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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204쪽 | A5
ISBN-10 : 899194972X
ISBN-13 : 9788991949720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양장] 중고
저자 공지영 | 출판사 황금나침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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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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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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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 소설가의 두 번째 산문집. 저자가 작가로서 문학을 꿈꿔왔던 시절부터 시작된 생의 외로움과 고독, 여성으로서 부조리한 삶을 온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사랑의 상처 등이 담겨 있다. 또한 그것을 통해서 깨닫게 되는 더 큰 사랑과 용서, 삶에 대한 치열한 용기 등에 대한 저자의 문학적, 인간적 사유가 그려져 있다.

기형도의 <빈 집>, 김남주의 <철창에 기대어>, 자크 프레베르의 <이 사랑>, 루미의 <물레방아처럼 울어라> 등 저자의 문학적 토대를 이루었던 39편의 시와 그 시를 산문으로 이끌어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J를 수신인으로 하는 편지 형식의 산문도 선보이고 있다.

저자는 삶과 사랑에 관한 자신의 가슴 깊은 내면고백과 자기성찰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생의 한가운데에서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고 위로하며, 세상과 자신의 삶을 향해 화해와 용서를 구하고 있다.

저자소개

공지영 1988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단편 ?동트는 새벽?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더 이상 아름다운 방황은 없다??그리고, 그들의 아름다운 시작??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고등어??착한 여자? ?봉순이 언니??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있고,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존재는 눈물을 흘린다??별들의 들판?,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 기행에세이 ?공지영의 수도원 기행?이 있다. 21세기문학상, 오영수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용서의 길
사랑에 대하여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
푸짐하게 눈 내리는 밤
겨우, 레몬 한 개로
두 살배기의 집착에서 벗어나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생명의 찬가
고통의 핵심
느리고 단순하고, 가끔 멈추며
조금 더 많이 기도하고 조금 더 많이 침묵하면서
사랑한 뒤에

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

한 덩이의 빵과 한 방울의 눈물로 다가서는 사랑
잠 안 오는 밤
진정한 외로움은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왔습니다
물레방아처럼 울어라
길 잃고 헤매는 그 길도 길입니다
모든 것이 은총이었습니다
한가하고 심심하게, 달빛 아래서 술 마시기
눈물로 빵을 적셔 먹은 후
공평하지 않다
노력하는 한 방황하리라
독버섯처럼 기억이
세상이 아프면 저도 아픕니다
어린 것들 돋아나는 봄날

나의 벗, 책을 위하여
사랑 때문에 심장이 찢긴 그 여자
우리가 어느 별에서
하늘과 땅 사이
자유롭게 그러나 평화롭게
별은 반딧불로 보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사랑했던 별
있는 그대로
창을 내는 이유
내가 생겨난 이유
속수무책인 슬픔 앞에서
감정은 우리를 속이던 시간들을 다시 걷어간다

작가의 말
작품 출처

책 속으로

본문 중에서 * 잘못된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 나는 고개를 저어봅니다. 잘못된 것이었다 해도 그것 역시 사랑일 수는 없을까요? 그것이 비참하고 쓸쓸하고 비참하고 쓸쓸하고 뒤돌아보고 싶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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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에서 * 잘못된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 나는 고개를 저어봅니다. 잘못된 것이었다 해도 그것 역시 사랑일 수는 없을까요? 그것이 비참하고 쓸쓸하고 비참하고 쓸쓸하고 뒤돌아보고 싶지 않은 현실만 남기고 끝났다 해도, 나는 그것을 이제 사랑이었다고 이름 붙여주고 싶습니다. 나를 버리고, 빗물 고인 거리에 철벅거리며 엎어진 내게 일별도 남기지 않은 채 가버렸던 그는 작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칠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었지요. 그가 죽는다는데 어쩌면 그가 나를 모욕하고 그가 나를 버리고 가버렸던 날들만 떠오르다니. 저 자신에게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리고 그의 죽음보다 더 당황스러웠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지만 그러나 그것 역시 진실이었습니다. 죽음조차도 우리를 쉬운 용서의 길로 이끌지는 않는다는 것을 저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인간의 기억이란 이토록 끈질기며 이기적이란 것도 깨달았습니다. 이제는 다만 영혼을 위해 기도합니다. 아직 다 용서할 수 없다 해도 기도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다행입니다. 우리 생애 한 번이라도 진정한 용서를 이룰 수 있다면, 그 힘겨운 피안에 다다를 수 있다면 저는 그것이 피할 수 없는 이별로 향하는 길이라 해도 걸어가고 싶습니다. - <용서의 길> 중에서 *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문득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학대가 일어날 수도 있고, 비겁한 위인과 순결한 배반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꼭 그대를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 <생명의 찬가> 중에서 * 예술가라는 존재들은 낚싯대의 찌처럼 춤을 추는 존재들입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어두운 물속에서 물고기가 1밀리미터쯤 미끼를 잡아당기면, 혼자서 그 열 배 스무 배로 춤을 추어서 겨우 물고기가 1밀리미터쯤 잡아당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는 그 우스꽝스러운, 대개는 그 빛깔이 화려한 그 찌 같은 존재들이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가 알고도 피하고 모르고도 피하고 무서워서도 피하는, 생의 가지가지 모든 고통들이 실은 인생의 주요 질료하는 것을 알려주는 그런 존재라는 것을. 마치 혼자서만 세상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것같이 외로운 때 너만 그러는 것은 아니야, 하고 다가가는 그런 존재들이 바로 예술가들이라는 것을. - <고통의 핵심> * 무엇을 잃어버리는 일이 꼭 나쁜 일은 아니겠지요. 기억 위로 세월이 덮이면 때로는 그것이 추억이 될 테니까요. 삶은 우리에게 가끔 깨우쳐줍니다. 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이라고. - <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 * 되돌아보면 진정한 외로움은 언제나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왔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의 본질을 직시하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거리를 기웃거리는 외로움과는 다른 것입니다. 자신에게 정직해지려고 애쓰다 보면 언제나 외롭다는 결론에 다다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럴 때 그 외로움은 나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친구가 말했습니다. 당하면 외로움이고 선택하면 고독이라고. 우리는 외로우니까 글을 쓰고 외로우니까 좋은 책을 뒤적입니다. 외로우니까 그리워하고 외로우니까 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합니다. 어떤 시인의 말대로 외로우니까 사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늘 사람인 모양입니다. - <진정한 외로움은 최선을 다한 후에 찾아왔습니다> * 성장에는 고통이 뒤따른다는 사실이, 인간이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필히 물레방아처럼 많은 눈물이 필요하다는 것이 내게는 여전히 달갑지 않지만 이제는 볼멘소리로 그냥, 예,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가끔 저 자신에게 묻기도 합니다. 정말 그렇게 울어보았나, 정말 물레방아처럼 온몸으로 울어보았나, 설사 그것이 고귀한 것이 아니라 그저 나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서라 하더라도 그렇게 온몸으로……온몸으로……. - <물레방아처럼 울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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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10년 만에 발표하는 작가 공지영의 두 번째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소설가 공지영이 10년 만에 발표하는 두 번째 산문집이다. 작가로서 시와 문학을 꿈꿔왔던 시절부터 시작된 생의 외로움과 고독, 여성으로서 부조리한 삶을...

[출판사서평 더 보기]

10년 만에 발표하는 작가 공지영의 두 번째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소설가 공지영이 10년 만에 발표하는 두 번째 산문집이다. 작가로서 시와 문학을 꿈꿔왔던 시절부터 시작된 생의 외로움과 고독, 여성으로서 부조리한 삶을 온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사랑의 상처, 그것을 통해 깨닫게 되는 더 큰 사랑과 용서, 삶에 대한 치열한 용기 등에 대한 그의 문학적, 인간적 사유를 담은 책이다. 기형도의 ?빈 집?, 김남주의 ?철창에 기대어?, 자크 프레베르의 ?이 사랑?, 루미 ?물레방아처럼 울어라? 등 39편의 그의 문학적 토대를 이루었던 시(詩)와 그 시로 산문을 이끌어내는 형식을 빌어쓴 이번 책은, 그의 글쓰기가 ‘살아 움직이며 끊임없이 상처받고 치유하고 있는 영혼을 질료로 삼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가슴을 치는 문장 한 줄 한 줄마다에 묻어나는 뛰어난 문학성과 한 인간으로서의 솔직한 내면 고백은 눈물과 생채기의 흔적들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슴을 치유하고 위무하면서, 정직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끊임없는 자기 변화와 삶의 치열함을 지닌 우리 시대 대표작가로서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주는 산문집이다. 삶과 사랑에 관한 가슴 깊은 고백, 자기성찰의 기록 남성사회의 폭력으로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다룬 ?착한 여자?, 남자와 여자가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는 과정을 묘사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랑과 이상을 잃고 삶의 방향을 찾아헤매는 이들의 삶을 다룬 ?별들의 들판?, 사형수와의 만남을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깊이 있게 묘사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그의 문학적 성취는 모두 이런 사유의 과정, 오랜 자기치유와 극복의 시간 속에서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모든 시간을 보내온 그는 이제 “나를 모욕하고, 나를 버리고 가버렸던 사랑”을 용서한다. “너무 무서워서 늘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나의 길고 길었던 삶”“분노를 일으킬 만큼 일말의 동정심도 없는 인색한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인다. 삶과 사랑에 관한 자신의 가슴 깊은 내면고백과 자기성찰을 담은 이번 책을 통해, 작가는 생의 한가운데에서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고 위무하며 세상과 자신의 삶을 향해 화해와 용서의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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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미희 님 2013.09.22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고, 일부러 그를 스쳐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혼자 있을 때,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시간 틈틈이,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처럼 마음이 추워질 때, 나 스스로에게 사랑할 수 있을까 하고 묻고는 얼른 아니, 라고 대답했습니다

  • 조준 님 2013.09.15

    그이는 그 사람에게 입을 맞추었다 레몬의 달이

  • 조준 님 2013.09.15

    이 시를 읽으면 슬픔이 죽음 앞에서 위대해지고, 사랑이 운명 앞에서 세상을 덮습니다. 겨우 레몬 한 개로 사랑의 절정과 성숙의 무르익음을 봅니다. 겨우 레몬 한 개로 죽어감이,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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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그렇지만 어떤 작가님들의 어떤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게 읽을 수 없는 나에겐 하나의 화두로 &nb...
    늘 그렇지만 어떤 작가님들의 어떤 산문집이나, 에세이는 가볍게 읽히지만, 가볍게 읽을 수 없는 나에겐 하나의 화두로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다.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며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채 그리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쉽게 읽히는 때가 없으면서도
     
     알고, 느끼고, 보고, 듣고, 생각하다보면 한없이 어렵고, 복잡하게 얽힌 한 사람의 인생이 내게 갑자기 달려드는 것 같은 느낌에
     
    놀라고, 당황하고, 두려워하며 책장을 넘기곤 한다.
     
     우습게도 가만히 꽂혀있는 책을 볼 때는 저걸 어서 읽어내야지 싶다가도, 손에 잡은 페이지가 오른손에 많던 상태에서 점점 왼손에 많아질 때, 난 갈등하고 만다.
     
    이 한장을 넘기면, 이 이야기의 끝이 한장 더 가까워진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 두려워지곤 하는 것이다.
     
     산문집이란, 에세이란 무엇인가 그 사람의 인생 그 자체라고 난 생각한다.
     
    작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짜내어 담담하고, 간결하게 하지만 그 안에 사랑, 아픔, 열정, 좌절, 후회, 다짐 등속을 단단히 갈무리해 숨겨둔
     
     보물 상자와도 같은 것이다.
     
    그냥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이렇게 적어낼 수 밖에 없었다고 난 고백할 수 밖에 없다.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나를 돌아볼 수 밖에 없었다.
     
    아팠던 이야기, 애틋했던 이야기, 슬펐거나 놀랐거나 절망하고 다시 위로받았던 이야기들을 읽으며 나 스스로도 위로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정도와 형태만 다를 뿐 세상 모든이가 지고, 혹은 이고 아니면 들고 가는 이야기일 것이기에.
     
    J라는 난 모를 아마 평생가도 난 알지 못할 이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한편, 한편의 글들이 모여 페이지가 되고 책이 되어있었다.
     
     나도 모르게 J라는 사람이 부러워진건 자신의 깊은 고민과, 슬픔, 아픔과, 괴로움, 절망, 희망, 위로, 고통, 그리고 기쁨까지도
     
    적어 보내주는 이를 둔 점이 너무나 부럽고 부러웠다.
     
     책 속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나에게 있던 일, 그것이 정말 기쁘거나, 슬프거나, 아프거나 절망적인 일이 있어도.
     
    그것을 전하고, 함께 기뻐하거나 위로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랬던 순간이 떠오르던 것에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런 사람이 없다는 것에 그저 부러움만 떠올려 보았다.
     
    그렇기에 책은 내게 큰 위로가 되어준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기도 했다.
     
     책은 나의 고민 상담사요, 위로자요, 조언자이고, 선생님이며, 친구이고 때로는 미래의 나 그 자체이기도 하다.
     
    내게 한 권의 책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은 결코 드문 일은 아니다.
     
     다만 그 정도와 형태만이 다를 뿐이다.
     
    잔잔한 문체도 마음에 들었다.
     
     내가 이따금 끄적이곤하던 누군가에게 보내는 일기를 닮은 가만가만한 이야기체.
     
    그 잔잔함이 되려 내 마음에 파문을 일게했다면 그것도 참 몹쓸 역설이다.
     
     겨울과 봄과 여름 가을과 다시 겨울을 오가며 적어가는 이야기.
     
    한 편, 한 편에 더해져있는 시들, 그리고 제목까지.
     
     한글을 배워본 기억이 없다는 작가의 말, 다른 장난감 등속을 다 그만두고 글자를 쓰며 놀았다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
     
    드라마보다 드라마 같은 하나 하나의 이야기들.
     
     문득 사랑하지 않고 있는 사람은 읽지 말기를 권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혹은 사랑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은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내가 적었지만 우스운 말이다.
     
    사람은 아마, 그래 사람은 자신이 아는 만큼 느낄 수 있다.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생각할 수 있고, 자신이 느낄 수 있는 만큼 볼 수 있다.
     
    같은 책을 읽어도 적어놓은 감상은 어느 것 하나 같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증거가 될테지.
     
     왜 사람이 사색을 하는 것일까하고 묻고 싶다.
     
    왜 사람이 자신을 돌아보고 후회하고, 후회하고는 다시 어쩔 수 없는 운명처럼 그 길로 뛰어들게 되는지 알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내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다.
     
    그런 마음을 들게하는, 그런 이야기를 적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그런 잔잔히 가슴 울리는 책이었다.
  • 빗방울처럼나는혼자였다 | eu**87 | 2011.10.1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윤아가읽어보라고권해준책. 처음으로읽어본산문집이었다. 공지영작가의책을많이읽어본건 아니지만, 문체가편하다고해야...
     
    윤아가읽어보라고권해준책.
    처음으로읽어본산문집이었다.
    공지영작가의책을많이읽어본건
    아니지만, 문체가편하다고해야하나a
    '사랑후에오는것들'은정말이지좋다.
     
    느낀것도없지않아있었고,
    잘이해할수없는부분도있었고.
    '공지영'이란사람에대해조금이나마
    알수있었고.
     
     
  • 어제 내일은 무슨 책을 읽을지 미리 정해놓고 잠을 청했었다. 그리고 새벽녘에 들려오는 빗소리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늘...

    어제 내일은 무슨 책을 읽을지 미리 정해놓고 잠을 청했었다. 그리고 새벽녘에 들려오는 빗소리에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오늘 읽으려고 정해 놓은 책이 바로 공지영 작가의 두 번째 산문집인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라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연처럼 빗소리를 듣고 내리는 빗방울을 잠시 쳐다보며 이 책을 손에 들고 읽어 내려갔다.


    공지영 작가를 알게 된 것은 중학교시절에 "착한 여자"라는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얼마 후 느낌표라는 프로그램에서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라는 곳에서 공지영 작가의 "봉순이 언니"가 선정되었고 무슨 책일까 궁금함에 그 책도 읽었다. "착한 여자"에서나 "봉순이 언니"에서 나오는 두 여자의 인생이 너무 가슴 아프고 파란만장해서 책을 읽는 내내 아픈 가슴을 쓸어내리며 읽었다. 그래서인지 다음부터 공지영 작가의 작품에 손을 댈 수가 없었고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친구들과 놀기에 바빠 모든 책을 손에서 놓았다.


    그리고 다시 책을 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언니가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그 책이 공지영 작가의 책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렇게 난 공지영 작가와 다시 만나게 되었고 두 번째로 읽었던 책이 우연히 회사에서 이달의 사원으로 뽑혀 받게 된 책 "사랑 후에 오는 것들"로 다시 만나 2007년에 발표한 "즐거운 나의 집"으로 세 번째 만났다. 그리고 오늘 네 번째로 빗소리와 빗방울을 보며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읽은 것이다.


    책을 출판하면 항상 베스트셀러 진입과 동시에 유명한 인기까지 얻은 그녀의 삶이 난 항상 행복하다고만 생각했다. 아마도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세 번째로 읽은 책으로 통해 그녀의 삶이 그렇게 순탄하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고 난 이번 산문집으로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그녀의 삶이 모두가 부러워하는 행복한 삶이 아닌 한 없이 고통스러웠고 아픈 삶이라는 것을. 그 경험으로 말미암아 글을 쓰며 지금의 인기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녀의 아픔과 슬픔, 외로움과 고독을 읽으면서 역시 세상살이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녀의 마지막 말이 아직도 가슴속에 아련하게 울려오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그녀의 말처럼 나에게만 주어진 나만의 시간을 죽이지 않도록 아주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려 한다.

  •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ㅡ 공지영     생은 아프지만 그래도 살아볼만한 것.세상은 냉혹하지만 사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ㅡ 공지영

     

     


    생은 아프지만 그래도 살아볼만한 것.
    세상은 냉혹하지만 사랑은 아직 따뜻하고 
    희망은 연약하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것이라고.
    그녀는 언제나 그렇게 말을 한다.

     

    나는 그녀를 이 시대의 빛나는 옵티미스트라고 하고 싶다.

     

    진짜 그녀가 그렇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자기라도 세상에 대고 그렇게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그녀의 속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그녀는 낙관적인 목소리를 가진 작가이다.

     

    내가 선생님이라고 말하는 목소리를 가진 그녀.
    그래도 어딘가에 파랑새는 있어! 라고,
    손이 고운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그냥 기웃거려 봐도 남들 안 해본 고생은 다 해본듯한 그녀가
    그렇게 말하니
    우리같은 중간인은 그런가보다, 할 수밖에.

     

    원래 산문집은 별로 좋아하지 않고

    제목에 끌려 도서 검색을 해보다가 편지형식이라는 말을 보곤

    읽을까 말까 고민했는데

    내가 읽어본 공지영의 책 중에선 가장 재미있었다.

     

     

     

     

     


     

     

     

     

    + 사랑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다.

     

    + J, 가끔 우리는 이게 절벽인 줄 알면서도 그 위에 서서 뛰어내리고 싶어 한다고 당신은 제게 말했습니다. 가끔 우리는 이것이 수렁인 줄 알면서도 눈 말갛게 뜬 채로 천천히 걸어들어 간다고. 가끔 머리로 안다는 것이, 또렷하게 알고 있다는 것이 이렇게 속수무책일 때가 있다고, 또 이렇게 하면 그와 끝장이 나는 줄 알면서도 우리는 마지막 말을 하고야 만다고 그대는 제게 말했습니다.

     

     

    + 죽은 물고기만이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

     

    + 잘못된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

     

    + 죽음조차도 우리를 쉬운 용서의 길로 이끌지는 않는다는 것을 저는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인간의 기억이란 이토록 끈질기며 이기적이란 것도 깨달았습니다.

     

     

    + 한 사람을 사랑하는 작은 사랑 없이 큰 사랑을 이야기하는 것은 공허합니다. 위선이 되기 쉽지요. 작은 사랑만 보고 큰 사랑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이기적이 되고 맙니다.

     

     

    + J, 저는 사랑을 믿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사랑했다고 믿었던 사람들은 나에게 아픔만 주고 떠났다고 생각했지요. 남는 것은 허망함과 자신에 대한 씁쓸한 기억들뿐. 저는 사랑이 두려웠고, 저 자신에게 남겨진 사랑의 몫은 이 세상에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마음을 굳게 닫기도 했지요. 일부러 쌀쌀하게 대했고, 일부러 대답하지 않았고, 일부러 그를 스쳐 지나가기도 했습니다. 혼자 있을 때,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시간 틈틈이,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처럼 마음이 추워질 때, 나 스스로에게 사랑할 수 있을까하고 묻고는 얼른 아니, 라고 대답했습니다. 내가 나를 믿을 수 있을 까, 내가 과연 한 인간을 있는 그대로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을까? 멀리서라면 혹시, 짧은 기간이라면 혹시, 그러나 가깝고 길게...... 나는 자신이 없었던 겁니다. 내가 사랑할 수 없었음이 절망적이었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착각을 사랑이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에.

     

     

    + J, 어제는 몹시 술이 마시고 싶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 무슨 싹인가가 돋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설레는 싹 같은 것을 느껴버린 것입니다. 빠진 이빨이 돋는 것처럼 나는 고통스러웠습니다. 거부하고 싶었지요. 세상 모든 사람에게는 아니라고 해도 내게 사랑은 무모하지 않았다면 순진했었고 빠져들어가지 말아야 할 늪처럼 생각되어졌음을 고백합니다.

     

     

    + 그래도 당신은 내게 사랑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군요. 그것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고,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것이 사랑이라고. 키스도 침대도 빵을 나누는 것도, 보내주는 것도 사랑이라고. 다만 그 존재를 있는 그대로 놔두는 것이 사랑이라고. 제게는 어려운 그 말들을 하시고야 마는군요. 그래요, 그러겠습니다.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는 사랑을 말입니다.

     

     

    + 이렇게 약간 외로운 밤을 저는 좋아합니다. 비가 내리거나 눈이 내리거나 바람이 불거나 배꽃이 흐드러지게 떨어지는 날, 달 밝은 날 정원이 온통 은빛으로 변하거나 정원에 돗자리 펴고 누워 유성을 일곱 개나 세어보던 날이거나 푸른 번개가 산등성으로 내리꽂히는 걸 바라보던 그 날이거나, 외로움을 옆에 앉혀놓고 이렇게 혼자 소주를 마시는 밤을 저는 가끔은 설레며 기다립니다.

     

     

    +   한 친구는 어느 날 술에 취해 제게 말하더군요. 세상에 태어나 그냥, 어느 날 밤, 문득 누군가의 손을 꼭 붙들고 도망치고 싶어해보지 않은 사람과는 친구하지 않겠다고. 그 애달픔을 모르는 자와는 인생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누군가는 인생의 어느 골목에서 그렇게 누군가의 손을 잡고 달음질을 치고, 누군가는 그 길모퉁이에서 그 손을 잃어버리고, 누군가는 끝내 그 손을 내밀어보지도 못하겠지요.
       J, 짧은 사랑이라 해도 소중합니다. 약속하지 못해도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차피 영원에 도달할 수 없는 사람들이라서가 아닙니다. 잃어버린 것과 깨어져버린 것보다는 그 '처음'을 항상 간직하고만 싶습니다. 그 처음이 있어서 저는 살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겁 많은 제가 어떻게 아이들을 데리고 이 산골로 들어설 수 있었겠습니까? 너무 무서워서 늘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안 되었던 나의 길고 길었던 살밍 때로는 야속했습니다마는, 이제는 나쁘지 않습니다. 저기 흰 눈이 공평하게 온 세상에 내리고 있지 않습니까?

     

     

    + 어디선가 당나귀가, 그것도 이 눈처럼 흰 당나귀가 응앙응앙 우는 소리를 놓치고 말까 봐 내 작은 몸짓에도 조심스럽습니다. 아름다운 나타샤와 가난한 시인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이 데리고 간 그 흰 당나귀도 함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J 당신도, 행복하시길 빕니다. 설사 그것이 나와 함께가 아니라 해도 말입니다.

     

     

    + 이런 제 마음이 진심임을 그대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잠든 곳에서 천리 먼 곳에 떨어져 있어도 저는 행복해질 것만 같습니다. 설사, 내일 새벽 슬픈 꿈에서 깨어나 이 모든 맹세를 스스로 깨어버린다 해도, 지금 이 순간을 겪어낸 것이 제게는 분명 큰 행운입니다.

     

     

    + 가장 위로받고 싶었던 그때, 마음이 어린 나비 날개처럼 여렸던 때 겪어야만 하는 손가락질은 이미 그 각오만으로도 긴긴 불면을 가져다줍니다. 삶이 내게 왜 이리 인색한지 모르겠고, 착하게 살고자 노력했으나 그것이 바보 같은 시도라는 것을 증명해줄 본보기로 내가 뽑힌 것 같은 그런 억울함, 분노 같은 것들이 밤새 샌드페이퍼처럼 제 마음을 갉아대곤 했습니다.

     

     

    +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가 트릴 수도 있다고 문득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학대가 일어날 수도 있고, 비겁한 위인과 순결한 배반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꼭 그대를 내곁에 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고오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빈 집> 기형도

     

     

    + 처음에 저는 저 자신을 많이 질책했습니다. 엄살이 심한 것이 아닐까 하고 반성하고 고치려고 노력했지요. 그러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추위에 강한 나무가 있고 더위에 강한 나무가 있듯이 우리는 모두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고 나자 저는 저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 아무리 상식적이고 아물 튼튼한 사람도 생의 어느 봄날 한 번쯤 오뉴월의 훈풍에 아파서 울 때가 있는 것이니까요. 마치 혼자서만 세상 밖으로 내동댕이쳐진 것같이 외로울 때도 있는 것이니가요. 그럴 때 너만 그러는 것은 아니야, 하고 다가가느 ㄴ그런 존재들이 바로예술가들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건 이 자본주의와 세계화와의 효율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지만, 우리가 여전히 삶을 택하게 하고 인간이게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 놀랍게도 책이나 위인적 속이거나 하다못해 여성지에 나오는 연예인 중에서도 '하느님, 나 꼭 저렇게 살고 싶어요' 하고 싶은 표본이 제게는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생각하던 그 행복은, 그래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던 그 삶은 대체 이 세상 어떤 사람이 살다간 그런 삶이었을까요?

     

     

    +이제 헤어지다니, 이제 헤어져
    다시는 마나지 못하게 되다니
    영원히 끝나다니, 나와 그대
    기쁨을 가지고, 또 슬픔을 지니고,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해서 안 된다면
    만남은 너무나, 너무나도괴로운 일,
    지금가지는 만남이 즐거운 일이었으나
    그 즐거움 이미 지나가버렸다
     

    우리 사랑 이제 모두 끝났으면
    만사를 끝내자, 아주 끝내자
    나, 지금가지 그대의 애인이었으니
    몸을 굽혀 새삼스레 친구일 수야 없다

     

    <사랑한 뒤에> 존 시먼즈

     

     

    + 만사를 끝내버리는 것, 깨끗이 구질구질하지 않게 끝내버리는 것, 이것이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인간관계에서 그것은 좋은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한 사람씩 친구를 잘라 버린다면, 그러니까 "몸을 굽힐 수가 없어서, 아주 끝내버린다면" 우리 곁에 남아 있을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 제게 봄날을 되돌려준 당신, 고맙습니다.

     

     

    + 이렇게 새벽에 일어나 터져나오는 언어들을 내 그물에 가두려고 기도도 미룬 채 책상 앞에 앉기는 얼마 만인지, 이런 날들이 다시 올 거라고 생각이나 했었는지요. 그러니 이 봄이 제게 얼마나 사무쳐와서 수많은 언어들로 화해질지, 기대되고 실은 또 걱정됩니다.
    J, 그러니 제가 당신을 사랑해도 될까요?

     

     

    +J, 무엇을 잃어버리는 일이 꼭 나쁜 일은 아니겠지요. 기억 위로 세월이 덮이면 때로는 그것이 추억이 될 테니까요. 삶은 우리에게 가끔 깨우쳐줍니다. 머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마음이 주인이라고.

     

     

    + J, 한때는 사랑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심장을 무디게 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었습니다. 누군가 물으면 대답했지요. 나는 그런 감저의 소모가 싫거든요, 하고. 그리고 평화롭다고 생각했지요. 아무도 나를 더 이상 상처주자 못할 거라고. 감정의 철갑을 두르고 의기양양해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고 다친 영혼을 절둑이는 친구들을 보며, 음, 넌 아직 어리군......뭐 이런 생각도 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고는 떨어지는 낙엽을 보거나 서녘 하늘에 드리워진 살구빛 노을을 바라보았습니다. 참 좋더군요. 마음이 아프지도 않고 아스라하지도 않고 담담했지요.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시 글을 쓰기 위해 오랜만에 돌아와 책상 앞에 앉아보니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고 그저 멍했습니다. 창밖을 바라보아도 하늘은 하늘이고 노을은 노을이며 이파리들은 그저 녹색이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그 하늘과 그 노을과 그 이파리들은 담담했으나 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어 몹시 당황스러웠습니다. 오랜 시간 책상 앞에서 한 자도 쓰지 못한 채 앉아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몇 달을 그저 앉아 있어야 했던 것입니다.
     


    +당신이 저를 떠난다 해도, 저는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것입니다. 이것이 변덕스러우 ㄴ사랑의 갈피라고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나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저는 이제 압니다. 한 조각의 사랑과 한 덩어리의 빵만으로도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의 사랑이 필요하듯이 내가 진정으로 살아 있기 위해 나 역시 그들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있음으로 인해 저는 홀로인 것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당신을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 언젠가 내가 너를 잃어버릴 때
    너는 잡들 수 있을까? 보리수 화환처럼
    내가 네게 속삭여주지 않는다 해도?


    내 여기서 깨어 앉아
    눈꺼풀처럼, 네 가슴에
    네 손발에, 네 입에
    이야기를 얹어주지 않는다 해도,
    네 눈을 감겨주고 나서
    한 무더기의 멜리사 풀과 별 모양의 아니스 풀이
    가득한 정원처럼
    너를 너의 것만으로 놓아두지 않는다 해도

     

    <자장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

     

     

    + 12월 31일자까지 쓰고 난, 12월 26일 밤, 시간을 보니 2시 반이 넘어있었습니다. 밤이라고 하기에도 부정확하고 새벽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두웠던 시간. 아이는 잠들어 있고 사방은 조용했습니다. 누구에겐가 전화를 걸어 나 해냈어, 나 그래도 해냈어, 라고 어리광을 부리면 사랑하는 누군가가, 그래 잘했다, 참 잘했어, 라고 말하는 걸 듣고 싶은 생각이 참을 수 없이 일던 그런 밤이었습니다. 그런데 밤 2시 반에 전화를 걸어도 좋은 사람이 없었습니다.그렇게 구체적으로 외로운 시간은 처음이었습니다.

     

     

    + 사랑 안에서 길을 잃어라!

     

     

    + 산 그늘에 얼굴을 가리고 펑펑 울기에도 좋고, 죽기에도 좋고, 누군가 태어나기도 좋은 봄날 <이원규>

     

     

    + 누구 말대로 하지 못할 이유는 999가지, 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 하면 되는 것인데요.

     

     

    +우리는 이 사랑을 했을까요/

     

     

    + 젊은 날, 저는 노력하면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드고 믿었던 바보였습니다. 공부도 했고, 시도 썼고 글도 썼습니다. 이국의 언어도 익혀보았고 졸리운 정신을 달래가며 밤 늦도록 책상 앞에도 앉아 있었습니다 . 그러나 J,  한 가지를 몰랐던 게 있습니다.사람은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그렇습니다. 사람 말입니다. 마음이기도 하고 사랑이기도 한 그말.

     

     

    + 저는 오래오래 앓았고 그러나 이제는 회복기에 들어선 환자처럼 담담하고 맑아지고 있습니다. 씩씩해지고 많이 웃을 수 있습니다. 가끔 달리기도 하고 아이들과 자전거도 탑니다.
     j, 이렇게 말해도 된다면 말하고 싶습니다. 모든 것이 은총이었습니다.

     

     

    + 놀랍게도 책이나 위인전 속이거나 하다못해 여성지에 나오는 연예인 중에서도 '하느님, 나 꼭 저렇게 살고 싶어요' 하고 싶은 표본이 제게는 없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며 ㄴ제가 생각하던 그 행복은, 그래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던 그 삶은 대체 이 세상 어떤 사람이 살다간 그런 삶이었을까요?

     

     

    + 계절 하나가 봄이 되려고 하는 당연하고 장엄한 진리 앞에서도 겨울은 그렇게 우리에게 쉽게 봄의 자리를 내주지는 않습니다.뒤척이고 비 뿌리고 바람 불면서 추웠다가 따스했다가 다시 바람이 붑니다. 그리운 J, 오늘도 그렇습니다.

     

     

    +이 위대한 밤의 주인이신 하느님
    숲이 보이십니까?
    숲이 외로워한다는 소문이 들리십니까?
    숲의 비밀이보이십니까?
    숲의 고독을 기억하십니까?
    제 영혼이 제 안에서 밀랍처럼
    녹기 시작하고 있는 것도 보이십니까?
    <숲, 토머스 머튼>

     

     

    +사랑 때문에 심장을 찢긴 그 여자.

     


    + 저음으로 말할 것
    잔잔하게 웃을 것


    햇빛을 가득하게
    음악은 고풍으로

    그리고 목숨을 걸고
    그 평화를 지킬 것
    <가정, 유지호>


    +외로움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오, 나의 연인이여, 빗방울처럼
    슬퍼하지 마
    내일 네가 여행에서 돌아온다면
    내일 내 가슴에 있는 돌이 꽃을 피운다면
    내일 나는 너를 위해 달을
    오전의 별을
    꽃 정원을 살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오늘, 혼자다.
    오, 빗방울처럼 흔들리는 나의 연인이여


    <비엔나에서 온 까씨다들> 압둘 와합 알바야티

     

    + 슬퍼하는데도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지요. 저는 그냥 그 어두컴컴한 극장 안에 저 자신을 내버려 두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부대끼는 날에는 몸이 퉁퉁 부어오르는데 그것도 그냥 견뎌보기로 했지요. 운전을 하고 꽃무리 속을 달려가거나 신호등이 푸른빛으로 바뀌어 막 엑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려놓고 힘을 주려고 하는 그 찰나, 돌발 상황처럼 얼굴이 구겨지고 눈물이 용수철처럼 튀어오르기도 했습니다. 울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지치는 것에 지칠 때까지, 그 하나가 먼저 지칠 때까지 말입니다.봄꽃 화사한 길 가에 차를 세우고 앉아 있었습니다. 그곳이 아니고는 천지간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조차 없었습니다.

     

     

    + 네가 참 사람이라면
    사랑에 모든 걸 걸어라
    그렇지 않다면 이 자리를 떠나라


    반쪽 가슴으로는 위엄에 도달할 수 없다
    산을 찾아 떠나라
    지저분한 길가 선술집에서 너무 오래 머무르지 말고
    <선술집에서, 루미>

     

    + 그분의 경험에 의하면 식물이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적당히 결핍되어 있는 환경에서라고 합니다. 너무 결핍되면 말라버리지만 적당히 결핍되면 아름다운 꽃도 피우고 열매도 잘 맺는다는 것입니다. 결핍이 하나도 없는 식물은 이파리만 무성해질 뿐 어떤 꽃도 잘 피우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가 체험한 진실이라는 것이지요. 심지어 토마토 열매를 맛이게 하려면 아주 어린 토마토가 여렸을 때 바늘로 작은 상처를 내준다고 합니다. 그러면 그 토마토는 그 상처를회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뿌리 쪽에서 양분을 끌어올려 병충해에도 잘 견디고 맛도 있는 토마토를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새들이 쪼아먹은 자국이 있는 과일이 맛있다는 어머니의 말씀도 떠올랐습니다.


    + 비가 그치고 해가 나고 있습니다. 언젠가 저 하늘에 먹구름 다시 끼겠지요. 그러나 J, 영원한 것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또 살아있습니다.

     

    + 추위에 강한 나무가 있고 더위에 강한 나무가 있듯이, 물이 많아야 하는 나무가 있고 물이 적어야 하는 나무가 있듯이 우리는 모두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말입니다.

     

     

    + 괜찮다고, 그래도 괜찮다고, 어떻게 살아있으면 감정은 마치 절망처럼 우리를 속이던 시간들을 다시 걷어가고 기어이 그러고야 만다고. 그러면 다시 눈부신 햇살이 비치기도 한다고, 그 후 다시 먹구름이 끼고 소낙비 난데없이 쏟아지고 그러고는 결국 또 해 비친다고. 그러니 부디 소중한 생을, 이 우주를 다 준대도 대신 해줄 수 없는 지금 이 시간을 그 시간의 주인인 그대를 제발 죽이지는 말아달라고.

     

    + 한때는 사랑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심장을 무디게 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었습니다. 누군가가 물으면 대답했지요. 나는 그런 감정의 소모가 싫거든요, 하고. 그리고 평화롭다고 생각했지요. 아무도 나를 더이상 상처주자 못할 거라고. 감정의 철갑을 두르고 의기양양해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 | ho**m | 2009.06.27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소설가 공지영님의 두 번째 산문집입니다. 작가로서 시와 문학을 꿈꿔왔던 시절부터 시작된 생의 외로움과 고독 여성으로서 부조리한 삶을 온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사랑의 상처 그것을 통해 깨닫게 되는 더 큰 사랑과 용서 삶에 대한 치열한 용기 등에 대한 그의 문학적, 인간적 사유를 담은 책입니다. 남성사회의 폭력으로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다룬 (착한 여자) 남자와 여자가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는 과정을 묘사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랑과 이상을 잃고 삶의 방향을 찾아헤매는 이들의 삶을 다룬 (별들의 들판) 사형수와의 만남을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깊이 있게 묘사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그의 문학적 성취는 모두 이런 사유의 과정 오랜 자기치유와 극복의 시간 속에서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읽으며 공지영님이 가진 예술가의 고통과 고독한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소설가 공지영님의 두 번째 산문집입니다.

    작가로서 시와 문학을 꿈꿔왔던 시절부터 시작된 생의 외로움과 고독

    여성으로서 부조리한 삶을 온몸으로 겪을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사랑의 상처

    그것을 통해 깨닫게 되는 더 큰 사랑과 용서 삶에 대한 치열한 용기 등에

    대한 그의 문학적, 인간적 사유를 담은 책입니다.

    남성사회의 폭력으로 지울 수 없는 아픈 상처를 다룬 (착한 여자)

    남자와 여자가 이별하고 다시 사랑하는 과정을 묘사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사랑과 이상을 잃고 삶의 방향을 찾아헤매는 이들의 삶을 다룬 (별들의 들판)

    사형수와의 만남을 통해 삶과 죽음이라는 인간 본연의 문제를 깊이 있게

    묘사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그의 문학적 성취는 모두 이런 사유의 과정

    오랜 자기치유와 극복의 시간 속에서 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를 읽으며 공지영님이 가진 예술가의 고통과

    고독한 삶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 이젠,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말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고통이 와도 언젠가는, 설사

    조금 오래 걸려도, 그것이 지나갈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랑한다고 꼭

    그대를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 본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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