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여 장의 사진과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음악가 전문 전기 작가가 재구성한 樂聖 베토벤의 생애와 사랑. 각종 희귀 자료와 귀족 가문의 증언들을 토대로 어둠 속에 묻힌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과 그들 사이의 딸 미노나를 밝은 곳으로 끌어내었다. 천재의 위대성에 가려져 있던 한 인간으로서의 베토벤의 모습이 그의 음악에 대한 더 깊은 이해의 관점을 제시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크리스 슈타트랜더 Chris Stadtlaender 쉬베린에서 태어나 로슈톡에서 의학과 음악학을 공부했으며, 스페인 산탄데르의 메넨데스 펠라요 대학에서 음악학과 언어학을 공부했다. 현재 저널리스트이자 저술가로 활동하며 빈에서 살고 있다. 수많은 저서를 출간했으며, 그의 책은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녀의 음악가 전기 중 몇몇은 TV 프로그램으로 영상화되었다.
옮긴이 홍명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트리어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EQ, 감성 지능개발 학습법』『자기 결정의 원칙』『자기 책임의 원칙』『지구적 사고 생태학적 식생활』『다섯 가지 성장 코드』『여자는 너무 오래 양보해왔다』등이 있다.
목차
머리말 / 자료더미 속에서 찾아낸 베토벤 ... 6
1부 불멸의 영혼 ... 11 천재의 일상 / 모차르트와의 만남과 어머니의 죽음 / 빈에서의 음악 수업 / ... / 체포되다 / 생의 마지막 거처 / 조카의 자살 시도 / 죽음을 예감하다 / 위대한 생의 마지막 순간
2부 불멸의 사랑 ... 149 매력적인 여인들 / 나의 천사, 나의 모든 것, 나의 분신 / 그릴파르처가 전하는 베토벤의 여성편력 / 백작 부인들의 음악 교사로서의 베토벤 / ... / 천재의 딸 미노나 / 꺾이지 않은 자존심 / 마지막 이야기
"무한한 정신을 가진 우리들 유한한 존재는 다만 고통과 기쁨 속에 태어났으니,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소. 탁월한 이들은 고통을 통해서 기쁨을 얻는 존재라고……." - 베토벤이 "불멸의 여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이 책에서 특출한 존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일들에 전혀 낯설지 않았던, 아니 오히려 일상이 자신을 얼마나 소진시키는가를 인식할 수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존재 방식에 대한 본질적인 암시를 보게 된다. 위대한 생애의 배면을 응시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그곳으로부터 보다 아름답고 깊은 의미에서의 이해가 자라나오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작품과 삶은 일상과 삶처럼, 그리고 작품이 태어난 장소와 그 작품처럼 분리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이다.
베토벤의 서거 이후 세계는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왔다. 베토벤 내면의 천재적인 심미주의로부터 승화된 감정이 음악 속에 형상화된 것일까? 혹은 그의 음악은 합법적인 결합을 허락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생애의 유일한 여인과 맺어지지 못해 절망에 빠진 영혼의 절규였을까? 이 책은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이러한 질문에 답하려 한다.
1827년 5월 26일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 영원히 눈을 감은 이래로, 그에 관한 전기적 작품들이 끊임없이 양산되어 왔고, 세계 각국의 작가들이 그의 인생행로를 기록하고 그의 창조적 작품들을 기리어왔다. 숭고하고 고귀한 존재로서의 베토벤이라는 존재의 깊은 의미를 서술하고자 하는 것이 그들의 바람이었다. 그러나 '천재의 운명'이라는 대전제 아래 연역된 이 모든 작업들에서 오늘날까지도 결여된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일상인으로서의 베토벤의 모든 세세한 부분 즉, 베토벤의 살림살이와 관련된 부분, 고통스런 고용인 문제, 또한 일생에 걸친 불안정하고 달갑지 않은 세입자로서의 존재에 관한 부분일 것이다.
베토벤의 일상과 생애는 몹시도 불안정하였다. "일상이 나를 지치게 한다"고 되뇌인 베토벤은 마흔 번 이상 거처를 옮겨가며 자신의 정처 없는 방랑성과 멈출 수 없는 갈망으로 스스로를 고독으로 몰아갔다. 쉽게 들끓었던 베토벤의 성정 때문에 그의 하녀들은 자주 바뀌었으며, 그런 만큼 유일하고 진실한 사랑을 향한 절망적인 추구 또한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베토벤이 자신의 사랑을 발견했을 때, 그녀는 베토벤이 도달할 수 없는 여인이었다. 베토벤은 아름다운 요제피네 폰 브룬스비크 백작 부인을 '불멸의 사랑'이라 여겼다. 그녀와의 사이에 딸 미노나가 있었으며, 사랑의 결실인 이 아이는 베토벤의 모든 유전적 특질을 물려받았다. 그러나 백작 부인과의 결합은 일상의 삶에서 존재할 수 없었으며, 당대의 인습에 대놓고 맞서기에 베토벤은 너무나 연약했던 인간이었다. 이 지극히 인간적인 전기는 그러한 베토벤의 사생활과 곤경, 그리고 그의 행복에 관해 속속들이 들려주고 있다.
희망과 절망, 비약과 나락을 두루 거치는 사랑의 기나긴 역사 우리는 이 책에서 천재를 지닌 거대한 예술가 베토벤의 낯선 생의 이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황량하고 비참한 방에 홀로 앉아 있는 베토벤이 바로 그 이미지이다. 여기 하나의 증언이 있다. "무질서하게 흩어진 살림살이는 기이한 형상을 이루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그것을 '진정 찬탄해 마지않을 혼동'이라고 묘사했다. 책과 악보들이 사방 구석에 흩어져 있었다. 저기엔 먹다 남겨 식어버린 간이 음식, 여기엔 반쯤 비워낸 술병, 저기 높은 탁자 위엔 휘갈겨 놓은 새로운 작품의 스케치, 여기 이곳엔 점심에 남긴 음식, 저기 피아노 위엔 심포니를 구성하느라 마구 갈겨 쓴 종이들, 여기는 구제를 기다리는 교정본, 우정어린 공식 편지들은 바닥을 뒤덮고 있고, 두개의 창문 사이에는 한 덩이의 스트라키노 치즈와 상당히 큼직한 베로나 살라미 소시지 토막들."
이 시기에 베토벤을 방문했던 동시대인들의 눈에 비친 베토벤의 집안 풍경은 이러했으니 "매우 조악해 보이는 방으로서, 종이와 옷가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몇 개의 트렁크와 휑한 벽, 흔들거리는 피아노 외에는 의자 하나도 놓여 있지 않은 방"에서 베토벤은 작품을 창작하고, 두통과 난청을 앓고, 수신 거부될 연애편지를 쓰고, 이웃과 고용인들과 불화하고, 괴팍한 성격으로 인한 드난살이를 준비했다.
"일상이 나를 지치게 한다." 언젠가 베토벤은 그의 일기장에서 이렇게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이 위대한 작곡가를 괴롭힌 것은 무엇보다도 고용인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었던 것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이 영원한 독신자는 '선한 정신을 가진 사람'을 선택하고 곁에 두기에는 그다지 유능한 사람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거장의 얼굴을 할퀴어 상처를 낸 하인과 드잡이를 하는 일까지도 생겨났다.
이 책은 집요하리만치 자료더미 속에서 베토벤의 흔적을 뒤져 그의 일상을 복원해낸다. 베토벤이 묵은 수십 군데의 집과 살림살이와 관련된 문제, 돈과 임대차 관계, 그리고 그의 하인들과 고용인들에 대한 기록, 사물에 대한 취향, 성격적 결함과 특이성의 증언을 통해 한 인간으로서 또한 한 사람의 천재로서 베토벤을 우리 앞에 되살리고 있으며, 우리가 그려왔던 피상적인 베토벤의 초상에 디테일을 채워 넣는다. 작품과 삶, 일상과 삶처럼 작품이 태어난 장소와 그 작품은 분리될 수 없는 성질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빈과 그 풍광, 자연, 그리고 이상적인 숙소와 완벽한 작업공간을 향한 베토벤의 부단한 노력, 일상을 둘러싼 모든 투정과 열광을 참조한다면 베토벤의 음악을 이해하는데 좀 덜 어려움을 느끼고 좀더 움직이는 감정의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1부 '불멸의 영혼'이 그처럼 베토벤이라는 위대한 존재의 참대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면, 2부 '불멸의 사랑'은 절절한 구애와 어긋남으로 가득한 사랑의 흔적이다. 베토벤의 오랜 친구 베겔러가 "베토벤은 사랑 없이 산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대개는 깊은 사랑에 빠져 있었다"라고 말했듯이 베토벤은 끊이지 않고 여성을 향한 정념을 불태웠다.
천재 베토벤 또한 보통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여성들에게 매료되었지만, 그는 '급히 달아올라 정복하는' 스타일의 사랑을 표현했다. 브로이닝의 엘레노어에서 지울리에타 구이치아르디와 마리아 그래핀을 거쳐 영원히 사랑했던 '불멸의 여인' 브룬스빅의 요제피네와 같은 상류 사회 여성들과 더불어 정처 없이 방랑하던 중 만난 한 농부의 딸 등에 이르기까지 그가 숭배한 여인의 긴 리스트는 그의 또 다른 작품 리스트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그토록 격렬한 연정을 불태우곤 했던 베토벤은 그녀들에게 보내는 숱한 편지에서, "너무도 빠르게 스쳐 지나가버릴 그 순간을 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오? 내게 최상의 즐거움을 주는 일을 양심의 가책으로 단념하려 하는 것은 현명하고 교양 있는 태도와는 상치되는 일일 것이오"라고 거리낌 없이 써내려가고 있다. 당연히 격분한 그녀들의 남편과 친지들로부터 베토벤은 해명을 요구받았다. 우리는 "어차피 다른 사람의 부인과 우정어린 관계 이상을 유지하는 일은 결코 없다는 것이 나의 으뜸가는 철칙입니다"라는 베토벤의 변명을 읽게 될 것이다.
베토벤은 교태를 부리는 여자에게 빠져드는 성향이 지나쳐 심지어는 여자의 아버지를 위해 경찰서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여 격투를 벌인 후 감옥에 갈 뻔한 위협에 처하기까지도 했다. 그러나 베토벤은 자신의 바닥을 모르는 사랑으로 인한 상실감과 모욕감을 잊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녀들은 베토벤에게 돈과 음악을 요구했던 것이다. 다시금 찾아오는 파경의 순간에 베토벤은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내가 삶에 대한 나의 생명력을 그런 식으로 바치기를 원했더라면,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무엇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그의 한 친구는 강경하고도 간결하게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지만, 우리는 오늘날 '불멸'이 된 한 유한한 존재의 일생이라는 사건과 영원할 창작의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
저자 소개 지은이 크리스 슈타트랜더 Chris Stadtlaender 쉬베린에서 태어나 로슈톡에서 의학과 음악학을 공부했으며, 스페인 산탄데르의 메넨데스 펠라요 대학에서 음악학과 언어학을 공부했다. 현재 저널리스트이자 저술가로 활동하며 빈에서 살고 있다. 수많은 저서를 출간했으며, 그의 책은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녀의 음악가 전기 중 몇몇은 TV 프로그램으로 영상화되었다.
옮긴이 홍명희 이화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트리어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EQ, 감성 지능개발 학습법』『자기 결정의 원칙』『자기 책임의 원칙』『지구적 사고 생태학적 식생활』『다섯 가지 성장 코드』『여자는 너무 오래 양보해왔다』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