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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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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쪽 | A5
ISBN-10 : 893201101X
ISBN-13 : 9788932011011
악의 상징 중고
저자 폴 리쾨르 | 역자 양명수 |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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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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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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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원초적 체험인 악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폴 리쾨르의 저서로서, 존재와 언어, 도덕과 신앙, 자아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폭넓고도 근본적인 사유가 담겨 있다.

저자소개

목차

001. <일차상징 : 흠, 죄, 허물>
002. 서론 : '고백'의 현상학
003. 흠
004. 죄
005. 허물
006. 결론 : 노예의지란 개념속의 악의 상징
007. <처음과 끝의 신화>
008. 서론 : 신화의 상징기능
009. 창조 드라마와 '제의적' 세계관
010. 악한 신과 비극적 인간관
011. 아랍신화와 종말론적 역사관
012. 유배된 영혼의 신화와 앎을 통한 구원
013. 신화와 순환운동
014. 결론 : 상징은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인간의 원초적 체험인 악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폴 리쾨르의 저서로서, 존재와 언어, 도덕과 신앙, 자아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폭넓고도 근본적인 사유가 담겨 있다. 『악의 상징』(1960)은 리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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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원초적 체험인 악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폴 리쾨르의 저서로서, 존재와 언어, 도덕과 신앙, 자아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폭넓고도 근본적인 사유가 담겨 있다.

『악의 상징』(1960)은 리쾨르가 본격적인 해석학자로 자리잡기 전 현상학에서 해석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의 서론과 결론이 그 점을 보여준다. 악의 문제를 택한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 체험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상학적 되풀이를 통해 악의 고백을 찾아낸다.

그 고백들은 사유되지 않은 부르짖음이요, 탄식이요, 두려움의 외침이다. 그처럼 고백을 통해 체험은 언어 속으로 들어온다. 그 언어들은 상징 언어요, 일차 상징들이다. 자기 이해를 물리적인 표현으로 한 것들이다. 그러한 일차 상징의 해석이 신화다. 그러므로 신화는 2차 상징이다. 신화의 해석이 반성 철학의 합리적 진술이다. 그 상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반성된 결론으로는 악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악의 고백이나 신화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해석학적 순환이 어떻게 근대의 합리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형성할까? 해석도 생각으로 하지만 생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생각나는 생각'이 있고 '생각하는 생각'이 있다. 근대 이후 주체 철학은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요리했다. 그것은 자율적 인간의 책임성을 고양하는 데 공헌했다. 그러나 상징의 해석은 생각나는 생각이 없이 불가능하다. 상징이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일으키는 직접적인 생각 없이 생각하는 생각은 불가능하다. 후자는 믿음의 차원 곧 존재가 내게 말하는 차원이다. 전자는 반성의 차원 곧 존재 물음이 의미 물음으로 바뀌는 차원이다. 결국 리쾨르의 상징론은 근대 합리성의 역할을 중시하면서도 존재의 신비를 실존의 또 한 축으로 삼아 둘 사이의 역동적 순환을 본다. 그리하여 결론에서 말하는 대로 그의 해석학은 현대의 산물이지만 현대를 극복하게 해준다.

한편 그러한 해석학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이 책은 악의 문제에 관한 고전으로 꼽힌다. 그 방면에서 우리의 지식을 넓혀주고 인식을 새롭게 해준다. 물론 서구인의 체험을 다룬 책이다. 그러나 악의 세 차원의 문제는 우리의 경험에도 상당히 비슷하게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흠le suillure과 죄le peche와 허물la culpabilite은 오늘날까지 우리의 악의 체험에 섞여 있다. 흠은 금기와 터부로 이루어진 원시 종교의 악체험이다. 죄의식은 인격적인 존재와의 관계 단절의 체험으로 누구에게나 '들어 있는 악'이다. 허물은 죄가 내면화되고 세분화되어 '저지르는 악'이다. 그것은 합리성의 차원에서 측정되는 악 곧 사회 규범을 어기는 문제다.......

그리하여 누구에게나 있는 뿌리깊은 죄의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회개의 차원으로 발전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는 차원으로 발전된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삶의 토양이 척박해진다. 한편으로는 합리적인 사회 규범을 의식하는 책임적 허물 의식이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래디컬한 개혁성을 잃지 않기 위해 종교적인 죄의식이 필요하다. 전자는 도덕의 문제요 후자는 신앙의 문제다. 신앙은 도덕을 폐하지 않고 완성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과 우리 사회를 위한 이러저러한 중요한 통찰력을 얻으리라고 믿는다. - 1994년 2월 잠실에서 양명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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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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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석학의 대가들은 존재주의 사상가들보다 장수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편견일지는 몰라도 내 생각엔 그렇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남...
    해석학의 대가들은 존재주의 사상가들보다 장수하는 편이다. 개인적인 편견일지는 몰라도 내 생각엔 그렇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이 남성보다 오래 사는 것처럼 나름의 경향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Paul Ricoeur,1913-2005) 역시 아흔살을 가뿐히 넘겼으니 장수의 복을 누린 사상가다. 1913년 2월 27일 남부 발랑스의 개신교 가정에서 태어난 리쾨르는 2차대전 이후 존재주의와 현상학을 연구했다. 독일 철학자 에드문트 후설에 기대여 자신의《의지철학》의 기틀을 마련했고 60년대부터는 해석학과 텍스트 연구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가령 1960년에 출간된 《악의 상징》은 폴 리쾨르가 현상학의 한계를 넘어 해석학으로 나아가는 '해석학적 현상학'의 방법론을 잘 보여준 작품이다. 리쾨르는 1970년대 이후 언어철학으로 학술적 관심을 확장하는데《살아있는 은유》와《해석이론》이 그 자그마한 결실에 해당한다. 
     
    리쾨르에게 상징이란 주체와 세계를 연결하는 미디어다. 주체는 세계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그 자신을 드러내고, 세계의 신성함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그 자신의 신성함을 탐색하게 된다. 이처럼 상징은 인간 주체의 내재적 체험을 밖으로 재현한 외재화이고, 상징은 세계가 스스로를 설명하는 매개체에 해당하고, 세계는 상징의 매개를 통해서 그 자신을 드러내고 설명하는 이중적 과정이 특징이다. 리쾨르는 우주(hierophanies), 꿈(oneirotic), 시(poetics) 세 가지를  대표적인 상징 범주로 간주한다. 다소 거칠게 말한다면, 우주의 상징 범주는 신성한 언어로 재현된 상징세계로 종교, 신화와 의식에 드러난 언어가 대표적이고, 꿈의 상징범주는 꿈의 언어를, 시의 상징범주는 시적 이미지를 가리킨다. 
     
    리쾨르는 '악의 상징'을 크게 회개형 상징, 신화형 상징, 사색형 상징 세 가지로 구분한다. 악의 가능성과 악의 현실성 모두 인간이 가진 이런 악의 상징에서 비롯된다. 책의 1부는 모독, 죄, 유죄라는 회개형 상징을 해석하고, 2부는 신화형 상징의 기능을 해석하고 있다. 마지막 유형인 사색형 상징에 관한 연구와 저술은 아쉽게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회개형 상징은 죄의식을 낳는 체험의 세 가지 차원에 따라 모독(defilement), 죄(sin), 유죄(guilt)로 구분된다. 비꿔 말한다면, 리쾨르는 우리에게 모독-악, 죄-악, 유죄-악이라는 좀 더 세분화된 악의 상징 유형을 제시한 셈이다. 모독이란 새하얀 종이 위의 얼룩처럼 오염물에 접촉하여 감염된 불결함이다. 죄는 개인이 신과의 사적인 계약관계를 위반한 것이다. 거룩한 계약을 위반했다는 죄는 두려움을 야기하고, 이런 공포는 다시금 공정한 처벌에 대한 요구를 합리화한다. 개인이 행하는 참회의 기도문은 모독이 죄로 변하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유죄란 죄의 고백을 통해서 죄가 내면화되고 세분화되어 저지르는 악이다. 리쾨르는 세 가지 측면에서 유죄를 고찰하고 있는데 윤리-법률 방면에서 처벌과 책임의 관계를 고찰하고, 윤리-종교 방면에서 미묘하고 신중한 양심을 고찰하고, 심리-신학 방면에서 저주당하고 질책당하는 양심을 고찰한다.
     
    신화형 상징은 네 가지 유형의 신화로 나뉜다. 첫번째 유형은 악의 기원과 종말에 관한 창조 신화다. 창조 신화는 제의적 세계관을 재현한다. 두번째 유형은 그리스 비극 신화다. 그리스 신화는 비극적 인간관을 재현한다. 세번째 신화 유형은 종말론적 역사관을 재현한 아담 신화이다. 마지막 유형은 영혼 추방 신화다. 이 네 가지 신화 가운데 아담 신화의 지위가 가장 특별하다. 왜냐하면 아담 신화는 다른 세 가지 신화 유형의 내재적 진리를 모두 포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담 신화는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역사상 모든 죄악을 한 사람(아담)과 한 행동(선악과를 따 먹은 일)에 귀인시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한 편의 연극에서 이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 연극은 뱀과 이브 사이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이브는 성별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인간의 고유한 약점 혹은 유한한 자유를 의미한다. 따라서 남녀불문 모두가 이브이기도 하다. 아담 신화는 인간의 타락은 성욕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바로 유한한 자유에서 기인한 것임을 보여준다.
  • 악의 상징--폴리꿰르 | ju**achi | 2004.12.15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인간의 원초적 체험인 악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폴 리쾨르의 저서로서, 존재와 ...
    인간의 원초적 체험인 악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폴 리쾨르의 저서로서, 존재와 언어, 도덕과 신앙, 자아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폭넓고도 근본적인 사유가 담겨 있다. 『악의 상징』(1960)은 리쾨르가 본격적인 해석학자로 자리잡기 전 현상학에서 해석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의 서론과 결론이 그 점을 보여준다. 악의 문제를 택한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 체험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상학적 되풀이를 통해 악의 고백을 찾아낸다. 그 고백들은 사유되지 않은 부르짖음이요, 탄식이요, 두려움의 외침이다. 그처럼 고백을 통해 체험은 언어 속으로 들어온다. 그 언어들은 상징 언어요, 일차 상징들이다. 자기 이해를 물리적인 표현으로 한 것들이다. 그러한 일차 상징의 해석이 신화다. 그러므로 신화는 2차 상징이다. 신화의 해석이 반성 철학의 합리적 진술이다. 그 상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반성된 결론으로는 악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악의 고백이나 신화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해석학적 순환이 어떻게 근대의 합리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형성할까? 해석도 생각으로 하지만 생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생각나는 생각'이 있고 '생각하는 생각'이 있다. 근대 이후 주체 철학은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요리했다. 그것은 자율적 인간의 책임성을 고양하는 데 공헌했다. 그러나 상징의 해석은 생각나는 생각이 없이 불가능하다. 상징이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일으키는 직접적인 생각 없이 생각하는 생각은 불가능하다. 후자는 믿음의 차원 곧 존재가 내게 말하는 차원이다. 전자는 반성의 차원 곧 존재 물음이 의미 물음으로 바뀌는 차원이다. 결국 리쾨르의 상징론은 근대 합리성의 역할을 중시하면서도 존재의 신비를 실존의 또 한 축으로 삼아 둘 사이의 역동적 순환을 본다. 그리하여 결론에서 말하는 대로 그의 해석학은 현대의 산물이지만 현대를 극복하게 해준다. 한편 그러한 해석학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이 책은 악의 문제에 관한 고전으로 꼽힌다. 그 방면에서 우리의 지식을 넓혀주고 인식을 새롭게 해준다. 물론 서구인의 체험을 다룬 책이다. 그러나 악의 세 차원의 문제는 우리의 경험에도 상당히 비슷하게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흠le suillure과 죄le peche와 허물la culpabilite은 오늘날까지 우리의 악의 체험에 섞여 있다. 흠은 금기와 터부로 이루어진 원시 종교의 악체험이다. 죄의식은 인격적인 존재와의 관계 단절의 체험으로 누구에게나 '들어 있는 악'이다. 허물은 죄가 내면화되고 세분화되어 '저지르는 악'이다. 그것은 합리성의 차원에서 측정되는 악 곧 사회 규범을 어기는 문제다....... 그리하여 누구에게나 있는 뿌리깊은 죄의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회개의 차원으로 발전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는 차원으로 발전된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삶의 토양이 척박해진다. 한편으로는 합리적인 사회 규범을 의식하는 책임적 허물 의식이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래디컬한 개혁성을 잃지 않기 위해 종교적인 죄의식이 필요하다. 전자는 도덕의 문제요 후자는 신앙의 문제다. 신앙은 도덕을 폐하지 않고 완성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과 우리 사회를 위한 이러저러한 중요한 통찰력을 얻으리라고 믿는다. - 1994년 2월 잠실에서 양명수(역자)인간의 원초적 체험인 악을 깊이 있게 해석하고 있는 이 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는 폴 리쾨르의 저서로서, 존재와 언어, 도덕과 신앙, 자아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폭넓고도 근본적인 사유가 담겨 있다. 『악의 상징』(1960)은 리쾨르가 본격적인 해석학자로 자리잡기 전 현상학에서 해석학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이 책의 서론과 결론이 그 점을 보여준다. 악의 문제를 택한 것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 체험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상학적 되풀이를 통해 악의 고백을 찾아낸다. 그 고백들은 사유되지 않은 부르짖음이요, 탄식이요, 두려움의 외침이다. 그처럼 고백을 통해 체험은 언어 속으로 들어온다. 그 언어들은 상징 언어요, 일차 상징들이다. 자기 이해를 물리적인 표현으로 한 것들이다. 그러한 일차 상징의 해석이 신화다. 그러므로 신화는 2차 상징이다. 신화의 해석이 반성 철학의 합리적 진술이다. 그 상징을 거치지 않고 바로 반성된 결론으로는 악의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악의 고백이나 신화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이 해석학적 순환이 어떻게 근대의 합리성을 극복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형성할까? 해석도 생각으로 하지만 생각에는 두 가지가 있다. '생각나는 생각'이 있고 '생각하는 생각'이 있다. 근대 이후 주체 철학은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요리했다. 그것은 자율적 인간의 책임성을 고양하는 데 공헌했다. 그러나 상징의 해석은 생각나는 생각이 없이 불가능하다. 상징이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일으키는 직접적인 생각 없이 생각하는 생각은 불가능하다. 후자는 믿음의 차원 곧 존재가 내게 말하는 차원이다. 전자는 반성의 차원 곧 존재 물음이 의미 물음으로 바뀌는 차원이다. 결국 리쾨르의 상징론은 근대 합리성의 역할을 중시하면서도 존재의 신비를 실존의 또 한 축으로 삼아 둘 사이의 역동적 순환을 본다. 그리하여 결론에서 말하는 대로 그의 해석학은 현대의 산물이지만 현대를 극복하게 해준다. 한편 그러한 해석학의 문제를 떠나서라도 이 책은 악의 문제에 관한 고전으로 꼽힌다. 그 방면에서 우리의 지식을 넓혀주고 인식을 새롭게 해준다. 물론 서구인의 체험을 다룬 책이다. 그러나 악의 세 차원의 문제는 우리의 경험에도 상당히 비슷하게 해당되지 않을까 한다. 흠le suillure과 죄le peche와 허물la culpabilite은 오늘날까지 우리의 악의 체험에 섞여 있다. 흠은 금기와 터부로 이루어진 원시 종교의 악체험이다. 죄의식은 인격적인 존재와의 관계 단절의 체험으로 누구에게나 '들어 있는 악'이다. 허물은 죄가 내면화되고 세분화되어 '저지르는 악'이다. 그것은 합리성의 차원에서 측정되는 악 곧 사회 규범을 어기는 문제다....... 그리하여 누구에게나 있는 뿌리깊은 죄의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의 회개의 차원으로 발전되지 않고 자신의 잘못을 변명하는 차원으로 발전된 경향이 있다. 그렇게 되면 삶의 토양이 척박해진다. 한편으로는 합리적인 사회 규범을 의식하는 책임적 허물 의식이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래디컬한 개혁성을 잃지 않기 위해 종교적인 죄의식이 필요하다. 전자는 도덕의 문제요 후자는 신앙의 문제다. 신앙은 도덕을 폐하지 않고 완성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자신과 우리 사회를 위한 이러저러한 중요한 통찰력을 얻으리라고 믿는다. - 1994년 2월 잠실에서 양명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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