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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를 만든 고집쟁이
123쪽 | B5
ISBN-10 : 8996687006
ISBN-13 : 9788996687009
신화를 만든 고집쟁이 중고
저자 이영숙 | 출판사 크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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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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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급/2012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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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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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기술의 기틀을 만든 최형섭 박사 이야기『신화를 만든 고집쟁이』. 이 책은 소설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박사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책으로, 와세다대학 일본인 동기들과의 우정, 리더가 되려면 자기 분야를 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던 지도교수의 가르침, 대덕연구단지를 만들며 부지를 양보하라는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굽히지 않는 고집으로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를 지켜낸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풀어썼다.

저자소개

저자 : 이영숙
저자 이영숙은 국문학을 전공하고 홍보기획사 Crayon을 운영하고 있는 기획자입니다. 정부와 기업의 홍보물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을 해오다, 최형섭 박사 이야기에 반해 처음으로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쓴 거랍니다.

그림 : 김순영
그린이 김순영은 대학에서 그림을 전공하고 프리랜서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입니다. 작품으로 <안녕 상자>, <어느 왕의 행복한 낮잠>, <신기한 샘물>, <무시무시 고양이를 피하는 법> 등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답니다.

목차

추천사 06
추천의 말 08
지은이의 말 10

1부 고집불통,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다

1. 땅속이 궁금했던 아이 14
2. 와세다 대학 금속학부의 어린 학생 18
3. 진짜 우정에 국경은 없는 거야 22
4. 일주일 동안 바나나만 먹어도 좋았던 공부 26
5. 실험 그만두고 셰익스피어나 읽게! 30

2부 바람 속에 세상을 내다보다

1. 물거품이 된 첫 한국 자동차의 꿈 38
2. 원자력의 미래를 내다보다 42
3. 과학에 국경은 없지만, 과학자에겐 국적이 있다 48

3부 평생의 꿈, 연구소를 세우다

1. 아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 56
2. 한국에 돌아온 과학자들 62
3. 평생의 꿈 한국과학기술연구소를 세우다 68
4. 대통령보다 월급이 많다고? 74
5. 망해 가는 회사를 살려내는 마술 82

4부 과학자, 미래를 만든 장관이 되다

1. 장관이 된 과학자, 최형섭 86
2. 어느 할아버지의 눈물 90
3. 기술을 둘러싼 한판 승부 94
4. 한국에 컴퓨터 세상을 열다 98
5. 과학, 생활에 스며들다 102

5부 세계가 원한 한국의 별, 최형섭

1. 한국 과학기술을 만든 노하우를 세계로 108
2.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 114
3. 잊을 수 없는 박사님의 목소리 118

책 속으로

1부 고집불통,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다 #1_4. 일주일 동안 바나나만 먹어도 좋았던 공부 최형섭이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온 형섭은 미국에서 주관하는 제 1회 미국 유학생 선발 시험에 당당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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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고집불통, 세계적인 과학자가 되다
#1_4. 일주일 동안 바나나만 먹어도 좋았던 공부
최형섭이 대학을 졸업한 이듬해 대한민국은 광복을 맞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에 돌아온 형섭은 미국에서 주관하는 제 1회 미국 유학생 선발 시험에 당당히 합격해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미국 인디애나 주에 있던 가톨릭 명문 노트르담 대학에서 유학을 시작한 형섭은 공부에 열중했다. 마음껏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은 형섭에게 참 즐거운 일이었지만, 일본과는 달리 양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고민이었다.
어느 날 형섭은 쇠고기국을 끓이려고 노력해 봤지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누린내가 나서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다음 날은 국 끓이는 것을 포기하고 프라이팬에 고기를 올려놓고 굽기 시작했다. 공부를 하려던 형섭은 어제처럼 혹시 고기 누린내가 나지 않을까 싶어 고기 위에 후춧가루를 잔뜩 뿌려 두고 방으로 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자신이 한번 책에 열중하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는 걸 깜빡 잊은 게 화근이었다.
“콜록콜록, 학생! 이게 무슨 냄새야?”
“할머니, 냄새라니요? 무슨 냄새 말씀하시는 거죠?”
“콜록콜록, 여기 학생 방에 연기가 가득하잖아. 도대체 뭘 태우고 있는 거야?”
“뭘 태우다니요? 아, 참, 내 고기!!”
형섭은 재빨리 부엌으로 달려갔지만 이미 한발 늦은 후였다. 책에 빠져 있는 동안 고기는 숯이 되었고 온 집안은 후추 타는 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일흔이 넘은 집주인 할머니는 후추 타는 연기에 숨도 쉴 수 없는데 어떻게 고기 타는 걸 모를 수 있냐며 성화였다.
고기 사건으로 한바탕 소동을 겪은 일주일 후, 주인 할머니가 형섭에게 물었다.
“학생, 요즘은 불나지 않게 조심하고 있지? 불에 뭐 올려놓았을 땐 너무 책에 파고들지 말라고.”
“네, 할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 이제 밥 안 해요.”
“아니 밥을 안 하면 무얼 먹는데?”
“바나나 먹고살아요.”
“그럼 지난 일주일 동안 바나나만 먹고 지냈단 말이야? 배 안고파?”
“허기질 때도 있죠. 그래도 요리하는 시간 아껴서 공부할 수 있으니까 더 좋아요. 불날 염려도 없고요.”
“젊은 사람이 어떻게 과일만 먹고 사누? 아무리 공부도 좋다지만…쯧쯧….”
“공부라는 게 하면 할수록 얼마나 재미있는데요. 한국 속담에 밥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있는데 공부가 딱 그래요. 집중해서 파고들어 하다 보면 바나나만 먹어도 배부르고 행복해요. 바나나가 지겨울 땐 가끔씩 오렌지 먹으면 되고요. 하하하.”
먹는 즐거움 대신 아는 즐거움을 택한 형섭은 바나나로 끼니를 대신하며 공부에 몰두했다. 다행히 얼마 후 일본에서 온 유학생을 만나 밥은 일본 유학생이 하고 설거지는 형섭이 하는 것으로 미국에서의 생활을 무사히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노트르담 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형섭은 한국에 필요한 제련 기술을 공부하기 위해 철강으로 유명한 미국 미네소타 대학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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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아빠와 아이가 함께 읽어야 할 책 신화를 만든 고집쟁이 - 과학 기자들이 추천하는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 -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을까?”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생각이다. 엄마아빠가 자랄 때보다 모든 것이 풍족해진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아빠와 아이가 함께 읽어야 할 책
신화를 만든 고집쟁이

- 과학 기자들이 추천하는 청소년을 위한 좋은 책 -


“우리 아이는 왜 이렇게 끈기가 없을까?”
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보는 생각이다. 엄마아빠가 자랄 때보다 모든 것이 풍족해진 요즘 아이들은 귀한 것도 없고, 어떤 목표를 위해 악착같이 달려드는 근성이나 끈기가 부족하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부모가 사서 아이와 함께 읽어야 할 책이 나왔다. 故 최형섭 박사 일대기를 담은『신화를 만든 고집쟁이』(출판사 크레용)이다.

최형섭 박사는 박정희대통령과 함께 과학기술로 우리나라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인물. 헌정 사상 최장수(7년) 과기처 장관을 지내며 대덕연구단지와 과학재단을 만든 행정가다. 또 세계 특허를 여러 건 획득하고 미국 대학에서는 지금도 그의 이론이 활용되고 있는 세계적인 금속공학자이기도 하다.

최박사는 어릴 적부터 지는 걸 싫어하는 지독한 노력파였다. 공부에 몰두하면 밥 먹는 시간조차 아까워 미국 유학시절에는 일주일 동안 바나나만 먹고 공부했던 악바리. 캐나다에서 연구할 때는 새벽까지 실험을 너무 많이 하다 실명 위기를 겪기도 했다.

『신화를 만든 고집쟁이』는 소설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박사의 일대기를 보여준다. 와세다대학 일본인 동기들과의 우정, 리더가 되려면 자기 분야를 글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던 지도교수의 가르침, 대덕연구단지를 만들며 부지를 양보하라는 박정희 대통령 앞에서 굽히지 않는 고집으로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를 지켜낸 이야기 등이 독자에게 쉽고 재미있게 와 닿는다.

원유 가격이 1달러이던 시절 원자력의 미래를 내다보고 고리원자력 발전소 건립을 추진한 일, 컴퓨터도 귀할 때 정보산업이라면 우리가 앞서 갈 수 있다 확신하고 관련 부서를 만든 일 등 박사가 한 일들은 하나같이 한국의 역사를 바꾼 신화들이었다. 책은 그 신화를 만든 최 박사의 끈질긴 노력과 좌절, 성공을 찬찬히 보여주며 가슴 뭉클한 감동과 교훈을 전하고 있다.

때문에 책을 접한 이어령 교수와 안철수 교수, 가수 김태원씨 등 다양한 인사들이 나서 『신화를 만든 고집쟁이』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학기자협회 박방주 회장(현 중앙일보 과학부 기자)은 어른들도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우리의 현대 과학기술사를 알 수 있는 동시에, 박사가 남긴 사회와 과학에 대한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과학자로는 드물게 국립과학원 명예의 전당에 오른 과학자, 과학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 최형섭의 이야기를『신화를 쓴 고집쟁이』를 통해 들어보자.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책. 벌써부터 UN거버넌스에서는 이 책을 번역해 전 세계 개도국 청소년들에게도 전달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다.

[추천사]
“최형섭, 우리는 그 이름을 기억해야 합니다.”
최형섭 박사는 6. 25 전쟁 후 폐허가 된 이 땅에 한국과학기술연구소를 세워 조선, 철강, 자동차, 중화학공업 등 지금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주요 산업을 기안하고 추진했던 분입니다.
특히 대덕연구단지와 과학문화재단를 만들고 각종 과학기술 관련 법안을 제정해 한국의 과학기술이 탄탄한 토양 위에 발전할 수 있도록 그 기틀을 만든 분이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더 알려졌고 UN과 전 세계 개발도상국에서 많은 초청을 받은 저명한 분이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최형섭 박사의 이름이 덜 알려진 감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우리 과학기술사를 알고 있는 기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 책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은 참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형섭 박사는 단순히 오랫동안 장관을 지내며 과학 행정을 담당했던 과학자가 아니라, 한국 과학기술의 아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우리에게 과학기술은 있으나 역사는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현대 과학사가 경제 발전을 위해 맹렬히 뛰기에 바빠, 역사적 자료를 충분히 남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 청소년들이 최형섭 박사와 같은 거목을 잘 알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입니다.
이 책이 우리의 과학기술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돌이켜보는 화두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비단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한 번쯤 이 책을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현장에 있는 과학자와 과학 기자들 책상에는 최형섭 박사가 쓴 회고록이 한두 권쯤 꽂혀 있곤 합니다. 오늘의 우리를 만든 과학기술의 철학들이 그곳에 잘 나와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박사가 평생 지켜 온 신념과 의지, 국가를 위한 헌신과 학문에 대한 열정을 보다 많은 청소년이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11년 7월
한국과학기자협회 회장 박 방 주

[추천의말]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_중앙일보 고문
우리는 과학기술 개발을 논할 때 박정희 대통령을 제일 먼저 이야기합니다. 그때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우리 과학기술을 단기간에 세계 최고 수준에 올려놓은 사람이 바로 최형섭 박사입니다. 늦었지만 한국 과학기술의 대부인 최형섭 박사의 위인전이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김도연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대한민국이 성취한 놀라운 도약은 ‘과학기술 발전’이라는 지렛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최형섭 박사는 미래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과학기술이라는 한 알의 씨앗을 심고 가꾼 탁월한 행정가였습니다. 그의 도전과 일생이 담긴 이 책을 통해, 우리 청소년이 국가와 사회와 개인에 대한 큰 꿈을 꾸게 되기를 바랍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_안철수연구소 CLO
최형섭 박사는 과학자들이 가장 존경하는 과학자입니다. 컴퓨터도 귀한 시절, 역사가 짧은 정보 통신 분야에서 선진국을 따라잡겠다 생각하고 뛰었던 박사는 참 대단한 것 같습니다. 우리 청소년이 이 책을 읽으며 과학과 사회에 대해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박사와 같은 인물이 될 수 있을까 욕심내 보길 바랍니다.
김태원_가수(Rocker), 작곡가
KBS <남자의 자격> 프로그램을 통해 보신 분도 계실 텐데, 제 어릴 적 꿈은 과학자였습니다. 지금은 음악가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음악가나 과학자나 흔들리지 않고 고집스럽게 제 길을 간 사람이 결국 남다른 열매를 얻는 것 같습니다. 최형섭 박사의 이야기가 그런 고집스러운 노력의 소중함을 알게 해 주었으면 합니다.
문길주 원장_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최형섭 박사는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참 귀감이 되는 분입니다. 크리스마스 때 난방도 들어오지 않는 연구실에서 혼자 담요를 둘러쓰고 연구하셨다는 말에 연구자들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학문에는 요령이 통하지 않는다. 오직 꾸준한 노력이 있을 뿐”이라던 가르침을 연구자도, 우리 청소년도 늘 떠올렸으면 합니다.
윤송이 부사장_엔씨소프트(주)
“남보다 10분이라도 덜 자고 애쓰는 꾸준한 인내력, 나보다는 우리, 우리의 이익보다는 장래를 위한 희생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신 최형섭 박사. 일주일 동안 바나나만 먹으며 공부한 끈기와 그 열정은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것인데요. 어쩌면 한국의 신화를 만든 박사 그 자체가 우리에게는 신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정태 홍보팀장_UN거버넌스센터
UN거버넌스센터는 한국의 초고속 경제 성장 노하우를 전 세계에 전수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뭐라 설명되지 않는 특유의 저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저력의 바탕에는 최형섭 박사와 같은 선각자들이 있고요. 이 책이 전 세계 개발도상국 아이들에게도 전해져 그들도 최형섭 박사처럼 나라를 위한 큰 꿈을 꿀 수 있었으면 합니다.

<책 속으로 추가>
#1_5. 실험 그만두고 셰익스피어나 읽게!
“아이, 진짜 쿡 교수 너무하는 거 아냐? 학생들 실험 준비 좀 물어보러 갔는데, 미리 만날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가라는 거 있지.”
“역시 쿡 교수군. 조교가 찾아갔는데 그 정도는 말해 줄 수 있지 않나. 너무 엄격한 것 같아.”
“말도 말게. 오죽했으면 저렇게 명성이 높은 데도 쿡 교수 밑에서 지금까지 박사 과정을 마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겠나?”
미네소타 대학에서 쿡 교수를 찾아간 형섭은 복도에서 조교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자 교수실 문을 두드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엄하기로 유명해 지금까지 아무도 박사 과정을 버텨 내지 못했다는 교수가 자신의 지도 교수라니 막막할 뿐이었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간신히 용기를 내어 들어갔지만, 조교들 말대로 쿡 교수 얼굴에서는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형섭은 쿡 교수와 함께 미네소타 북부에 버려진 많은 양의 질이 나쁜 철광석을 처리할 방법을 찾으라는 연구 과제를 받았다. 미국 정부에서 연구비를 주는 만큼, 형섭은 석 달에 한 번씩 정부에 낼 보고서를 써야 했는데 번번이 쿡 교수에게 퇴짜를 맞았다. 영어가 익숙치 않았던 형섭에게 보고서를 쓰는 건 무척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해 보고서를 다시 썼지만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쿡 교수는 그 보고서들을 새빨갛게 고쳐 형섭에게 던져 줄 뿐이었다.
“어이, 최 군. 이런 문장으로는 어림도 없으니, 실험이고 뭐고 집어치우고 당분간 셰익스피어나 읽어 보게.”
쿡 교수의 거침없는 말에 그동안 참아 왔던 형섭의 울분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머나먼 이국땅에서 외로움을 참으며 공부하고 또 공부하며 노력했는데, 실험을 그만두고 차라리 셰익스피어나 읽으라니… 형섭은 눈가에 핑도는 눈물을 겨우 참으며 쿡 교수에게 말했다.
“쿡 교수님.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제가 여기 온 건 한국에 도움이 될 제련을 공부하기 위한 것이지, 영어 공부하러 온 게 아닙니다.”
쿡 교수는 한참 동안 형섭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
“최 군. 나는 자네가 언젠가는 이 분야에서 제자들을 이끌고 나가는 지도자가 될 거라 확신하네. 지도자라는 건 말이야, 연구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네. 연구한 것을 잘 표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일세. 그러니 잔소리 말고 내가 하라는 대로 하게.”
형섭은 쿡 교수의 진심 어린 충고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교수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과학자가 연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한 것을 잘 표현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장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임을 쿡 박사가 깨우쳐 준 것이다.
집으로 돌아온 형섭은 쿡 교수의 말대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전부 가져다 쌓아 놓고 찬찬히 읽었다. 열심히 연구하며 영어 공부에도 더 깊이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휴일도 밤낮도 없어졌지만 형섭에게 공부하는 일은 더 이상 고통이 아니라 즐거움이 되었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되고 공부한 만큼 더 잘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참 보람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형섭은 드디어 엄격하기로 유명한 쿡 교수 밑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최초의 제자가 될 수 있었다. 미 북부에 버려진 수십 억 톤의 철광석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하면서 받은 박사 학위이기에 그 의미는 더욱 컸다. 미네소타 대학은 형섭의 대단한 업적을 기려 ‘탁월한 업적에 대한 상’을 주었다.

3부 평생의 꿈, 연구소를 세우다
#3_2. 한국에 돌아온 과학자들
연구소를 세우며 가장 큰일은 사람을 찾는 일이었다. 원자력연구소 외에는 변변한 연구소가 없었던 우리나라에는 연구를 잘 이끌어 갈 경험 많은 과학자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최형섭 박사는 궁리 끝에 해외 과학자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과학기술자들을 데려와, 필요한 연구도 하고 선진 과학기술도 함께 들여오자는 생각이었다.
최 박사는 먼저 한국과학기술연구소 안내지를 만들어 전 세계 곳곳에 근무하는 우리 과학기술자들에게 보냈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8백여 명의 과학자가 연구소에 들어오고 싶다는 답장을 보냈다. 최 박사는 그중 1백 50명을 뽑고 다시 분야별로 80여 명을 선발한 뒤, 그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자정이 가까워 오는 늦은 밤, 미국 유타 대학의 연구실.
푸른 눈의 연구자들이 모두 퇴근한 시간에 한국인 연구자들만 환하게 불이 켜진 연구실에 모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에서 연구할 과학자를 찾기 위해 미국에 온 최형섭 박사였다. 최 박사가 도착하자 연구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 간다면 어떤 연구를 하는 겁니까?”
“한국은 대학에서도 난로를 틀 수 없는 형편이라 들었습니다. 실험에 필요한 기구들은 마련돼 있는 겁니까?”
“거기 가면 지금 받고 있는 월급 정도는 받을 수 있나요?”
한국인 연구자들의 질문을 묵묵히 듣고 있던 박사가 대답했다.
“여러분! 한국에 와서 돈 벌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굶어 죽지는 않을 겁니다. 그건 대통령과 제가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연구를 계속할 수는 있나요?”
“아니요. 여러분이 원하는 연구보다는 당장 우리나라가 먹고살 기술을 연구하게 될 겁니다. 잘 아시겠지만 한국과학기술연구소는 월남전 파병에 대한 대가로 미국이 도와줘 만들어졌습니다. 타국땅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목숨을 걸고 싸운 대가로 세워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당장 한국을 먹여살릴 연구를 하는 게 목적입니다. 노벨상을 꼭 받아야겠다는 분은 이곳에 남아 주십시오. 다만 가난으로 힘들어하는 조국을 일으켜 세우겠다고 생각하신다면 저를 따라 주십시오. 여러분이 내놓는 연구 결과가 앞으로 한국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최형섭 박사의 말이 끝나자 연구실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 그것은 노벨상과 조국 중 하나를 택하라는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의 미래를 위해 자신을 따라나서 달라는 최형섭 박사의 말은 연구자들에게 남다르게 들렸다. 최 박사 자신이 미국에서 촉망받는 과학자였음에도 나라를 위해 한국에 돌아갔고, 우수한 과학자들을 찾아 그 밤 다시 미국 땅을 헤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젊은 과학자들의 가슴에 감춰져 있던 애국심이 일렁거렸고 그렇게 우수한 과학자들이 최 박사를 따라 하나둘 귀국 길에 올랐다.
미국과 독일, 영국 등 선진국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일하던 과학자 18명이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일하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 유명 대학의 교수이거나 노벨상 수상자와 같은 연구 팀인 연구자 등 하나같이 세계 과학기술계의 기대를 받고 있던 유능한 과학자들이었다.
최 박사의 설득에 노벨상을 포기하고 고국에 돌아온 이들은 과학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밤을 낮 삼아 연구에 몰입했고 한국 과학기술의 값진 씨앗이 되었다. 이들이 바로 우리나라의 제 1세대 해외 유치 과학자들이다. 이들은 자원도 없고 뚜렷한 기술도 없었던 한국 경제를 발전시킬 여러 가지 산업 기술을 개발해 냈고, 그 덕분에 한국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기 시작했다. 그 밤 최형섭 박사의 말대로 이들의 연구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빠르게 바꿔 가게 된 것이다.
“연구 환경이 좋은 미국에는 여러 국가 출신의 과학자들이 있는데 기꺼이 모든 것을 마다하고 조국으로 돌아가 봉사하겠다는 과학인은 한국이 유일하다.”
미국의 험프리 부통령은 최형섭 박사와 함께 한국으로 돌아간 과학자들을 두고 미국이 두뇌를 빼앗긴 최초의 일이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형섭 박사가 미국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소로 유치한 한국인 과학자의 일은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의 박사 논문 주제가 되기도 했다.

BOX 최형섭 박사와 이휘소 박사
1960년대 후반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참 어려웠던 때였어요. 하지만 최형섭 박사는 미래를 내다보며 훌륭한 과학자들이 얼마만큼 많은가에 따라 앞으로 한국의 장래가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셨죠. 그래서 해외에 나가 있는 훌륭한 우리 과학자들을 데려오기 위해 직접 전 세계를 돌아다니셨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 오겠다는 훌륭한 해외 과학자들을 다 받아준 것은 아니었어요. 그 당시 미국에서 핵 물리학자로 유명했던 이휘소 박사도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서 일하고 싶다는 편지를 최형섭 박사에게 보냈지만 최 박사는 정중히 거절했답니다. 경제를 발전시킬 과학기술 개발이 급했던 때라, 물리학 같은 기초 과학을 연구할 형편이 안 되었기 때문이죠. 또 이휘소 박사가 노벨물리학상 후보가 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미국에서 좀 더 연구할 것을 당부하셨답니다.
이휘소 박사는 최형섭 박사에게 다시 편지를 써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기초과학을 연구할 수준이 되면 제일 먼저 자신을 불러 달라고 부탁했답니다. 최 박사도 꼭 그러겠노라 약속했지만, 안타깝게도 이휘소 박사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 약속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답니다.

4부 과학자, 미래를 만든 장관이 되다
#4_1. 장관이 된 과학자, 최형섭
“최 박사님, 최 박사님! 본국에서 연락이 왔는데 박사님이 과학기술처 장관에 임명되셨다고 합니다. 얼른 귀국 준비를 서두르셔야 할 것 같습니다.”
1971년 6월, NASA 기술 이전 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최 박사는 갑작스럽게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임명됐다. 장관에 임명되자 최 박사는 두 가지를 생각했다. 하나는 이 기회에 어떻게 하든 재미과학자협회를 조직해야겠다는 것과 대덕연구단지를 구상하기 위해 미국의 트라이앵글 연구단지를 방문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최 박사는 같이 온 정부 사람에게 말했다.
“여기 내 항공권이오. 1등 좌석인데 이것을 일반석으로 좀 바꿔 주시오. 그리고 이건 내 출장비 전부요. 여기에 항공권 바꾼 돈을 합해서 미국에 남아 재미과학자협회를 만들어 주시오. 충분하진 않겠지만 중요한 일이니까 최선을 다해 주시오.”
“박사님은 어디로 가시려고요? 바로 한국으로 가시나요?”
“아니오. 난 이 길로 미국 트라이앵글 연구단지에 가서 연구소들과 대학이 모여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피고 귀국할 계획이오. 우리나라도 이제 미래를 대비할 연구단지를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소. 장관이 되었으니 그 일을 시작해 봐야겠소.”
장관이 되자마자 최형섭 박사는 또 하나의 꿈, 대덕연구단지를 세울 구상에 들어갔고 차차 그 생각들을 현실로 만들어 갔다. 서울에 KIST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홍릉연구단지가 그동안 낙후된 우리의 과학기술을 끌어올리며 기반을 닦았다면, 이제는 산업 기술 수준을 더 끌어올릴 연구단지를 새롭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머리를 많이 쓰는 연구자들이니까 몸과 마음을 쉴 수 있게 녹지를 충분히 만들어야겠어. 여기처럼 공원 같은 과학 도시를 만들면 참 좋을 텐데… 연구소 바로 옆에 주택단지를 만들어서 연구하면서 생활하고, 생활하면서 연구할 수 있으면 참 좋을 거야….’
박사는 미국에 있는 연구단지를 둘러보며 생각을 구체화했다. 그리고 최 박사의 지시로 미국에 남은 공무원은 고생 끝에 재미과학자협회를 성공적으로 구성했다. 미국에 있는 우수한 한국 과학자들을 파악하고 그들 역시 국내 사정을 쉽게 알 수 있는 연락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물론 유럽과 일본에서도 한국인 과학자 협회가 만들어졌고, 이후 최 박사가 구상한 대덕연구단지가 완성되었을 때, 수백 명의 해외 과학자들이 어렵지 않게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
최형섭 박사는 과학기술처 장관으로 취임하자 막 시작되던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기반을 다지는 일에 더욱 몰두했다. 장관이 되면서 더 많은 산업 기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고 국민이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오랫동안 장관에 재임하면서 최 박사는 두 가지 일을 극도로 꺼렸다. 하나는 휴가철조차 쉬는 것을 꺼려했고, 또 하나는 정치에 끼어드는 일이었다. 뛰어난 행정가였지만 언젠가는 실험실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 강했던 때문이었다. 당시 서울신문의 한 기자는 최 박사를 만난 후 박사를 이렇게 묘사했다.
“그에게는 여전히 과학도의 분위기가 풍긴다. 계획성 있고 빈틈없고, 직선적이다. 7년 넘게 과학기술처 장관을 맡아 왔음에도 소탈한 인간미가 ‘정치’를 읽혀 주지 않는다. 젊은 날의 정열을 연구실에서 불태운 때문인가 보다.”

5부 세계가 원한 한국의 별, 최형섭
#5_2.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
“똑, 똑, 똑.”
나른한 오후, 누군가 최형섭 박사의 연구실 문을 두드렸다.
“네, 들어오세요.”
한 젊은 연구원이 고민 가득한 얼굴로 빨간 카펫이 깔린 박사의 연구실에 들어섰다. 공직을 마치고 다시 연구를 위해 KIST로 돌아온 최형섭 박사는 까마득한 후배 연구원의 표정을 보곤 고민이 뭔지 진지하게 물었다.
“박사님 저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머리가 딸리는 것 같습니다. 열심히 노력해 봤지만 연구 결과가 신통치 않습니다. 그래서 연구원 생활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제가 갈 길이 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요. 그런데 마지막으로 존경하는 박사님께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번 여쭤 보고 싶었습니다.”
젊은 연구원은 항상 입바른 소리를 주저하지 않는 최 박사가 어떤 호통을 칠까 걱정스러운 얼굴로 간신히 말을 마쳤다.
“여보게. 과학기술을 만들어내는 데는 당연히 창의적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꼭 필요하지. 하지만 반짝이는 머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뭔지 아나? 그건 바로 곰같이 일하는 끈기라네.
연구라는 것이 원래 모르는 것을 아는 걸로 바꾸어 가는 일이 아닌가. 당연히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지. 하지만 연구에서 실패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네. 실패한 원인을 꾸준히 찾다 보면 예상치 않았던 곳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아내는 발판이 되기 때문일세.
내 평생을 돌아보면 그동안 이룬 연구 성과의 절반 이상이 내가 원래 생각했던 목표에서 벗어나 생긴 것들이라네. 당장은 막막하겠지만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자네가 생각한 목적지가 아니라도 반드시 그 길이 보일 걸세.
난 노력을 이기는 재능은 없다고 생각하네.
세상의 모든 과학이 쉽게 만들어진 것 같지만 그중 어떤 것도 시행착오 없는 연구 성과란 없다네. 아주 작은 연구 성과 하나에도 연구자의 고된 땀과 눈물이 담겨 있는 거 아니겠나. 기운 내고 다시 한번 더 노력해 보게나.”
박사의 진심 어린 충고에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후배 연구자는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눈물을 닦고 다시 실험실로 돌아가겠다는 연구원에게 최형섭 박사는 글을 하나 써 주겠노라고 했다. 박사가 평소 생각해 왔던 ‘연구자의 덕목’이란 글이었다. 박사가 쓴 이 글은 지금도 많은 과학자들의 책상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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