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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데기
301쪽 | A5
ISBN-10 : 893643358X
ISBN-13 : 9788936433581
바리데기 [양장] 중고
저자 황석영 | 출판사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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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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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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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륙과 대양을 건너 런던에 정착한 탈북소녀 '바리'의 여정을 그린 황석영 신작소설. 작가는 소설 속에 '바리데기' 신화를 차용해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21세기 현실을 박진감있게 녹여냈으며, 주인공의 여정을 통해 한반도와 전 세계에 닥쳐 있는 절망과 폭력, 전쟁과 테러의 모습을 담아냈다.

북한 청진에서 지방 관료의 일곱 딸 중 막내로 태어난 주인공은 아들을 간절히 원했던 부모에 의해 숲속에 버려진다. 그런 그녀를 풍산개 '흰둥이'가 다시 데려다놓고, 버린 아이라고 '바리'라는 이름을 얻게 된 주인공은 심하게 앓고 난 뒤부터 영혼, 귀신, 짐승, 벙어리 등과도 소통하는 능력을 지니게 된다.

시간이 흘러 소련이 무너지고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면서 북한의 정치경제는 급속히 나빠지고 홍수로 죽는 이들이 늘어난다. 중국과 무역업을 하던 외삼촌은 결손이 나자 몰래 탈북해 남한으로 들어갔다는 소문이 들린다. 외삼촌 때문에 아버지는 모진 고초를 당하고, 어머니와 언니들도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되면서 식구들은 뿔뿔이 흩어지게 되는데…. <양장제본>

전통설화에서 '바리데기'는 오귀대왕의 일곱째 공주로 태어나 버려진다. 하지만, 부모가 병이 들자 나머지 딸들은 약을 구해오기를 거절하고 바리데기만 저세상으로 가 온갖 고생 끝에 서천의 영약(생명수)을 구해 죽은 부모를 살린다. 이후, 바리데기는 사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오구신으로서 무당의 원형으로 받들어지기도 하였다.

작품 자세히 들여다보기!
소설은 전쟁과 국경, 인종과 종교, 이승과 저승, 문화와 이데올로기를 넘어 신자유주의 그늘을 해부하는 동시에, 분열되고 상처받은 인간과 영혼들을 용서하고 구원하는 대서사를 펼쳐 보인다. 한겨레신문에 연재된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모아 엮은 것으로, 속도감 있는 문장과 감동적인 내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저자소개

황석영
1962년에 사상계 신인문학상을 통하여 등단하고, 1970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탑」과 희곡「환영(幻影)의 돛」이 각각 당선되어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으로 『객지』, 『가객(歌客)』등이 있으며, 대하소설 『장길산』(전10권), 장편소설 『무기의 그늘』,『흐르지 않는 강』과 희곡집 『장산곶매』, 광주민중항쟁 기록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등을 펴냈다. 만해문학상, 이상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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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책 속 한 문장

  • 곽연향 님 2012.06.30

    육신을 가진 자는 누구나 살아가면서 이미 지상에서 지옥을 겪는 거란다. 미움은 바로 자기가 지은 지옥이다.

  • 곽연향 님 2012.06.29

    나는 사람이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 박용호 님 2011.02.13

    늘 기대보다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살아 있는 한 시간은 흐르고 모든 것은 지나간다.

회원리뷰

  •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 대하여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측은지심이 ...

     

    고통을 당하는 이들에 대하여 귀를 막고 눈을 가리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측은지심이 우리 양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일수록 그 장면을 외면하려고 하는 때가 있다.

    왜 굳이 그러한 장면을 공개하냐며 도리어 반발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보지 않고, 듣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 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이다.

    .

    바리데기는 한 탈북민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매(샤먼)인 이 여인은 어떻게 보면 세상사를 초월한 관찰자로 보이기도 한다.

    이 여인의 인생은 너무나도 괴롭고 충격적이었기 ˖문에 그것을 1인칭으로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면

    그 이야기를 듣는 우리들이 무게를 견뎌낼 수 있었을까.

    하지만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탈북민들은 그렇게 끔찍한 현실들을 실제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소설에 나오는 탈북민, 밀항자, 실향민, 난민들은 이승의 지옥을 살고 있다.

    .

    책에서 주인공 '바리'는 민담에 나오는 바리공주의 인생을 21세기에 살아간다.

    그는 영매로서 모든 고통 당하는 자들을 위로한다.

    바리가 찾아다니는 영생수가 무엇이었을까?

    황석영은 그것이 '눈물'이라...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긍휼한 마음을 갖는 것이라 표현하는 것 같다.

    우리가 서로의 아픔을 보듬을 수 있다면.

    함께 슬퍼할 수 있다면.

    이 땅에서 치고받는 이런 끔찍한 고통이 점차 해소되지 않을까.

  • 바리데기 - 황석영 | fe**as | 2014.09.05 | 5점 만점에 2점 | 추천:0
    다 읽고 황석영 아저씨에게 등 떠밀리듯 책을 덮어야 했다.   아! 난 아직 바리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데 ...
    다 읽고 황석영 아저씨에게 등 떠밀리듯 책을 덮어야 했다.
     
    아! 난 아직 바리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데
     
    할머니가 잘 시간 다 됐다며 매정하게 옛날 이야기를 그치듯
     
    그렇게 바리와 헤어져야 했다.
     
    이 소설은 현재 동시대에 살고 있는 세계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끄집어내고 있어서
     
    그것이 소설의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하다. 물론 이것은 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내가 차마 생각하지 못한 북한의 생활상은 이 소설을 통해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외에 우리네의 토속적인 문화를 잘 표현해 낸 것은 시골풍경을 담은 드라마를 재밌게 보고난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 소설의 주인공 바리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에게 상처가 되는 모든 사건과 주변의 말들을 의연하게(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고 정신적인 고통을 드러내지도 않는다.(소설의 말미에서야 자기의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도 든다. 작가는 너무 바리에게 가혹하다. 바리에게 그토록 혹독하게 대하여
     
    그 어떤 것에도 쓰러지지 않는 강철같은 존재로 까지 만들었어야 했는가.
     
    굳이 그렇게까지 안해도 충분히 독자는 바리에 대하여 안타까운 시선을 줄 수 있었을 것이다.
     
    과연 그와 같은 강철의 여성(남성)이 존재할 수 있는가.
     
    나는 그렇게 모든 것을 견뎌낸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또한 그토록 홀로 그것을 견뎌내게
     
    내버려둔 우리모두의 잔인한 무관심에 돌을 던지고 싶다.
     
    옛날에 비해 현대 사회는 인간중심, 인간편의를 위하여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모든 자연을 '변형'시켜왔으나
     
    우리는 과거보다 여전히 인간(생명)의 존귀함이 짓밟힌 시대를 살고 있다.
     
    결국 인간도 자연도 모두 큰 훼손을 당하고, 계속해서 낭떠러지로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이젠 정치인과 대통령도 재벌의 하수인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서!
     
    우리는 바리처럼 모든 어려움을 견뎌내고 그것을 승화시켜 전인류애적 사랑의 마음을 띤 그런 말도 안되는 존재들이
     
    되도록 강요받아야만 하는 것인가!!
     
    물론 소설은 위에 내가 격하게 쓴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다만 항상 어쩔 수 없는 희생을 강요당하고 우리만 그것을 그러려니 이해하고 살아야하는 우리네 삶이
     
    눈물나게 불쌍해서 마음이 격동한 것 뿐이다.
     
    우리는 이런 마음의 움직임(動)을 그때 뿐으로 내버려두지 말자. 그것을 다시 상기하고 늘 깨어있는 존재로
     
    어제보다 더 양심적으로 살기를 노력하자.
     
    감상문이 삼천포로 빠지긴 했지만... 머리가 조금 맑아짐을 느끼며 글을 그친다.
  • 언젠가 미이 언니와 함께 두만강에 나갔다가 사람이 천천히 떠내려오는 걸 보았다. 어린애를 업은 채 앞으로 처박힌 아낙네의 시체...
    언젠가 미이 언니와 함께 두만강에 나갔다가 사람이 천천히 떠내려오는 걸 보았다. 어린애를 업은 채 앞으로 처박힌 아낙네의 시체였다. 그러니까 아기와 엄마가 함께 죽은 것이다. 언니와 나는 보통때 같았으면 깜짝 놀라서 외마디소리도 지르고 누군가를 부르러 달려가기라도 했으련만 숨을 멈추고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시체 뒤로 풀린 채 길게 따라서 흘러내려가는 포대기끈이 흐느적거렸다. 나중에 그 강변에는 더 많은 시체들이 떠내려오곤 했는데 맞은편 중국인 마을에서는 자기네 기슭에 닿으면 장대로 밀어내곤 했고 이쪽에서도 군인들이나 장정들이 지켜섰다가 강심으로 밀어내곤 했다. 어느날인가 저녁때 사택 동네의 사람들이 수런대는 기색이더니 군인들이 리어카를 끌고 중심가를 내려오는 게 보였다. 우리도 처음에는 양곡포대를 덮어놓아서 무엇인지 모르다가 그 아래로 삐죽이 나와 있는 사람의 발을 여러 개 보고는 시체인 줄 알았다. (48-49쪽)
     
    1990년대 중반의 풍경이라기보다 지주와 외세의 이중고에 시달리던 식민지 시대의 풍경 같습니다. 그러나 유엔의 보고에 의하면 삼백여만 명의 북한 주민이 굶주림과 영양실조 후유증으로 죽어갔다니 결코 과장된 묘사가 아닙니다. 비만과 다이어트의 열풍이 지배하는 우리의 지척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소설은 이 시기에 열살 남짓의 나이로 부모 형제가 죽거나 흩어지게 되어 혼자가 된 바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바리 설화 속의 바리처럼 또는 식민지 시대의 유랑민처럼 온갖 험한 일을 겪으며 중국으로 갔다가 나중에는 영국으로까지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인종과 섞여 살며 파키스탄인 남자와 결혼을 하고 세계사의 큰 사건에 연루됩니다. 이러한 세계사적인 사건과의 연루를 통해 작가는 ‘힘센 자의 교만과 힘없는 자의 절망이 이루어낸 지옥’ 같은 세상에서도 끝내 남을 위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게 합니다. 

  • [황석영] 바리데기 | yy**me53 | 2013.07.1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바리데기 앞뒤 표지 앞표지의 소녀는 이 책의 주인공인 바리이다. 북한에서는 상류층이라고 할 수 있는 무산시 부위원장...

    바리데기 앞뒤 표지
    앞표지의 소녀는 이 책의 주인공인 바리이다.
    북한에서는 상류층이라고 할 수 있는 무산시 부위원장의 일곱째 딸로 태어났다.
    바리공주가 그랬던 것처럼 그녀가 태어났을 때, 아버지의 분노는 대단했다.
    그리고 바리공주처럼 갖가지 고난을 겪으며 저승에 다녀오면서 많은 영혼들을 위로한다.
     
    뒤표지의 개는 칠성이다.
    바리의 도움으로 집에 남은 그는 살아서건 죽어서건 바리와 함께 한다.
      
     책은 3년 전부터 나의 책꽂이를 장식하고 있었다. 우리 시대의 대문호인 황석영 작가의 명성과 이 책이 그의 대표작 중에 하나임은 알고 있었기에 언젠가 읽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쉽게 손이 가지 않은 것은 나의 분주한 삶이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은근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혹시 무거운 주제가 아닌가, 라는 선입감으로 쉽게 손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그로 인해 그동안 방학이 대여섯 번이나 지나는 등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미루기만 했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나로서는 모처럼 단단한 각오를 하고 펼친 책이다. 이 책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생각보다는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물론 익숙하지 않은 북한 사투리로 인해 가끔씩 뜻을 헤아려야 했고, 지문과 대사가 뚜렷하지 않은 대목에서는 혼란스럽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윤곽이 어렵지 않았고, 작가가 펼치는 글속의 세계에 쉽게 몰입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바리데기 설화에 대한 배경지식이 충분햇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바리데기' 설화는 4년 전까지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전문이 실려 있었다. 그로 인해 수십 번 읽었으므로 세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인 바리와 할머니가 북한 사투리를 통해 설화를 주고받고 있다. 바리공주 설화나 북한사투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리공주 설화'에 대해서 깊은 의미까지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이 나로서는 다행이었다.
     
    둘째, 북한의 현실에 대한 묘사가 흥미 있었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인 바리가 북한에서 1990년대를 보내고 중국으로 탈출한 것으로 서술되고 있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던 1994년의 북한 분위기도 묘사되고 있으며, 북한의 기근과 주민들의 탈출 장면도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나로서는 처음으로 문학작품을 통해서 보는 북한의 모습이기에 더욱 흥미가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작품 중에 북한 주민에 대해 묘사한 것은 두어 편에 불과했다. 첫째는 이문열 작가의 『영웅시대』이고, 다음은 박완서 작가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정도인 듯하다. 그러나 두 작품 모두 시대적 배경이 6.25 무렵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므로 현대의 북한과는 거리가 멀었다. 북한의 현실을 본격적으로 다룬 첫 번째 작품이라는 점이 나를 흡인하는 요소였던 듯하다.
     
    셋째, 이 책의 서술이 이해가 되었다. 사실 일반인들이 이 책에 친숙함을 느끼기는 쉽지 않다. 바리공주 이야기는 무속의 미신으로 여겨져서 최근까지도 현대의 학교교육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또, 서양의 영향으로 인해 우리 국민의 상당수가 천주교가 개신교 등 기독교의 세계에 익숙해진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무속 설화인 바리공주에서 모티프를 얻은 이 작품이 친근감을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설화속의 바리공주는 일곱째 딸로 태어난 뒤 실망한 부모에게 버림을 받는다. 그러나 부모가 중병에 걸렸을 때 저승에 가서 생명수를 가져와서 목숨을 구해준 것은 그녀였다. 이 책의 주인공인 바라도 일곱째 딸로 태어난 뒤 버림받을 뻔 했다. 위의 언니들은 진, 선, 미, 정, 숙, 현이라는 이름을 얻지만 그녀는 그런 이름도 없이 바리라고 불린다. 그러나 부모가 중병에 걸리자 저승까지의 긴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생명수를 구해온 사람은 버림받았던 바리공주였다.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인 바리도 그와 비슷한 고난의 여행을 겪으며 생명수의 의미가 무엇인지 독자에게 느끼게 한다.
     
    나의 삶도 이 책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어린 시절부터 주일학교에서 기독교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고, 자라면서 무속은 미신으로 여기고 멀리 했다. 나의 학창 시절의 교과서에는 바리공주 이야기나 무속 설화는 언급되지도 않았다. 그런 내가 이 작품에서 왜 친근감을 느꼈을까?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부모님 고향에는 와룡할아버지라는 문중 어른이 있었다. 주역과 의술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는 동리 사람들 집안 대소사의 택일이나 약방문 처방 등을 해주었다고 한다. 집에 환자가 생겨서 처방을 받으러 갔을 때, 그 어른이 "에이~ 괜찮아. 약을 안 먹어도 낫겠는 걸. 한 대엿새 있다가 다시 와 봐요."라고 말해 주면, 그 환자는 그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설화처럼 전해진다.
     
    와룡할아버지는 우리 부모님과도 인연이 있었다. 나의 선친은 한국전쟁 때 참전했다가 중상을 입은 국가유공자이다. 전쟁 때 소식이 끊기자, 그 어른은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00어머니, 걱정 마슈. 이제 날이 더워지면 소식을 알게 되고, 벼가 익으면 00이 돌아오는데 그때는 사람들이 한 번 볼 것을 두 번 보고, 세 번 볼 것을 열 번 보게 될게우."
     
    사람들은 우리 아버지가 군대에게 큰 공을 세우고 돌아올 것이라고 위로했다. 와룡할아버지가 말씀하신 대로 여름이 되니 아버지를 보았다는 사람이 몇 다리를 건너서 풍문처럼 전해졌고, 추수가 끝날 때쯤 아버지는 돌아오셨다. 청년들이 가마에 태워서 오셨는데, 아버지는 전상으로 인해 두 다리가 절단되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가족과 동리 사람들은 한 번 볼 것을 두 번 보고, 세 번 볼 것을 열 번 보지 않았겠는가?
     
    나는 어린 시절에 할머니와 어머니가 말씀하시는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들었다. 그때마다 성당에 나가시는 아버지는 화를 냈다. 그런 것이 다 미신이라고…. 전쟁에 나간 사람이 살아오기도 하고, 다치거나 죽기도 하는 게 일반이니, 그 중에 하나 골라서 맞춘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하냐고…. 나는 아버지의 말씀에 공감하면서도 와룡할아버지의 언행들을 신기하게 생각했다.
     
    이런 체험을 한 이가 어찌 나나 우리 가족뿐이었을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의 격동을 헤쳐 오는 동안 이승과 저승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가 우리 민족에게 스며들었을 테고, 알게 모르게 이런저런 사연을 듣거나 직접 보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 사연을 겪은 바리가 겪은 사연들을, 그녀가 비몽사몽 중에 칠성이와 함께 저승에 다녀오면서 겪은 고통들을, 그리고 우리가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며 어떻게 하면 생명수를 얻을 수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학창 시절에 바리공주 설화를 배우면서 성장했고, 지금은 대학생이 된 젊은이들도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으리라고 믿고 싶다.
     
    그렇다고 내가 무속 세계를 신뢰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서너 살 때인가 우리 할머니는 나의 평생 사주를 와룡할아버지에게 부탁했다고 한다. 그분은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한다.
     
    "에이~, 아직 어린데 뭐. 한 여덟, 아홉이 지나면 데리고 와요. 그때 잘 뽑아 볼 테니…. 아, 얘가 참 상이 좋으네. 우리 집안을 빛낼 아이니까 잘 키우세요."
     
    할머니는 그 말씀을 들으며 기분이 아주 나빴다고 한다. 그 말씀은 내가 열 살을 넘기기 힘들다는 뜻이 아닌가? 그 할아버지는 내가 여섯 살 때 나보다 먼저 돌아가셨으니 내 평생운은 찾아주지 못하셨다.
     
    그런데 내가 여덟 살 때 늑막염에 걸려서 죽을 고비를 넘겼다. 할머니는 와룡 할아버지가 신통하게 맞췄다고 신기해 하셨다. 그러나 나는 아직까지도 우리 집안을 빛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가망성이 별로 없는 듯하다. 평범한 교사에 불과한 내가 무엇으로 우리 집안을 빛낸다는 말인가? 그러므로  우리 집안을 빛낼 인물이 된다는 말씀은 틀렸다. 그리고 우리 나이의 친구들 중에 어린 시절에 죽을 고비를 넘기지 않은 사람이 별로 없다.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동년배도 많고….
     
    내가 어린 시절에 죽었거나 살았거나 할아버지의 말씀은 맞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집안을 빛낸다는 것은…. 이렇게 무사히 늙으면서 자손을 두고, 그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면 그것이 집안을 빛내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면 와룡할아버지는 무불통지의 신령한 어른이다. 이 땅에는 와룡할아버지가 같은 분이 얼마나 많았을까? 이 책의 주인공인 바리도 그런 인물 중에 하나일 것이다.
     
    쓰다 보니 개인사가 길어졌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황석영 작가가 『바리데기』를 통해 전하려는 이야기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의미이다. 바리가 겪은 사연은 우리의 사연이고, 바리가 전하는 생명수는 우리가 찾아야 할 가치관이다. 이 책을 보다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그 생명수를 찾게 하는 디딤돌이 되었으면 좋겠다.
  • 바리데기 | an**hysi | 2012.12.02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전통설화 바리데기 이야기가 이 책의 모티브인듯 하다...... 북한의 7딸중 7번째로 태어난 바리..... 그녀는 할머니,...
    전통설화 바리데기 이야기가 이 책의 모티브인듯 하다......
    북한의 7딸중 7번째로 태어난 바리.....
    그녀는 할머니, 부모님 6명의 언니들과 평화로운 삶을 산다....
    그러다가 가족들과 헤어지고 가족들의 죽음과 만나고 그러면서 중국으로의 밀입국...
    영국으로의 밀항......바리데기는 그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이기고 영국에서의 삶을 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북한의 참상과 전쟁의 공포 인간의 대한 두려움을 잘 표현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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