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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380쪽 | A5
ISBN-10 : 8954611273
ISBN-13 : 9788954611275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중고
저자 신경숙 | 출판사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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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 19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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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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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빛나는 청춘의 초상! 한국문학의 대표작가 신경숙이 선보이는 일곱 번째 장편소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비극적인 시대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젊음의 의미를 탐색하는 성장소설이자 청춘소설이며 연애소설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울한 사회풍경과 시간을 뚫고 나아가서 어떻게 서로에게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작가 특유의 시선과 섬세한 문체로 풀어놓는다. 윤이와 단이와 미루와 명서라는 네 사람이 겪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 불안과 고독의 순간들을 그리고 있다. 가장 깊이 절망하고 고민하고 상처받았기에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 바로 청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저자소개

저자 : 신경숙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스물두 살 되던 해에 중편 「겨울우화」로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풍금이 있던 자리』 『깊은슬픔』 『외딴방』 등 한국문학의 주요작품들을 잇달아 출간, 신경숙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인간의 내면을 향한 깊고 유니크한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울림이 큰 문체로 존재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해내던 그는 삶의 시련과 고통에서 길어낸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작품세계를 넓혀가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최근 몇 년 동안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 장편에 집중하며 한국문학의 대표작가로 자리를 굳힌 그는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한국일보문학상,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고, 2009년에는 『외딴방』 프랑스어 판이, 주목받지 못한 뛰어난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하는 ‘리나페르쉬 상(Prix de l'naperCu)’을 수상하여 화제를 모았다. 밀리언셀러인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19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어 세계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그의 일곱번째 장편소설인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세대를 향한 신경숙 문학의 간절하고 절실한 소통의 발신음이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시대와 시간을 뚫고 나가 어떻게 서로를 성장시키며 불멸의 풍경이 되는지를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듯 보여준다. 위에 언급된 작품 외에도 소설집 『강물이 될 때까지』 『감자 먹는 사람들』 『딸기밭』 『종소리』, 장편소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바이올렛』, 짧은 소설을 모은 『J이야기』,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 『자거라, 네 슬픔아』 『산이 있는 집 우물이 있는 집』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내.가.그.쪽.으.로.갈.까

1. 이별
2. 물을 건너는 사람
3. 우.리.는.숨.을.쉰.다
4. 소금호수로 가는 길
5. 함께 길을 갔네
6. 빈집
7. 계단 밑의 방
8. 작은 배 한 척이......
9. 모르는 사람 백 명을 껴안고 나면
10. 우리가 불 속에서

에필로그 내.가.그.쪽.으.로.갈.게
작가의 말

책 속으로

그때의 우리는 그게 어느 시간이든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보다 더 이른 시간이어도 그가 내게 올 수 없는 시간은 없었고 내가 그에게 갈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때의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향해 어서 와, 라고 대답했었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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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우리는 그게 어느 시간이든 서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보다 더 이른 시간이어도 그가 내게 올 수 없는 시간은 없었고 내가 그에게 갈 수 있는 시간이 따로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때의 우리는 언제든 서로를 향해 어서 와, 라고 대답했었다. (23쪽)

강을 건너는 사람과 강을 건너게 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네. 여러분은 불어난 강물을 삿대로 짚고 강을 건네주는 크리스토프이기만 한 게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세상 전체이며 창조자들이기도 해. 때로는 크리스토프였다가 때로는 아이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실어나르는 존재들이네. 스스로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게. (63쪽)

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은 기쁨이지만은 않을까. 왜 슬픔이고 절망이기도 할까. (157쪽)

함께 공유하면 상처가 치유될까. 잊을 수는 없겠지만 그때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길. 바래진 상처를 딛고 다른 시간 속으로 한 발짝 나아가길. (211쪽)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291쪽)

왜 그때 그러지 못했나, 싶은 일들. 살아가면서 순간순간 아, 그때!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던 자책들. 살아오면서 그 일과는 상관없는 상황에 갑자기 헤아리게 된 그때의 마음들, 앞으로 다가오는 어떤 또다른 시간 앞에서도 이해가 불가능할 일들. (3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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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가는 작품. 여러 개의 종소리가 한꺼번에 울리는 듯한 소설이다.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 달랠 길 없는 불안과 고독의 순간들……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는 젊은 우리의 초상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가는 작품. 여러 개의 종소리가 한꺼번에 울리는 듯한 소설이다.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 달랠 길 없는 불안과 고독의 순간들……
여러 개의 종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지는 젊은 우리의 초상


“태어나서 살고 죽는 사이에 가장 찬란한 순간, 인간이거나 미미한 사물이거나 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는 그런 순간이 있다. 우리가 청춘이라고 부르는 그런 순간이.”
‘청춘’은 깊고 거친 들숨과 날숨, 절망과 상처를 동반하는 것일까. 인생의 가장 아름답고 파랗게 빛나는 이 시기에, 우리는 가장 크게 웃고, 울고, 기뻐하고, 좌절하며, 사랑하고, 헤어지고, 그러면서 성장한다. 어떤 시대를 지나온 세대라도 마찬가지. 이 아름다운 시기에 우리는-청춘들은-누구보다 비극적인 시간을 만나고, 오래, 깊이 고민하고, 질문하고, 답을 찾는다.
가장 깊이 절망하고 고민하고 상처받았기에 오히려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시간.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바로 그 청춘의 이야기이다.

살아 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 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계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작가는 비극적인 시대상황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젊음의 의미를 탐색한다. 성장소설이고 청춘소설이며 연애소설이기도 한 이 작품은, 그래서 고통스러운 아름다움으로 빛난다. 그것은 지나간 시대에 대한 애틋한 초상인 동시에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롭게 삶의 의미를 찾아나선 젊은 세대에게 바치는 연가이기도 하다.

내.가.그.쪽.으.로.갈.까?
내.가.그.쪽.으.로.갈.게.


의문과 슬픔을 품은 채 나를 무작정 걷게 하던 그 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 쓰라린 마음들은.
혼자 있을 때면 창을 든 사냥꾼처럼 내 마음을 들쑤셔대던 아픔들은
어디로 스며들고 버려졌기에 나는 이렇게 견딜 만해졌을까.

이 작품은 육 개월 동안 연재된 원고를 초고 삼아 지난겨울 동안 다시 썼다. 겨울만이 아니다. 봄과 이 초여름 사이…… 아니, 방금 전까지도 계속 쓰고 있었다. 아무래도 인쇄되기 직전까지도 쓰고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책이 나온 후에도. 어째 나는 십 년 후…… 이십 년 후에도 계속 이 작품을 쓰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사랑의 기쁨만큼이나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젊은 청춘들을 향한 나의 이 발신음이 어디에 이를지는 모를 일이지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우울한 사회풍경과 시간을 뚫고 나아가서 서로에게 어떻게 불멸의 풍경으로 각인되는지……를 따라가보았다. 가능한 시대를 지우고 현대 문명기기의 등장을 막으며 마음이 아닌 다른 소통기구들을 배제하고 윤이와 단이와 미루와 명서라는 네 사람의 청춘들로 하여금 걷고 쓰고 읽는 일들과 자주 대면시켰다. 풍속이 달라지고 시간이 흘러가도 인간 조건의 근원으로 걷고 쓰고 읽는 일을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작품 안에서 나는 작품 바깥에서 글쓰기를 했던 셈이다. (……) 작품 속의 그들 또한 글쓰기 앞에서 뭔가에 벅차 벌떡 일어나는 것처럼 느꼈던 그 모든 순간순간들을 여기에 부려놓고 이제 나는 다른 시간 속으로 건너간다.

이 소설에서 어쩌든 슬픔을 딛고 사랑 가까이 가보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이 읽히기를, 비관보다는 낙관 쪽에 한쪽 손가락이 가 닿게 되기를, 그리하여 이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언젠가’라는 말에 실려 있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꿈이 읽는 당신의 마음속에 새벽빛으로 번지기를……
_'작가의 말' 중에서

작가 자신이 끝까지 펜을 놓지 못했듯, 독자들 역시 끊임없이 새로이 이 작품을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덮고도 귓가를 떠나지 않는 그 종소리 때문에, 한번 덮었던 책장을 다시 펼칠 때마다 새로운 신호들이 나타나므로.
사랑의 기쁨과 상실의 아픔을 통과하며 세상을 향해 한 발짝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작가 신경숙의 이 간절한 소통의 발신음은, 이 시기를 힘겹게 넘겨온 이들에게, 또한 새롭게 이 시기를 맞을 이들에게 닿아, 바로 그 자리에서 또다른 발신음이 되어 퍼져나갈 것이며, 다시 그들 자신에 의해 새롭게 씌어질 것이라 믿는다.

다시 한번 멀고 끝없는 길 위에 선 작가, 신경숙

인간의 내면을 향한 깊고 유니크한 시선, 상징과 은유가 다채롭게 박혀 빛을 발하는 울림이 큰 문체로 존재의 미세한 기미를 포착해내던 그는 삶의 시련과 고통에서 길어낸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작품세계를 넓혀가 평단과 독자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최근 몇 년 동안 『리진』 『엄마를 부탁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등 장편 집필에 집중하며 한국문학의 대표작가로 자리를 굳힌 그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2009년 최고의 화제작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19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어 세계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신경숙 소설의 문장들은 가녀린 눈송이들을 닮았지만, 소설 말미에 이르면 집채를 삼킬 수도 있는 눈사태처럼 독자의 마음을 흔들어버린다. _황종연(문학평론가)

왜 나는 지드와 헤세의 청춘소설에 감동받은 척했던 것일까. 그들의 책은 아름다웠지만 상처가 만져지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아픔을 느끼지도 못했었는데. 그러나 신경숙의 소설은 아파서, “세계는 떠나버렸다. 내가 널 짊어져야 한다”라는 첼란의 시구를 생각나게 했지. 자신의 삶을, 동료의 죽음을, 심지어 공동체의 운명을 짊어져야 했던 한 시대의 ‘크리스토프’들이 여기 있네. 네 명의 청춘이 유리병에 넣어 띄운 편지가 오늘날 청춘들의 마음에 온전히 가 닿기를. 그들의 아픈 시간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아픔들을 잊지 않으면서, 마침내 아픔이 없는 시간 쪽으로 걸어가기 위해서. _신형철(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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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 오윤경 님 2014.02.05

    인간은 불완전해. 어떤 명언이나 교훈으로도 딱 떨어지지 않는 복잡한 존재지. 그때 나는 뭘 했던가? 하는 자책이 일생 동안 따라다닐걸세, 그림자처럼 말이네. 사랑한 것일수록 더 그

  • 오나나 님 2013.12.12

    나는 어둠 속에서 머리맡의 에밀리의 목덜미를 하염없이 쓰다듬고 있는 윤미루의 다른 손을 바라보았다. 함께 공유하면 상처가 치유될까. 잊을 수는 없겠지만 그때로부터 마음이 멀어지길. 바래진 상처를 딛고 다른 시간 속으로 한 발짝 나아가길.

  • 오나나 님 2013.12.12

    어떤 말도 위로가 될 것 같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길이 없어 보이는 안타까움에 휩싸여 내뱉은 말이, 우리 오늘을 잊지 말자는 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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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10년전 나의 겨울을 따뜻하고 또 먹먹하게 만들어줬던 책으로 기억된다. 오래되어 책 속 이야기가 기억에서 사라져 다시 읽었다.

    다시 시작된 육아로 책을 읽어도 짧은 글로 나눠진 에세이나 시집만 종종 보게 됐었는데 오랜만에 소설책을 마주하니 너무 좋았다. 앞의 이야기를 애써 마음에 담아두었다가 뒷 이야기와 조합해보기도 하고 더 앞의 단락을 찾아서 보기도 하고,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 끝까지 읽으려고 감기는 눈꺼풀을 붙잡아보기도 하고.

    책 속에는 크게 여섯명의 인물들이 나온다. 정윤, 단이, 명서, 미루, 미래, 윤교수

    정윤과 단이는 고향친구이고 명서와 미루도 오랜 벗이다. 미래는 미루의 언니, 윤교수는 정윤과 명서의 미래같은 사람이자 스승이다. 소설은 어느 시대를 딱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짐작이 가는 날들이 이어진다. 그 사이에 명서와 정윤이라는 두 청춘의 남녀가 있고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와 맞물려 전개된다. 명서의 친구 미루와 정윤이 친구가 되고, 가까워지지만 미래의 죽음으로 두 청춘은 이별을 하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병상에 있는 스승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기 전까지. 정윤도 고향친구인 단이를 군대에서 총기오발사고로 잃게 된다. 나도 그즈음 내게 사랑하는 사람과 이어준 고마운 사람을 잃게 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지라 그들의 마음에 깊은 공감과 슬픔을 감히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의 마지막이 어떻게 됐을지 궁금했고 읽기 두려워했던 것도 같다.

    소설을 읽으면서 '오늘을 잊지말자'와 내'가 그쪽으로 갈께'라는 두 문장때문에 오래 먹먹했다.

    이 소설에서 어쩌든 슬픔을 딛고 사랑 가까이 가보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이 읽히기를, 비관보다는 낙관 쪽에 한쪽 손가락이 가 닿게 되기를, 그리하여 이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언젠가'라는 말에 실려 있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꿈이 읽는 당신의 마음 속에 새벽빛으로 번지기를... [작가의 말 중에서]

    인상 깊게 읽은 작가의 말이라, 신경숙작가님의 책을 읽게 된 이후로 책을 받아보면 늘 작가의 말에 어떤 글이 담겨있을지 살피게 됐다. 왜 그렇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 책과 마주하는 내게는 '작가의 말'이 의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다.

    책의 마지막에 '언젠가'를 상상하면서 해피엔딩이라고 혼자 읊조렸던 기억이 난다. 오랜만에 다시 마주하니 또 다른 느낌이었지만 여전히 좋았다.

    같은 책을 책 속 주인공과 비슷한 나이에도 읽어보았고 책 속에서 처럼 8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난 그들과 비슷한 나이에 또 마주하니 또 다른 부분이 보이기도 했다.

    10년의 시간이 또 흐른뒤에 마주하면 어떤 마음일지 모르겠다. 오래오래 국문으로 쓰여진 대표 청춘소설로 읽히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처럼 그렇게 되기를.

     

     

  • 어른이라고 할만한 나이가 되어서는 추억이라 포장 하더라도, 힘겨워 눈물 흘리던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타...

    어른이라고 할만한 나이가 되어서는 추억이라 포장 하더라도, 힘겨워 눈물 흘리던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때의 나'를 만나면, '지금의 나'는 뭐라고 해야할까.

    소설의 시작은 여기서부터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말한다.

    "한국어를 쓰는 작가로서 우리말로 씌어진 아름답고 품격 있는 청춘소설이 있었으면 했습니다."


    소설의 배경은 많은 사람들이, 많은 학생들이 사회적 민주화를 위해 싸우던 그 때, 그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책을 읽을때는 답답했다. 화자의 깊은 심리까지 묘사하는게 과하게 느껴져 귀찮기도 하고 읽는 재미를 빼앗기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두번째는 뻐근함을 느꼈다. 시대적 배경을 떠나 아무것도 할 수 없던 그 때, 사회에 불필요한 존재라고 느껴지던 그 때의 감정이 전달됐다.


    "이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그 때 그곳에서 그들을 만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그 날들을 통과했을지."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만나서 반갑게 인사를 하거나 손을 잡을 사람은 없었다."


    어쩌면  그때의 우리가 바란건 치기 어린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여주고, '괜찮다'고 한마디 건내 줄 수 있는 '누군가'였을지 모른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 또다른 일이 시작되기도 한다는 것을 그 때 알았더라면."

    "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온다고 말이야."

    "우리는 지금 깊고 어두운 강을 건너는 중입니다. 엄청난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강물이 목 위로 차올라 가라 앉아버리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길 바랍니다. 우리가 짊어진 무게만큼 그만한 무게의 세계를 우리가 발로 딛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리고는, 얼마나 자라기를 바랬던가.


    "그가 공허한 목소리로 어서 세월이 많이 흘러갔으면 좋겠다, 정윤, 하고 말했다. 용서할 수는 없어도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고. 아주 힘센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


    책은 옅은 안개가 낀 호수처럼 잔잔하다.

    지루함을 주면서도 이따금 돌(사건)을 던져 파문을 일으킨다.

    그렇게 시위현장을, 군생활을, 학교생활을 가만히 그리고 있다.

    윤미루의 언니와 단이의 비극적인 죽음조차 담담하게.

    결국, 사는데 있어 이리저리 공감하며, 문득 해방감을 느낄때가 오는거 보면, 이제 '어른' 비슷한 무언가가 되어가는걸까.


    "그 때의 우리는 그렇게 영원히 함께 앞으로 나아갈 사람들처럼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 시기는 짧았다."

     


    IMG_0862.JPG

  • 어디선가... | ss**um | 2015.12.10 | 5점 만점에 4점 | 추천:0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곳은 공항이었다. 중요한 일 때문에 볼 일이 있어 국내선을 타면서 들고 갔던 책이 &l...
    이 책을 처음 읽었던 곳은 공항이었다. 중요한 일 때문에 볼 일이 있어 국내선을 타면서 들고 갔던 책이 <어.나.벨>이었다. 책을 읽기 전 책 머리에 당시의 느낌을 간단하게 남겨 놓았는데, 다시 꺼내서 읽어보니 그때의 일이 벌써 까마득한 것 같아 새삼 놀라웠다. 당시의 기대가 현재 이루어졌음에도 하루하루를 밀어내듯 살아온 내가 부끄러웠다. 또한 책 속에서 마주한 청춘들의 혼란이, 잊고 있던 나의 과거를 건드려 현재의 내 모습이 낯설어지고 말았다. 20살에 겪었던 성장통과 고뇌들이 꼭꼭 잠가놓았던 마음의 문을 비집고 나와 내 모든 것을 헤집어 놓은 기분이다.

     

      '시간은 언제나 밀려오지만 똑같은 날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것을 젊은 날에 인식하고 있었다면 뭔가 달라졌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정윤은 팔 년 만에 걸려온 그의 전화 앞에 이런 생각을 품는다. 그리고 그녀의 생각은 나의 섣부른 후회를 만들어 냈다. 나도 뭔가 달라질 수 있었을 거란 생각. 똑같은 날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며 청춘을 보냈더라면 지금보다 좀 더 나은 나를 만나고 있지 않을까란 부질없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기억이란 제 스스로 기억하고 싶은 대로 기억하는 속성까지 있다.' 란 문장 앞에서도 후회가 밀려왔다. 내 멋대로 기억하고 판단하고 있던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일일이 끄집어내어 주변인들에게까지 인식시켰던 어리석음이 후회가 되어 나를 계속 괴롭혔다. 그래서인지 이 소설을 읽는 내내 나는, 괴롭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서른의 나이에 스무 살 적을 기억한다는 것은 이미 건너버린 강을 그리워만 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당시에 내 마음을 차지했던 사랑, 이루고 싶은 꿈, 알 수 없는 방황들이 쉴 새 없이 몰려와 당황스러웠다. 정윤과 명서, 미루, 단이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스무 살의 행복과 고통이 동시에 찾아오곤 했다. 보이지 않는 길을 향해 빙빙 돌아서 오는 삶을 살아온 듯한 그들이 처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했다. 네 명의 청춘의 내면은 길들여지지 않은 각자의 고통이 내제해 있었다. 엄마에 대한 그리움으로 세상을 향해 똑바로 서 있지 못하는 정윤, 언니의 죽음의 흔적을 벗어나지 못하는 미루, 미루 언니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으로 그녀 곁을 지키는 명서, 정윤의 소꿉친구이자 그녀를 몹시 사랑했던 단. 그들은 운명처럼 필연처럼 묘하게 만나 얽히고설키다 처연한 고통을 남겨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생각에 또 다른 내가 이 소설에 등장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착각이 일었다. 아침마다 깻잎에 밥을 말아 먹으면서 정윤을 생각했다. 제대하지 못하고 석연치 않은 죽음을 맞이한 단이를 보면서 군대에서 우리 곁으로 돌아오지 못한 조카가 생각났다. 에밀리를 보며 어릴 적 키우던 고양이를 생각했고, 모범생이었다던 명서를 보면서 짝사랑했던 동네오빠가 떠올랐다. 이렇듯 감추고만 싶었던 내 삶의 잔재가 이 소설로 모두 드러나는 것 같았다. 어디선가 나와 비슷한 삶을 살아가고 있을 이에게, 혹은 나와 비슷한 배경을 갖고 자란 누군가에게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미소와 함께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다면, 내면의 고통이 모두 쏟아져도 상관없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현재를 살아가도 고통이고, 현재를 이어가지 못해도 고통으로 기억되는 이들에게 어떠한 선택이 있을까. 네 명의 청춘들이 품고 있는 고뇌와 방황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지만, 어떠한 선택을 하든 아릿한 쓰라림이 그들과 함께 딸려 나올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정윤과 명서가 서로를 깊이 원하는 것, 정윤을 만나면서 미루의 고통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것이 죽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준 단.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것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으나, 그들의 이끌림에 의해 나 또한 피할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는 기분이었다. 미루와 단이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도 삶은 그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에 죄책감이 밀려왔다. 왜 이세상은 이토록 알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가. 고통으로 얼룩진 젊은이들이 왜 힘겹게 살아야 하는가. 고통으로 가득한 시대밖에 줄 수 없는 그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떠올랐을 그들. 그들은 용케도 서로 만나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 순간은 관계의 벽을 허물고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갔으나, 그들이 각자 흩어졌을 때는 마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자주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았다. 청춘. 그 불안하고 확실하지 못한 것에 무엇을 덧댈 수 있으랴. 또한 그들과 같은 나이를 지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어찌 그들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으랴.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할 정도로, 먼 길을 돌아서 현재를 살아가는 그들이 안쓰러울 뿐, 어느 누구도 끼어들 수 없는 특별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크리스토프'였다. 아이 하나를 어깨에 태운 채 강을 건너면서 '마치 이 세상 전체를 내 어깨에 지고 있는 것 같'은 크리스토프처럼 그들은 각자의 어깨에 각자의 세계를 짊어지느라 빠른 걸음으로 앞을 향해 내디딜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인지 소설의 전개도, 끝을 맞이하는 나의 태도는 담담해져만 갔다. 고백이 덧대어 질 때마다 소설의 흐름은 심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음에도, 그 모든 것을 지켜보는 나는 평행선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정윤과 명서의 만남, 헤어짐, 재회, 단이와 미루의 죽음 앞에서도 비교적 평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혹여 내 마음이 쓰라림으로 가득할지라도, 도저히 드러낼 수가 없었다. 나는 그들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구경꾼에 지나지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끄집어내어진 수많은 기억들로 인해 중간 중간 심호흡이 필요했다. 책을 덮고 나서도 저릿저릿하게 남아있는 고통들로 허우적대면서도 먼 길을 돌아 현재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서른의 나이에서 스무 살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 더이상 고통으로만 당시를 기억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내게는 큰 남김이 되었다. 또한 각자의 삶의 굴곡이 다르다고 무시해버리던 타인의 내면을 조금은 들여다 볼 수 있게 된 것도 같다. 그것이 바깥으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한지, 얼마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지를 그들로부터 알게 되었다. '상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내가 글을 쓰는 과정의 한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라고 말한 저자처럼, 이 책을 통해 고통의 한켠에 작은 위로를 받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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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에 책장에 먼지가 쌓여 있는 책들을 다시 읽고 있어요~그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이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요즘에 책장에 먼지가 쌓여 있는 책들을 다시 읽고 있어요~
    그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책이 신경숙 작가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였습니다.
    대학 다닐때, 리뷰 작성을 하기 위해 사서 본 책.
    (당시에는 정말 재미없게 리뷰 작성했다고 동기 언니에게 비평을 받았었죠 흐흐흐흐)

    이번이 두번째 읽은 것인데요, 생각보다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ㅁ;
    예전에 처음 봤을 때는 순식간에 읽고, 재밌게 보았었는데
    이번에 볼 때는 좀 힘들었어요, 필체가 잘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내용 진행도 느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중간, 중간에 마침표를 이용해 말을 강조하는 방식은 너무 거슬리더라고요 ㅠㅠ

    우선 가볍게 등장인물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중심적으로 나오는 인물이 4명(혹은 5명)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부분의 시점을 제공하시는 정윤이라는 여자 사람.
    책 중간 중간, <갈색노트>의 시점을 제공하는 명서라는 남자 사람.
    둘 사이에 존재하는 미루라는 여자 사람.
    군대에 있지만 분명 그들과 함께하고 있는 단이라는 남자 사람.
    (그리고 윤교수)

    사실 그들의 이야기는 매우 천천히 진행되며, 조금씩 독자들에게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만듭니다.
    처음에는 정윤의 심정, 마음, 그리고 그녀가 바라보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방황하고 혼란스럽고, 다소 우울하기까지한 그녀의 감정 파편들이
    글을 읽는 내내 가슴에 박힙니다.
    흔히 우리가 청춘소설이라고 한다면, 중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많이 씁니다.
    그런데 이 책은 대학생, 혹은 더 큰 성인들을 포함한 청춘 소설, 성장 소설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저마다의 상처와 고통을 다 끌어안고, 저에게 묻는 거죠.
    "혹시 너도 나처럼 아프진 않니?"

     

    3. 우.리.는.숨.을.쉰.다 / p.107
     
    누군가 약속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의미 없는 일은 없다고 말이야. 믿을 만한 약속된 무엇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쫓기고 고독하고 불안하고 이렇게 두려움 속에서 보내고 나면 다른 것들이 온다고 말이야. 이러느니 차라리 인생의 끝에 청춘이 시작된다면 꿈에 충실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학생들이 데모를 하던 시기, 모두가 방황해야만 했던 그 시기가 지나 주인공들은 말합니다.
    그 일이 결국 나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나.
    '미루'는 그런 상황과 모습을 보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각 캐릭터가 저마다 그 일에 대해서
    자세하게 말하지도 않고, 특별히 부각하지도 않지만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당시의 아픔, 사회적으로 본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의 슬픔을 보여줍니다.
    사실 그 점이 좋기도 했지만 나쁘기도 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말이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20대, 30대는 그 일에 대해 간접적으로 학습할 뿐 감각적으로 맞이할 수 없습니다.
    사람은 다, 아는 척 할뿐 스스로 경험하지 않은 것은 아는 것이 아닙니다.
    글의 분위기가 계속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고, 가끔 겪동처럼 끌어올리기도 하지만
    뭔가 머리에서만 시키는 듯 불완전한 감정이 계속 맘에 걸렸습니다.
    "나라면 어떨까?"
    답을 내릴 수 없었죠.
    심지어 주인공들 조차 그 소용돌이의 핵심인 미루의 언니와 그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한 것이 아닙니다.
    다리를 두 번 건너서 이야기가 나에게 온 것이죠.
    그래서 이야기의 전달이 좀 거리감 있게 다가온 감이 있습니다.

     

    7. 계단 밑의 방 / p.223
     
     어느 날은, 그 사람이 왜 그 기차를 탔다는 것일까, 미루야? 혼잣말 같은 질문을 내게 던지기도 했어. 그렇게 집에 돌아와 알 수 없는 말을 하고 죽음 같은 잠을 자고 언니는 또 집을 나서곤 했어. 언니가 왔다가 갈 때마다 나는, 하루에 한 번씩은 꼭 전화하겠다는 지켜지지 않을 약속을 언니로부터 받아내곤 했어. 어이가 없도록 무기력했지. (중략) 언니가 실종된 그 사람을 찾아다니는 동안 내 눈에도 느닷없이 사라진 사랑하는 사람이나 친구나 동료나 아들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라.

     전 애당초 스토리가 강하고,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면이 있거든요.
    저와 비슷한 분들이 계시면, 이 소설은 조금 힘들 것이지만
    감성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꽤 적합한 소설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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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에 청춘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새로운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사랑, 슬픔, 이별, 아픔, 절망, 고독 등 지금껏 겪어왔던...

    인생에 청춘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서 새로운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사랑, 슬픔, 이별, 아픔, 절망, 고독 등 지금껏 겪어왔던 감정과는 사뭇 다른 감정들과 만나게 되고,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보이게 된다. 모든 감정이 UP되어 버리는 그 시절을 우리는 ’청춘’이라고 부르고, 일생을 살아가는 순간 가장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나는 시간들이 아닌가 싶다.
    내게 청춘이라 불리던 시간은 이미 지나갔다. 내 삶에서 가장 자유로웠고, 내 삶에 있어서 외적으로도 가장 예뻐보이던 시간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나는 이들처럼 비극적인 시대 상황을 마주하면서 열정을 불태워보지는 않았다.
    그저 내가 살아가는 내 공간 안에서만 찬란했던(?) 청춘이었을 뿐. 오늘 문득 내 청춘이 참 무의미했었다는 생각을 잠시 해보았다.
    꼭 시대적인 상황과 마주하고 부딪치는 것만이 청춘을 멋드러지게 보냈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무엇인가를 이루어내고자 했던 혹은 간절히 원하고자 했던 열정이 없음이 그런 감정을 느끼게 했다.

    윤교수의 죽음을 전해들은 윤은 서서히 자신의 청춘을 돌이켜본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윤 자신과 단이, 미루와 명서와 함께했던 청춘의 사랑과 고독과 아픔과 슬픔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엄마의 죽음에 대한 아픔과 절망을 이겨내지 못하는 윤은 학교를 휴학했다 다시 복학하면서 또 다른 상처와 아픔을 가진 미루와 명서를 만나게 된다. 계절에 관계없이 한결같이 봄 스커트를 입고 다니는 미루와 그런 미루 옆에서 보호자처럼 함께하는 명서 그리고 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좋은 친구가 되어간다. 그리고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윤에게 마음을 둔 단이도 함께였다.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는 윤이와 미루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는 명서와 단이.
    세상으로 나아가려했던 이들이지만, 정작 그들은 그들의 삶에서 맴돌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강 저편으로 건너가려고 하는 여행자들을 건네주는 일을 하며 지낸 크리스토프는 어느 날 밤 한 아이를 강 저편으로 건네주게 되었다. 강물이 범람하고, 물이 불어남에따라 아이도 무거워지면서 자신이 강물에 빠져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
    강가에 아이를 내려놓으며 크리스토프가 말했다.

    "너 때문에 내가 죽는 줄 알았다. 너는 이리 작은데 너무 무거워서 마치 이 세상 전체를 내 어깨에 지고 있는 것 같았다."

    "크리스토프! 그대가 방금 짊어진 건 어린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 그리스도다. 그러니 그대는 저 강물을 건널 때 사실은 이 세상 전체를 짊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여러분은 각기 크리스토프인 동시에 그의 등에 업힌 아이이기도 하다. 여러분은 험난한 세상에 온갖 고난을 헤쳐나가며 강 저편으로 건나는 와중에 있네. 내가 이 이야기를 한 것은 종교 얘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야. 우리 모두가 이쪽 언덕에서 저쪽 언덕으로, 차안에서 피안으로 건너가는 여행자일세.

    - 강을 가장 잘 건너는 법은 무엇이겠는가?

    -서로가 서로에게 크리스토프가 되어주는 것이네. (중략)
    때로는 크리스토프였다가 때로는 아이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실어나르는 존재들이네. 그러니 스스로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게.
    (본문 61,62,63p)

    이들의 청춘을 이끌어주고 있는 윤교수는 학생들에게 크리스토프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크리스토프 이야기는 ’청춘’을 가장 잘 표현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의 감정은 세상의 온갖 고난을 짊어지기도 하고, 그 고난을 헤쳐나가기 위해 비극적인 시대 상황에서도 부대끼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인공이 살아가던 그 시절에는 민주화와 노동 운동에 따른 시위가 난무하던 때이다. 잃어버린 신발과 가방을 찾아 종로를 헤매이기도 하고, 서점에 몰래 숨어있어야 했으며, 누군가의 알 수 없는 죽음을 당해야 했고 그리고 그 시대적 상황에 좌절하고 힘겨워해야 했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이런 시대적 상황을 바로 잡으려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 옆에서 슬픔을 느껴야 했던 사람도 있었다.

    나의 크리스토프들, 함께해주어 고마웠네. 슬퍼하지 말게. 모든 것엔 끝이 찾아오지. 젊음도 고통도 열정도 공허도 전쟁도 폭력도. 꽃이 피면 지지 않나. 나도 발생했으니 소멸하는 것이네. 하늘을 올려다보게. 거기엔 별이 있어. 별은 우리가 바라볼 때도 잊고 있을 때도 죽은 뒤에도 그 자리에서 빛나고 있을걸세. 한 사람 한 사람 이 세상의 단 하나의 별빛들이 되게. (본문 354p)

    청춘을 가장 빛나게 해주었던 윤교수와 고난을 짊어지고 강물을 건너며 아픔과 절망을 이겨내려는 4명의 주인공은 청춘이라는 이름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엄마를 부탁해>에서도 읽는내내 가라앉아버리는 마음 때문에 슬펐음에도 불구하고 ’엄마’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었듯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역시 읽는내내 어두움과 깊은 절망과 상처 때문에 마음이 가라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종내는 ’청춘’을 가장 아름답고도 찬란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너무도 절망스러웠던, 너무도 아팠던, 너무도 슬펐던 청춘이 있었기에 서로를 더 사랑할 수 있었던 청춘이기에.

    윤은 다음 세대의 청춘들에게 크리스토프를 말한다. 비록 시대적 상황은 틀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춘은 또다른 절망과 아픔과 슬픔을 느낀다. 그 감정이 바로 나와 타인을 책임질 수 있는 오롯한 어른이 될 수 있는 과도기에 느끼는 최고의 카타르시스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청춘’은 그 이름만으로도 아름다운 것인가 보다.

    태어나서 살고 죽는 사이에 가장 찬란한 순간, 인간이거나 미미한 사물이거나 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겐 그런 순간이 있다. 우리가 청춘이라고 부르는 그런 순간이. (본문 347p)

    청춘은 ’언젠가는’ 지키고 싶은 약속을 하며 희망을 꿈꾼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몸부림을 한다. 그 몸부림으로도 사회를 바꿀 수 없고, 강을 건너지 못할지라도 그 열정이 있기에 청춘은 아름다운 게다. 미루의 절망 속에서 함께 절망을 느끼고, 읽는 내내 우울해지고 아파했지만 결국 미소를 짓게한다. 결국 어떤 강이든 건너고야만 그들의 현재가 그렇게 청춘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으므로.

     

    (이미지출처: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표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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