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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 2
| A5
ISBN-10 : 893746098X
ISBN-13 : 9788937460982
콜레라 시대의 사랑. 2 중고
저자 가르시아 마르케스 | 역자 송병선 | 출판사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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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2월 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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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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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연인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이야기!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장편소설 『콜레라 시대의 사랑』. 사랑의 다양한 뉘앙스를 표현하고,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온갖 문제와 역경을 담아낸 책이다. 이 책은 콜롬비아 카리브 해의 어느 이름 없는 마을을 배경으로 식민 시대에서 근대 사회로 넘어가는 19세기 말부터 1930년대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것은 사랑하는 여인 페르미나 다사와 함께 있기 위해 51년 9개월 4일을 기다리는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사랑이 세월의 흐름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인내와 헌신적인 애정이 행복한 결말로 보상받는다는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런 멜로 드라마적인 이야기의 표면 아래에는 라틴 아메리카 사회에 관한 강한 비판과 풍자가 숨어 있다. 또한 제목이 보여주는 사랑과 늙음과 질병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자살이나 노화 공포증, 부정, 근대화, 사회적, 환경적 책임과 같은 문제들도 탐구한다.

저자소개

저자 : 가르시아 마르케스
저자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1928년 콜롬비아 아라카타카에서 태어났고, 보고타의 콜롬비아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쿠바혁명 직후 쿠바에서 국영통신사의 로마, 파리, 카라카스, 하바나, 뉴욕 특파원을 지냈고, 1982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낙엽', '아무도 대령에게 편지하지 않다', '불행한 시간', '마마', '그란데의 장례식', '백년 동안의 고독', '순박한 에렌디라와 포악한 할머니의 믿을 수 없이 슬픈 이야기', '족장의 가을', '예고된 죽음의 이야기', '콜레라 시대의 사랑', '미로 속의 장군', '사랑과 다른 악마들', '어느 납치 소식' 등이 있다.

목차

콜레라 시대의 사랑 2 작품 해설 / 송병선 작가 연보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담긴 다양한 스펙트럼 이 작품은 무엇보다 사랑이 세월의 흐름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인내와 헌신적인 애정이 행복한 결말로 보상받는다는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런 멜로 드라마적인 이야기의 표면 아래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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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시대의 사랑』에 담긴 다양한 스펙트럼

이 작품은 무엇보다 사랑이 세월의 흐름과 죽음의 공포를 이겨내고 인내와 헌신적인 애정이 행복한 결말로 보상받는다는 감상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런 멜로 드라마적인 이야기의 표면 아래에는 라틴 아메리카 사회에 관한 강한 비판과 풍자가 숨어 있다. 또한 제목이 보여주는 사랑과 늙음과 질병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자살이나 노화 공포증, 부정, 근대화, 사회적, 환경적 책임과 같은 문제들도 탐구한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작품에 대한 비평 분석은 흔히 마술적 사실주의를 포함하지만,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경우 이러한 요소가 특별히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대신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이 소설이 감상 문학적 요소를 사회적 사실주의와 혼합하고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가령 클로데트 켐퍼(Cluadette Kemper)의 논의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이 소설이 21세기에 들어가려는 문명화된 사회에 대한 풍자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소설 속에 표현된 사회 구조는 크게 두 계층으로 나뉘는데, ‘사교 클럽’으로 대변되는 상류층과 ‘상업 클럽’으로 대변되는 중류층이 그것이다. 각 계층을 대표하는 세 주요 인물은 식민 이후에도 무력증에서 헤어 나올 줄 모르는 도시의 모습을 대변한다. 이는 컬럼비아 대학교의 교수이자 저명한 라틴 아메리카 문학자인 진 프랑코(Jean Franco)가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과거에 관한 기록일 뿐만 아니라 19세기의 진보가 남긴 폐허 속에서 아직도 살아남은 시대착오적인 삶의 모습에 관한 것이다.”라고 평한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리고 후베날 우르비노와 페르미나 다사의 결혼 생활은 사회적 제도로서의 결혼의 문제를 자세하게 보여주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 소설은 기운을 북돋는 에로티즘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자유로운 남녀관계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는 성 억압에 바탕을 둔 유대-기독교의 관점과 반대되는 것으로,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육체의 본능을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디오니소스적 원칙을 찬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비평가 로빈 피디안(Robin Fiddian)은 이 작품을 라틴 아메리카의 미래를 위협하는 도덕적 이데올로기적 근시안에 관한 반성으로 읽기도 한다. 플로렌티노와 페르미나의 삶은 나이가 드는 것을 죽음보다 끔찍하게 생각하고, 노인들의 사랑을 추잡한 것으로 여기는 사회적 터부에 도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플로렌티노와 페르미나가 결국 여행의 끝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거부한 행위는 사회적 기대에 굴복하는 것으로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이들의 사랑이 긍정되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실제로 평론가 키스 부커는 이 작품이 지니고 있는 ‘기만’을 경고한다. 페르미나를 기다리며 반세기를 보내게 한 사랑이 실은 자신이 이상화한 이미지에 빠진 것에 불과했기에 그들의 여행은 결국 비극으로 끝맺는 것으로 보는 견해이다.
이처럼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언뜻 보기에는 단순한 러브 스토리처럼 보이지만 그 안을 살펴보면 다양한 의미의 층위가 존재한다.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사랑과 죽음, 운명과 쇠퇴라는 영원한 주제를 다시금 깊이 있게 탐구하면서 독자에게 이 시대에 사랑이 갖는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 보게 한다.

밸런타인데이에 권하는 사랑의 책―시간을 초월한 낭만적 러브 스토리

해마다 밸런타인데이가 되면, 미국이나 라틴 아메리카의 대형 서점들은 불멸의 사랑을 다룬 책들을 추천한다. 이들 서점의 추천 도서 목록에는 대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닥터 지바고』, 마거릿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 들어 있다. 그중에서도 사랑의 다양한 뉘앙스를 띠고 있고, 사랑하는 연인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온갖 문제와 역경을 담은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첫손에 꼽히는 작품이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영화 <세렌디피티>에도 등장하는데, 첫눈에 사라와 사랑에 빠진 조나단(존 쿠색 분)은 다음에 만날 수 있도록 전화번호를 교환하자고 하지만, 평소부터 운명적인 사랑을 바라온 사라(케이트 베켄세일 분)는 운명에 미래를 맡기자고 말한다. 운명을 믿는 사라와 인연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조나단은 결국 여자가 제안한 방식대로 운명의 짝인지 시험하기로 하고 헤어진다. 그리고 서로의 연락처를 적은 『콜레라 시대의 사랑』 영역 초판본과 5달러짜리 지폐는 각각 헌책방과 사람들의 손을 떠돌아다닌다. 사랑은 운명이고, 그것은 세월의 흐름도 이겨낼 수 있다는 이 영화의 낭만적인 생각은 바로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여자와 두 남자의 삶을 둘러싼 사랑과 죽음, 운명의 연대기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콜롬비아 카리브 해의 어느 이름 없는 마을을 배경으로 식민 시대에서 근대 사회로 넘어가는 19세기 말부터 1930년대까지의 이야기를 다룬다. 작품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것은 사랑하는 여인 페르미나 다사와 함께 있기 위해 51년 9개월 4일을 기다리는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60세의 제레미아 드 생타무르가 자살하면서 시작한다. 그의 절친한 친구였던 우르비노 박사는 자신도 죽음이 멀지 않았음을 예감하는데 정말로 앵무새를 잡으려다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는 마지막으로 아내 페르미나에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남긴다. 한편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이제야 자신에게 기회가 왔다고 믿고 장례식 날 찾아가 페르미나에게 다시 한 번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다. 페르미나는 다시는 자기를 찾아오지 말라며 그를 내쫓고 말지만 문득 자신이 죽은 남편보다 그에 대한 생각을 더 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면서 소설 속 시간은 51년 전으로 되돌아간다.

가난한 청년 플로렌티노는 부유한 상인의 딸인 페르미나가 13세였을 때 처음 보고 사랑에 빠진다. 고심 끝에 그가 건네준 영원한 사랑의 맹세가 적힌 편지를 받고 페르미나 역시 조금씩 그에게 끌리게 된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두 사람은 편지를 주고받지만 이를 안 페르미나의 아버지는 딸이 그를 잊도록 강제로 여행을 떠나게 한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전신을 통해서 연락을 주고받으며 돌아오는 대로 결혼하기로 한다. 마침내 기나긴 여행에서 돌아온 페르미나는 그러나 자신이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이별을 고한다.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는 왕진을 왔다가 18세의 페르미나를 보고 관심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그를 싫어하던 페르미나는 이후 그가 보내온 편지에 답장을 하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을 결혼하기로 한다. 이 소식을 듣고 절망에 빠진 플로렌티노는 어머니의 충고에 따라 증기선 여행을 떠나는데, 배 위에서 익명의 여인에 의해 동정을 잃게 된다. 이 경험을 통해 그는 사랑이 세속적인 열정으로 대체될 수 있음을 깨닫고 이후 수많은 여자들과 관계를 맺게 된다. 플로렌티노는 이로써 페르미나를 극복했다고 생각하지만 임신한 그녀의 모습을 다시 보면서 그 확신은 깨져버리고 만다. 그는 언젠가 페르미나가 자신에게 돌아오리라 믿고 그녀에게 걸맞은 사람이 되기 위해 돈과 명예를 얻겠다고 결심한다.

한편 페르미나는 우유부단한 남편과 까다로운 시어머니 사이에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한다. 이러한 사실을 남편과 터놓고 이야기한 뒤 두 사람은 유럽에서 신혼여행을 보내면서 느꼈던 사랑을 되찾기로 맹세한다. 그로부터 30년이란 세월 동안 부부는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하는 시절을 보낸다. 그러나 우르비노 박사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된 페르미나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사촌 언니의 집으로 떠난다. 그녀가 불치병에 걸려 떠난 것이라는 소문을 듣고 불안해하던 플로렌티노는 나중에 헛소문임을 알고 안심한다. 카리브 하천 회사의 총수 자리에까지 오른 플로렌티노는 서서히 622명에 이르던 여자들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가 세상을 떠나던 날 그는 14살 된 아메리카 비쿠냐만을 애인으로 두고 있었다. 장례식 날 저녁 페르미나에게 영원한 사랑과 영원한 충성을 다시 맹세한 그는 성급했던 행동을 후회하지만 페르미나가 보낸 편지를 발견하고 희망에 젖는다.

그는 그녀에게 인생과 사랑, 늙음과 죽음에 대한 명상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쓰면서 과거를 상기시키지 않고 새로운 관계를 맺으려 노력한다. 결국 이들은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만나다가 마침내 증기선을 타고 여행을 떠나기로 약속한다. 드디어 두 사람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려 시도하는데, 첫 시도는 실망으로 끝나지만 이후 두 사람은 오랜 세월을 함께한 부부처럼 편안한 행복을 느낀다. 그러나 배에서 내릴 때가 되자 두 사람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을 상상할 수 없게 된다. 그러자 플로렌티노는 계속 배를 타고 가자고 제안한다. 선장이 얼마나 오랫동안 여행을 계속할 생각이냐고 묻자, 플로렌티노는 “우리 목숨이 다할 때까지”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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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김수미 님 2010.09.04

    태어날때부터 특권 계층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 어떤 여자보다도 높은 계층에 올라서게 된 그녀에게 지각없는 환상을 심어주어서, 계급의 편견을 쓰레기통에 던져버릴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해야만 했다. 그리고 사랑이란 그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은총의 상태처럼 그 자체가 시작이자 끝이라고 생각하도록 가르쳐야만 했다. (p.234)

회원리뷰

  • 영미권에 비해 라틴 문화는 아직도 성글게 느껴진다. 물론 사람에 따라 라틴 문화가 매우 친숙하고 정겹게 느껴지는 개인...

    영미권에 비해 라틴 문화는 아직도 성글게 느껴진다. 물론 사람에 따라 라틴 문화가 매우 친숙하고 정겹게 느껴지는 개인차도 존재하겠으나 국내에 소개되는 라틴 문화 콘텐츠의 양이 영미권 문화 콘텐츠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부족한 탓이기도 하겠다. 간혹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처럼 노벨 문학상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위대한 작가들이 나오면 그 위광에 힘입어 소개되고는 하지만 여전히 간극은 쉽게 좁혀지지 않는다.

    남미 계통의 라틴 문학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남미 지역의 역사적 형성 과정과 그에 따른 정서적 특수성에 기인하는 바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본인이 과문한 탓이겠지만 남미의 역사라고 하면 우리가 몸담고 있는 아시아나 산업 혁명 이후 세계 역사의 주도권을 쥐고 세상을 호령해온 영미권에 비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진다.

    결정적으로 이 작품의 이해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거장이 그려내는 인생의 깊이와 사랑의 다양한 측면에 대한 추체험의 실패 때문이다. 2·3차 텍스트의 비평·분석에 도움을 청해본다.

  •   플로렌티노는 상류 사회에 완벽하게 편입한 페르미나를 본 뒤 그녀에게 걸맞은 상대가 되기 위해 명성을 얻고 돈을...
     
    플로렌티노는 상류 사회에 완벽하게 편입한 페르미나를 본 뒤 그녀에게 걸맞은 상대가 되기 위해 명성을 얻고 돈을 벌겠다고 결심한다. 그녀가 결혼한 것은 장애가 아니다. 후베날 우르비노 박사가 죽는 날이 바로 사랑을 시작하는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플로렌티노는 과감한 결단력과 무슨 일이든 해내고야 마는 추진력으로 성공 가도를 달린다. 물론 작은아버지가 카리브 하천 회사의 총지배인이자 이사회 회장이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었지만 플로렌티노는 페르미나를 잊은 적이 없다.

    그렇다고 하여 플로렌티노가 다른 여인들과 함께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한 여자가 없었던 까닭에, 그는 모든 여자들과 동시에 함께 있기를 원했다.’ 마그달레나 강을 여행하다 동정을 잃은 뒤 무려 622명의 여인들과 관계를 맺는다. 나사렛의 과부와는 거의 삼십 년간 사랑을 나누고, 비밀 고급 창녀로 전설적인 명성을 누린 여인과도 사랑을 나누며, 같은 회사에서 일하는 레오나 카시아나와도 사랑을 나눈다. 난잡하다고 할 정도로 에로티즘에 탐닉하는 동안 비밀이 완벽하게 유지되지는 않는다. 이들의 사랑이 들통 나 남편에게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한 여인도 있고, 보호자 역할을 해야 했던 어린 소녀와 깊은 관계를 맺어 결국 그녀가 나중에 자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플로렌티노가 독신으로 살아가는 대외 이미지에 결정적 타격을 입힌 사건은 일어나지 않는다.

    페르미나는 상류 사회의 완벽한 일원이 되지만 결혼 초에는 우유부단한 남편과 까다로운 시어머니 사이에서 불행한 결혼 생활을 한다. 여주인의 지위를 완전하게 획득한 뒤에는 지겨움을 극복하는 것이 부부 생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그녀 자신의 온전한 삶이 아니라고 여기는 것이다. ‘그녀는 항상 남편이 빌려준 인생을 살고 있다고 느꼈다. 그는 자신만을 위해 건설한 거대한 행복의 제국을 다스리는 절대 군주였던 것이다. 그가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로지 자기를 위한 것이었으니, 그녀는 남편의 신성한 하녀에 불과했다.’ 게다가 남편이 바람을 피운 사실을 알게 되어 집을 떠나 있기도 한다. 그렇지만 페르미나는 결혼 생활의 안정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플로렌티노는 페르미나를 얻기 위해 최후의 전쟁을 치르듯 철두철미하게 계획한다. 그는 그녀에게 인생과 사랑, 늙음과 죽음에 대한 명상을 담은 장문의 편지를 쓰면서 사랑이란 그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은총의 상태처럼 그 자체가 시작이자 끝이라는 생각을 심어준다. 그리하여 이들은 매주 화요일에 정기적으로 만나다가 마침내 증기선을 타고 여행을 떠난다. 이들의 진전 속도는 사랑하는 보통의 연인과 다를 바가 없는데 아직 극적인 결합을 하기 전에는 기대와 두려움과 설렘과 편안함이 공존한다.

    그녀는 약간 추울 뿐 잠이 오지 않았기에 함께 특별한 전망대에 앉아서 잠시 강을 보자고 제안했다.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특별실 난간까지 두 개의 대나무 소파를 밀고 간 다음 불을 껐다. 그러고는 그녀의 어깨 위에 양털 담요를 덮어주고서 그녀 옆에 앉았다. 그녀는 그가 선물로 가져온 조그만 상자에서 담배를 꺼내 말았다. 놀라울 정도로 능숙한 솜씨였다. 그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불붙은 담배를 입에 물고 천천히 피웠다. 그런 다음 계속해서 두 개비를 더 말아 줄담배를 피웠다.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홀짝홀짝 커피를 마셨고, 그렇게 커피를 담은 두 개의 보온병을 비워버렸다. (295쪽)

    이들의 첫 결합 시도는 서투른 연인처럼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렇지만 다음번의 결합은 오래된 연인처럼 조급하고 슬픈 사랑이었다. 어쨌거나 둘은 함께 있으면서 행복으로 충만했다. ‘마치 부부 생활의 지난한 고통의 언덕을 뛰어넘은 듯했고, 더 이상 머뭇거림 없이 직접 사랑의 심장부로 들어간 것 같았다.’ ‘사랑은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사랑이지만, 죽음이 가까워올수록 그 사랑의 농도는 진해진다는 것을 충분히 깨달을 수 있을 정도로 함께 충분히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이들은 사랑을 계속 유예하며 현실이라는 땅으로 귀환하지 않는다.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강과 배에서 계속 머무르기로 한다. “우리 목숨이 다할 때까지”!
  • 열병같은 사랑의 끝은? | ga**la10 | 2012.01.02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사랑은 아름답지도 않고 다만 질척이고 질척이다 파멸로 끝날 따름이다. 특히 열병같은 사랑은 그렇다. 노인을 사랑했으나 배반당한...
    사랑은 아름답지도 않고 다만 질척이고 질척이다 파멸로 끝날 따름이다. 특히 열병같은 사랑은 그렇다. 노인을 사랑했으나 배반당한 소녀의 마음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계속 해봤던 책이고, 노년의 사랑이 이렇게 불처럼 타오를 수 있는 것일지 의문을 가져본 작품이다. 보통 나이가 들면 성욕을 위시한 대부분의 감정이 감퇴된다고 하는데, 여전히 주인공의 사랑은 열병같다. 사랑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책이지만, 그게 꼭 따뜻한 느낌은 아니다. 왠지모를 불안함과 불편함이 느껴지는 마무리였다.
  • 오랜시간동안 한 사람을 끊임없이 마음에 지니고 있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 봤다. 그것도 내 옆에 한 사람...


    오랜시간동안 한 사람을 끊임없이 마음에 지니고 있다는 것이 가능한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해 봤다. 그것도 내 옆에 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없는 채로 말이다.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첫눈에 보고 반한 페르미나 다사를 첫 사랑에 실패하고 난 후. 51년 9개월 4일을 마음속에 담아 왔다.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사랑이 약간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다른 여자들과 사랑을 나누면서도 페르미나 다사를 사랑하는 마음을 한켠에 남겨 두었다는 점이었는데, 그것이 남자들의 사랑인가.. 싶기도 하고.. 어정쩡한 이 두사람의 끝이 질질 끌고 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마지막에는 늙은 노년의 두 사람의 선상여행이 조금은 낭만적이기도 했다.

     

    사랑없이 시작한 결혼생활에 여주인공 페르미나 다사의 삶이 행복했었는지 잘 모르겠다. 그녀는 자신을 사랑한 남편 우르비노 박사의  사랑에 때론 행복을 느꼈으나 또 때론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했으니까.. 플로렌티노 아리사는 결혼없이 늙을때까지 그녀의 곁을 서성였고, 우르비노 박사의 죽음에서야 그녀 곁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단 몇번의 만남뿐.. 플로렌티노 아리사가 선상여행을 추천하고 나서야 꿈이 이루어졌다고 해야 되겠다.

     

    두사람만의 여행. 배안에서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고, 두 사람모두 늙어버린 몸에 실망을 하게 되지만, 그러면서도 받아들이고, 아무런 멋쩍음도 느끼지 못하고, 서로를 그제서야 만났다는 마음을 가진다. 그런데, 이들의 이런 사랑에 꽤나 미적지근한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플로렌티노 아리사 라는 남자의 사랑에 대하여.. 한 여자에 대한 끝없는 그의 집착이 왜이리 안타까워보였는지. 그의 전 생애를 온 마음을 낭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노년의 선상에서의 두 사람의 모습만이 아련히 남은 채 읽기를 마친 책인데 뭔지 모를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는다. 많은 영화로 제작된 이 책. 언젠가 기회되면 영화는 어떤 느낌일지 한번 보고 싶기는 하지만, 그리 끌리지는 않는다. 나도 책 속의 페르미나 다사의 며느리가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했던 것처럼 다 늙은 사람의 사랑은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한켠에 조금은 남아있는지도 모르겠다.. 못된 생각!!

     

     

     

  • 사랑의 역사책 | ch**ton | 2004.07.14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백년동안의 고독은 행복한 꿈을 꾸고 난 뒤 다시 그 꿈을 꾸기 위해 잠을 청하는 그 짧은 순간의 포만감처럼 읽는 즐거움을 선사...
    백년동안의 고독은 행복한 꿈을 꾸고 난 뒤 다시 그 꿈을 꾸기 위해 잠을 청하는 그 짧은 순간의 포만감처럼 읽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래서 콜레라 시대의 사랑 역시 많은 기대를 안고 읽었다. 그러나 잘못된 번역으로 무엇을 묘사하려는 지가 분명하지 않아 같은 문장을 몇번씩 읽어야 했고, 주인공들의 이름이 너무 길어 그 놈이 그 놈 같아 앞장을 확인해야 했다. 그러나 책장을 덮고 무엇이 콜레라 시대의 사랑이냐는 질문을 떠올렸을 땐 사랑에 대해 부정도 긍정도 아닌 많은 다양한 생각을 가능하게 했다. 53년 7개월 11일의 낮과 밤을 준비해온 플로렌티노 아리사의 페르미나 다사에 대한 지칠줄 모르는 일방적인 사랑, 사랑 없이 결혼한 페르미나 다사, 자신의 결혼이 임상의의 최대 실수였다고 말하는 후베날 우르비노. 처음엔 후베날 우르비노(81)가 죽은 뒤 플로렌티노 아리사(75)와 페르미나 다사(72)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콜레라가 한창이었던 그 시절에 인간들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해준 사랑의 역사책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플로렌티노 아리사가 페르미나 다사를 53년 7개월 11일 낮과 밤을 기다리면서 나누었던 그 수많은 사랑들. 또 페르미나 다사가 사랑 없이 시작한 결혼에서 사랑하게 된 남편과 남편인 죽은 후 다시 플로렌티노 아리사와 시작하는 사랑. 후베날 우르비노 역시 사랑없이 결혼 생활을 했지만 자신이 페르미나 다사를 사랑하고 있음을 의심하지 않으면서도 또 다른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던 상황들. 마르케스는 어떤 것이 사랑이다 아니다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 모두가 사랑이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플로렌티노 아리사가 그 많은 사랑을 경험했기 때문에 후에 페르미나 다사를 더 사랑하게 되었으며, 페르미나 다사 역시 남편을 사랑했기 때문에 더 큰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그들보다 일찍(?) 죽은 후베날 우르비노는 불쌍한 사람인가? 적어도 페르미나 다사와 51년을 함께 했기 때문에 그 역시 행복한 사람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콜레라 시대의 사랑은 풍부한 사랑의 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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