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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뒷길을 걷다 --- 책 위아래 옆면 도서관 장서인있슴 ( 본문깨끗 )
278쪽 | A5
ISBN-10 : 8954606113
ISBN-13 : 9788954606110
제국의 뒷길을 걷다 --- 책 위아래 옆면 도서관 장서인있슴 ( 본문깨끗 ) 중고
저자 김인숙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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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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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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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제국의 뒷길, 가장 깊이 가장 낮게 숨어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다! 진지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생의 아픔과 신산을 그려온 소설가 김인숙의 첫 산문집 『제국의 뒷길을 걷다』. 2002년 '무조건 이민가방 두 개 싸들고 가서 도착'한 중국 대련에서 이 년을, 2006년 북경에서 다시 일 년 반을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북경 이야기'를 들려준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북경의 도처에 있는 옛것의 흔적들"과 사랑에 빠졌다는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히 역사와 기행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닌, 북경의 역사와 문화와 사람살이의 풍경을 오롯이 보여준다. 황제로 태어나지 않았으나 황제가 되었고, 그리고 황제가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황제의 자리에서 쫓겨난 마지막 황제 푸이,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단지 '사랑; 하나를 원했지만 남김 없는 상실 끝에 시신조차 남기지 못한 마지막 황후 완룽, 황제 뒤에서 황제보다 더 높은 권력을 누렸던 천하무적의 여인 서태후, 영원한 권력을 좇아 결국 황제의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곧 나락으로 추락해버린 원세개 등 소설보다 더 극적이고 가혹하며, 섬세하고 뜨거운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저자소개

저자 : 김인숙
저자 김인숙은 1963년 서울 출생. 1983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상실의 계절」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이수문학상, 대산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함께 걷는 길』 『칼날과 사랑』 『유리 구두』 『브라스밴드를 기다리며』 『그 여자의 자서전』, 장편소설 『핏줄』 『불꽃』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긴 밤, 짧게 다가온 아침』 『그래서 너를 안는다』 『시드니 그 푸른 바다에 서다』 『먼 길』 『그늘, 깊은 곳』 『꽃의 기억』 『우연』 『봉지』 등이 있다.

목차

序. 오래전, 북경에서는……
一. 마지막 황제를 좇아, 뒷길, 그늘 속을 걷다
二. 북경성―아름다운 중심, 사라진 흔적
三. 자금성―위대한 권력
四. 황성―황제에게로 가는 길
五. 자금성의 내정―마지막 황후, 완룽의 꿈 1
六. 북경의 오래된 골목들, 후퉁과 사합원―마지막 황후, 완룽의 꿈 2
七. 스차하이―황제가 태어나는 곳
八. 동교민항―치욕의 그늘
九. 중난하이―이면의 역사, 원세개의 종말
十. 이화원―여인의 모든 것, 서태후의 처음과 끝
十一. 류리창―서화의 향기
十二. 사찰과 성당―속세에서 천상까지
十三. 천단―하늘의 응답
十四. 장성―대륙의 역사
十五. 명십삼릉과 청 황릉―땅에서 하늘까지

책 속으로

모든 역사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전혀 다른 세상, 전혀 다른 시대에 살았던 인간들이 완전히 다르게 구성해내는 이야기가 뜻밖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역사를 읽는 즐거움과 슬픔이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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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역사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전혀 다른 세상, 전혀 다른 시대에 살았던 인간들이 완전히 다르게 구성해내는 이야기가 뜻밖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야기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역사를 읽는 즐거움과 슬픔이 여기에 있다.
모든 왕조의 끝, 청나라의 마지막에는 마지막 황제 푸이가 있다. 그는 명나라의 마지막 황제처럼 스스로 목숨을 끊지도 못했고, 망명을 하지도 못한 채, 살아남아 모든 것을 보았다. 황제로서의 마지막 존엄과, 그로 인하여 지닐 수밖에 없었던 인간으로서의 모멸과 굴욕을 동시에 간직한 이 남자…… 시대의 고통 앞에서 이 남자는 누구보다 가장 철저하게 벗겨진 존재나 마찬가지였다. 대체 누가 그의 옷을 벗겨 그가 알 수 없는 곳에 그 옷을 가져다놓았을까. 그것은 마치 오래전, 명나라 천계제 시절에 북경 사람들의 옷이 전부 벗겨졌던 이해할 수 없는 기록처럼, 인간 푸이에게는 감당이 안 되고 이해도 안 되는 현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푸이의 옷은 시대의 그늘 속에 숨겨져 있고, 이야기는 그 옷을 찾아 이어진다. 그것이 바로 역사다. 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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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진지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생의 아픔과 신산을 그려온 소설가 김인숙이 등단 이래 처음으로 산문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그 자신이나 문학 이야기가 아닌, 북경 이야기다. 작가는 2002년 “무조건 이민가방 두 개 싸들고 가서 도착”한 중국 대련에서 이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진지하고 웅숭깊은 시선으로 생의 아픔과 신산을 그려온 소설가 김인숙이 등단 이래 처음으로 산문을 묶어 책으로 펴냈다. 그 자신이나 문학 이야기가 아닌, 북경 이야기다. 작가는 2002년 “무조건 이민가방 두 개 싸들고 가서 도착”한 중국 대련에서 이 년을, 2006년 북경에서 다시 일 년 반을 체류한 경험이 있다. 그리고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북경의 도처에 있는 옛것의 흔적들”과 사랑에 빠졌다고 고백한다. 북경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작가로서의 날카로운 감수성은, 사라진 제국의 옛 모습과 그 흔적 속에 숨어 있는 오래전 이국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복원해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역사와 기행에 대한 이야기인 것만은 아니다. 북경의 역사와 문화와 사람살이의 풍경이 오롯이 담겨 있는 글들은 작가의 말대로 북경에 관한 “가장 뜨겁고, 가장 재미나고, 가장 긴 이야기”이다.


사라진 제국의 뒷길, 가장 낮게 가장 깊이 숨어 있는 이야기를 엿듣다

이야기는 1626년 5월, 북경에서 일어난 황당무계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된다. 그날, 화창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느닷없는 지진으로 건물들이 무너져내렸고, 이만여 명의 사람들이 숨졌다. 그때 황제는 궁궐에서 점심을 먹다가 갑작스런 흔들림에 혼비백산하여 궁 밖으로 달아났는데,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아주 가관이었다. 모든 백성들이 벌거벗고 있었던 것이다. 죽어 있는 자와 살아 있는 자가 모두 함께.
이 믿을 수 없는 기록 끝에 작가는 덧붙인다. “그런데, 그때 황제도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맨몸이었을까?” 작가의 엉뚱한 질문처럼 우리가 역사 속에서 진정 알고 싶어하는 것은, 정확하게 기록된 ‘사실’이 아니다. 그 뒤에 가장 낮게, 혹은 가장 깊이 숨어 있는 ‘뒷이야기’이다. 이 뒷이야기야말로 정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풍부하고 또 인간적인 것이다. 정말 그때 황제도 벌거벗고 있었을까? 물음표는 점점 늘어가지만, 기록은 더이상의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이 불친절한 기록 앞에서 작가는 말한다. “상상은 여기서부터”라고. “물론 이야기도 여기서부터”라고.
작가의 빛나는 상상력은 자금성, 황성, 이화원, 후퉁(골목), 스차하이, 천단, 만리장성, 황릉 등 북경에 체류하는 동안 다녔던 옛 제국의 흔적들 속에서 이야기 한 편씩을 건져올렸다. 한때 세계의 중심이었던 북경, 수없는 파괴와 수없는 건설로 많은 것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또한 많은 것들이 사라진 것의 기억을 안고 아름답게 남아 있었다. 스물네 명의 황제들과 황제보다 많은 비빈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더 많은 환관들의 이야기가 여기저기 숨어 있는 고궁에서부터 어느 이름 없는 후퉁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어딜 가든 거기 머물렀던 혹은 머무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느라 자주 길을 잃었다. 작가의 말대로 “모든 역사는 인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황제로 태어나지 않았으나 황제가 되었고, 그리고 황제가 무엇인지 알기도 전에 황제의 자리에서 쫓겨난 마지막 황제 푸이, 모든 것을 다 가졌고 단지 ‘사랑’ 하나를 원했지만 남김 없는 상실 끝에 시신조차 남기지 못한 마지막 황후 완룽, 황제 뒤에서 황제보다 더 높은 권력을 누렸던 천하무적의 여인 서태후, 영원한 권력을 좇아 결국 황제의 자리까지 올라갔지만 곧 나락으로 추락해버린 원세개…… 소설보다 더 극적이고 가혹하며, 섬세하고 뜨거운 그들의 이야기가 김인숙의 손끝에서 다시 태어났다.


당신이 친구처럼 날 대해줬으면 해요. 나는 친구라고는 없는, 외로운 사람입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지막 황제 푸이가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세 살 나이에 서태후의 권력욕으로 황제가 된 남자…… 황제 자리에서 쫓겨난 후에도 사라진 제국에서 ‘궁 안의 황제’로 살았던 남자…… 괴뢰정부의 황제가 되어 일본군에게 철저히 이용당했던 남자…… 구 년 동안 참혹한 수용소생활을 겪고 나온 후에는 사십이 년 동안의 황제의 기억을 모조리 지우고 보통 사람이 되어야 했던 남자……
가장 불행한 시대에 태어난 이 마지막 황제는 당대에도 그랬지만, 후대에 이르러서도 영화 등을 통해 적나라하게 벗겨진 존재였다. 하지만 작가는 그에 대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 아니라 그의 내밀한 마음속 이야기를 그려 보이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궁 안을 쌩쌩 달리다가 성문 앞에 이르러 자전거를 멈추고 물끄러미 문 너머 세계를 바라보던 한 소년의 꿈과, 결혼 전 얼굴도 보지 못한 황후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이 친구처럼 날 대해줬으면 해요. 정말이에요. 나는 친구라고는 없는, 외로운 사람입니다”라고 말했다던 한 청년의 외로움과, 서구 열강의 군대에 의해 황릉들이 줄줄이 도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원수는 꼭 갚겠노라고 하늘에 맹세하던 한 남자의 분노를.
푸이는 한평생 복위와 왕조의 부활만을 염원했으나 주변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이용당하기만 했다. 그런 그의 일생은 너무나도 외로웠다. 특히 네 명의 부인을 두었으나 그 누구와도 진정한 사랑을 나누지 못했다. 하지만 그도 처음 맞이한 부인, 마지막 황후 완룽에게는 인간적인 정을 기대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은 후사를 남기기는커녕 잠자리조차 거의 같이하는 일이 없었고, 각자 시대의 고통 앞에서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완룽은 아편중독자가 되어 푸이와 함께 도망가지도 못하고 일본군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니다가 행려병자로 사망했고, 푸이는 그의 평생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죽어서도 황릉에 묻히지 못했다(후에 서릉으로 이장되었다).
푸이와 완룽은 그렇게 불행한 채로 떠나갔지만, 그들의 흔적은 아직도 북경 곳곳에 남아 있다. 지금은 다른 누군가가 살고 있는 완룽의 본가에서 한 천진했던 소녀의 숨결을 느끼며 작가는 말한다. 완룽이 되어, 혹은 푸이가, 혹은 서태후가, 혹은 원세개가 되어 찬찬히 걸어보라고. 그럼 작게 속삭이듯 들려오는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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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제국의 뒷길을 걷다 | ys**5636 | 2010.09.08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개인이든 국가든 부귀영화 끝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쓸쓸한 비극의 종말과 더불어 한없는 처량함마저 온몸으로 감싸야 하는 때가 있...
    개인이든 국가든 부귀영화 끝에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쓸쓸한 비극의 종말과 더불어 한없는 처량함마저 온몸으로 감싸야 하는 때가 있다.작가김인숙의 북경의 찬란했던 옛 모습을 접하며 인간의 존재를 사유하고 권력의 무상함등을 관조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뒷골목하면 중국어의 후통(胡同)이 있는데,큰 길을 놓고 굳이 고불고불 뒷골목으로 들어가는 것은 자신감이 결여 되어 뭔가를 숨기는 듯하며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기가 어려워 숨어 드는 느낌마저 드는데,중국의 청제국이 멸망하고 황제 푸이(蒲儀)는 권력과 위엄이 아닌 보통시민으로 살게 되며 황제의 가문이 아닌 사람이 황제가 되고 황제의 맛을 알게 되었을 즈음엔 청이 멸망하게 되며 그는 1967년 암으로 세상을 떠날때까지 자신의 업보를 강제적으로 반성을 당하면서 친구도 없는 외로운 삶을 살다 가게 된것이다.

     이 글에서는 주로 한 제국이 창대하게 시작되었으나 말년에 가서는 극히 쓸쓸하고 덧없는 말년을 느끼게 하는 푸이의 삶이 주로 관통하게 되는데,역사의 아이러니이기도 하고 푸이 자신에게는 역사의 불운아이기도 함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직 북경에는 가보지 않았지만 청제국 시절의 찬란했던 문화 유적들은 관광객들로 북적대고 제국의 뒤안길을 곱씹어 보고 역사란 무엇인가를 개인의 삶과 비교하여 읽는 교훈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북경성,자금성,황성,골목길,사합원(중국 특유 가옥구조),중난하이,이화원(서태후의 처음과 끝),서화의 향 류리창,천단,장성,명십삼릉과 청 황릉등 북경에는 명과 청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고,그 문화 유적을 통하여 그들의 역사와 조선의 역사를 함께 생각해 보는 것도 역사적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한 모든 역사는 인간들이 모여 생각하고 만들고 뒷수습하며 하나의 조각들이 커다란 집합체가 되어 훗날 후세들에 의해 심판을 받고 정리되어 질것이다.푸이와 같은 역사의 비운아는 얼마든지 존재하리라 생각이 들지만,한 순간의 권력욕이 당대에는 영웅이 되고 모든 것을 삼켜 버릴 수도 있지만 그 권력욕은 길게 가지 못함을 지나간 시절의 이야기에서 수없이 발견하고 뼈저린 가르침으로 되새겨야 할것이다.

  • 1980년대 그야말로 약관의 나이에 화려하게 등단했던 소설가 김인숙의 북경기행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

    1980년대 그야말로 약관의 나이에 화려하게 등단했던 소설가 김인숙의 북경기행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이 책에는 북경성, 자금성, 황성, 자금성의 안뜰, 오래된 북경의 뒷골목인 후통과 사합원, 외국대사관과 공관들로 북적였던 외래 문물의 1번지 동교민항, 서태후가 사랑했던 여름별장 이화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 부터 근대초 시인들의 시에 빈번하게 등장하던 유리창, 만리장성까지 구석구석 북경의 명소들에 대해 숨어있는 역사와 작가의 느낌을 섞어 전해준다.

     

    여행안내서처럼 화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일목요연한 지도가 붙어있는 것도 아닌 에세이집이지만 북경을 여행하고 싶은 욕망에 불을 붙이는 면에서는 단연 탁월하다.

     

    여행지의 아름다움과 풍경 뿐 아니라 그 장소에 숨어있는 청조말의 역사들과 간간히 섞여있는 야사들,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역사적 인물들의 행적들까지 이 한 권을 통해 얼추 북경을 여행하면서 아는 척 풀어낼 만한 이야기들이 쏠쏠할 것 같다.

     

    언제부턴가 문인이나 명사들의 이런 여행기를 담은 책들이 부쩍 많아졌다.

    장점은 해박한 지식과 명쾌한 입담을 얹은 여행에 대한 사변적 이해가 가능하다는 점.

    단점은 작가의 주관과 다른 주관을 가졌거나 취향이 다르다면 적잖이 실망할 수도 있다는 점.

     

    그래도 못 가본 이국의 풍경에 숨은 이야기까지 곁들여 볼 수 있는 이 책에는 매력이 있다.  

     

  • 내게 중국은 늘 궁금하다 어릴적 중국무협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이연걸의 영향으로인해나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감, 그...

    내게 중국은 늘 궁금하다

    어릴적 중국무협영화에 자주 출연했던 이연걸의 영향으로인해
    나는 중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과 기대감, 그리고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중국과 관련된 것이라고 하면
    괜스레 호기심 어린 눈으로 보기 일쑤였으니까_
    하지만 내가 아는 중국의 모습들은 TV영화나 드라마같은 것들에서 보여지는
    단편적인 것들에 불과했었다.

    그러다 우연히 제국의 뒷길을 걷다_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고
    중국이란 땅의 고귀한 문화와 역사에 대해 조금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물론,

    한 시대를 풍미했던 푸이 황제의 아픈 이야기가 그 바탕에 있었으리라...


    우리민족 만큼이나 시련과 고난이 반복되었던 넓은 영토를 가진 중국_

    그들의 문화, 그들이 살고 있는 땅,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풀어헤친 역사가
    나를 늘 중국을 궁금한 나라로 만들게 한다.

     

    이 책은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있다.
    많이 들어봤을 법한 이화원과 북경 곳곳의 오래된 골목들, 위대한 권력을
    암시하는 자금성 등...
    책 속에는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린 곳도
    또 과거에서 지금까지 현존하는 곳도 있지만 오랜 시간의 전으로 거슬러간
    그 곳의 또다른 모습들과 마주하게 된다.

    중국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인 세 살에 황제가 되어 쉰네 살에는
    다시 보통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야했던, 아니 살게 된 푸이의 이야기...
    그것을 시작으로 하는 이 책은 막강한 권력 앞에서도
    자유롭고 행복하지 못했던 한 인간을 빌어 중국의 역사를 풀어가고 있는 듯 했다.
     
    언젠가 북경땅을 밟게된다면
    나는 주저없이 북경의 후퉁(골목길)을 따라 가 볼 생각이다.
    이름없는 북경의 골목길을 지나다보면
    오랜 빛을 발하는 중국의 숨결이 내게도 느껴지진 않을까해서_

     

    몇 해 동안 그 곳에서 살며 공부하고 배우고 느낀 것들을

    바탕으로 이 글을 썼을 작가를 보며

    늘 궁금한 중국땅에 대한 호기를 다시금 부려본다_

  • 지난 주말 고향에 내려갔다가 비가 내내 내리는 바람에 친구들 만나기를 포기하고 잡았던 책이다. 그저 그렇...

    지난 주말 고향에 내려갔다가 비가 내내 내리는 바람에 친구들 만나기를 포기하고 잡았던 책이다.

    그저 그렇고 그런 잡설이나 풀어대는 작가들의 산문집은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어느 신문, 어느 사보에 실었다가 좀 원고가 모였다하면 내는 작가의 시시콜콜한 잡문집이

    사실 못마땅하다. 내가 아직 고리타분해서 그런지 작가들은 고유의 분야에서 목소리를 냈음 한다.

     

    '제국의 뒷길을 걷다' 역시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잡았다.

    천성이 부지런하질 못해 앞에 두어장이 재미없거나 개인적 넋두리가 끄적거려있으면 읽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정말 재밌다. 소설 잘 쓰고 시 잘 쓰는 사람은 산문쓰면 망가지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건 다르다. 작가 특유의 통찰이 있다. 고궁을 산책하며 당대 역사와 현재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작가의 '글빨'이 보통이 아니다. 청의 마지막 황제 푸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망국과 세계의 흐름을

    읽어내고, 서태후에 대해 전해져오는 말들에 대한 사유는 아무나 작가가 아니구나...는 걸 느끼게 한다.

     

    편년체는 아니지만 편년체로 읽어내리는 느낌.

    하지만 글에 맞는 사진자료가 좀더 풍부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글을 읽는내내 그 풍경이 너무 궁금했다.

     

    다시 펼쳐보고 싶은데, 고향집에 두고 온 것이 못내 아쉽다.  

  • 김인숙 작가가 북경에서 지내며 제국의 뒤안길 흔적을 더듬어낸 기억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북경성, 자금성...

    김인숙 작가가 북경에서 지내며 제국의 뒤안길 흔적을 더듬어낸 기억을 바탕으로 쓴 책이다. 

    북경성, 자금성, 황성, 자금성의 내정, 후퉁과 사합원, 스차하이, 동교민항, 중난하이 등 이미 옛모습을 잃었거나 현존하더라도 그 영화로운 시절을 지나쳐버린 공간들을 중심으로, 그곳에 스며든 역사와 인물을 이야기했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마지막 황제 푸이의 일생을 기준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진 않았다. 읽다 보니 북경 곳곳에 중국의 유구한 왕조사, 그 드라마틱한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으니, 굳이 푸이 이야기로만 채울 필요도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역시, 제국의 뒤안길, 그리고 왕조 시대의 몰락을 그 인생을 통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사람은 푸이다.

    세 살 때 황위에 올라 쉰네 살에 보통 사람이 된 남자. 그의 혼란스러웠던 인생이 바로 그 시기의 중국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그와 더불어 열일곱 살 때 황후가 되어 아편중독자로 객사한 완룽도 푸이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기구한 운명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 안에서도 꽤 많은 비중을 두고 다룬 게 바로 푸이의 일생이다. 북경성, 자금성, 자금성의 내정, 후퉁과 사합원 등에 녹아든 푸이와 완룽 흔적을 되살려 그들의 이야기를, 객관적 역사가 아닌 '인간의 이야기'로 그려낸다. 자금성의 차가운 돌바닥을 보며 그 위에서 엄동설한에 황제즉위식을 해야 했던 세 살배기 푸이를 상상했고, 낡아버린 완룽의 본가를 둘러보며 제국의 멸망보다 더 처참한, 한 여자의 파멸의 흔적을 느꼈다. 곤녕궁은 황제의 결혼식에서 마지막 절차, 즉 첫날밤이 거행되는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떨리는 마음으로 신랑의 손길을 기다리던 완룽이 첫날밤부터 소박을 맞은, 개인적인 역사가 묻은 공간이기도 하다.

    청나라, 왕조사의 뒷길에 빼 놓을 수 없는 또 한 명의 인물을 서태후다.

    북경 여기저기 서태후의 자취와 흔적이 많이 스며들어 있지만 특히 이화원은 자금성 근처에 위치한 황제의 별궁으로, 서태후는 노년에 일 년의 절반 이상을 이곳에서 보냈다. 열여덟 살에 후궁으로 입궐해 단 칠 년 만에 무소불위의 위치에 올라 죽는 순간까지 그 누구에게도 최고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그녀가 평화로운 노년을 누리고자 애정을 쏟은 공간. 김인숙 작가 또한 이 공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이화원이 없었으면 북경에 관한 글을 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할 정도다.

    이 책을 통해, 사악하고 악랄한 악녀라는 오명까지 써가며 중국 최고의 자리에서 천하를 호령한 서태후의 이면을 본다. 천하를 가진 그녀는 이화원 호수에 배를 띄워 놓고 점심을 먹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마지막 황제' 푸이라고 하지만, 사실 마지막 황제는 그가 아니라 원세개(위안 스카이)였다.

    푸이를 내쫓고 황제로 즉위해 석 달간 궁에 머물다가 스스로 물러난 후 그 해 죽은 위안스카이.

    왕정체제를 고집할 상황도 아니었고, 또 대의명분도 없었음에도 그는 오로지 권력만을 추구해온 일생에서 화룡정점을 찍듯이 어쨌든 황제가 된다. 그러나 하늘과 민중의 뜻은 거스를 수 없는 법.

    그 정점이 그의 마지막 짧은 영화가 되는 과정이 소설처럼 그려진다.

    오르지 못할, 올라선 안 될 자리에 스스로를 앉힌 자의 좌불안석과 여러 우스꽝스러운 행태를 읽다 보니, 문득 지금 우리나라 국가 원수의 얼굴이 오버랩되기도 한다.

     

    그밖에 제국의 흥망에 일조를 했던 여러 다른 인물과 격동과 퇴락의 시기 황제였던 이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실려 있다. 그들은 크나큰 영화를 누리거나 참을 수 없는 모욕을 감당하고 살았으나,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깊이, 세밀히 들여다본 풍경 속에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보며, 눈물과 환희로 얼룩진 시간들일지라도 지나고 보면 결국 흔적이 되어 버리는 인간의 역사, 그 이면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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