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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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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6쪽 | | 195*137*17mm
ISBN-10 : 1185585699
ISBN-13 : 9791185585697
펭귄의 여름 중고
저자 이원영 | 출판사 생각의힘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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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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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깨끗한 책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yojo*** 2020.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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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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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마을’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남극 킹조지 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 벌써 5년째,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매년 남극의 여름으로 떠나 세종과학기지에 머물며 펭귄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펭귄은 짧은 다리, 불룩한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때문에 덤벙거리는 하루를 보낼 것 같지만 사실은 여름 내내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며 온종일 바다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는, 성실한 일상을 사는 동물이다. 그 모습에 기어이 반해버린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본업인 연구와 함께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부지런히 펭귄의 여름을 기록했다.

저자소개

저자 :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동물행동학자. 여름엔 북극, 겨울엔 남극을 오가며 펭귄을 비롯한 동물의 행동 생태를 연구한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을 가장 좋아했고, 지금도 그렇다. 과학적 발견들을 나누는 데 관심이 많아 팟캐스트 ‘이원영의 새, 동물, 생태 이야기’,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원영의 남극 일기’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일보〉에 ‘이원영의 펭귄 뉴스’를 연재하고 있다. 저서로 《여름엔 북극에 갑니다》, 《아틱 노트》(공저), 《물속을 나는 새》가 있다.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1부 여름의 시작
남극행
남극체험단
기지의 역사
칠레 방문단
펭귄마을
성장
떠남
공존
쿠이먼
블리자드
추적
포획
크리스마스이브
선물
기다림

2부 성장의 계절
아들레이 섬
실종
복귀
요리
송년
신년
온난화
두 번째 캠핑
반복
상처
펭귄의 후각
죽음


3부 사랑의 방식

고쿠분
새싹
발자국
짚신벌레
안개

조금은 특별한 사랑

호기심
단식
보육원
변화
준비
출남극

에필로그
부록 영상으로 보는 펭귄의 여름

책 속으로

올해로 5년째, 매년 겨울이면 남극에 간다.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따뜻한 남반구의 여름은 동물들이 번식하는 기간이다. 수천 쌍의 펭귄은 좁은 육지에 빽빽하게 들어차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둥지 앞에서 기다리다가 부모 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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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5년째, 매년 겨울이면 남극에 간다.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따뜻한 남반구의 여름은 동물들이 번식하는 기간이다. 수천 쌍의 펭귄은 좁은 육지에 빽빽하게 들어차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둥지 앞에서 기다리다가 부모 펭귄을 잡아 위치기록계를 부착하거나 새끼가 얼마나 컸는지 무게를 재고 성장치를 측정한다. 내게 남극의 여름은 매일같이 펭귄에게 다가가 궁금증을 해결하려 애쓰는 시간이다.
_ 프롤로그, 15~16쪽

“남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기지에서 나온 해상안전대원이 손을 흔들었다.
“나와주셔서 감사해요!”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크게 대답했다. 긴장했던 몸과 마음이 조금은 느슨해졌다. 함께 온 10명의 일행들 표정도 다들 밝아졌다. 보트는 바다를 가로질러 기지로 향했다. 수면으로 튀어 오르는 젠투펭귄 2마리가 눈에 띄었다. 남극에 왔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실감 났다.
30분쯤 지나 보트는 세종기지 앞 부두에 닿았다. 1년 전 세종기지에서 함께 생활했던 대원들이 마중을 나와 있다. 지난해에도 나는 이맘때 남극에 왔다가 2월에 한국으로 돌아갔고, 월동대원들은 기지에 남아 겨울을 보냈다. 열 달 만에 보는 얼굴들이 너무 정겹다.
_ 남극행, 28~29쪽

지금 12월의 남극은 여름이 한창이다. 기온이 영상으로 오를 만큼 날씨가 따뜻해지고 해빙이 녹아 바다가 드러나면 ‘나레브스키 포인트(Narebski Point)’라 불리는 이곳 펭귄마을엔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5천여 쌍이 모여 둥지를 만든다. 펭귄들은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같은 자리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 번식하는 펭귄의 숫자가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다. 턱끈펭귄은 대부분 아직 알을 품고 있고 젠투펭귄은 부화한 둥지가 꽤 많이 보인다. 이제 막 알에서 깨어나고 있는 새끼들도 눈에 띄었다.
_ 남극행, 30쪽

2천 쌍의 펭귄 중 20쌍의 펭귄을 고르는 데는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첫 번째는 새끼의 건강이다. 가장 먼저 2마리의 새끼가 모두 발육 상태가 좋은지 확인한다. 부모에게 먹이를 잘 받아먹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녀석들이 좋다. 두 번째는 부모의 건강이다. 깃털 빛깔이 좋고 덩치도 커 보이는지를 확인한다.
그렇게 고른 부모 펭귄들에게는 특별한 장치를 부착한다. 초 단위로 위치를 저장하는 위치기록계다. 이 장치에 기록된 위치 정보가 펭귄들이 어디에 가서 주식인 남극 크릴(Antractic Krill)을 잡아먹었는지를 알려주는데, 그 정보를 얻으려면 펭귄에게 부착했던 위치기록계를 회수해야 한다(워낙 고가이기도 하다). 바다에 나갔을 때 포식자에게 잡아먹히지 않고 살아서 돌아올 거라는 확신을 줄 만한 건강한 부모 펭귄을 고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이 조사가 무사히 진행된다면 이번 번식기가 끝날 즈음 펭귄들의 취식지가 예년에 비해 어떻게 변했는지, 새끼들을 성공적으로 잘 키워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_ 남극체험단, 35쪽

1830년에 출판된 지질학자 찰스 라이엘의 책 《지질학의 원리(Principles of Geology)》는 오랜 세월에 걸친 지층의 변화 과정을 담고 있다. 1831년 비글호 항해를 떠난 찰스 다윈은 배 안에서 이 책을 곁에 두고 읽으며 생명체도 지층과 마찬가지로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때의 기록을 모아 1839년 《비글호 항해기(The Voyage of he Beagle)》를 출판한다. 자연 선택설에 기반한 다윈의 진화론은 생물학뿐만 아니라 철학과 사회과학 분야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장순근 박사는 1990년 1월, 남극에서 연구를 마치고 귀국하던 중 뉴욕의 한 서점에서 《비글호 항해기》 원서를 구입해 읽다가 책에 푹 빠졌다. 결국 그해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1년이 조금 넘는 월동 기간 동안 그 책을 한국어로 옮기는 작업을 했고, 1993년 한국에 완역본이 나왔다. 그리고 지금 내 책상엔 장순근 박사의 사인이 담긴 책이 놓여 있다. 지층이 쌓이며 그 틈에 생물의 흔적이 남는 것처럼 200여 년 전 라이엘의 《지질학의 원리》는 《비글호 항해기》에 전달되었고, 그 책이 다시 장순근 박사의 손을 빌어 지금 내 서재에 꽂혀 있다.
_ 기지의 역사, 40~41쪽

영장류학자인 제인 구달 박사는 탄자니아 곰베(Gombe)에서 침팬지를 관찰하며 흰 수염이 있는 녀석에게 ‘데이비드 그레이비어드(David Greybeard)’라는 이름을, 덩치가 큰 녀석에게 ‘골리앗(Goliath)’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연구자가 동물에게 이름을 붙이고 관찰한다는 사실 때문에 당시 큰 비판을 받았고, 여전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구달 박사는 멋진 동물들에게 그에 걸맞은 멋진 이름을 지어주었을 뿐이다.
젠투펭귄 가족에게 붙여줄 그럴듯한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아서 고민하다가 남극세종과학기지의 이름을 따기로 했다. 그래, 아빠는 ‘세종’이라고 부르자. 그러면 엄마는 ‘남극’. 2마리의 새끼는 남극의 여름과 한국의 겨울에 태어났으니 각각 ‘여름’, ‘겨울’. 남극과 세종 사이에 태어난 여름이와 겨울이! 마음에 든다.
_ 성장, 56~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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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펭귄마을’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남극 킹조지 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 벌써 5년째,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매년 남극의 여름으로 떠나 세종과학기지에 머물며 펭귄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펭귄은 짧은 다리, 불룩한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때문에...

[출판사서평 더 보기]

‘펭귄마을’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남극 킹조지 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 벌써 5년째,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매년 남극의 여름으로 떠나 세종과학기지에 머물며 펭귄마을을 방문하고 있다. 펭귄은 짧은 다리, 불룩한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 때문에 덤벙거리는 하루를 보낼 것 같지만 사실은 여름 내내 알을 품고 새끼를 키우며 온종일 바다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는, 성실한 일상을 사는 동물이다. 그 모습에 기어이 반해버린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본업인 연구와 함께 틈틈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며 부지런히 펭귄의 여름을 기록했다.

“내가 꿈꾸기만 했던 로망 속에서라면, 나는 결코 이런 장면을 만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이 들려주는 이야기 덕분에 펭귄의 여름이 내가 사는 서울의 계절에 스며든다. 멋진 일이다. 이원영 박사님, 우리를 위해 계속 수고 좀 부탁해요.”
_ 김하나(《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저자, 팟캐스트 ‘책읽아웃: 김하나의 측면돌파’ 진행자)

성실한 여름을 보내는 펭귄과
부지런히 기록하는 동물행동학자가
남극에서 맞닿은 순간들

“올해로 5년째, 매년 겨울이면 남극에 간다. 1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따뜻한 남반구의 여름은 동물들이 번식하는 기간이다. 수천 쌍의 펭귄은 좁은 육지에 빽빽하게 들어차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다. 그 기간 동안 나는 둥지 앞에서 기다리다가 부모 펭귄을 잡아 위치기록계를 부착하거나 새끼가 얼마나 컸는지 무게를 재고 성장치를 측정한다. 내게 남극의 여름은 매일같이 펭귄에게 다가가 궁금증을 해결하려 애쓰는 시간이다.”
_ 본문에서

여름이면 북극으로, 겨울이면 남극으로 떠나는 동물행동학자 이원영.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매년 한 번씩 남쪽의 끝과 북쪽의 끝으로 날아가 그곳에 사는 동물의 행동 생태를 연구한다. 그런 그가 남극에서 부지런히 뒤를 쫓으며 연구하는 동물은 펭귄이다.
12월부터 2월 사이는 남극에도 여름이란 계절이 찾아오는 시기다. 기온이 영상으로 오르는 것만으로 ‘여름’과 ‘따듯하다’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곳, 남극에 여름이 오면 젠투펭귄과 턱끈펭귄 5천여 쌍은 킹조지 섬의 ‘나레브스키 포인트’라 불리는 펭귄마을에 모여 부지런히 둥지를 만들고 알을 부화해 새끼를 키운다.
펭귄들이 새끼를 키워내느라 두 달 남짓한 짧은 여름을 압축해서 사는 바로 그 시기에, 이원영은 남극의 킹조지 섬으로 날아가 세종과학기지에 짐을 부리고 매일같이 펭귄마을을 찾는다. ‘올해 번식 상황은 어떨까?’ ‘지금쯤 젠투펭귄의 알은 부화했겠지?’ 남극의 여름을 “매일같이 펭귄에게 다가가 궁금증을 해결하려 애쓰는 시간”이라 말하는 저자는 본업인 연구와 함께 펭귄들과 함께 보낸 43일의 일상을 글과 그림으로 부지런히 기록했다.

“그렇게 매일 펭귄을 바라보다가 그만, 펭귄이 너무 좋아졌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은 ‘펭귄 박사’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평소 현장에서의 과학적 발견을 사람들과 나누는 데 관심이 많아 SNS는 물론 네이버 오디오클립 ‘이원영의 남극 일기’, 팟캐스트 ‘이원영의 새, 동물, 생태 이야기’, 한국일보 ‘이원영의 펭귄 뉴스’ 연재 등으로 극지와 펭귄, 동물과 생태에 대한 이야기를 부지런히 전해왔다.
하지만 이 책에는 ‘펭귄 박사’ 이전에 ‘펭귄 덕후’인 그의 면모가 더욱 짙게 담겨 있다. “커다란 눈, 검은 등에 하얀 배, 분홍 발로 뒤뚱거리며 눈 위를 걷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연구 대상이라는 생각보다는 그저 사랑스러운 남극의 동물로 느껴진다”와 같은 말들 때문일까. 남극행을 위해 칠레 공군기에 오르는 순간부터 출남극 후 다시 도시의 나무와 아스팔트의 냄새를 맡는 순간까지, 저자는 그사이에 보고 듣고 겪고 만나고 느끼고 생각한 대부분의 것들을 기록으로 남겼다.
데이터 수집을 위해 하루 종일 펭귄의 등에 위치기록계를 붙였다가 회수하는 일부터 한 펭귄 가족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마음에 든다!’ 하며 기뻐하는 일, 바다에 나갔던 펭귄이 돌아오지 않아 걱정하는 일, 펭귄을 잡다가 날개에 맞아 멍이 든 일, 도둑갈매기에게 잡아먹힌 새끼 펭귄을 보며 연구자의 개입을 고민하는 일, 현재 연구의 기반이 된 업적을 이뤄낸 다른 과학자들을 만나 즐거워하거나, 데이터를 통해 펭귄의 바닷속 이동 경로를 살펴보다 마치 길을 훤히 알고 있다는 듯이 일정한 경로에 감탄하는 일 등 남극에서의 일상이 세세히 담겼다.
펭귄의 성장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고 싶어 이 책을 썼다는 저자의 진심이 글과 그림으로 우리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동물을 향한 애정과 그들과의 공존을 고민하는 한 연구자의 기록이 아주 먼 극지의 동물을 새롭게, 그리고 아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우리는 결국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남극에서 지낸 하루하루를 기록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펭귄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관찰일기이기도 하다. 펭귄이 알을 깨고 나와 혼자 살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싶었다.”
_ 본문에서

저자는 어릴 적 좋아하는 곤충을 채집하고 재미 삼아 키워보려 했다가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금방 죽어나가는 모습에 자신의 애정이 잔인함이었음을 깨달았다. 그 후로 표현의 방식을 ‘채집’에서 ‘바라보기’로 전환해, ‘바라보기’로 동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동물행동학자가 되었다.
이 책은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의 생활과 펭귄의 생물·생태학적 특징(수면, 잠수 깊이와 시간, 번식과 성장, 취식지, 깃갈이 등)을 다양하게 이야기하지만, 결국은 한 인간이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귀여운 생김새 때문에 너무나 쉽게 유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펭귄. 그러나 펭귄은 사실 남극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동물이다. 인류에게 언제나 신비로운 장소인 남극과 매년 여름 한곳에 모여 번식을 이어가는 5천여 쌍의 펭귄을 관찰하는 과학자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펭귄과 극지에 대한 지식은 물론 동물과 함께 지구에 공존하는 한 생물종으로서의 인간을 돌아보게 한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의 이야기가 저 멀리 남극, 펭귄의 여름을 당신의 곁으로 불러들인다.

극지에 가서 지내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다. 환경은 단순하고 그로 인해 삶도 단순해지며 스마트폰도 잘 터지지 않고 자연히 내면을 더 들여다보게 될 듯한 그곳에서 여러 날을 머물러보고 싶다. 물론 이것은 로망에 불과해, 나는 인간에게 가혹한 환경에서 잘 지낼 만한 위인이 못 된다.
그러나 내게는 로망을 대신 실현해주는 사람이 있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이다. 매년 겨울이면 남극으로, 여름이면 북극으로 극지의 동물과 생태를 연구하러 떠나는 그는 혹독한 추위도 나 대신 겪어주고, 몇 끼니씩 라면으로 때우며 캠핑을 하기도 하고, 펭귄의 분변을 뒤집어쓰거나 날개에 흠씬 두들겨 맞기까지 하면서도 관찰일지를 꼬박꼬박 써준다(펭귄이 분변을 발사하는 장면까지 세밀하게 그려서). 내 눈으로 직접 귀여운 펭귄들을 관찰할 수 없다는 건 아쉽지만 관광객들에게 자주 노출된 펭귄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며 번식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하니, 이 책으로 대신하는 게 펭귄에게도 내게도 이로울 것이다.
담담하게 읽어 내려가는 남극의 시간 속에서 어떤 펭귄은 돌아오지 않고, 어떤 펭귄은 죽는다. 그리고 내년이면 또 다른 새끼 펭귄들이 보송한 솜털을 입고 태어날 것이다.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바람이 세찬 날, 바다에 뛰어들기가 겁나는지 1시간도 넘게 부서지는 파도를 맞으며 서 있던 펭귄들의 뒷모습이다. 펭귄들도 사는 게 녹록지 않구나. 그 모습이 한동안 마음에 남았다.
내가 꿈꾸기만 했던 로망 속에서라면, 나는 결코 이런 장면을 만나지는 못했을 것이다. 동물행동학자 이원영이 들려주는 이야기 덕분에 펭귄의 여름이 내가 사는 서울의 계절에 스며든다. 멋진 일이다. 이원영 박사님, 우리를 위해 계속 수고 좀 부탁해요.
- 김하나(《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저자, 팟캐스트 ‘책읽아웃: 김하나의 측면돌파’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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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남극에서 펭귄을 쫓는 어는 동물행동학자의 일기.성실한 여름을 보내는 펭귄과 부지런히 기록하는 동물행동학자가 남극에서 맞닿은 순...

    남극에서 펭귄을 쫓는 어는 동물행동학자의 일기.
    성실한 여름을 보내는 펭귄과 부지런히 기록하는 동물행동학자가 남극에서 맞닿은 순간들.
    펭귄의 여름 / 이원영 글€그림 / 생각의힘

     

    "내게 남극의 여름은 매일같이 펭귄에게 다가가 궁금증을 해결하려 애쓰는 시간이다."

     

    43일 동안의 남극생활 기록일기면서, 펭귄의 성장과정 관찰일기이다. 
    꾸밈없는 문장들은 편안했고, 문장 속 저자의 따뜻함은 온전히 느껴졌다.
    더불어 펭귄과 자연을 대하는 저자의 진지한 생각도 볼 수 있었다.  
    €관광객들에게 자주 노출된 펭귄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번식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P51)
    €펭귄을 관찰하면서 자꾸만 공평함을 고민하게 된다. (P56)
    €그래, 아빠는 ‘세종’이라고 부르자. 그러면 엄마는 ‘남극’. 2마리의 새끼는 남극의 여름과 한국의 겨울에서 태어났으니 각각 ‘여름’, ‘겨울’. 남극과 세종 사이에 태어난 여름이와 겨울이! 마음에 든다. (P57)
    €자연을 만들어 내는 색은 순간적으로 나타나고 이내 사라지지만 마음에는 오랫동안 남는다. (P65)
    €정말 좋아서 시작하게 된 연구지만, 과학적 목적을 위해 동물을 괴롭혔다는 사실이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P123)
    €누군가는 노랫말 속 세상이 그저 꿈 같은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나는 그 노래<Imagine. 존레논>를 들으면 남극을 떠올린다. (P134)
    €내가 개입해도 될까. 구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그대로 두는 것이 옳을까? 도둑갈매기를 쫓아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대로 지켜보기로 했다. (P166)
    €우리는 연구자로서 펭귄에게 예의를 지키고자 노력했다. (P184)

    읽는 동안 가끔씩 눈을 감고 남극의 여름 풍경을 상상했다.
    가 보지 못한 곳이지만 무척이나 친근했고, ‘남극’과 ‘펭귄’이 주는 시원함과 따뜻함에 풍요로웠다.
    펭귄의 여름이 나의 여름에 포개졌다.  

     

    여름의 시작.
    -남극에 닿았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워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던 날. 차가운 바람에 섞여 날리는 눈이 따뜻하게 느껴졌던 기억이 난다.
    -‘나레브스키 포인트’, ‘펭귄마을’.
    -연구를 하다가 막히는 부분이 있거나 집중이 잘되지 않을 땐 가끔 다윈의 초상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액자 속 사진엔 머리가 벗겨지고 수염이 가득한 영국 사람의 흑백 상반신이 있다. 나에게 다윈은 우상이다.
    -‘저 둘은 어떻게 싸우지도 않고 잘 지낼까?’하는 궁금증이 생겼지만, 이내 ‘다른 종이라고 꼭 싸울 필요는 없잖아’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세한 날개의 떨림도 보인다. 한번 괴롭힘을 당한 펭귄들은 인간의 접근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오늘 내가 보고 있는 바람이 이제껏 본 것 가운데 가장 무섭고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은 길을 훤히 꿰뚫고 있다는 듯 자유롭게 남극 바다를 누비고 있었다.
    -남극에서 흘린 땀을 식혀준 차가운 아이스크림이 어느새 배 속에서 따뜻하게 녹아 배고픔을 달래주었다.

     

    성장의 계절.
    -일식이 생각날 땐 튀김우동을 먹고, 중식이 생각날 땐 짜파게티를 먹는다. 가끔 지겨울 땐 비빔면이 별미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는 알 수 없는 것,. 어떤 연구는 이렇게 긴 호흡이 필요하다.
    -남극에서 적도에 갈 계획을 세우다니, 문득 피식 웃음이 났다.
    -그래도 바다로 나서기를 반복한다. 올해가 지나고 내년에도 같은 자리로 돌아와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운다.
    -어서 능숙한 연구자가 되어 상처 없이 펭귄을 잘 다루어야 할 텐데. 멍이 든 자리가 계속 욱신거렸다.
    -지금도 명확한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남극은 언뜻 고요하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펭귄과 인간 모두에게 힘든 공간이다. 도처에 사고 위험이 있으며 죽은 이들도 많다.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의 삶도 그리 만만치 않다.

     

    사랑의 방식
    -살려는 의지와 죽이려는 의지가 뒤섞인 흔적이다.
    -책을 읽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위안이 된다.
    -대담함은 무모함에, 소심함은 신중함에 가깝다. 따라서 개체가 어떤 환경에 처했느냐에 따라 대담함이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도, 소심함이 목숨을 지켜줄 수도 있다.
    -19세기 유럽에서 온 인간들은 기름을 얻기 위해 몽둥이를 들고서 수많은 펭귄을 죽였다. 문헌에 따르면 1867년 한 회사에서 도살한 임금펭귄이 40만 5,600마리에 이르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부모 펭귄은 새끼의 깃갈이가 끝난 뒤에야 자신의 깃갈이를 시작한다. 자식에게 밥을 먹이고 옷도 다 갈아 입힌 뒤에 자기 옷을 갈아 입는 것이다.
    -그렇게 얻은 데이터를 해석한다고 해도 그들의 생활을 온전히 알아내기는 어렵겠지만 조금씩 이해하고 다가갈 수는 있다. 그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펭귄의 언어로 말을 건네진 못하고 대신 인간의 언어로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 때아닌 더위가 찾아왔다. 작년에 비하면 느즈막이 찾아왔지만, 썩 만남이 달갑지 않다. 더위를 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운...

    때아닌 더위가 찾아왔다. 작년에 비하면 느즈막이 찾아왔지만, 썩 만남이 달갑지 않다. 더위를 타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운 건 더운 거다. 높은 온도에 심기가 불편할 때면 하는 행동들이 있다. 얼음이 가득 들어있는 시원한 음료(물도 좋다)를 들이키거나, 냉동실에서 막 꺼내 손이 시릴 정도로 땡땡 얼어있는 아이스크림을 베어물거나. 그 모든 걸 들고 시원한 배경을 지닌 책을 읽는 것. 오늘은 어제에 비해 온도가 높지 않지만, 잠시 생긴 여유 동안 더위를 물리칠 수 있는 책을 꺼내들었다.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언어가 통하는 인간과는 달리, 인간과 언어가 통하지 않는 동물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인간과 썩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그들에게도 나름의 규칙이 있고 사회가 있다. 그 신비한 세게를 들여다볼 때 해당 동물에 관한 책을 읽으면 이해하기 쉽다. 더운 여름을 한순간에 물리칠 듯한 파란색 표지를 하고 있는 이원영 학자의 <펭귄의 여름>을 꺼낼 수 밖에 없는 날, 그리고 한 시간만에 마지막 책장을 닫고 조금은 쾌적해진 마음으로 이 글을 적어본다.

     

    이 책은 펭귄과 함께 보낸 어느 해 여름, 43일 동안 남극세종과학기지에 머물면서 남긴 기록이다. 43일은 한 달하고 그 절반밖에 되지 않는 짧은 기간이지만, 펭귄이 알에서 깨어나 둥지를 나오고 보육원에 들어가기까지는 충분한 시간이다. | p16

     

    오롯이 '펭귄'을 연구하기 위해 남극으로 떠난 작가는 43일 동안 남극에 거주하며 펭귄만을 연구한다. 그리고 그 하루하루를 글과 그림으로 남겼다. 그렇게 탄생한 <펭귄의 여름>은 펭귄의 특성과 남극의 삶을 자연스럽게 녹여 독자에게 말해준다. 말 그대로 '하루하루'를 담은 글이다보니, 글을 읽으면 그 풍경이 눈앞에 그려진다. 아쿠아리움과 동물원을 한참이나 안 간 나로선 펭귄은 일러스트, 즉 캐릭터 이미지로 더 익숙하다. 왠지 모르게 귀엽기만 할 것 같은 펭귄에게도 각자의 삶이 있고 가족이 있으며, 죽음이 있다. 그들을 연구하는 사람이 적은 글이라면 냉정하고 딱딱할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똑같이 생긴듯한 펭귄에게 이름을 붙여 애정을 담기도 하고, 무엇보다 각각의 특징을 담은 작가의 손그림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세상이 남극처럼 바뀐다면 어떨까. 전쟁도 없이, 가난한 사람도 없이.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할 텐데.

    <펭귄의 여름>을 읽으며 펭귄만큼 '남극'이라는 공간의 매력에 빠졌다. 이 책을 시작으로 남극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다른 책을 찾아볼 생각이다. 남극은 국가가 아니다. 말 그대로 누구도 '관리'하는 공간이 아니다. 오로지 연구를 위한 공간. 그렇다보니 빈부가 없고 차별이 없으며, 당연히 전쟁도 없다. 아무도 관여하지 않기에 평화로운 곳. 누군가는 적막하고 지루한 곳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요즘처럼 자신의 것을 차지하기 위해 기를 쓰고 피로하게 사는 사회에게 남극이라는 공간이 던지는 메시지는 꽤나 묵직하다. 작가는 책의 말미에 이런 이야기를 한다.

    여기선 남극을 나간다는 의미로 '출남극'이란 용어를 쓴다. 보통 비행기를 타고 나른 나라로 갈 때 '출국'이란 표현을 쓰지만, 남극에서 나갈 땐 출국이 아니다. 남극은 누구의 나라도 아니기 때문이다. 출남극은 국가의 소속이 아닌 땅에서 국가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지갑과 여권이 필요한 세계로. | 243

    어딘가의 소속되어 있는 삶은 안정적이지만, 한편으로 제한적이다. 자유로운 삶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 없듯 남극에 사는 동물들은 저마다의 규칙이 있다. 책에서도 갑자기 사라진 펭귄이 나오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아 죽음을 맞이하는 아기 펭귄도 나온다. 그러나 그것은 슬픈 일이라고 말할 수 없다. 자연스러운 생태계에서 인간의 안일한 감정이 개입하는 순간 오히려 혼란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관리해주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국가에 소속된 나로선 남극의 섬짓한 모습이 적응하기 어렵지만 자체의 공간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태계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커졌다.

     

    더운 여름이 찾아오고, 그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읽은 책에서 만난 펭귄과 그들의 터는 높은 온도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시원하다. 이와 더불어 펭귄과 그들이 사는 공간을 사랑하는 작가의 따스한 시선까지 느낄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인 이책. 더운 주말 아침에 읽이 딱 좋은 책이었다.

  • 펭귄의 여름 | ka**808 | 2019.07.19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남극에서 펭귄을 ̫는 어느 동물행동학자의 일기 성실한 여름을 보내는 펭귄과 부지런히 기록하는 동물행동...

    남극에서 펭귄을 ̫는 어느 동물행동학자의 일기

    성실한 여름을 보내는 펭귄과 부지런히 기록하는 동물행동학자가 남극에서 맞닿은 순간들

    우리는 결국 다른 존재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이 책은 남극에서 지낸 하루하루를 기록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펭귄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관찰일기이기도 하다. 펭귄이 알을 깨고 나와 혼자 살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싶었다."

    저자는 극지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동물행동학자이다. 여름엔 북극, 겨울엔 남극을 오가며 펭귄을 비롯한 동물의 행동 생태를 연구한다. 한국에선 한겨울인 12월,1월이 남극에선 여름이다. 지금 여름인 한국에서 남극의 얼음대륙을 생각하며 읽다보면 조금은 시원해진 기분도 들고, 애정어린 눈길로 펭귄을 관찰한 저자의 글들을 읽다보면 마음이 따듯해지기도 한다. 


    아무나 갈 수 없는 극지방 남극, 한여름의 최고기온이래야 영상 2도 안팎인 영하의 땅, 그곳에 세종기지가 있고 펭귄마을이 있다. 펭귄과 함께 보낸 43일의 기록은 짧다면 짧을수도 있지만 펭귄이 알에서 깨어나 둥지를 나오고 성채로 자라기까지 충분한 시간이라고 한다. 남극의 여름이라고 해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것이 수시로 '블리자드' 라고 불리는 강한 눈보라가 분다고 한다. 12시간의 시차가 있는 남극에서 인터넷도 끊기고 핸드폰도 안터지는 곳에서 오롯이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은 우리가 수시로 흘려보내는 일상의 시간들보다 몇갑절 길게 느껴질까 몇갑절 짧게 느껴질까...


    창문 밖으로 펭귄들이 걸어가는 모습을 보며 라면을 먹었다. 대피소 안에서도 펭귄 울음소리가 들렸다. 그 풍경이 어딘가 비현실적으로 느껴져 텔레비전으로 펭귄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매년 남극에서 펭귄을 보는 저자도 창문밖 펭귄이 모습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시간이라면 길건 짧건 꿈같은 시간이 아닐까?ㅎㅎ


    동물행동학자인만큼 동물에 대한 기본자세가 남달랐다.

    물론 현재 사용하는 장비와 연구 방법은 동물 윤리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되는 것들이고, 이에 따라 전 세계의 펭귄 연구자들이 공유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백 마리의 펭귄에게 괜찮았어도 1마리의 펭귄에겐 괜찮지 않았을 수 있다. 깃털에 붙은 이물질이 펭귄의 행동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정말 좋아해서 시작하게 된 연구지만, 과학적 목적을 위해 동물을 괴롭혔다는 사실이 모순적으로 느껴진다.

    ϻ동물 윤리의 핵심은 대상 동물의 관점에서 고통을 느끼는지의 여부다. 동물에게 고통을 주지 않는 방법이 우선시되어야 하며, 만약 고통을 준다면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한다.

    연구를 위해 작은 기계장치를 조심스럽게 펭귄깃털에 붙이고 나서 돌아오지 않은 한마리 때문에 잠을 설치는 저자를 보며 동물학자들이 다 이정도의 마음만 가진다면 참 좋겠다 싶었다. 펭귄마을에 갈때마다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줄까봐 발소리를 죽이고 말소리를 삼가해가며 조심스럽게 관찰하고, 관찰하는 동안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펭귄들의 분변을 몸으로 받아내며 애정어린 눈길로 펭귄을 아끼는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남극에서 온난화를 목격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 앞서와 같은 주장을 접하면 당혹스럽다. 때로는 무력감도 느낀다. 기후는 실제로 변하고 있고, 남극의 생태계는 그 결과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매년 빙하가 수십미터씩 줄어들고 있음을 직접 볼 수 있는 연구자이다. 기후변화는 몇몇 나라의 문제가 아니라 전지구적인 문제인데, 지구온난화를 부정하고 기후협정을 탈퇴하는 선진국들에 대한 심정이 무척 답답할 것이다. 그래도 작은 힘을 모아 일단 뭐라도 시작해서 사회적으로 연대하고 세계적으로 공감대를 얻어 협력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도 작은 마음이나마 보태본다.


    극지방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매일매일 비슷한 일상을 보내다보면, 더구나 연구가 마음처럼 잘 안되기라도 하면 더욱 지금 뭐하고 있나 싶을 때가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생활이 지겹고 괴로울 수도 있을 테지만, 반복되는 삶 속에서 참고 기다렸을 때에야 비로소 찾을 수 있는 의미도 있다 는 것또한 배운다. 남극에서. 펭귄들에게서.

    저자가 관찰한 펭귄가족이 있었다. 부부사이에 아기펭귄 두마리. 그러던 어느날 아기펭귄이 한마리만 남은 것을 보았다. 원인은 모르지만 죽은 아기펭귄을 보며 저자는 고민한다. 속으로 이름까지 붙여주고 다른 펭귄가족들보다 더 애정을 갖고 관찰하던 아기펭귄이었기때문에 마음은 무덤이라도 만들어 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대로 지나간다.

    사체는 결국 도둑갈매기에게 먹히고 있었다. 늘 겪는 일이지만 날카로운 부리에 찢기는 모습은 차마 보기가 힘들다. 내가 개입해도 될까. 구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그대로 두는 것이 옳을까? 도둑갈매기를 ̫아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그대로 지켜보기로 했다.

    자연은 자연그대로 둘때가 가장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해야 한다. 우리는.


    관찰일기이다 보니 시간순서대로 차분히 아기펭귄의 성장을 지켜보는 느낌이었는데, 번외로 붙여진 이야기들에서 흥미로운 에피소드들도 있었다. 펭귄사회에서 동성애 라던가, 4일간 바다에서 쉬지 않고 헤엄을 치는 동안 어떻게 잠을 안 잘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 같은 것들...


    아기펭귄이 거의 성채크기로 자랐을 때 남극의 여름은 끝나가고 있었다. 그때 펭귄들은 깃갈이를 한다고 한다.

    ϻ펭귄에게 깃은 일종의 방수복인데 늘 이 방수복을 입은 채로 생활하기 때문에 헤져서 기능을 제대로 못하게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펭귄은 1년에 한 번씩 깃갈이를 하며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깃갈이는 보통 2~3주 정도 걸리며 이 기간 동안 펭귄은 바다에 들어가지 않고 육지게 가만히 서서 깃털이 새로 나기만을 기다린다. 바다에 나가지 않으면 사냥을 할 수 없으므로 자동적으로 단식에 들어가는  셈이다. 깃갈이를 하는 동안 펭귄은 영양 공급이 끊긴 상태를 참아내며 체내에 축적된 지방과 단백질로 몸 상태를 유지하고 깃털을 만들어야 한다.

    어린 펭귄은 깃갈이를 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부모에게서 먹이를 받아 먹었다. 그래서 부모펭귄은 새끼의 깃갈이가 끝난 뒤에야 자신의 깃갈이를 시작한다. 자식에게 밥을 먹이고 옷도 다 갈아 입힌 뒤에 자기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자연은 늘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알게되도 감동적인 것 같다.


    부부펭귄이 번갈아 가며 알을 품느라 선채로 며칠씩 보내고, 부부가 번갈아 가며 사냥을 다녀와서 새끼에게 먹이를 주고, 덩치가 부모만큼 커진 새끼의 마지막 옷입기까지 돌봐주고 나서야 펭귄부부의 여름은 끝난다. 이 여름은 매년 오고 펭귄들은 매년 새끼들을 키워낸다. 그런데 빙하가 녹고 먹이가 줄고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펭귄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었다. 펭귄들이 살지 못하는 환경이 인간이 살기 좋은 환경이 된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자연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펭귄들이 펭귄들의 땅에서 건강하게 잘 살아갈때 인간들은 인간들의 땅에서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환경보호가 지구온난화해결이 좀더 속도를 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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