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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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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211*21mm
ISBN-10 : 1189982609
ISBN-13 : 9791189982607
보이지 않는 삶 중고
저자 마르타 바탈랴 | 역자 김정아 | 출판사 은행나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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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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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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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숙한 문체와 정교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마르타 바탈랴의 첫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삶』.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가 2019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하였으며, 2020년 오스카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되면서 작품의 예술성과 문학성을 입증했다.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삶을 완벽하게 복원하면서, 이들의 삶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저자소개

저자 : 마르타 바탈랴
1973년 브라질 헤시피에서 태어나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주카에서 자랐다. 브라질에서 저널리즘과 문학을 공부하고 기자로 일하다 2008년 뉴욕으로 이주해 출판사에서 일했다. 데뷔작 《보이지 않는 삶》은 20여 개국에서 저작권 계약이 되었으며 2019년 영화로 제작되어 같은 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州) 샌타모니카에서 남편과 두 아이와 살면서 두 번째 소설을 집필 중이다.

역자 : 김정아
브라질 상파울루대학교 건축학과에서 서울대학교 서어서문학과로 편입, 졸업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서과에서 국제회의 통역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스페인어·포르투갈어 국제회의 통역사 및 번역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역서로는 《브라질의 뿌리》 《브라질: 변화하는 사회와 새로운 과제들》(공역) 등이 있다.

목차

보이지 않는 삶 … 013

작가의 말 … 234
옮긴이의 말 … 236

책 속으로

에우리지시가 엔지니어가 될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실험실에 발을 들일 일도 없을 것이며, 시는 한 구절이라도 쓸 엄두를 못 낼 것이다. 대신 에우리지시는 공학과 과학, 문학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중 자신에게 허락된 유일한 활동인 요리에 집중하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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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우리지시가 엔지니어가 될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실험실에 발을 들일 일도 없을 것이며, 시는 한 구절이라도 쓸 엄두를 못 낼 것이다. 대신 에우리지시는 공학과 과학, 문학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것 중 자신에게 허락된 유일한 활동인 요리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8쪽

에우리지시의 연주는 모든 음이 딱딱 들어맞았고, 선율도 완벽했다. 왜 인생은 그렇게 될 수 없을까? 왜 하고 싶은 걸 할 수 없고, 생각하는 걸 다 말할 수 없고, 아무 생각이 안 들 때까지 입이 부르트고 손가락이 마비되도록 실컷 연주할 수도 없는 것일까? 81쪽

“우리는 모든 걸 다 잘해내고 있다고 착각하곤 하지. 하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 눈이 가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아무것도 맞히지 못하게 돼.” 123쪽

버림받은 후 몇 년간 기다는 결혼 생활을 곱씹어보았다. 자신이 무언가 잘못한 일이 있는지, 많은 것을 잘못한 것인지, 그래서 남편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이유는 찾을 수 없었고, 결론은 늘 같았다. 197쪽

그 나이대에 흡연을 시작한 일은 그녀에게 대단히 기분 좋은 일이었다. 담배 한 개비 한 개비가 그녀에게는 그동안 증거를 남기지 않고 속으로 삭이던 자유의 외침과도 같았다. 206쪽

삶은 그렇게 계속됐고, 단 하나의 소리만이 자리를 계속 지켰다. 2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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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책은 무언가가 됐을 수도 있는 여성, 에우리지시 구스망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 20여 개국 번역·칸 국제영화제 수상 | 〈허핑턴포스트〉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시카고 북 리뷰〉 ‘올해 읽어야 할 책’ | 〈버슬〉 ‘지금 바로 여...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 책은 무언가가 됐을 수도 있는 여성,
에우리지시 구스망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 20여 개국 번역·칸 국제영화제 수상 | 〈허핑턴포스트〉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시카고 북 리뷰〉 ‘올해 읽어야 할 책’ | 〈버슬〉 ‘지금 바로 여성이 읽고 싶어 할 만한 책’

《보이지 않는 삶》은 데뷔작임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성숙한 문체와 정교한 구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은 마르타 바탈랴의 첫 장편소설이다. 소설을 기반으로 제작된 영화가 2019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수상하였으며, 2020년 오스카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 출품되면서 작품의 예술성과 문학성을 입증했다.
소설은 가부장제의 억압과 편견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한 자매의 삶을 동화 같은 필체로 그린다. 가부장제 사회가 어떻게 여성의 자아를 억누르는지를 낱낱이 보여줌과 동시에, 이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담아낸다. 다양한 인물의 삶을 생생하게 펼쳐 보이고, 번뜩이는 유머로 무거운 주제를 재치 있게 다루는 작가의 탁월한 능력은 우리로 하여금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소설은 에우리지시와 기다 자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어릴 적부터 영특했던 에우리지시는 다방면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지만, 부모와 남편의 반대로 번번이 수많은 자아를 펼치지 못한다.

사실 에우리지시는 똑 부러지는 여자다. 잘 계산된 수치 몇 개만 가져다준다면 교량 하나 정도는 혼자서도 뚝딱 설계해낼 수 있을 것이다. 실험실에 자리 하나만 내준다면 백신이라도 발명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에우리지시의 두 손에 주어진 것은 더러운 팬티뿐이었다. 17쪽

아름다운 외모로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던 기다는 무책임한 연인 때문에 인생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러나 두 여성은 자신들을 배척하는 사회에 맞서 끊임없이 일어선다. 우리의 어제를 떠올리게 하는 그들의 일대기는 여성 억압 서사가 세계 보편의 이야기이며,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다.

자신의 삶을 살고자 고군분투하는 여성의 삶
가부장제를 향한 날카로운 유머와 생생한 서사

주인공 에우리지시는 리우데자네이루의 작은 동네 치주카에서 남편 안테노르와 아들 아폰수, 딸 세실리아와 함께 안정적인 삶을 꾸려 가고 있다. 남편은 중앙은행에 다니고, 식료품 항아리는 바닥을 보인 적이 없으며, 두 아이들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란다. 하지만 에우리지시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다. 모든 것이 잘 돌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은 공허함을 느끼게 된 것이다.

안테노르는 직장에 갔고, 아이들은 학교에 갔으며, 에우리지시는 집에 머물렀다. 집에 홀로 남은 그녀는 고기를 다지며 자신의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갖가지 생각들을 곱씹었다. 그녀는 직장이 없었으며 학교는 이미 졸업한 지 오래였다. 침상을 정리하고, 화분에 물을 주고, 거실을 쓸고, 빨래를 하고, 페이장의 간을 맞추고, 밥을 안치고, 후식으로 먹을 수플레를 만들고, 고기 굽는 일을 다 마치고 나면 무엇으로 남은 하루를 채울 수 있단 말인가? 17쪽

에우리지시는 곧 ‘자기 자신이 되지 않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닫게 되고, 그동안 억눌러왔던 다양한 자아를 발산한다. 뛰어난 요리 솜씨를 가진 그녀는 독창성을 발휘해 요리책 한 권을 완성한다. 그러나 요리 프로그램 출연의 꿈은 “가정주부가 쓴 책을 누가 본다고 그래?”라는 남편의 말 한마디로 끝나버린다. 잠시 침울해하던 에우리지시는 이내 기운을 차리고 이번에는 동네 최고의 재봉사로 거듭난다. 솜씨 좋은 재봉사로 이름이 알려지면서 주문이 밀려들지만, 결국 남편에게 이 사실을 들켜 봉제 프로젝트도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에우리지시는 자신을 옥죄는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자아를 시도한다.
한편 에우리지시의 언니 기다는 자신을 버리고 간 남편 때문에 혼자서 경제활동과 육아를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에 빠진다. 남성이 모든 경제권과 발언권을 쥐고 있었던 시대에 혼자의 힘으로 생계를 꾸린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기다는 강인한 생활력으로 일을 구하고, 비슷한 처지의 여성 공동체의 도움을 받으며 아들을 키우면서 자신을 굴복시키려는 사회에 굳건히 맞선다.

마르쿠스가 짓이겨버린 마음, 외롭고 길기만 했던 임신 기간, 남의 자식들을 돌보던 몇 년, 필로메나의 신음 소리를 들으며 뜬눈으로 지새웠던 긴긴 밤들, 먼지가 가득했던 잡화점의 나날들과 거실을 꽉 채운 아세톤 냄새. (…) 기다는 마치 오뚝이 같았다. 아무리 때려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한 번 넘어질 때마다 더 힘차게, 더 미소를 띠었다. 운명의 끝에선 자신이 승리하리라 굳게 믿었다. 171-172쪽

작가는 자매가 겪는 고난들을 특유의 발랄한 유머로 풀어낸다. 그리고 유머 속에 날카로운 진실을 숨겨놓음으로써 효과적으로 가부장제의 양상을 드러낸다. 에우리지시와 기다를 중심으로 뻗어나가는 주변 인물들의 삶은 작가가 조부모 세대로부터 물려받은 역사적·정신적 유산에서 재구성되어, 마치 이웃집 이야기를 듣는 것만 같은 생생함을 내포한다. 이 생생함 덕분에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는 현실성을 획득하고, 독자들은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로 이어지는 여성 억압의 서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과거와 현재의 기록
‘보이지 않는 삶’에 대한 헌사

에우리지시와 기다 자매가 살았던 20세기는 지금보다 더욱 여성에게 가혹한 시대였다. 남성이 중심인 사회와 가정에서 여성은 언제나 부차적일 수밖에 없었다. 여성의 욕망은 사회 구성원 전체가 나서서 차단(혹은 처단)하는 대상이었다. 에우리지시는 무엇이든 될 수 있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미래를 꿈꿀 수 없었고, 기다는 여성을 배제하는 사회 구조로 인해 혼자서 큰 짐을 짊어져야만 했다. 이들은 분명 남성들과 같은 공간, 같은 시대를 살았지만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단 한 번도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는 에우리지시가 새로이 찾은 프로젝트인 글쓰기에서도 잘 나타난다. 요리책과 봉제 프로젝트 다음으로 글쓰기에 몰두한 에우리지시는 두건으로 대충 머리를 묶은 채 매일같이 도서관으로 출근한다. 가족들은 그런 에우리지시에게 관심조차 주지 않고, 이웃들은 에우리지시를 정신 나간 존재로 여긴다.

“책을 쓰고 있어. 보이지 않음에 대한 이야기야.”
침묵 속에서 저녁 식사가 계속되었다. 아무도 책에 대해 더 알려 하지 않았다. 그 책을 출판하고 싶은 건지, 장르가 로맨스인지 모험인지, 그리고 그렇게 글을 쓸 자격이 그녀에게 있는지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다. 식탁에 저녁 식사가 차려져 있는지, 혹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려면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정도만이 그녀가 할 만한 이야기라는 믿음이 팽배했다. 208쪽

하루는 에피제니아 여사가 다빈치 서점의 쇼핑백에 무엇을 넣고 다니냐고 에우리지시에게 물었다. 에우리지시는 그 질문에 겁 없게도 셰익스피어 전집과 옥스퍼드 사전이 들었다며, 셰익스피어는 원어로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불쌍한 에우리지시, 이웃 여자들이 말했다. 그녀는 이제 2개 국어로 망상을 하게 된 것이다. 212쪽

하지만 에우리지시는 가족과 사회의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타자기를 두드린다. ‘보이지 않음의 역사’는 에우리지시 자신의 역사이며 동시대를 살았던 수많은 여성들에게 바치는 헌사인 것이다. 작가는 “만일 누군가, 언젠가, ‘보이지 않음의 역사’라는 제목이 적힌 작은 제본 책의 첫 장을 만나게 된다면, 그것이 단 한 곳의 도서관에만 소장되기에는 아까운 책이라는 사실을 금세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과거에는 빛을 보지 못했지만 미래에는 가치를 지니게 될 여성들의 삶을 높이 평가한다.

《보이지 않는 삶》은 존재했지만 존재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삶을 완벽하게 복원하면서, 이들의 삶이 있었기에 현재의 우리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 역시 더 나은 내일을 꿈꿀 수 있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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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보이지 않는 삶 | he**ajh | 2019.12.24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현재 상영중이며, 2019년 하반기 가장 화제가 된 영화가 있다. <82년생 김지영>이다. 이 영화는 조남...

    현재 상영중이며, 2019년 하반기 가장 화제가 된 영화가 있다. <82년생 김지영>이다. 이 영화는 조남주 소설가의 <82년생 김지영>이라는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소설은 34살의 주부 김지영씨가 어느 날 다중인격처럼 주변인물들로 빙의해 속말을 뱉어내는 정신질환을 앓는 이야기로, 겉으로 보기에는 화목해 보이는 가정의 주부이지만, 엄마와 아내라는 주부로써의 삶을 살면서 자신을 잃어버린 채 속으로 곯아가는 한 여성의 삶을 적나라게 보여주며, 30대를 살고 있는 한국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번 소개할 책은 이처럼 자신이 아닌 엄마와 아내로 살아가면서 자신을 잃어버리고 찾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젠더적 성향이 있는 소설이다. 비록 20세기이면서 서양권을 배경으로 하나, 남성이 중심인 사회에서 자신을 잃어버려가는 주인공을 그린 소설, <보이지 않는 삶>을 소개한다.


     

    버림받은 후 몇 년간 기다는 결혼 생활을 곱씹어보았다.

    자신이 무언가 잘못한 일이 있는지, 많은 것을 잘못한 것인지,

    그래서 남편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것인지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하지만 이유는 찾을 수 없었고, 결론은 늘 같았다.‘

     

    에우리시 구스망은 안테노르 캄펠루와 결혼한다. 해군 클럽의 가면무도회에서 둘만의 춤을 추었던 그 3분동안의 사랑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 사랑의 끝은 첫날밤에 끝나버린다. 침대보에 얼룩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녀의 처녀성을 의심한 남편은 그녀에게 걸레같은 년이란 욕설을 퍼부었기 때문이다. 이후 몇일동안 상황은 나아졌다. 안테노르는 자신의 아내가 집안일을 잘하며 성적욕구를 해결한다는 쓸모있는 도구로 여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녀의 가정은 평범하지만 비참하게 유지되기 시작한다.

     

    어릴적에는 영특하고 재주많은 그녀였다. 입이 부르트고 손가락이 마비되도록 실컷 연주하고 싶은 욕구와 음악적 재능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반대로 기회를 놓치고, 현재는 은행원 남편과 결혼한 그녀. 비록 두 아이를 키우며 안정된 삶을 꾸리게 됐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 기계적인 일과에 점점 공허함을 느끼게 된다. 에루리지시는 그 공허함의 끝을 찾고자, 억눌러왔던 다양한 자아를 바라보게 된다. 뛰어난 요리 솜씨로 요리 책 한권을 만들기도 하고, 솜씨 좋은 재봉사로 이름을 알리기도 한다. 하지만 매번 남편의 반대에 부딪치고 그녀가 이룬 성과들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 그럼에도 굴복하지 않은 그녀는 무관심과 무시속에서도 도서관에 출근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어렵지 않은 문체, 얇은 두께라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은 동양권이든 서양권이든, 지금이든 과거든 변함없는 남성 중심의 사회라는 점이 안타까움과 함께 묵직하게 전해져온다. 물론, 현재는 페미니즘 운동과 더불어 많은 사회적 제도로 보호받고 있지만, 여성에게 주어지는 역할인 가사나 육아 부분은 여전히 여성들만의 일로 여겨지며, 가사분담을 할 경우도 몇몇 남성은 도와주는 일이라고 여기기도 한다. (물론 여성들을 보호하고자 하는 제도적 문제가 간혹 역차별로 적용되어 남성에게 불평등하게 적용하는 사례도 있지만)

     

    만약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나 엘레나 페란테의 <나폴리 4부작: 나의 눈부신 친구,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떠나간 자와 머무른 자, 잃어버린 아이 이야기>를 인상깊게 읽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보편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듯하지만,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이 아닌 자신 그대로의 삶을 살고자 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보이지 않는 삶>을 추천한다.

     
  • 보이지 않는 삶 | aq**0317 | 2019.12.13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엄마>라는 그림책을 보면, "우리 엄마는 참 멋...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우리 엄마>라는 그림책을 보면,

    "우리 엄마는 참 멋져요. 굉장한 요리사이고, 놀라운 재주꾼이고, 그림도 잘 그려요. 

    또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힘이 제일 센 여자예요. 우리 엄마는 마법의 정원사 같아요.

    무엇이든 자라게 할 수 있거든요. 착한 요정처럼 내가 슬플 때면 기쁘게 할 수도 있어요.

    천사처럼 노래도 잘 하고 사자처럼 으르릉 소리칠 수도 있어요. 

    우리 엄마는 나비처럼 아름답고, 안락의자처럼 편안하고, 아기 고양이처럼 부드럽고,

    코뿔소처럼 튼튼해요. 정말 정말 멋진 우리 엄마! 

    우리 엄마는 무용가가 되거나 우주비행사가 될 수도 있었어요.

    어쩌면 영화배우나 사장이 될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바로 '우리 엄마'가 되었어요.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그리고 엄마도 나를 사랑한답니다. 언제까지나 영원히......." 라고 말해줘요.

    무엇이든 될 수 있었던 그  멋진 사람이 지금은 다름 아닌 '우리 엄마'가 된 거예요.

    이 그림책은 아이의 눈으로 바라본 '우리 엄마'의 보이지 않는 삶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요.

    그러나 현실에서 '엄마'라는 존재는 어떻게 비쳐질까요.


    <보이지 않는 삶>은 마르타 바탈랴의 첫 번째 소설이에요.

    저자는 브라질 헤시피에서 태어나 리우데자네이루의 치주카에서 자랐고, 기자로 일하다가 미국 뉴욕으로 이주해 출판사에서 일했다고 해요.

    이 소설은 대부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고 해요. 두 주인공 에우리지시와 기다 자매의 삶뿐 아니라 다양한 인간 군상을 엿볼 수 있어요.

    에우리지시 구스망은 안테노르 캄펠루와 결혼하여 딸 세실리아와 아들 아폰수를 낳았어요. 언니 기다는 마르쿠스와 결혼하여 아들 프란시스쿠를 낳았어요.

    한 여성의 삶을 '누구와 결혼했고 자식을 낳았다'라는 것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그것 말고는 더 궁금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마치 여성은 누군가의 아내와 엄마가 되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 것처럼.

    그래서 작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여성들의 보이지 않는 삶, 보이지 않음의 역사를 보여주고 있어요.

    성차별과 편견, 억압... 


    에우리지시는 하고 싶어요, 하고 싶어요, 하고 싶어요, 를 반복했다.

    부모는 그저 안 돼, 안 돼, 안 돼, 를 반복했다.

    그러면 에우리지시는 왜 안 돼요? 로 응수했다.

    그러면 부모는 안 되니까 안 돼, 라고 답했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는 대화 자체가 바보들의 대화처럼 흘러가곤 했다.

    한쪽에서 "왜 안 돼요?"라고 물으면 반대쪽에서는 "안 되니까 안 돼"를 연신 반복했다.

    "왜 안 돼요?" "안 되니까 안 돼." "왜 안 돼요?" "안 되니까 안 돼."

    그러나 이 모든 희곡, 이 모든 고뇌, 이 모든 긴장은 눈빛 하나 때문에 몇 초 사이에 사라져버리게 된다.  (82p)


    플루트는 에우리지시의 첫사랑이었어요. 

    에이토르 빌라로부스(브라질의 대표적인 클래식 작곡가이자 지휘자)가 에우리지시의 플루트연주를 듣더니 자신의 음악학교에 데려가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데 부모님은 딱 잘라 거절했어요. 또래 여자아이들처럼 배워야 할 것들을 배워서 좋은 남자를 만나 가정을 꾸려야 하는 법이라고.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에우리지시는 부모의 뜻대로 더 이상의 학업을 할 수 없었고, 결혼 후 아내와 엄마로서 살아야 했어요.


    기다는 눈을 아래로 내리깔고는, 찻상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를 손으로 쓸어 담았다.

    "그, 당나귀 꼬리 놀이 기억나?"

    "뭐?"

    "당나귀 꼬리 놀이 말이야. 눈을 가린 술래에게 당나귀한테 꼬리를 달으라고 막 소리치는 그 놀이 있잖아.

    우리가 성당 축일마다 많이 했었어."

    "알아."

    "인생이란 그 놀이와도 같아, 에우리지시. 우리는 모든 걸 다 잘해내고 있다고 착각하곤 하지.

    하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 눈이 가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아무것도 맞히지 못하게 돼."  


    기다는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패션 감각이 뛰어난 소녀였지만 무책임한 남자를 만나 고달픈 현실을 홀로 책임져야 했어요.

    똑같은 여성이라고 해도 젤리아는 악당 같은 존재예요. 외모가 못나서 성격이 비뚤어진 건지, 성격이 비뚤어져서 외모도 못나진 건지 아무도 몰라요. 어쨌든 자신의 불행을 세상 탓으로 돌렸어요. 그녀의 유일한 기쁨은 남들의 불행을 들춰내 소문내는 일이었어요.

    반면 필로메나는 고단한 삶을 살아왔지만 항상 미소를 머금었고, 그녀의 웃음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었어요. 절망에 빠진 기다에게 손을 내밀어준 천사였어요.

    현실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나는 멋진 동화는 아니지만 고난과 극복을 통해 만들어가는 모험기인 것 같아요. 그녀처럼.

     

     

     

    캡처.JPG

  •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자...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자신의 삶을 살고자 고군분투했던 여자의 일생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가부장제를 향한 날카로운 유머와 생생한 서사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보이지 않는 삶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무언가 됐을 수도 있는 여성이라는 말이 안타깝게 느껴지는 책이었다. 주인공 에우리지시 구스망은 똑똑하고 다양한 재능을 가진 여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결혼 피로연에서 남편에게 처녀가 아니라며 욕을 먹었고, 꿈을 꾸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저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아갈 것을 강요당했다. 열정과 재능이 있었음에도 그녀는 모든걸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치 그녀가 해야할 일은 가족과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을 시간에 맞춰 내오는 것뿐인듯 매일 요리에 정성을 들였지만, 아이들도 남편도 그녀가 해준 음식에 대한 고마움은 느끼지 못하는 듯 했다.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그런 와중에도 그녀는 또다시 꿈을 꾼다. 요리를 하며 자신만의 요리책을 낼 계획으로 레시피를 기록하는 그녀. 하지만 이 역시 남편으로 인해 포기하게 된다. 옷을 만드는 능력이 탁월했음에도 남편은 이를 못마땅해 하며 행패를 부린다. 그녀의 남편이 그녀에게 바라는건 그저 성욕을 해결하고, 자신에게 밥을 차려주는 것 외에 없는게 아닐까 싶다. 그녀가 하는 모든일들을 못마땅해 하는 가족들과 그의 남편들... 답답함이 가시질 않는다.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그녀의 남편보다 더 기가 막히게 느껴진건 에우리지시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보다는 비꼬아서 보기만 하는 옆집 여자 젤리아였다. 에우리지시가 노트를 사올때도, 그녀가 재봉틀로 옷을 만들는 일에 재미를 붙여 동네사람들의 옷을 만들어 줄 때에도 좋은 얘기보다는 나쁜 이야기가 확실한듯 소문을 내며 그녀를 안스럽게 바라보았다. 젤리아로 인해 동네 여인들은 에우리지시를 모두 안스럽게 바라봤고, 그녀의 삶을 외곡시켰다.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에우리지시의 언니인 기다는 아름다운 여성이다. 그로인해 남자들의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책임감 없는 연인으로 인해 그녀의 삶은 고된 삶이 되어 버린다. 홀로 육아와 밥벌이를 해야 했고, 여자라며 무시하는 삶에 맞서야 했다. 포기가 빨랐던 에우리지시의 삶만큼이나 안타깝게만 보이는 기다 언니의 삶 역시 고되고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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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28548_9"; text-align: justify; background-color: #ffffff;"> 에우리지시와 그녀의 언니인 기다 그리고 이웃집 여자들..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 하고 있는 책이었다. 마치 가부장적인 생각이 강했던 우리의 과거를 살았던 엄마의 삶을 엿보는 듯 느껴지기도 했다. 익숙하지 않은 브라질 작가의 책을 통해 마치 내 어머니의 어머니가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를 접하게 된 듯 해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 보이지 않는 삶 | je**shyun7 | 2019.12.13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은행나무의 신간 [보이지 않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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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나무의 신간 [보이지 않는 삶]을 읽으며 이제는 70의 중반을 훌쩍 넘은 나이로 노년의 삶을 살고계시는 나의 엄마가 생각났다. 어린시절 여자라는 이유 한가지로 배울수 있는 기회가 저지당했던 엄마의 학력은 국졸이다. 겨우 한글만 깨우쳤노라며 자신이 하나밖에 없던 남동생보다 공부도 훨씬 잘했는데 중학교도 안보내줬다던 부모님을 원망하는 엄마의 모습이 책의 주인공 에우리지시와 겹쳐보였나보다. 소설은 사회속에서 또는 가정속에 뿌리깊이 박혀있는 가부장제의 억입과 편견속에 자신의 삶을 살아간 두자매의 이야기다.


    플루트 신동이었지만 더많은 배움을 원치않던 부모님의 반대로 그만두게 된 에우리지시. 결혼후 요리책을 만들고자했던 계획과 재봉틀로 타인의 옷을 만드는 자신의 꿈역시 남편의 반대로 실현하지 못하게된다. 은행에 다니는 남편덕에 경제적으로 안정되어있고 두아이의 엄마인 에우리지시는 다방면으로 뛰어나지만 번번히 저지당하고 공허함을 느끼며 무력감에 빠진다. 

    아름다운 미모로 사랑을 받던 에우리지시의 언니인 기다는 한남자와 사랑에 빠진후 연인과 가출후 함께 살게된다. 하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에 견디지 못한 연인이 떠나버린후 그녀는 임신사실을 알게되고 힘든삶을 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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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편 앞에서는 그 모든 것이 의미를 잃고 말았다. 책을 출간하고, 라디오에 출연하고, 요리를 가르치는 모든 상상이 하룻밤의 꿈처럼 사라졌다. 보는 눈이 있는건 안테노르였다. 그의 안목은 출퇴근길 전차 안에서 보는 모든 것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 정도만으로도 에우리지시는 집의 네 벽과, 장바구니와, 쌀독의 쌀과, 자신을 끊임없이 불편하게 만드는 공허함 외에는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44p)


    아름다운 외모로 타인의 주목과 질투를 받는 언니인 기다와 똑똑한 머리와 다재다능한 재주를 가진 동생 에우리지시. 그녀들의 이야기는 결코 낯설지 않다. 드라마나 영화, 소설까지 가부장제 사회속에서 억압당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는 종종 듣고 보고 읽고있다. 거기다 굴하지 않고 억압과 편견에 맞서 결국에는 자신의 삶을 살게되는 강한 여인들의 모습을 보며 때론 짜릿한 카타르시스까지 느껴지곤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저자인 마르타 바탈랴의 첫 장편소설인 [보이지 않는 삶]은 기존의 진부함이 없어 담백하면서 또 때론 재치넘치는 유머로 마냥 무겁게만 전개되지 않는다는 점에 후한 점수를 주고싶은 소설이다.



  • 읽기 전에 내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가볍게 읽히리라는 생각으로 읽...

    읽기 전에 내가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소설이었다. 가볍게 읽히리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햇는데 접해보지 않았던 브라질 소설인 탓인지 € 이름이 너무 어려웠다 € 책장을 다시 앞뒤로 넘겨가며 읽기를 반복했다.

    “어릴 적에는 플루트 신동으로, 결혼해서는 요리사와 디자이너로, 그리고 작가로 성공할 수도 있었다...”

    이책은 세상의 벽에 부딪치지 않았다면, 어쩌면 무언가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삶의 대한 욕구를 차단당한 여성 에우리지시의 삶에 대한 이야기다.

    뒤편의 소개글 한줄이 주인공 에우리지시의 인생을 한문장으로 정리하고 있는 것 같다.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신의 삶을 찾아 고군분투하는 에우리지시의 노력과 좌절을 읽을 수 있었다. 영이, 순이와 같은 귀에 익숙한 이름이 주인공의 이름이었다면 오래되지 않은 과거 우리나라의 여성들의 핏박 받던 삶을 쓰고 있는 글이라고 해도 거부감이 들지 않을 글이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많은 것을 제한당하고, 사실이 아닌, 설사 사실이었다 해도 어이없는 이유로 결혼생활 내내 남편의 ‘통곡과 위스키의 밤’을 견뎌내야 하는 에우리지시의 삶이 안타깝다. 그녀는 에우리지시가 아니기를 바라는 일부라는 상상을 하며 그녀가 원하지 않았던 고단한 삶을 견뎌내고 있다.

    어릴적 풍부한 재능을 보였던 풀루트는 좋은 집에 시집갈 수 있는 준비된 신부의 요건이 아니라는 이유로 부모로부터 거절당하고, 다소곳하게 남편을 기다리고 아이들만 얌전하게 키울 수 있는 아내를 원했던 안테노르의 눈에 들어 결혼한 이후에는 아내, 엄마의 역할을 차단한 남편 때문에 요리사와 디자이너로서의 즐거운 삶을 포기해야 했다. ‘가부장적인 가정’이라는 조건은 말도 안되는 이 모든 일을 사실로 만들기에 충분한 조건이었다.

    “학교에서의 고문과도 같은 시간, 플루트라는 열병, 유혹의 드라마, 청과전에서의 공상, 주방에서의 성취, 그리고 봉제라는 모험에 이르기까지. 에우리지시는 ‘에우리지시가 에우리지시가 아니기를 바라는 에우리지시의 일부’에게 항복을 선언한 것이었다.” (p.108)

    여기에 자신의 삶을 거대한 벽에게 항복한 에우리지시와 달리 ‘가출’이라는 모험을 감행한 또 한사람이 등장한다. 에우리지시의 언니, 기다 구스망의 이야기다, 그녀는 가출을 통해 부모로부터 탈출하고, 부자집에서 곱게 자란 남편 마르쿠스를 구하는 듯 하였으나 그녀 또한 세상의 부정을 바탕으로 키워진 남편의 나약함과 그녀에게 남겨진 아들 프란시스쿠를 위해 자의반 타의반 어둠에 그녀를 내 던지게 된다.

    “인생이란 그 놀이와도 같아, 에우리지시. 우리는 모든 걸 다 잘해내고 있다고 착각하곤 하지. 하지만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알아채는 순간, 눈이 가려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다음부터는 아무것도 맞히지 못하게 돼.” (p.123)

    원하지 않게 주체적이지 못한 삶을 살지못하는 여성들의 삶을 다양하게 그리고 있는 글이다. 에우리지시, 기다, 에울랄리아, 젤리아... 더디게 읽히는 책이지만 그녀들의 삶이 녹녹치 않음에 생각이 많아진다.

    무언가가 됐을 수도 있는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삶’에 대한 이야기. 여성이라는 이유 많으로 많은 걸 포기하게 하고, 그 이유로 서로가 질투하며 살아가는 세상. 그리고 이런 세상을 아직도 견디고 있는 여성들이 뚫기 힘든 유리천정을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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