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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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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격外
ISBN-10 : 1196135592
ISBN-13 : 9791196135591
그곳에 내가 있었다 중고
저자 일하는여성아카데미 | 출판사 이프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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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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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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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노동의 뜨겁고 치열한 기록
1980년대 노조설립에서부터 1990년대 학교에서 공장에서
일하고 운동하던 여자들의 이야기
이제라도 한번 제대로 이야기해보고 싶은
엄마 혹은 이모나 언니 아니 어쩌면 내 이야기!

여성노동의 계보가 담긴 책 일하는 여자들은 언제 어디에나 늘 있었다
이제 그녀들이 이야기한다!
1970~80년대 대한민국이 섬유와 전자로 산업과 경제기반을 구축하기 시작했을 때 그곳에 여성들이 있었다. 1980년대를 지나 1990년대로 향하던 그 시절 운이 좋아 혹은 고집을 부려 대학에 입학했던 여자들은 낭만적인 캠퍼스에서 최루탄과 지랄탄을 맞으며 학생운동에 뛰어들었다. 투쟁의 현장에서 경찰서와 형무소를 오가며 살아남았고 이제 그곳에 있던 그녀들이 ‘비정규직’과 ‘돌봄’이라는 노동문제를 관통해 이곳에 모였다. 지금은 환경, 노동, 교육 등의 전혀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줄 알았지만 서로에게서 발견한 친근감은 그들이 같은 시대를 통과해 함께 모이게 되었다는 어쩌면 기적 같은 사실 때문일 것이다.

지금 여기 같이 모여 써내려간 그녀들의 기록, 역사가 되다!
2019년 3월, (사)일하는여성아카데미에서 치유글쓰기 워크샵이 시작되었다. 바로 그곳에서 그녀들이 만나게 되었다. 이미 만났거나 자주는 아니어도 서로 얼굴만 아는 정도의 지인이었던 10명의 여성노동활동가들은 이 시간에 각자의 이야기를 담담히 써내려가며 알게 되었다. 누군가 노동조합 투쟁 경험을 이야기하면 “어! 그때 거기로 노학연대(노동자학생연대의 준말) 지원투쟁 나갔었는데……” 했고, 새삼 반갑게 “우리 이미 만난 사이였구나” 했다.
그녀들이 그렇게 일주일에 한 번 만나 각자의 삶을 써내려간 이야기들이 모이니 대한민국의 주요하고 굵직한 노동운동사가 모두 담겨 있었다. 매우 가치 있는 기록이 완성된 것이다.

상고를 겨우 졸업하고 봉제공장에서 일하다가 1980년대 거대한 노동운동의 물결 속으로 들어간 유정임 안나, 1985년 부당해고 복직투쟁과 톰보이 불매운동으로 투쟁하는 삶을 살게 된 박남희 파드마, 20대 초반 몸과 마음이 시퍼렇게 멍들만큼 힘들고 아픈 노조활동을 한 김정임 수평선, 1987년 종로5가 불타는 파출소 앞에서 “독재 타도 호헌 철폐”를 외치며 시위했던 이원아 보라, 가사노동이 경제활동이 되는 순간 마주하게 되는 부당한 현실이 불편한 최혜영 꾸다, 요양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할머니를 통해 여성의 돌봄노동 현실을 자각한 양향옥 자유 등 그녀들은 몸소 느끼고 겪은 삶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여성노동의 계보이며 대한민국을 관통해 온 노동운동의 이슈들이었다.

이곳에서 기록한 그곳의 역사들
『그곳에 내가 있었다』에는 1978년 동일방직, 1979년 YH무역 등 노동권 쟁취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가열 찬’ 투쟁 정신이 깃들어 있다. 남성 사업장 중심의 노동운동에서 소외되거나 들리지 않는 여성노동자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이 책을 쓴 10명의 여성노동활동가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알게 되었다. 1970년 전태일 열사의 분신과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 1987년 6월 민주화항쟁 등 큰 사회적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각자 서로 다른 공간에 있었지만 운동가로서 삶이 전환되는 공통된 계기를 맞이했다는 것을. 누군가는 공장 여공에서 노동조합 간부로, 누군가는 좋은 직장에서 사회변혁을 꿈꾸는 삶으로 바뀌었다.
그냥 자기 삶을 털어놓고 이제 좀 더 행복하게 살자고 써내려간 이야기들이었다. 그 이야기들에서 이렇게 시대의 아픈 이슈들이 보석같이 반짝이고 있었고 이 이슈들을 모아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노동운동사 타임라인이 만들어졌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여성노동운동의 계보가 될 만큼 큰 가치를 지녔다. 누구에게나 살아갈 힘을 주고 든든한 뒷배가 되어줄 소중한 이야기다.

저자소개

저자 : 일하는여성아카데미
2004년 10월 창립한 여성교육단체. ‘일하는 여성이 평등하고 평화로운 행복한 세상’을 비전으로 자기계발, 의사소통 및 갈등해결, 리더십, 조직발전, 성평등 노동, 사회의식 교육과 연구를 진행한다.
이 책은 2019년 3~4월 2개월간 박미라(치유하는 글쓰기 연구소 대표)와 10명의 대한민국 여성노동활동가들이 나눈 ‘삶에 대한 치유 글쓰기’를 발전시켜 탄생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지난한 노동 현장을 지내온 10명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에서 여성 노동자로 살아왔고 살아갈 사람들의 뜨겁고 치열한 기록이다.

유정임 안나 :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인천지부장
박남희 파드마 : 전 전국여성노동조합위원장
이주환 리나 :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이사장
정선 하늬바람 : 마음정원 심리치료연구소 소장
김정임 수평선 :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장
이원아 보라 : 일하는여성아카데미 원장
최혜영 꾸다 : 주로 놀고 가끔 일하는 페미니스트
김미경 푸카 : 일하는여성아카데미 교육활동가
모윤숙 등대 : 전국여성노동조합 사무처장
양향옥 자유 : 전 일하는여성아카데미 교육활동가

목차

타임라인 _그곳 그리고 나의 이야기
프롤로그 _여성활동가의 목소리가 담긴 삶의 기록

01 유정임 안나
노동운동? 나를 위한 평범한 선택 / 버려진 캐비닛과 연둣빛 플라스틱 필통

02 박남희 파드마
1985년 톰보이 불매운동 / 야학과 혜경 언니

03 이주환 리나
뜨거웠던 열망의 시기, 자유와 해방을 그리며 / 딸아, 너나 잘 살아

04 정선 하늬바람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 화양연화 / 친정엄마의 붕어빵

05 김정임 수평선
온몸에 쑥물들었던 1987년 노조결성 / 일상을 비켜간 여유 뒤에 그림 같은 하늘과 바다

06 이원아 보라
그곳에서 나는 심장이 뛴다 / 내 인생의 두 남자

07 최혜영 꾸다
나는 그때 그곳에 없었지만, 거기 있었다 / 청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08 김미경 푸카
또 다른 세계 또 다른 여성으로 / 지금, 매 순간 너를 생각하는 내가 좋아

09 모윤숙 등대
나의 페미니즘 변천사, 페미니스트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 불편한 효도

10 양향옥 자유
돌봄 노동의 끝판왕은? / 아버지께

에필로그 _우리는 지금 여기에 함께 있다
부록 _여성노동 관련 법률

* 저자명은 통상적으로 배열하는 가나다순이 아닌 글의 시점을 기준으로 배치했습니다. <타임라인>을 참고하세요.

책 속으로

나는, 엄마가 바쁘게 나가시느라 미처 그릇에 잘 담아놓지 못한 반찬들이 있을 때는 야무지게 정리하고 챙겨서 동생들을 먹였다. 엄마는 나의 손을 의지했던 것 같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부엌일은 언니보다 내가 더 잘해냈다. 스테인리스 밥통에 밥이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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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가 바쁘게 나가시느라 미처 그릇에 잘 담아놓지 못한 반찬들이 있을 때는 야무지게 정리하고 챙겨서 동생들을 먹였다. 엄마는 나의 손을 의지했던 것 같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부엌일은 언니보다 내가 더 잘해냈다. 스테인리스 밥통에 밥이 다 떨어지는 날에는 밥을 하겠다고 쌀을 씻었다. 씻다보면 이상하게 쌀이 자꾸 쏟아졌다. 물만 따라 내고 싶은데 쌀까지 함께 흘러서 하수구로 빠져나가는 걸 봐야 했다. 어찌나 아깝고 속상한지 제대로 쌀을 씻지 못하는 나 자신을 책망했다. _유정임 안나, ‘버려진 캐비닛과 연둣빛 플라스틱 필통’ 중에서

젊은 층에 인기 있던 톰보이를 만들던 성도섬유는 1985년 3월부터, 노동절 행사 참여와 임금 인상, 근로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한 여성노동자들을 폭행하고 해고했다. 이에 부당함을 제기하며 출근 투쟁과 근로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투쟁하던 11명의 해고 여성노동자들과, 여성평우회와 여성단체들, 여학생 대학연합, 종교계, 시민사회 단체 등이 모여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여성노동자 복직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투쟁으로 불매운동을 선택했다.
_박남희 파드마, ‘1985년 톰보이 불매운동’ 중에서

나는 총여학생회장을 하면서 전념이 무엇인지 배웠다. ‘여기까지’라고 제한하는 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었다. 창조성이 발휘되고 아이디어가 샘솟았다. 동료들과 함께 ‘어떻게 여학우들과 함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여학생회의 다양한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필수과목이었던 무용수업을 선택으로 돌려서 사실상 폐지시킨 투쟁이다. 여학생은 무용이 필수이고, 남학생은 교련이 필수였던 성차별적인 커리큘럼에 맞서 싸운 대중투쟁의 승리였다.
_이주환 리나, ‘뜨거웠던 열망의 시기’ 중에서

불심검문으로 유치장에 갇혀 있던 날 저녁때쯤 엄마가 왔다. 엄마는 직장에서 퇴근하고 바로 와서인지 무척 피곤하고 남루한 행색이었다. 손에 든 붕어빵을 나에게 건네며 형사들에게 연신 죄송하다고 했다. “얘가 이런 애가 아닌데 부모를 잘못 만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이런 것 같다”고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평소 호랑이같이 무섭기만 했던 엄마였기에 당연히 혼날 줄 알았던 나는 이런 모습을 보자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엄마의 사랑이 느껴지기도 해서 복잡한 심정으로 목이 멘 채 붕어빵을 먹었다. 지금도 엄마의 붕어빵을 생각하면 눈물이 날 것 같다. _정선 하늬바람, ‘친정엄마의 붕어빵’ 중에서

“여러분, 어떻게 할까요? 밖으로 나갈까요? 아니면 앉아서 일을 할까요?”
그랬더니 모두 “나가자!” “나가자!” “밖으로 나가자!” 하고 입을 모았고 순식간에 물밀듯이 전원이 밖으로 몰려 나갔다. 생산1과에서 나온 우리들은 생산2과 앞으로 가서 “2과 나와라” 합창했고 2과에서 일하던 동료들이 모두 몰려나왔다. 또다시 3과 4과로 몰려갔고 3과 4과 동료들도 몰려나왔다. 수출자유지역 대로에는 TC전자 여성노동자들이 가득했다. 어디서 누가 구해왔는지 모르지만 마이크가 있었고 나에게 마이크를 잡으라고 했다. 우리들은 장시간 노동에 대해서, 작업 환경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근로시간을 줄여라” “임금을 올려라” 등 구호를 외치고 노래도 불렀다.
_김정임 수평선, ‘온몸에 쑥물들었던 1987년 노조결성’ 중에서

그날 저녁 뉴스에 귀정이가 토끼몰이 식 진압으로 시위대 아래 깔려 죽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귀정이 문상을 다녀오고 우울감이 더 깊어졌다. ‘차리리 나도 죽었으면’ 하는 생각이 몇 날 며칠 가슴을 짓눌렀다. 깊은 우울감에 빠져 있던 내 마음속을 본 것일까? 아버지가 “차라리 너도 죽어라”라는 말을 했다. 하도 충격적이어서 그 말이 어쩌다 나왔는지 맥락과 정황은 기억나지도 않는다. 우울감에 빠진 사람에게 분노는 극약 처방이다. “차라리 내가 죽었으면” 하던 생각이 사라지고 ‘반드시 살아서 당신 뜻대로가 아니라 내 뜻대로 살겠다’는 오기가 탄생했으니.
_이원아, ‘내 인생의 두 남자’ 중에서

남이 쓰고, 버리고, 오염시킨 것을 치우는 노동에 대해 한편에서 사회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에 대한 위계적 평가는 낮다. 그런 일은 좀 꺼림칙하다고 여겨진다. 특히, 남의 집에서 해야 하는 가사노동이나 숙박업소 청소 노동, 화장실 청소 노동에 부착된 편견은 거리 청소 노동과는 분명히 구분된다. 이를테면 거리 청소 노동은 사회적 공적 공간인 거리를 깨끗하게 해 시민들의 복리를 증진시키고 공리에 복무한다는 의미가 부여된다. 반면, 남의 집 가사 노동자나 숙박업소 청소 노동자는 사회적 의미를 수혜 받지 못한다.
_최혜영 꾸다, ‘청소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중에서

자연이 주는 휴식과 쉼의 여유를 즐기는 것도 잠시, 짧았던 휴식기를 끝냈다. 다시 아이쿱 생협 활동가로 새로운 변신을 시도했다. 40대에 나는 그동안 쌓은 경험과 경력을 떠나 새로운 지역에서 나답게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고민했다. 그러다가 생협을 알았고, 또 활동가로서의 직업병이 발동했다. 일상생활에서 먹고 쓰기 위해 소비하는 식품과 생활용품들이 기업의 이윤을 위해 소비자의 건강권을 침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협 활동가들은 대부분 주부인데 식품안전과 GMO반대 캠페인 등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열정적으로 활동했다.
_모윤숙 등대, ‘ 나의 페미니즘 변천사, 페미니즘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중에서

할머니를 혼자 둘 수도,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맡을 수도 없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더 이상의 돌봄노동을 떠안을 자신이 없었다. 대학병원 의사는 우리가 빨리 치매 진단을 받아서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고 싶어 안달하는 사람들로 취급했다. 기분이 상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런 속마음을 들켜서 기분이 더 나빴는지도 모른다. 가슴이 먹먹했다. 아주 많이 슬펐다. 죄책감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톡 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줄줄 흘렀다. 밥 먹다가 울고, 샤워를 하다가도 울고, 동생과 통화하다가도 울고 또 울었다.
_양향옥 자유, ‘돌봄노동의 끝판왕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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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제까지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던,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빛과 그늘 모두에 있었던 여성들의 이야기 공장에, 학교에, 광장에, 거리에, 교회에, 경찰서에, 형무소에, 여행지에 그녀들이 있었다! 한번도 숨은 적 없었고 이제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를 엮어...

[출판사서평 더 보기]

이제까지 우리가 눈여겨보지 않던,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빛과 그늘 모두에 있었던 여성들의 이야기
공장에, 학교에, 광장에, 거리에, 교회에, 경찰서에, 형무소에, 여행지에 그녀들이 있었다!
한번도 숨은 적 없었고 이제 모두가 알아야 할 이야기를 엮어내다!
이 책의 특장점① 1980년~현재까지 여성노동운동사 타임라인 수록
저자들의 활동 중심으로 기록된 여성노동운동사 타임라인이 실렸다. 주요 사건과 실사를 연도별로 배치하여 대한민국 노동운동사에 여성들이 언제 어디에 어떻게 있었는지 발견할 수 있다. 수동적이고 주변부에 머물러 있던 줄 알았던 여자들이 얼마나 전면적으로 대한민국 경제성장이라는 격변기를 통과해왔는지 이 타임라인을 통해 알게 될 것이고 이어서 읽게 될 저자들의 이야기에서는 살아남은 이들이 삶에서 발견한 행복에 대한 메시지를 볼 수 있다.

이 책의 특장점② 여성인 나, 엄마, 언니, 이모의 삶을 대변하는 여성노동 기록
여성이라면 누구나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사실 인간은 모두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지만 특히 여성들은가사, 돌봄, 비정규직 등의 노동현장에 있기를 강요받았다. 이 책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들에게 유난히 불평등하고 불리한 노동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 그 문제의식을 정면돌파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는 내 주위 모든 여성이 겪고 있는 생생한 진실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현실을 지극히 현실적으로 다룬 다큐 에세이다.

이 책의 특장점③ 부록-여성노동 관련 법률
이 책을 읽을 여성, 여성노동자들에게 더 필요한 정보는 없을까? 생각한 끝에 여성노동 관련 법률을 실었다. 이 여성노동 관련 법률은 사용자의 의무사항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규정하는 것에 그치고 그 규정을 어겼을 때의 벌칙조항은 있으나 직접적 처벌조항은 없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노동법 자체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인식의 개선이나 실천의지 없이 법을 바꿀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실린 <남녀고용평등법> <영유아보육법> <근로기준법 제5장 여성과 소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등을 참고한다면 개인적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노동환경이 앞으로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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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실제했지만 기록되지 않는 일들은 자주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되곤한다. 한국의 노동운동 역사에 대해서 다양한 채널로 접해봤다고...

    실제했지만 기록되지 않는 일들은 자주 존재하지 않았던 일이 되곤한다.

    한국의 노동운동 역사에 대해서 다양한 채널로 접해봤다고 생각했었지만

    내가 접했던 장면들, 서사들에는 

    이제 생각해보니 여성들의 목소리만 도려낸듯이 삭제된 상태였다.


    그래서 이 책의 어찌보면 당연히 존재했을 당대의 여성 노동자, 활동가들의 생생한 이야기에

    나의 뇌가 새삼 소스라치게 놀랐던 모양이다. 독립투사 중 여성들 역시 당대에 활약했다는 것을 최근에야 자료를 통해 알게 되었듯, 아, 내가 이제까지 부분 부분이 도려내지고 지워진 그림을 보고 이해했다고 생각해왔구나.


    파드마(박남희)님의 1978년 공장 입사 이야기부터 

    87년 가투에 나갔다가 대학교 신입생부터 구치소를 떠돌며 옥살이를 했던 보라(이원아)님의 시간을 지나

    영페미니스트들의 시기였던 90년대 중반에 공대의 유일한 여학생으로 졸업하여 생계를 이어가며 노동에 대해 사유하는 꾸다(최혜영)님의 이야기까지.


    책을 흥미진진하게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가고 나면, 맨앞의 처음에는 생소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타임라인이 이제야 머리 속으로 쏙쏙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시간들, 여성들의 개별 사건들이 종으로 횡으로 엮어지면서 입체적인 물결로 다가온다. 


    야학, 해고, 회유, 시위, 구속, 가족과의 갈등

    내가 저 시간 저 장소에 있었다면, 이들처럼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결단내릴 수 있었을까? 읽으면서 자주 심장이 크게 뛰면서 이런 물음들이 머리 속을 울렸다. 

    이분들의 가슴 속 불은 어떤 것이었길래, 저런 시퍼런 폭력과 무자비한 폭풍 속에서 견뎌내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떻게 여전히 그 폭력의 경험들을 겪고도 노동운동의 일들을 그만두지 않고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는걸까? (이 당대의 각자 선곳에서의 영웅들은 현재에도 여성운동의 현장에서, 교육과 정책활동, 공동체 운영등 다양한 방면에서 현역으로 활약중이시다.)

    여성이고 노동하고자 하고, 평등을 희망하는 나는 시간대를 옮겨 저 지점에 옮겨두었드면, 이 책의 주인공들과 다르지 않은 선택지를 위에 서 있을 것이 분명하므로 이 책은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만은 읽을 수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더불어서 이 책의 문장들을 따라 시간여행을 하다보니, 

    이 책의 공동저자들이 박미라 선생님과 글쓰기 수업을 통해 얼마나 좋은 시간이었을지가 눈 앞에 그려진다. 글 속에서 모두가 편안하게 신뢰와 교감을 바탕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한국의 근현대사와의 교차점이었을 격동의 사건들과 가족 등 매우 개인적이고 세심한 이야기들이 이물감 없이 어울어져 있었다.  때로는 구조적인 글쓰기, 혹은 자유로운 글쓰기를 넘나들고 서로의 기억과 마음을 나누었을 그 모임에 글을 읽으며 저절로 함께 둘러 앉게 된다. 

     

    읽고 나니 한번 더 밑줄 긋게 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여성인 존재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기록해야한다는 것. 

    나보다 후대의 여성들을 위해서라도. 여성인권 운동의 큰 흐름에 서사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번뿐인 스스로의 삶에서 지속성과 방향을 만들어 나갈 수 있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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