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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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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쪽 | 규격外
ISBN-10 : 8959894648
ISBN-13 : 9788959894642
영국을 걷다 중고
저자 이영철 | 출판사 미래의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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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5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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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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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보여행길로 손꼽히는 ‘코스트 투 코스트’ 길을 걸어보자! 흔히 영국이라 하면 빅벤과 런던아이, 대영박물관 등으로 대표되는 런던의 관광 명소들을 떠올릴 것이다. 빨간 이층버스가 거리를 내달리는 복잡하고 활기찬 도심의 풍경이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영국의 모습이다. 하지만 여기, 영국을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도심 속 유명 관광지가 아닌,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대자연 속을 배낭을 메고 두 발로 걷는 여행이다.

영국의 잉글랜드 북부 지방을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는 도보여행길을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라 부른다. 이 길은 영국의 여행 작가 앨프리드 웨인라이트가 개척하여 1973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장거리 트레일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10대 도보여행길’로 꼽히는 등 유럽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영국을 걷다』는 이처럼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보여행길로 손꼽히는 ‘코스트 투 코스트’ 길을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첫 책이다.

저자소개

저자 : 이영철
저자 이영철은 30년간 성실히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하자마자 배낭 하나 둘러메고 도보여행을 시작했다. 사는 것이 바빠 오래도록 마음 한편에 접어두었던 꿈, ‘세계 10대 트레일’을 완주하고 싶다는 소망은 그렇게 현실이 되었다. 퇴직 후 5년 만에 ‘영국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를 비롯해 10대 트레일을 모두 완주하고, 3권의 여행에세이 《안나푸르나에서 산티아고까지》, 《동해안 해파랑길, 걷는 자의 행복》, 《투르 드 몽블랑 트레킹》(근간)을 썼다.

목차

프롤로그
길 떠나기에 앞서

1 레이크 디스트릭트
Day 0 세인트비스
Day 1 에너데일 브리지
Day 2 로스웨이트
Day 3 랭데일 골짜기
Day 3+ 그래스미어
Day 4 샤프

2 요크셔 데일스
Day 5 오턴
Day 6 커비스티븐
Day 7 켈드
Day 8 리스
Day 9 리치먼드
Day 10 댄비위스크

3 노스요크 무어스
Day 11 오스머덜리
Day 12 클레이뱅크 톱
Day 13 블래이키 리지
Day 14 그로스몬트
Day 15 호스커
Day 15+ 로빈후즈베이
Day 16 휫비

에필로그
부록: CTC 코스별 여행 정보

책 속으로

잉글랜드 북부의 황무지를 일컫는 ‘무어(moor)’라는 단어에는 누구든 시인이 되게 만드는, 시적인 무언가가 담겨 있다. 무어랜드의 거센 바람에 맞서며 보라빛 헤더(Heather) 꽃밭을 걷는 동안,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함께 말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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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북부의 황무지를 일컫는 ‘무어(moor)’라는 단어에는 누구든 시인이 되게 만드는, 시적인 무언가가 담겨 있다. 무어랜드의 거센 바람에 맞서며 보라빛 헤더(Heather) 꽃밭을 걷는 동안, 《폭풍의 언덕》의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이 함께 말 달리던 환영과 자주 만나곤 하였다. _9쪽, [프롤로그] 중에서

바지 주머니에서 조약돌 하나를 만지작거리다 탁자에 올려놓았다. 세인트비스 해변을 떠날 때 몇 개 주웠다며 팀스 씨가 방금 전 헤어질 때 선물로 쥐어준 것이다. 볼펜을 꺼내어 매끄러운 조약돌에 ‘TIMS’라고 썼다. 소중한 보물처럼 흰 종이에 싸서 배낭 깊숙이 집어넣었다.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은 첫날 세인트비스 해안에서 조약돌 하나를 주워 간직해둔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 날 로빈후즈베이 앞바다에 멀리 던진다는 것이다. 그의 마지막 말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묵직하게 가슴에 남는다.
“미스터 리, 이 조약돌이 당신을 저 멀리 로빈후즈베이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줄 겁니다.”
_49쪽, [Day 1 에너데일 브리지] 중에서

어제까지와는 지세가 완전히 바뀌었다. 레이크 디스트릭트 국립공원 안에서는 매일 산을 하나씩 넘었고, 매일 호숫가를 지났다. 주변은 늘 산과 호수였다. 헉헉거리며 산을 오르던 그때와는 확연히 달라져서 이젠 사방 곳곳이 평평한 초원이다.
본디 바람이 거센 날이 아니었다. 제멋대로 설쳐대는 바람 물결을 막아설 것은 지평선 안에 무엇도 있지 않았다. 초원을 뒤덮은 잡초와 야생화들은 이깟 바람 따위 면역이 되었다는 눈치다. 대지에 바싹 붙어 아주 낮은 자세로 저들끼리 똘똘 뭉쳐 있다. 나무들은 어쩐 일인지 한 그루 두 그루씩 서로서로 먼 거리를 두고 외롭게 서 있다. 흔들리지 않으며 꼿꼿함을 유지하려 나름대로 애쓰는 모습들이다.
_111~112쪽, [Day 5 오턴] 중에서

멀리 앞서가던 부부가 마주오던 사람을 세워서 뭔가를 열심히 물어보고 있다. 지도를 사이에 두고 양쪽 다 연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걸로 보아, 뭔가 착오가 있는 모양이다. 좀 이상하다고 느끼며 긴가민가 따라왔는데 역시나 길을 잘못 든 모양이다. 중간부터 어쩐지 미심쩍었지만 나로선 부부를 따라가는 게 최선이었다. 이 드넓은 광야에서 나 혼자 떨어져선 안 되는 것이다. 자신들이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나 확인하는지 부부는 배낭을 내려놓고 지도 위에서 연신 머리를 맞대고 있다.
“미스터 리, 우리가 길을 잘못 들었다. 어느 방향인지 혹시 감이 안 잡히나?”
가까이 다가간 나에게 남편이 물어오지만 그들을 졸졸 따라오기만 했던 내가 알 턱이 없다. 도움이 될 만한 대답을 못 해주는 게 민망해졌다. _124~125쪽, [Day 6 커비스티븐] 중에서

조금 전까지도 맑았던 하늘이 갑자기 비를 쏟아붓기 시작한다. 신성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물렀다는 꾸지람인지, 나인 스탠다즈를 떠나자마자부터였다. 산 정상이란 곳의 날씨는 늘 이런 식이다. 천방지축 변덕꾸러기인 것이다. 그보다는, 이곳이 영국임을 생각한다면 이런 비는 너무나 당연하고 영국스러운 현상이다. 영국인의 삶과 늘 함께해온 비를 나는 좀 더 반길 줄도 알고 익숙해지기도 해야겠다. 걷기 시작한 지 오늘로서 7일째, 첫날 오후 빼고는 이후 5일 연속, 걷는 도중에 비를 만난 적이 없다. 영국의 날씨는 그동안 나에게 너무나 관대했던 것이다. _145쪽, [Day 7 켈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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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 영국의 문학과 역사를 가로지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걷기 여행 영국 잉글랜드의 북부 지방을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는 도보여행길을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라 부른다. 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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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
영국의 문학과 역사를 가로지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걷기 여행


영국 잉글랜드의 북부 지방을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는 도보여행길을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라 부른다. 이 길은 영국의 여행 작가 앨프리드 웨인라이트가 1973년에 개척하여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장거리 트레일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10대 도보여행길’로 꼽히는 등 유럽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길은 잉글랜드의 3대 국립공원인 ‘레이크 디스트릭트’, ‘요크셔 데일스’, ‘노스요크 무어스’를 연이어 관통하는 코스로, 드넓게 펼쳐진 진초록의 대자연이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곳이다. 또한 광활한 요크셔 지방은 영국의 세계적인 명작인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의 배경이 된 장소이자, 저자인 에밀리 브론테와 샬럿 브론테 자매들이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곳이다. 이 길의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보랏빛 야생화 헤더꽃, 그리고 황무지 무어랜드의 거센 바람은 독자로 하여금 절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비극적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걷기의 심장과 영혼 같은 곳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이곳이다!”
- 《론리 플래닛》

‘세계 10대 도보여행길’로 선정된
영국의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


흔히 영국이라 하면 빅벤과 런던아이, 대영박물관 등으로 대표되는 런던의 관광 명소들을 떠올릴 것이다. 빨간 이층버스가 거리를 내달리는 복잡하고 활기찬 도심의 풍경이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영국의 모습이다. 하지만 여기, 영국을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도심 속 유명 관광지가 아닌,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대자연 속을 배낭을 메고 두 발로 걷는 여행이다.

영국의 잉글랜드 북부 지방을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는 도보여행길을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라 부른다. 이 길은 영국의 여행 작가 앨프리드 웨인라이트가 개척하여 1973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장거리 트레일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10대 도보여행길’로 꼽히는 등 유럽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엔 아직까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이 책은 이처럼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보여행길로 손꼽히는 ‘코스트 투 코스트’ 길을 본격적으로 국내에 소개하는 첫 책이다.

아이리시 해에서 북해까지 315킬로미터,
15박 16일간 온전한 나를 마주하는 걷기 여행


총거리 315킬로미터, 섬나라 영국의 서해안인 ‘아이리시 해’에서 출발하여 동쪽 끝 ‘북해’까지 묵묵히 걷는 여정이다. 물론 마냥 평지만을 걷는 것은 아니고, 곳곳에 펼쳐진 해발고도 300미터, 600미터, 최고 고도 950미터의 산들을 오르내리는 다소 체력이 요구되는 여행이다.

잉글랜드의 3대 국립공원인 ‘레이크 디스트릭트’, ‘요크셔 데일스’, ‘노스요크 무어스’를 연이어 관통하는 코스로도 유명한 이 길은, 드넓게 펼쳐진 진초록의 대자연이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곳이다. 걷고 또 걷는 15박 16일의 시간 속에서 여행자는 온전한 자기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저자는 그래서 이 길이 산티아고 순례길과 닮았다고 말한다.

영국의 문학과 역사를 가로지르는
세상에서 가장 경이로운 길


그러나 코스트 투 코스트 길이 다른 트레킹 길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지점은, 그 길 속에서 영국의 문학과 역사의 향취를 진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길에서 만나는 첫 번째 국립공원 지역인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영국의 낭만파 시인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고향으로, 시인은 이곳을 일컬어 “인간이 발견한 가장 사랑스러운 곳”이라 말했다.

또한 광활한 요크셔 지방은 세계적인 명작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의 배경이 된 장소이자, 저자인 에밀리 브론테와 샬럿 브론테 자매들이 불운한 삶을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길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보랏빛 야생화 헤더와 황무지 무어랜드의 서사적 정경들은 독자로 하여금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비극적 사랑을 절로 떠올리게 할 것이다.

이 책은 거대한 자연 속을 트레킹하는 여행 에세이인 동시에, 영국 땅을 관통하는 역사와 문학의 향취를 전하는 글이다. 세상에서 가장 경이롭고 아름다운 길로 함께 떠나보자.

[책속으로 추가]

하루 30킬로미터 이상씩을 일주일 정도 걷다보면 몸에 슬슬 이상 신호가 오면서, 그동안 굳세던 마음도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한다.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산 좋고 물 좋은 우리나라 금수강산이 있는데 멀리까지 돈 들이고 와서 이 무슨 고생인지, 아직도 3주일을 더 걸어야 하는데 과연 끝까지 갈 수나 있을지, 별의별 생각으로 자신감이 바닥에 이르는 시간에 이른다. 애초에 가졌던 고상한 목표, 낭만적인 상상들은 고된 현실 속에서 뭉게구름 되어 날아가 버리고, 나약해지는 몸과 마음만 남아간다. 그냥 돌아갈까, 말까, 오락가락의 심정으로 타박타박 발걸음을 옮겨갈 때쯤, 길 왼편에 누군가 써놓은 큼지막한 낙서 한 줄에 눈길이 꽂힌다. 산토도밍고에서 그라뇽을 지나 벨로라도 마을로 들어서는 길목에서다.
‘그대 왜 걷는가?’ _169~170쪽, [Day 9 리치먼드] 중에서

아이리시 해를 바라보며 세인트비스를 떠난 지 15일째, 그동안 300킬로미터를 걸어왔고 로빈후즈베이까지 6킬로미터를 남겨두고 있다. 나도 모르게 걸음이 점점 더 느려진다. 어제까지만 해도 어서 빨리 북해 바다에 닿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까 리틀벡 숲을 걸으면서부터 왠지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오후 3시 반, 마지막 마을 하이호스커(High Hawsker)의 삼거리 펍에 눌러앉았다. 이 길이 곧 끝나는데,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이 길 위에서 가급적이면 시간을 좀 더 끌고 싶어졌다. 허기는 졌는데 점심이 당기지는 않는다. 좀 전에 아이들하고 나눠먹은 알사탕의 단맛 때문이리라. 생맥주 한 잔을 비우고 두 잔째를 시키면서 비프스테이크도 함께 주문했다.
‘천천히 먹어야지, 천천히.’
빨리 가서 북해 바다 절벽 위에 서는 것보다는, 이 길에 조금 더 오래 머무르는 게 지금은 더 중요해졌다.
_ 247쪽, [Day 15 호스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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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

    출판사 서평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
    영국의 문학과 역사를 가로지르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걷기 여행


    영국 잉글랜드의 북부 지방을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횡단하는 도보여행길을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라 부른다. 이 길은 영국의 여행 작가 앨프리드 웨인라이트가 1973년에 개척하여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이후 영국을 대표하는 장거리 트레일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10대 도보여행길’로 꼽히는 등 유럽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길은 잉글랜드의 3대 국립공원인 ‘레이크 디스트릭트’, ‘요크셔 데일스’, ‘노스요크 무어스’를 연이어 관통하는 코스로, 드넓게 펼쳐진 진초록의 대자연이 인간을 겸손하게 만드는 곳이다. 또한 광활한 요크셔 지방은 영국의 세계적인 명작인 <폭풍의 언덕>과 <제인 에어>의 배경이 된 장소이자, 저자인 에밀리 브론테와 샬럿 브론테 자매들이 비극적인 삶을 살다 간 곳이다. 이 길의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보랏빛 야생화 헤더꽃, 그리고 황무지 무어랜드의 거센 바람은 독자로 하여금 절로 히스클리프와 캐서린의 비극적 사랑을 떠올리게 한다.
  • 대자연이 말을 걸다 | qu**tz2 | 2017.08.06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몇 해 전부터 걷기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제주 올레길을 비롯하여 전역에 걷기 좋은 코스가 놓였다. 나 또한 북한산 둘레길과 ...

    몇 해 전부터 걷기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제주 올레길을 비롯하여 전역에 걷기 좋은 코스가 놓였다. 나 또한 북한산 둘레길과 서울 둘레길을 연달아 걸으며 걷기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걷기는 우리나라에서만 인기가 있었던 게 아니었다. 어쩌면 우리보다 앞서 느리게 사는 법에 눈 뜬 다른 나라에서는 더 많은 수가 걷기에 이미 동참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영국에는 코스트 투 코스트(CTC)로 불리는 코스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해안에서 출발해 동해 바다에 닿을 때까지 하염없이 걷는 코스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인1973년에 세상에 처음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저자는315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리를 15 16일의 시간을 들여 걸었다. 2주가 약간 넘는 시간인데, 평범한 직장인들이라면 그토록 긴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반만 혹은 일부 구간만을 나눠 걷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이 크다. 저자처럼 퇴직 이후를 노려야 하는 건가, 지레 마음을 내려놓고는 읽기에 집중키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대자연이었다. 유럽에서 아파트는 그다지 환영 받지 못한 형태의 건물이라 들었다. 그래도 도시에 들어서면 적잖은 건물로 인하여 갑갑한 느낌을 조금은 느낄 터였다. CTC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 걷다 보면 이따금 도로와 만나고 마을이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구간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으로 그득했다. 혼자라서 무섭지 않을까 싶었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길이라도 잃는다면 그런 낭패도 없을 것 같았다. 주인공도 처음에는 불안했던 것 같다. 그러나 어려움이 처할 때마다 신기하게도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나타났다. 걷다 보면 같은 길을 걷는 동지를 만나는 일도 잦았다. 혼자인 듯하면서도 결코 혼자가 아닌 게 우리네 삶이라는 걸 길 위에서 저자는 배웠다. 사진 속 담긴 사람들의 미소를 바라보며 나 또한 이름 모를 이들에게 친근감을 느꼈다.

    단순한 길이었어도 워낙 풍경이 아름다워 감탄사를 내뱉었을 터인데, CTC에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 중 나를 사로 잡은 건 아무래도 에밀리 브론테와 샬럿 브론테 자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구간의 이야기였다. 두 자매의 작품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널리 사랑 받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살아 있을 당시에는 사정이 그리 좋지 못했다.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맛보기에는 그들의 삶이 너무 짧았다. 세상 사람들은 그들의 삶을 불운하다고 평했다. 하지만 작품의 배경이자 그들이 살다 간 지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있자면 지금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자매가 동시에 글을 잘 쓴 것으로 보아 물려 받은 재능의 영향이 컸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아름다운 환경 덕에 그들이 글을 쓸 수 있었다고 굳게 믿는다. 작가는 태어나기도 하지만 만들어지기도 한다. 내 삶이 조금 덜 척박하고, 조금 더 여유롭다면. 퇴근 후 몰려오는 잠과 싸우다 지쳐 잠드는 내 모습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우리나라에선 보편적인 형태이자 내가 택한 삶임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모르게 마음에 들질 않았다. 떠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어디든 현재보다는 나을 거 같으나 이왕이면 영국이고 싶다. 글과 사진에 흠뻑 취한 상태여서 그런지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걷는 동안에는 목적지에 닿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리나라에서 숙소를 예약해 놓은 상태여서 일정이 늘어지지 않도록 안간힘을 써야만 했다. 마지막 날이 되었을 때 저자는 아쉬워했다. 지금 이 순간을 비로소 바라보기 시작했다. 일상에 치이지 않는 그에게도 영국은 머나먼 땅이자 언제 다시 올지 기약할 수 없는 곳이었다. 세상을 떠난 소중한 이의 이름을 새겨 넣은 의자에 앉아 저자가 두 눈에 담았을 그 풍경은 나에게 현실 아닌 이상처럼 다가왔다.

    인간은 언제나 내일을 위한 투자를 중시한다. 오늘 허리띠를 졸라매면 내일이 풍요로워 질 것이라는 믿음에 충실할 것을 제 스스로에게 요구하기 바쁘다. 퇴직 후에 나에게 건강이 허락될까. 저자처럼 해외까진 아니더라도 그 동안 방문치 못한 곳, 만나지 못한 이를 위한 시간이, 경제적 여력이 나에게 과연 주어질까. 모든 게 막연하고 불확실하다. ‘지금 당장이 정답일 수도 있는데, 독서를 하는 내내 난 부러워하는 것 외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사진 가득한 푸른 빛이 내 것일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는 게 내가 행할 수 있는 전부였다

  • 영국을 걷다-CTC를 희망하는자들에게 도전을 주는 책   영국의 coast to coast walk를 줄여서 CT...

    영국을 걷다-CTC를 희망하는자들에게 도전을 주는 책

     

    영국의 coast to coast walk를 줄여서 CTC라고 부르는데

    세계 10대 트레일 코스에 들어가는 아주 유명한 길이기도 하다.
    총 거리 315km이며 잉글랜드 북부지방을 서해부터 동해까지 걷는 루트이다.

     

    자연을 벗삼아 길을 걸으면서 기록 한 책인것과 한폭의 그림같은 자연의 이야기들이
    책의 전반적인 부분에 두루두루 소개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걸으면서 만났던 길벗들과의 추억들을 기록해뒀다.
    여행은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로도 기억이 많이 남을테니까.

    도보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 도전해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작가도 이렇게 유명한 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소개된 적이 없는게 신기하다고 얘기했는데
    그런면에서 값어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CTC를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동기부여도 되고 훌륭한 이정표가 될 듯 싶다.
    책 마지막에는 각 지역의 CTC 코스별 숙박 장소에 대한 작가의 깨알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   15박 16일, 315km, 세계 10대 도보여행길로 선정되었다는 코스트 쿠 코스트 워크(CTC, Coa...

     

    15박 16일, 315km, 세계 10대 도보여행길로 선정되었다는 코스트 쿠 코스트 워크(CTC, Coast to Coast Walk). 이 길을 실제로 걸은 한 남자의 도보 여힝기를 담은 『영국을 걷다』를 읽게 되었다. 읽는 내내 묘하게도 CTC는 어딘가 모르게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절반 정도의 거리에 절반 정도의 시간이 걸리며 좀더 원초적이여서 사람들의 발길이 아직은 덜 닿아 있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텐데도 불구하고 저자가 걷는 과정을 보면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 못지 않게 마음을 단단히 먹고 출발해야 할것 같다.

     

    저자는29년의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처음으로 남해의 바래길을 3박 4일동안 70km를 혼자서 걷게 되는데 난생 처음 시도한 나홀로 배낭여행에서 그는 오래 전 학창시절에 제주에 살면서 왕복 9km를 걸어 학교를 오가던 때를 떠올리며 걷는다는 것이 자신과 참 잘 어울리며 스스로도 걷기에서 행복함을 느낀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게 퇴직 후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다 걷기와 여행이 인생 제2막에 중요한 일부가 되었고 CTC는 그러한 걷기와 여행의 종착역이라기 보다는 과정의 하나로 보면 좋을 것이다. 

     

     

    사실 산티아고 순례자의 길은 모 항공사의 TV 광고를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곳인데 CTC는 상당히 낯설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곳이나 다름없는데 저자는 나와 같은 사람들도 마치 그 길에 동참한 듯한 느낌이 들도록 15박 16일간의 일정을 상세히 담아낸다.

     

    CTC는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경계선 바로 아래, 잉글랜드의 북부의 세인트비스를 시작으로 횡단길에 올라 로빈후즈베이까지 이어지는 대장정의 길이며 그 과정에서 잉글랜드 서부의 레이크 디스트릭트, 중부의 요크셔 데일스, 동부의 노스요크무어스라는 세 개의 지역을 지난다. 아울러 저자는 헤더꽃이 만발하는 8~9월이 적기라고 귀뜸해준다.

     

     

    걷는 동안 자주 비가 내려 힘들기도 하고 아직까지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표지판 등이 잘 세워져 있지 않아서 나침판과 GPS를 꼭 챙기길 당부하고 있어서 막상 길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에겐 살짝 두려움을 느끼게도 하지만 저자가 전 과정을 담아낸 풍경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GPS와 지도를 들고 갈지언정 꼭 걸어보고픈 마음이 생긴다.

     

    홀로 걸을 때도 있고 자신처럼 그 길을 걷는 사람들과 동행해 함께 걷기도 하고 그러면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마치 우리가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하듯 인생 그 자체처럼 보인다. 번화한 대도시보다 소박한 시골마을 길,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 옆 언덕길, 온통 초록색인 언덕 등을 걸을 때가 왠지 더 흥미로워 보이며 마치 원시 세계로의 모험을 떠나는것 같은 기분일것 같아 궁금해진다.

     

    그래서인지 너무나 매력적인 풍경에 이 책을 통해서 CTC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오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말고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게 하는 그런 책이다.

  • 영국을 걷다 | ru**sylph | 2017.06.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세계 10대 트레일’을 완주하는 것을 꿈꾸었던 이영철, 그의 꿈이 이루어지고 이렇게 책으로 나오는 것이 반가운 일인 거 같은...

    세계 10대 트레일을 완주하는 것을 꿈꾸었던 이영철, 그의 꿈이 이루어지고 이렇게 책으로 나오는 것이 반가운 일인 거 같은 이유는 아마도 제가 걷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겠지요? 세인트비스에서 로빈후즈베이까지 영국의 허리를 관통하는 ‘코스트 투 코스트 워크(Coast to Coast Walk)’를 그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 비교하며 이야기를 합니다. 아무래도 산티아고 순례길은 비교적 많이 알려진 트레일이다 보니 그러하겠지요. 종교로 빚은 길과 문화로 빚은 길, 예전에는 그래도 죽기 전에 산티아고 순례길을 조금이나마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CTC의 일부라도 걸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CTC는 잉글랜드의 3대 국립공원인 레이크 디스트릭트와 요크셔 데일스, 그리고 노스 요크무어스를 만나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저는 아무래도 요크셔 데일스를 선택하게 될 거 같네요. 예전에 요크셔는 브론테 자매 덕분인지 황량한 바람처럼 느껴지던 곳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최근에 재미있에 읽고 있는 수의사 헤리엇 이야기를 통해서 요크셔의 매력이 조금 다르게 다가오고 있었는데요. 이 책에서는 그 곳에 가면 잉글랜드 북부의 황무지를 일컫는 무어(moor)’라는 단어가 시적인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책을 통해 많은 이미지가 중첩되어가는 지역이라 꼭 방문해보고 싶어지더군요. 그리고 어쩌면 T.S엘리어트가 황무지라는 시에서 한줌의 먼지 속에서 공포를 보여주리라라고 한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물론 이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구절이 가장 유명하지만, 그는 무어 들판에 헤더꽃이 만발하는 8~9월에 걷는 것을 추천했으니 말이죠. 사실 책에 수록된 사진 중에서 헤더꽃이 만발한 사진들에 유난히 눈길이 가기도 했고요. 특히나 고독과 감탄의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이 너무나 잘 어우러지는 분위기이기도 했어요.

    또한 무지개라는 시를 처음 읽었던 어린 시절의 저를 자꾸만 돌아보게 만드는 윌리엄 워즈워스의 고향인 레이크 디스트릭스 역시 정말 놓칠 수 없는 곳이고요. 거기다 세인트비스 해안에서 조약돌을 하나 간직하며 여정을 시작하여 로빈후즈베이 앞바다에 던진다는, 그래서 그 조약돌이 여행자를 지켜준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은 욕심은 버릴 수 없을 거 같아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길을 만들어내는 그 곳에 제 발걸음을 더해보고 싶은 작은 욕심이 무럭무럭 자라나기만을 기다리겠습니다. 그리고 <영국을 걷다>는 정말 좋은 가이드이자 영양분이라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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