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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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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쪽 | 규격外
ISBN-10 : 8974837846
ISBN-13 : 9788974837846
반전의 시대 중고
저자 이병한 | 출판사 서해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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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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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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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대인가, 시대를 어떻게 호흡할 것인가. 국제질서의 반전을 예고하는 오늘의 시대 선언 단언컨대 지금은 ‘G2시대’ 혹은 ‘중국 패권의 시대’가 아니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나가고 있다. 중국만 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인도와 이슬람 등 지역 세계들이 약진하고 있다. 이는 동/서와 고/금이 크게 반전하여 세계가 근대 이전, ‘유라시아의 초기 근대’로 회생하는 과정이다. 지금은 바야흐로 ‘반전의 시대’이다.

저자는 중국, 일본, 홍콩, 대만, 오키나와, 티베트, 신장, 광둥, 베트남, 러시아 등 유라시아 지역의 정치와 근현대사를 탈근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하여 ‘반전의 시대’적 기운을 입증한다. 그리고 새 시대를 준비할 새 논리로 천하, 덕치, 동학을 제시한다. 동시에 서방에서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동방의 옛 질서에서 미래의 대안을 찾는 이때, 한반도만이 유독 식민지 콤플렉스에 사로잡혀 과거와 단절된 자기소외의 자충수를 두고 있음을 꼬집는다.

전통에 무지한 채 근대화로만 내달렸다는 점에서 좌/우 모두 무능했음을 역설하며, 새 시대에는 좌우 합작뿐 아니라 동서 합작, 고금 합작이 절실하다고 호소하는 젊은 역사학자의 메시지는, 40여 년 전 한반도의 시대인식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선사했던 리영희 선생을 향한 오마주―‘반전시대의 논리’이기도 하다.

저자소개

저자 : 이병한
저자 이병한李炳翰은 연세대학교 학부에서 사회학을,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전공했다. <중화세계의 재편과 동아시아 냉전 : 1945~1991>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 상하이자오퉁(交通)대학교 국제학대학원, UCLA 한국학연구소,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원, 인도 네루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등에서 공부하고 연구했다. 월간 ‘말’ 편집위원, 창비 인문사회 기획위원, 세교연구소 상근연구원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 프레시안 기획위원으로 3년 여정의 <유라시아 견문>을 진행 중이다. ‘한반도의 통일’과 ‘동방 문명의 중흥’을 견인하는 ‘Digital-東學’ 운동을 궁리하고 있다.
1978년 11월에 태어났다. 중국의 베이징에서 개혁개방 정책이 공식화되던 무렵이다. 얼추 2050년까지, 인생 전체가 그 자장 속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태어난 곳은 경남 거제도이다. 필자의 고향이자 아버지의 고향이다. 1.4 후퇴 때 흥남에서 만삭의 몸을 이끌고 미군 배에 오른 이가 할머니였다. 미군이 내려다준 곳이 바로 거제도이다. 일제가 개발해둔 항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할머니가 여생을 나신 집도 다다미방이 시원한 2층 목조 가옥이었다. 할머니는 끝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남쪽 섬에 묻히셨다. 아버지도 흥남 땅을 밟아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세월이다. 삼 대째 되는 자신만이라도 꼭 흥남으로 돌아가 살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아버지와 결혼한 어머니는 윤씨 사람이다. 충남의 사대부 집안 출신이다. 그러나 ‘문명 개화’의 물결과 더불어 가세는 차차 기울었다. 식민지가 되고 분단국이 되고 전쟁을 겪으면서 가파르게 몰락해갔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소용없는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떳떳하고 꼿꼿하셨다. 무력과 금력이 횡행하는 시대에도 자존심과 자부심까지 잃지는 않았다. 동방 문명의 기저에 깔려 있는 그 단단한 자긍심을 이어가고 키워가고 싶다.

목차

여는 글 전환시대에서 반전시대로 12

1부 천하 : 중화세계의 논리

01 천하와 복합계 23
UN과 天下 | 천하와 복합계 | 부강과 건강

02 진화하는 일국양제 _홍콩 31
홍콩의 선택 | 진화하는 일국양제

03 제국의 진화 _대만 37
남북과 양안 | 제국의 진화 | 백년대계

04 오키나와에서 류큐로 _오키나와 45
복귀, 반환, 재병합 | 국제질서와 중화질서 | 오키나와에서 류큐로

05 오래된 미래 _티베트 54
근대의 독배 | 전장과 시장 | 연기(緣起)와 네트워크

06 두 개의 하늘 _신장 62
조화사회 | 조화세계 | 천주와 천하

07 네트워크 경제 _광둥 70
광둥 모델 | 광둥 네트워크 | 네트워크 경제 | 껍데기는 가라

08 ‘문명의 충돌’ 77
임진년 영토대란 | 미일안보조약과 중일공동성명 | 탈중화 vs 재중화

09 대동아와 대중화 _일본 84
전쟁의 이름, 이름의 전쟁 | 대동아의 논리와 심리 | 대동아와 대중화 | 포스트-대동아

10 붉은 제국 _인도차이나 94
대남제국과 인도차이나 | 코민테른과 인도차이나 | 붉은 대남제국

11 동방의 무인 _베트남 100
붉은 나폴레옹 | 1975 : ‘동방’에서 ‘동구’로 | 도이모이 : 다시, ‘동방’으로

12 ‘만달라’ 질서 _아세안 109
인도차이나와 아세안 | ASEAN Way | 만달라의 환생 | 대승(大乘)적 뉴에이지

13 유라시아와 북방 _러시아 118
유라시아주의 | 제4의 정치이론 | 북방과의 재회

14 구세계의 갱신 125
성(盛)과 쇠(衰) | Renewal : 신세계와 구세계 | 왕도와 패도

15 미국식 조공 체제? 133
역사의 환생 | 대분단체제, 샌프란시스코체제, 미국식 조공 체제| 이론(Theory)과 사론(史論)

16 중화세계의 근대화 139
중화세계의 문명화 | 중화세계의 근대화-제국주의와 반제국주의 | 반정(反正)과 경장(更張)

17 재균형 : 남해(南海)와 동해(Bi?n ?ong) 147
내인(內因) : 계급과 성별 | 외풍(外風) : 축의 이동 | 재균형 : 비정상의 정상화

18 재균형의 축 (1) : 실크로드 157
중원과 서역 : 오프라인 실크로드| 푸사와 한자 : 온라인 실크로드| 평평한 세계 : 비정상의 정상화

19 재균형의 축 (2) : 유라시아 166
북방과 서부 | 우크라이나 : 카인과 아벨| 고금(古今)의 재균형

20 재균형의 축 (3) : 브릭스 176
페레스트로이카 | 금융 재건 | 지리 재편 | 국가 개조

21 유라시아의 세기 185
유라시아의 대륙풍 | 일대일로(一帶一路) | 동/아시아와 동/유라시아

2부 덕치 : 동방형 민주정치의 논리

01 정치유학 : 제국의 정치철학 193
유학 르네상스 | 제국의 정치철학 | 민주주의의 민주화

02 동양 전제와 동방 민주 201
서구 민주 | 동양 전제 | 계약과 향약 | 동방 민주

03 정치와 덕치 209
정의와 공정 | 자유주의와 공화주의 | 새 정치와 옛 정치

04 혁명에서 자강으로 _중국 218
보시라이 이후 | 문혁이라는 유령 | 중국의 고뇌

05 중국공산당 : 거대한 학습조직 _중국 225
시진핑 시대 | 중국공산당 : 혁명당에서 집정당으로 | 당교 체제 : 거대한 학습조직| 정치 개혁 : ‘중국화’

06 아베 신조 : 반동과 반전 사이 _일본 232
오래된 전후(戰後) | 진보와 진화 | 보수의 품격

07 오사카 : 일본의 갈림길 _일본 239
‘하시모토 현상’ | ‘무엇을 할 것인가’ | 오사카와 도쿄 | 오사카-아시아 네트워크

08 현자생존 _캘리포니아 248
똑똑한 정치 | 현자생존

09 영묘와 문묘 _베트남 254
동구와 동방 | 좌/우와 문/무

10 지엠을 위한 변명 _베트남 261
후에 : 위대한 유산 | 가지 못한 길 | ??i m?mi : 更張

11 표류하는 대만 민주 _대만 270
대만 민주의 곤경 | 탈냉전과 후기 냉전 | 대만 민주의 출로

12 중국몽과 민주몽 _홍콩 277
일국(一國)인가, 양제(兩制)인가? | 민주화와 탈중국화 | 중국몽과 민주몽

3부 동학 : 서학을 품어 동학으로, 새 학문의 논리

01 제국의 귀환 287
제국과 탈제국 | EU와 중국 | 동학으로의 회심

02 동학 : 2014, 갑오년 역사논쟁 293
좌(Left)와 우(Right) | 신(新)과 구(舊) | 고(古)와 금(今) | 동(東)과 서(西)

03 동아시아학 : 동북아와 동남아 301
베트남과 일본 | 지정학, 지경학, 지문학

04 동아시아 문명 : 개화와 심화 307
꾸억 응우와 국어 | 개화와 심화

05 동아시아사 : 1894, 동학과 서학 314
동아시아사와 동아시아론 | 동서냉전, 중소분쟁, 북조선 | 탈중화와 재중화 | 1894, 동학과 서학

06 동방 사상과 지구 이론 323
포스트 민주주의 | 실력주의 | World Wide Web : 一卽多 多卽一 | 동학(東學) : 미래학

07 기우뚱한 분단체제 331
흔들리는 분단체제 | 기우뚱한 분단체제 | 동아시아 분단체제 | 유라시아의 길

08 태평양 : 리오리엔트 341
환태평양학 | ‘태평양’의 계보 | ‘태평양 세계’ | 리오리엔트(ReOrient)

09 포스트 3. 11 _일본 351
갈림길에 선 일본 | 중국화하는 일본? | 중국화 : 서구화 : 에도화| 탈중국화 : 신중국화

10 악우(惡友) : 천 년의 유산 _일본 359
속국 | 천하와 천황

11 황제와 천황 _일본 364
교토와 천황 | 황제와 천명 | 천명과 민주

12 동방의 귀환 _중국 370
고별 ‘근대’ | 백년의 급진 | 동방의 귀환

13 ‘중화’와 ‘진보’ _중국 376
진보의 역설 | 신중국의 역설 | ‘중화’의 역설

14 왜 유라시아이고, 어째서 ‘초기 근대’인가 383
재/발견의 시대 | 초기 근대와 앙시앙레짐 | 새 동학

닫는 글 ‘다른 백 년’, 대반전의 길을 묻다 396
추천의 글 407

책 속으로

83p 동아시아에는 ‘보통국가’가 하나도 없다. 중국은 천상 제국이다. ‘독립국가’도 드물다. 한국은 전시작전권이 없고, 일본은 국방군이 없다. 도리어 ‘중화 사회주의권’에 편입되었던 북조선과 베트남이 주체적이다. 소련의 동유럽 위성국가들과도 판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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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p
동아시아에는 ‘보통국가’가 하나도 없다. 중국은 천상 제국이다. ‘독립국가’도 드물다. 한국은 전시작전권이 없고, 일본은 국방군이 없다. 도리어 ‘중화 사회주의권’에 편입되었던 북조선과 베트남이 주체적이다. 소련의 동유럽 위성국가들과도 판이하며 미국의 하위 동맹국들과도 다르다. 독립하지 않고도 자주적일 수 있었던 중화질서의 오랜 유산이다. 그리하여 동아시아는 지금도 제국(중국), 열도국가(일본), 분단국가(남/북한), 도시국가(홍콩/마카오), 도서국가(대만/오키나와) 등이 도열해 있는 모자이크이다. 국민국가의 단순계(inter-state system)가 아니라 복합계(complexity systems)인 것이다. 다소 과장을 하자면 동아시아는 결코 ‘근대’였던 적이 없다.

174p
각각의 사회는 독립하고 있지만, 동시에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 옛말로는 ‘대일통’(大一統)일 것이며, 20세기 용법으로는 차서(差序) 혹은 복합사회, 최신 용어로는 트렌스-시스템 사회(trans-systemic society)라고 하겠다. 국가의 (새) 원리와 일선을 긋는 제국의 (오래된) 원리이다. 유라시아의 세기로의 반전은 국가별로 각개약진하던 20세기로부터 문명권적 공속감을 바탕으로 한 제국형 옛 질서의 가치와 미덕을 재음미해보는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다. 국가 간 경쟁을 억제함으로써 자연적/사회적 비용을 낮추고 엔트로피를 줄이는 역할을 했었기 때문이다. 내 나라의 다스림[治國]만큼이나, 천하를 염려했던 마음[平天下]이 균형추로서 작동했었다. 아니, 천하의 태평을 통해서만이 내 나라 또한 건재할 수 있었다. 유기론적(organic) 세계이자, 연기(緣起)론적 세계였다.

199p
민주주의가 번영을 낳았다는 통설은 기각되고 있다. 민주주의를 지속하면서도 ‘선진국’들은 쇠퇴일로이다. 민주주의 때문이 아니었다. 제국주의, 식민주의 탓이었다. 민주주의는 덤이었을 뿐이다. 전 지구적 비민주가 국지적 민주를 가능케 했다. 전 지구적 민주가 증진되자 비교우위가 사라진 것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개개인의 욕망 충족에 충실한 과잉 성장 문명의 정치질서이다. 산업혁명 이래의 특수한 사회적 조건에 즉응한 제도적 산물인 것이다. 그러나 지난 150년의 잔치가 더 이상 지속불가능한 ‘예외 상태’였다면? 저성장과 탈성장의 ‘자연 상태’로 되돌아간다면? 미래는 알 수가 없다. 미지의 세계이다. 그래서 민주의 신화를 해체할 필요가 있다.

208p
‘민주’라는 가치를 부정하지 않는다. 서구 민주(democracy)가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민주화해야 한다. 동방에도 천 년을 내려온 민주(民主)가 있었다. 그 요체는 다수결도, 1인 1표제도 아니었다. 성인(聖人)이 될 자격을 만인에게 허락한 것이었다. 인성을 갈고 닦으면 천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복음의 전파였다. 출신과 신분에 관계없이 모두가 성인이 될 수 있다는 만민 평등의 파격이었다. 그리하여 외적 성장이 아니라 내적 성숙을 향해 들끓었다. 그래서 ‘정치’(politics)보다는 ‘덕치’(德治)가 한층 심화되었다. 이제는 정치와 덕치도 견주어봄 직하다. 서구에 대한 열등감 없이도 양자의 대차대조표를 따져볼 수 있게 되었다.

299p
소학(小學)은 무너졌다.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지 않는다. 대학(大學)은 시시해졌다. 치국과 평천하를 배우지 않는다. 민도는 민도대로 떨어지고, 자질과 자격을 갖춘 지도자도 키우지 못한다. 군자가 사라지자 소인천하가 도래했다. 대중사회라고도 한다. 소인들이 1인 1표제와 접속하자 정치는 저열해졌다. 권력만 남고, 권위는 사라졌다. 삿된 권리 추구[私]가 공공성[公]을 잠식해버렸다. 그래서 한 원로 정치학자의 일갈처럼, ‘민주화 이후 한국사회는 질적으로 나빠졌다.’ 그리고 스노비즘(snobbism)이 창궐한다. 허나 이 속물근성이 비단 ‘97년체제’만의 산물은 아니지 싶다. 줏대 없는 개화 백 년의 누적이고 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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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중국 패권의 시대’라는 결정적 오해 패권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패러다임 자체가 반전하는 것이다 시대인식에 다시 한 번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올 개안의 유라시아사 시대를 앞서가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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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패권의 시대’라는 결정적 오해
패권이 중국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패러다임 자체가 반전하는 것이다
시대인식에 다시 한 번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가져올 개안의 유라시아사


시대를 앞서가는 것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1974년 5월, 리영희 선생은 《전환시대의 논리》를 세상에 내놓으며 코페르니쿠스를 언급하였다. 역사를 앞서간 사람들은 늘 지탄받았고, 리영희 선생의 고단한 삶은 그들의 괴로움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여기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꾀하는 또 한 명의 지식인이 있다. 그는 지금이 ‘G2시대’ 혹은 ‘중국 패권의 시대’가 아니라고 목청을 높인다. 미국에서 중국으로 패권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패권적 세계체제 자체가 끝났다. 그리고 새 시대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동/서와 고/금이 크게 반전(反轉)하여 근대 이전, ‘유라시아의 초기 근대’가 회생한다. 그 미래는 낯설지 않다. 수백년 근대에 앞서 수천년을 지배해온 중화세계의 귀환이자 갱신이다…….
사방에서 눈을 흘긴다. 누가 철 지난, 그것도 사대주의적인 ‘중화’를 입에 올리는가? 또 중국의 시대가 아니라면서 중화세계가 돌아왔다는 건 무슨 궤변인지? 그는 열변을 토해낸다. 중화세계는 ‘제국주의’가 아닌, ‘제국’ 그 자체이다. 그 세계에서는 제국 아래 지역 간 교류와 유대가 활발했고, 사대(事大)뿐 아니라 사소(事小) 또한 중요했다. 한 나라가 일방적으로 지배하지 않는 다극화된 세계였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 이슬람이 흥기하며 지역이 되살아나는 지금은 바야흐로 대반전의 시대. 귀환한 역사에 걸맞은 새 논리가 필요하다…….
이 책은 역사학자 이병한이 2012년부터 《프레시안》에 연재한 칼럼 ‘동아시아를 묻다’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패기 넘치는 소장학자답게 동서고금의 역사를 종횡무진, 거침없이 융합하여 시대인식을 뒤집는 파격적 사유를 선보인다. 이러한 파격은 그가 ‘주변부 콤플렉스’를 극복한 ‘관찰자’이기에 가능하다. 전후 세대도 80년대 세대도 아닌, 외환위기 이후 대학을 다닌 세대로서 식민지 왜소증과 좌우 이데올로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으며 문화적 상대주의도 체화하였다.
또한 그는 대상을 밖에서 관찰하지 않고 그 안에 들어가 직접 체험하며 응시하는 내재적 접근방식을 취한다. 중국 상하이자오퉁대학교 국제학대학원, UCLA 한국학연구소 방문학자, 베트남 하노이 사회과학원 연구원, 인도 네루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으로 공부한 후 현재는 유라시아 전역을 답사하며 견문기를 쓰고 있다. 남한이라는 국지적 공간에서 벗어나 8개국어에 달하는 언어를 익히며 현지 지식인들을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중심/주변, 제국/식민이라는 편견을 깨고 한반도, 동아시아를 넘어 유라시아 지평에서 사유하는 안목을 배웠다.
속박과 편견에서 자유로운 학문적 태도는 자연스레 탈식민주의적 글쓰기로 이어졌다. 기성세대 입장에서는 다소 서운(?)하게 들릴 수도 있는 그의 발화는 그러나 분명 또렷하고 균형감각이 생생한 외침이다. 한반도는 또 한 명의 코페르니쿠스를 놓치지 않을 수 있을까. 다행히 먼저 그를 알아본 선학(先學)들이 있다.

근대의 덫에서 벗어난 새로운 관점이 여러 방향에서 떠오르고 있다. 세계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방향으로 새로운 세계관을 빚어내는 일이 필요하다. 나는 이 관점을 한국근현대사의 흐름에 비추어 보았고, 이병한 선생은 시야를 넓혀서 동아시아 현대사, 나아가 유라시아 역사에 적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_ 김기협 | 역사학자

지난 100년간 우리는 서구의 근대가 씌워준 안경을 통해서 우리 자신과 세상을 볼 수밖에 없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 우리가 얻은 것, 우리에게 돌아온 것이 무엇인가? 정신적 폐허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가 식민지 건설과 노예무역을 불러온 대항해 시대 이전으로, 그리고 동아시아는 아편전쟁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마치 선승이 손을 들어 달을 가리키듯 일러주고 있다. 가리키는 손의 손가락 대신 달을 보아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_ 윤여준 | 전 환경부 장관

웅대하다. 대붕(大鵬)의 눈을 빌려 동서의 고금과 고금의 동서를 일목요연하려니 현기증이 날 만하다. 근대화의 독에서 벗어난 사람이라면, 사유의 지평이 흔들리고 인식세계에 반전의 기운이 움트는 경험을 할 것이다. 부디 많은 이들이 저자와 함께 읽기 바란다. 자본주의 이후의 새로운 문명을 전망하는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대륙과 끊긴 분단체제의 소인배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_ 홍세화 | 학습협동조합 ‘가장자리’ 이사장

“우리는 또 하나의 새로운 젊은 시대를 살아갈 새로운 젊은이들, 또 하나의 신청년을 기다린다.” 여기 바로 그 신청년이 있다. 기성 입장에서는 이 책의 과감한 주장들이 일부 거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청년은 소수 입장에 서거나, 기성의 길 밖에서 길을 찾고, 새 길을 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미래는 바로 이러한 신청년들의 것이다. 꽉 막힌 현실에 답답증을 느끼는 많은 이들, 특히 이 땅의 청년 남녀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_ 김상준 | 경희대 공공대학원 교수

중화질서에 대한 오독과 오해

‘중화세계가 귀환’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저자는 G2로서의 중국과 중화세계의 제국으로서의 중국을 구별한다. 우선 중화세계와 제국에 대한 오해부터 풀어두자. 실제 중화세계는 다극화된 세계였다. 중국과 조선, 일본, 베트남뿐만 아니라, 류큐, 대만, 홍콩, 티베트, 신장 등 국가가 아닌 다양한 정치 구성체들까지 유기적으로 작동하던 ‘복합계’였다. 사대-사소-교린은 상대적 질서였고, 중국이라는 제국 아래 각 공동체는 차등적 의례 속에서 공존하였다. ‘제국’은 ‘제국주의’와 다른 말이었다.
저자는 홍콩, 대만, 오키나와, 티베트, 신장, 광둥, 인도차이나, 베트남, 아세안, 러시아까지 유라시아 지역의 근현대사를 두루 살피며 오독된 중화질서의 본모습을 드러낸다. 대표적인 예로 대청제국과 티베트의 관계를 들 수 있다. 대청제국 시절 북방에서는 중원과 달리 토착 지배자를 통한 간접 지배가 행해졌다. 물론 베이징에 번부를 관리하는 이번원(理藩院)을 두었고, 번부에 중앙관료를 파견하기도 하였으나 어디까지나 ‘관리’의 차원이었지 ‘통치’의 차원은 아니었다. 티베트는 지역의 승려가 지배했고 티베트 불교는 독자적인 문화로 보존되었다. 심지어 대청제국의 지배층은 티베트 불교 신자였고, 강희제의 무덤은 오로지 티베트어로만 기록되었다. 제국 아래 중국과 티베트는 공존하였고, 대국과 소국 간 ‘사대’(事大)의 질서만큼 ‘사소’(事小)의 존중도 살아 있었다.
오히려 제국주의와 패권주의는 중화질서가 아닌, 서구 근대질서의 논리였다. 티베트가 왕년에 누리던 고도의 자치와 자율을 상실하게 된 것은 청일전쟁(1894) 즈음이다. 근대를 몸에 익힌 일본이 ‘조공국’ 조선은 ‘자주적’이고 중국의 ‘속국’이 아니므로 일본의 식민지로 삼을 수 있다는 논리를 편다. 그러자 청조 역시 티베트의 자치를 허락하기 어려워졌다. 더 많은 조공국과 번부를 잃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이때부터 중국 또한 중화질서를 버리고 근대국가의 논리에 편승하며 패도를 부리기 시작한 셈이다. 이후 티베트는 독립을 꾀하는 ‘냉전의 전사’이자 ‘평화의 사자’로 비춰지게 된다. 양자 간 공존의 역사는 잊혀지고 피의자 중국과 피해자 티베트만 남았다. 이를 배후에서 연출한 것은 미국이었다.

근대가 씌운 안경을 벗고 대반전의 시대로

중화질서를 근대질서와 저울질하며 저자가 던지는 질문의 핵심은 이것이다. 우리가 합리적이라 맹신해온 서구 근대질서는 과연 그 이전의 질서보다 유능한가? 진정 ‘진보’적인가?
근대는 자유, 평등, 독립, 성장, 발전을 내세우며 모든 공동체를 ‘국가’로 ‘독립’시킨 후 규모와 문화, 풍속의 차이를 무시한 채 한 경기장에 몰아넣었다. 그리고 서양 강대국을 기준 삼아 ‘만국이 만국에 투쟁’하게 했다. 그렇게 전 세계적 ‘전국시대’가 열렸고 그 결과가 바로 우리가 목도하는 지금의 세계다. 거대자본은 시민을 착취하기 시작했다. 체제 유지의 기회비용을 외부화할 공간(식민지, 자연)이 더 이상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개개인의 욕망에만 충실한 과잉 성장 문명의 질서로 전락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로 대표되는 서구 근대 문명은 폐해만 남긴 채 임계점에 다다랐다. 2001년 9.11과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3.11은 비로소 근대가 끝나가고 있음을 증거했다.
따라서 지금의 시대 변화를 G2, 즉 미국에서 중국으로의 패권 이행기로 오독해서는 곤란하다. 근대질서의 논리를 그대로 계승하는 G2는 전형적인 미국발 담론이다. 실상은 미국의 단일 패권이 복수의 지역대국이 경합하는 다극화 세계로 전환하는 것에 가깝다. 중국의 부상과 더불어 인도와 이슬람 등 지역 세계들이 약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질서를 거스르며 재등장하는 지역 세계들이야말로 근대 문명의 종언을 증언한다. 물론 그 선두에 중국이 있으나, 그 역할은 패권국이 아닌 사소(事小)의 예를 갖춘 제국이며 그래야만 한다.
시대가 근대 이전으로 크게 반전한다. 그 모습은 누천년 중화세계의 형상을 닮았다. 저자는 이 시대를 ‘반전(反轉)의 시대’라 명명한다.

새 시대의 논리 - 천하, 덕치, 동학
비자본주의적 대안세계를 실현할 웅대한 상상력


새 시대에는 새 논리가 필요하다. 기존 질서의 관점으로 보아서는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 한계에 다다른 신자유주의가 패악을 부리는데도, 모두가 아래로 아래로 착취하며 버티는 이유는 달리 출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식의 지평을 넓힐 것을 권한다. 근대라는 찰나의 안경을 벗으면, 누락되고 오독되어온 역사가 다시 읽히고 다른 방면의 출로가 보인다. 저자가 ‘오래된 미래’에서 찾은 새 시대의 논리는 천하(天下), 덕치(德治), 동학(東學)이다.
1부 천하에서는 중화질서와 현 국제질서의 대차대조표를 그려본다. 복수성과 다원성을 아우르며 상호 의존했던 동아시아 옛 질서에 주목하여 독립·주체·자주만을 내세우는 ‘국민국가’ 간 세계체제의 한계를 살펴보는 한편, 활발히 되살아나는 지역 세계들로부터 중화질서의 귀환을 증명한다.
2부 덕치에서는 동방 정치의 이상(理想)에 비추어 서방의 민주주의(democracy)를 점검해본다. 스포츠 못지않은 대중문화가 되어버린 선거 제도는 과연 ‘민주’(民主)적인가? ‘그들만의 리그’라는 점에서 ‘패도 정치’에 더 가까운 현 체제에, 보다 현실적이고 책임감 있는 ‘왕도 정치’의 프레임을 제안한다.
3부 동학에서는 서구 학문에 크게 치우쳐 있는 학계 전반에 균형감각을 요청하며, 동방과 서방의 학문을 아울러 ‘미래학’을 도모한다. 그리고 그 미래학의 태도를, 개화파의 서학에 굴복하지 않고 위정척사의 유학을 고수하지 않으며 내재적 발전을 일구었던 1894년의 동학(東學)에서 찾는다.

콤플렉스와 자기소외를 넘어

이미 중화 사상과 신유학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서방이 ‘대안으로서의 동아시아’에 주목하는 가운데 유독 한반도만 시큰둥하다. 깊이 박힌 식민지 콤플렉스, 과거와 단절된 자기소외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전통 문명을 천시하는 자충수를 둔 것은 좌/우가 매한가지였다. 둘 다 서구 근대를 전범으로 삼으며 우는 산업화로, 좌는 민주화로 ‘근대화’의 대서사를 공유했다. 전자가 ‘시장만능주의’에 일본과 미국을 섬긴다면, 후자는 ‘민주만능주의’에 동구와 서구를 흠모한다는 데 차이가 있을 뿐이었다.
그 뿌리는 깊고 오래되었다. 청일전쟁(1894)을 전후하여 ‘사대주의’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중일전쟁(1937) 전후로는 ‘중화주의’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일본에 의해서였다. 이전에는 없었던 말이다. 전자는 조선에 책임을 전가했고, 후자는 중국의 저항을 겨냥했다. 가장 먼저 근대화의 길을 밟아 동아시아 전체를 식민화하려했던 제국주의 일본의 시선이었던 것이다.
35년 식민지의 충격 속에 앞다투어 근대화로 내달려 도착한 시대는 아뿔싸, ‘서구의 황혼’이다. 겨우 따라잡았나 했더니 근대 문명 자체가 저물고 있다. 새로운 ‘반전의 시대’ 앞에서 좌/우 모두 북극성을 잃고 갈피를 못 잡는다. 백 년의 근대에만 집중한 나머지 천 년의 역사에 무지했기 때문이다. 진보를 자임할수록 전통을 모른다. 옛 길을 모르니 새 길도 제시할 수 없다. 그래서 힘을 잃었다.
리영희 선생의 ‘전환시대’에는 좌우의 날개가 필요했다. 그러나 한반도는 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반전시대’에는 좌우 합작만큼이나 동서 합작, 고금 합작이 긴요하다. 우리의 할 일은 도끼로 제 머리를 깨는 고통을 인내하는 것이다. 신처럼 모셨던 진보와 민주의 환상으로부터 개안(開眼)하는 일이다. 새 시대를 새 눈으로 알아보고 재차 실기(失期)하지 않는 것. 한반도가 역사로부터 배우고 행해야할 가장 큰 과제이다.

책속으로 추가
310p-311p
박정희는 저격되었지만 그 후예들은 나고 자랐다. 전두환, 노태우 군사정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1987년 민주화를 이끈 ‘386세대’를 말한다. 이들은 60년대 ‘조국 근대화’의 물결에서 태어나, 70년대 한글 전용 교육을 받고, 80년대 대학을 다녔다. (…) 한학(漢學)과 전면적으로 단절된 첫 세대, ‘신청년’이었다. 그들도 ‘민주선생’을 모시고, ‘과학선생’을 섬겼다. (사회)과학적 지식으로 중무장한 그들은 해외파는 PD로, 토착파는 NL로 갈라섰다.
신청년 가운데 일부는 90년대 학위를 받고 2000년대 학계에 진출했다. 그러면서 ‘식민지 근대론’이 번성했다. 선생들이 주장했던 ‘내재적 발전론’을 부정했다. ‘실학’에서 근대성의 흔적을 발견하고, 조선 후기에서 자본주의 맹아를 찾으려던 시도는 기각되었다. 옳은 말이다. 식민지 열등감의 발로였다. 그러나 또 다른 편향이 돌출했다. 과거와는 담을 쌓고 벽을 쳤다. 관심과 시야가 좀체 20세기를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일본의 흔적을 찾고 수집하기에 바쁘다. 자연스레 일어 근대, 한글 근대에만 몰두한다. 모든 게 이 무렵 ‘발명’되고, ‘탄생’하고, ‘창조’되었다고 한다. 20세기는 19세기와 전혀 다른 ‘신천지’라는 것이다. 백 년을 과장하고 천 년을 좌시하는 습벽이 생긴 것이다. 그러할 수밖에 없다. 어학 능력이 원천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했건만, 그마저도 갖추지 못했다. 한문은 과학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느새 박정희가 흠모했던 일본적 근대가 ‘식민지 근대’와 ‘번역된 근대’로 추인받기에 이른다. 탈식민은 재식민으로 굽어갔다. 이를 발판 삼아 뉴라이트도 등장했다.

329p-330p
동(아시아)학은 더 이상 동아시아에 대한 지식 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21세기 지구 문명을 재건하는 평천하(平天下)의 방편이다. 고로 동(아시아)학은 미래학이다. 옛 것을 익혀 새 천하를 일구는 새 천 년의 ‘실학’이다. 그러한 자각이 있어야 동방 문명을 독식하고 독점하려는 중국의 독선도 떳떳하고 꼿꼿하게 타박할 수 있다. 소국의 예로써 대국의 덕을 이끄는 것이다. 중국이 패도로 내달리지 못하도록 우리가 먼저 왕도를 내세워 압박하는 것이다.

380p-382p
그러나 ‘중화’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중국만의 것도, 한족만의 것도 아니다. 동방 문명의 정수를 일컫는 보편명사이다. 17세기 이래 동아시아는 저마다 중화를 자처했다. 그래서 혹자는 ‘중화사상 공유권’이라고도 했다. 중화를 일국으로 축소시킨 것이야말로 20세기의 착각이고 착시이다.
(…) 기실 ‘중화사상’, ‘중화주의’라는 조어 자체가 20세기의 산물이다. -ism의 번역투이다. 19세기까지의 문헌 어디에도 저런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허면 언제 등장했을까? 1930년대이다. 누가 만들었을까? 일본이다. 제국일본에서 ‘발명’된 신조어이다. 왜 생겨났을까? 일본의 대륙 침략에 항전하는 중국을 폄하하기 위해서이다. 지나 놈들은 국·공을 막론하고 중화주의, 중화사상에 찌들어서 ‘근대’ 일본에 저항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일본은 과연 ‘근대’적이었다. 조선의 ‘독립’을 나서서 부추겼다. 상부상조하던 중화세계에서 떼어놓아 홀로 설 것을 재촉했다. 그래야 식민지로 삼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오백 년 조선의 망국 앞에 ‘독립’이 있었음을 서늘하게 기억하자. 실로 독립협회 주역들의 행보들도 석연치가 않다. ‘중화주의’라는 신생어의 탄생과도 깊이 결부되어 있는 이 심란한 사정 또한 필히 기억해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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