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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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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쪽 | 양장
ISBN-10 : 1190090015
ISBN-13 : 9791190090018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양장] 중고
저자 김초엽 | 출판사 허블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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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24일 출간
도서 주간베스트 71위 | 소설 주간베스트 9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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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책 잘 받았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KIMO*** 2020.07.10
451 주문할때마다 책 겉에 표지에 비닐같은거 씌워져서 오는데 그게 너무 좋고 저번에도 책 주문한거 기억해주시고 정성스러운 편지까지 적어주셔서 마음이 따뜻했어요 감사합니다 5점 만점에 5점 tkdzma*** 2020.07.09
450 빠른 배송 감사합니다 책상태도 좋구요, 쪽지도 감사히 잘 받았어요~^^ 5점 만점에 5점 woo*** 2020.07.07
449 책 상태도 완전 좋고 책에 비닐커버까지 씌워주시니 새 책을 산 것보다 만족스럽네요! 정성스럽게 직접 메모도 남겨주셔서 감동했습니다! 5점 만점에 5점 myrist*** 2020.07.03
448 도서 잘 받았습니다. 깔끔하게 포장된 책 받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져요. 5점 만점에 5점 enerzig*** 2020.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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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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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에서 이제는 소설을 쓰는 작가 김초엽.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관내분실》로 2017년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신인소설가로서는 드물게 등단 일 년여 만에 《현대문학》, 《문학3》, 《에피》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으로 펴낸 첫 소설집으로,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지는 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되었다.

저자소개

저자 : 김초엽
1993년생. 포스텍 화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생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7년 「관내분실」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대상과 가작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목차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007
스펙트럼 057
공생 가설 097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145
감정의 물성 189
관내분실 219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273

해설 | 인아영(문학평론가)
아름다운 존재들의 제자리를 찾아서 321
작가의 말 337

책 속으로

소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이 편지가 네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내가 떠났다는 소문이 퍼진 이후이겠지. 어른들이 많이 화가 났을까. 그동안 나처럼 성년이 되기 전에 마을을 뛰쳐나온 사람은 없었으니까. 괜찮다면 대신 이야기를 전해줄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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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이 편지가 네게 도착했을 때는 이미 내가 떠났다는 소문이 퍼진 이후이겠지. 어른들이 많이 화가 났을까. 그동안 나처럼 성년이 되기 전에 마을을 뛰쳐나온 사람은 없었으니까. 괜찮다면 대신 이야기를 전해줄래? 여전히 그분들을 많이 사랑한다고, 하지만 내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야. 너도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할 거야.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지금 ‘시초지’로 가고 있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떠나겠다고 대답할 때 그는 내가 보았던 그의 수많은 불행의 얼굴들 중 가장 나은 미소를 짓고 있었지. 그때 나는 알았어.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밤마다 떠오르는 다섯 개의 위성들은 이곳이 지구가 아님을 증명하듯 빛났다. 기록장치만이 희진에게 익숙한 지구식 시간의 흐름을 알려주었다.
마침내 그들을 만났을 때, 희진은 자신이 환각을 보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이 있었다. 이족 보행을 하는, 팔다리를 가진 사람들. 누군가 드디어 희진을 구하러 온 걸까. 아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이곳은 낯선 행성이다. -「스펙트럼」

세 번째 루이는 이전의 루이들처럼 그림을 그렸고 희진을 상냥하고 다정하게 대했다. 세 번째 루이도 다른 무리인들보다 몸집이 작았고 팔이 두 개뿐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전의 루이들보다 더 짧은 시간을 살다 죽었다. -「스펙트럼」

이름이 없는 행성. 그곳의 이름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오히려 그 신비한 세계에 몽환적인 상상을 덧대었다. 사람들은 그곳을 류드밀라의 행성이라고 불렀다. 행성의 실존과는 무관하게 그런 이름으로 합의된 어떤 세계가 있었다. 류드밀라가 기억하는, 류드밀라가 가보았던, 류드밀라가 창조한, 류드밀라가 일관적으로 그려내는 분명한 세계. -「공생 가설」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나는 내 우울을 쓰다듬고 손 위에 두기를 원해. 그게 찍어 맛볼 수 있고 단단히 만져지는 것이었으면 좋겠어.”
보현은 우울체를 손으로 한번 쥐었다가 탁자에 놓았다. 우울체는 단단하고 푸르며 묘한 향기가 나는, 부드러운 질감을 가진, 동그랗고 작은 물체였다. -「감정의 물성」

때로 어떤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담긴 눈물이 아니라 단지 눈물 그 자체가 필요한 것 같기도 하다. -「감정의 물성」

죽은 엄마는 이 도서관에 기록되었다. 엄마의 사망 소식 이후에 지민이 우편으로 받은 수십 장의 마인드 매뉴얼에 따르면 그랬다. 하지만 지민은 한 번도 도서관을 찾지 않았다. 죽은 엄마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도,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만약 엄마가 이렇게 허탈하게 사라져버릴 줄 알았더라면 늦기 전에 이곳을 찾았을 텐데. - 「관내분실」

재경은 수많은 소녀들의 삶을 바꿨을 것이다. 최후에 다른 선택을 했다고 해서 재경이 바꾸었던 숱한 삶의 경로들이 되돌려지는 것은 아니다. 가윤이 바로 그 증거 중 하나였다. 가윤은 한때 재경을 보며 우주의 꿈을 꾸던 소녀였고, 이제 재경 다음에 온 사람이었다. -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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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김연수(소설가) “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

[출판사서평 더 보기]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김연수(소설가)

“마음을 다 맡기며 좋아할 수 있는 새로운 작가를 만나서 벅차다.”
-정세랑(소설가)

★우리 SF의 우아한 계보, 김초엽 첫 소설집

지난겨울까지 바이오센서를 만드는 과학도였던 김초엽 작가는, 이제 소설을 쓴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온 신인 소설가 김초엽. 그의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출간되었다.
2017년, 「관내분실」로 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부문 대상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으로 가작을 동시에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배명훈, 김보영으로부터 “작가는 스스로 질문을 던져야 하고, 작품을 통해 그 질문을 다른 사람들의 코앞에까지 내밀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거친 결과, 작가와 작품은 스스로 쨍하게 아름다워진다. 이 글 「관내분실」처럼” “슬픔에 좌절하지 않고, 어쩌면 영원히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인생과 생명을 걸고 그 의지를 끝까지 관철하려 한다는 데서 이 작품(「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감동을 준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등단작 「관내분실」은 “모성애라는 쉬운 답을 피해 이 어려운 길을 택한 것만으로도 흡족한데, 그 과정 끝에 놓인 장면이 정말이지 ‘SF적’으로 참 아름다워서, 적어도 우리가 ‘이런 SF’마저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게으르지는 않다고 항변하고 싶어졌다”(문학평론가 황현경, 『문학동네』 2018년 여름호)라는 평을 받으며 SF문학에 대한 비평가들의 관심을 이끌기도 했다. 그 결과 신인소설가로서는 드물게 등단 일 년여 만에 《현대문학》 《문학3》 《에피》 등 여러 지면을 통해 발표한 작품으로 첫 소설집을 출간했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의 희로애락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뿐,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을 때 소설가의 눈은 더없이 맑고 투명해진다. 명징하고 광대하게, 이 세계를 바로 볼 줄 아는 이 시선에서만 ‘인간이란 무엇이며, 인류는 무엇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생겨난다. 젊은 소설가의 첫 작품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내가 생각하는 소설가의 눈과 입을 발견했다는 사실이다. 시선에서 질문까지, 모두 인상적이다. - 김연수(소설가)

김초엽의 소설은 상상의 세계를 그려내면서도 소설가 김연수가 추천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현실의 세계를 섣불리 판단내리지 않고 투명하게 담아낸다. 그 세계는 아름답지만 순진하지 않고 어디에도 없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는 뛰어난 과학자 릴리 다우드나로 인해 ‘완벽한’ 유전자의 선택이 가능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다. 그러나 그곳에서 완벽함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경계 밖으로 밀려난다. 한편, 소설에는 장애도, 차별도, 혐오도 없는 그리고 사랑도 없는 행성인 ‘마을’이 함께 그려진다. 이 아름답고도 평화로운 ‘마을’은 일종의 ‘유토피아’를 상상케 한다. 성년이 되면 순례를 떠나는 이들 중 일부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의문을 빼면 말이다.
“마을이 유토피아라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이 물음은 장애를 비장애로, 디스토피아를 유토피아로, 불완전함을 완전함으로 간편하게 뒤집는 대신 오히려 그 이분법적인 항들의 관계를 사유하게 한다”(작품해설 중)라고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말한다. 무엇이 우리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혐오와 차별, 모순으로 가득 찬 세계를 분투하며 살아가게 하는지. 이 소설은 이야기를 통해 질문한다.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김초엽의 소설에는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 등 경계를 향한 응시가 있고, 질문이 있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에는 실패한 여성 우주인이 등장한다. ‘우주 너머’를 항해하기 위한 우주인 선발에 뽑히지만 내로라하는 ‘스펙’이 없는, 무엇보다 나이 많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재경 이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난 때문에 좌절하지도 낙담하지도 않는다. 누군가의 기대에 부흥할 생각도, 누군가의 기준에 의한 성공을 향해 질주할 생각도 않는다. 소설은 마치 잃어버린 역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를 떠올리게 한다. ‘여성사’를 쓰는 젊은 역사가의 질문과 닮아 있는 것도 같다. 왜 어떤 기록은 기록되지 않는가, 왜 역사는 언제나 남성의 서사이고 성공의 롤모델 또한 남성인 경우가 대부분인가. 소수자에게 그들 역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있는 것이지, (누군가의 기준에 따른) 성공의 역사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 미션에 실패했다고 비난받는 우주인일지라도, 어떤 소녀에게는 그의 존재 자체가 응원일 수 있다. 무엇이 성공이고, 무엇이 실패인가. 우주 미션에는 실패했지만, 소녀를 응원하는 일에 성공했다면 그 삶을 실패한 삶이라 할 수 있을까. 소녀들의 영웅이 금메달리스트일 필요는 없다. 이 소설에서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대안 가족의 모습도 그려내는데, 우리의 가족제도가 반드시 당연한 것은 아니라고, 우정과 연대의 공동체로서 가족의 가능성을 말하기도 한다. 작가의 고민과 질문을 “쨍하게 빛나는” 이야기로 들려준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곳에서도, 지지 않는 마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매력적인 ‘할머니 과학자’이다. 가족과 생이별하고, 아득한 우주에서 재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을 그리고 있다. 「스펙트럼」에도 ‘할머니 과학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동안 왜 서사의 주인공은 남성이거나 여성이어도 젊은 여성인 소설이 주가 되었을까? 문학평론가 서영인은 ‘할머니’가 서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함을 김초엽 소설에서 포착한다. 그러면서 이 소설 「스펙트럼」에서 다룬 ‘언어’에 관해 주목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외계 생명체들의 언어다. 문자 대신 색채로, 문서나 책 대신 그림으로 기록을 남기는 그들의 언어. 그러니 풍경이 말이 되고 빛과 어둠이 말의 의미를 결정할 터였다.”(〈할머니 우주인 할매 시인〉, 《한겨레신문》)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마음이 느슨해졌다. 눈앞의 루이가 바로 며칠 전까지 함께 지내던 바로 그 루이처럼 느껴졌다. 루이는 희진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희진의 뒤로 펼쳐진 노을을 보고 있었다.
“그럼, 루이. 네게는…….”
희진은 루이이 눈에 비친 노을의 붉은 빛을 보았다.
“저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보이겠네.”
희진은 결코 루이가 보는 방식으로 그 풍경을 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희진은 루이가 보는 세계를 약간이나마 상상할 수 있었고, 기쁨을 느꼈다.
- 「스펙트럼」 중에서

문학평론가 인아영은 스펙트럼에서 외계생명체인 ‘루이’와 주인공 ‘희진’이 첫 소통을 하는 장면을 인용한다. “이해 불가능성에 대한 이렇게 아름다운 장면을 본 적이 있던가. 루이는 희진에게 언제까지나 “마음을 다해 사랑하기에는 너무 빨리 죽어버리는, 인간의 감각으로는 온전히 느낄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완전한 타자”이다. 그러나 그 앞에서 희진은 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불가능을 알면서도 믿으려고 하며, 그들의 존재를 받아들이려고 한다. 지구에 돌아온 희진이 평생 수집했던 유리가 “보통의 감각으로 볼 수 없는 대상을 보게 하는 도구”라면, 이 아름다운 장면을 가능케 하는 외계 생명체와 다른 행성을 그릴 수 있는 SF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지금 여기의 세계를 새로운 감각으로 보게 하는 또 하나의 유리일 것이다.“(《현대문학》 2018년 9월호)
김초엽의 소설은 근사한 세계를 그려내는 상상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타자를 알고자 하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의 다른 말이 아니겠느냐고.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는 상대를 완전하게 이해하는 방법이란 없는 거냐고 애타게 묻는 누군가에게. 김초엽의 소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문학평론가 인아영의 말로 갈음할 수 있을 것 같다. “불가능성을 껴안는 것”, 불가능성을 껴안고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통해, 김초엽의 소설은 정답이 없는 불가능한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다섯 개의 위성이 뜨는 행성에 홀로 남겨져 외계인과 조우하게 되더라도(「스펙트럼」), 고통 없는 유토피아에서 짐짓 모르는 것처럼 질문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때에도(「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세계를, 우리의 세계를 알아야겠다고 용기 내는 마음, 우리의 사랑과 우정을 말하며 지지 않는 마음, 분투하는 태도가 김초엽의 소설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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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한 문장

회원리뷰

  •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이라는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저는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일반 에세이 ...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이라는 책을 구매하였습니다. 저는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일반 에세이 책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보게 되었습니다. 평소 에세이류 책을 좋아하고, 특히나 책 디자인이 너무나도 예뻤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서전이나 일반 에세이류가 아닌 sf 소설이라는 것을 알고 신기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닌, sf 세계의 소설을 쓰신 작가님의 책을 보고 어렵지 않을까? 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작가님의 책을 보고 마음에 들었던 모습, 또 이 책을 보며 읽어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커서 구매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어디에도 없는 그러나 어딘가에는 있을 것 같은, 상상의 세계를 특유의 분위기로 손에 잡힐 듯 그려내며, 정상과 비정상, 성공과 실패,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끊임없이 질문해오신 작가님! 김초엽 작가님의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라는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끊임없이 계속 스스로를 질문하게 하고, 또 답을 찾아가며 그 과정을 반복하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 화학(化學)은 물질의 정체와 변환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핵심 분야이다. 화학은 물질의 정체와 성질을 원자와 분자의 수준에서 설...

    화학(化學)은 물질의 정체와 변환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핵심 분야이다. 화학은 물질의 정체와 성질을 원자와 분자의 수준에서 설명하고, 새로운 화합물을 합성하는 화학 반응의 특성을 연구한다"

     

    너무도 오랜 시간이 흐른 탓이려나. 분명 학창시절에 배웠음에도 정의를 물으니 묵묵부답이다. 백과사전보다도 더 믿음직스러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화학에 대해 살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쪼개고 또 쪼개서 아주 작은 단위로 만들어 연구하는 학문. 사람, 개, 고양이, 눈에 보이는 건 이처럼 다르지만 잘게 부수어 본연의 의미를 묻는다면 생각보다 차이가 크지 않을지도. 딱히 호기심이 일진 않으나, 인생의 전부를 이런 일에 거는 사람들도 있다는 건 익히 알고 있다. 다분히 문과 기질을 타고 난 나에겐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않은 일일지라도 누군가는 그로 인해 가슴이 뛰기 마련이다.

     

    글 쓰는 사람이 꼭 국어국문학을 전공할 필요는 없다. 코흘리개 초등학생이 쓰는 일기도 글임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러하다. 그럼에도 화학 전공자의 글이라는 생각이 우선 나를 사로잡았고, ‘역시 독특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야 말았다. 사유의 방향이, 폭이 나와는 전혀 달랐다. 나의 상상력은 작가의 문장 앞에서 마치 삼장법사 손바닥 위 손오공 마냥 오그라들었다. 끽해야 서울을 벗어나지 못하는 내 앞에 드넓은 우주를 펼쳐놓고 설법을 펼치는 작가라니. 그가 접해온 세상이 문득 궁금해졌다.

     

    2000년대가 거슬러 올라가는 것조차도 버거운 과거처럼 느껴지는 날이 오긴 할까.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오가는 오늘날의 설왕설래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작품 속 인류는 말짱히 살아남은 상태였다. 신인류라 일컬을 정도로 삶의 방식이 다르긴 했다. 지구가 멸망한 건 아니나 이미 다른 별로의 이주를 감행한 이들도 많았다. 하나의 우주에서 다른 우주로의 진입 또한 어느 정도 가능해진 상황이기도 했다. 허나 그들은 결코 지구를 버리지 않았다. 막연히 상상만 해오던 일을 기어코 현실로 만든 이들의 이야기는 뜻밖의 여운이 느껴졌다. 기계문명이라 하면 차가운 고철부터 떠올랐던 나로서는 솔직히 살짝 당황했다.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보이는 조화가 이토록 아리따울 줄은 몰랐기에.

     

    실상 저자가 기대고 있는 건 ‘인간다움’이었다. 세상 모든 게 달라진다 하여도 우리 자신에게서 조금은 기대할 수 있는, 우리 스스로는 한계라며 내치고 싶어할지도 모를 그 무언가. 저자는 이를 마냥 찬양하진 않았다. 약간의 열린 통로를 부여하되 일부만을 노출시킴으로써 상상의 여지를 남겼다. 판단은 각자의 몫이어서, 돌아오지 않는 순례자가 된 이도 있는 반면 말도 안 된다며 끝끝내 믿으려 들지 않는 경우도 있을 터였다. 정답이 없기에 불안했다. 그러나 마냥 노여워한다거나 두려움에 떨 필요가 없다는 걸 이야기는 말해주고 있었다. 인간보다 훨씬 짧은 생을 사는 루이는 몸이 뒤바뀌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변함없는 보살핌을 베풀었다. 괴생명체에 불과한 루이를 통해 인간은 오히려 안도감을 얻는다. 결코 이해할 수 없으리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던 상대가 어느 순간 등장인물들에게 포용의 대상으로 변모한다. 상대가 바뀐 건 아니었다.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이미 잠재돼 있던 인간다움이 발현한 결과였다.

     

    소설 속 세상에 우리는 얼마나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까. 머나먼 미래라 하는 건 때론 터무니없이 느껴지기 마련이다. 모든 게 달라진 듯했지만 사람 사는 곳이라는 점이 나에게 일말의 상상을 허락한다. 살아 있는 생명체와는 결코 같진 않겠지만 남은 이들의 그리움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이미지로 영원히 사는 삶, 비록 괴로움이 따른다지만 냉동인간의 형태로 자신의 꿈이 실현가능한 순간까지 버틸 수 있는 시대를 꿈꾸는 게 유죄는 아니리라. 무엇보다도 먼 미래의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다는 점이 주는 거대한 위안은 책이 나에게 선사한 최고의 선물이었다. 내가 생을 마감한 후에도 인간은 인간일 것이다. 온갖 진보가 현재와는 이질적인 많은 것들을 낳겠지만, 그럴지라도 인간은 인간으로 세상을 살아난다. 난 그렇게 그들의 기억에 아로새겨진다. 죽더라도 결코 소멸하지 않는 아련함으로.

  • 그동안 SF 라는 장르는 주로 외국 소설을 통해서만 접해 오다 이번에 오랜만에 우리나라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

    그동안 SF 라는 장르는 주로 외국 소설을 통해서만 접해 오다 이번에 오랜만에 우리나라 작품을 접하게 되었다.

     

    비록 SF 라는 장르에다 작가가 과학과 관련한 학문적 배경이 있음에도, SF 소설을 처음 접하는 독자일지라도 그리 어렵거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실려있는 일곱 편의 단편은 비록 SF라는 장르의 형태를 띠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첨단 과학기술과 현란하고 고도로 발전한 미래상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대신 비록 미래의 세상이 도래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인간에 대한 감정,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에 대한 성찰 등을 다루고 있다고 여겨진다.

     

    개인적으로 실려있는 단편들 중, 표제작인 "우리기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과 "관내분실"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기억에 남는 문장들이다.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 추천할 수 밖에 없었던 책 | wo**7 | 2020.04.20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그동안 저에게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SF라는 장르가 주는 문 턱을 낮춰주면서도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와 관계,...

    그동안 저에게는 조금은 어렵게 느껴졌던 SF라는 장르가 주는 문 턱을 낮춰주면서도 

    우리가 안고 있는 사회와 관계, 가치판단에 대해서 재조명하게 해준 책이였습니다

    처음 읽기 시작할 때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린듯 하다가

    갈 수록 빠져들어 몰입해서 읽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리가 사는 사회가 편견과 선입견은 어떤지 나자신은 어떤지

    감정은 어떻게 조절하고 관리해야 하는지 부터

    소중한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어요 

    한편 한편에서 느껴지는 생각과 기분은 모두가 다른 것이였고

    결국에는 따스함과 희망으로 좀 더 나은 나의 모습으로 나가고자 하는

    맘이 들었습니다

    주변에 추천해서 함께 읽고 모임도 하며
    이야기 나눌 때 끝없는 화두를 더해줌에 놀랍기도 했구요

    이 봄 좋은 책을 만나게되어 기쁩니다

  • SF 장르 첫 소설입니다. | uh**a | 2020.03.26 | 5점 만점에 5점 | 추천:0
    어떻게 보면 SF라는 장르는 영화로만 보고 책으로 읽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국내 도서에 이런 책이 있었다니,...

    어떻게 보면 SF라는 장르는 영화로만 보고

    책으로 읽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근데 국내 도서에 이런 책이 있었다니,

    뒤늦게 접했지만 처음인데도 불구하고 어렵고 거부감이 들고

    힘들지 않았던 책이라 더 마음에 들었어요.

    책에서 다루고 있는 미래의 세상, 그것을 인간적으로 풀어내는

    작가님의 생각이 정말 좋았고,

    생각보다 재미난 상상을 엿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책 제목 자체가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인데

    어떻게 보면 지금 생각했을때 결코 이뤄질 수 없을 것 같던 일들도

    미래에는 이루어져있다는 것을 가정하에 이런 글을 써내려갈 수 있다는 것도

    되게 참신하고 신기하게 다가왔고,

    추후 나중에 그런 세계가 온다면

    정말 우리는 더 살기 좋은 세계에 살고 있을지 궁금해요.

    과학기술이 얼마나 우리에게 더 이점을 가져다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책을 통해서 보여지는 모습은

    그저 좋기만 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간만에 킬링타임용으로 한번에 쭉 읽어내려갔던 책이었어요.

    SF국내소설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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