거나 삶의 애환을 위로하는 수단이었다고 봤을 경우 그기원은 큰 차이가 없지만 여지껏 받아온 대접에선 차이가 난다. 그러한 간극을 하루아침에 메울 수는 없겠지만 좀 더 우리의 소리와 춤들에 관심을 갖고 정책적으로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자리를 갖는다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학교 때 몇몇 친구들은 풍물을 한다고 방학 때면 부산에서 가까운 고성으로 전수 받으러 간다는 소리를 들었었고 학교 구석 한적한 곳에선 가끔씩 풍물패들이 연습하는 꽹가리 소리를 들은 기억이 있지만 학교를 졸업한 이후엔 가끔씩 TV를 통해 국악 한마당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내가 접할 수 있는 우리의 소리와 춤이었다. 한때 <서편제>로 우리 소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던 적도 있었지만 그것도 잠시였고 뜻있는 이들이나 그것을 찾고 복원하는데 노력을 기울였지 대중적인 관심을 끌지는 못했었다.

    한순간의 이벤트가 아니라 뜻있는 사람들의 우리 것 찾기 노력이 빛을 발해 많은 이들이 우리의 소리와 몸짓을 접하고 느낄 기회가 많다면 좋겠다.

  • #  오래전 답변해 주지 못한 답을 책에서 만나다.        ...

    #  오래전 답변해 주지 못한 답을 책에서 만나다.
       
      
      '책 읽는게 왜 재밌어요?'라고 후배가 물은 적이 있다.
      
      '여러가지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아. 그리고 쌓인 지식들 사이에서 작은 지혜를 얻곤 해. 그 날은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불러. 행복해진다는 느낌이라 할까? 이 느낌이 너무 좋아 책에서 손을 놓을 수 없어.'
       
      '지혜는 책을 읽지 않고, 여행이나 사람들과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요?'
      
      '그래, 그렇기도 해. 책을 읽지 않아도 바른 품성과 울림으로 더 많은 걸 몸으로 보여주는 분들도 많아. 하지만 지혜라는 걸 인식하는 것도 지식이 바탕이 되어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지식에만 매달려도 안되지만, 지식의 중요성을 소홀히 생각하는 것도 좋지 않아. 
     

      돈도 감당할 수 없이 갑작스레 많이 찾아오면 부담이 되잖아.   적당히 잘 운용할 수 있는 경제지식이 필요해. 독서를 하면 경제 지식등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도 있어. 또한 문학작품을 읽을 때는 감정의 변화가 느껴지지. 간혹 운이 좋으면 지혜를 만나기도 해. 생각의 힘은 각자 다르잖아. 그 세기에 깊으면 깊은 통찰력을 얻기도 해. 중요한 건 그런 생각의 힘, 사유의 힘을 얻기 위해, 가장 최소한의 비용과 장비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가 책이라는 거지.'

     

       이렇게 답변을 했지만, 책을 잘 알지도 깊이도 없었기에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책보다 더 멋진 만남과 여행등의 다른 체험들보다 독서가 더 매력적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답답함에 힘겨웠다.  '노름마치' 책을 읽은 후, 후배에게 들려줄 작은 답을 하나 찾아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 네가 말한 체험과 삶의 흔적이 이 책에 담겨있어. 지혜뿐 아니라, 한과 서글픔 그리고 인고의 묵묵함까지 말이야.  체험은 시간과 장소와 사람이라는 세 박자가 만나야 하지만, 책은 시간과 장소는 네가 정할 수가 있어. 만나려하는 너의 의지만 있으면 말이야. 18인의 예술인의 삶과 한 뿐 아니라 네가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거라 믿어. 네가 생각하려는 의지만 마음에 담고 있으면 말야. 한 번 읽어볼래?'


    #  꼭 읽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우리의 문화가 소중하다고 말만 떠벌리고 다니면서도, 국악, 판소리, 마당극 등 전통의 갈래에서 나온 흔적들에 인색한 것이 사실이다. 판소리 공연과 콘서트가 있으면 당연히 콘서트에 발걸음이 움직여지고, 우열을 떠나서 우리의 것에 대한 정보와 홍보가 부족했기에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고 인식할 수 있는 콘서트에 더 발길이 갔다.
      
       60에서 많게는 90년까지 한과 삶의 굴곡이 묻어난 18인의 예인, 명인의 삶이 담긴 책을 글로 풀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다. 책을 받고 두 권의 책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한 분야에 세 명씩 묶은 6개의 길을 걷는 느낌이라고 할까. 만개했던 꽃의 순간, 꽃이 저버린 후 발걸음이 사라진 혼자만의 고독의 느낌, 때론 비수보다 더 매서운 사람들의 매도까지도 묵묵히 한스럽게 잘 우러낸 주류문화에 담기지 못했지만, 그보다 훨 나았던 명인의 삶을 느낄 수 있다.
     
       지인은 책을 읽다가 펑펑 울었다고 했다. 안쓰러움과 슬픈 마음이 격해져,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읽고 난 후에 마음이 더 차분해 지는, 감정 조절도 해 준 책이었다.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그 분들의 이야기는 아쉬운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을 더욱 깊게 한다.

     
       이유를 대자면 백가지도 넘게 책의 장점을 말할 수 있지만, 딱 이 한마디의 다른 표현들이라 생각한다.

     

      '놓치지 말고 꼭 읽어 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에요.'


      책이 많이 팔려, 많은 독자들이 우리 예인과 명인, 그리고 소외되고 있는 부분까지 더 눈길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기회되었으면 한다. 만남에 공들인 작가의 정성만큼, 우리 문화에 대한 애착의 진정이 독자들을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책은 따로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 직접 꺼내어서 읽어보면 된다.

     

       책을 받고 2주간 10번을 넘게 읽고, 서평을 쓰기 위해 하루에 한시간씩 매달렸다. 썼다 고쳤다만을 반복했다. 결국 오늘 수업에 지각하는 걸 감수하면서 마무리 했다. 수업에 늦은 아쉬움보다 서평이 좋지 않으면 어떨까 하는 답답한 마음에 더 힘겹다. 좋은 책을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함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 예인들의 삶 되집어 보기 | tn**k | 2007.05.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노름마치란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노름마치란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결합된 말로, 최고의 명인을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다. 곧 그가 나와 한판 놀면 뒤에 누가 나서는 것이 무의미해 결국 판을 맺어야 했다. 이렇게 놀음을 미치게 하는 고수 중의 고수를 노름마치라 한다.

     

    보도자료를 책으로 엮었다고 첫머리에 밝히고 있는 이 책은 잊혀져가는 놀이판을 현대로 끌어와 책으로 엮어내어 그런가 작가가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 아닐까 했는데  한창 활동이 분주하신 젊은 분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놀이판도 희망이 있다는 이야기겠지?

    기생들의 권번을 살짝 엿보면서 책속으로 들어갔는데 지금은 예인이란 좋은 말로 불리고 있지만 그 당시 그들이 삶은 지금처럼 자신들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혹은 재능이 있어서 하는 것과는 달랐다.

    몇몇 장의 사진에서 구겨진 사진속의 표정없는 얼굴들처럼 어쩌면 그 시절 춤과 노래를 배우던 예인들의 삶은 살아오면서 기억속에서 지워버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오늘에 와서 다시 재조명되고 있지만 사진을 태웠다는 장금도 할머니의 말에서 슬픈 기억을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오래도록 잊혀져 있던 예인들을 최근에나마 찾아 나서서 그들의 명성을 되찾아준 일은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겠다. "진작 좀 찾아오지"라고 말한 심정순 할머니의 말에서 묻어나는 아쉬움이 와 닿는다.

     

    남무...

    불과 얼마전까지도 그랬다. 남자들이 춤추는 모습.. 참 낯설었다.

    지금은 공중파나 뮤지컬 등을  통해 눈에 익어 그런지 그전처럼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춤도 "영남, 그중에서 제일은 동래"라는 말이 있다. 지금이야 옛 영화를 잃었ㅅ지만 아직도 동래 민속관에서는 춤으로 생을 지새운 동래한량 문장원..그의 그 터전이 남아 있다.

    밀양의 하용부는 침에서 춤을 구한다. 북을 치기위해 특별한 자세를 꾸미는 것이 아닌 저절로 만들어진 자세가 춤이 된 것이다. 멈춰 선 듯한 속에서의 움직임, 정중동을 그의 움직임에서 읽어낼 수 있다.

    한 마리의 학과 같은 양산의 김덕명...

    모시도포자락 길게 드리워고 찬란한 비상전의 모습으로 취할 때면 한 마리 학이 따로 없다.

    정직한 몸놀림에 바탕을 둔 춤이다 보니 큼직한 못짓과 꿋꿋한 기백이 예인들의 몸짓에 담겨 있다.  지금도 "학이시습지 불역열호(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라고 일러 주시는 이 분은 [레드 데이터 북]에 실린 희귀조가 되었다.

     

    득음, 팔자를 고치는 소리

    예나 지금이나 소리로 팔자를 고친다는 건 왠만큼 노력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요즘처럼 기계문명이 발달한 시대에도 어려운 걸 한 세대 전이라면 더욱더 힘든 노력이 따랐지 않을까.유네스코에서 판소리를 '세계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한 걸 보면 세계에서 인정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대를 잇는 사람들의 수가 줄고 있다는 것과 그들의 흔적이 하나 둘 모습을 잃어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슬픈 현실이다.

  • 품에 안고있어야 할 책 | cy**7984 | 2007.05.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책을 덮고있는 주황색, 옥색의 큰 띠지를 벗겨내자 책에는 꽃 한 송이가 피어있었다. 어디론가 가는 길처럼 보이는 그림의 흔적은...

    책을 덮고있는 주황색, 옥색의 큰 띠지를 벗겨내자 책에는 꽃 한 송이가 피어있었다. 어디론가 가는 길처럼 보이는 그림의 흔적은 이 책이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지 말해주는 것 같았다.

     

    노름마치: 놀다의 놀음(노름)과 마치다의 마침(마치)이 결합된 말로, 최고의 명인을 뜻하는 남사당패의 은어다. 그가 나와 한판 놀면 뒤에 누가 나서는 것이 무의미해 결국 판을 맺어야 했다. 이렇게 놀음을 마치게 하는 고수 중의 고수를 노름마치라 한다.

     

    앞으로 우리가 책 속에서 만나야 할 사람들이 바로 노름마치이다. 지금이야 예인의 길을 걷는 것은 돈이 많이 드는 하나의 진로 중 하나가 되버린지 오래되었다. 그리고 예술을 한다고 하면 뚜렷한 자기만의 분야를 가지고 있는 요즘은 세상에서 노름마치들을 찾아보기란 힘이 들다. 진정한 흥과 멋을 찾아 자신의 운명으로 받아들여 신명나게 판을 벌이는 노름마치들은 과연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있는 것일까.

     

    지금이야 예술한다고 하면 다들 우와 하는 탄성과 함께 왠지모를 동경을 느끼게 된다. 그 사람이 대단해보이고 나도 예술을 해보고 싶다는 작은 욕심을 부려보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을 전공하려면 기둥 뿌리 세개는 뽑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우리에게 예술을 멀고도 먼 길처럼 보인다. 하지만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노래와 춤을 했던 사람들은 모두 천민이고 또 천민이었다. 사람 대접은 커녕 짐승 대우만도 못한 천민 중의 천민이 바로 광대였다. 신분제도가 없어진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노래와 춤을 하는 기생들은 몸을 파는 작부로 전락했고, 춤과 놀이를 했던 광대들은 시장에서 각설이 타령을 하는 일당 받는 홍보꾼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우아하고 기품있는 예술만이 진짜 예술이라고 믿는 사람들 덕분에 그들은 한없이 어렵고 또 어려운 세상을 살다 그렇게 한 명 한 명씩 생을 마감하고 있었다.

     

    책 속에서는 노름마치들의 한 많은 삶과 그들의 노래와 춤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는 글들로 가득 차 있었다. 보도자료를 엮은 것이라는 소개글이 있었지만 단순한 보도자료로서의 딱딱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들에 대한 저자의 한 없는 존경심과 전통예술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한 명 한 명 직접 찾아뵙고 삼고초려하여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했던 저자의 이야기에서 한 많은 노름마치들의 한숨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동네노인들과 온천에 간다고 집을 나와 세탁소에 몰래 맡겨놓은 고운 한복을 들고 상경했던 장금도의 삶 속에서는 가족들에게조차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과거가 되버린 노름마치들의 삶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항상 연구에 매진했고 또 발전시켜나갔다. 타고난 춤과 노래에 대한 그들의 열정은 새로운 것에 대한 목마름을 가져왔고 계속해서 배움을 더해갔다. 모든 것을 전수해줄 만한 사람이 마땅치 않는게 참 아쉽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요즘은 뚜렷한 한 분야만을 연구하는데 반해 노름마치들은 판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재주꾼들이었으니까.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가슴이 먹먹해졌다. 답답하기도 하고 울컥 무언가가 목구멍까지 치밀어올랐다. 그리고 눈물이 났다. 누가 노름마치들을 이토록 구석으로 몰았을까. 왜이리 우리는 전통예술에 무관심했던 것일까. 국문학 수업을 들으면서 교수님께서 초빙하신 채수정선생님의 판소리 강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시원시원한 목청에서 나오는 그 매력적인 소리에 한참을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아 정말 판소리가 멋지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항상 그때뿐이었던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감동에 감동이 또 더해졌다. 글로 읽고 있었지만 내가 그들의 혼이 담긴 판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신명나는 판을 보러 앞으로 자주 가야할 것 같다.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든다.

  • 전통, 춤, 고수 중의 고수 | se**ki | 2007.05.1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놀음과 마침의 합성어로 노래와 춤에서의 최고의 명인, 고수 중의 고수가 노름마치란다. 은어라지만 우리말은 뜻도 뜻이지만 모양새...
    놀음과 마침의 합성어로 노래와 춤에서의 최고의 명인, 고수 중의 고수가 노름마치란다. 은어라지만 우리말은 뜻도 뜻이지만 모양새도 참 예쁘다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노름마치. 모두들 과거 옛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예술을 우리 민족 구성원 모두가 즐겼던 춤과 노래를 하나의 문화로 발전시켰으며 활짝 꽃 피워 열매까지 맺게 했다. 이러한 사실은 진짜 우리 것, 우리 춤과 노래를 보기 위해 알리기 위해 숨어살며 드러내길 꺼리는 그들을 끝까지 뒤좇아 그들의 지나온 삶에 대해 묻고 또 물은 이가 있었기 때문에 알게된 것이다. 

     

     노름마치. 그들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그들 모두 기생으로 통하는 예기들, 춤추는 처용아비들, 떠돌며 재주를 파는 유랑인들, 무당들로 이런 저런 사연을 안고 살다가 세월의 흐름에 묻어 구석으로 숨어 사라져갔다. 지금에야 전통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이다, 무형 문화제로 지정하거나 그들의 춤과 노래를 배워 계승하려는 움직임이 있지 노름마치 그들이 속한 직업은 그 당시 천대받던 평범한 사람이라면 꺼리는 직업들로 지금 여느 평범한 할아버지 할머니로 그런 과거가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고 계신다.

     

     상처받고 아프기까지 한 자신의 삶을 애써 잊고 싶을지도... 과거에 비해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환영받는 직업은 아니기에 지금의 소중한 가족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가족을 위해 굳이 끄집어내고 싶지 않았으리라. 

     

     전통예술 연출가 진옥섭 그가 아니었다면 그의 전통예술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조금이라도 부족했더라면 노름마치의 치열했던 삶의 자취와 그들 자신인 노래와 춤이 우리의 아름다운 유산이 그렇게 그렇게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진옥섭 그 덕분에 우리가 몰랐던 우리 이야기, 노름마치들의 이야기를 글과 생생한 사진으로나마 엿볼 수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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