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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규격外
ISBN-10 : 8965961955
ISBN-13 : 9788965961956
숨결이 바람 될 때 [양장] 중고
저자 폴 칼라니티 | 출판사 흐름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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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8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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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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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섯 젊은 의사가 남긴 2년 간의 기록. 서른여섯,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 하루 열네 시간씩 이어지는 혹독한 수련 생활 끝에 원하는 삶이 손에 잡힐 것 같던 바로 그때 맞닥뜨린 폐암 4기 판정.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던 저자가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마지막 2년의 기록을 담은 책이다.

2014년 1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는데, 여기서 그는 죽음을 선고받았지만 정확히 언제 죽을지는 모르는 불치병 환자의 딜레마를 절실히 표현했다. 죽음을 향해 육체가 무너져 가는 순간에도 미래를 빼앗기지 않을 확실한 희망을 잃지 않았던 그는 이 책에 죽어가는 대신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 고뇌와 결단, 삶과 죽음, 의미에 대한 성찰, 숨이 다한 후에도 지속되는 사랑과 가치를 독자들에게 전한다.

저자소개

저자 : 폴 칼라니티
저자 폴 칼라니티는 1977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공부했고,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문학과 철학, 과학과 생물학에 깊은 관심을 보이던 그는 이 모든 학문의 교차점에 있는 의학을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과학과 의학의 역사와 철학 과정을 이수한 뒤 예일 의과 대학원에 진학해 의사의 길을 걸었다. 졸업 후에는 모교인 스탠퍼드 대학 병원으로 돌아와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을 하며 박사 후 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미국 신경외과 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고의 의사로 손꼽히며 여러 대학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받는 등 장밋빛 미래가 눈앞에 펼쳐질 무렵, 암이 찾아왔다. 환자들을 죽음의 문턱에서 구해 오던 서른여섯 살의 젊은 의사가 하루아침에 자신의 죽음과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의사이자 환자의 입장에서 죽음에 대한 독특한 철학을 보인 그는 힘든 투병 생활 중에도 레지던트 과정을 마무리하는 등 삶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약 2년간의 투병 기간 동안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How Long Have I Got Left?)’, ‘떠나기 전에(Before I Go)’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각각 [뉴욕타임스]와 [스탠퍼드메디슨]에 기고했고, 독자들의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015년 3월, 아내 루시와 딸 엘리자베스 아카디아 등 사랑하는 많은 사람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역자 : 이종인
역자 이종인은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 브리태니커 편집국장, 성균관대학교 전문번역가 양성과정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옮긴 책으로 《전쟁터로 간 책들》 《신의 사람들》 《중세의 가을》 《호모 루덴스》 《평생독서계획》 《폴 존슨의 예수 평전》 《신의 용광로》 《게리》 《정상회담》 《촘스키, 사상의 향연》 《폴 오스터의 뉴욕 통신》 《고전 읽기의 즐거움》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 《성서의 역사》 《축복받은 집》 《만약에》 《영어의 탄생》 등이 있고, 편역서로 《로마제국 쇠망사》가 있으며, 지은 책으로 《살면서 마주한 고전》 《번역은 글쓰기다》 《전문번역가로 가는 길》 《지하철 헌화가》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1부_ 나는 아주 건강하게 시작했다
2부_ 죽음이 올 때까지 멈추지 마라
에필로그 | 루시 칼라니티
추천의 글 | 에이브러햄 버기즈
감사의 글
옮긴이의 말

책 속으로

신경외과의는 정체성이라는 혹독한 용광로 속에서 일한다. 모든 뇌수술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질인 뇌를 조작하며, 뇌수술을 받는 환자와 대화할 때에는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뇌수술은 대개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인생에서 가장 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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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의는 정체성이라는 혹독한 용광로 속에서 일한다. 모든 뇌수술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질인 뇌를 조작하며, 뇌수술을 받는 환자와 대화할 때에는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뇌수술은 대개는 환자와 그 가족에게 인생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이며, 그래서 인생의 중대한 사건들이 그렇듯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이처럼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가령 당신이나 당신의 어머니가 몇 달 더 연명하는 대가로 말을 못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치명적인 뇌출혈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낮은 가능성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 시력 손상을 감수해야 한다면? 발작을 멈추려고 하다가 오른손을 못 쓰게 된다면? 당신의 아이가 얼마만큼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하게 될까? (95쪽)

심각한 뇌 손상으로 인한 독특한 고통은 때로는 환자보다 가족에게 더 큰 아픔을 준다. 그래서 그 의미를 완전히 납득하지 못하는 건 의사뿐만이 아니다. 뇌를 다쳐 머리를 깎고 누워 있는 사랑하는 이의 주변에 모인 가족들 역시 그 의미를 완전히 깨닫지 못한다. 그들은 과거를 본다. 그동안 쌓아온 추억, 새삼 느껴지는 사랑의 감정, 이 모든 것을 그들 앞에 놓인 몸이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 들이닥칠 미래를 본다. 외과 수술로 목에 뚫은 구멍을 통해 연결된 호흡보조기, 복부에 낸 구멍으로 한 방울씩 똑똑 떨어지는 투명한 액체, 장기간 지속되는 고통스러운 치료 과정과 불완전한 회복. 때로는 환자가 사람들이 기억하는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112쪽)

어느 날 밤, 옆에 누워 있던 루시가 물었다. “여보, 가장 무섭거나 슬픈 일이 뭐야?” “당신하고 헤어지는 거.” 나는 아기가 생기면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이 되리라는 걸 알았다. 게다가 내가 죽은 뒤 루시에게 남편도 아기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최종적인 결정은 루시가 내려야 한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그녀 혼자 아기를 키워야 할 텐데, 내 병이 악화되면 나까지 돌보느라 더 힘들 것이었다. “아기가 생기면 우리가 제대로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을까?” 루시가 물었다. “아기와 헤어져야 한다면 죽음이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 “그렇다 해도 아기는 멋진 선물 아니겠어?” 내가 말했다. 루시와 나는 고통을 피하는 것만이 삶은 아니라고 느꼈다. (173쪽)

결국 이 시기에 내게 활기를 되찾아준 건 문학이었다. 너무나 불확실한 미래가 나를 무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돌아보는 곳마다 죽음의 그늘이 너무 짙어서 모든 행동이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를 짓누르던 근심이 사라지고, 도저히 지나갈 수 없을 것 같던 불안감의 바다가 갈라지던 순간을 기억한다. 여느 때처럼 나는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고, 아침을 먹은 다음엔 할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에 대한 응답이 떠올랐다. 그건 내가 오래전 학부 시절 배웠던 사뮈엘 베케트의 구절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 나는 침대에서 나와 한 걸음 앞으로 내딛고는 그 구절을 몇 번이고 반복했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I can’t go on. I’ll go on).” (179~180쪽)

중병에 걸리면 삶의 윤곽이 아주 분명해진다. 나는 내가 죽으리라는 걸 알았다. 하지만 그건 전부터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은 그대로였지만 인생 계획을 짜는 능력은 완전히 엉망진창이 됐다.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알기만 하면 앞으로 할 일은 명백해진다. 만약 석 달이 남았다면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것이다. 1년이라면 책을 쓸 것이다. 10년이라면 사람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삶으로 복귀할 것이다. 우리는 한 번에 하루씩 살 수 있을 뿐이라는 진리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하루를 가지고 난 대체 뭘 해야 할까? (193쪽)

“아버님, 따님을 한번 안아보시겠어요?” 간호사가 내게 물었다. “글쎄요, 내 몸이 너무 차가워서.” 이가 딱딱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그래도 안아보고 싶어요.”그들은 내 딸을 이불로 감싸서 내게 건네주었다. 한쪽 팔로 아이의 무게를 느끼고 다른 팔로 루시의 손을 잡고 있으니 삶의 가능성이 우리 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내 몸의 암세포는 여전히 죽어가거나 아니면 다시 자라고 있을 것이다. 내 앞에 펼쳐진 넓은 지평선에서 나는 공허한 황무지가 아니라 그보다 더 단순한 어떤 것을 보았다. 그것은 내가 계속 글을 써내려가야 할 빈 페이지였다. (229~2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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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뉴욕타임스] 12주 연속 1위, 아마존 종합 1위 전 세계 38개국 판권 수출, 201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가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서른여섯 ...

[출판사서평 더 보기]

[뉴욕타임스] 12주 연속 1위, 아마존 종합 1위
전 세계 38개국 판권 수출, 201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신경외과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가 자신도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서른여섯 젊은 의사 폴 칼라니티의 마지막 2년의 기록. 출간 즉시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12주 연속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다. [어떻게 죽을 것인가] 저자 아툴 가완디는 “삶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주는, 감동적이고 슬프고 너무 아름다운 책”이라고 평하며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죽어가는 대신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 고뇌와 결단, 삶과 죽음, 의미에 대한 성찰, 숨이 다한 후에도 지속되는 사랑과 가치에 대한 감동적인 실화.

[뉴욕타임스] 12주 연속 1위, 2016년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
세계를 감동시킨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기록


서른여섯, 전문의를 앞둔 신경외과 레지던트 마지막 해. 하루 열네 시간씩 이어지는 혹독한 수련 생활 끝에 원하는 삶이 손에 잡힐 것 같던 바로 그때 맞닥뜨린 폐암 4기 판정은 폴 칼라니티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의사로서 치명적인 뇌 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죽음과 싸우다가 자신도 환자가 되어 죽음과 마주친 그의 마지막 2년의 기록이 지적이고 유려한 언어로 펼쳐진다.

2013년 처음 암 선고를 받고 8개월이 지난 2014년 1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How Long Have I Got Left?)’는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여기서 그는 죽음을 선고받았지만, 정확히 언제 죽을지는 모르는 불치병 환자의 딜레마를 절실하게 표현했다.

앞으로 몇 달 혹은 몇 년이 남았는지 명확하다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분명할 것이다. 석 달이라면 나는 가족과 함께 그 시간을 보내리라. 1년이 남았다면 늘 쓰고 싶었던 책을 쓰리라. 10년이라면 병원으로 복귀하여 환자들을 치료할 것이다.
내 담당의는 이렇게 말할 뿐이다. “나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말해줄 수 없어요. 당신 스스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내야 해요.”(본문 중에서)

그는 언제 죽을지 정확히 알 수 없다면,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음을 통감한다. 그는 수술실로 복귀하여 최고참 레지던트로서 엄청난 업무량을 소화했고, 인공수정으로 그의 아내 루시는 임신에 성공한다. 그러나 레지던트 수료를 앞두고 암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의사의 길을 포기하게 되고 만삭의 아내 곁에서 사경을 헤맨다. 결국 딸 케이디가 태어난 지 8개월 후 그는 소생 치료를 거부하고 맑은 정신으로 사랑하는 가족들 품에서 숨을 거두었다. 2015년 3월 폴 칼라니티가 사망한 후, 그가 사력을 다해 써내려갔으나 미처 완성하지 못한 이 책의 에필로그는 아내 루시가 집필했다.

이 책은 원고가 나오기 전인 2014년 12월 뉴욕 출판계에서 출판기획이 공개되자마자 미국 랜덤하우스를 비롯, 독일, 이탈리아, 브라질 등에서 하루 만에 계약이 성사된 화제작으로 2016년 1월 원서 출간과 동시에 미국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으며 12주 연속으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지켰고, 현재 30주 연속으로 뉴욕타임스 논픽션 베스트셀러 상위 20위 안에 랭크되어 있다. 전 세계 38개 국가에 판권이 수출되었으며, 이미 출간된 영국,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에서도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문학, 철학, 의학을 넘나들며 삶의 의미를 묻다
체험과 사색, 감성과 지성을 결합한 유례없는 에세이


저자는 청소년기 문학에 매료되었다. 그는 무엇이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라는 주제에 매혹되었고, 문학은 삶의 의미를 이야기의 형태로 전달해 주었다. 그러다가 그는 인간의 정신은 뇌의 작용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스탠포드 대학에서 영문학과 생물학을 전공한다. 생리적 존재이며 동시에 영적 존재인 인간을 탐구하면서 그는 결국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것은 “고통받는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육체의 쇠락과 죽음 앞에서도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계속 고민할 수 있는 기회였다.”

폴 칼라니티는 바로 그런 소명의식에서 전문 분야를 선택했다. “신경외과는 가장 도전적으로 또한 가장 직접적으로 의미, 정체성, 죽음과 대면하게 해줄 것 같았다.” 이처럼 인문학적 통찰로부터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치명적인 뇌손상 환자들을 치료하며 그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끊임없이 고민해온 저자의 삶은 의학이, 과학이 인간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좋은 의사란 어떤 것인지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진다.

신경외과의는 정체성이라는 혹독한 용광로 속에서 일한다. 모든 뇌수술은 필연적으로 인간의 본질인 뇌를 조작하며, 뇌수술을 받는 환자와 대화할 때에는 정체성의 문제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몇 달 더 연명하는 대가로 말을 못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발작을 멈추려고 하다가 오른손을 못 쓰게 된다면? 당신의 아이가 얼마나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말하게 될까? (본문 중에서)

그리고 마침내 저자는 서른여섯의 나이에 죽음을 선고받고 자신의 환자들이 처했던 입장에 서게 된다. 그는 암에 걸리기 전에도 언제 죽을지 몰랐듯, 폐암 4기 진단이 나온 후에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언제 죽을지 모른다면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다. 전보다 훨씬 가까워진 죽음을 강렬하게 자각하면서. 그는 사뮈엘 베케트의 대사를 되뇌인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나는 계속 나아갈 거야(I can’t go on. I’ll go on). 설사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 나는 죽어가는 대신 계속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죽음을 향해 육체가 무너져 가는 순간에도 미래를 빼앗기지 않을 확실한 희망이 있었다. 화학치료로 손끝이 갈라지는 고통 속에서 힘겹게 자판을 누르며 폴 칼라니티는 마지막으로 딸에게 이렇게 편지를 남겼다.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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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 칼라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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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칼라티의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알게 되고 읽게 된 건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덕분이었다. 어느새 추억이 돼버린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베스트셀러 순위와 작가의 유명세에 의존하던 나의 편협한 독서생활에 큰 변화와 영향을 끼쳤던 독보적인 매체였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다루는 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신뢰감은 충족한데 2회에 걸친 방송 내내 이동진 평론가와 이다혜 기자의 찬사로 가득하니 책을 읽기도 전부터 기대치는 높아만 갔다. 하지만 높은 기대에 부응은 물론이고 그 이상의 만족을 선사해 <이동진의 빨간책방>에 대한 신뢰도까지 높여주었고 더불어 책에 대한 만족감은 출판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는데 『숨결이 바람 될 때』는 흐름출판사를 알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유독 스테디셀러를 많이 보유해 지금은 흐름출판사하면 떠올리는 책들이 무수히 많지만 나에게 흐름출판사를 알게 해준 첫번째 책은 바로 『숨결이 바람 될 때』이다.


    거의 3년 만에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다시 읽었다. 서른여섯의 외과의사 폴 칼라니티가 폐암을 선고받고 죽음에 직면하면서 써 내려가기 시작했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하고 그의 아내가 마무리하는 2년여의 이야기가 마음의 동요를 크게 일으켰기에 책을 다시 읽는데 나름의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그래도 두 번째 독서라 내용과 결과를 알고 있기에 애써 담담하게 책을 읽어갔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을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크게 동요되고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나도 내가 이럴 줄은 정말이지 몰랐다.


     때때로 죽음의 무게가 손에 잡힐 듯 뚜렷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스트레스와 고통이 공기 중에 감돌았다. 평소에는 그 공기를 들이마시면서도 알아채지 못했다. 하지만 습하고 후텁지근한 날처럼, 공기의 무게 때문에 질식할 것 같은 날도 있었다. 또 어떤 날은 끝이 보이지 않는 여름날의 정글에 갇혀 온몸이 땀에 젖은 채, 환자의 가족이 흘리는 비처럼 맞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2년차가 되면 레지던트는 응급실에 가장 먼저 달려간다. 내가 구할 수 없는 환자도 있고 구할 수 있는 환자도 있다. 어느 날 혼수상태에 빠진 환자를 응급실에서 수술실로 옮기고 두개골에서 피를 빼내자 환자는 깨어나서 가족에게 말을 건넸고 머리에 절개 자국이 남았다며 불평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성취감에 도취된 나머지 병원 안을 계속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길을 잃었다는 걸 깨달았다. 돌아가는 길을 찾는 데 45분이 걸렸다. p.102-103 


    얼마 전 넷플릭스로 공개된 <빨간머리 앤 시즌3>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메리가 앤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편지로 남기는 장면을 보면서 폴 칼라니티가 시한부 선고를 받고 딸에게 메시지로 남긴 대목이 떠올랐다. 이 책은 폴 칼라니티가 폐암을 선고받고 힘든 투병생활 속에서 의사이자 환자로서 삶과 죽음에 관해 적어가는 이야기이자 딸을 향한 유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폐암을 선고받고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가지기 위한 준비를 하고 힘든 투병생활 속에서도 작가는 레지던트 과정을 완수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펼쳐간다. 자신에게 불어닥친 시련을 받아들이고 극복해가는 과정들이 덤덤하게 이어진다. 특별히 크게 슬픔이 몰아치는 것도 아닌데 어디서 이토록 큰 감정의 파고가 밀려왔는지 모를 일이다. 


    『숨결이 바람 될 때』는 죽음을 선고받은 의사가 환자의 신분이 되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뒤돌아보고 삶을 정리해간다는 소재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작가가 생생하게 펼치는 철학과 사유로 존재감이 엄청난 책임을 부정할 수 없다. 명민한 지성, 의사로서의 직업적 사명감, 세심한 감수성으로 완성시킨 폴 칼라니티의 매력적인 에세이를  『숨결이 바람 될 때』로 밖에 만날 수 없어 안타깝다. 그래서 『숨결이 바람 될 때』가 더 빛나 보이고 특별해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껴 읽고 싶은 책이라는데 무조건 동감하게 되는 책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에 다시 읽을 땐 제법 덤덤하게, 아껴가며 읽어보고 싶다.


    내게 가장 그리운 폴은 연애하기 시작했을 때의 팔팔하고 눈부셨던 그 남자가 아니다. 뭔가에 집중하는 아름다운 남자였던 투병 말기의 폴, 이 책을 쓴 폴, 병약하지만 결코 나약하지 않았던 그 남자가 그립다. p.258 루시 칼라니디의 에필로그

  • 숨결이 바람 될 때 | sh**0327 | 2020.01.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예전에 내가 맡았던 환자들처럼 나는 죽음과 마주한 채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했다. (중략) 죽음...

    예전에 내가 맡았던 환자들처럼 나는 죽음과 마주한 채 내 삶을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했다.

    (중략) 죽음과 마주하며 나는 예전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서, 아니면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서 부단히 버둥거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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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세상에 어떤 의미 있는 일을 했는지 설명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면,

    바라건대 네가 죽어가는 아빠의 나날을 충만한 기쁨으로 채워줬음을 빼놓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

    .

    환자가 언젠가 눈을 뜨지 않겠냐며 연명치료를 고집하는 가족도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그렇지 않기에, 아니 그렇게 될 수 없기에 신경외과의는 선고를 내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

    .

    암 진단을 받은 직후 내게 자신이 죽으면 재혼을 하라고 했던 폴의 말은, 투병하는 내내 나의 미래를 안전하게 보장하기 위해 그가 얼마나 열심히 애쓸 것인지 미리 보여주는 예고편이었다. 내가 재정적인 면에서나 경력 면에서 곤란을 겪지 않고 엄마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폴은 철저하게 대비했다.

    .

    .

    폴은 세상을 떠났고 나는 거의 매 순간 그가 사무치게 그립지만, 우리가 여전히 그와 함께 만든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 ϻ

    나이가 하나 둘 들다 보면 여러가지 변화가 생긴다, 나 자신이건 주변이건. 그 중 하나가 죽음 곁에 직,간접적으로 가까워진다는 것인데 올해만 해도 가까운 이들의 죽음을 두번이나 겪었다. 결혼식보다 장례식에 가야하는 횟수가 많아지고 나와 상관 없어도 축하보다는 애도해야 할 소식이 먼저 마음에 와닿는다. 서른 여섯의 젊은 의사가 힘든 7년의 레지던트 기간의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뛰어난 신경외과의이자 뇌전문의인 그에게 여러 유망한 대학과 병원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중이다. 갑자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자신만만한 신경외과의 역할을 담당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떠오른다. 부와 명예가 바로 코앞이다.

    그런 앞날 창창한 폴 앞에 폐암말기라는 악마가 나타난다. 갑자기 내 앞에 이런 악마가 나타나면 난 뭘 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저자가 폐암말기 선고를 받고 변화된 인생을 살면서 남긴 기록이다. 저자는 원래 의사가 될 생각이 없었다. 아버지, 형, 삼촌이 모두 의사였지만 자신은 영문학을 전공하면서 문학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지만 의학만이 '도덕적 명상'을 '도덕적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 학문임을 깨닫고 느즈막히 의학의 길로 들어선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는 꽤 많은 문학작품이 인용되어 있어 글을 더욱 밀도있게 만든다.

    이 책은 저자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동시에 다른 이들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삶과 죽음 사이의 어딘가에서 일생을 보내는 의사와 환자의 이야기는 담담하고 중립적이다. 실제로는 엄청난 고통과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찬 이야기겠지만 한정된 시간 속에서 더 이상 히포크라테스의 선서가 아니라 아들로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자신으로서 인생을 마치고자 노력한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인간은 어리석어서 죽음이 눈앞에 보이기 전까지는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물론 죽음이 눈앞에 와있는 것처럼 매순간을 살 필요는 없지만 가끔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진지한 고민이어야 하지 않을까.

    ϻ

  • 숨결이 바람 될 때 | qm**nejs12 | 2019.04.1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젊은 나이에 폐암에 걸려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된 신경외과 의사의 회고록. 그가 ...

     

     

    젊은 나이에 폐암에 걸려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나게 된 신경외과 의사의 회고록. 그가 삶과 죽음의 의미를 찾아 외과의가 되고, 죽음을 대면하고 그것을 용감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죽음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다.

     

     

    결정적인 전환점에서 요점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는가이다. ... '계속 살아갈 만큼 인생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p95

     

     

    궁극적인 진리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되 거기에 닿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걸, 혹은 가능하다 해도 확실히 입증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결국 우리 각자는 커다란 그림의 일부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의사가 한 조각, 환자가 다른 조각, 기술자가 세 번째, 경제학자가 네 번째, 진주를 캐는 잠수부가 다섯 번째, 알코올 중독자가 여섯 번째, 유선방송 기자가 일곱 번째, 목양업자가 여덟 번째, 인도의 거지가 아홉 번째, 목사가 열 번째 조각을 보는 것이다. 인류의 지식은 한 사람 안에 담을 수 없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 맺는 관계와 세상과 맺는 관계에서 생성되며, 결코 완성되지 않는다. 그리고 궁극적인 진리는 이 모든 지식 위 어딘가에 있다. -p204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 거야." -p180

     

     

    모든 사람이 유한성에 굴복한다. 이런 과거 완료 상태에 도달한 건 나뿐만이 아니리라. 대부분의 야망은 성취되거나 버려졌다. 어느 쪽이든 그 야망은 과거의 것이다. 미래는 이제 인생의 목표를 향해 놓인 사다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지속되는 현재가 되어버렸다. 돈, 지위, <전도서>의 설교자가 설명한 그 모든 허영이 시시해 보인다. 바람을 좇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p233

     

     

  • 라이프/ 숨결이 바람 될 때 | ap**yj | 2018.12.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죽음을 목전에 둔 의사가 쓴 책이라는 간단한 소개말을 보고는 의사라는 성취를 이루었다면 열심히 산 사람일테고 그런...
    죽음을 목전에 둔 의사가 쓴 책이라는 간단한 소개말을 보고는 의사라는 성취를 이루었다면 열심히 산 사람일테고

    그런 사람이 죽음을 앞에 두었다면 그 누구보다 진하게 삶의 의미를 이해하고 있겠지라는 기대로

    한번뿐인 삶의 소중함을 느끼고 치열한 삶에 대한 의지를 북돋우고자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저자는 '육체의 쇠락과 죽음 앞에서도 인간의 삶을 의미있게 만드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내면의 궁금증에 이끌리어

    문학, 철학, 생물학등의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고 결국 이 모든 것의 교차점에 의학이 있다는 생각에 신경외과 의사가 된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우고 공부하여

    신경외과학회에서 수여하는  최우수 연구상을 수상할 정도로 열정있게 살아오다가 어느날 갑자기 암선고를 받고 죽음을 맞닥뜨리게 된다.


    나는 저자가 암에 걸린 후  호전된 상태가 되었을 때, 신경외과 일이 직업이 아니라 그의 소명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을 가족과 더 보내기 보다는 병원으로 돌아갈 선택을 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자에게 일이란 돈을 버는 수단이 아니라 자기 내면의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저자의 이런 태도를 보고 '지금 내가 하는 일은 직업인가, 아니면 나의 소명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상태가 악화되어 삶에 대한 희망을 놓아야 할 때 아이를 낳을 것을 결심한 것도 참 놀랍고 감동적이었다.

    아이란 또 다른 자신이고 생명이다. 죽음을 앞에 두고 아이를 낳을 결심을 한 것은 저자가 죽음이라는 두려운 운명 안에서도

    삶에 대해 얼마나 건강하고 용기있는 의지를 갖고 있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항상 죽음에 대해 이해해보려고 했던 저자는 이 책의 집필의도를 이렇게 밝히고 있다.

    <독자는 잠깐 내 입장이 되어본 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처지에 있으면 이렇게 보이는구나... 조만간 나도 저런 입장이 되겠지'

    내가 노리는 건 바로 그 정도라고 생각해. 죽어가는 모습을 선정적으로 그리려는 것도 아니고, 가능한 한 해야 할 일을 미리 해두라고 권유하는 것도 아니야.

    그저 그 길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려주고 싶은 것일 뿐이지>p254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죽음을 맞는 태도를 통해, 삶을 더 정면으로 맞설 용기를 격려받는다.  

    용감한 태도로 치열하게, 열정적으로 살았던 내 또래의 이 엘리트 의사를 통해서 삶을 더욱 사랑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바로 지금부터 나의 삶을 더 뜨겁게 사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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