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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튼로드
318쪽 | A5
ISBN-10 : 8960177032
ISBN-13 : 9788960177031
코튼로드 중고
저자 에릭 오르세나 | 역자 양영란 | 출판사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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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2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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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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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화를 통해 세계화의 비밀을 읽다

<코튼로드>는 목화를 통해 세계화의 여러 얼굴을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는 우리 가까이에 있으며 생활 전반에 두루 쓰이는 천연 자원인 '목화'를 통해 세계화에 대한 자신만의 탐색을 시도하였다. 경제학자로서의 날카로운 안목과 문학가로서의 감성을 바탕으로, 목화와 관련된 여섯 국가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된 공간을 직접 살펴보았다.

이 책은 프랑스의 기업인이 실제적으로 목화에 관한 모든 것을 운영하는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이야기를 시작하여 미국, 브라질, 이집트, 중국, 우즈베키스탄, 프랑스까지 돌아보며 목화를 둘러싼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목화의 종류와 목화를 재배하는 방식의 다양함을 특유의 유머를 곁들여 그려내고 있다.

저자의 시선은 목화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고, 목화를 둘러싼 사람과 자연까지 아우르며 세계화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자신이 느낀 것을 있는 그대로 풀어내며, 세계화를 속단하거나 판단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목화를 이해하고, 목화라는 천연 자원을 통해 세계화를 이해하려는 색다른 목화 여행기를 만날 수 있다.

저자소개

지은이
에릭 오르세나 Erik Orsenna
1947년 파리에서 출생. 대학에서 철학과 정치학을 공부하다가 런던 정경 대학에서 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뒤 파리 제1대학과 고등사범학교에서 국제 금융과 개발 경제학을 가르쳤다. 1981년 국제협력부의 고문으로 사회당 정부와 인연을 맺은 뒤 미테랑 대통령의 문화 보좌관 겸 연설문 초안 대필자, 최고행정재판소 심의관, 국립 고등조경학교 학장, 국제해양센터 원장 등 주요 공직을 두루 거쳤다. 1998년에는 프랑스 학술원의 회원으로 지명되었다. 지은 책으로는 1978년 로제 니미에상을 수상한 『로잔에서 산 것과 같은 삶』, 1988년 공쿠르상을 수상한 『식민지 전시회』를 비롯해, 『로욜라의 블루스』, 『어떤 프랑스 희극』, 『큰 사랑』, 『아홉 대의 기타로 엮은 세계사』, 『오랫동안』, 『새들이 전해 준 소식』, 『문법은 감미로운 노래』, 『두 해 여름』 등이 있다.

양영란
1958년 서울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1986년 파리 제3대학에서 공부했다. 《코리아 헤럴드》 기자, 《시사저널》 파리 통신원으로 근무했다. 옮긴 책으로 『남자는 디저트』, 『서기 1000년과 서기 2000년, 그 두려움의 흔적들』, 『불교와 서양의 만남』, 『잠수복과 나비』, 『테오의 여행』, 『나의 연인 뒤라스』, 『행복한 나날』, 『사라진 도시 우루아드』, 『대리사랑』, 『하느님의 이력서』, 『엄마 집에서 보낸 사흘』, 『종교』, 『미래의 물결』, 『현장에서 만난 20th C: 매그넘(MAGNUM) 1947~2006』 등이 있다.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기기도 했다.

목차

추천의 말 | 책머리에

I 말리 : 옷감 짜기, 말하기, 민영화하기
‘소이’라는 단어 | CMDT의 나라 | 쿠티알라 | 부르키나에서 얻은 교훈 | 페티시스트 | 바마코 |
중고 의류는 저주나 받아라!

II 미국 : 로비 활동에 영광을!
모든 것이 결정되는 도시 워싱턴 | 유령들과 위대한 신 | 메두사들과 더불어 | 개, 기계 말,
그리고 바람 | 세계적인 수도

III 브라질 : 미래의 농장
마투그로수 | 진보로 인한 현기증 | 거물 코디네이터 | 우리는 중국이 두렵지 않소

IV 이집트 : 부드러움에 대하여
무함마드 엘 호세이니 엘 아카드 | 스페인 기차 | 찬란한 모자이크 | 앙프뢰르 씨와 보낸 오후 |
가족의 효용성

V 우즈베키스탄 : 눈이 가져다준 선물
훌륭한 교수법 | 낭만적Ⅰ | 낭만적 II | 타타르학 | 아흐메도프 씨 | 눈이 가져다준 선물 |
중앙아시아에서 돈이 유통되는 방식에 대한 간략한 설명 | 기다림의 나라 | 호킴과 토이 |
이고르 비탈리에비치 사비츠키 | 죽어 버린 아랄 해 | 지정학

VI 중국 : 공산주의식 자본주의
상처 입은 농촌 | 세계적인 양말의 도시 | 호평 받는 품질 | 불타는 기업가 정신 | 결별 |
미래를 생각하기

VII 프랑스 : 최일선

맺는말 : 돌아온 정원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본의 아니게 농업 종사자들과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되는 식량 원조가 미래의 기근이라는 고질을 배태하고 있듯이, 의류 기증 역시 지역 생산 경제를 망친다. 북구 지역 자선단체들과의 교묘한 공모를 통해서 중국 의류 산업은 말리에 섬유업이 태동될 수 있는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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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의 아니게 농업 종사자들과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되는 식량 원조가 미래의 기근이라는 고질을 배태하고 있듯이, 의류 기증 역시 지역 생산 경제를 망친다. 북구 지역 자선단체들과의 교묘한 공모를 통해서 중국 의류 산업은 말리에 섬유업이 태동될 수 있는 씨를 말렸다.
1970년대에 아프리카 서부와 중부 지역 국가들은 제사와 제직 공장들을 세우기 위해 적극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계획을 벌였다. 그러나 실제로 투자를 한 사람도 많지 않았고, 그나마 왔던 사람들마저도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떠나 버렸다. 중고 의류(시장 점유율 25퍼센트)가 아니더라도, 관세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고 물밀 듯이 쏟아져 들어오는 아시아 수출품에 어떻게 당해 낼 수 있겠는가? 더구나 아프리카 나라의 멋쟁이들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직물이 아니라 네덜란드산 직물로 옷을 해 입어야 직성이 풀리니, 어떻게 고급 직물 산업을 키울 수 있겠는가?
오직 가나만이 ‘국산품 애용’을 의무로 삼아 자랑스럽게 실천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오히려 외제 옷을 입어야 자랑하고 행세하는 형편이다.(50-51쪽)

우즈베키스탄은 자기 나라에서 생산되는 ‘백색 황금’을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훨씬 유리하게 잘 이용하는 나라다. 터키 사람들이 경영하는 자국의 섬유 산업을 위해서는 극히 적은 양(20퍼센트 미만)의 목화만을 할애한다. 나머지, 즉 80만 톤의 목화는 인도와 파키스탄, 중국으로 분배된다.
최근에 거래소가 문을 열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국제 기구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장담하건대, 우즈베키스탄의 거래소는 앞으로도 오래도록 아주 미미한 양의 교역만을 다루게 될 것이 확실하다.
면화는 석유가 아니다. 하지만 국가 간의 힘겨루기에 이용된다는 면에서는 석유와 다르지 않다.(242-243쪽)

‘적정 가격’, ‘공정’ 무역……. 이 같은 목표를 어떻게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누가 정한 가격이 적정한 가격이며, 이 같은 윤리적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원칙에 따라야 하는가? 아마도 우리들 대부분은 목화 값을 조금 비싸게 내더라도 그렇게 함으로써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농부들이 좀 더 많은 돈을 벌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태세를 갖추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할 경우 브라질의 농업 노동자들은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일하는 방식이 ‘공정’ 무역 방식에서 인정하는 방식이 아닌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지 않은가? 자기 잘못이 아닌 이 ‘잘못’ 때문에 아프리카 농부와는 달리 브라질 농업 노동자에게는 아무런 혜택도 돌아가면 안 된다는 말인가?
또 어린이들의 노동 문제는 어떤가?
아프리카에서 면화를 수확하는 방식(“아, 가족 간의 유대감이 대단하군요!”)에 대해서는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우즈베키스탄의 수확 방식(“어쩔 수 없어, 구소련의 독재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니까!”)은 강제 노동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해도 좋은가?
‘공정 무역’이라는 아이디어 덕분에 푼돈을 주고 윤리를 살 수는 있을지 몰라도, 그렇게 한다고 해서 경제 활동 자체가 비폭력적으로 변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어떤 분야에서 ‘공정성’을 추구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그 분야에 대해서 좀 더 많은 사실을 알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그렇다면 벌써 목표는 달성한 셈이다. 양심적인 무역 거래에 대한 의식이 눈뜰 수 있기 때문이다. 비정부단체들의 노력 덕분에 최근 들어 공정 무역은 국가 간의 거래에서 차츰 목소리를 높여 가고 있다.(296-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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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세계화, 그 게임의 규칙을 찾아라! 프랑스의 지성 오르세나가 목화를 나침반 삼아 떠난 다섯 대륙 여섯 나라 이제 일상용어가 된 ‘세계화’, 목화에서부터 다시 보다 어쩌면 이제 세계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진부한 짓일지도 모른다. 처음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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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그 게임의 규칙을 찾아라!
프랑스의 지성 오르세나가 목화를 나침반 삼아 떠난 다섯 대륙 여섯 나라


이제 일상용어가 된 ‘세계화’, 목화에서부터 다시 보다
어쩌면 이제 세계화를 이야기하는 것은 진부한 짓일지도 모른다. 처음 ‘세계화’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도, 많은 이들이 그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반대했을 때도 누구도 ‘세계화’가 그렇게 말로만 남으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식 세계화의 흐름은 막강하고 도도해서, 미미하게나마 속도를 늦출 수는 있을지언정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이제는 어제 할리우드 스타가 몸에 걸었던 장신구가 내일 ‘머스트 해브 아이템’이 되어 인터넷 쇼핑몰을 달군다. 세계화는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우리의 의식주 속에서 전 세계 브랜드의 풍성함을 수놓는다. 우리는 프랑스산 머리 장신구를 두르고, 미국 목화로 중국에서 만든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을 수 있다. 돈을 좀 쓴다면 이탈리아의 장인이 만든 구두를 신을 수도 있고, 동남아시아 어딘가에서 만든 고급 운동화를 신을 수도 있다. 내 안에 지구가 들어서는 순간이다. 우리는 저렴한 가격과 고급한 품질 사이를 오가며 전 세계의 시장을 누빌 수 있다.
세계화는 걱정한 것만큼 나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책 『코튼로드』의 저자 에릭 오르세나는 여기에서 물음표를 던진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고, 전 세계의 사람들 모두가 생활로 받아들이는 이 세계화가 정말 옳은 것인지 잘되고 있는 것인지. 그는 우리 모두의 가까이에 있으며 생활 전반에 두루 쓰이는 천연 자원 목화를 가지고 그 자신만의 탐색을 시작한다.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아메리카의 미국과 브라질, 아시아의 중국을 누비며
목화의 생산과 가공을 살펴보고 사람들의 삶과 자연의 느끼다
프랑스 학술원의 학자이자 문학가인 에릭 오르세나는 그의 경제학자로서의 날카로운 안목과 문학가로서의 섬세한 감성을 동원하여, 목화와 관련된 6개의 주요 국가에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관련된 공간을 직접 살피면서, 목화를 둘러싼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그의 여정은 프랑스의 기업인 CMDT가 실제적으로 목화에 관한 모든 것을 운영하는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시작한다. 민영화라는 위기에 닥친 말리와 슬기롭게 민영화를 이룬 이웃 나라 부르키나파소. 말리 대통령의 안타까운 호소와 주駐말리 미국대사의 충고, 그리고 목화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의류 산업이 없는 현상의 배경 등이 함께 그려진다.
나라 전체가 필사적으로 목화 생산에 매달리는 말리와 달리 미국은 단지 전체 인구의 2%만이 목화 생산에 종사하고 있지만, 전 세계 목화 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목화 강대국이다. 그들은 판매액의 100%를 지원하는 정책과 유전자 변형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유전자 변형은 미국뿐만 아니라 남미의 브라질에서도 진행된다. 미국도 브라질도 좀 더 나은 목화, 좀 더 상품성이 뛰어난 목화를 만들기 위해 유전자 변형에 아낌없이 힘을 쏟는다. 여기에는 애국심과 정부가 있고, 과학과 정부의 지원으로 잘살 것만 같은 농민과 노동자가 있다. 그러나 미국의 목화 생산 농민들은 부자가 아니고, 브라질의 노동자들은 여전히 가난하며, 도시 속의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에릭 오르세나는 옛 영광을 회상하며 다시 살리고 싶어 하는 이집트, 사회주의 국가 체제 속에서 벗어났지만 여전히 그 그늘에서 헐떡이는 우즈베키스탄, 한 도시 자체가 면양말로 들썩이는 중국의 도시를 돌며 사람들을 만난다. 이집트의 목화 박물관에서 목화를 사랑하는 박물관장과 함께 목화에 대한 애정을 불태우기도 하고, 자연을 거슬러 움직이다 아랄 해를 죽게 만든 사람들의 성급함에 가슴을 치기도 한다. 중국의 작은 도시 다탕에서는 온 도시가 면양말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현장을 보며,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자본주의의 물결에 뛰어드는 모습에 경이로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프랑스로 돌아온 그는 유럽이 다른 나라들과 경쟁하면서 느끼는 불안함과 초조함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딱딱한 이론과 학술적 내용에서 벗어나 인문학자의 깊이로 세계화를 성찰하다
에릭 오르세나는 세계화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함부로 속단하거나 판단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그는 유전자 변형을 무조건적으로 긍정하는 과학자와 토론하기도 하고, 그 대척점에서 대안을 강구하는 학자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미국의 지원 사업을 주관하는 NCC의 회장과 인터뷰하기도 하고, 궁지에 몰린 말리의 대통령이나 성공한 민영화에 공헌한 농부의 따끔한 고언을 기억하기도 한다.
에릭 오르세나의 시선은 목화에만 집중되어 있다기보다 목화를 둘러싼 사람과 자연에 퍼져 있다. 문학가이기도 한 그의 글은 놀랍고도 정확한 수치들을 들이대며 이해를 구하는 쪽이 아니라, 엘비스 프레슬리와 말리의 신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여행기에 가깝다. 그의 글은 재치와 유머가 넘치며, 문학적인 은유와 감성이 가득하다.
이 책 『코튼로드』에서 그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정직하게 자신이 느낀 바를 토로한다. 미국의 지원 정책을 불공정하다고 말하면서도 어째서 그런 보호를 받고 있는 미국의 목화 생산 농민이 부자가 아닌지 궁금해하고, 우즈베키스탄의 목화 생산을 위한 인구 동원을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중국 다탕의 가족 중심 노동이나 말리의 가족 중심 농업을 자연스럽게 보는 시선에 혼란스러워하며, 전 세계를 위협하는 중국 시장 노동자들의 환경과 임금에 당혹해하면서도 프랑스의 목화 관련 사업자들의 상태를 안타까워한다.
그의 이 망설임과 혼란이야말로 ‘세계화’에 대한 의문이다. 자본주의 강대국에서 내세우는 ‘세계화’가 정말 지구에 사는 모든 이들을 잘살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다 같이 잘사는 데에는 오로지 ‘세계화’라는 답밖에 없는가. 획일적인 기준으로 모든 사람을 달리게 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에릭 오르세나가 「맺는말」에서 갈등하듯, 세계화의 앞에는 다층적이고도 다면적인 문제가 수도 없이 노정되어 있다. 거기에는 지구도 있고, 국가도 있고, 가족도 있고, 사람도 있고, 또 자연이 있다.
따라서 『코튼로드』에서 드러나는 세계화의 문제는 비단 우리와 상관없는 바깥 세상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역시 세계화의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이 책에서 다루는 각국의 이야기도 그리 낯설지 않다. 세계화의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우리 역시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할 것이고, 많은 갈등을 빚게 될 것이다. 말리나 브라질의 상황이 우리와 상관이 없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세계화의 여파는 말 그대로 세계 곳곳에 미치게 마련이다.
목화는 그 솜은 몹시 부드럽고 폭신폭신하지만, 수확기의 잎은 손가락을 자를 정도로 날카롭다고 한다. 『코튼로드』도 그렇다. 에릭 오르세나의 글은 유려하고 부드럽지만, 그가 말하는 세계화의 비밀들은 날카로운 날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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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다음은 <코튼로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6세기에 프랑스 남부의 일부 직조 업자들은 특별한 옷감을...

    다음은 <코튼로드>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16세기에 프랑스 남부의 일부 직조 업자들은 특별한 옷감을 한가지 만들어 냈다. 견과 모를 혼합하여 사선으로 비스듬히 짠 옷감이었다. 이 옷감은 '세르주 드 님'(serge de Nimes: 님에서 나는 능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성공 가도를 달렸다. 이 옷감이 태어난 장소를 따서 붙인 이름이었다.

     

    그 당시 영국 직조 업자들은  제품에 새로운 부가 가치를 닷붙일 방안을 모색 중이었는데, 마침 프랑스에서 새로운 옷감을 만든 방식을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이들은 이 방법을 들여오기로 결정했으며, 이 방식에 자기들 나름대로의 이름을 붙이기로 했다. 영국인들은 견과 모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세르주'는 빼도 상관없었다.

     

    한편 원산지를 표시하는 '님'은 좀 더 부르기 쉽도록 짧게 줄이기로 했다. '데님(denim)'이란 말은 이렇게 해서 빛을 보게 되었으며, 가장 거친 면직물에서부터 가장 견고한 면직물에 이르기까지 상당수의 면직물이 이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같은 무렵, 제노바(Genoa: 프랑스 이름으로는 '젠')의 뱃사람들은 면과 모나 마를 혼합하여 특별히 견고하게 짠 직물로 만든 바지들을 애용했다. 프랑스의 뱃사람들도 이 바지를 들여다가 입었으며, 젠에서 왔다고 해서 젠이라고 부르던 것이 차츰 '진(jeans)으로 변했다. 프랑스나 영국의 거의 전역에서는 이 기적같은 직물을 짜느라고 열을 올렸다.

     

    이상 <코튼로드>, 에릭 오르세나 지음, 황금가지, 2007년, 151~152쪽.

     

    * * *

     

    다음은 <타셔츠의경제학>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탄자니아의 미제 중고 티셔츠 시장에서 흥미로운 것은 남성복과 여성복의 가격차이다. 모두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지만 남성복이 여성복보다 비싸다. 그 이유는 우선 서구의 여성들이 남성들 보다 옷을 더 많이 사들이고, 또 그만큼 많이 내다버리기 때문이다.

     

    구세군에 도착하는 베일(230kg 쯤 되는 옷 뭉치)에는 여성복이 남성복 보다 2~3배 많다고 에드 스터번은 말한다. 또한 여성은 옷의 상태에 민감하기 때문에 여성들이 버린 옷 중 약 90%는 상태가 좋다. 반면 남성들은 옷을 더 오래입기 때문에 남성들이 버린 옷의 절반 정도만이 상태가 양호하다. 종합적으로 중고 여성의류의 공급량이 남성의 것보다 7배 정도 많다. 아프리카의 미제 중고 옷시장에서 남성의 옷은 여성 것보다 4~5배 비싸게 팔린다.

     

    이집트, 중국, 아프리카, 그리고 카자크스탄에서 생산된 목화는 이렇게 세계를 몇 바퀴돌아 다시 고향으로 돌아 간다.

     

    이상, 피에트라 리볼리, <티셔츠 경제학>, 다산북스, 2005년, p. 256

     

    * * *

     

    두 책은 면화(cotton)를 소재로 우리가 사는 이 세계, 세상의 다양한 사람과 문화, 그리고 인간의 숨결이 묻어나는 세계 경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글쓴이들은 우리에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지만 그야말로 인간미 넘치는 멋진 작가겸 학자란 인상을 받는다. 번역도 좋다.  

  • 세계화, 그 게임의 규칙 | ry**314 | 2008.01.1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세계화'. 지치도록 논란이 되어오고 그 논란이 무르익기도 전에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그것을 '목화'라는 가장 근원적이고 새...

    '세계화'. 지치도록 논란이 되어오고 그 논란이 무르익기도 전에 물밀듯이 밀려들어오는

    그것을 '목화'라는 가장 근원적이고 새로운 관점으로 다시 조명해 본다.

    저자는 이 세계화를 두고 이렇게 말한다.

    "세계화, 예컨대 과거의 세계화와 오늘날의 세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 한 조각을 연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없다. 왜냐하면 천 조각이란 그저 몇 가닥의 실과 매듭, 그리고 몇 차례의

    여행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면화의 주요 생산국 6개국을 돌면서 세계화의 구체적인 모습을 포착하는 이 책을 따라 여행하다보면

    부드러운 솜 뒤에 감춰진 혹독한 현실을 만날 수 있다.

    면화산업이 인구의 3분의 1을 먹여 살리지만 의류산업은 전무한 아프리카의 말리,

    전체 인구의 2%만 종사하면서 전 세계 목화수출액의 40%를 차지하는 미국,

    과거의 영화를 부활시키려는 이집트,

    목화 산업에 명운을 건 우즈베키스탄,

    하나의 도시에 1300여 개 양말 생산업체가 몰려 있는 중국.

    에릭 오르세나는 이들 나라를 돌며 목화와 목화 산업에 얽힌 냉엄한 현실을 낱낱이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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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paul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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