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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미치광이(펭귄클래식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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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3쪽 | A5
ISBN-10 : 890108984X
ISBN-13 : 9788901089843
7인의 미치광이(펭귄클래식 54) 중고
저자 로베르토 아를트 | 역자 엄지영 | 출판사 웅진씽크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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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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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외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미선택 제본불량 미선택 부록있음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2.내형 상세 미선택 낙서 미선택 얼룩 미선택 접힘 미선택 낙장(뜯어짐) 미선택 찢김 미선택 변색 [출간 20081031, 판형 133x203, 쪽수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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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7인의 미치광이 [중고 아닌 신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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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8 0000000000000000000 5점 만점에 5점 ggumt***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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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시리즈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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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 아르헨티나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그린 블랙코미디!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의 선구자로 꼽히는 로베르토 아를트의 대표작『7인의 미치광이』. 제3회 부에노스아이레스 문학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던 1900년대 초의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 에르도사인이 자살하기 전 사흘 동안 이 소설의 화자이자 해설자인 '나'에게 전한 이야기이다.

에르도사인은 고통과 좌절로 인해 삶의 의미를 잃은 채 허덕인다. 조금씩 빼돌린 회사 공금은 어느새 엄청나게 불어나 그를 짓누르고, 그는 돈을 빌릴 만한 사람을 찾아다니다가 사회혁명을 계획하고 있는 점성술사를 만나 그의 계획에 동참한다. 그러나 여전히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헤매던 그는 범죄를 통해 자신의 실존을 확인하겠다고 결심하는데….

우스꽝스럽고 어딘가 모자라는 인물들이 펼치는 이 블랙코미디에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거기에는 항상 '돈'이라는 현실 논리가 결합되어 있다. 작가는 이렇게 현실적인 요소와 형이상학적인 요소를 나란히 두고, 그 사이에서 나오는 실존의 의미와 존재의 조건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시리즈 살펴보기!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표작을 소개하는 고전 문학 시리즈「펭귄클래식」한국어판. 충실한 원본을 토대로 소개하고,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연구자 및 현대 주요 작가들이 직접 쓴 서문을 함께 실어 전문성을 갖추었다. 또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선별하되,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한다.

저자소개

지은이 로베르토 아를트 Roberto Arlt
로베르토 고도프레도 크리스토페르센 아를트는 1900년 4월 2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세기 전환기에 아르헨티나에 도착한 수십만의 유럽 이민 가운데 한 쌍이었다. 아버지는 갖가지 장사를 하였으나 제대로 성공을 거둔 적이 없었고, 어머니는 세 명의 자녀를 낳았으나 그중 둘이 무질서하게 팽창하는 도시의 빈민가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보아야만 했다. 아를트의 아버지는 그에게 공포심과 증오심을 심어준 듯하다. 『7인의 미치광이Los siete locos』에서 주인공 에르도사인이 묘사하는 굴욕감은 아를트 자신이 어린 시절에 겪은 고통스러운 기억이 분명하다. 그는 결국 불행한 삶을 견디지 못하고 열여섯 살에 집을 떠난다. 이후 몇 년간 코르도바의 작은 오지 마을에서 지내다가 결혼하여 어린 딸을 데리고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온다.
1900년대 초 아르헨티나는 사회적 분위기나 경제력에 있어서 최고조에 이르렀다. 아를트가 알던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이제 미지의 대륙 남단에 있는 작은 항구도시에서 국제도시로 빠르게 변화해 갔다. 유럽 각국에서 다양한 인종과 이력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이들이 정착하는 과정에서 폭력과 범죄가 난무했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책, 새로운 사상, 무정부주의와 사회주의 같은 종교 및 정치 운동이 전파되었고,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 사회는 문화적 번영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를트는 바로 이 급부상한 사회를 그려내기 시작했다. 1920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돌아온 아를트는 기자로 일하며 나중에는 고정 칼럼을 쓰기도 한다. 1926년에 첫 번째 소설 『미친 장난감El juguete rabioso』이 출간되었으며, 1929년 10월에는 아를트 스스로 가장 중요한 작품이라고 여기는 『7인의 미치광이』가 출간되었다. 그리고 1930년 이 작품으로 제3회 부에노스아이레스 문학상을 수상했다. 1931년에는 『7인의 미치광이』의 속편 『화염방사기Los lanzallamas』가 출간되었다. 그는 병치, 반어, 혼동을 통해 자신의 인물들을 근본적인 신념과 방향감각이 전혀 없는 사회의 어쩔 수 없는 일부로서 그려 보였다. 또한 그의 작가적 천재성은 아르헨티나 사회의 갈등을 한발 앞서 포착하기에 이른다. 한편 이 무렵 아를트는 배우 친구들의 권유로 희곡을 쓰기 시작한다. 신문과 잡지에 계속 기고를 하면서 이후 몇 년간 몇 편의 희곡을 썼고 공연도 성공을 거두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스스로를 발명가라고도 생각했는데, 여성용 스타킹의 올 풀림을 막는 방법으로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를트의 삶은 안정적이지도 풍요롭지도 못했다. 그의 대표작들은 비평계로부터 거의 주목받지 못했고, 희곡도 대부분 재공연되지 못했다. 그는 종종 고유한 ‘문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시간도 여유도 없다는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나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같은 작가들이 아르헨티나 문학의 가장 완벽한 표현으로서 조명을 받으며 연구된 오랜 시간 동안, 그는 완전히 무시되었다. 그러다 1960년대에 들어서야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의 선구자로서 주목을 받았고, 그때부터 그의 문학 세계는 신세대 아르헨티나 작가들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1942년 7월 26일 심장마비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옮긴이ㆍ작품해설 엄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 졸업,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 박사 수료. 옮긴 책으로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인상과 풍경』이 있다.

목차

7인의 미치광이

작품해설/허구의 정치.경제학
로베르토 아를크 연보
옮긴이 주

책 속으로

출판사 서평

"오직 악을 통해서만 지상의 인간들이 자신의 현존을 긍정하듯, 오로지 범죄를 통해서만 나는 나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다. 앞으로 나는 또 다른 에르도사인, 진짜 에르도사인이 돼서 이 세상을 악으로 물들이게 될 수천수만의 이름 없는 에르도사인들 위...

[출판사서평 더 보기]

"오직 악을 통해서만 지상의 인간들이 자신의 현존을 긍정하듯,
오로지 범죄를 통해서만 나는 나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다.
앞으로 나는 또 다른 에르도사인, 진짜 에르도사인이 돼서
이 세상을 악으로 물들이게 될 수천수만의 이름 없는 에르도사인들 위로 나타날 것이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은 배고픔, 욕망, 그리고 돈, 이 세 가지뿐이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의 대척점에 서 있는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의 선구자 로베르토 아를트의 대표작 국내 첫 완역 출간


‘이제 아를트는 아르헨티나 모더니즘에 독창적인 영향력을 미친 작가로 인정받는다. 『7인의 미치광이』는 그를 처음 만나는 독자들을 공식적인 사실과 정신적인 허구가 뒤엉킨 디스토피아로 유혹할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기존 라틴 문학의 전통과는 다른 방향에서 ‘실존’이라는 주제를 파고드는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가 펭귄클래식 코리아에서 출간되었다.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대표되는 라틴아메리카 거장들의 문학 세계와는 달리 아를트의 문학 세계는 주제와 형식, 표현 면에서 유럽 문학, 특히 니체와 도스토옙스키에 닮아 있다. 이 때문에 그의 낯선 작품들은 당시 아르헨티나 비평계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거의 무시되었다. 하지만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 아를트는 재평가되기 시작했고, 보르헤스나 카사레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허구를 현실에 침투시킨 리얼리즘 작가로서, 아르헨티나 현대문학의 선구자로서 주목을 받으며 젊은 아르헨티나 작가들을 사로잡았다. 아를트의 작품으로는 국내에 처음으로 완역되어 출간되는 『7인의 미치광이』는 제3회 부에노스아이레스 문학상을 수상한 아를트의 대표작이다.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찾아가는 실존의 의미와 존재의 조건

로베르토 아를트는 『7인의 미치광이』를 통해 정치적?사회적?경제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던 1900년대 초반의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아르헨티나 사회의 모순과 갈등을 그려 보인다. 아르헨티나는 약속의 땅이 되어 유럽으로부터 이민들이 쏟아져 들어오고, 그와 함께 도시를 중심으로 폭력과 매춘을 비롯한 각종 범죄들이 난무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를트는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랍지 않을 것 같은 기이한 분위기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탐험하며 길거리의 속어와 사람들로 우글거리는 공간을 작품 전반에 배치한다. 이러한 디스토피아는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길을 찾지 못하는 주인공의 고뇌를 한층 선명하게 만든다.

자신을 짓누르던 악몽과도 같은 세계를 그는 ‘고뇌의 흔적’이라고 불렀다. (중략) ‘고뇌의 흔적’은 사람들이 겪은 무수한 고통과 괴로움의 산물이었다. 마치 독가스 구름처럼, 무겁게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고뇌의 흔적’은 벽을 뚫고 빌딩 숲을 가로지르면서도 수평으로 납작하게 퍼진 원래의 모습을 한시도 잃지 않았다. 그 평면의 고뇌는 날카로운 기요틴으로 변해 우리의 목을 베어버린다. - p. 11

『7인의 미치광이』는 주인공 에르도사인이 자살하기 전 사흘 동안 이 소설의 화자이자 해설자인 ‘나’에게 전한 이야기이다. 에르도사인은 고통과 좌절에 찌들어 삶의 의미를 잃은 채 허덕인다. 조금씩 빼돌린 회사 공금은 어느새 엄청나게 불어나 그를 짓누르고, 그는 그 돈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릴 만한 사람을 찾아다닌다. 그러다가 사회혁명을 계획하고 있는 ‘점성술사’와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의 계획에 동참하면서 에르도사인은 조금씩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우울한 기둥서방’에게 돈을 빌려 횡령한 공금도 갚고 점성술사가 추진하는 비밀 조직의 산업 조직 위원장을 맡아 평소 꿈꾸던 과학자로서의 삶을 실현할 기회도 갖는다. 그러던 중 아내 엘사가 대위와 함께 집을 나가 버리고, 여전히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헤매던 에르도사인은 범죄를 통해 자신의 실존을 확인하겠다는 결심을 한다. 그러고는 자신의 공금횡령 사실을 고발하고 늘 자신을 못살게 괴롭히던 엘사의 사촌 바르수트를 납치하여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한편, 바르수트의 돈을 뺏어 비밀 조직을 위한 자금으로 쓰자고 점성술사를 설득하여 납치 계획에 끌어들인다.
아를트의 주인공들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리고 여기에는 항상 어떠한 형태로든 ‘돈’이라는 현실 논리가 결합되어 있다. 이렇게 아를트는 현실적인 요소와 형이상학적인 요소를 기묘하게 병치하여 그 틈으로부터 나오는 실존의 의미와 존재의 조건이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에르도사인은 잘 알고 있었다. 영혼을 더럽히면서까지 스스로를 능욕하고 짓밟고 있다는 것을. 그가 일부러 자신을 더럽고 추잡한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어쩌면 악몽과도 같은 나락으로 떨어져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고 평생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살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중략) 얼마 뒤 그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던 생각들이 다 사라지고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싶은 욕망’만이 의식 속에 남았다. - pp. 14~15

아, 맙소사! 엘사는 떠나고 없었다……. 게다가 회사에 600페소 7센타보를 갚아야 했다……. 아니, 수표가 있으니 그 문제는 해결된 거고…….
아, 이놈의 현실. 넌덜머리 나는 이 현실! - p. 99

그래, 나는 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일 뿐이야. 하지만 말이야, 내가 내일 시내에 폭탄 하나를 터뜨리거나 바르수트를 죽이면, 졸지에 난 매우 중요한 인물, 정말로 존재하는 인간이 될 거라고. (중략) 그렇게 되면 모두들 내게서 가난과 고통에 짓눌린 불행한 인간이 아니라 반사회적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거라고. 그러면 난 사회로부터 격리해야 하는 공공의 적이 되고 마는 거지. 아무래도 이상한 기분이 드는걸! 그러나 오직 악을 통해서만 지상의 인간들이 자신의 현존을 긍정하듯, 오로지 범죄를 통해서만 나는 나의 존재를 긍정할 수 있다. - pp. 120~121.

고전의 불멸성: 현대 사회의 본질에 대한 아를트의 통찰과 예견

현실의 고통에 몸서리치면서도 반복적으로 환상에 빠져드는 에르도사인이 이 세상 사람들을 다 속이고도 남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거짓말, 즉 ‘형이상학적 가상’이 지배하는 ‘가상의 왕국’을 부르짖는 점성술사와 만나는 순간 인간의 실존에 대한 고뇌는 사회의 본질에 대한 탐구로 차원을 확장한다.

수많은 대중들을 이끌어나가고 그들에게 과학에 기초한 미래상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그런 훌륭하고 멋지고 강철 같은 의지력을 갖춘 사람을 창조해 내는 것.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입니까? 사회혁명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이겁니다. (중략) 혁명의 도화선에 불을 댕길 수 있는 사람은 정치인이 아니라 오히려 에디슨이나 포드 같은 인물일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혁명가죠. 앞으로 군사독재 시대가 되리라고 봅니까? 천만의 말씀! 산업자본가들에 비하면 군인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기껏해야 기업가들 앞잡이 노릇밖에 못해요. 밀, 석유, 철강 산업의 황제들이 분명 미래의 독재자가 될 겁니다. - p. 58

현대 사회의 본질에 대한 아를트의 통찰은 점성술사의 열변에서 정점에 이른다.

내 생각엔 그렇소. 포드나 록펠러, 모건 같은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달 하나쯤은 쉽게 부숴버릴 수도 있다는 걸,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정도의 힘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고전 시대의, 아니 역사상 가장 위대하다는 작가들조차 전혀 깨닫지 못했소. 그리스 로마 신화를 한번 볼까. 그런 힘은 이 세계를 창조한 조물주나 갖고 있지 사람은 어림도 없어. (중략) 드디어 ‘초인의 시대’가 막을 연 거지. 그래서 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됐소. 모건이나 록펠러, 포드 같은 사람들이 ‘돈의 힘’이나 ‘권력’ 덕분에 신적인 존재가 되었다면, 이제 지구상에서는 사회혁명 자체가 영원히 불가능해졌다는 거요. (중략) 하여간 오랜 생각 끝에 내가 얻은 결론은 말이오, 바로 그런 이유로 오늘날 인류는 ‘끔찍한 형이상학적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는 거요. 결국 인간의 행복이란 오로지 거대한 거짓말, 즉 ‘형이상학적 가상’을 토대로 해서만 가능한 거요. 그러한 가상을 제거하면 인간들은 또다시 경제라는 환상에 빠져버리게 되지. (중략) 내가 보기에 우리가 처한 사회 현실은 막다른 골목이나 마찬가지요. 하지만 출구가 전혀 없는 건 아니오. 우리에게 남겨진 유일한 탈출구는 바로……, 과거로 되돌아가는 거요. - pp. 192~195

그리고 이때에도 아를트는 변함없이 현실적인 요소와 형이상학적인 요소를 병치한다.

내 계획은 일단 비밀 조직을 만들어 내 구상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동시에 장차 인류를 지배할 미래의 황제를 길러내는 거요. (중략) 하여간 ‘환상’이라는 요소와 우리에게 황금을 안겨다 줄 ‘산업’이라는 현실적인 요소, 이 두 가지가 우리 조직을 떠받치고 있는 원리라오. - p. 199

이러한 통찰은 실제로 미래를 예견하기에 이른다. 아를트가 작품 속에서 ‘소령’의 입을 빌려 주장한 내용이 1년 뒤 아르헨티나 사회에서 군부 쿠데타라는 사건으로 거의 그대로 재현된 것이다. 다시 말해 아를트는 결국 허구에서 현실의 현존을 발견하는 차원이 아닌 현실에서 허구의 현존을 발견하는 차원의 ‘리얼리즘’을 완성한 것이다.
우스꽝스럽고 어딘가 모자라는 인물들이 진지하게 펼쳐 보이는 이 블랙코미디는 이렇게 실존의 의미와 존재의 조건에 대한 고민을 사회의 본질에 대한 통찰 속에 지극히 현실적인 논리와 형이상학적인 논리의 병치를 도구 삼아 담아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을 시대를 초월한 독서 행위를 통해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불멸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면, 이미 20세기 초에 놀라운 통찰력을 발휘하여 현대 사회의 본질을 읽어낸 아를트의 작품은 새로운 ‘고전’으로서 평가되어 마땅하다. 영국의 비평가 마틴 시모어-스미스의 말처럼, “‘위대함’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라도 가질 수 있다면, 아를트는 틀림없이 ‘위대한’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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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그들은 미치지 않았다! | lh**19 | 2011.05.14 | 5점 만점에 3점 | 추천:0
     7인의 미치광이를 접했을 때 '미치광이'의 글자가 크게 눈에 들어왔다. 아니, 갑자기 몹시 가슴이 쿵쾅이는 소리에 ...
     7인의 미치광이를 접했을 때 '미치광이'의 글자가 크게 눈에 들어왔다. 아니, 갑자기 몹시 가슴이 쿵쾅이는 소리에 가슴을 부여 잡았다. <조서>(2001, 민음사)와 <내 심장을 쏴라>(2009,은행나무)에서 '미친' 주인공들을 만나 그들의 폭풍우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기 여러번. 다시는 '미친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않겠다 약속 했었는데 한해가 지나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를 만난 것이다. 일곱명이나 되니.....갈수록 태산이구랴 라는 생각으로 이 책을 펼쳐 들었다. 그림도 으스스.
     
    역시나 때아닌 폭풍우를 만나 에르도사인의 행동반경을 열심히 쫓아 가곤 했다. 사실, 그가 가고자 하는 곳 보다는 그의 머릿속에 있는 실체들, 그의 고민들, 환상, 여러 공상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안개낀 길을 함께 가려니 머나먼 길을 가는 것 같았다. 길을 잃기도 여러번. 그의 정신없는 생각과 생각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때로는 허황된 생각인 것 같아 웃음이 나다가도 어느땐 그가 생각하는 것들이 애처롭게 느껴졌다.
     
    로베르토 아를트의 <7인의 미치광이>는 제목만 미친광이일뿐 그들은 전혀 미.치.지.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들려준 이야기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회의 부조리와 폐해를 7명의 역할로 축약해 보여주는 책이다. 설탕 회사에 다시는 몽상적인 발명가와 사회혁명을 꿈꾸는 점성술사, 황금을 찾아 전국을 떠도는 탐험가, 사는게 심심한 기둥서방, 도박에 빠진 광시도 약제사, 유산으로 놀고먹는 건달들이 나와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회에 대해 풍자한다. 한 문장, 한 문장 읽다 보면 (책에만 유독 결벽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필을 들고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이 많았다.
     
    그럼에도 문장이 좋고, 인물과 같이 호응하면서도 근 한달동안 책을 들고 있다보니 절로 지쳐버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지 오웰의 <1984>(2009, 문학동네)가 생각났다. 읽으면 읽을수록 자꾸 비교를 하게 되고 조지 오웰의 소설은 몰입도가 좋은 반면, 로베르토 아를트의 글은 많은 인물을 내세워 너무 많은 많은 이야기를 내놓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인물을 줄이고,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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