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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격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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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8쪽 | A5
ISBN-10 : 8952111494
ISBN-13 : 9788952111494
나는 격류였다 [반양장] 중고
저자 고은 | 출판사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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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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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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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시인인가라는 질문이 너는 왜 시인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낳게 되기를…… 시인 고은이 <만인보> 이후 최초로 내놓은 산문집이다. 2009년 6월부터 저자와 서울대출판문화원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저자의 ‘삶’과 ‘시론’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산문집으로,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마치 강연장을 찾은 관중처럼 시인의 공간에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은 생생한 육성의 기록으로서 시인의 삶과 시를 관통하는 치열한 순간들을 담고 있다. 출생과 함께 부딪혀야 했던 식민지시대의 기억, 세상을 등진 입산 시절,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 문학을 넘어 회화로까지 이어진 창작의 순간들, 해외에서의 초청과 강연 등 광범위한 시간과 기간의 틈새를 엮어 시인 고은의 지금 이 순간을 포착한다.

저자소개

저자 : 고은
저자 고은은 1950년대 후반 처녀시 발표 이래 시, 소설, 평론 등 여러 분야의 저서 150권 간행. 『고은시전집』, 『고은전집』, 서사시 『백두산』 7권, 전작시 『만인보』 30권 등. 1990년대 이래 23개 국어로 시와 소설 등이 번역되어 세계 언론과 독자에게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킴. 국내외 문학상 14개와 국내외 훈장 2개를 받음. 현재 서울대 초빙교수로 관악모둠강좌 ‘우리들의 안과 밖-고은의 지평선’을 맡고 있음.

목차

자서: 혁명 그리고 시

1부: 열두 개의 마음
― 해 뜨는 새해 아침
― 모국어를 위하여
― 미완의 역사를 살면서
― 내가 서 있는 지층
― 어떤 지중해
― 이 강산 낙화유수
― 중심을 넘어서
― 이 생명 다하도록
― 노래하는 동이족
― 나의 가을 이야기
― 살아 있는 지도
― 서해 낙조

2부 시의 행로
― 부서진 벼루 먹기
― 시와 제국
― 파리의 나그네 시간
― 『만인보』의 어떤 감회
― 『만인보』의 사람들에게
― 그냥이다, 그냥 그린 것이 이것이다

3부 지상에서 말하다
― 처음으로 만난 시 __시인 생활 50주년을 맞아서
― 바다의 시정신
― 불가피한 깨달음
― 일본 시인들과 더불어
― 멕시코에서의 감사
― 베네치아에서의 시
― 흩어진 모국어
― 나는 제3세계라는 이름을 폐기한다
― 숲으로부터의 은전(恩典)
― 어떤 권유

4부 밖에서 안으로
― 어느 영전(靈前)에 혹은 나 자신에게
― 아시아는 누구인가, 어디인가
― 동아시아 광장을 위하여
― 도래하는 아시아의 새로운 근대
― 자치의 꿈

5부 시여 날아라
― 너에게 시가 왔느냐
― 마드리드에서
― 괴팅겐에서
― 프랑크푸르트에서
― 시는 나그네이다
― 나는 대지의 언어를 사랑한다

6부 시인의 대화
― 나는 격류였다
― 정박하지 않는 시 정신, 고은 문학 50년
― 내 시의 본적지를 돌아보며
― 당신은 누구인가
― 시를 숨쉬다

책 속으로

혁명 그리고 시 계엄사령부 지하실이나 육군교도소의 그 극한 상황에서 나는 어떤 신이나 타력의 부처에게 내 생명의 안전을 바라지 않았다. 나는 어떤 것도 불러내지 않는 인간으로서만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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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 그리고 시
계엄사령부 지하실이나 육군교도소의 그 극한 상황에서 나는 어떤 신이나 타력의 부처에게 내 생명의 안전을 바라지 않았다. 나는 어떤 것도 불러내지 않는 인간으로서만 끝까지 남아 있고 싶었다. 이것은 하나의 내적 혁명의 자기 응결이었다.
생각건대 혁명, 그것이 지상의 일이라면 그것은 놀랍게도 하늘에도 있을 것이다. (18쪽)

혁명가와 시인을 하나의 가계로 파악하는 것과 상관없이 시인은 그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반항의 영혼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시인이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늘 웃고 있다면 그는 이미 시인이 아니다. 시는 눈물의 산물이다.
시인이 혁명가가 될 수 없다면 시대의 모순에 의한 호흡곤란으로 고통 받거나 세속적 야만에 맞서 싸우지 못할망정 깊은 상처를 입을 것이다. (26쪽)

부서진 벼루 먹기
시조(始祖)새가 있다. 까마귀만 한 크기에 대가리는 작고 대가리에 달린 눈은 어쩌자고 크다.
새의 가장 오래된 조상인 이 시조새란 녀석―조상쯤의 생물을 이 녀석 저 녀석이라고 낮추는 것 실례이지만―은 텃새로나 철새로 펄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화석으로 박혀 있다. 나는 그 화석 사진을 본 적이 있을 따름인데 그때 새의 조상인 시조새 화석이 있다면 시의 조상인 시조시(始祖詩)의 화석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의문이 떠올랐다. 유치한 노릇이다. (95쪽)
『만인보』의 어떤 감회
『만인보』의 세계란 작가와 화자, 그리고 서술 대상자나 행간에 잠들어 있는 행위 사이의 모순 관계가 발전되는 세계이다. 그것이 불가분의 관계 또는 불가역적인 관계로 되는 과정에서 가능한 인간 해석의 귀납인지 모른다.
‘너는 나이고 나는 너이고 너는 또 그이고 누구이고 그 누구는 또 하나의 나이고’의 종결 없는 삶이며, 제행(諸行)일 것이다.
말하자면 ‘나’와 타자들의 자유를 낳는 사회 순환을 위한 마당이 『만인보』의 공간이다. 작자인 나도 그런 ‘나’의 한 분신일 수밖에 없다. 사회는 그런 사실들로 채워져 있다. 그러므로 선악과 미추의 차별은 지배 논리를 털어낼 때에만 정당하다. 꿈은 여기에도 제 꼬리를 문 뱀처럼 순환의 윤리를 만들어낸다. (122쪽)

처음으로 만난 시
이윽고 그 울음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세상의 것으로 동참합니다. 이 공명음이야말로 인간의 첫 번째 시일 것입니다. 빅토르 위고가 말한 바, 가장 위대한 시는 인간이 태어나자마자 터뜨리는 첫 울음소리라고 한 말이 헛되지 않게, 인간 하나하나는 이미 이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본성으로서의 시인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이와 다른 쪽에서는 죽음 앞에서 생존자가 통곡을 합니다. 그 죽음을 통해서 시의 울음, 시의 꽃을 바치는 것입니다. 중동 지방에서 나온 육만 년 전의 화석에서 소년의 주검 머리맡에 놓은 히아신스 꽃이 발견된 적도 있습니다. 또 한반도 중부 지방에서 나온 이만 년 전 화석에선 소년의 주검 머리맡에 국화꽃이 놓여 있었습니다. 이런 죽음으로 하여금 하염없는 오래된 슬픔과 꿈은 인간의 첫 울음과 함께 시의 행위를 아우르고 있습니다. (134쪽)

일본 시인들과 더불어
호메로스가 실제 있지 않았던 트로이 전쟁을 있는 것 이상으로 형상화한 것처럼 시인은 체제 안의 여러 사실과 허위를 넘어 진실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아니 호메로스가 실재 인물인가 아닌가의 여러 의문과 함께 시인이란 자신의 시적인 운명을 인류와 민족들의 다양한 보편성에 바쳐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왜 시인인가라는 질문이 너는 왜 시인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낳게 되기를 바랍니다. (178쪽)

베네치아에서의 시
해방과 함께 빼앗긴 모국어, 금지당한 모국어를 찾았다. 해방과 함께 빼앗긴 국토는 둘로 나뉘었다. 이데올로기의 땅이 되고 말았다. 조금 뒤 둘은 전쟁의 3년을 지내며 삼백만 명의 죽음과 폐허에 남겨진다. 그 폐허의 영정(零貞)이 내 시의 시작이었다. 그러나 내 시의 시작이야말로 폐허를 천 년의 궁전으로 만들어주었다. 시는 그 어디서나 축제이다. (186쪽)

어떤 권유
세계화의 때이다. 이것은 하나하나의 자기화 없이는, 경계와 경계 사이의 다양화 없이는 무지무지한 노예화인 줄 알아야 할 때이다.
그대들이여 몽골에 가라. 가서 9일 밤낮 이어지는 기나긴 구비 문학의 서사시 세계에 고개 숙여라. 그대들의 선배가 너무 많이 타자의 오리엔탈리즘에 노출되었으므로 그대들은 자신의 오리엔탈리즘을 세워보아라.
그런 다음 지구적(地球的)인 전망을 시작하라. (212쪽)
아시아는 누구인가, 어디인가
아시아는 각자들의 내부적 존재가 아니라 각자들의 외부적 관계로서 재현되어야 한다.
히말라야는 중국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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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시에서 벗어나 시를 말하다 2009년 6월부터 저자와 서울대출판문화원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저자의 ‘삶’과 ‘시론’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산문집을 기획했다. 저자는 이미 관악모둠강좌 ‘우리들의 안과 밖-고은의 지평선’, 그리고 관악초청강연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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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벗어나 시를 말하다
2009년 6월부터 저자와 서울대출판문화원은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저자의 ‘삶’과 ‘시론’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는 산문집을 기획했다. 저자는 이미 관악모둠강좌 ‘우리들의 안과 밖-고은의 지평선’, 그리고 관악초청강연 ‘처음으로 만난 시’ 등에서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본인의 시론을 소개한 바 있었다. 강좌나 강연에서 발표한 내용을 단순히 종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가 마치 강연장을 찾은 관중처럼 시인의 공간에 녹아들 수 있는 책. 이를 위해 저자의 수많은 원고를 그 성격에 따라 정리하며 다듬는 길고 고된 시간이 계속되었다.
마침내 완성된 『나는 격류였다』는 시인 고은의 시론을 집대성한 한 편의 교과서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딱딱한 텍스트도 학습활동도 없다. 그저 저자의 생생한 육성을 가슴으로 받아들이면 충분하다. 당신과 시의 운명적인 만남을 독려하며, 시인에게 찾아온 시의 시작이 마침내는 당신에게 찾아갈 시의 시작이 되는 순간을 위해,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왜 시인인가라는 질문이
너는 왜 시인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낳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는 시가 없는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뿌리는 시의 씨앗이기도 하다.

시로 다하지 못한 생생한 목소리
매년 시월경이면 많은 이가 부푼 기대를 품고서 초조하게 노벨상 수상자 발표를 기다린다. 그러나 노벨상이라는 화려한 이름에 이끌려 정작 저자의 목소리에 귀를 막아오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기실 저자는 활발한 대외 활동을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내며 늘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왔다.
『나는 격류였다』는 기고문을 비롯해 저자의 생생한 육성이 담긴 강연, 대담을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책의 전반적인 성격을 규정하는 「자서-혁명 그리고 시」, 월령가 형식으로 민족의 오늘을 바라본 1부 「열두 개의 마음」, 문학을 비롯해 예술 전반에 대한 감회를 노래한 2부 「시의 행로」, 국내외에서의 강연을 담은 3부 「지상에서 말하다」, 동아시아 공동체를 위한 신실한 제안 4부 「밖에서 안으로」, 해외의 독자에게 전한 서문을 모은 5부 「시여 날아라」, 시인이 국내외에서 가진 대담을 정리한 6부 「시인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시에서는 모두 다루지 못한 저자의 사상을 손에 잡힐 듯 가까이서 만날 수 있다. 특히 6부에 수록된 일본의 석학 와다 하루키와의 대담 「나는 격류였다」는 원고지 210여 장에 달하는 방대한 자기 고백이라 할 만하다. 이를 통해 노벨상 수상 후보 고은이 아닌, 동시대에 함께 숨 쉬는 인간 고은을 만날 수 있다.

만인보』 이후 최초로 내놓는 삶과 시의 치열한 기록
올해 4월, 시인 고은은 세계문학사에서도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역작 『만인보』 전30권을 완간했다. 『나는 격류였다』는 저자가 『만인보』 완간 이후 최초로 내놓는 생생한 육성의 기록으로서 시인의 삶과 시를 관통하는 치열한 순간들을 담고 있기도 하다. 출생과 함께 부딪혀야 했던 식민지시대의 기억, 세상을 등진 입산 시절, 민주화 운동과 통일 운동, 문학을 넘어 회화로까지 이어진 창작의 순간들, 해외에서의 초청과 강연……. 『나는 격류였다』는 그 광범위한 시간과 시간의 틈새를 엮어 시인 고은의 지금, 바로 이 순간을 포착한다.
방대한 작업을 마무리하고도 저자는 과거에 안주하지 않는다. 멈춰 서기는커녕, 자신은 과거보다 미래가 풍부한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자서(自序) 형식으로 서술한 「혁명 그리고 시」는 이러한 태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에서 저자는 자신의 격류와 같았던 삶을 담담하게 서술한 후 이렇게 덧붙인다. “시인이 그가 살고 있는 시대에 늘 웃고 있다면 그는 이미 시인이 아니다. 시는 눈물의 산물이다.” 시인 고은의 오늘은 여전히 치열하다. 그리고 그 치열한 오늘은 시인의 펜 끝에서 여기 한 권의 책으로 오롯이 집약되었다.

저자의 말

하루의 낮 동안은 감탄사가 필요 없다. 하지만 그 하루가 저물 무렵에는 그것이 필요하다.
그래선가, 자주 나는 해가 질 때는 북녘의 국풍(國風)보다 남녘의 소체(騷體)가 좋아진다. 초사(楚辭)의 그 감탄 탓이리라.
‘그대’가 ‘그대에’가 되는 시간이 저녁 아닌가.

돌이켜보거나 내다보거나 태어나는 것 죽는 것에는 나의 뜻이 들어가지 못한다.
나에게는 시도 그럴 수밖에 없다.
저 25세 이후의 세월로 남긴 것들이 어찌 나의 뜻만이겠는가. 결코 사절할 것 없는 산천과 산천 위의 수없는 삶들 이것저것이 던져준 바를 어떻게 부인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내가 쓴 시들은 세상의 질문에의 대답이라 여기지 않는다. 기껏 할 수 있는 일이란 또 다른 질문밖에 나올 것이 무엇이겠는가.
대답 없는 운명이 내 시의 운명 아닌가.
말하자면 여기 모인 것들은 그런 질문 기슭에서 펼쳐 나가는 질문의 사절(使節)인지 모른다.

관악 4년차이다. 강좌 ‘고은의 지평선’의 강의실은 흥겨웠다. 흥겨움이란 땅에 술을 부어 지신을 불러내는 것을 뜻한다.
이런 행복에 더해서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장 김성곤 교수와 형난옥 본부장의 권유가 있었다. 감사를 거듭한다.
그렇다는 것은 비록 이것의 알속은 남루하나 이것을 세상에 펴내는 정성은 찬연하다.
앞머리에 한 조각 마음을 감히 놓는 까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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