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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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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쪽 | A5
ISBN-10 : 8950922762
ISBN-13 : 9788950922764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중고
저자 로버트 J. 스턴버그,카린 스턴버그 | 역자 김정희 | 출판사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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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4월 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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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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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라는 감정의 본질을 파헤치다! 우리는 TV나 인터넷, 신문기사 등을 통해 증오와 그 결말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만날 수 있다. 증오는 서로 다른 문화집단과 인종집단 사이에서 생기기도 하고, 가까운 친구나 연인이 자기에게서 멀어지는 것을 느낄 때 친밀감이 돌변하면서 생기기도 한다. 이렇게 증오는 각 상황과 감정에 따라 그 특징을 달리한다.『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는 증오라는 복잡한 감정을 파헤치는 책이다. 증오의 정의 및 그에 관한 이론들, 증오의 구조, 전개 방식, 원인과 결과, 치유 방안 등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내며 증오의 핵심 개념을 쉽게 설명한다.

저자소개

저자 : 로버트 J. 스턴버그
저자 로버트 J. 스턴버그(Robert J. Sternberg)는 터프츠 대학에서 예술과학부 학장, 심리학 교수, 교육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또한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심리학과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다. 스턴버그는 대략 1,200여 편의 학술논문과 책을 저술했다.

저자 : 카린 스턴버그
저자 카린 스턴버그(Karin Sternberg)는 국제 리더십 연구소, 공중보건대,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카린은 다양한 책과 논문집에 사랑과 증오의 본질과 그 심리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역자 : 김정희
역자 김정희는 상명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기업 CEO비서를 거쳐 현재 심리, 인문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고집약형 기업』 『안녕, 웨슬리』 『신화의 세계』 『복수의 심리학』등이 있다.

목차

들어가는 말_ 끝없는 뫼비우스의 띠, 증오

Chapter 1. 그들에게 증오는 ‘생존’이었다
르완다의 대량학살 사건, 오랜 앙숙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세르비아의 인종말살정책. 평화롭기만 했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서로의 적이 되어 무기를 겨누기 시작했다. 그들에게 잉태된 단순한 ‘미움’ 그 이상의 어떤 강렬한 감정. 도대체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Chapter 2. 증오, 그 사무치게 미운 감정에 관하여
프로이트, 콘라드 로렌츠, 밀그램… 오랜 시간 수많은 학자들이 ‘증오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증오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내리기란 쉽지 않다. 앞뒤 맥락을 알아야만 이해할 수 있는 이 지독한 감정. 과연 증오란 무엇인가.

Chapter 3. 사랑과 증오, 극과 극은 통한다
지금까지 사랑과 증오는 독립적으로 연구되었지만 사실 이 두 가지를 이루는 요소는 비슷하다.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이 존재한다면 이미 열정적인 증오 역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랑과 증오, 그 구조에 관해 이야기한다.

Chapter 4. 증오는 맨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비극적인 대량학살과 인종청소에 종지부를 찍을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증오는 다양한 상황논리로 둔갑해 사람들의 눈과 귀를 멀게 했고, 그 결과 증오가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결코 그 맨얼굴로 나타나지 않는 증오 이야기는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태어나고 되풀이되고 있다.

Chapter 5. 당신을 사랑하지만 당신을 증오한다
집단과 집단 사이뿐만이 아니라 사적인 관계에서도 증오는 생겨난다. 가장 흔한 감정이 바로 ‘애증’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미치도록 증오한 적이 있는가. 사랑이 증오로 변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오와 사랑이 만들어내는 웃지 못 할 아이러니의 실체를 파헤쳐본다.

Chapter 6. 적을 만드는 아주 확실한 방법
그간 역사가 보여준 증오심을 부추기는 교묘한 기술이 있다. 증오를 부추겨 대중을 선동하는 다양한 선전들. 사람들은 친구보다는 ‘적’이 흘리는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하고 이를 믿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믿음이 스스로를 증오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만다. 이것이 바로 적을 만들고 증오를 낳는 아주 확실한 방법이다.

Chapter 7. 인간의 얼굴이 사라진 괴물의 시대
20세기부터 21세기는 그야말로 ‘증오’로 얼룩진 시대다. 대량학살과 인종청소 외에 테러의 대대적인 부흥기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러로 인해 발생하는 위험은 테러 대상은 물론 전 세계에까지 그 영향을 미친다. 테러는 더 이상 어느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며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증오 범죄다.

Chapter 8. 끊어져야만 하는 뫼비우스의 띠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서 킹, 마더 테레사, 넬슨 만델라 같은 사람들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열정 요소를 지닌 사람들이지만, 지혜로 증오를 넘어 사람과 평화를 감싸 안았다. 증오와 싸우는 최선의 방법은 지혜를 활용하는 것이다. 지적인 사람들은 증오할 수 있다. 하지만 현명한 사람들은 증오하지 않는다.

부록_ 내 안의 증오심 측정 테스트

책 속으로

인간이 그렇게까지 폭력적으로 변하는 데에는 분명 여러 가지 심리적 과정이 개입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대량학살을 조장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증오심이라는 사실이다. 열 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이자 학살사건 당시 50세였던 로렌 렌자호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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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그렇게까지 폭력적으로 변하는 데에는 분명 여러 가지 심리적 과정이 개입할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러한 대량학살을 조장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증오심이라는 사실이다. 열 명의 자식을 둔 아버지이자 학살사건 당시 50세였던 로렌 렌자호Lauren Renzaho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론 우리는 그들을 증오했습니다. 그들을 없앨 계획은 이미 서 있었어요. 벌써 끝낸 상태였지요. 증오심의 뿌리가 너무 깊어서 우리는 투치족을 닥치는 대로 죽였습니다. 그거야말로 우리가 고향을 떠나 유랑생활을 하는 이유였으니까요.” BBC 파노라마 팀과 함께 르완다를 방문했던 사진기자 닉 댄지거Nick Danziger도 이른바 학살에 동참한 죄로 수감된 죄수들 중에 일말의 후회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 기사에서 언급했다. 당시 라디오에서는 투치족을 죽이는 것이 르완다를 더욱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에 중요한 힘을 보태는 것임을 넌지시 내비치며 후투족의 증오심을 부추기는 선전 방송을 내보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Des Forges, 1999). 다시 말해, 르완다 사태는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비극이었다. 다른 나라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증오는 르완다 학살사건의 근본 원인이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세계가 안고 있는 여러 심각한 문제의 핵심이기도 하다. 하지만 증오는 인간이 갖고 태어나는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증오심을 느끼는 개개인은 그 감정을 거스르는 방향으로 행동하기 어렵고, 그래서 오히려 현재 누리고 있는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권력자나 혹은 새로 권력을 손에 넣으려는 야심가들에 의해 전략적으로 부추김 당한다. (14-15쪽)

다시 생각해도, 모든 상황이 어떻게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급격히 바뀔 수 있는지 놀랍기만 하다. 어떻게 그런 강렬한 증오가 발전할 수 있었을까? 보스니아인, 세르비아인, 크로아티아인들은 인종적 차이와 종교적 차이라는 분쟁의 씨앗을 품고도 수세기 동안 평화롭게 어울려 살았다. 서로를 향한 증오심은 어디에도 없었다. 하지만 구유고슬라비아가 붕괴되자 모든 것이 변했고, 보스니아는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세 인종 집단으로 분열되었다. 한 크로아티아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세르비아인 대부분이 실제로 크로아티아인이나 보스니아인들에게 가하는 잔혹행위를 즐겼다고 한다. 어떤 세르비아인 싸움꾼은 브리세보 마을에서 대량학살이 자행되는 동안 다량의 피를 마신 사실을 자랑했다는 보고도 있다. 증오심은 보스니아에서뿐만 아니라 인종청소가 일어나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여기에서 일관되게 확인되는 한 가지 패턴은 해당 국가가 권력투쟁을 벌이는 동안, 국민 개개인은 강렬한 증오심을 키우며 주위 사람들로부터 목표 달성에 필요한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해 그들의 증오심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대량학살이나 인종청소 문제 해결을 위해 개입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은 현 정권의 적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공포와 억압, 극단적인 폭력을 기본으로 하는 학정을 폈다. 미국과 영국, 그리고 그 밖의 다른 국가들은 알려진 바와 같은 여러 복잡한 이유로 이라크 문제에 개입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시아파나 수니파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격렬하게 증오하게 되었고, 두 집단의 대다수 사람들이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그들만의 문제에 끼어드는 중재자(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박해자라고 여기는)까지 증오했다. 『타임 Time』 지는 최근 기사에서 “증오심이 처음에는 피해자와 그 가족에서 출발해 점차 광범위한 사회 계층으로 확산되면서 엄청나게 몸집을 불렸다.”고 언급했다. (2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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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는 지금, 증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오해와 편견, 무관심과 이기주의가 만들어낸 ‘증오’의 본질을 파헤치다! 매년 3~4월이면 히틀러의 생일 즈음이 되면 인종테러가 집중적으로 극성을 부린다. 최근 러시아에서도 스킨헤드에 의해 한국인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우리는 지금, 증오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오해와 편견, 무관심과 이기주의가 만들어낸 ‘증오’의 본질을 파헤치다!


매년 3~4월이면 히틀러의 생일 즈음이 되면 인종테러가 집중적으로 극성을 부린다. 최근 러시아에서도 스킨헤드에 의해 한국인 유학생이 잇달아 피습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인종차별주의와 극우 애국주의로 똘똘 뭉친 이 단체는 ‘내’가 아닌 ‘너’에 대한 뿌리 깊은 증오로 특공 훈련까지 받아가며 대놓고 증오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러시아의 스킨헤드뿐만이 아니라 독일, 영국, 스위스 등에서는 정치 ? 사회적으로 이러한 움직임들이 포착되고 있어 나치의 망령이 되살아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들이 타 인종에 대해 갖고 있는 혐오와 증오는 그 뿌리가 너무 깊고 고약해서 그저 ‘다르기 때문에 미워한다’라고 하기에는 더 복잡한 무언가가 얽혀 있다. 따라서 왜 그들이 누군가의 적이 되고 누군가를 적으로 삼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앞뒤 맥락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오란 무엇일까? 사실 증오라는 단어는 그리 낯설지 않다. 아이들은 숙제를 증오하고, 직장인은 월요일을 증오하고, 자신을 배신한 사랑하던 옛애인을 증오한다. 딸과 엄마는 애증의 관계다. 또한 르완다의 후투족은 투치족을 증오해 대량 학살사건이 발생했고, 세르비아인은 보스니아인을 증오해 현재도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이고 있으며, KKK 회원들은 흑인, 유대인, 가톨릭 신자들을 증오한다. 그러나 그 증오들은 개개인의 상황과 감정에 따라 그 색을 달리한다. 얼마나 증오가 오래 지속되었는지, 그의 양이나 질이 어떻게 다른지에 따라 개인이 느끼는 증오도 달라지는 것이다.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김정희 옮김, 21세기북스 출간) 』는 증오의 본질을 파헤치고 있는 책이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심리학 교수로 재직 중인 로버트 J. 스턴버그와 하버드케네디스쿨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카린 스턴버그는 2003년 발표했던 논문 『증오의 이중 이론과 증오의 발전, 테러, 대량학살, 인종청소에의 이용』을 바탕으로 증오의 본질에 관해 다양하고 풍부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이들은 책에서 증오의 본질에 관한 한층 더 깊어진 관점을 제시하고 있다.
증오심은 전후 맥락 없이 이해하기 어려운 감정이다. 증오심은 그 자체만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고 오로지 증오심이 생겨난 복잡한 맥락 안에서만 설명이 가능하다. 그리고 증오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감정이 아니다. 이 말은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개인 혹은 집단에게 전략적으로 ‘탄생’시켰다는 뜻이다. 저자는 이러한 점을 놓치지 않고 증오라는 감정을 더 세분화하여 그 본질을 파헤치고 있다. 이것은 개인과 집단 모두에게 적용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에 증오에 관해 다른 학자들이 제시했던 이론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논의하고 있는 증오에 관한 이론은 로버트 J. 스턴버그의 사랑 이론에서 출발한 것이라 사랑과 증오의 관계, 그리고 사랑이 그토록 쉽게 증오로 변질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이 책은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씌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특별한 지식이 필요하지 않다.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증오의 정의 및 그에 관한 이론들, 증오의 구조, 전개 방식, 원인과 결과, 치유 방안 등으로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증오의 핵심 개념을 명쾌하게 전달하고 있다.

끝없이 반복되고 있는 뫼비우스의 띠, 증오
스턴버그 박사가 새롭게 제시하는 ‘증오의 본질’은 과연 무엇인가?


사실 증오란 무엇인가에 대해 오랜 세월 수많은 학자들이 고민해왔지만 아직까지 명쾌한 정의는 내려 있지 않은 상태다. 심리학에서조차 증오 문제를 다룬 이론은 몇 가지에 불과하다는 걸 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증오심은 이 감정이 생겨난 복잡한 맥락 안에서만 설명이 가능하다. 먼저 이 책은 1장에서 국가, 인종, 적대적인 종파, 개인들 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증오의 유형을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그리고 2장에서는 이러한 복잡한 현상을 설명하는 증오의 다양한 정의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대안이 될 만한 정의를 제시하고 증오를 다루는 몇 가지 이론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이론이 증오를 공격성같이 다른 여러 특성의 부산물 정도로만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명백하게 증오를 다루는 이론이라도 증오와 관련된 광범위한 현상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밝히고 있다. 3장과 4장에서는 저자가 제안한 증오의 이중 이론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다른 이론들과는 달리 스턴버그의 이중 이론은 증오를 세분하여 설명을 시도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이론은 개인과 집단 두 경우에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이중 이론’이라는 명칭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이론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3장에서는 그 중 하나인 증오의 삼각형 이론을 설명한다. 이 이론은 증오가 친밀감의 부정, 열정, 헌신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세 요소의 조합으로 증오가 여덟 가지로 분류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4장에서는 이중 이론의 다른 한 부분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증오 이론’을 다룬다. 이 이론은 증오의 형성과 발전에 관한 것으로, 각기 다른 이유로 파생되는 증오의 몇 가지 원형을 제시한다. 증오의 대상을 특정한 방식으로 묘사하는 ‘원형 이야기’들은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생겨나는 증오의 진행 방향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5장에서는 증오의 이중 이론을 개인 간의 관계에 적용시켜 설명한다. 일상적인 관계를 어떻게 이중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어떻게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증오하게 되는가? 사적인 관계에서 증오는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가?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처럼 증오는 사랑의 부재도 아니고, 그 반대도 아니다. 사실 사랑과 증오는 매우 밀접한 관계다. 이것은 배신이 확실할 경우 혹은 최소한 어느 한 사람이라도 배신이라고 인식할 경우, 사랑이 증오로 돌변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확인된다. 여기서는 이중 이론을 토대로 애증에 대한 고찰과 함께 가정폭력의 실제 사례와 가족 구성원 들 간의 갈등을 그린 영화를 소개하고 있다.
6장에서는 국가나 개인이 자신들의 목적 달성을 위해 선전으로 특정 집단 구성원들에게 증오를 심는 몇 가지 기술을 살펴본다. 선전은 증오를 자극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선전은 한때 평화롭게 어울려 살던 사람들의 증오를 자극한다. 하지만 예전에 한 번도 증오한 적 없는 상대를 향한 증오심을 정말 선전을 통해 자극할 수 있을까? 선전은 과연 어떤 과정을 거쳐 그토록 비열한 일을 해내는 것일까?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려면 어떤 감정, 어떤 인식을 환기시켜야 할까? 6장에서는 이러한 의문들을 집중조명하고, 십자군 전쟁에서부터 베트남 전쟁까지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그 밖의 쟁점들을 짚어나간다. 7장에서는 증오의 이중 이론을 대량학살, 인종청소,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새롭게 나타난 증오의 형태, 테러에 적용하여 설명한다. 특히 911 사태의 핵심 테러리스트였던 모하메드 아타가 테러리스트가 된 여러 가지 이유를 살펴보고, 그런 다음 보다 사회적인 관점에서 캄보디아의 인종청소 문제를 생각해본다. 8장에서는 증오심을 없앨 만한 치유법이 있는지, 만약 있다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모색하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먼저 증오라는 현상과 증오의 파괴력을 이해하려면 증오 삼각형의 특성과 그 구성요소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지는 증오의 단계적 확대를 이해해야 하고 증오가 이야기와 선전을 통해 발전해나가면서 대량학살이나 인종청소뿐만 아니라 개인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이 장에서 소개되는 편견의 축소, 지혜와 용서의 증진과 같이 증오를 잠재울 수 있는 대안들은 여러모로 유익한 내용이 될 것이다.

< 책 속으로 추가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긴장관계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왔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대개 경제기회economic opportunity를 빼앗기고 이스라엘과 같은 수준의 교육기회를 얻지 못한다. 또한 팔레스타인은 지금껏 이스라엘 군의 공격을 받아왔다. 한편 이스라엘 주민들은 자살 테러 등 팔레스타인의 공격에 잔뜩 겁을 먹고 있고 이러한 상황 때문에 평범한 삶을 살기가 매우 힘들다. 이처럼 어느 한쪽만 부정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니지만 두 집단은 서로 상대 집단이 위험하고 예측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람들이 집도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하며 가족의 생계유지에 집중하기 어렵고 삶을 통제할 수가 없다. 이처럼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는 공포와 적대감을 키우고 결국 상대 집단을 향해 증오심을 유발한다. 이럴 때 사람들은 파괴적인 수단으로 욕구를 충족시키려고 하는데, 이는 사용할 수 있는 건설적인 수단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아이들은 돌을 던지고 자살 테러리스트들은 이스라엘인과 심지어 아랍인들까지 희생양으로 삼는다. 반면 이스라엘은 여러 가지 제재 형식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지적, 경제적 성장을 저지한다. 짐작할 수 있듯이, 두 집단은 증오심을 키울 만한 조건을 여러모로 갖추고 있다. 하지만 증오의 뿌리가 무조건 증오의 감정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증오의 뿌리는 사회적 맥락 속으로 깊이 파고들기도 한다. 사회적 상황과 집단 간의 갈등은 증오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활환경이 열악하면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 어렵다. 이러한 경우 사람들은 파괴적인 이데올로기를 형성하고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불만을 해소한다. (61-62쪽)

한 남자가 넓고 소란스러운 하우스 파티에서 아내의 모습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눈치 챘다. 그는 방마다 돌아다니며 아내를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아내가 다른 남자와 침대에서 뒹굴고 있는 것 아닌가! 격분한 남자가 총을 꺼내 아내와 부정을 저지른 남자 혹은 아내를 쏘거나 두 사람 모두에게 총을 쏘았다. 아니 그냥 그렇게 쏘아 죽일 수 있기를 바랐다. 이 이야기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친숙한 이야기를 약간 변형한 것뿐이다. 여기서 남편이 아내에게 느끼던 사랑은 순식간에 격렬한 증오로 변했다. 그는 아내뿐만 아니라 아내와 부정을 저지른 남자에게까지 배신감을 느끼고, 한 사람 혹은 두 사람 모두에게 결정적인 공격행위를 가했다. 만약 남편이 아내를 찾아다니다가 낯선 커플이 사랑을 나누고 있는 방에 들어갔다면 이 이야기는 꽤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아마 난처하긴 했겠지만 그들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끔찍한 심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실제로 남자는 그 커플에게 무관심했을 것이다. 다른 여러 경험에서와는 달리, 사랑과 증오의 감정에서는 한 사람 혹은 그 이상의 사람들과 집중적인 관계를 맺는다. 무관심으로부터 격렬한 증오를 일으키기 위해서는 아무리 순간적이라 해도 집중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쌍의 부부가 길을 걷는데, 예전에 어떤 관계도 없던 낯선 사람이 느닷없이 아내를 공격했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남편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 감정 없던 사람에게 격렬한 증오를 느낀다. 반대로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이 이미 존재한다면 강렬한 증오 역시 이미 존재하는 것이고, 두 감정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배신감 같은 특별한 조건은 사랑관계에서 순식간에 증오심을 뒤흔들어놓을 것이다. 두 감정의 밀접한 관계는 그들을 구성하고 있는 세 가지 요소 때문이다. (100-101쪽)

친밀감의 부정은 예전에 특별한 감정이 전혀 없던 대상을 향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자기 주변 사람들을 범죄자로 인식하거나 이미 그렇게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을 증오하게 되는 것이다. 가령 성범죄의 경우,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는 감정은 극도의 불쾌감이다. 이때 성범죄자는 과거에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었지만 그 사람을 향한 친밀감의 부정을 경험하게 된다. 범죄는 실제 일어난 사건일 수도 있고 단지 상상일 수도 있다. 이러한 극도의 혐오감은 범죄의 희생자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풍문으로 전해들은 제3자도 느낄 수 있다. 집단에도 마찬가지의 원리가 적용된다. 홀로코스트 기간 동안 유태인, 그리고 그밖의 다른 집단을 향해 친밀감 부정을 조장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선전, 학교 교육, 동료 집단의 상호교류, 심지어 가정학습 같은 다양한 수단이 동원되었다. 선전은 증오의 대상 집단 또는 대상 문화를 혐오스러운 개인으로 압축해 표현하거나 ‘전염병 같은 유태인’, ‘탐욕스러운 유태인’처럼 개인의 특성을 나타내는 수식어로 단정짓는다. ‘권력에 미친, 탐욕스러운, 끔찍할 정도로 추한, 쥐새끼 같은, 쓰레기 같은’ 유태인이라는 묘사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간의 부정적인 특징이 증오의 대상을 아우르는 부정적인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괴벨스는 유태인을 인간 이하의 존재, 즉 더럽고 질병이나 옮기며, 무엇보다 깡그리 없애야 하는 벌레들이라고 비난했다. 사람들은 그의 주장을 지지했다. 사람들은 순수함과 신성함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는데, 대상 집단을 ‘쥐새끼 같은’ 또는 ‘쓰레기 같은’이라는 수식어로 묘사함으로써 그들에게 혐오감을 환기시켰기 때문이다. 실망스러운 점은 사람들이 그런 수식어들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최소한의 정당성조차 따져보지 않고 그저 남에게 들은 선전 구호를 그렇게 쉽고 빠르고 무관심하게 받아들이고 반복했다는 점이다.
(113-114쪽)

우리가 증오 이야기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때때로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타인을 평가함으로써 자아 존중감을 찾으려 한다. 프로이트(1918)는 이를 ‘사소한 차이점에 대한 과도한 집착narcissism of minor differences’이라고 부른 바 있다. 프로이트는 사람들이 스스로 자주적인 사람이라는 신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의 차이점을 찾아내 그것을 과장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다. 이 개념은 사랑하는 관계뿐 아니라 다른 모든 관계 특히 증오하는 관계에까지 확대 적용된다. 사람들은 대개 나와 내가 증오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차이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최대한 부풀린다. 그 차이점이 증오를 정당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증오의 의미를 찾고 자치권을 얻기 위해 차이점을 과장한다. 또한 자아 존중감이 위협받을 때, 사소한 차이점을 과장하여 자아 존중감을 회복하려는 성향이 높아진다. 차이점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겠지만 그중 최소한 몇 가지는 아래 제시한 이야기와 비슷할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선의’의 피해자 역할을 하고 상대방은 ‘악한’ 가해자 역할을 맡는다. 이 개념은 단순히 정신분석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정치심리학자 제롤드 포스트Jerold M. Post는 사람들이 적을 소중히 여기고 그들을 키우는데, 만일 그들이 없다면 자기규정self-definition을 잃어버릴 위험에 처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147-148쪽)

실제로 어느 시점에서는 친밀감을 일으키는 행동이 또 다른 시점에서는 친밀감의 부정을 일으킬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연애 초반에는 ‘귀여운’ 행동이 나중에는 짜증스럽거나 심지어 불쾌감을 줄 수도 있다. 친밀감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또 다른 하나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점 뜻밖의 사실이 드러나는 것이다. 누군가를 처음 만나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기 시작할 즈음, 어느 한쪽이 과거의 잘못이나 그 밖의 여러 가지 사실을 상대방에게 솔직히 털어놓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관계가 어느 정도 지속되다 보면 결코 완벽하게 행동할 수 없고 어쩔 수 없이 실수를 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의 실수는 과거의 실수보다 훨씬 감추기가 힘들다. 특히 어느 한쪽이 상대방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애정을 느끼기 시작하면 파트너에게 느끼던 원래의 친밀감은 조금씩 사라진다. 게다가 그 사람이 더 좋은 새 파트너와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다고 느끼면 파트너를 향했던 원래의 친밀감을 부정하게 된다. 열정은 특히 증오로 바뀌기 쉽다. 매우 충동적이고 격정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평상시보다 일찍 귀가한 남편이 다른 남자와 친밀한 행동을 하고 있는 아내를 본다면, 아내에게 느끼던 긍정적인 열정은 순식간에 부정적인 열정으로 바뀐다. 이럴 때 경험하는 배신감은 사랑의 열정이 증오의 열정으로 바뀌는 주요 원인이다. 사랑의 헌신도 증오의 헌신으로 전환된다. 이것은 대부분 자기가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사람을 다른 누군가로 인식하기 때문에 생기는 결과다. 예를 들어, 어느 한쪽이 상대방의 독립성을 무관심으로 여기거나, 잦은 출장을 생계유지 방편이 아닌 두 사람의 관계에서 벗어나 집안일을 떠넘기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럴 때 사랑의 헌신은 증오의 헌신으로 바뀐다. (196-197쪽)

자신이 보호하고 돌봐야 할 사람들에게 어떻게 그렇게 다르게 행동할 수 있을까? 사랑과 무자비한 증오는 그토록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일까? 첫 번째 질문에 할 수 있는 한 가지 대답은 가족이나 친밀한 관계는 크나큰 사랑, 가쁨, 안전함의 근원인 동시에 엄청난 스트레스의 근원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의 삶에서 가장 스트레스가 심한 사건 10개 중 8개가 친밀한 관계와 연관이 있다. 거기에는 예를 들어, 가족 구성원의 탄생과 죽음, 결혼, 이혼, 성적인 문제 등이 포함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애착이 커진다는 의미다. 무엇이 잘못되었을 때, 사람들은 고통스러운 관계에서 멀어지려 하면서도 그것을 힘들어한다. 그것은 그 관계가 또한 안전이나 다른 좋은 점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부분 자기 경험을 통해, 오랫동안 유지해온 관계를 끝내려고 할 때, 더욱이 그 관계는 행복보다 걱정거리를 안겨주며 더 이상 지속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오랫동안 깨닫고 있었을 때. 많은 용기와 굳은 결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떤 관계에서 육체적, 그리고 감정적으로 궁지에 몰린 듯한 이러한 느낌은 상대방에게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느끼게 하며, 절망한 나머지 사랑하는 사람을 괴롭힐 수도 있게 한다. 자신의 행복을 상대 배우자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사람의 경우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상대에게 의존적인 사람들은 상대가 자신과 헤어지기를 바라고 따라서 자신을 혼자 남겨두고 떠나려 할 때 혼란에 빠지기 시작한다.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고 혼자 남겨진다는 생각을 참을 수 없어하고, 따라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을 위협 또는 라인펠덴의 사건처럼, 살인과 같은 극단적인 방법으로 막으려 한다. (202-203쪽)

‘선전’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5세가 ‘포교성성(반종교개혁 활동의 일환으로 유럽 전역의 전도사업을 하기 위해 세운 기관)’을 설립한 16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톨릭교회는 종교개혁에 반대했고 사람들 사이에 가톨릭 신앙을 포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교회 지도자들은 성전holy wars으로 사람들을 다시 가톨릭 신앙으로 불러들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가톨릭 교리를 받아들이게 만들어야 했다. 따라서 반종교개혁 운동을 통합하기 위해 가톨릭 선전 사무국이 설립되었다. 하지만 여론에 영향을 미치고 특정 수단을 얻기 위해 정보의 흐름을 통제하는 것은 참신한 전술이 아니었다. 로마 제국에서 동전은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이었는데, 거기에는 로마 제국과 로마 황제의 힘과 권력의 상징이 새겨 넣어져 있었다. 개선행진 역시 내전의 승리를 알리는 또 다른 힘의 과시였다. 1095년 11월,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실질적 이유를 근거로 내세운 연설을 통해 청중들의 감화시켜 십자군을 제창했다. 연설 전에 그는 청중을 많이 모을 목적으로 대규모 공식 연설이 있을 거라고 미리 발표했다. 연설 내용에는 터키인들이 기독교 제단을 파괴하고 모욕했으며, 여자들을 강간하고 살해한 저주받을 종족이라고 몰아붙이며, 그리스도인들의 땅에서 터키인들(이슬람교도들)이 저지른 잔악무도한 행위를 언급했다. 연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터키인들의 기술 몇 가지를 가상으로 꾸며 자세히 설명했다. 게다가 우르바누스 2세는 그들이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연설의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연설 후 신성한 도시 예루살렘을 해방시킬 십자군이 창설되었다. 그리고 수많은 평민들이 최소한의 준비도 없이 전쟁터로 나갔다. 우르바누스 2세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집으로부터 까마득히 먼 전쟁터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웠다. 광신적인 종교지도자들은 1095년에 우르바누스 2세가 한 일을, 거의 천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하고 있다. (220-221쪽)

미국 전체의 생활은 정지되었다. 비행기는 며칠 동안 이륙이 금지되었다. 디즈니랜드도 문을 닫았고, 수많은 대학과 박물관도 마찬가지였다. 시카고 소재의 시어스 타워에 대피명령이 내렸다. 핵무기 공장은 1급 보안을 유지한 채 가동되었다. WTC(세계무역센터)가 무너졌을 때, 건물 이상의, 아니 심지어 직접적인 피해자들의 목숨보다 더한 무엇인가가 파괴되었다. 자본주의 경제의 힘뿐만 아니라 세계 무역을 통한 인간의 평화적 노력의 상징이 충격에 빠진 세계인의 눈앞에서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건물들과 함께 파괴된 것은 미국인들이 느끼던 안전함이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미국에서는 안전하다고 생각했어요. 아무도 우리를 해칠 수 없다고요. 전 그 사고를 목격했지만 아직도 믿을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사람은 열아홉 명의 중동 테러리스트들이었다. 모두 20대나 3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었다. 그들은 대개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했고, 대부분 상당한 시간을 서구권 국가에서 보냈으며, 몇몇은 학업을 위해 유학생활을 했다. 왜 그렇게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들이 좋은 직장과 가족을 내팽개치고 그런 공격에 가담해 잔인한 살상에 자기 인생을 바치는 것일까? 무엇이 이들을 그렇게 절망적이고 분노하게 했으며, 그들의 삶을 박탈한 증오심으로 가득 차게 했을까? (286-287쪽)

용서는 사람들이 분노, 두려움, 갈등 등을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종교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종교에서는 기도와 고해 이외에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없다. 종교에서 다루는 용서행위는 대부분 자신의 죄와 관련되며, 반드시 다른 사람의 용서가 포함되지는 않는다. 용서는 자신의 행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종교적 표현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좀 더 최근에는 치료 전문가들과 과학자들이 용서가 가지고 있는 치유의 힘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강조할 점은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용서하려고 할 때 취하는 개인적인 결정과 행동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받고 공격받은 사람은 보통 분노를 경험하며 그것이 복수심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 분노는 몇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이되기도 한다. 따라서 피해자가 이 분노와 복수심에서 의식적으로 자유로워지지 못하면, 그 일과 관련해 분노와 고통스러운 생각들이 지속적인 증오로 변질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분노와 증오를 놓아버린다고 해서 용서가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용서는 가해자가 인간이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 가해자도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는 통찰로 완성된다. 용서를 하면, 사람들은 비록 자기가 부당하게 입은 상처로 고통받았기 때문에 당연히 분노를 느끼더라도, 가해자를 향한 부정적인 감정, 부정적인 견해, 부정적인 행동을 자발적으로 멈춘다. 용서하는 사람이 가해자에 대해 보이는 반응은 이전보다 더 긍정적이 된다. 따라서 용서는 자기가 받은 상처와 가해자와의 관계를 치유할 목적으로 개인이 마음을 바꾸는 적극적인 과정이다. 보통 지적인 용서가 감정적인 용서보다 먼저 일어나며, 지적인 용서를 한 사람은 실제로 자기가 가해자를 용서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아직 감정적인 용서는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한 용서가 이루어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342-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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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로버트 J. 스턴버그,카린 스턴버그

    로버트 J. 스턴버그는 터프츠 대학에서 예술과학부 학장, 심리학 교수, 교육학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또한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심리학과 명예교수직을 맡고 있다. 스턴버그는 대략 1,200여 편의 학술논문과 책을 저술했다. 카린 스턴버그는 국제 리더십 연구소, 공중보건대,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카린은 다양한 책과 논문집에 사랑과 증오의 본질과 그 심리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인간의 증오심을 파헤치다
     
     증오는 모든 사람이 느낄 수 있지만 일상적으로 자주 체험하는 감정은 아니다. 즉 증오는 ‘자연스러운 감정이 아니기 때문’에 사랑에 비해 ‘주어진 시간과 공간 안에서 증오하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일이 훨씬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사람이 기본적으로 증오가 아니라 사랑을 하는 존재라면, 대량학살이나 인종청소와 같은 인류역사를 잔인한 핏빛으로 물들여왔던 비극적 사건들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과거 히틀러 치하의 독일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을 대상으로 악명 높은 홀로코스트를 자행했고, 그 참극의 최대 피해자였던 유대인들이 오늘날에는 가해자가 되어 팔레스타인을 가혹하게 압박하고 있다. 또한 발칸반도의 세르비아계, 르완다 후투족의 인종청소를 비롯해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잔인한 사건들이 세계 곳곳에서 지금까지도 어지럽게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을 접할 때마다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일상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없다던 증오가 어쩌면 그리도 빠르게 확산되고 거대해질 수 있는가? 증오하기보다는 사랑을 하는 존재라면서, 사람은 왜 때때로 증오의 포로가 되어 타인을 공격하는 것인가?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는 바로 이런 질문들에 답을 하기 위해 ‘증오’라는 주제를 깊이 파헤친다.
     
    증오의 심리 원인은 ‘존재감의 위협’이다
     
     증오에는 정당한 증오와 병적인 증오가 있으므로 이 둘을 반드시 구별해야 한다. 상당수의 심리학자들은 증오가 생존위협이나 두려움에 반응하는 정상적인 감정임을 강조해왔다. 예를 들면 컨버그(kernberg)는 증오를 ‘위험대상의 제거를 목표로 하는 분노의 전형적인 형태’로 규정했고, 프롬(Fromm)은 ‘자기 자신 혹은 다른 사람을 향한 위협에 대한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대상이 자신의 생존과 안전을 위협하면 유기체는 그 대상을 증오하게 되어 공격하려 한다. 그런데 이때의 ‘공격성은 오히려 생명을 유지하는 조직체계의 일부’이므로, 그것은 유기체의 생존에 필수적이고 유익하다는 것이다. 나아가 단순한 생명체가 아니라 사회적 존재인 사람은 육체적 생명을 위협당할 때만이 아니라 ‘상대방 혹은 상대 집단이 자신의 자아 존중감을 위협’할 경우에도 그 대상에 대해 증오심을 느끼게 된다. 즉 ‘자기 자신 혹은 자기가 속한 집단이 받은 부당한 대우’로 인해 수치심을 강요당할 경우에도 정당한 증오심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리히 프롬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합리적 증오’와는 차별되는 ‘불합리한 증오’ 역시 존재한다. 불합리한 증오 혹은 병적인 증오란 상대방을 증오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증오하는 사람’의 심리와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정당한 증오의 원인은 자기 존재를 위협하는 객관적인 대상에 있지만 병적인 증오는 대부분 자기 문제라는 것이다. 자기 마음속에 누적된 분노감정을 엉뚱한 대상에 투사하는 경우나 사디즘(Sadism)적인 인격을 예로 들 수 있다.
     
    대중은 증오를 부르는 사회에 산다
     
     일부 프로이트주의자들은 대량학살이나 인종청소가 사람의 본능 중 하나인 공격성이 무정부상태에서 일시에 표출되는 현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런 주장을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이러한 사건들은 폭도들의 무차별 살상이나 비이성적인 돌발행동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치 식 살인기계의 효율성에 맞먹는,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살인이었다.”

    잔인무도한 공격이나 범죄의 대부분은 자연발생적인 폭동이나 반란 상황이 아니라 국가의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개입과 지휘 아래 발생해왔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은 증오의 폭발이 사람의 본성이 아닌 사회적 차원의 변수들에 기인하고 있음을 강력히 암시해준다. 대중을 병적인 증오에 기반한 공격적인 행동으로 이끄는 일련의 과정을 간단히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역사적 배경 : ‘개인 차원이든 집단 차원이든 과거의 트라우마는 타인 혹은 다른 집단을 불신하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외세침략의 경험이나 지배자들이 흔히 사용하는 분할통치 전략 등은 ‘르완다 대량학살 원인의 일부는 수년 전 벨기에 정복자들이 뿌려놓은 씨앗이었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집단 사이에 증오심을 조장한다.

    ② 광범위한 욕구좌절 : 육체적, 사회적 생존에 필요한 욕구들이 지속적으로 좌절되어 분노감과 무력감이 대중적으로 확산된다.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무기력한 상태는 공포와 적대감을 키우고 결국 상대집단을 향해 증오심을 유발한다.’ 이러한 상태는 또한 절대자나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대중적 의존심을 강화한다.

    ③ 지도자와 지배집단의 선동 : ‘탐욕, 정욕, 야심, 이기심’을 가지고 있는 지배집단이 다른 사회집단의 재산을 탐하거나 그들을 정복하기 위해 사회구성원들에게 그릇된 신념이나 증오를 조직적으로 주입한다. 여기에는 특정 사회집단을 악, 이교도, 좌파 등으로 낙인찍는 행위 그리고 사실왜곡이나 여론조작 같은 온갖 병적이고 부도덕한 수단과 방법들이 모두 동원된다.

     

     이렇게 국가 혹은 지배집단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발하는 공격성을 ‘수단적 공격성(instrumental aggression)’이라고 한다. 좌절감과 무력감으로 마음속에 분노를 가득 쌓아두고 있던 대중은 지도자가 희생양을 찍어주면서 마음껏 분풀이를 해도 괜찮다는 면죄부를 주면 그 대상을 향해 분노감정을 무섭게 퍼붓는다.
     
    사회적 증오 해결의 시대적 과제
     
     상당수의 심리학자들은 ‘밀그램의 복종실험’에서 확인된 권위에 대한 복종성향을 근거로 그것이 대량학살이나 인종청소의 주요한 원인이라는 왜곡된 설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홀로코스트 같은 현상을 이해하려면 밀그램의 실험보다는 더 깊은 곳까지 파고들어야 한다”면서 “증오심은 전후 맥락없이 이해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어쩌다 적이 되었을까? 』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이 책은 신중한 고려 없이 중요한 사회현상을 개인의 심리로 환원시키는 주류 심리학의 고질적인 오류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저자의 올바른 문제의식이나 관점에도 불구하고 그가 주장하는 ‘증오의 이중이론’ 그리고 개인 사이의 애증관계에 대한 설명이 이론적으로 그다지 타당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증오의 한 구성요소인 반감과 혐오감을 낳는 원인은 저자의 주장처럼 ‘친밀감의 부정’이라기보다는 생존위협이라고 봐야 한다. 친밀하지 않은 대상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그것을 모두 증오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인류역사에 드리워져 있는 어둠은 오늘의 우리들에게 불합리하고 병적인 증오의 확산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대적 과제임을 증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인내심 키우기, 평화로운 문화, 누구나 동등한 권리를 나누어 갖는 사회, 그 사회에의 참여 등은 멀지만 결국 폭력과 증오를 해결하는 길로 통한다.’ 특히 ‘열악한 환경은 증오의 출발점뿐만 아니라 집단 간 갈등의 출발점이 되기도’ 하므로 사회개혁을 통해 하루빨리 빈부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당장이라도 우리가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어야 할 교훈은 다음과 같은 저자의 외침일 것이다.

    “증오는 증오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증오를 보고도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는 사람들에 힘입어 번창한다.”

    글 : 김태형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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